1. 개요
正坐좌식생활을 하는 나라에서 예의를 갖추고 바르게 앉는 자세. 좌식생활이란 집안에 난방 시스템이 있거나 장판이 깔려 있으며, 실내에 신발을 벗고 들어가 생활하고, 잘 때는 바닥에 이불을 까는 문화가 주류이다. 동양이라고 다 그런 건 아니고 좌식생활로는 한국과 일본이 대표적이다. 다른 아시아 국가들은 이러한 주택 시스템이 만들어지기엔 너무 낙후되어 있고, 중국을 포함한 중화권 국가들은 좌식생활을 하지 않는다. 사실상 이 자세를 하는 건 한국인/일본인들이 거의 전부라고 봐도 무방하다.
좌식 생활을 하면서 이 자세로 앉는 한국인들과 일본인들은 O다리(무릎 관절 사이가 벌어지고 다리가 휘어지는 현상)가 많다. 반면에 입식 생활을 하는 중국, 서양 사람들은 다리가 반듯하다.
사실 관절 건강엔 그다지 좋지 않다. 팔자걸음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이 자세로 앉으면 허리를 곧게 펼 수 없어, 허리 건강에도 좋지 않다.
현대인들은 과거에 비해 평균수명이 길고, 따라서 노후 생활이 길어서 젊을 때 관절을 망치면 나중에 오래 고생한다. 편리함으로나 보나 개인적인 건강으로 보나 입식 생활을 하는 것이 몸에 이롭다. 사실 좌식생활이 근골격계에 해롭다는 사실은 이미 20세기 중반부터 알려진 사실이다. 비록 현재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문화를 하루 아침에 뜯어 고칠 수는 없는 법이지만, 이후에 집을 사서 가구를 배치해야 할 일이 있으면 참고해야 바람직할 것이다.
2. 각국의 정좌
2.1. 대한민국
한국의 정좌는 보통 양반다리, 또는 아빠다리라고 불리는데, 다리를 양쪽으로 피고 한번 접고 무릎 아래로 한쪽 발을 밀어넣고 앉는다. 가끔 가부좌로 앉다가 다리 찢어지는 사람들도 몇몇 보인다.가부좌를 할 때는 보통 방석을 2개 이상 사용하는데, 하나는 바닥에 깔고 다른 하나는 접어서 엉덩이 아래에 놓고 깔고 앉는다. 이렇게 앉으면 접힌 방석만큼 높이가 생겨 쉽게 앉을 수 있다.
무릎으로 꿇어 앉는 정좌는 고려시대까지 있던 듯하다. 사서에는 심지어는 무릎 걸음까지 등장한다.
교회나 성당에서 기도할 때에 보통은 일어서서 두 팔을 벌리거나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거나[1] 의자에 앉아서 하지만 의자가 없는 경우 바닥에 양반다리 자세로 앉거나 무릎 꿇고 앉아서 두 손 모으고 기도하는 곳도 있다. 대표적으로 사이비 종교인 신천지가 있다.
2.2. 일본
일본에서는 궤좌(跪坐, 무릎 꿇고 앉음)가 정좌이다. 이쪽은 무릎을 꿇고 앉거나 여자라면 안짱다리로[2] 앉는다.[3] 한국 사은 오래 무릎을 꿇으면 다리나 발이 저려 쥐라도 날 듯이 불편해 보이나, 어릴 때부터 이렇게 앉기에 익숙해진 일본 사람들은 딱히 불편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다.[4] 물론 어디까지나 익숙해질 뿐이지 다리 건강에는 좋지 않다. 반대로 일본인들은 양반다리 자세가 익숙하지 않아 오히려 더 힘든 모양.일본 만화나 소설에도 학생들이 다도 등을 하느라 오랫동안 정좌를 했더니 다리가 마비됐다거나 괴롭다거나 하고 불평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자세를 많이 하지 않은 1990년대나 2000년대 이후 출생한 미성년자 일본인들은 정좌 자세에 익숙해지지 않아서 괴롭긴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살이 많이 쪘거나 스키니진같이 꽉 끼는 바지를 입은 사람이라면 더더욱 힘들다. 정장이나 교복이 아닌 하카마까지는 아니더라도, 헐렁한 츄리닝을 입으면 다소 편해진다. 물론 예의를 갖출 때는 하카마를 입어야 하지만.
한국인이 일본에 가서 (예를 들어 사찰에서 템플 스테이 등의 다도 체험을 하면서) 정좌에 익숙해지면 생각보다는 힘들지 않다. 우리는 온돌바닥과 장판에 무릎을 꿇는 것이지만 일본에선 더 푹신한 타타미에 무릎을 꿇는 것이라, 지면에 닿는 부분이 훨씬 편안하기 때문이다. 정 무릎 꿇기가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 작은 의자처럼 생긴 받침을 준비하기도 한다. 무릎을 꿇을 때 엉덩이 밑에 까는 용도로, 엉덩이가 발을 직접 깔고 앉는 것이 아니기에 체중이 다소 분산되어 상대적으로 편하게 앉을 수 있다.
일본인들도 정좌가 불편한 줄은 잘 알기에 정좌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이나 살집이 많은 사람이 장시간 정좌를 해야 하면서도 하카마를 입을 만큼 예의를 빡세게 차릴 필요는 없는 자리에 굳이 예의 차린다고 신축성이 없는 바지를 입고 가면 츄리닝을 입는 것이 어떻겠냐며 권하기도 한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다도나 전통 예능처럼 정좌가 필수인 분야가 생업인 사람들도 예외는 아니다. 사적으로 대화를 하다 보면 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정좌하기는 하지만 역시 불편하다는 이야기를 하거나 초보 시절 괴로웠던 경험담을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다.
어린 시절부터 제대로 전통문화를 교육받았던 쇼와 천황조차도 어린 시절 정좌를 오래 하기 힘들어 했고, 성인이 된 다음에도 긴 시간 동안 무릎 꿇고 있어야 하는 제사를 앞두고는 미리 미리 TV를 무릎 꿇고 보거나 하면서 적응(?) 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어린 시절부터 해오면 생각보다는 힘들지 않다고는 해도, 무릎 꿇는 자세가 인간의 선천적인 신체구조상 불편하고 무리를 준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정말로 정좌 자세가 죽을 것같이 불편한 사람들은 양해를 구하면 다리를 모으고[5][6] 앉을 수 있게 배려해주거나 아예 의자를 내오는 곳도 많다. 일본에도 외국인이나 무릎이 불편한 노인층은 정좌를 매우 힘들어하기 때문에 의외로 배려가 잘 되어있다.
한국의 정좌와 비교해보면 허리는 비교적 곧게 펴지지만 무릎 관절을 망치기는 마찬가지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의자에 앉는 서양식 입식문화다.
3. 여담
대한민국에서는 보통 잘못을 하여 체벌을 받을 때나[7] 반성문이나 깜지를 적거나 잔소리를 들을 때만 무릎을 꿇고 앉기 때문에 이 자세에 부정적인 시선이 매우 많다.[8] 심지어는 '무릎을 꿇는다'라는 말 자체에서 굴욕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꽤 있는 듯하다. 어린 시절에 이런 식으로 야단을 맞아 본 사람들의 경험도 이에 영향을 미치는 듯하다. 무엇보다 장시간 무릎을 꿇고 앉아있다가 일어난다면 무릎이 아프고 다리에 쥐가 나서 매우 고통스럽다.여담으로 조선시대~일제강점기까지만 해도 웃어른 앞에서 무릎 꿇고 앉아서 덕담을 듣거나 교훈을 듣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기에 꼭 무릎을 꿇는 자세를 잘못했으니 그러하다는 의미가 없었다. 오히려 무릎을 꿇는다는 것은 윗사람에 대해 더욱 정중히 예의를 차린다는 것이라는 공수예절에 가까웠다. 아마 현대에 오면서 무릎 꿇는 자세가 벌을 받는 것으로 변형된 것 같다.
결혼을 하기 전 처가에 인사나 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리기 위해 결혼승낙 요청을 드리러 갈 때는 무릎을 꿇는다. 신랑 & 신부 양가에 다 가서 승낙 요청을 드리는 것이 관례이다. 무릎 꿇기가 가장 높은 예절의 자세이기 때문.
BDSM에서는 사디즘(도미넌트)을 가진 가학적 성향을 가진 사람이 마조히즘(서브미시브)을 가진 피학적 성향의 사람에게 굴욕감과 복종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자신 앞에 무릎 꿇고 앉는 자세를 강요하기도 한다.[9] 간혹 마조히즘을 가진 사람에게 벌칙을 줘야겠다고 생각하면 무릎 꿇고 손 들기를 시키는 경우도 많다. 가학적 성향 사람 앞에 무릎 꿇고 앉는 것 자체는 지배와 피지배행위일 뿐이지만 단순히 무릎을 오래동안 꿇고 앉아 있으면 다리와 발에 쥐가 나는 고통이 몰려오므로 간접적인 고통을 주는 가학과 피학의 방식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10]
또한 페티시 클럽에서 정좌 페티시즘이 있다면 매니저에게 따로 요청하여 여성 매니저를 자신의 발 앞에 무릎 꿇고 앉혀놓고 그것을 관찰하기도 한다. 역시 스타킹 페티시즘이 있다면 스타킹(투명 스타킹 & 검은색 스타킹 & 흰색 스타킹)을 신긴 채로 행해진다.
건축물인 정자를 정좌로 잘못 아는 사람이 간혹 있다.
일본의 교도소에서는 수감 생활이 매우 엄격하여 늘 정좌 자세로 앉아있어야 한다.[11]
[1] 일반적인 묵상기도가 아닌 통성기도에서는 주로 일어서서 온갖 제스쳐를 취하고 이런저런 방언도 많이 나온다.[2] 아니면 W자 앉기나 체육 앉기로 앉기도 한다.[3] 예의를 차리는 자리에서는 남녀를 가리지 않고 무릎을 꿇는다.[4] 검도 등 일본에서 들여온 스포츠는 바닥에 꿇어 앉는 정좌가 기본 앉는 자세인데, 어렸을 때부터 하면 오히려 양반다리가 더 불편해질 수 있다.[5] 양반다리가 아니라,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남자들이 자주 취하는 자세인 두 다리를 접어 발을 고간 앞에 두는 자세이다. 일본에서 양반다리는 다소 거만하거나 예의가 없다는 인상을 줄 가능성이 있다. 전통적으로 양반다리는 일본에서 천황이나 정이대장군 정도만이 취할 수 있는 자세였기 때문.[6] 현대 청소년들이나 젊은 일본인들은 정좌 자세 대신 바닥에 다리를 웅크리고 앉은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7] "무릎꿇고 손들기"같은 간접체벌 등이 1990년대까지 드물지 않았다. 학교에서 교사가 단체기합의 일종으로 책상위에 올라가 무릎꿇고 앉아있기, 혹은 무릎꿇고 손들기나 의자들기같은 간접체벌이 학교에 따라 자주 시행하기도 했다. 심지어 제대로 벌을 안서면 회초리로 무릎꿇은 앞허벅지를 내려치기도 했다.[8] 대게는 의자에 앉아서 책상에서 적지만 체벌의 일종이라 신체에 고통을 주기 위해 바닥에 종이를 대고 무릎 꿇고 엎드린 채로 적게끔 시키는 것이다.[9] 성향에 따라 다르지만 주로 나체 상태로 행해지며 성향자가 스타킹 페티시즘이 있다면 나체 상태에서 스타킹(투명 스타킹 & 검은색 스타킹 & 흰색 스타킹)만 신긴 채로 행해진다.[10] 앞서 말했듯이 정좌 자세에서 손까지 들게 시키는 경우 지배하는 것을 넘어 고통(가학)을 주려는 목적이 크다. 특히 무릎 꿇고 손 들기의 경우 자라나는 성장기의 어린이나 청소년에 비해 다 자란 성인이 더욱 부동자세를 유지하는 것을 힘겨워하는 경향이 매우 커서 고통을 주려는 목적으로 탁월하다.[11] 거기에 정숙을 원칙으로 하며 잡담 금지라서 종합병원 중환자실 마냥 매우 조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