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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병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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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관련 문서 아이콘.svg   관련 문서: 대한민국의 모병제 도입 찬반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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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역사3. 용병과의 차이4. 장점5. 단점6. 모병제에 대한 논쟁과 오해
6.1. 병력의 수준이 하락한다?
6.1.1. 그렇다는 의견6.1.2. 아니라는 의견
6.2. 사회에서 실패한 이들이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곳이다?6.3. 가난한 사람들만 군대에 가게 된다?6.4. 돈이 목적이므로 사기가 떨어진다?6.5. 문민통제를 하기 힘들어진다?6.6. 돈이 많이 든다?
6.6.1. 징병제보다 돈이 적게 든다6.6.2. 징병제보다 더 많이 들 수도 있다
6.7. 병역자원의 학력이 낮아진다?6.8. 군인들의 전투력이 약하다?6.9. 전역도 자유롭다?6.10. 병영부조리가 없어진다?
7. 관련 문서

1. 개요

한국어 모병제 ()
모병제도 (募兵制度)
일본어 [ruby(募兵制, ruby=ぼへいせい)] (모병제)
[ruby(志願制度, ruby=しがんせいど)] (지원제도)
영어 All volunteer military system (AVMS)
(올 발런티어 밀리터리 시스템)
자원자로만 군대를 유지하는 병역제도. 전적으로 본인이 군대에 소속하는 것을 희망하는 경우로, 징병제의 반대 방식이다.

다만 모병제 국가도 본토가 공격받거나 큰 전쟁이 터지면 징병제로 전환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를 '전시 징병제'라고 부르며 미국의 경우 평시에는 모병제를 시행하지만 전시에는 징병제로 전환되며 평시에도 전시 상황을 대비하여 남녀 모두 성년이 되면 전시 징집 동의서에 등록한다. 이를 거부 시 미국 법령에 의거해 처벌된다.

현재 모병제를 채택한 국가로는 미국[1], 중국[2], 독일[3], 일본, 영국, 프랑스,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인도[4] 등이 있다. 그리고 아이슬란드, 캐나다, 인도, 파키스탄, 스리랑카 등은 병역 의무가 법적으로 없다.

2. 역사

개념 자체는 전근대 이전부터 존재해 왔으며, 세부적인 성격은 시대마다 다르다.

전근대 시대의 유럽에서는 용병을 고용하거나 직업군인으로 군대를 구성한 사례가 다수였는데,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전근대 시대에선 식량 생산(1차 산업)이 국가 경제 기반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농민이 대다수인 백성들을 징집하면 농업에 지장을 초래하고, 이는 국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상비군을 유지하려면 직업 군인이 필요하였다. 이 때문에 용병이나 직업군인들을 따로 고용할 필요가 있었다.
2. 전근대 징집병들은 자신이 왜 군복을 입고 고위직들의 명령을 들으며 목숨을 바쳐야 하는지에 대해 의구심이 들었다. 당연히 충성심이 강하게 발휘되긴 힘들었다. 이들을 지휘하는 장교들도 '징집병들을 과연 믿고 지휘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지게 만들었다. 그래서 차라리 대가라도 지급하면 신뢰할 수 있는 용병 및 직업군인이 필요했다. 전근대의 군주들이 따로 친위대를 구성한 이유도 이와 비슷하다.

현대적 모병제 개념이 세계적으로 확산된 계기는 냉전의 종식과 베트남 전쟁이다. 이로 인해 국민들이 더 이상 무작정 정부의 전쟁 수행 강령을 따르지 않았고, 자유 민주주의 및 개인주의가 퍼져나가면서 징병을 '영광스러운 의무'가 아닌 부담으로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5] 이 때문에 모병제로 전환하는 것이 여론 및 국력 유지 면에서 더 부합하다는 인식으로 이어지고, 세계적으로 현대의 모병제를 갖춘 형태로 전환되었다.

3. 용병과의 차이

'군인을 업으로 삼으며 대가를 받는다'라는 공통점도 있지만 별개다. 가장 큰 차이점은 그 '계약'의 주체다. 모병제는 국가와의 '독점적인' 계약을 행하는 반면 용병은 계약 주체를 상관하지 않는다.[6] 즉, 모병이 '국가 공무원' 혹은 '공기업'이라면 용병은 '민간 기업'이다.

4. 장점

5. 단점

6. 모병제에 대한 논쟁과 오해

6.1. 병력의 수준이 하락한다?

6.1.1. 그렇다는 의견

아무래도 모병제는 사회에서 다른 직업을 찾기 어려운 낮은 학력에 가난한 사람들의 입영율이 높을 수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다. 징병제도 입영 인원이 부족할 경우 병력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군복무에 큰 어려움을 겪는 질병을 가진 환자들도 입대시키고 있긴 하나 기본적으로 고학력에 잘 먹고 성장하여 신체 건강한 인력 자원 수급이 가능하다. 모병제 역시 요구되는 병력 규모에 비해 지원자가 부족하면 신체 건강하지 않더라도 몇 안되는 지원자다 보니 입영이 허용될 수 있다. 결국 병역 자원이 군사적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느냐는 국가의 경제, 사회, 정치에 따라 요동치는 복잡한 문제다. 전세계적으로 병역을 수행할 수 있는 젊은이의 숫자는 꾸준히 감소 추세에 있으며 이에 각국이 사정에 맞게 비대칭전력의 증강이나 신무기와 장비 도입, 기계화 등으로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실정이다.

군대에는 머리를 쓰는 기행보직 병들도 많으며 전투병조차도 전술 습득 역량 및 교리에 대한 이해도가 우수할수록 좋은 게 사실이므로 군의 입장에서 고학력자가 많아질수록 유리한 것은 분명하다. 억지로 끌려올 경우 축 처지는 사기와 떨어지는 의욕으로 인해 징병제의 경우 들어맞는다 보기는 어렵다고 하나 징병제 하에서도 열심히 하는 만큼의 보상이 따라오는가의 유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예컨데 이스라엘처럼 전투병과 비전투병 간 급여에 차등을 두는 등을 통해 현역자원에서 힘든 업무를 수행하는 인원에 대한 보상이 가능하다. 예비군 훈련의 경우 조기퇴소라는 장치가 생기면서 그를 얻기 위해 예비군 훈련을 열의를 가지고 받는다. 즉 노력하는 만큼의 대가가 따라오도록 혜택을 확실하게 마련한다면 징병제 하에서도 의욕을 가지게 만들 수 있다. 징병제의 경우 당근이 안 통하는 인원들이 존재하기에 강압적인 군대라고 하는데 당근이 안 통하는 인원들에 대한 채찍이라는 수단은 징병제만이 아니라 모병제 군대에서도 존재한다. 민주주의 및 시민적 감시 강화로 과거처럼 병영부조리를 통해 채찍을 사용하는 경우는 갈수록 줄어들고 어려워지고 있다. 채찍을 사용한다고 해도 가벼운 처벌은 휴가 감일, 무거운 처벌은 공식적인 절차를 거쳐 징계를 부과하는 식으로 처리한다. 이런 방식으로 채찍 사용하는 게 모병제에서의 채찍에 비해 반드시 강압적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2차대전 당시의 미군은 역시나 징병제였음에도 열의를 가지고 입영 행렬이 이어졌으며 6.25 전쟁 당시의 국군 역시 사기가 나쁘지 않았다. 이런 차이는 징병제냐 모병제냐는 병역제도보다는 전쟁의 당위성에 따라 갈린다고 볼 수 있다. 2차대전의 경우 연합국과 추축국 간에 선과 악의 구별이 명확했다. 연합국이 추축국을 비판한 이유부터가 홀로코스트를 비롯한 각종 대량학살 및 나치즘이라는 도덕적 문제가 큰 이념 때문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당시는 인권 개념이 미진했고 월남전 시대에 와서야 인권에 대한 개념이 싹 텄다고 보기는 어렵다. 외려 인권이라는 개념이 보편적 가치로 인정받았기에 대의를 위해 목숨을 걸고 적극적으로 전쟁터에 나갔던 것이다. 따라서 자국의 본토가 직접적으로 공격받지 않는 해외 파병이더라도 당위성이 분명하다면 징병제라고 해서 무조건 몸을 사린다고 볼 수는 없다. 6.25 전쟁의 경우 나라를 위해 싸우지 않는다면 병력들 각각의 가족, 친척, 이웃이 위험에 처해질 께 분명했다. 그러나 많은 문제가 발생했던 월남전의 경우 공산화 방지라는 명분보다는 외세에 대한 북베트남과 베트콩의 항쟁이라는 이미지가 더 컸다.

6.1.2. 아니라는 의견

지휘관의 선발 기준은 모병제에서도 높은 편이며, 미군 지휘관들은 정계에도 진출할 정도로 우수한 인재들을 선발한다. 인천 상륙 작전 성공에 대해 맥아더 장군의 전략, 전술의 공으로 치하하듯이 전장에서 사병들 개개인의 능력치보다는 지휘관의 비중이 높은데, 마치 대기업 브랜드 아파트를 노가다 아저씨가 지어도 유능한 대기업 소속 직원이 관리 감독하는 것을 믿고 브랜드 아파트에 신뢰를 보내며 건물이 무너질까봐 불안해하지는 않는 것처럼, 유능한 지휘관이 이끄는 부대라면 징병제보다 사병 수준이 떨어진다한들 안보가 무너질까봐 불안해할 필요는 없을 수도 있다.

모병제 사병간의 비교라면야 좀 더 머리가 좋고 체격이 좋은 사병이 낫다고 볼 순 있겠지만, 징병제와 모병제를 비교한다면 꼭 그렇진 않을 수 있다. 한국에서도 월남전을 포함하여 해외파병은 전원 자원으로 뽑았다. 만약 북한이 침략하여 당장 내 주변이 위험할 것 같으면 징병제로도 사기와 명분을 올릴 수 있으나, 당장 한국 본토와 상관없는 상황이라면 아무리 우수한 능력의 사병이라도 징병제로는 베트남전 당시의 미군처럼 상관 명령에 불복종하거나 심지어 상관을 죽이는 프래깅 등의 문제가 생길 소지가 있다. 또 강제로 해외 파병되어 죽기라도 한다면 가족들도 정부가 내 아들을 죽였다고 반발하며 미국처럼 징병제 반대 여론이 불 수도 있다. 그래서 해외 파병은 전원 자원으로 선발하며 일단 자원이다보니 딱히 작전 수행하는데 문제가 발생하진 않았다. 설령 사병 개인의 능력치가 더 좋을지라도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해외에 파병하는 순간 그 능력치가 제대로 발휘되지 않을 수 있기에 자원으로 선발한 사병보다 더 나은 사병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일례로 아덴만 여명 작전은 한국에서 성공한 작전으로 꼽히는데, 설령 구성원들을 좀 더 고학력에 체격 좋은 인물로 구성하였다한들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강제로 끌어다가 훈련시켜 강제로 작전에 밀어넣었다면 과연 아덴만 여명 작전보다 더 나은 전과를 올렸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조기퇴소로 예비군 훈련때 의욕을 가지고 참여하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하나 한국의 징병제에서 조기전역은 없기에 '조기퇴소 없는 예비군'에 비유할 수 있다. 더군다나 목숨까지 걸린 문제라면 자원이 아닌 이상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할지도 생각해 볼 문제이다. 아무리 머리 좋고 체격이 좋아도 몸을 사리는 이상 능력치는 발휘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순신 장군의 명언 중에 '살고자 하면 죽는다'는 대목이 이를 반증한다. 더군다나 조기퇴소라는 당근에도 불구하고 그냥 관심없다며 설렁설렁하는 예비군들도 분명 존재하는데, 미꾸라지 한마리가 부대 분위기를 흐릴 수 있기에 한국 현역 군대의 분위기가 강압적인 이유이다. 반면 모병제에서는 전원 당근에 혹하고 군대가 할만하다고 느끼며 스스로 참여한 자원들이니 좀 더 적극적인 부대 분위기를 유도할 수 있다.

1960년대 미국 타임지에서 올해의 인물로 '청년'을 선정할 정도로 2020년대의 MZ세대처럼 학력 수준도 높고 부유하게 자란 세대였는데, 그러자 인권에 대한 개념이 싹트며 반전운동이나 징병제 반대 운동이 벌어지는 등 과거처럼 국가의 명령에 순순히 복종하지 않고 반발을 보였기에 모병제 논의가 싹트기 시작했다. 실제 무하마드 알리도 올림픽 금메달을 집어 던지며 징병 거부하여 처벌받았을 정도였으며, '국가가 나에게 해준게 뭐냐'며 반정부 여론이 싹트고 히피족들이 활개를 쳤다. 한국에서도 MZ세대들이 징병제를 비판하는 비율이 높고 과거처럼 '남자는 군대가야 한다'라는 말에 거부감을 보이거나 모병제에 찬성하는 비율이 높아졌듯이, 오히려 사병들 개개인의 수준이 높아질수록 국가의 명령에 순순히 복종하지 않는 비율이 높아진다. 실제 20세기에 '남자는 군대 가야 한다'라며 군대에서 열심히 구른 사병에 비해, 설사 학력과 체격이 좋아졌어도 징병제에 거부감을 보이는 순간 능력치는 반감될 수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미국 본토가 위협당하지 않는 베트남전 당시 징병제로는 사기를 올리는 한계가 뚜렷했다. 현대 미군의 작전이 대개 본토의 위협과는 크게 상관이 없는지라 징병제를 이어갔다면 사병 개개인들 수준은 더 높았을지 몰라도 베트남전 같은 부작용이 속출했을지 모르나, 전원 자원으로 전환한 현대 미군들은 베트남전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묵묵히 작전을 잘 수행하고 있다.

미군 신병훈련소의 교관은 "너 집에 가서 다른 일 알아봐라"며 약올리면서 인내심을 테스트하는데, 실제 밀착 취재한 다큐멘터리에는 밀리터리에 환상을 품고 왔다가 울면서 짐싸는 청년들도 나왔다. 즉 훈련소에서는 체력과 훈련 수행능력만이 아니라 인내력과 의지력 등 멘탈적인 면도 테스트한다. 이런 '지옥의 테스트' 과정을 거쳐 '반드시 군인이 되겠다!' 라는 의지로 살아남아 '악역'을 맡았던 지휘관에게 축하한다고 칭찬을 받으며 '성조기 미군 마크'를 득템하면 부대 마크에 대한 애착이 남다를 수밖에 없고, 스스로의 노력으로 군인이 되겠다는 꿈을 성취한 신병들이라면 사기가 높을 수 있다.[23]

6.2. 사회에서 실패한 이들이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곳이다?

독일,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취업난에도 모병률은 처참하다. 3D업종엔 사람을 못구해 외국인 노동자 쓰는 실정인데, 한국에서도 원하는 직장이 아니라며 '그냥 쉰다'는 '자발적 구직 포기자'들이 2024년에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고 한다. 가까운 공장조차 힘들 것 같다고 기피하여 중소기업에서는 구인난을 겪고 있는데, 그 청년들이 알고보니 외딴 오지에 있는 군대에 환상을 가지고 몰려가는 일은 벌어지지 않고 있다. 심지어 노숙자들은 취업을 연계시켜준다는 노숙자 쉼터도 거부하며 그냥 노숙 생활을 하면서 무료 급식소에서 이밥에 고기국을 먹으며 살고 있기에 '먹고 살기 위해' 군대에 가던 전근대 시대와는 달라진 것이다.

사람마다 적성이 존재하고 직업 역시 적성을 타는데, 특히 군대의 '사회와의 단절'이라는 페널티는 특출난 적성이 아니면 버틸 수가 없다. 당장 입영대상 남성들이 사회에서 출퇴근이 가능한 사회복무요원, 하다 못해 상근예비역만 되어도 기뻐하는 경우가 많다. 똑같이 착취당한다고 해도 '사회에서 출퇴근 복무'라는 메리트 하나만으로 이렇게나 열광하는 것이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복무기간이 2배 더 길고 업무강도도 빡세지만 '출퇴근 복무'를 시킨다면 병역기피로 악용될 우려가 있어 '합숙'을 시키는데, 그만큼 '사회와의 단절'이라는 군대의 특성은 적성에 맞지 않으면 힘들기에 군인은 알바처럼 잠깐 돈 벌겠다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닐 수 있다. 반면에 사회와의 단절이라는 패널티를 버틸 수 있는 사람이 별로 없긴 하나 당장 먹고 살기 급급한 상황에서 군대가 아니면 다른 선택지가 없을 경우 결국에는 군대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자위대 입대에 대해 야쿠자 다음으로 사회 밑바닥이라는 인식이 생긴 게 아니다. 즉 먹고 살아야 한다는 인간의 생존본능의 문제를 무시하면서 까지 사회와의 단절 문제가 대두된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다만, 2018년 아베의 총리 시절 연설에서 "오늘날 국민의 90퍼센트는 자위대를 존경하는 마음으로 인정하고 있다"는 구절이 나온다. 물론 아베도 "자위대의 존재는 한때 엄중한 감시의 대상이 되어 왔다"고 하나, 이것은 사회 하류층이라서가 아니라, 2차대전 전후에 일본이 나라가 절단날 뻔 했기에 군대 자체가 악으로 취급되어 당시 교사가 자위대를 살인자 집단으로 불렀다는 증언까지 있었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그랬기에 자위대원이 되겠다면 "할 짓이 없어서 그런 나쁜 일이나 하냐?"는 의미에서 야쿠자에 비유될 정도로 나쁜 인식이 있었던 것이지, 단순히 사회 밑바닥이라고 무시당했던 것은 아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단순히 하류층이라고 멸시를 당한다면 노가다 인부들이나 청소, 배달 등 하류층들이 많이 종사하는 일이 넘쳐나는데, 유독 자위대만 차별받아야할 이유는 없으며 현대사회에서는 그렇게 직업을 멸시하는 사람이 멸시를 당하곤 한다. 특히 자위대는 동일본 대지진에서도 많은 구호 활동을 해서 인식이 대폭 올라갔는데, 본인이 죽을 뻔한 상황에서 소방대원이나 자위대원이 나타나 구해주면 생명의 은인으로서 고마워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므로 자연재해가 많은 일본에서 적극적인 구호활동을 펼치는 자위대에 대한 인식은 꽤나 좋아졌다. 그러나 정작 자위대원으로 입대한다고 할 때의 인식은 여전히 좋지 않다. 프리터로 살지 자위대원이 되려는 사람은 별로 없는 이유는 프리터는 쉽고 자위대원은 위험하고 어렵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자위대로의 입영이 어렵다고 느끼는 이유 역시 야쿠자처럼 직업으로써 종사하기에는 3d라는 인식이 크게 작용한다. 현대 일본 창작물에선 한심한 주인공을 주로 니트족이나 프리터로 표현하는 경향이 있으며(도박묵시록 카이지 등) 굳이 자위대원을 폄하하는 묘사는 보기 힘들긴 하다. 그러나 대중을 상대로 하는 공개적인 매체에서 타 직업과는 달리 자국 군인을 희화화하는 것은 웬만하면 꺼려지는 게 일반적이다.

6.3. 가난한 사람들만 군대에 가게 된다?

원론적으로는 맞는 말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고급 장교를 제외한 군인은 기피직업이었기에 상류층들은 예나 지금이나 특별한 이유 없이는 절대 목숨이 걸린 최전방에서 구르려하지 않는다. 징병제 하에선 원칙적으로는 부유한 집안의 청년도 가난한 집안의 청년도 결격 사유가 없으면 강제로 입대를 해야 하므로 표면적으로는 모두가 군대에 가게 되므로 일견 공평해보인다. 그러나 징병제 또한 사회적 신분에 따른 불평등은 여러 방면으로 존재한다. 점차 나아지고 있다고는 해도 현재 대부분의 국가에서 여러 현실적인 문제들로 인해 양극화를 더욱 부추기는 형태로 징병제를 운영하고 있는 반면, 모병제는 징병제와 달리 태생부터 양극화 완화를 염두에 두고 시작한 제도이므로 현 시점에선 통상적으로 모병제보다 징병제가 가난한 사람에게 더 불합리한 제도라 볼 수 있다.

세계 최초의 모병제는 슬럼화와 부의 양극화를 막기 위해서 도입된 것이다. 고대 로마는 당시 오랜 원정으로[24] 청년실업이 심각했는데, 가이우스 마리우스의 군제 개혁으로 청년일자리가 생기니 소득 양극화 해결에도 청년층의 정치적 지위 상승에도 군 주둔지의 경제 발전에도 도움이 되었다. 이게 반도 국가이던 로마를 제국으로 성장시킬 동력원이 되었다.[25]

미국의 경우 1970년대 후반 석유 파동으로 경기가 어려워 일자리가 감소하다보니 질 좋은 일자리를 공급할 필요가 있었다. 이에 미국 정부는 모병제를 실시해 군인들을 제대로 대우를 해주는 대신 훈련 강도를 높였고, 이에 따라 미군 병사들의 숙련도는 올라갔고 실업율은 낮아졌다.

월남전 사령관이었던 크레이튼 에이브럼스은 전투력이 떨어지는[26] 하류층은 최전방으로 보내지고 전투력이 높은[27] 고위층 자제들은 후방에서 놀았던 주제에 월남전 참전용사라고 꺼드럭대는 상황을 인식하고, 순환복무 제도의 초석을 만들었다. 그리고 하급장교 시절(월남전 당시) 이런 일을 직접 겪고 분노한 콜린 파월은 참모총장이 되자 월남전 당시 0.7%에 불과했던 후방 부대 군인들의 파병 비율을 걸프전 때 40%대까지 올렸다. 이 순환복무제도는 당시 미군이 모병제였기에 제 기능을 발휘했다.[28] 모병제든 징병제든 고위층 자제들은 실제 전방에 나가는 사례가 드물다.[29]

즉 징병제건 모병제건 가난하고 별 다른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최전방이나 격오지 전투부대로 끌려가지, 능력이 있거나 부모 빽이 든든한 사람들은 대부분 후방으로 빠져나간다. 부의 재분배나 계층 이동의 여지가 있는 모병제와 달리 징병제는 사회의 양극화를 부추길 뿐이다. 그러나 병역비리로 빠져나가는 것은 민주주의가 확고하게 뿌리내리고 국민들의 감시가 강해질수록 어려워지고 줄어들기는 한다. 상류층들이 전투 병과가 아닌 기행 병과로 빠지는 사유가 빽으로 인한 사례도 있긴 하나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상류층은 주로 기행 병과로 빠지는 편이다. 이는 상류층일수록 평시는 물론 전시의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정보의 불균형과 합법적인 편법을 이용해 편하고 안전한 부대로 빠질 요건을 충족하기 쉽고, 또한 양질의 교육을 받고 학력이 좋다 보니 머리를 쓰는 보직이 많은 후방 기행 분야로 배치받는 것이다.[30]

그러나 이 문제의 핵심은 상류층들이 기행 병과로 가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후방으로 빠진다는 것이 문제다. 전방이라고 무식하게 힘쓰는 보직만 있는 것이 절대 아니다. 오히려 전방일수록 절대적으로 학력 좋고 머리 좋은 고급 인력의 충원이 절실하다.[31] 위에서 예시로 든 월남전 또한 능력이 좋아도 빽이 없는 하류층 출신은 대부분 전방으로 끌려갔으며, 후방 배치는 개인의 능력보다는 빽이 더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32] 상류층이라는 이유만으로 후방으로 빠져야 할 이유는 그 어디에도 없지만 현실은 소수의 상류층들이 소수의 후방 기행 병과를 독차지한다. 이런 현상은 월남전뿐만 아니라 이전부터 쭉 일어났던 현상이며, 전쟁 기간동안 상류층 자제들을 위한 편안하고 안전한 피난처 겸 군 복무의 명예를 안겨주기 위해 창설된 후방 부대들을 남북전쟁 당시 상류층들로 구성된 부대였던 실크 스타킹 부대라 칭하는 멸칭이 존재했을 정도다.[33]

물론 이런 식으로 상류층 자제들이 합법적으로 후방 기행 병과로 빠진다고 해서 상류층 개인에게 책임을 물을 방법은 없다.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한 것이 아닌 이상 후방에서 안전하게 복무한 것도 어찌됐건 군인으로 복무를 한 것이기 때문. 그러나 위에서 말했듯 합법적으로 후방으로 빠지는 것 또한 능력보다는 덜하더라도 빽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에 사회적으로 큰 문제이며, 아무리 후방 기행 병과 또한 전쟁에서 중요한 역할이고 나름대로 고생을 한다 해도, 가장 중요하면서 힘든 역할은 결국 최전방에서 목숨걸고 싸우는 전투병이 맡는다. 그리고 그 전투병은 징병제나 모병제나 빈민들이 채우는 게 현실이다. 빽이 아니더라도 양질의 교육과 의료 서비스를 통해 합법적으로 후방 기행 병과나 병역 면제로 쉽게 빠질 수 있다는 것 자체도 부모빽이고 신분제 시절 귀족적 특권과 크게 다를 게 없다.[34] 그러나 상류층이 아예 병역 자체를 하지 않는 모병제보다야 징병제가 그나마 상류층이 병역을 수행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징병제가 나은 면도 있는 게 사실이다. 게다가 우리나라만 보더라도 과거에 비해 사회 전반에 있어 민주주의의 확고한 정착과 함께 정보매체의 발달로 인해 국민들의 감시 및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수단이 많아지고 여론이 강해지면서 상류층의 병역 면탈이 까다로워졌다는 것도 사실이다.

가난한 사람만 군대에 간다는 생각은 모병제 시행에 대하여 부정적인 입장의 상당수를 차지한다. 다만, 모병제의 도입이 빈곤층에게 ‘대학다니며 알바해서 학비 처리하기’ or ‘군대에서 몰아벌어 해결하기’라는 선택권을 제공한다고도 볼 수 있다. 징병제는 일반적으로 그러한 선택권조차 제공해주지 않는다. 월남전 당시 후방에서 놀고 먹던 상류층 자제들이 전후 자신들도 참전용사였다고 꺼드럭댔던 것처럼, 아무 보상도 없이 최전방에서 목숨걸고 싸운 이들에게 유일하게 주어진 명예마저 무임승차로 훔쳤다고 볼 수도 있다. 모병제보다 징병제에서 양극화가 더 심화되고 선택의 여지조차 주지 않으므로 하류층 입장에선 모병제보다 징병제가 훨씬 더 가혹하게 다가온다고 볼 여지가 존재한다.[35] 그래도 최전방에 복무하는 이들에 대해서 그만큼의 추가적인 보상이나 혜택을 부여하는 식으로 명예를 지켜주는 게 가능하며,[36] 상류층이 병역 자체를 전혀 하지 않는 것과 하는 것은 큰 차이이기에 모병제에 비해 징병제가 가난한 사람만 가는 군대를 방지한다고 볼 수도 있다.

유시민은 모병제 관련 토론에서 모두가 공평하게 힘든 일을 해야 한다면 자본주의를 할게 아니라 공산주의를 해야하는게 마땅하다고 주장하며 가난한 사람들만 군대에 가게 되면 불공평하다는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한국 사회에는 막노동 등 고되면서도 대우받지 못하는 직업들이 넘쳐나는데, 이런 업무를 징용해서 처리하는 나라가 바로 북한이며, 조선인민군의 건설부대는 군인이라는 신분을 달아준 막노동꾼인 것은 맞다. 그러나 애초에 북한은 노동에 대한 대가를 전혀 지급하지 않는다. 징병제 국가 중 2024년 현재 최상위권의 병 급여를 지급하는 우리나라나 역시나 징병제 국가 중 병역에 대해 분명한 보상을 지급하는 이스라엘 등의 선진국 징병제 국가와 비교하기는 어렵다. 이미 한국 언론에서 공개된 결혼 정보업체 회사의 등급표에서는 고소득직과 저소득직을 구별하여 등급을 매겨놨는데, 막노동은 등급에서 찾기도 힘들 정도이니 가난한 사람들만 특정 직종에 몰리는게 불합리하다고 생각되면 공산주의가 적합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정작 공산주의도 결국 빽으로 좋은 일자리에 배정받곤 하니 상류층이 편한 일을 독점한다는 부작용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한계는 가난한 사람들만 군으로 몰리고 상류층은 병역 자체를 아예 하지 않는다는 모병제의 문제와 다를 바 없다. 즉, 앞서 주장한 유시민의 발언은 현실 사회에서 공산주의의 내재된 모순을 고려하지 않은 단편적인 생각이다.

6.4. 돈이 목적이므로 사기가 떨어진다?

범죄현장에 의무경찰과 직업경찰을 보내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듬직할까? 전역을 기다리는 의무경찰과, '승진'이 목표인 직업경찰은 마음가짐이 다르다.

훈련부터 그렇다. 예비군들에겐 부과된 훈련시간 채우고 집에 가는 것이 목표이기에 최대한 몸을 사린다.[37] 하지만 모병제 군대의 훈련은 일반 직장처럼 '진급'과 '월급'이란 동기부여가 있으니 누가 갈구지 않아도 다들 스스로 열심히 한다. "모집된 경찰관/소방관/군인이 된 사람들은 그저 돈을 받으려고 지원한 것 뿐" 이라면 부잣집 출신들은 경찰이나 소방관을 안하려고 하고, 경찰관/소방관/군인은 국민들의 안전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하지 않을 것이고, (범죄, 화재, 전쟁)현장을 보면 죽을 생각은 없다며 기피할 것이다.

한국군은 베트남전 당시 월남으로 보내는 인력은 최대한 자원으로 보냈다. 사고를 친 인원을 영창과 파병 중에 선택하게 만드는 일은 실상과는 거리가 멀다. 당연히 파병 인원의 대부분이 병 신분의 의무복무자들이었다. 당시 한국인들은 한국전쟁을 끝낸지 얼마 안된 시점이라 반공 정서도 강했고, 이제 국제사회로 나가야 한다는 열망이 강했던 시기였다. 의무복무병들 중에서 원하지 않게 파병을 가게 되었더라도 급여가 상당했기에 만족하고 최선을 다했다는 증언도 있다. 당장 현대 한국도 해외 파병에는 100% 자원으로만 보내는 마당인데, 전역만 기다리는 징집병을 해외파병하기는 어렵다. 미국은 본인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징집병들을 베트남으로 보냈고,[38] 한국같은 개발도상국 기준으로 상당했던 급여도, 미국인 기준으로는 푼돈이나 다름 없었기에 '내가 왜 이런 곳에서 죽어야 하냐'며 프래깅이 빈번하였다.

6.5. 문민통제를 하기 힘들어진다?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물론 징병제 실시가 곧 문민 통제는 아니다. 예를 들어 미얀마는 병사만 징병하며, 장교들은 자신들만의 사회를 만들어 일반 국민들과 섞여 살지 않는다. 이로 인해 미얀마는 군부의 내부 분열이 일어나기 어려운데, 이는 병사부터 장교까지 징병하는 대한민국은 문민 통제에 도움이 된다는 반증이다.

통신 기술의 발달이 문민통제를 더욱 수월하게 했다는 점도 있다. 2차대전이나 그 이전의 역사를 예시로 징병제와 문민 통제의 관련성을 부정해 봐야, 현대와는 전혀 상황이 맞지 않는다. 사실 부대 내 공중전화가 설치된 시점에서 이미 내부 고발은 쉽게 이루어지고 있었고, 오늘날과 같이 문자 하나면 병사 개개인이 외부와 소통할 수 있는 상황에서 쿠데타를 꾀하는 것은 목숨을 건 도박이다.

그러나, 징병제를 폐지할 경우 위의 서술은 모두 물거품이 되어버린다. 직업군인들이 자신들만의 세계를 갖는데 무엇을 위해서 목숨걸고 내부 정보를 밖으로 유출시키겠는가? 물론 일부 양심있는 장병은 자신의 앞날을 포기하면서까지 문민통제를 위해 희생할지도 모르나, 당장 우리나라도 의무 복무중인 장병들이 정보를 유출한 경우가 대다수다.

6.6. 돈이 많이 든다?

6.6.1. 징병제보다 돈이 적게 든다

징병제는 사회에서라면 학습, 생산, 소비활동을 했을 사람들을 병영에 묶어놓는다. 징병으로 발생하는 많은 비용을 고려한다면 사회 전체가 부담하는 비용은 징병제가 더 클 수도 있다.

모병제를 하는 미군에서는 모든 비전투용 소모품은 개인이 구매하도록 하고 또한 기지 안팎의 각종 사역은 웬만하면 PMC가 담당한다. 전투복이나 개인용품은 훈련소 때 초도 보급만 하고 이후는 병사가 알아서 구매해야 한다. 미군 PX와 BX가 물품이 다양하고 일과시간에 늘 열려있는 것도 피복류와 위생품은 사서 써야 하기 때문이다. 권총도 의외로 미군 규정에 분대장 이상 지휘관(자)부터 보급을 하는 것이다. 사병은 거의 PX에서 구매한 것 이외에는 몰래 쓰는 거다.

6.6.2. 징병제보다 더 많이 들 수도 있다

한국 상비군은 36만 5,000명을 포함해서 50만 명은 유지해야 하고, 이와 별개로 장비는 계속 좋은 걸 구입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인건비[39]를 미군 수준에 맞춰서 지급한다면 최소 40조 원이 지출된다. 또한 무기나 장비는 도입만이 아니라 유지보수 비용도 들어간다. 때문에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균형을 맞출 국방력을 갖추려면 유지보수 비용과 신무기 도입비까지 포함해서 최소 60조 원 이상은 필요하다. 또한 중국과의 전면전까지 염두에 둔다면 미국의 지원이 도착할 때까지 버텨야 하므로 더 들어갈 수 있다.

6.7. 병역자원의 학력이 낮아진다?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징병제가 학력이 더 높을 수 있기는 하지만 반드시 맞는 말은 아니다.

군 내에서도 전략을 짜고 지휘해야 하는 장교들은 사관학교나 대학 졸업 후 장교 양성 과정을 수료한 엘리트 계층이 담당하고 있으나, 시키는 대로 복종하기만 하면 되는 사병에게는 높은 수준의 학력이 요구되지 않는다. 실제 과거 전반적인 학력 수준이 낮았던 시절이라고 사병 역할을 하는데 특별한 문제가 있지 않았다.[40] 이건 의대생들에게 의무기간동안 응급 소방대원을 시키다가 폐지되니 학력 저하 운운하는 것과 같다. 응급 소방대원은 기본적인 응급처치 기술 정도만 익히면 되지, 굳이 의과대학 수준의 전문지식까지 갖출 필요는 없다. 물론 갖추어서 나쁠 건 없지만,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전시에 병 숫자가 모자랄 때는 훈련소에서 속성으로 교육시킨 뒤 총만 쥐어주는 형태로 전장에 내보내기도 하는데, 전투기 조종사는 절대 이런 식으로 할 수 없다. 한국의 전반적인 학력 수준이 높은 것은 한국인들 전체의 학력 수준이 높기 때문이다.

6.8. 군인들의 전투력이 약하다?

전투력은 훈련도, 장비, 동기부여, 군복무 보상 유무 등에 영향을 받는다. 되려 개인 전투력은 징병제보다 강할 수밖에 없는데, 프랑스 외인부대의 경우 턱걸이 10개 + 맨몸으로 25m 이상 수영을 할 수 있어야만 입대가 가능하며 총 지원자 중 8할 정도가 프랑스 외인부대를 지원해서 탈락한다. 모병제 군인들의 전투력이 약하다면 이 탈락자들은 뭔가?

6.9. 전역도 자유롭다?

모병제도 의무복무기간 중이나 전시에는 마음대로 전역할 수 없다. 모병제는 입대자와 군부대가 상호 계약을 하고 입대가 성사되는데, 그 계약에는 계약기간이 있다. 훈련병이나 사관생도 기간은 계약기간에서 제외시키므로 마음대로 나갈 수는 있지만, 이등병 또는 소위가 된 후에는 계약기간을 다 채워야 제대할 수 있다. 모병제의 진정한 의의는 군대가 싫다는 놈을 입대시키지 않는 것이기에 훈련병 또는 사관생도 기간을 통해 해당 인원의 적합 여부를 판별한 후 계약을 시작한다.

게다가 군대는 최종 복무계약을 할 때 최소복무기간을 둔다.[41] 이때는 거하게 사고를 쳤거나 군복무가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한 부상으로 제대를 했을 경우를 제외하고는 중간에 전역이 불가능하다. 굳이 군대만이 아니라 정규직의 경우 대부분 계약기간이 존재한다.모병제에서의 최소복무기간도 이와 같은 개념인데, 그래도 민간영역에서는 상부에 설득하면 실질적으로 퇴사가 가능한 경우가 많지만 군대는 특성상 중도 자진 사직이 매우 어렵다.

게다가 복무기간이 다 끝나도 스톱 로스가 떨어지면 강제로 복무연장된다.[42] 하지만 의무복무 기간이 지난 복무연장자[43]나 장기복무자는 본인이 원하면 언제든지 전역할 수 있는 것은 징모 마찬가지다.[44]

다만, 이는 '합법적인 퇴직'에 한해서 일반 직장에 비해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일 뿐, 징병제와 비교하면 훨씬 자유로운 것은 사실이다. 일례로 한국에서는 24시간 옆에 붙어서 괴롭히는 고참들에 대해 소원수리를 쓰고 별짓을 다해봤지만 돌아오는 건 더 가혹한 보복이었다면서 도저히 벗어날 방법이 없었다며 자신의 몸에 불을 질러서야 겨우 군대를 탈출한 사례도 있을 정도지만, 당장 주한미군 기사 검색해보면 미국 기념일에 거리에서 폭죽 터뜨리며 소란을 일으켜 본국으로 추방당해 '불명예 전역'당한 미군 기사가 있는 등 외출이 비교적 자유로워 그냥 밖에 나가 소란만 일으켜도 쫓겨날 위험이 있는 미군과는 비교 불가다. 물론 애초 미군은 돈 벌려고 온 사람들이니만큼 불명예 전역당하면 연금을 못받으므로 꽤나 페널티이긴 하다.

반대로, 프랑스 외인부대 같은 경우 초기 훈련 4개월 동안은 언제든지 짐 싸서 나갈 수 있다. 하기 싫다는 사람 억지로 붙들어봤자 내부 불만 세력이 되지 전투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일단 쏠닷으로 임관하면 그 시점부터 최소복무기간 5년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되며, 쏠닷을 달고 나서 최소복무기간을 채우지 않고 그만둘 경우 비원대복귀로 간주하여 추격한다.

다만 이는 탈영인 경우고, 개인적인 사정상 도저히 못할 것 같은 사람을 붙들어매는 것은 아니다. 심지어 외국인 용병의 경우는 본국으로 휴가 떠나서 아예 안돌아오는 식의 탈영을 하는데, 이미 휴가가기 전에 짐을 싸는 등 징조가 있어도 암묵적으로 용인되곤 하기에 딱히 부대에서 사고치고 도주한 게 아닌 이상은 그냥 놔주는 경향이 있다.[45] 프랑스 외인부대도 명색이 정부의 정규군인데, 개인적인 사정으로 도저히 못하겠다고 읍소하는 사람은 놔준다. 프랑스는 한국에서 군복무를 거부한 청년 이예다에게 난민 자격을 부여한 나라다.[46]

6.10. 병영부조리가 없어진다?

다소 줄어들 가능성은 높지만 뿌리 뽑힐 가능성은 희박하다.[47]

하다 못해 명문대에서도 신입생 환영회라는 이름의 가혹행위가 존재하고, 2023년에도 의대 교수가 전공의를 쇠파이프로 폭행하여 논란이 되거나 정규직 직원이 계약직 직원에게 가혹행위를 하다 논란이 된 사례들이 많다. 2021년에 의무경찰 구타사건이 또 발생 혹은 2022년 들어서 3월초까지 현직경찰 4명이 자살하여 조직문화 쇄신이 필요하다는 기사가 나올 정도로 경찰내의 부조리도 있다. 어느 직장이든 부조리는 있다.[48]

따라서 병영 부조리가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질문을 바꿔서 병영 부조리가 줄어드는가?라고 한다면 의무경찰 부조리 수준에서 직업경찰 부조리 수준으로 줄어들 수는 있을 것이다. 즉, 줄어드는 경향이 있기는 하나 모병제 군대 역시 징병제와 별다를 바 없는 부조리가 여전히 남아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징병제나 모병제나 상부의 부조리 해결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라고 봐야 한다.

분명 군대를 직장으로 택한 사람이라면 책무와 책임감부터 달라지는 만큼 처벌 역시 다르게 이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복무의지와 병영부조리의 발생을 같은 선상에 놓고 따질 수는 없다. 사회에서도 제 발로 직업을 찾아간 사람들도 직장 내에서 부조리를 겪는다. 간호사들이 억지로 일을 하느라 책임성이 부족하고 근무의지가 없어서 상대에게 태움 같은 짓을 벌이는 게 아니다. 오히려 본인이 선택한 이 길에 대한 책임성과 근무의지를 증명시키기 위해 벌인다고 항변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직업군인들은 함부로 괴롭힘을 할 수 없지만, 괴롭힘이 100% 사라질 수는 없다.

부조리가 심해지는 것은 일반적으로 그에 대한 무관심과 피해자에 대한 보호가 없어 일을 키운 데다가 관리자가 미연에 막지 못한 점 때문이다. 막말로 직업경찰들더러 의경들처럼 생활하라고 하면 그들이 의경이 행하던 부조리를 행할 것이다. 자위대도 병사들과 미혼 부사관은 내무생활이 원칙인데, 이들에 의해 온갖 병영부조리가 시행되었다는 점을 보면 틀린 것도 아니다. 부조리 심화 여부는 피해자에 대한 보호 여부에서 나온다.

애초에 평범한 직장이나 학교 내 괴롭힘도 근절되지 않는 마당에 병영 부조리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교묘한 정신적 괴롭힘이야 훈계 목적이었다고 하면 법적 처벌 기준이 애매해지고, 특히 군대는 군기가 필요하므로 어느 정도의 갈굼은 허용된다. 결정적으로 가해자에 대한 법적 처벌이 미비하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49]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자가 보호 받거나 도망칠 곳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50]

징병이건 모병이건 선임, 상급자들에 의해 '넌 어차피 도망칠 수 없다'는 점이 악용된다면 누구도 버틸 수 없다. 일반 직장에서도 어쩔 수 없이 생계를 위해 일해야 하므로 가혹행위를 참는 사례도 많은 것처럼 모병제 또한 마찬가지인 것이다.[51] 다만, 징병제와 달리 모병제에서는 '불명예 전역'[52]이라는 도망칠 수 있는 최후의 선택지라도 있어 징병제인 러시아에서 벌어진 후임 다리 절단 사건[53]이나 한국의 윤일병 구타살해 사건 수준의 선을 넘는 가혹행위엔 불명예 전역 카드를 꺼내들어 뒤집어놓을 여지가 있어서인지[54] 미군보다 문제가 많아보이는 일본 자위대조차 딱히 후임이 가혹행위를 당하다 못해 결국 맞아죽었다는 사례는 찾기 어렵다.[55]

애초에 모병제 국가라고 부조리에 동조하는 병사가 없고 은폐하려는 간부가 없을까? 국군만 해도 병사들은 모르는 간부들만의 사회는 지금도 존재한다.[56] 결국 군대를 떠나도 사회에서 새 인생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면 모를까,[57] 그런 것도 없다면 굳이 불명예 전역을 각오하면서 뒤엎기를 할 이유가 없다. 따라서 모병제의 근무환경이 더 가혹하다고 볼 수는 없어도 동시에 그 안에서 부조리가 없다고 할 수도 없으며, 이를 감내하는 군인의 심정 역시 다르기에 부조리가 징병제보다 덜 하다고 볼 이유는 없다.[58] 왜냐하면 사람은 막상 본인이 부조리를 없앨 위치가 되면 간사해지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병영부조리는 상급부대의 감시가 소홀할 경우, 소규모 독립부대의 지휘관이 진급과 장기복무에 목을 매지 않을 경우 징모에 상관없이 발생하기 쉽다. 변두리의 소규모 독립부대의 지휘관들은 본인이 지휘관 자격으로 첫 발령을 받은 게 아닌 이상 대부분 복무의지를 상실한 경우가 많다. 전역 이후의 직장에 걱정, 대비하며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아 병사들에 대한 감시에 소홀하여 자기 보신하기 바쁜 경우가 많다.[59] 지휘관은 그저 시간만 때울 뿐이고, 직업군인들도 어차피 제대확정이라 쫒겨나듯 배치 받은 곳이니 아무것도 모르고 온 전입자나 신병을 대상으로 심심풀이용 병영부조리를 벌이는 것.

미군도 2011년 두 명의 중국계 병사가 자살한 적이 있을 정도다.[60] 더욱 놀라운 건 이 사건에 대해 별다른 처벌이 없었다는 것. 물론 미군에서는 21세기 들어서는 딱히 한국 수준의 후임 구타살해 사건은 사례가 찾기가 쉽지 않으며,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자살 정도만 보고될 정도로[61] 과거 징병제 시절에 비하면 가혹행위가 눈에 띄게 줄어들긴 했다. 한국의 모병론자들은 주로 미군을 예로 들지만, 타 모병제 국가에서 가혹행위 사례가 발생하는 만큼 모병제로 전환했다고 끝이 아니고 국민들의 관심과 상급 부대의 개선 의지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점에서 모병제는 유리한 면도 있는데, '가고 싶은 군대'를 만들어야 하기에 모병광고를 하는 만큼 가혹행위 등이 언론에 보도되어 이미지가 나빠지면 모병률이 떨어지므로 높으신 분들의 개선 의지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군인에 대한 대우만 좋아져도 부조리가 사라질 거라는 얘기도 있으나, 이에 대한 반박으로 중국 인민해방군을 포함한 역대 중국군을 들 수 있다. 역대 중국군은 군입대 경쟁률이 높기에 아무나 못 들어가고, 군대에 다녀오면 사회적으로 대접받음에도 상당수 부대에서 병영부조리와 군납, 군수비리가 성행하고 있다. 단순히 좋은 대우를 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사는데 누구나 마찰이 있고 단체생활에서는 왕따가 생기는 법이다. 이런 상황에 제일 중요한 것은 군대의 자정능력과 사회의 관심. 이 두 가지가 없다면 그 어떤 대우를 해줘도 부조리가 결코 사라지지는 않는다. 병영부조리의 척결은 모두의 관심이 끊기지 않을 때 이루어진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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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국은 평시에는 모병제로 운영해 왔지만 남북 전쟁 때부터 큰 전쟁이 터질 때 마다 징병제를 시행해 왔고 냉전 체제가 시작된 이후로 징병제가 부활하여 1970년대 초반까지 유지되었는데, 베트남 전쟁 이후 징병제를 폐지했다. 다만 전시 상황을 대비해 Selective Service System을 실행하고 있다.[2] 중국은 법적으로는 징병제지만 실상은 모병제이며, 징병 대상이지만 본인이 원하지 않는 일반인들은 전시에만 동원되는 민병으로 규정되어 있으며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입학 초기에 간단한 훈련을 거치고 대학교 수업에 한 학기의 기초적인 군사학 수업을 받는 것을 보편적인 병역 의무로 규정한다. 훈련도 한국의 사설 해병대 캠프처럼 군기잡기, 퍼포먼스 수준이고 수업도 시험만 합격하면 되는지라 진지하게 뭔가를 배우는 학생은 없다. 게다가 중국 국민들은 개혁개방 이후로 군대에서 하는 고생을 더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3] 2011년 7월 부로 모병제로 바꾸었지만, 전시 등 사정이 급박할 때 징병제로 바뀔 수 있다.[4] 인도는 징병 인력이 넘쳐나는 데다가, 민족의 다양성, 지원병의 자질 등을 고려하여 여차하면 방침을 바꿀 수 있다는 독일과는 달리 아예 징병제를 시행하지 않는다.[5] 또한 국가 경제에 필요한 노동 인력과 교육의 기회를 빼앗긴다는 인식도 커졌다.[6] 만약 용병이 어떤 나라의 정규군으로 소속된다면, 그 사람은 모병제에 따라 입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로디지아군 등지에서 이런 사례를 찾을 수 있다.[7] 또한 모병제 시 군은 경찰공무원, 소방공무원 집단과 유사한 방식으로 운영된다. 경찰관, 소방관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모병제에서 병사들은 스스로 군인이 되었으므로, 불평등 논란이 없다.[8] 징집병들이 의무복무기간을 끝내도 본인 의사에 따라 남거나 아예 처음부터 직업군인 병사로 받아주는 식이다. 대표적으로 징병제 시절의 미군이나 독일군, 북유럽식 징병제 국가들이 있다.[9] 그러나 현재는 병력수급 문제가 워낙 심각하다 보니 선진국 모병제 국가들 거의 전부가 중년 연령 대에서도 신병 입대를 허용하고 있다.[10] 미군의 경우, 최소 복무 기간만 맞추면 학비 혜택을 주기에 대학 학비를 벌기 위해 의무복무 기간만 채우고 전역하는 군인들도 상당하다.[11] 이 경우 군인으로서 받을 수 있는 여러 혜택을 노리는 경우가 많다.[12] 선진국이 모병제로 전환하는 건 이 때문이다. 이와 같은 추세에 일부 군국주의자, 보수주의자, 공화주의자들은 공공성의 약화 등의 논지로 비판하기도 한다.[13] 세금은 빈자에게는 적게, 부자에게는 많이 거둬야 한다. 징집도 일종의 세금이라서, 군대가 체질에 맞는 사람부터 고용해야만 국민의 행복을 최대로 할 수 있고 나라도 효과적으로 다스릴 수 있다.[14] 미군이 그동안 자군보다 많은 인력을 확보했다는 사실은 인적자원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당장 미국도 전면전 상황에서는 자동으로 징병제로 전환하는 제도를 가지고 있다.[15] 육체노동, 맘껏 누리기 어려운 사생활, 다칠 수도 있는 훈련, 전쟁 터지면 맞이하게 될 죽음, 오지에 있어서 불편한 생활, 열악한 연봉 및 복지 등[16] 노르웨이, 핀란드, 스웨덴의 경우에는 과거의 징병제 시절 전체 군대에서 직업군인이 10,000명을 넘길까 말까한 수준이었는데, 모병제 전환 당시 유지된 인력이 딱 그 정도라 결국 러시아의 팽창과 인구 감소를 이유로 징병제로 회귀한 바 있다.[17] 미국도 병이 부사관으로 진급하면 월급이 팍 늘어난다. 그만큼 강한 책임감을 요구받지만, 그게 두려워 NCO로 진급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정도로 월급과 수당이 상당하다.[18] 이에 대해 징병제도 큰 차이는 없을 거라는 주장도 있으나 선진국 모병제 국가들이 고질적인 인력난에 시달리는 것을 보면 그렇다고 보기는 어렵다. 징병제든 모병제든 요구되는 만큼의 병력 수는 충족시켜야만 한다. 그에 비해 지원자가 부족하다면 충원율을 올리기 위해서 결국은 복지나 급여를 더더욱 높이는 수밖에 없다. 이는 결과적으로 인건비가 한도 끝도 없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이다.[19] 상대적으로 평화로운 나라라면 국방 강화 필요도 적어지니 자연스레 예산 편성 우선순위에서 밀린다. 그러나 평화시기인 만큼 민생과 문화에 투자하는 것은 당연하다.[20] 대책으로 군대에게 민간기업지분을 주거나 군영기업을 만들자는 말도 나온다. 그러나 그럴 경우 군부의 영향력이 강해지고 문민통제가 약화될 수 있다.[21] 당장 자위대도 병사 지원율을 높이기 위해 조후보생 제도를 통해 장기복무 인력을 따로 선별하고 있다.[22] 가령 독일 연방군에는 네오나치와 극우주의자들이 입대하여 KSK 중대 하나를 통째로 네오 나치의 소굴로 만들고 탄약과 폭발물을 빼돌리는 내란 행위를 한 적이 있다. 게다가 이들이 저지르는 가혹행위도 심각한 수준.[23] 의도된 멸시와 고통은 훈련과정이라 해도, 그 직후에 칭찬을 한다면 이는 긍정적인 효과로 나타난다. 그러나 이를 완전배제하고 그저 인격모독만 내뱉는다면 그냥 병영부조리다. "노답 쓰레기" "괴물아" 초급간부 인격 짓밟은 육군 대위 해당 기사의 대위는 내성적인 인물에게 변화를 요구하기 위해 별 생각 없이 내뱉은 말이라고 변명했지만, 그 '훈계'의 끝에 다독임이 없다면 단순한 인격모독이다.[24] 로마의 경우 이전까지 무장을 개인이 준비해야 했다. 그러나 전쟁이 잦아지고 길어지면서 일반 시민들은 전쟁을 준비하는 동안 결국 빚이 쌓여 대부분 빈민으로 전락한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로마가 정복한 곳에서 들여오는 값싼 곡물에 파산한 농민들은 그나마 일자리가 풍부한 로마로 계속 몰려왔다.[25] 문제는 이들이 퇴역하면 다시 빈민으로 돌아가므로 이들은 자기가 모시던 사령관에게 생계를 의지하는 수밖에 없었다. 가이우스 마리우스도 이런 식으로 병사를 사병화했고 그 절정은 바로 술라와 카이사르, 폼페이우스 등이었다. 이 문제는 아우구스투스가 황제가 된 뒤 퇴직금을 국가에서 돈으로 지불하게 함으로써 막았다.[26] 교육 수준이 낮고, 좋지 않은 환경 탓에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27] 교육 수준이 높고, 좋은 환경에서 온갖 케어를 받는[28] 후방에 있으면 제대로 진급을 못 해 군복을 벗어야 했는데, 후방의 상류층 도련님들은 군복을 벗어도 아쉬울 게 없었다. 그리고 아무리 군 고위직이라도 합법적으로 후방에 있는 상류층을 최전방으로 끌고 가는 것은 감당해야 하는 리스크가 컸다.(후방도 최소한의 병력은 필요한 데다 아예 후방에 주둔해야만 하는 보직도 존재한다. 고위층 자제들은 이런 이유로 후방에 있었다.)[29] 왕실이나 군인 출신 명문가처럼 가문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거나 케네디 가문처럼 정치에 뜻이 있는 경우같이 특별한 목적으로 자원하는 게 아닌 이상 이들이 전선에 투입될 일이 크지 않다.[30] 우리나라의 경우 상류층 자제들일수록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통해 공익이나 면제를 따내는 비율이 높은 것과 일맥상통한다.[31] 파일럿이나 군의관은 물론이고 전투 병과의 말단 장교들 또한 엄연한 고급 인력이며, 통신이나 군수같은 기행 병과도 후방이 아닌 전방 지역에 훨씬 더 많은 인원이 필요하다. 원래였으면 장교로 최전선에서 뛰었어야 할 인력들이 죄다 후방에서 노느라 극심한 하급 장교난에 시달린 미군은 결국 윌리엄 캘리같은 부적격자까지 장교로 임관시킬 수밖에 없었고 이는 결국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켰다. 그러나 상류층 자제라고 해서 100% 후방으로만 배치된 게 아니라 일부긴 하지만 전선으로 배치된 사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월남전으로 인해 늘어난 병력 만큼 그를 통솔할 장교 자원 수요 역시 늘어나고 있었다. 대부분의 상류층이 후방으로 빠져 나갔으나 전방으로 간 상류층이 소수나마 존재했으며 상류층을 통해서라도 고학력 인력이 수급되지 않았다면 실제보다 더 많은 부적격자가 전방에 장교로 배속되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은 사실이다.[32]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어찌되었든 자대배치를 할 때 해당 보직에서 써먹을 수 있어야 하는 만큼 같은 기행 병과라도 전방 예하대로 갈지 상급 부대로 갈지는 능력에 따라 갈리는 게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상대적으로 덜하긴 해도 빽도 요소 중 하나란 것은 이미 공공연하게 널리 퍼져있는 진실이다.[33] 부대의 구성원이 상류층 자제들이었다는 공통점만 있을 뿐, 실크 스타킹 별칭의 원조였던 뉴욕 7연대는 후에 실크 스타킹 부대라는 멸칭으로 불리던 후방 부대들과는 다르게 실전에 참전했었다.[34] 신분제 시절 귀족이나 왕족들도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지금의 상류층들처럼 사회적 지위나 능력을 이유로 합법적으로 후방 지휘부에서 안전을 보장받았다. 다만 당시에는 능력보다는 가문빽이 훨씬 더 중요했다.[35] 다만 50~60년대 당시 한국처럼 초등교육도 부실한 후진국 한정으로는 징병제가 의도치않게 기초 교육 기관의 역할도 병행하여 양극화를 줄이기도 한다.[36] 징병제를 시행하는 가장 큰 목적은 헐값으로 전방에 갈아넣을 머릿수를 채우기 위함이므로, 징병제 하에선 최전방에서 목숨걸고 싸운 인원들에게 그에 걸맞은 보상이나 명예가 주어진 적이(훈장을 수여받을 정도의 영웅적인 활약을 벌이지 않는 이상) 거의 없긴 하나 그렇다고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당장 이스라엘만 하더라도 전투병과 비전투병 간에 급여 차이가 존재한다. 우리나라 역시 급여가 헐값이라는 인식이 팽배했던 과거와는 달리 민주주의가 발달하면서 일반 병에 대한 급여가 2024년 현재는 징병제 국가 중 최상위권 수준으로 가파르게 오른 것을 고려하면 고생하는 만큼 혜택을 더 준다는 게 불가능하다고만 하기는 어렵다.[37] 다만 징병제의 경우도 더 고된 업무를 하는 인원에게 제도적으로 추가적인 혜택을 보장하는 방식을 통해 마음가짐이 변화할 수 있다. 예비군 훈련만 하더라도 조기퇴소라는 정책이 들어오면서 부지런히 훈련 받는 태도가 생겨났다.[38] 의외의 사실이지만 월남전 초기에는 파병 지원자들이 많은 편이었기에, 이들로 인해 통계만 보면 파병 자원률이 높았던 전쟁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높은 자원률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지휘할 초급 장교, 참모들, 그리고 이들과 기행 업무를 수행할 행정병들은 의무적으로 차출된 게 사실이다. 이들의 출신 성분은 대다수가 고학력자거나 능력은 출중하지만 돈이 없고 빽이 없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억지로 차출된 하층민 출신 엘리트들인 경우가 많았다. 반면 전방 파병률이 1%도 안되는 주방위군의 대다수는 소위 금수저라 불리는 지역 유지 이상급 부모를 둔 자제들, 유명 연예인, 운동 선수들이 차지하는 등 월남전의 고급 인력배치는 능력이 아닌 빽이나 사회적 명성이 핵심 요소로 작용했다. 하층민 출신 엘리트들은 현장에서 중책을 맡았지만 이들의 사기는 좋지 않았다. 다만 월남전 당시 미군의 전체적인 군 기강이 개판이 된 가장 큰 원인은 전쟁이 가면 갈수록 승기가 보이지 않는 상황, 국내외를 막론하고 팽배한 반전여론, 반공보다 북베트남이 외세와 투쟁하고 있다는 사고의 대세화, 동맹인 남베트남의 타락한 현실 등으로 인해 싸워야 하는 명분을 잃어버리고 무의미하게 희생당하고 있다는 인식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실제로 이렇게 강압적으로 월남에 차출된 엘리트들은 엄연히 장교나 기행병과 신분이었던 반면에 월남전 시기 미군 내에서 만연한 프래깅만 보더라도 전방 전투병이 상관에 대해 저지른 사례가 대부분이었다.[39] 급여, 감세 혜택, 학자금 지원, 취업 알선 등등[40] 그러나 반드시 그렇다고 보기는 어렵다. 군대는 기술직 병 역시 존재할 수밖에 없고 일반 보병도 소부대 전술 등 전술 습득 역량이 높을수록 좋은 것은 사실이다. 모병제 찬성자들은 징병제가 병을 오합지졸로 만든다 주장하면서 현대전에서는 병 하나하나의 전문성도 중요하다고 주장하지만 같은 이유로 모병제 병의 학력 문제를 지적하면 애써 외면하려 든다.[41] 최소복무기간이 존재해도 별 문제가 없는 이유는, 애초에 훈련소에서 다소 가혹하게 굴려 떠날 놈들은 빨리 걸러내기 때문이다. 그런 과정을 거쳐 가혹한 훈련소 테스트를 중도 포기 없이 통과해야 계약을 맺을 자격이 주어지기에 계약기간만큼은 스스로 지키려 한다.[42] 다만 이는 모병제의 장점이라 할 수 있는 스스로의 선택권을 무색하게 만드는 장치인 만큼 긍정적으로 보기는 어렵다. 결국 계약기간을 이행했음에도 나갈 사람을 붙잡아 둠으로써 모병제로는 요구되는 만큼의 병력수급이 어려워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43] 같은 신분 내에서의 복무연장 한정. 병사에서 간부로 전환하여 복무연장하는 경우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 한국의 경우 계약 조건에 따라 연장복무 기간 내에서는 자유로운 전역이 허락 안 되는 경우도 있다.[44] 애초부터 간부는 모병제다.[45] 단 프랑스에 입국할 때는 문제가 될 수 있다.[46] 단, 어디까지나 정석적인 복무 부적합 판정등의 절차를 밟아야만 가능하다는 것에 주의. 다짜고짜 탈영하면 프랑스 군법에 따라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47] 후임들을 알몸으로 묶어 놓고 성기에 불 붙이기, 훈련병을 실신할 때까지 폭행하기, 신병의 항문에 박격포 포신 삽입하기. 이게 다 모병제 국가인 일본과 영국에서 일어난 일이다.[48] 제28보병사단 폭행사망 사건 이후 한국에서는 모병제 전환을 통한 병 인권 및 복지개선을 이야기하지만 정작 군 간부들 간의 가혹행위가 병사들 간의 것만큼 심각하다는 건 모르는 사람이 많다. 자살자도 간부가 더 많고 사법처리 피해자도 대부분 하급 간부다. 가혹행위, 병영부조리를 근절하고자 한다면 애초에 가혹행위가 불가능한 체계를 세우는 해결책이 필요하다.[49] 괜히 미국에서도 어 퓨 굿 맨(미 해병들이 동료 해병 하나를 가혹행위하다가 죽인 실제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같은 게 나오는 게 아니다.[50] 당장에 끔찍한 고문을 당하다 죽은 윤일병 사건과 총기난사 사건인 530GP 사건도 윤일병과 김일병에겐 자신들을 괴롭히는 고참과 간부들에게 대항할 카드가 없다는 점이 컸다.[51] 물론 똑같은 부조리를 당해도 징병제가 더 힘들게 느껴질 순 있다. 실제 카투사 전역자들 중에는 저 미군은 돈이라도 받지, 난 최저임금도 못받고 고생한다는 생각에 더 힘들었다고 말하기도 할 정도다. 스스로의 선택으로 군대에 왔고 나중에 전역 후에 받을 연금을 생각하며 참는 미군보다는, 자신의 선택도 아니고 강제로 끌려와 별다른 보상도 없이 부조리를 겪고 참아야만 하는 상황이 더 힘들게 느껴질 수도 있다.[52] 연금을 못받는 등 페널티가 있다.[53] 후임을 무릎 꿇려놓은 채 무지막지한 폭행을 하고 일어서지도 못하게 하여 다리에 순환이 안되어 결국 절단했다.[54] 모병제인 영국에서는 신병이 고참의 가혹행위로 인해 트라우마에 걸렸다며 난리를 쳐서 전역한 후 그 고참을 고소하는 등 뒤집어 놓은 사례가 한국에도 보도되었는데, 그 고참은 징병제와 달리 '평생 직장'으로 생각하고 온 인물이므로 너무 선을 넘어 괴롭히면 후임이 도망쳐서 난리치면 자신의 앞길이 막막해질 리스크가 있어 통제가 된다. 고작 1~2년 있다가 나갈게 아닌 상황인지라 군대란 조직에서 잘 보여야 하기에 몸을 사리는 경향이 강하고, 어느 조직이든 윗사람들은 시끄러운 걸 싫어하는데 부대가 시끄러워지면 단단히 찍히기 때문이다. 사실 일반 직장의 가혹행위가 징병제보다 나은 것은 사람들이 갑자기 착해져서가 아니라, 아무리 돈을 벌려고 온 사람들이라도 윤일병처럼 억지로 치약 먹이고 이러면 못버티고 뛰쳐나가 고소하는 등 뒤엎어놓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55] 다만 자위대의 경우 창설이래 실 전투를 치른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순직자가 계속해서 나오는 것을 보면, 모병제로 인해 국민적 관심 및 화제가 되지 않아 부조리로 인한 사망 사례가 대두되지 않을 뿐 부조리로 인한 사망이 없다고 장담하기는 어렵다.[56] 국군 부사관들도 업무지시를 받기 위한 병과, 직별, 주특기별 단톡방 이외에도 (일단은 친목과 공지사항 전파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하사 단톡방이니 중사 단톡방이니 하는 게 있는데, 여기서도 선임에 의한 폭언은 흔한 일이다. 그리고 당연히 각 단톡방의 넘버원이 집합을 걸면 얄짤없이 나가야 한다. 부사관들의 전출입이 잦은 육해공군은 더러운 선임을 만나도 언젠가 다른 곳으로 발령나갈 '희망'을 가지기도 하지만 그 때가 언제일지는 모른다. 게다가 육군을 제외하면 대부분 규모가 작아 같은 병과,직별, 주특기간의 간부들 인맥도 빠르게 뻗쳐서 새로 전출간 곳에서도 왕따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병들의 부조리가 감시가 없는 곳에서 이루어지는 것처럼 이들 역시 으슥한 곳에서 비밀스럽게 이루어진다.[57] 다만 한국에서 군 전역자들 중에는 '군대를 생각하면 못할 것이 없다'며 사회에서 힘들 때는 군대를 생각한다는 전역자들이 많다. 웰빙족인 많은 일본에서도 취업 못한다며 알바나 계약직을 전전하면서도 '정규 공무원'이 될 수 있는 자위대 모병률은 절반 정도밖에 안될 정도로 군대를 힘들고 어렵다며 기피하는 청년들이 많다.[58] 애초에 징병제와 모병제의 군인들의 처한 상황이 다르니 단순히 제도만을 가지고 비교할 사항이 아니다.[59] 국군 예비역들의 증언만 듣더라도 소규모 독립부대의 실태는 지휘관 마음가짐에 따라 그야말로 천차만별로 달라진다는 걸 알 수 있다.[60] 따돌림 역시 미국 병영문화의 문제점이이기도 하지만 병영 밖 사회의 문제점이기도 하다. 미국 사회에선 왜소한 아시아인 남자는 무시당하기 쉽고, 근래에는 코로나 같은 문제 때문에 인종차별과 혐오범죄로의 쉬운 타겟이 되기 때문.[61] 사실 직장 내 괴롭힘은 어느 직장에서도 발견되는 문제이며 심지어 한국에서 최연소 7급 공무원에 합격해서 화제가 됐던 인물도 괴롭힘을 호소하며 자살을 했다. 따라서 군대도 직장인 이상 어느 군대든 완벽한 근절은 앞으로도 힘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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