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한국의 전래동화로 '지네장터 설화', '두꺼비와 지네'라고도 하며 충청북도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의 지네장터의 유래담이다. 내용은 두꺼비가 은혜를 갚기 위하여 자신을 희생해서 지네의 희생물이 될 소녀를 살린다는 내용이다.2. 줄거리
옛날에 이웃 동네에 밥 잘 먹고 살림 잘 하는 '간난이'라는 이름의 처녀가 살았다. 하루는 간난이가 부뚜막에서 밥을 푸고 있는데 옆에 조그만 두꺼비가 한 마리 와서 앉아 있어서 밥을 푸는 김에 한 숟갈 떠주니까 날름 집어먹었다.[1] 그 후로 두꺼비는 날마다 간난이가 밥을 풀 때마다 찾아와서 밥을 얻어먹었다. 그렇게 일 년이 지나자 두꺼비는 재떨이보다도 더 크게 자랐다.[2]그러던 어느 날, 간난이가 사는 마을에서는 마을 뒷쪽 성황당의 신[3]에게 해마다 18살 먹은 처녀를 제물(먹이)로 바쳐야 하는 풍습이 있었는데, 올해에는 간난이가 제물로 뽑히게 되었다. 간난이가 집에서 두꺼비에게 마지막으로 밥을 차려주고 출발하려는데 두꺼비가 밥은 전혀 먹지않고 처녀의 치마꼬리를 물고 떨어지지 않았다. “나 없으면 밥 얻어먹기 힘드니까 따라가려는구나.”하고[4] 간난이는 치마폭에 두꺼비를 감추어 누각까지 들어갔다. 거기서 제사를 지낸 다음 마을 사람들이 모두 돌아간 뒤 두꺼비와 간난이만 남게 되는데, 잠시 후에 신의 정체인 큰 지네가 나타나서 처녀를 잡아먹으려고 했다.
이 때 두꺼비는 간난이를 지키기 위해서 밤새도록 파란 불을 뿜어서 빨간 불을 뿜는 지네와 사투를 벌였으며, 그 모습을 본 처녀는 놀라서 기절했다.[5] 이튿날 아침 사람들이 성황당에 가보니 커다란 지네가 몸을 비비 튼 채 죽어있는 시체가 있었고, 간난이는 죽은 두꺼비를 품에 안고 울고 있었다. 지네와 함께 우환이 사라진 뒤 간난이는 살아 집으로 돌아왔고, 이 사연을 들은 해당 고을 사또와 마을사람들까지 엄청나게 울면서 지네의 시체를 엄청 욕하면서 불태우고 두꺼비의 넋을 위로 했으며 마을에는 더 이상 지네의 피해는 없어졌고 이후에 이 사실이 임금님의 귀에도 전해지며 사람을 재물로 바치는 악습도 국법으로 완전히 없어졌다.
그 뒤 이 마을에서는 처녀를 바치는 풍습이 사라졌으며, 지네를 모시던 성황당을 부수고, 두꺼비의 명복을 비는 사당으로 재건한다. 이런 이야기가 관가로 들어가자 거기서 벼슬을 지내던 훌륭한 사람이 마을에 와서 그 이야기를 모두 듣고는 간난이와 백년가약을 맺는 해피 엔딩으로 끝난다. 대부분의 이야기에서는 간난이가 병든 어머니를 잘 모시고 산다는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3. 시대 상고
이 이야기의 성립은 두 가지 요소를 고려함으로써 가능해진다. 어린이에게 전달하는 동화라는 점, 또한 옛부터 구전돼 온 전래동화라는 점 이 두 가지 요소다.하지만 그 두가지 요소를 고려한다고 해도 이 이야기는 중대한 시대착오가 너무 많다. 가상의 국가도 아닌 현존했던 국가 조선을 배경으로 삼고 있는데 행정력을 중점적으로 고려한다면 이야기 구조를 그대로 현대에 대입시켜도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 조선은 비록 가난한 나라이긴 했지만 행정력에서 만큼은 전대의 한민족 국가들과 궤를 달리했기 때문이다.
- 저러한 인신공양 풍습이 유지되지기 위해서는 3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여식을 희생당한 부모가 수령에게 보고하지 않았거나, 그 어떤 경위로도 수령이 해당사실을 전달받지 못했거나, 앞의 두가지가 선행됐음에도 해당 마을의 행정을 담당하는 수령이 그것을 용인하고 있으며 지금의 도지사에 해당하는 감사, 관찰사 내지는 중앙의 임금에게 보고하지 않으면 그나마 가능성이 생긴다. 하지만 3가지 모두다 억지스럽긴 마찬가지다.
- 아무리 외진 마을이라도 저 정도 재변을 어떤 경위로도 수령이 모르긴 힘들다.
- 사태를 모두 파악했음에도 그 어떤 상부에도 보고하지 않는다는 건 수령이 자행할수 있는 학정 중에서도 그야말로 최악에 해당하며 이 정도의 학정이 중앙에서 확인될 시에는 참형 정도의 수형까지도 가능한 수준이다. 따라서 아무리 사리분별이 없는 수령이라고 해도 문과에 입격하여 수령으로 부임한 외신이 이 정도의 학정을 자행하려면 부임 이후 돌연 중증의 조현병에 걸린 게 아닌 이상 극도로 부자연스럽다. 하지만 이야기 말미에 관가의 훌륭한 사람으로 묘사되는 수령이 저런 조현병 증상을 가졌을 리는 만무하다.
- 설령 공적 라인의 보고가 없다고 해도 저 정도 재변이 발생했다면 아무리 통신 수단이 제한된 조선시대라고 해도 중앙에 보고 1건 가지 않을 수가 없으며, 사태를 확인할 관료를 차정, 판견하지 않았다는 것 역시 지나치게 부자연스럽다. 조선은 특정 지역에 출몰하는 해수가 일으키는 인명 살상에 관한 문제는 죄다 중앙으로 보고됐고 해수떼를 구축할 군대를 파견하는 국가였는데 특정 지역에서 정기적으로 처녀를 포식하는 괴수를 방치한다는 것은 더욱더 불가능하다.
- 또한 해당 동화에서 처녀를 포식하는 지네는 정기적으로 처녀를 포식하는 대신, 마을을 엄습하지 않는데 이것은 의사소통 능력이 있음을 시사하며 그 존재가 소위 말하는 요물, 요괴에 해당한다는 뜻이다. 조선시대에는 기형 동물의 출산조차 정기적으로 중앙에 보고됐느데 그러한 일상다반사조차도 중앙정부의 실책, 즉 국가원수인 왕에 대하여 초자연적 존재가 견책을 내렸다는 것으로 해석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기형 가축이나 기형 해수의 출현은 되도록 중앙에 보고됐으며 중앙정부 역시 이것은 예민하게 받아들였다. 하물며 의사소통 능력을 가진 거구의 지네가 정기적으로 인신공양을 요구하고 있다면 2번의 조건과 마찬가지로 공적 라인이 아니더라도 중앙정부에 보고, 중앙정부의 확인이 이뤄질수밖에 없으며 그 후에 방치한다는 것은 더욱더 불가능해진다.
- 2,3번의 행정조치가 억지스럽게 뭉게질 수 있는 조건은 해당 세대의 임금이 민생에 일말의 관심조차 없는 폭군일 때 그나마 가능성이 생긴다. 하지만 사건을 뒤늦게 확인한 임금이 국법으로 금지시켰다는 것을 보면 해당 임금이 폭군일 가능성은 낮기 때문에 2,3번의 선조치가 지지부진하거나 무마된다는 것은 억지스러운 가정이 된다.
- 상술했듯 행정력이라는 요소를 중점적으로 고려하면 현대에 대입시켜도 크게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 예를 들어
경북 포항시에 의사소통 능력을 가친 괴수가 정기적으로 포식할 여성을 강요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가정한다. 시민들이 암암리에 그것을 용인하고 있으며 포항 시장 역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 경북도지사 역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 결정적으로 대통령이 일을 까마득하게 모르고 있다.
- 위의 요소들과 같은 중대한 시대착오를 고려한다면 설령 동화라고 해도 그것이 무방한가? 라는 의문이 생길수밖에 없다. 바로 위의 예시와 궤를 같이하여 대한민국의 행정력을 심각하게 왜곡하는 동화가 나온다면 저것은 이미 아동의 상상력이나 도덕심 기타 이로운 정신력을 함양한다는 목적에 비해 희생해야할 왜곡된 역사 인식이 너무도 유해하기 때문이다.
4. 기타
다른 버전으로는 어느 마을에 원님이 들어서면 원님이 하루 밤을 못 넘긴다는 것도 있다. 참고로 앞 부분은 전과 똑같다. 그래서 거지 같은 사람을 사서 원님으로 들어보냈지만, 역시 결과는 동일했다. 그 모습을 본 처녀는 부모를 위해서 자기가 원님이 되겠다고 자청했으며 처녀는 받은 돈을 부모에게 보내고, 두꺼비와 같이 관아로 들어갔다. 그 날 밤에 처녀는 자고 있었는데, 그 때 지붕에 있던 지네가 내려와서 처녀를 잡아먹으려고 할 때 두꺼비가 독을 쏘아대자 지네는 내려오지 못하고 다시 올라갔으며 그 일이 아침 때까지 계속 반복되었다.다음 날 아침이 되자 마을 사람들은 처녀가 멀쩡하게 살아 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두꺼비가 입김을 쏘는 곳을 보니, 지붕 위에 큰 지네가 있는 걸 발견한 사람들이 지네를 잡아 불에 태워 죽이니 그 뒤로는 아무 일도 없었으며 처녀는 그 뒤로도 관아 정치를 잘 다스렸는데, 부역과 세금을 줄이고 마을을 다스리니 백성들의 칭송이 자자했다고 한다. 그리고 두꺼비는 그 뒤 하늘로 다시 올라갔다고 하는데, 원래는 하늘나라 사람이었는데 죄를 지어서 두꺼비로 환생하였다는 이야기도 있다. 여기서의 두꺼비는 죽지 않고 끝까지 생존했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일본 애니메이션 만화 세계 옛날 이야기(まんが世界昔ばなし, 1976)에도 수록되어 있는데 한복이나 여러 차림은 잘 그린 편이다. 이 애니에서는 지네가 아니라 뱀으로 나오는데 두꺼비가 온 몸을 부풀려 엄청나게 커져 뱀을 놀라게하여 기선을 제압하고 기습하여 퇴치했으며 그 와중에 몸이 터져 숨을 거뒀다.
김청기 감독의 꼬마어사 똘이에서는 암행어사인 똘이가 나와 이 식인 지네를 쓰러뜨리는데 칼로도 아무리 베어도 도무지 죽지 않고 몸이 붙을 때 똘이 집안에서 조상 대대로 전해지던 두꺼비의 기운이 들어간 구슬을 이용하여 공격하자 비로소 몸이 붙지않아 지네를 퇴치했다.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하는 《내 어깨 위의 공룡》에서 설화 속의 두꺼비는 신령으로 승천하고, 지네의 혼은 봉인되었다고 한다. 작중에서 지네 귀신의 봉인이 풀려져 주인공 소녀를 위협하나 공룡 귀신에게 다리 하나를 뜯겨져 도망친다. 그날 밤 야산에서 몸을 숨기려다 티라노사우루스 귀신에게 잡아먹힌다.
김규삼 작가가 연재 중인 네이버 웹툰 은탄에서는 대장부라는 이름의 소녀가 키우던 두꺼비였으나 지네 요괴와 싸우다 죽고, 기계 공학을 이용하여 병기로 부활시킨 뒤 소환수로 부린다.
[1] 물론 실제로 두꺼비는 사람이 먹는 밥을 먹지 않지만, 창작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2] 전승에 따라서는 송아지 혹은 강아지만하게 자랐다고 한다.[3] 전승에 따라서는 지네의 자리가 구렁이로 바뀌기도 한다.[4] 책마다 다르긴 한데, 간난이가 두꺼비에게 마지막 밥을 주면서 "많이 먹어... 이제 오늘이 지나면 너에게 밥을 줄 사람도 없으니까..."라고 하면서 울음을 터트리며 제물로 바쳐지러 가고, 성황당에서 죽음을 기다리는데 두꺼비가 몰래 그녀를 따라와서 간난이가 깜짝 놀라는 경우도 있다.[5] 전승에 따라서는 서로가 서로에게 독을 뿜으면서 싸웠다고도 한다. 둘 다 맹독을 지닌 동물들임을 감안하면 이 쪽이 훨씬 그럴 듯한 편. 불과 독 둘 다 내뿜는 버전도 있다. 사실, 지네에게 있어서 두꺼비는 절대로 이길 수 없는 천적이나 다름없고 해충을 잡아먹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고증이 잘못된거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