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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17 10:05:02

자유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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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자유주의민주주의의 관계
2.1. 하나가 결여된 유형
2.1.1. 자유롭지 않은 민주주의2.1.2. 민주적이지 않은 자유주의
3. 비판4. 대한민국에서
4.1. 1987년 이전4.2. 민주화 이후4.3. 대한민국 헌법상 통치 체제
4.3.1.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 ‘자유민주주의 체제’
4.3.1.1. 관련 인용 ①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명시4.3.1.2. 관련 인용 ② '자유민주주의 (체제)' 명시
5. 같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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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자유민주정(주의) 민주적 정부 구조로서 개인의 권리와 자유가 공식적으로 인정되고 보호되며, 정치적 권력 작용이 법의 지배에 의해 제한되는 것.[원문]
옥스퍼드 원어민용 영영사전[2]이 설명하는 '자유민주주의'의 정의
가장 바람직한 민주주의 형태가 어떤 것인가에 대한 논쟁이 계속되고 있지만, 동시대에 진행되고 있는 많은 토론은 실제로 어떻게 민주주의가 작동하고 있는가에 관한 것으로 선회하고 있다. 이것은 일반적으로 자유민주주의로 일컬어졌던 특별한 민주주의 모델에 대한 넓고도 세계적인 수용이 있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현대정치의 이론과 실천, 앤드류 헤이우드, 156p

자유민주주의( / Liberal Democracy)는 자유주의민주주의가 결합된 정치 원리 및 정부 형태. 인간의 존엄성을 바탕으로 하여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는 헌법을 세우고 민주적 절차 아래 다수에 의해 선출된 대표자들이 입헌주의의 틀 내에서 의사 결정을 하는 체제를 의미한다. 자유민주주의는 공정한 선거, 사유재산의 권리, 정부와 다른 정부기관의 분리(소위 삼권분립), 문민통제, 시민자유를 포함한 민권 보호와 법 앞의 평등 등을 기반으로 한다.

민주주의 체제를 선언한 대한민국 헌법상 이념 체제는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함을 넌지시 알리고 있다. 헌법에 '자유민주주의'라는 단어 자체를 직접 명시를 하지 않았기에('자유민주적 기본질서' 표현.) 의문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으나 헌법을 토대로 판결하는 헌법재판소의 여러 판례를 보면 '자유민주주의' 를 다수 법리적 효력상 근거로 삼은 바가 차고 넘쳐난다.(아래 문단으로.)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자유민주주의란 자유주의에 입각한 민주주의 사상의 의미를 가진다.

2. 자유주의민주주의의 관계

서구 근대 시민혁명 시대에 자유주의민주주의는 모두 군주제에 반대하는 협력관계였으나, 중시하는 가치에는 차이가 있다. 기본 이념적으로 자유주의는 개인의 권리보호, 자유(自由)를 최우선으로, 민주주의는 다수 대중에 의한 통치, 민주(民主)를 추구한다. 자유주의는 개인주의에 훨씬 밀접하고 민주주의는 공동체주의, 공화주의에 가깝기에 서로 긴장관계에 있다. 그렇지만서도 현대의 민주주의는 사실상 자유주의와 결합하고 있다는 사실에는 대다수가 공감하고 있다.

서구와 유사하게 과거 대한민국에서는 사상과 정치에 대한 자유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자유주의는 민주주의와 함께 군사독재와 싸워왔다. 그러나 현대에는 사유재산권에 있어서 양 이념은 충돌이 빚어지고 있다. 부자는 사적소유권을 강조할 테고, 취약층은 다수의 대중을 위한 공익을 강조할 테니. 그렇다고 무작정 부자만 탐욕스러운 자라고 비난하자니, 혹자는 그것을 공산주의 또는 전체주의라고 느낄 수도 있다.

오래 전부터 실제 경험으로 기록된 이야기지만, 다수 대중은 자신의 권리와 소유를 위해서는 자유주의를 추구하며, 타인의 자유에 의해 자신의 자유가 침해 받을 때는 민주주의를 원했다. 러시아 혁명 당시 러시아 제국 국민의 절대 다수인 농민은 혁명을 자작농이나 소지주가 되는 것으로 이해했고, 소비에트 연방정부는 여기에서 곤란을 겪었다. 자신의 영역 안에서는 자유나 권리의 확대를 추구하고, 타인의 자유에 의해 자신의 자유가 제한 받을 때에는 평등, 의무를 사용하고 싶어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성질이다.

또 경제적 분야가 아니더라도 개인의 자유 vs 공공성(공익)이라는 측면에서 자유주의와 민주주의가 충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예를 들면 징병제 문제라든지, 독일에서의 홈스쿨링 금지 논란이라든지. 그래도 이해가 쉽지 않다면, 만일 수도권 집중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서울 시내 대기업과 명문 사립대를 지방으로 이전하는 이슈가 있다고 치자. 지역 균형 발전의 가치를 위해 이들 기업과 학교를 지방으로 (강제)이전하자는 것(국민 대다수가 그것을 원한다고 전제하고)은 민주주의의 영역에 속하는 것이고, 사기업과 사립학교가 서울에 머무를 권리는 자유주의의 영역에 속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쉬울 것이다.

고등학교 법과 정치 수업 때 자유민주주의를 쉽게 설명하기 위해서 '국민의 기본권 중에 평등보다는 자유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민주주의'라고 설명하는 경우도 있다. 정치학 전공자 중에서도 저 표현만큼 고등학교 수준에서 이해할 만하면서도 대충 설명하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평하는 사람도 있다. 다만 전공자 입장에서는 저렇게 단순하게 이해하기엔 약간 애매해지는 부분은 있다.

사회적 소수자의 인권 보호도 서구 학계에서 자유주의적 가치의 일부로 인식된다. 특히 포퓰리즘 현상 등을 분석할 때 민주주의가 소수자 권리의 제도적 보장 등 자유주의적 가치에 반대한다는 식으로 표현하기도 하고, 유럽권은 아예 소수자의 자유권 보호를 위해 혐오발언을 형사처벌하기도 한다.

예전에는 자유주의-민주주의 통합론 시각이 우세하였으나 최근에는 포퓰리즘 부상으로 인한 자유민주주의 체제 위기 담론이 나오면서 자유주의-민주주의 분리론 시각이 조금씩 부각되는 추세다.

2.1. 하나가 결여된 유형

2.1.1. 자유롭지 않은 민주주의

예컨대 민주주의의 경우 다수가 소수로부터 이권을 뺏는 게 정당하게 될 수 있다. 만약 부자의 수가 빈자의 수보다 많을 경우 복지 따위는 엿 바꿔먹고 빈자를 착취하는 것이 가능하고 반대로 빈자가 부자보다 많을 경우 부자를 슥삭하고 돈을 나눠먹는 것이 가능하다. 반대로 자유주의의 경우 누가 다수인가는 상관없이 서로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선의 자유는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상이다.

마르크스-레닌주의에서는 프롤레타리아 독재나 국가 주도의 집단화 등 기본적으로 자유를 억압하였기 때문에, 이후 등장한 인민민주주의 국가들 역시 이에 벗어나지 못했고 대부분 '자유 없는 민주주의(라고 표방하는) 국가'가 되었다. 북한은 그것이 극단적으로 나타난 사례.

서구의 정치학계에서는 '민주정이지만 개인의 자유 보장 측면에서는 영 아닌' 그런 체제를 따로 비자유민주주의(illiberal democracy)라 구분하고 있다. 예를 들면 형식상 민주주의 국가지만 언론을 규제하거나, 한 가지 이념이나 종교가 득세해 그것을 일반인들의 생활 문화에도 강압하는 나라라는 뜻. 현실의 예시가 되는 나라를 꼽자면 현대의 인도튀르키예가 있으며, 최근의 폴란드헝가리는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롭지 않은 민주주의로 타락할 위험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3]

또 다른 예로 인민재판이나 마녀사냥을 들 수 있다. 근대 입헌국가의 자유주의적 통치원리인 법치주의가 없는 민주주의는 집단이 동의한다는 전제 하에 개인에 대해 집단의 이름으로 개인에 대한 린치가 가능하다. A 마을에서 살인을 저지른 B에 대해 A 마을 전원이 동의하여 B를 투석형으로 죽인다면, 이는 민주적인 의사결정 행위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서 자유로운 시민들의 동의하에 살인자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 그러므로, 민주주의의 상식적인 작동에 있어 자유가 필수라고 해서 민주주의가 자유를 내포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이렇듯 다수의 대중에 의한 지배는 결국 전체주의로 흐르고 소수에 대한 자유 침해로 이어진다는 것이 자유주의자들의 판단이며, 나폴레옹 독재, 파시즘, 현실사회주의 국가에서의 공산당 일당독재의 사례를 볼 때 타당하다.[4]

이 전체주의에 대해 자유주의자들은 날로 지속되는 대중의 정치권 확대 요구(즉, 보통선거권)를 더 이상 묵살할 수 없었다. 참정권 없는 소극적 자유만으로는 대중의 지지와 승인을 얻을 수 없었기에 자유주의는 불가피하게 민주주의와 타협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매우 거친 요약이기는 하지만, 자유민주주의는 이같은 타협과 줄타기, 그 과정에서 수반된 숱한 유혈 충돌의 산물로서 탄생한 역사적 합의이다. 대중의 정치 참여와 통제를 허용하되(민주주의), 그럼에도 실질적인 정치는 위임받은 소수 엘리트들이 성숙된 판단을 통해 행한다는(자유주의) 것이다. 따라서 자유민주주의는 곧 대의제이며, 절차적 민주주의로 민주주의를 제한한 형태라 할 수 있다. 민주주의의 과도한 열정을 자유주의로 제어(견제)한다는 식으로 이해해도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5]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를 동전의 양면으로 이해하는 이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노르베르토 보비오(2004년 작고). 자유주의는 민주주의에 의해서 보장되고, 민주주의는 자유주의에 의해서 보장 된다는 것. 거꾸로 말하면 자유주의 없는 민주주의는 공산주의처럼 망하고, 민주주의 없는 자유주의는 폭주한다는 주장이다. 이 주장은 냉전의 붕괴와 함께 상당한 근거를 가지며 "자유민주주의는 인류 최고의 사상"이라는 것까지 이끌었지만 1990년대를 정점으로 조금 빛이 바랬다. "역사의 종말"이 아직 끝이 나지 않았기 때문.

2.1.2. 민주적이지 않은 자유주의

반대로 민주주의가 없는 자유주의도 논의된 역사가 깊다. 잘 알려져 있듯이 초기의 자유주의는 민주주의와 결합되지 않은 사상이었으며 오히려 상당수의 초기 자유주의 사상가들은 자유주의적 가치의 보호를 위해 민주주의를 거부해야, 혹은 적어도 제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말하자면 지적, 경제적 능력이 없는 대중에게 주권이 주어지면 그 주권을 사용해서 스스로의 자유를 파괴하는 선택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현대 자유주의의 시조로 꼽히는 존 스튜어트 밀도 비슷한 취지의 언급을 한 적이 있다.

사실 '자유'라는 말은 겉보기에는 쉽고 이견의 여지가 없는 개념처럼 보이지만, 실은 어디까지를 자유에 포함시킬 것인지의 문제에서는 수없이 많은 자의적 해석이 가능하다. 우리는 암묵적으로 당연히 지켜야 할 규칙에 대한 생각을 전제하고, 그 규칙에서 벗어나는 행동에 대한 제한이나 처벌은 자유의 침해가 아니라고 생각하게 된다. 비유하자면, 빨간 불에 길을 건너는 사람을 경찰이 제재했다고 해서 그것을 두고 "시민의 이동권을 제한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자유주의와 민주주의 사상의 초기 발전사는 이 '규칙'을 어디까지로 정해야 할 것인지를 둘러싼 투쟁의 역사였다고 할 수 있다. 초기 자유주의 사상가들은 (오늘날에는 "적극적 자유(liberty)"로 여겨지는) '정치에 참여할 권리'가 없더라도 '자유'의 본질이 훼손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3. 비판

자유주의에 대한 비판이나, 민주주의에 대한 비판과 겹치는 부분도 있고, 자유주의와 민주주의가 결합된 자유민주주의 그 자체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마르크스주의에서는 자유민주주의를 부르주아 민주주의라고 부르면서, 돈이 있는 만큼의 자유만 허락되는 금권정에 불과하다고 간주한다. 그러면서 진정한 민주주의는 계급에 따른 차별이 없는 공산주의가 진정한 민주주의라고 주장한다.

특이하게도 마르크스주의와 완전히 상극인 오스트리아 학파의 신자유주의자들 중에서도 민주주의는 공산주의만큼이나 나쁘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민주주의가 공공복지라는 미명 하에, 포퓰리즘적인 다수의 폭력으로 부자로부터 세금을 왕창 뜯어가서 개인의 사유재산을 침해하게 되기 때문에, 민주주의는 공산주의만큼이나 위험하다고 말한다. 오스트리아 학파신자유주의자인 한스 헤르만 호페 교수는 <민주주의는 실패한 신인가>라는 책에서 민주주의의 대중이 주권의식과 책임감이 없어서 공유지의 비극이 일어날 수 있다고 비판하면서, 자기 임기동안만 문제를 터뜨리지 않고 다음 정권으로 문제를 넘기려고 하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공적 소유의 민주주의보다, 국가라는 자기 소유물에 대하여 주권 의식을 가지고 책임을 지는 사적 소유의 군주제가 오히려 개인의 사유재산을 더욱 잘 보장해줄 수도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군주제 역시 문제가 없지 않으므로, 중앙집권적인 큰 정부로부터의 분리주의와 탈퇴의 자유를 행사하여, 최종적으로 국가를 해체하는 아나코 캐피탈리즘을 주장한다. 자유민주주의의 임기제 정치인은 단기적 이익에 따라서 당장의 선거에서만 이기려고 하고, 장기적 미래를 살피지 않기에, 자유민주주의는 결국 포퓰리즘에 의하여 사회주의로 전환될 것이라고 말한다.

한국경제 [다시 읽는 명저] 번영의 원천은 민주주의 아닌 사유재산권

자유기업원의 책 소개 민주주의는 실패한 신인가 (Democracy : The God That Failed),

자유경제원 딱 맞게 풀어 쓴 『민주주의는 실패한 신인가』

미제스 연구소 민주주의는 실패한 신인가 · Democracy: The God That Failed

마르크스주의와 신자유주의라는 양 극단의 완전히 상반된 두 진영이, 민주주의가 공산주의와 비슷하다는 같은 주장을 한다. 그리고 둘 다 자유민주주의는 필연적으로 사회주의로 전환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이상향으로 국가가 해체되는 것을 추구한다. 어찌 보면 극과 극은 통한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입장 이외에도, 아시아적 가치와 비슷한, 일종의 민족주의적 관점에서 자유민주주의를 비판하기도 한다.

다음은 박정희가 본인의 저서에서 자유민주주의를 비판한 내용들이다.
본인은 이 기회를 빌려 미국에 대해 몇 가지 의견을 말하고자 한다. 이것은 한·미 양국의 우호 증진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한번은 논의하여야 할 성질의 것으로, 혼자서 가슴에만 품고 있을 이유가 없다. 설사 미국이 불편하게 여기더라도 어차피 우리가 알려야 하고, 미국이 알아야 할 문제라면 그 시기는 빠를수록 좋은 것이다.

우리는 미국을 좋아한다. 자유민주주의의 제도가 그렇고, 우리를 해방시켜 준 것이 그렇고, 공산 침략으로부터 우리를 방위해 준 것도 그렇고, 경제원조를 해 주어서 그렇다. 그러나 우리가 미국을 좋아하는 진짜 이유는 그와 같은 은혜를 베풀었으면서도 우리를 부려 먹거나 뭔가를 강요하려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약 부당한 간섭이나 기미가 엿보였다면 우리의 태도는 지금과는 상당히 달랐을 것이다(이런 점에서 한국인의 신경은 참으로 예민하다. 우리는 몹시 까다롭고 고개 숙이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미국은 그같이 우리에게 은혜로운 상대다.

그렇다고 우리에게 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미국이 한국을 위하여 싸워 주고 도와주는 것은 백 번 고맙지만, 이러한 결과, 즉 미국이 원조를 하지 않을 수 없는 궁극적인 이유는 국토의 분단 때문이다. 물론 미국의 단독행위가 아닌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적어도 그 일단의 책임이 그 사람들에게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이 분단은 독일이나 베트남의 경우와는 그 성질이 다르다. 패전국 독일로서는 불가피한 일이었고, 베트남의 경우는 내란의 산물이니 그렇다 치더라도, 우리는 일본에 시달렸고 또한 임시정부가 연합국 편에 서서 싸웠던 엄연한 교전국 아니었던가. 그런데도 분단이라니, 아무리 생각해도 참으로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우리는 6·25전쟁을 잊을 수 없다. 이것 역시 분단의 씨가 뿌려진 끝에 벌어진 일이기 때문이다. 이 전쟁은 단순히 한국의 방위만을 목적으로 치러진 것이 아니다. 그것은 미국을 비롯한 자유진영의 평화와 태평양 지구 방위정책에 직결되는 문제였다는 것은 앞에서도 지적한 바 있다. 만약 6·25전쟁에서 우리가 패했다고 가정해 보자. 그랬더라면 공산권의 망동은 어김없이 전 아시아 그리고 전 세계에 전쟁의 불씨를 던졌을 것이다. 그래서 일본이 위태로워졌을 것은 물론이요, 소련의 잠수함은 오키나와 기지를 위협하였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미국의 서부 방위선은 사실상 샌프란시스코 연안으로 후퇴하게 되었을 것이다.

이상을 요약하면 한·미 양국 간의 관계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에 오늘에 이른 것이다. 이런 사실을 기본으로 본인은 다시 몇 가지 소신을 밝히고자 한다.

첫째, 미국은 서구식 민주주의가 한국의 실정에는 맞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백 번을 양보해서 한 민족, 한 국가가 현대 자본주의 제도를 받아들일 수 있는 모든 여건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그 사회에 고유한 전통과 문화가 있고 자주국가인 이상 무조건 동화될 수는 없다. 하물며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사회 전반이 균형 잡히지 못한 우리 현실에서 그 제도의 실현을 기대한다는 것은 무리인 것이다. 그것은 마치 연륜을 무시하고 아이가 하루아침에 성인이 되기를 바라는 어리석은 어버이와 같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을 때 오히려 부작용만 초래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박정희, 국가와 혁명과 나, 제6장 우리와 美, 日 관계, 韓.美 간의 관계

다음은 박정희의 1975년 연두 기자회견 내용이다.
요즈음 정부에 대해서 늘 반대하는 일부 사람들 중에, 언필칭 민주주의가 어떻고 자유가 어떻고, 이런 소리를 많이 얘기하는 것 같습니다. 그 사람들 얘기를 들으면 민주주의니 자유니 하는 것은 그 사람들의 하나의 특권물이고 마치자기들의 독점물같이 떠들고 있고, 현 정부에 맞아 있는 대통령이나 장관이나 이런 사람들은 민주주의가 편지 자유가 뭔지 전혀 모르는 무지막지한 사람들 이 앉아서 정치를 하고 있는 것같이 선동을 하고 있는데, 그 사람들은 요즈음 이렇게 얘기하더군요. 언론의 자유가 없는 현 정부는 『독재 정권』이다, 심지어 최근에 와서는 별의별 소리를 다합니다.

"정권 내 놓고 물러가라" "대통령도 그만두고 물러가라", 이런 소리가 함부로 막 나오고 또 몇몇 신문에 대문짝처럼 이것이 보도가 되어서 국민들을 선동하고 있읍니다.

그런데, 하나 이상한 것은 이 사람들이 이런 소리를 막 떠들고 신문에 쓰면서도 우리 나라에는 언론의 자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언론의 자유가 없는 나라에서 어떻게 정부를 이렇게 비난하고 비방을 하고, 이런 소리를 신문에 막 쓰고 할 수가 있느냐, 이것입니다. 즉, 정부에 대한 그런 비판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그 자체가 언론의 자유가 아니냐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 사람들은 언론의 자유로 될 바라느냐, 솔직이 말하면 그 사람들이우리 국민들 중에서도 가장 언론의 자유를 많이 누리고 있으면서도, 늘 불평은 언론의 자유가 없다고 불평합니다. 하나 역설적인 얘기인 것 같습니다마는, 우리 나라에는 언론의 자유가 있다 하는 것이 확실히 입증이 되었다 하겠읍니다.

누가 그것을 증명을 했느냐, 요즈음 정부를 욕하고 비방하는 이 사람들이 바로 언론 자유가 있다는 증인이 아니냐, 이것입니다. 어느 독재 국가에서 정부에 대해서 그런 비난이나 비방을 마음대로 하고도 잡혀 가지 않고 일할 수 있겠읍니까, 이것이 언론의 자유가 아니고 무엇이겠읍니까.

국민에게 어느 정도의 자유를 허용하고 어느 정도의 자유를 제한하느냐 하는 것은 그 나라 사정에 따라서 각기 다릅니다. 그 나라가 가지고 있는 역사적인 현실과 시대적인 환경 또는 사회적인 여러 가지 특수성에 따라서 차이가 있읍니다. 또, 차이가 있어야 합니다.

오늘날 각국의 민주주의 제도라는 것도 그 나라가 처해 있는 역사적인 현실과 시대적인 환경에서 우러난 하나의 산물이고 소산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그렇지 않고는 그 나라의 제도라는 것은 그 나라의 발전과 성장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나라 헌법도 나는 같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나라 헌법도 우리 나라가 처해 있는 이 특수 여건을 감안해서 어느 정도로 국민의 자유를 허용하거나 어느 정도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헌정 30년 동안 우리가 경험해 본 그 경험에 입각해서 어느 것이 가장 우리 나라 실정에 알맞는가 하는 것을 국민 의사에 물어서, 국민의 동의를 얻어서 제정된 헌법, 즉 이것이 우리의 유신 헌법입니다.

그리고, 요즈음 또 정부에 대해서 반대하는 사람들은 흔히 이런 소리를 하면, 또 무슨 궤변을 들고 나오느냐 하면서, 미국이 어떠니 서구가 어떠니 해서 그곳과 우리하고 대조해 가지고 얘기를 합니다. 물론 미국 국민들이 또는 선진민주주의 국가의 국민들이 우리 국민들보다도 더 많은 자유를 누리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것은 나도 잘 알고 있읍니다.

우리도 빨리 나라가 성장을 하고 부강해지고 또 한반도에서 이러한 전쟁의 위협이 없어져서, 우리도 남과 같은 그런 자유와 번영을 누릴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우리 모두가 간절히 바라고 있읍니다. 그러나, 현 시점에 있어서 우리 한국 국민이 미국 국민들이 누리는 것과 같은 그런 자유를 향유하겠다는 것은 무리한 소리가 아니냐 이거예요. 미국하고 우리하고 사정이 다르고, 구라파하고 우리하고도 사정이 다릅니다.

미국이 오늘날 지구상에서 가장 민주주의가 발달되어 있고, 자유를 많이 허용한 나라라고 하는데, 만약에 미국이 우리 한반도와 같은 이런 형편에 처해있다면, 과연 오늘날 미국 국민들이 누리고 있는 그런 자유를 누릴 수 있겠느냐, 이에 대해 요전에 미국의 어떤 친구들이 나한테 와서 같은 얘기를 합디다마는, 자기들도 "미국에 있을 때에는 여러 가지 한국 문제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한국에 와서 보고 여러 가지로 생각을 좀 달리 했다" 는 얘기입니다.

만약, 미 합중국이 남북으로라든지 동서로라든지 국토가 분단되어 가지고 그 한 쪽에 공산 정권이 서서 미국보다도 더 강력한 군사력을 가지고 미국을 뒤집어 엎고 적화 통일을 하려고 자주 도전을 해 오고, 간첩을 보내고 테러 분자를 보내고, 심지어 땅굴을 파고 두더지 모양으로 기어 들어오고, 또 그 옆에 있는 캐나다가 공산주의 국가고 또 남쪽에 있는 멕시코가 공산주의 국가고 그 가운데 둘러싸인 미국이 주위로부터 그런 압력과 위협을 받고 있다, 그랬을 때에 미국 정부는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이고 미국 국민들이 과연 오늘날과 같은 그런 자유를 누릴 수 있겠느냐…, 못할 것입니다. 요즈음 한국의 일부 인사들 중에는 자기는 두 동강이 난 분단된 남한 땅에 살고 있으면서 머리와 생각은 미국이나 서구라파에 가 있어 가지고 그 곳에 대한 환상만 자꾸 생각하고 있단 말이에요.

남의 일이니까, 왜 우리는 그만큼 자유를 안 주느냐, 왜 우리한테는 자유가 이렇게 없느냐, 이것을 우리는 소위 환상적 민주주의론자라고 얘기를 합니다.

가장 자유가 많고 민주주의가 잘 된다는 미국이라는 나라도 역사를 보면, 가령 과거 링컨 대통령 때의 남북 전쟁 당시라든지, 또는 루우스벨트 대통령 시대의 2차 제게 대전 때라든지, 또는 1930년대의 세계적인 대 경제 공황 시대의 미국 대통령에게 미국 국민이나 입법부가 부여한 방대한 비상 권한이라는 것은 미국의 여러 가지 위기를 구출하기 위해서 그러한 권한이 부여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으며, 또 미국 시민들이 일부 기본권조차 제한받았다는 것도 우리는 알고 있읍니다.

서구, 서구 하지마는 서구에서 가장 대표적인 민주주의 국가라고 하는 프랑스의 예를 하나 들어 봅시다. 프랑스는 서구 민주주의의 발상지의 하나라고 우리는 보고 있는데, 1950년대 알제리 문제를 가지고 국론이 분열되고 국가가위기에 처하게 되자 프랑스 국민들은 『드골 헌법』을 제정했읍니다.

『드골 헌법』의 제 16조를 보면 우리 현행 유신 헌법 53조와 유사한 국가 비상시에 대한 긴급 조치권이 부여되고 있읍니다. 드골 대통령은 이 헌법의 권한에 의해서 프랑스의 위기를 구출했읍니다. 그런데, 프랑스는 그 『드골 헌법』을 지금도 개정하지 않고 그대로 시행하고 있읍니다.

그러면, 오늘날 프랑스가 무슨 비상 사태하에 있느냐, 우리 한국과 같이 외부로부터 큰 위협을 받고 있느냐, 나는 그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프랑스는 그 헌법을 아직도 그대로 시행하고 있읍니다.

그런데, 프랑스에는 이런 헌법이 그대로 시행되어도 말썽이 없는데, 어떻게 대한 민국에서는 그렇게 말썽이 많으냐, 이것입니다. 그러면, 대한 민국의 민주주의가 프랑스보다 더 앞서고 있느냐, 대한 민국의 민주주의 역사가 프랑스보다 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느냐, 우리 나라에서 헌법에 대해서 운운하는 사람은 이런 문제도 한 번 연구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중략)

솔직이 말하면 이것은 사대주의 근성입니다.

민주주의도 좋고 자유도 좋지만, 우리 나라가 하나의 자주 독립 국가로서 앞으로 이 지구상에서 뻗어 나가자면, 우선 우리 조상 때부터 내려오는 뿌리 깊은 사대주의 근성을 뽑아내야 되겠다는 것입니다.

그 다음에 민주주의 얘기가 나왔으니까 또 몇 마디 언급을 하겠읍니다만, 여러분들이 잘 아시다시피 2차 대전 후 이 지구상에는 신생 민주주의 국가가 많이 생겼읍니다. 내가 알기에도 한국 전쟁 당시 유우엔 회원국이 한 50여 개 국이었는데 지금 현재는 130여 개 국으로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이들 국가 중에 공산주의 국가를 빼놓고 기타 서방 진영에 속하는 국가들은 거의 대부분 서구 민주주의를 자기 나라에 받아들여서 시행을 해 보았는데…, 솔직이 말해서 그것을 직수입해서 성공해 가지고 지금 잘 해 나가는 나라가 이 지구상에 몇 개나 되느냐, 여러분들 한 번 꼽아 보셔요. 지도를 내놓고 보십시오.

동남 아시아든지 중남미라든지 아프리카라든지…, 내가 알기로는 거의 한 번씩 다 홍역을 치르고 중병을 앓았어요.

지금도 민주주의 소화 불량증에 걸려서 신음하고 있는 나라가 한두 나라가 아닙니다.

그래도, 그 중에서 조금 잘 해 나가는 나라는 서구 민주주의를 받아들이되, 자기 나라의 실정을 감안해서 가급적 실정에 알맞게끔 이것을 잘 조화해 나간나라는 비교적 잘 하고, 그렇지 않고 무비판적으로 직수입을 한 나라는 열이면 열 전부 다 민주주의 병에 한 번씩 걸렸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역사적인 엄연한 사실이 아닙니까. 민주주의 제도라고 하는 것도 민주주의가 그 나라에서 자랄 수 있는 토양과 풍토가 조성되어야만 자라나는 것이지, 그런 것 없이 그냥 갖다 심어 가지고는 잘 자라나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같은 우리 한국 내에 있지만 제주도에 있는 밀감나무를 서울 근처에 심어 보아도 살지 못하지 않습니까, 같은 우리 국내라도, 서울에 갖다 놓고 밀감나무가 자라나게 하려면 특별히 방풍을 잘 한다든지, 온실을 만든다든지…무언가 제주도하고 비슷한 토양이나 기후나 이런 조건을 갖추어 주어야지, 서울의 영하 20도가 되는 데다 그냥 갖다 놓았다면 당장 다 얼어 죽을 것입니다.

음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맛이 좋은 음식이라도 자기 체질에 맞지 않으면 소화가 안 되는 것입니다.

좀 쑥스러운 얘기입니다만는, 나는 지금도 목장 우유라든지 끓이지 않은 우유를 먹지 못합니다. 왜냐, 체질에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릴 때 깡보리밥에 깍두기를 먹고 자란 뱃속이 되어서 그런지 목장 우유라든지 생 우유는 맞지 않아 먹으면 배탈이 나고 설사가 납니다. 그러나, 우리집 아이들은 잘 먹습니다. 어릴 때부터 먹어서 훈련을 시켰으니까…

민주주의라고 하는 것도 역시 그런 것이 아니겠습니까.

우리 나라에도 해방 후에 서구 민주주의를 받아들여 가지고 이렇게도 해 보고 저렇게도 해 보고, 별별 것을 다해 보았읍니다.

자유당 때 힌법, 민주당 때 헌법, 또 5.16 후에 민정 이후 제 3공화국 헌법, 다 해보았지만 우리 나라의 특수 여건을 감안하지 않고 우리의 풍토에 잘 맞도록 조정을 하지 않으면 여기에서 자라날 수 없다는 결론을 우리는 얻지 않았읍니까,

일부에서 유신 헌법을 철폐하고 옛날 헌법으로 다시 환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과연 옛날 상태로 돌아가서 나라가 잘 되고 국민들이 모두 행복스럽게 잘 살 수 있겠느냐…, 몇몇 정치인들은 좋아할 것입니다. 옛날 그런 헌법체제로 돌아가면 정치인 만능 시대가 되고 그들이 활개를 치고, 여러 가지 좋은 점이 많을는지는 모르지만, 과연 그것이 국민 전체의 행복이 되고 국가 전체에 이익이 될 수 있겠느냐는 것입니다. 요즈음 그 사람들은 우리 나라 건국 이후에 어느 헌법이 제일 좋았느냐, 이렇게 물으면 제 2공화국 헌법이 제일 좋았다고 그래요, 즉 민주당 때의 헌법이지요.

그것이 자유 황금 시대라 그 말이에요. 그런데, 요즈음 여러분들이 그 시대의 기록을 보십시오. 내가 본 어떤 기록에는, 어떤 날은 하루에 전국에서 데모가 1천 여 건이나 일어났어요. 국민 학교 아동들까지도 거리에 나와서 데모를 하고, 이러한 무질서, 자유를 빙자한 방종, 혼란, 비능률, 또 선거 때만 하더라도 과거의 그 선거 제도를 우리가 다 여러 번 겪은 것 아닙니까. 얼마나 거기에서 많은 돈이 낭비되고, 사회적인 혼란, 국민 도의의 타락, 또 그 병폐라는 것은 일일이 우리가 열거할 수 없지 않습니까. 그런 상태로 우리가 다시 돌아가고 지금 체제를 철폐해 버리고 그런 낭비와 혼란을 되풀이하면서도 자주 국방도 잘 되고, 자립 경제도 잘 되고, 민주주의도 잘 되겠느냐는 것입니다. 이런 모든 병폐를 깨끗이 일소하고 국민의 모든 능력을 한 곳에 집중해서 국력의가속화를 해 보자는 것이 유신 체제입니다. 그렇게 해야만 우리 나라의 민주주의도 서서히, 착실히 이 땅에 부리를 내리고 우리도 남부럽지 않게 자유와 번영을 누릴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아 올 것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박정희, 1975년 연두 기자회견

4. 대한민국에서

4.1. 1987년 이전

대한민국은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독립하여 미소에 의한 남북분단 상황에서 제헌헌법을 작성한다. 제헌헌법의 전문을 살펴보면, 어디까지나 "민주독립국가를 재건함에 있어서"라는 표현을 사용했을 뿐 자유에 대한 언급은 존재하지 않았다. 이후 6.25 전쟁을 거치고 자유진영과 공산진영 간의 냉전이 심화되는 상황 속에 몇 번의 헌법개정이 있었지만 '자유민주주의' 또는 '자유민주적'이라는 표현은 추가되지 않았다.

현행 헌법에 남아있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는 표현은 제 7차 개정헌법, 즉 유신헌법 전문에서 비로소 등장한다. 표현이 들어간 전후 맥락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조국의 평화적 통일의 역사적 사명에 입각하여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더욱 공고히 하는 새로운 민주공화국을 건설함에 있어서(후략). 이러한 맥락에 따르면, 유신헌법에서 말하는 '새로운 민주공화국'은 유신체제로 알려진 제4공화국을 뜻하고, 아이러니하게도 대통령 1인 독재 체제인 제4공화국을 통해 공고히 되는 것이 바로 헌법상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인 것이다.

한편 '자유'라는 수식어는 냉전 시기에는 제1세계 전반에서 자유민주주의를 공산주의와 대립시키기 위한 단어처럼 사용했다. 미국부터가 제1세계자유세계(free world)라 일컬었으며, 구미권에서는 학술서들에서조차 냉전의 승리를 다루며 '자유민주주의(liberal democracy)의 승리'같은 표현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동북아시아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대한민국은 자국을 '자유대한', 대만을 '자유중국', 남베트남을 '자유월남'이라 하는 등 보통 '자유'를 붙여 표현했다. 대한민국육군 복무신조에도 "우리는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며 조국통일의 역군이 된다."는 표현이 있다.

물론 실제로 자유로웠기에 '자유'라는 말을 붙인 것은 절대 아니다. 1인 독재 체제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로 포장하였듯이, 1987년 이전의 대한민국민주주의, 경제적 자유, 사회적 자유 등 모든 면에서 자유민주주의로 분류할 수 없는 국가였다. 구체적으로 따지자면 제1공화국제3공화국은 비자유준민주주의(illiberal semidemocracy)[6], 10월 유신 이후의 대한민국 제4공화국대한민국 제5공화국 초기는 권위주의 강성 독재(authoritarian hard-line dictatorship)[7], 제5공화국 중후기는 연성독재(dictablanda)[8] 정도로 분류할 수 있다. 관련 용어의 정의 출처 게다가 경제적인 관점에서도 박정희 정권이 추구한 재벌·대기업 중심의 산업구조나 수입대체산업화, 저임금노동을 바탕으로 한 수출주도경제 등은 경제적 자유주의와 배치되는 국가자본주의에 가깝다고 평가받는다. 파리드 자카리아[9] 등은 심지어 민주화 이후에도 1990년대 초까지는 대한민국을 자유준민주주의(liberal semidemocracy) 국가로 분류하여 완전히 공정한 선거가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10]

즉, 대한민국이 국제적으로 완전한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인정받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이후였으며, 그 이전까지는 냉정하게 말해 대한민국의 체제들은 자유민주주의와 동떨어져있었다.

4.2. 민주화 이후

이러한 역사적 배경으로 인해 자유민주주의라는 용어 자체는 민주화 이후에도 끊임없는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다. 보수 진영에서는 '자유민주주의' 용어 사용을 중시하는 입장인 반면, 반대 진영에서는 제헌헌법의 민주주의 자체에 이미 '자유'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었으며, '자유민주주의'의 헌법적 근거로 제시되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는 표현이 역사적으로 유신 독재 체제를 정당화했던 표현이기에 '자유민주주의'라는 표현 대신 '민주주의'라는 표현을 지지한다.

이에 대하여 보수 진영에서는 굳이 자유를 빼려는 이유가 표현의 자유를 경시하고 사회주의공산주의를 추구하려는 것이냐며 비난하고, 반대 진영에서는 '자유민주주의'를 자꾸 강조하는 이유가 '경제적 자유주의에 편중된 인식 때문이 아니냐'라며 비난한다. 그러다 보니 교과서 편찬이나 헌법 개정 이슈가 터질 때마다 끊임없이 공회전하지만 정작 양자가 만족할 만한 결론은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그러나 2024년 12월 3일, 윤석열은 윤석열 정부 비상계엄 선포 담화문에서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를 명분으로 자유민주적 절차와 헌법을 완전히 무시하고 군대를 동원해 헌법기관인 국회선거관리위원회를 점거하고 자신의 정적을 제거하려는 친위 쿠데타를 저질렀다. 이로써 윤석열과 보수 진영이 그토록 추종하고 입이 닳도록 부르짖던 '자유민주주의'는 자신들이 일으켰던 유신정권신군부로 대표되는 반공 내지 매카시즘에 기초한 군사독재와 하등 다를 것이 없음을 스스로 입증하였다.

일단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따르면, 대한민국 헌법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규정하는 한편 "자유롭고 민주적인 기본질서"를 통해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의 성격을 드러낸다고 한다. 때문에 '자유'에 대한 해석이나 어떤 자유를 중시할지에 대한 판단은 서로 다를지언정, 일단 역대 대한민국 대통령들은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적 성격을 정면으로 부정하지는 않는 편이다. 당장 문재인 정부만 봐도 2020년 6월 25일 거행된 한국전쟁 70주년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국난 앞에서 단합했고,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킬 힘을 길렀다"며 "6.25전쟁에서 실천한 애국과 가슴에 담은 자유민주주의를 평화와 번영의 동력으로 되살려내야 한다"고 발언하여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국가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 #[11] 그 외에도 문재인은 2019년엔 대한민국 헌법4.19혁명, 부마민주항쟁, 5.18 민주화운동, 6월 항쟁 정신의 토대 위에 서있다고 강조하였고 그 민주이념을 계승한게 민주공화국국민주권, 자유민주주의라고 언급하였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와 비슷하게 2023년 5월 18일 광주 연설에서 5.18 민주화운동은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피로 지켜낸 '오월의 항거'"이자 "헌법 정신 그 자체"라고 발언하면서, 한국의 민주화운동이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독재 체제를 붕괴시키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건설하는 과정임을 분명하게 하며, 이를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한편, 국가보안법 등 일부 법안을 두고 대한민국에서 완전한 사상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헌법에서 양심의 자유를 보장하기 때문에 개개인이 어떤 생각을 하든 국가가 관여할 수는 없으며, 심지어 공개적으로 사회주의공산주의를 표방하는 단체들도 없지 않다. 단지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려는 실제적인 시도에 한하여 다른 구성원들의 자유를 보존하기 위해 제재를 가하겠다는 것뿐으로, 방어적 민주주의로 분류될 수 있다.[12] 실제로 독일 연방헌법수호청에서도 극좌극우 세력을 모두 감시하고 있으며, 1950년대공산당네오나치 정당에 위헌 판결을 내려 해산시킨 적이 있다. 다만 국가보안법의 판단 기준이 광범위하여 형법으로 처리할 수 있는 사안을 중복으로 혹은 과도하게 처벌할 가능성이 있다는 논지의 법리적 비판도 있으므로, 자세한 논의는 해당 문서로.

파일:헌법의 자유민주주의와 사회민주주의 근거 조항.jpg

헌법재판소의 판결과 판례에 따른 대한민국 헌법재판소의 공식적인 판단 근거 조항들이다. 다만 사회민주주의는 '이념'이지만 (정치학적 의미의) 자유민주주의는 '체제'에 가까우며, 자유민주주의와 사회민주주의를 서로 대립하는 개념으로 볼 수 없다는 학계의 견해도 있다.[13]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여기 언급된 '자유민주주의의 근거 조항'은 '경제적 자유주의'에 대한 것으로 간주함이 타당하다.

4.3. 대한민국 헌법상 통치 체제

4.3.1.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 ‘자유민주주의 체제’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는 표현이 있으며, 헌법재판소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서 엄연히 '자유민주주의'가 도출된다"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그 근거는 다음과 같다.

헌법재판소의 여러 결정문이 담긴 '관련 인용 ②' 문단을 보면, '자유민주주의'보다 '자유민주주의 체제'라는 말이 더 자주 나온다. '체제'는 '일정한 정치 원리에 바탕을 둔 국가 질서의 전체적 경향'을 의미한다.## 그리고 결정문 중 "대한민국의 건국과 더불어 채택한 헌법의 자유민주주의"라는 부분에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헌법에는 위에 서술한 것처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란 표현이 있지, '자유민주주의'라고 명시한 부분은 아예 없다. 그런데 헌재 결정문에서는 '대한민국의 건국과 더불어 채택한 헌법(= 건국헌법)'의 자유민주주의라고 나온다. 이는 자유민주주의가 건국헌법에 담겨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법학계에서도 자유민주적질서와 자유민주주의를 동의어로 보는 것이 다수설이다. 아래에서 헌법재판소는 '둘째'에 따라 자유민주주의를 수용하고 있다.
헌법학계를 비롯해 공법학계도 이 입장이 다수설이다. 이춘구, 2011, 《자유민주주의의 공법적 고찰》에서 인용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근대 이후 헌법 자체가 ‘자유주의+민주주의’인 것은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며 기본권 자체가 자유주의의 산물 격이다. 그러나 단순히 자유민주주의가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를 합해 놓은 의미라면 논란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자유민주주의론은 결국 특정한 형태의 진보적 민주주의들(당연히 자유주의 원칙도 민주주의 원칙도 포함하고 있다.)을 용인하지 않는 배타적 태도를 포함하기 때문에 갈등이 생기는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헌법의 지향이념을 자유주의와 민주주의의 결합이라고 하고 있다.
'관련 인용 ①'처럼 헌법 원문에서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명시하지 않았고, '자유민주적 질서'라고만 명시되었다는 것을 비롯한 여러 근거에 의해 '자유민주주의'라는 이념은 정치적 목적에서 내세운 허상에 불과하다는 반론도 있으며, 헌법학계에서도 진보적 헌법학자들에 의해 주장된다.[14] 자유민주주의론 입장에서의 반론은 다음과 같다.
4.3.1.1. 관련 인용 ①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명시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 조국의 민주개혁과 평화적 통일의 사명에 입각하여 정의·인도와 동포애로써 민족의 단결을 공고히 하고, 모든 사회적 폐습과 불의를 타파하며,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더욱 확고히 하여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게 하며,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완수하게 하여, 안으로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 밖으로는 항구적인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함으로써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하면서 1948년 7월 12일에 제정되고 8차에 걸쳐 개정된 헌법을 이제 국회의 의결을 거쳐 국민투표에 의하여 개정한다.
대한민국헌법 전문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
대한민국헌법 제4조
①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이유로 경시되지 아니한다.
②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
대한민국헌법 제37조
권리 중 하나인 자유를 권리보다 앞서 말하며 강조하고 있다.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위해를 준다 함은 모든 폭력적 지배와 자의적 지배 즉 반국가단체의 일인독재 내지 일당독재를 배제하고 다수의 의사에 의한 국민의 자치, 자유ㆍ평등의 기본 원칙에 의한 법치주의적 통치질서의 유지를 어렵게 만드는 것이고, 이를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기본적 인권의 존중, 권력분립, 의회제도, 복수정당제도, 선거제도, 사유재산과 시장경제를 골간으로 한 경제질서 및 사법권의 독립 등 우리의 내부 체제를 파괴ㆍ변혁시키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을 것이다.
헌재, 89헌가113
다원주의적 가치관을 전제로 개인의 자율적 이성을 존중하고 자율적인 정치적 절차를 보장하는 것이 공동체의 올바른 정치적 의사형성으로 이어진다는 신뢰가 우리 헌법상 민주주의 원리의 근본바탕이 된다. 우리 헌법도 개인의 자율성이 오로지 분열로만 귀착되는 상황을 피하고 궁극적으로 공존과 조화에 이르고자 하는 노력을 중시하고 있다.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더욱 확고히” 한다고 규정한 헌법 전문은 우리의 민주주의가 지향하는 방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헌재, 2013헌다1
(2)먼저 우리 헌법은 전문에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더욱 확고히 하여……"라고 선언하고, 제4조에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라고 규정함으로써 자유민주주의 실현을 헌법의 지향이념으로 삼고 있다. 즉 국가권력의 간섭을 배제하고, 개인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하며 다양성을 포용하는 자유주의와 국가권력이 국민에게 귀속되고, 국민에 의한 지배가 이루어지는 것을 내용적 특징으로 하는 민주주의가 결합된 개념인 자유민주주의를 헌법질서의 최고 기본가치로 파악하고, 이러한 헌법질서의 근간을 이루는 기본적 가치를 '기본질서'로 선언한 것이다.
헌재, 2000헌마238
우리 헌법의 전문과 본문 전체에 담겨 있는 최고 이념은 국민주권주의와 자유민주주의에 입각한 입헌민주헌법의 본질적 기본원리에 기초하고 있다. 기타 헌법상의 여러 원칙도 여기에서 연유되는 것이므로 이는 헌법전을 비롯한 모든 법령해석의 기준이 되고, 입법형성권 행사의 한계와 정책결정의 방향을 제시하며, 나아가 모든 국가기관과 국민이 존중하고 지켜가야 하는 최고의가치규범이다
헌재, 2010헌바132

2000헌마 238결정례와 2010헌바 132 결정례에서도 명확한 방향으로 보여준다. 또한 학설 또한 이에 일치한 의견을 보이고 있다. 사실상 아래의 해설들은 논의의 실익을 상실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헌재의 결정문(2013헌다1)에 의하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는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지향하는 방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즉,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는 '정치적 자유주의'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헌재의 결정문(89헌가113)에 의하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는 '폭력적 지배 및 자의적 지배를 배제, 反국가단체의 일인독재ㆍ일당독재를 배제, 다수의 의사에 의한 국민의 자치, 자유ㆍ평등의 기본 원칙에 의한 법치주의적 통치질서의 유지, 기본적 인권의 존중, 권력분립, 의회제도, 복수정당제도, 선거제도, 사유재산과 시장경제를 골간으로 한 경제질서, 사법권의 독립' 등을 의미한다.
4.3.1.2. 관련 인용 ② '자유민주주의 (체제)' 명시
2013헌다1 결정문 중 일부 내용은 다음과 같다.[16]
헌법 제3조는 대한민국의 영토가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임을 규정함으로써 북한은 단지 미수복지구일뿐 대한민국의 주권이 미치는 영역임을 천명하고 있는 반면, 북한은 여전히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헌정질서를 궁극적으로 타도 혹은 대체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고 있다.
해방 이후 1948년 대한민국의 건국과 더불어 채택한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질서는 보편적 가치로서 산업화, 민주화의 밑바탕이 되어 오늘날의 자유와 국가적 번영을 가져다 주었다.
「제17대 대선공약집」에서는 “민주노동당이 집권하면 제헌의회 소집을 통해 국가헌법기구를 전면 개편하고 자주적 민주정부를 수립할 것이다.”고 하면서, “국가개혁 프로세스는 제헌의회 소집-자주적 민주정부 수립- 진보적 민주주의의 실현을 핵심경로로 하여 국가개혁을 완성하기까지의 과정이다.”고 한다. 이는 피청구인이 통일과 사회변혁을 위해 헌법개정이나 법률의 제ㆍ개정이 아니라 헌법제정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점에서 주권자의 교체를 통해 현행 자유민주주의 체제와는 다른 체제를 구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상을 종합하면, 피청구인 주도세력은 우리 사회에 대해 특권적 지배계급이 주권을 행사하는 거꾸로 된 사회라는 등의 인식하에 대중투쟁이 전민항쟁으로 발전하고 그들이 말하는 저항권적 상황이 전개될 경우에는 무력 등 폭력을 행사하여 기존의 우리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전복하고 헌법제정에 의한 새로운 진보적 민주주의 체제를 구축하여 집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뒤에서 보는 이석기 등의 내란관련 사건으로 이러한 입장은 현실로 확인되었다.
우리 법제는 형법 등을 통해 사회에 위해를 가하려는 세력을 형사적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북한의 이념으로부터 민주적 기본질서를 방어하기 위한 대비책으로 국가보안법도 제정해 두었다. 비록 그동안 남용의 위험이 꾸준히 지적되어 왔고 실제로 우리 역사에서 남용된 사례가 있지만, 적어도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실질적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성이 있는 경우에만 한정하여 적용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불필요하게 제한하지 않도록 엄격한 요건 해석을 통하여 운영한다면 헌법에 반하지 않는다는 것이 우리 헌법재판소의 입장이다(헌재 1990. 4. 2. 89헌가113).
무력행사 등 폭력을 행사하여 기존의 우리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전복하고 헌법제정에 의한 새로운 진보적 민주주의 체제를 구축하여 집권할 수 있다고 한다.
피청구인 주도세력은 “민주주의가 망할 때까지 민주주의를 외쳐라. 공산주의자는 법률위반, 거짓말, 속임수, 사실은폐 따위를 예사로 해치우지 않으면 안된다.”고 한 레닌의 말처럼 용어혼란전술, 속임수전술 등을 통하여 북한식 사회주의의 실현을 ‘민주혁명의 과업’으로 바꾸어 말하고 있고, 그들이 말하는 자주ㆍ민주ㆍ통일이라는 용어도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의미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그들은 ‘우익 대 좌익’의 싸움을 ‘민족ㆍ민주ㆍ민중 대 반민족ㆍ반민주ㆍ반민중’으로, ‘평화 대 전쟁, 통일 대 반통일, 화해 대 분열’로 포장한다. 나아가 그들은 내면화된 신념으로 무장하며, 자신의 깊숙한 정체를 드러내지 않은 채 조직적으로 활동하여 왔다. 폭력적 방법의 사용도 불사하여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파괴를 기도하였다.
피청구인 주도세력이 주장하는 진보적 민주주의체제는 자유민주주의체제를 변혁하여 사회주의체제(북한식 사회주의체제)로 나아가기 위한 과도기적 체제로서, 그 체제가 공고화됨에 따라 통일전선을 구축하기 위해 용인하였던 자유민주주의체제의 요소를 탈색시키면서 사회주의성격을 강화하여 사회주의체제(북한식 사회주의체제)를 준비하는 것이다.
그리고 노태우 정부의 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과 김영삼 정부의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은, 남북한이 제도와 체제를 달리한 상태에서는 남북연합을 구성한 다음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면서 사회적ㆍ문화적ㆍ경제적 공동체를 이루어나가 최종적으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체제에 의한 통일국가를 형성하는 것이고, 6ㆍ15 남북공동선언은 위와 같은 내용으로 된 우리 정부의 남북연합제안(1민족, 2정치실체, 2체제, 2정부)과 북한의 낮은 단계 연방제안(1민족, 1국가, 2체제, 2정부)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한 것인바, 이러한 내용만으로는 우리 헌법의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고, 오히려 이는 남북한 통일방안의 공통성을 인정하는 기초 위에 현행 헌법의 민주적 기본질서에 부합하는 통일국가를 형성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피청구인 주도세력은 연방제통일을 우리나라의 자유민주주의체제의 변혁을 위한 수단으로 주장하면서 결국은 진보적 민주주의체제를 거쳐 북한식 사회주의체제를 지향하는 것인바, 이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연방제 통일 주장 및 우리 정부의 6ㆍ15 남북공동선언에 대한 입장과 그 내용을 달리하는 것이므로, 이러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주장과 우리 정부의 입장이 합헌적으로 해석된다고 하더라도 피청구인 주도세력의 연방제 주장이 합헌적인 것은 아니다.
민주주의는 자유로운 의견과 비판, 모든 사상과 문화를 허용하고 보장하며, 또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우리 인류가 발전시켜온 민주주의의 최고의 장점이고 가치이기도 하다. 그러나 민주주의 자체를 부정하고 그 근본을 무너뜨리려는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의 바탕인 자유민주주의의 존립 그 자체를 붕괴시키는 행위를 관용이라는 이름으로 무한정 허용할 수는 없는 것이다. 뻐꾸기는 뱁새의 둥지에 몰래 알을 낳고, 이를 모르는 뱁새는 정성껏 알을 품어 부화시킨다. 그러나 알에서 깨어난 뻐꾸기 새끼는 뱁새의 알과 새끼를 모두 둥지 밖으로 밀어낸 뒤 둥지를 독차지하고 만다. 둥지에서 뻐꾸기의 알을 발견하고 적절한 조치를 한 뱁새는 자신의 종족을 보존하게 되지만, 둥지에 있는 뻐꾸기의 알을 그대로 둔 뱁새는 역설적으로 자기 새끼를 모두 잃고 마는 법이다.
피청구인 주도세력에 의해 장악된 피청구인 정당이 진보적 민주주의체제와 북한식 사회주의체제를 추구하면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체제를 부정하고 그 전복을 꾀하는 행동은 우리의 존립과 생존의 기반을 파괴하는 소위 대역(大逆)행위로서 이에 대해서는 불사(不赦)의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 이는 단순히 옳고 그름이나 좋고 나쁨의 문제가 아니라, 존재와 본질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결정문을 요약한 영문결정례[17]에서는 'Liberal democracy(자유민주주의)'란 단어가 없다. 대신 결정례에서 핵심적인 말 중 하나인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free democratic system'으로 번역했다. 영문결정례에서 'free democratic system'이 나온 부분은 다음과 같다.
Inferring from how they perceive and understand the progressive democracy set forth in the Respondent’s platform, the leading members of the Respondent observe South Korea as a pariah capitalist or an anti-capitalist colony under the control of foreign powers and argue that this contradiction is trampling sovereignty and impoverishing the lives of the people, proposing the “progressive democracy system” as a new alternative as well as an interim stage before transitioning to socialism. The leading members of the Respondent propose national self-reliance (Jaju, or self-reliance), democracy (Minju, or democracy), and national reconciliation (Tongil, or unification) as tasks to be undertaken under the platform, and see that people’s democratic transformation in South Korea is a precondition to implementing the final platform task—achieving socialism through federalism-based unification—and that self-reliance should be first achieved in order to accomplish unification and democracy. They advocate the seizure of power through election and the right of resistance as a way to advance progressive democracy, and claim that, if necessary, the existing free democratic system can be taken over by a new progressive democratic regime through use of force. All considered, the goal of the Respondent’s platform is to primarily achieve progressive democracy through violence and to finally realize socialism through unification.
The North Korean-style socialist regime advocated by the Respondent fundamentally contradicts the basic democratic order in that it takes the political line proposed by the Chosun Workers Party as the absolute good and advocates one-man dictatorship founded on people’s democratic dictatorship and leadership theory associated with the party line that focuses on a particular class. The Respondent also contests that violence such as an en masse protest can be used to overthrow the existing free democratic system in order to achieve progressive democracy, which, again, is contrary to the basic democratic order. Meanwhile, the activities of the Respondent, such as the meetings aimed at insurrection, the illegitimate proportional primary, the violence at the central committee, and the manipulation of opinion polls in Gwanak-B district, deny the national existence, parliamentary system, and the rule of law in terms of substance. In terms of their means or nature, the activities, which actively resort to violence to serve the Respondent’s purpose, are in violation of the ideas of democracy.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도 [양심적 병역거부]에 있어서 자유민주주의를 명시하였다.(대판 2018.11.01. 2016도10912(전합))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병역의무의 이행을 일률적으로 강제하고 그 불이행에 대하여 형사처벌 등 제제를 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를 비롯한 헌법상 기본권 보장체계와 전체 법질서에 비추어 타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소수자에 대한 관용과 포용이라는 자유민주주의 정신에도 위배된다.

5. 같이 보기



[원문] A democratic system of government in which individual rights and freedoms are officially recognized and protected, and the exercise of political power is limited by the rule of law.[2] Oxford Dictionary of English 2010년 3판.[3] 헝가리는 2020년에 한때 수권법이 가결되어서 순간적으로 독재국가화되었다.[4] 다만 파시즘을 제외한 나머지 두 사례들은 열광적인 대중의 지지를 통해 집권했다기보다는 지도부 내의 쿠데타로 집권했기 때문에, 애초에 '다수의 대중에 의한 지배'라는 가정부터 틀렸다는 반론도 있다.[5] 한편 자유민주주의만이 민주주의를 보장하고 전체주의를 방지할 수 있단 생각은 엄밀히 말하면 틀린 말이기도 하다. 자유민주주의 이외의 민주주의 체제는 이론적으로도 실질적으로도 존재한다.[6] 자유선거를 치렀으나 공정하지 않았고(free but not fair), 야당 활동이나 경제활동에서 북한마냥 개인의 자유가 아예 없는 수준은 아니었으나 제약이 많았다(limited citizen rights).[7] 자유선거도 공정한 선거도 없었으며, 반대세력은 공개적으로 탄압당했고, 시민의 권리 역시 유신 헌법으로 크게 제약되었다. 심지어 제5공화국 초~중반부는 아예 여당과 관제야당만 허용된 사실상 일당독재 국가였다.[8] 자유선거도 공정한 선거도 없었으나, 5.18 민주화운동이 벌어진 초기를 제외하면 점진적으로 사회 자유화가 이루어져 제한된 시민 권리를 가졌다.[9] 비자유민주주의의 개념을 입안한 인물이다.[10] 군 부재자투표 부정 폭로 사건이 일어난 게 노태우 정부 말기인 1992년이다.[11] 해당 영상의 48분 51초 부분, 52분 40초에 나온다.[12] 자유민주주의의 '자유'는 시민의 정치적 자유를 의미하며, 이러한 자유권 중에는 사유 재산의 권리(소위 재산권)이 포함된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의 법적인 자유가 궁극적으로 공산화나 적화통일 등으로 이어져 다른 영역의 자유를 위협할 수 있다면, 적당한 선에서 그러한 자유를 제약하는 것이 자유민주주의 원칙에 위배되지는 않는다.[13] 영어 위키백과에서는 사회민주주의를 정치이념으로 간주하며, 자유민주주의적 정체 체제를 지지한다고 밝히고 있다.# 즉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한다면 그냥 독재지 사회민주주의가 아니라는 것이다.[14] 그동안 한국의 헌법학계는 절대 다수의 학자가 보수적인 성향이었다. 보수적인 성향이 아니면 헌법학계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었으며, 나아가서 독재 정권을 옹호한 학자들이 다수였던 것을 논문과 서적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15] 사회과학 특성상 용어 혼재는 사실 굉장히 많이 일어났으며, 후대에서 용어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내려지곤 하기 때문이다. 심하면 현대까지도 용어가 섞여 쓰는 건 굉장히 많이 일어난다. 또한 누구의 학설이냐가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해당하는데 학자마다 정의가 다른 일도 굉장히 잘 일어난다. 게다가 헌법이 논문인 것도 아니고 헌법의 특성상 추상성이 클 수 밖에 없기에 용어를 가지고 반박하는 것은 옳지 않은 태도이다. 따지면 헌법의 전문 같은 경우도 해석의 기준이 됨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추상적이다.[16] 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 해산에 대한 결정(2013헌다1).[17] Dissolution of the Unified Progressive Par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