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걸음으로 행진하는 육군사관학교 생도들.
큰걸음으로 걸어가는 대한민국 육군 훈련병들.
1. 개요
군대에서 작은걸음(일반적인 걸음)에 대비해서 부르는 군대 특유의 걸음걸이에 대한 호칭.동구권 국가들에게 거위걸음이 있다면[1], 서방권 국가들에는 이게 있다.
2. 상세
간단히 말해서 발은 일반적인 걸음처럼 걷되, 팔을 쭉 펴고 팔을 휘저으며 앞으로 내밀 때 90° 이상으로 크게 내지르는 것이다.본시 영국 육군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열보병 시대에 활약하던 붉은 제복의 일명 "씬 레드 라인"은 특유의 팔을 로봇 팔처럼 90° 이상 휘젓는 걸음걸이를 취했다. 굉장히 이상하고 비효율적인 동작으로 보이지만 당대엔 이것이 전장에서 나름 실전적인 걸음걸이였다.[2] 이것이 미합중국 육군[3]에 영향을 미치고, 이것이 대한민국 국군을 포함한 여러 서방 국가 군대들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구 일본군은 프로이센의 영향을 받았음에도 거위걸음을 채택하지 않고 다리를 ㄱ자로 해서 땅을 찍듯이 걸으며 행진했으나, 태평양 전쟁에서 패망한 이후 경찰과 소방청을 제외한 자위대에서 미국의 영향을 받아 큰걸음을 사용한다.
위 사진에서 보듯 원래 영국식 원조 큰걸음은 종권 상태로 팔을 휘젓는 것이라, 팔이 요동치지 않고 절도 있는 동작이 나온다. 하지만 한국, 일본을 포함한 동아시아 국가들에선 횡권 상태로 팔을 젓기 때문에 처음엔 멋지게 팔을 편 채 휘젓지만, 나중엔 팔이 아파 팔이 흐느적거리면서 굉장히 군기가 빠져 보이는 모습이 나온다. 물론 횡권도 단점만 있는 건 아니고, 팔이 흐느적거리지 않고 잘만 펴져 있다면 원조 영국식 큰걸음 따위는 쳐바를 정도로 간지나는 자세가 나온다.
위 움짤에서 보듯 원래 큰걸음은 일반 걸음걸이와 같되, 팔을 앞으로 뻗을 때 90°로만 뻗는 것인데 한국,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들로 넘어오며 괴상하게 변형되어, 팔의 회전반경이 어깨 관절이 허용하는 범위까지(!!!) 쫙쫙 펴게 시키면서, 거의 앞으로 180°, 뒤로 90°까지 비현실적으로 팔을
칠레군은 프러시아와의 관계가 깊다보니 자연스럽게 거위걸음을 도입했지만, 1870년 이전에 벌어진 전투를 기념하기 위한 일부 대대/연대는 해당 시기에 맞는 프랑스식 피복을 착용하고 큰걸음을 실시한다.
멕시코군도 큰걸음과 거위걸음을 동시에 사용한다.
1990년대 이전 중화민국군에서는 큰걸음과 거위걸음을 섞어서 동시에 사용했다(...) 관련 영상 댓글을 찾아보면 저걸 어떻게 했냐고 경악하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그 와중에 종권 상태로 손까지 쫙 펴서 쓴다. 이후 2000년에 천수이볜이 집권하면서 폐지되었지만 2024년 라이칭더 총통이 집권하면서 다시 나타났다
이 걸음걸이가 X신같다면서 자학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맨손 상태에서의 양손 큰걸음 자체만 보면 사실 별 멋이 안 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 걸음걸이의 진가는 바로 총을 든 상태에서 발휘된다. 집총제식 자세 중 하나인 어깨총 상태에서 왼팔만 흔들거나 우로어깨걸어총 상태에서 오른손으로 멜빵을 잡고 왼팔만 흔드는 등, 정권지르기 준비자세마냥 오른팔을 접어 오른손을 몸에 붙인 상태에서 왼팔만 휘젓는 큰걸음[4]은 거위걸음에 지지 않을 정도의 폭풍간지를 뿜어낸다.[5] 사관생도들의 열병식 하면 생각나는 동작이 바로 이것이다. 다만 간호사관학교는 총을 들지 않고 예복 가방을 어깨에 멘 상태에서 오른손으로 가방 멜빵을 잡고 왼팔을 휘젓는다.
한국군은 안 그래도 멋이 없는 걸음에 "하나, 둘, 셋" 구호로 오와 열과 걸음걸이를 리듬으로 맞춰서(...) 멋은 고사하고 구호 못 붙이면 발도 못 맞추는 군대 같다고 평가하는 사람들이 있다. 더불어 2013년 국군의 날 시가행진 때는 친근함을 보이기 위해 "민간인들에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라" 같은 지시가 있었기 때문에 "문민통제 군대 보여준답시고 너무 뇌절하는거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물론 다른 나라에 비해 워낙 멋이 매우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열병식 문서에도 나와있듯 군대가 이런 것들을 위해 존재하는 단체도 아니고, 청춘까지 바처가며 나라를 지키는 장병들을 더욱 고생시키는 것이다. 게다가 저건 공식 열병식 때 기준이지 링크된 영상처럼 평소 같은 경우에 제식걸음은 상상한 절도 있는 동작이 나온다. 큰걸음은 전반기교육 때는 안 하더라도 후반기교육 때 상당히 많이 한다. 탈영 방지를 위한 것도 있고, 군기 유지를 위해서 큰걸음을 강요하는 훈육관들&교관들&조교들이 상당히 많다.
현재는 전경 제도가 폐지되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볼 일은 없어졌지만[6] 한국의 전투경찰은 그냥 군화 소리는 내지 않고 그냥 팔만 흔드는 식의 제식을 사용하는 타 군종과 다르게 역할이 역할인지라 거위걸음까진 아니더라고 행진할때 최대한 군홧발 소리가 나는 위압감 있는 행진을 했다. 2000년대 이전 시위진압 현장에서 이따금식 목격할 수 있는 부분
거위걸음이 무릎에 무리가 심하게 가서 후유증까지 남는 데에 반해, 큰걸음은 그냥 한 직후 팔이 좀 아플 뿐 신체적으로 무리가 가는 것은 없으며 거위걸음이 걸음걸이 하나하나까지 구속시킨다는 인상을 풍기는 데에 반해, 큰걸음은 팔 하나를 빼면 전체적으로 풀어진 느낌이라 자유롭다는 인상이 있다. 이로 인해 권위주의 국가의 상징이 거위걸음이고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상징이 큰걸음이라고 보는 이들도 있지만 직접적으로는 무관하다.[7]
[1] 그러나 정작 거위걸음은 동구권에서 유래한 게 아니다. 해당 문서로.[2] 추측컨데, 팔을 앞으로 계속 쭉 펴며 앞 열과의 간격을 유지하며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며 이동하기 위함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3] 정작 최근의 미군에서는 이 걸음걸이를 쓰지 않고 민간인처럼 자유롭게 걷게 시킨다. 애초에 미군은 그런 요란한 열병식 없어도 국민들이 자신들을 최강의 군대라 믿어주는데(...) 열병식을 굳이 왜 하냐는 마인드를 깆고 있다.[4] 이 특유의 제식을 '분열 앞으로'라고 한다.[5] 사실 객관적으로 생각해 보면 거위걸음은 멋있다기보단 우스꽝스러운 동작에 가깝다. 다만 거위걸음은 군화소리가 핵심이므로 관점이 다르다.[6] 현재 대부분의 시위 진압을 맡고 있는 경찰기동대는 과거와 달리 폭력적인 진압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시위대로 보게 하여금 위압감을 줄 필요도 없고. 민주화 이후 이런 군대식 위압감을 주는 문화를 군부독재 시대의 잔제라는 이유로 꺼려지면서 서서히 사라지게 된 경우이다.[7]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같은 권위주의 군대라도 일본군은 독일군과 달리 거위걸음을 하지 않았다. 또한 큰걸음을 하는 독재국가 군대였던 베트남 공화국군과 1987년 이전의 군부 시절 대한민국 국군의 사례와, 민주화 이후로도 거위걸음을 계승한 몽골군과 칠레군 등의 사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