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th(【Turandot】)]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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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이탈리아의 작곡가 자코모 푸치니가 작곡한 3막 오페라. 푸치니의 유작으로 그의 죽음으로 미완성으로 남았으며, 프란코 알파노가 완성하여 초연이 이루어졌다. 1926년 4월 25일 아르투로 토스카니니의 지휘로 밀라노 라 스칼라 가극장에서 초연되었다.칼라프 왕자의 아리아 네순 도르마가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작품으로 유명하다.
2. 미완성 유작인 오페라
자코모 푸치니는 마농 레스코로 대박을 거두고 라 보엠과 토스카로 명성을 더 쌓고 나비부인의 개정판 연주로 정점을 찍고[1], 뒤이어 서부의 아가씨, 제비, 삼부작[2]를 발표하지만 비평가들에게 매너리즘에 걸렸다는 비평을 받기도 했는데 나비부인 이후로 발표한 일련의 오페라들이 생각만큼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푸치니가 여전히 신파극 위주의 음악만 작곡한다는 골수 안티들의 평도 있겠지만, 나비부인 이후로 나온 작품들의 각본이 기대에 못미쳤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예컨대 제비는 아리아「도레타의 꿈」만이 후세에 전해지고, 삼부작은 푸치니 오페라 중 최고의 걸작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대중들의 인기는 잔니 스키키 내의 소프라노 아리아인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외에는 거의 없는 편.여기에 푸치니가 나비부인을 지으면서 집에 들인 어린 하녀와의 사이로 인해 아내와 갈등을 겪으면서 한동안 작곡을 제대로 못한 적도 있다.[3] 그 후 푸치니는 한동안 잉여처럼 살아가다가 흥미로운 소재거리를 또다시 발견하게 되는데 카를로 고치가 쓴 극의 특성을 띤 설화 "투란도트"로서 이것이 푸치니가 오페라를 다시 작곡할 수 있게 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이 설화에 흥미를 느낀 푸치니는 작업을 당장 시작하지만, 오래지 않아 후두암 진단을 받게 되었다.[4] 그럼에도 불구하고 푸치니는 작곡에 매진했고,이미 푸치니에게 선불을 지급한 라 스칼라 극장 측과 푸치니와 절친했던 지휘자 아르투로 토스카니니도 푸치니의 새로운 작품을 기대하고 있었다.[5] 그 사이 암이 푸치니의 온몸에 퍼지자 그는 수술을 받고자 투란도트와 칼라프의 듀엣 부분까지 완성하고 작곡을 중단한 채 벨기에의 브뤼셀로 향했지만, 결국 1924년에 극복하지 못하고 심장마비로 숨지면서, 해당 작품을 영원히 끝내지 못하게 되었다.[6]
이렇게 투란도트는 미완성의 유작이 되어버렸고, 그 뒤 라 스칼라 극장 측과 아르투로 토스카니니는 푸치니가 미완성으로 남긴 투란도트 악보를 가지고 초연을 준비하기 시작했는데[7] 여기서 라 스칼라 극장 측에선 차마 미완성인 오페라 악보를 관객에게 보여주기도 조금 그랬던 터라 문제가 생겼다. 당초 투란도트를 크게 기대했던 토스카니니는 그 동안 푸치니와 나누었던 의견과 오갔던 여러 편지, 고인의 남은 여러 스케치를 모아서 투란도트를 완성할 작곡가를 찾아나섰다.
투란도트 초연 때의 지휘자 아르투로 토스카니니
그가 사망하고 푸치니의 아들은 처음에는 푸치니의 생전 지시에 따라 리카르도 찬도나이[8]에게 부탁했지만 찬도나이는 악보를 보자마자 거절했고, 아드리아나 르쿠브뢰르로 유명한 프란체스코 칠레아나 일데브란도 피제티를 비롯한 여타 작곡가들한테도 외면받았다.
그러다가 푸치니의 밀라노 음악원 동창후배, 토리노 음악원장, 작곡가인 프랑코 알파노에게 도움을 받으면서 토스카니니는 푸치니가 남긴 나머지 부분을 완성해 나갔다.[9] 초반에 알파노가 작곡한 나머지 부분은 푸치니의 스타일과 맞지 않다는 이유로 상당부 잘리고 수정되어 나온 판이라 멜로디의 흐름이 다소 작위적이거나 갑작스럽게 끝났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어서인지 알파노의 초기 악보 버전으로 공연하는 곳도 가끔 있다.
프랑코 알파노 (Franco Alfano, 1875~1954)
3. 초연
그리고 1926년 4월 25일, 푸치니가 세상을 떠난 지 2년이 지난 해에 라 스칼라 극장에서 “투란도트”의 역사상 초연이 시작되었다. 라 스칼라 극장 측과 관객은 투란도트에 매우 기대한 상태였고 초연은 아르투로 토스카니니가 지휘했다. 당시 공연의 무대 미술을 맡았던 갈릴레오 키니의 스펙터클한 무대한 화려한 동양풍 미술과 의상은 관객에게 황홀감을 주었다고 화제가 되었다.공연은 순조롭게 진행되었으며[10] 관객들이 제3막 류가 숨을 거두는 장면에서는 눈을 떼지 못할 정도로 극에 몰입했을 정도였다. 그때 류가 세상을 떠나는 장면이 끝나자 토스카니니는 지휘봉을 내리고 관객을 향해 갑자기 돌아서더니 이렇게 입을 열었다.
"마에스트로(Maestro) 푸치니가 작곡한 부분은 여기까지입니다."
그렇게 말하고선 무대 뒤로 들어가 버린 토스카니니, 이것은 토스카니니가 친구였던 푸치니에게 경의를 표하려는 의도였다. 이에 푸치니의 사후 투란도트의 나머지를 완성했던 프랑코 알파노가 섭섭해 하는 반응이었다고 전해지기도 하지만, 명확하지는 않다.
어쨌거나 투란도트의 초연은 푸치니의 미완성작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에게 엄청난 감동을 주었다. 이튿날 공연에서는 알파노가 완성한 부분까지 연주되었으며 이후의 공연에서도 알파노가 완성한 부분을 함께 공연한다.
4. 등장인물
- 투란도트 공주(드라마티코 소프라노)[11]: 중국의 공주이자 알톰의 딸. 무척 아름다운 미녀. 그녀의 외모에 반한 왕자들이 실패하면 목숨을 잃는데도 문제에 도전할 정도로 아름답다는 설정이다. 인정이 없고 냉혹한 성격. 수수께끼 3개를 내고 이것을 맞히는 사람과 혼인하겠다고 하고 실패하면 가차없이 목을 벤다. 극 중 등장하면서 타타르 국이 중국을 침범하였을 때, 선조인 로링 공주를 무참히 살해하였다며, 그로 인해 수수께끼를 내어 이국의 왕자들을 살해하여 복수를 하는 것이라는 설명을 내놓는다.
- 칼라프(테너): 망국(亡國) 타타르의 왕자이자 티무르의 아들. 스핀토나 드라마틱 테너가 많이 맡는 배역이다. 푸치니 본인은 보다 서정적인 테너를 선호했으나 프랑코 코렐리가 판도를 바꿔놓았다는 말이 있다.
- 류(리릭 소프라노): 티무르의 노예 소녀. 타타르 왕국이 망했음에도 티무르 곁에서 그를 돌보는 마음씨 착한 인물. 칼라프를 사모한다.
- 티무르(베이스): 망국 타타르의 왕이었으나 작중에선 류와 떠돌아 다니는 신세의 눈이 먼 노인.
- 알톰(테너): 중국의 천자(天子). 투란도트의 부친. 비중이 많이 없는 조연이라 음역대가 높지 않은 테너가 주로 맡는다. 예컨대 오페라 레코딩에서나 실제 무대에서 조연 전문 가수로 유명하던 피에로 데 팔마 라든가...
- 핑(바리톤): 중국의 총리대신.
- 팡(테너): 중국의 재무대신.
- 퐁(테너): 중국의 주방대신.
5. 주요 아리아
- Signore ascolta! (1막 / 류 / 주인님 들어주세요)
수수께끼를 풀지 못한 페르시아 왕자의 참수형 집행명령을 내리러 등장하는 투란도트의 얼굴을 보고, 사랑에 빠진 칼라프가 자기도 투란도트의 수수께끼에 도전하겠다고 하자 류가 도전하지 말라고 말리는 대목의 아리아.
- Non piangere Liù (1막 / 칼라프 / 울지 마라, 류)
수수께끼에 도전하지 말라고 류가 간청하며 부르는 Signore ascolta!에 대한 칼라프의 답가.
- 대신들의 삼중창 (2막 / 핑, 퐁, 팡)
2막의 개막과 함께 등장하는 아리아로, 투란도트의 수수께끼로 인한 뒤치다꺼리에 지친 핑, 퐁, 팡 세 대신의 신세 한탄을 바탕으로 하는 노래. 일부 공연에서는 이 부분을 건너뛰고 바로 칼라프의 알톰 알현 씬으로 넘기기도 한다.
- In questa reggia (2막 / 투란도트 공주 / 이 황궁에서)
투란도트가 본격적으로 등장하여 부르는 아리아. 왜 이방인들을 상대로 목숨을 걸게 하는 세 가지 수수께끼를 내는지에 대한 노래. 클라이막스 때 소프라노와 테너가 서로를 향해 동시에 하이 C를 내지르며 끝맺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 Figlio del cielo (2막 / 투란도트 / 천자시여)
자신이 낸 세 가지 수수께끼를 칼라프 왕자가 모두 맞히자, 부황 알톰에게 자기를 저 이방인에게 넘기지 말라고 하는 부분의 아리아.
- Nessun dorma (3막 / 칼라프 / 아무도 잠들지 말라)
투란도트의 수수께끼를 모두 맞힌 칼라프가 승리를 확신하며 부르는 아리아. 자세한 내용은 아래 Nessun dorma 문단 참조.
- Tu che di gel sei cinta (3막 / 류 / 얼음으로 뒤덮인 그대여)
투란도트의 고문에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이름을 말하지 않은 류가 투란도트에게 부르는 아리아. 이 노래를 마지막으로 류는 자살한다.
5.1. 아무도 잠들지 마라
자세한 내용은 아무도 잠들지 마라 문서 참고하십시오.6. 모티프
투란도트의 모티브는 오고타이 칸국의 대칸 카이두 칸의 딸 쿠툴루 공주이다. 그녀의 이야기는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에도 실려 있을 정도로 유명한 이야기였다.동방견문록에 따르면, 그녀는 씨름의 명수였고 웬만한 남자들은 상대가 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녀가 10대 후반에 이르자 카이두 칸이 결혼 상대를 물색했는데, 공주는 자기와 씨름을 해서 이긴 남성과 결혼을 하겠다고 말한다. 수많은 남자들이 도전했으나 실패했고, 말 1천마리와 함께 도전한 이웃 나라의 왕자까지 메쳐버린다. 계속해서 연승을 해서 결혼하지 않는 공주를 보며 사람들이 아버지와의 관계를 의심하며 비난하자 카이두 칸은 적당한 상대를 골라 그녀를 시집보내 버린다. 상세한 이야기는 카이두 칸 항목 참조.
7. 스토리
나비부인처럼 서양인들의 오리엔탈리즘이 극대화한 오페라이다. 극중 설정으로는 중국이 배경이지만, 내용을 따져보면 현대의 퓨전 사극처럼 판타지스러운 설정이다. 주연들의 이름만 보아도 주인공이자 작품의 제목인 공주님의 성함부터가 페르시아어인 투란도트[12]며, 모티브가 된 모델은 몽골 공주인 '쿠툴룬'이다. 왕자 이름은 칼라프, 노예 소녀의 이름은 류 등이며 다른 사람들 이름도 마찬가지다. 신하들 이름은 대놓고 칭챙총을 떠올리게 하는 핑, 팡, 퐁이다. '퐁'의 경우에는 아예 표준 중국어(베이징 관화) 기준으로 존재하지 않는 발음이고, '팡'은 표준중국어 기준 '뚱뚱하다'(胖)는 뜻이다.[13]
등장인물들의 이름만 그런 것이 아니고 스토리상으로도 이름만 중국인 판타지 국가다. 이러한 판타지적인 면모를 감안해서인지 해설지부터 아예 전설 시대라고 못박아놓고 시작하는데, 그렇다고 중국 신화적 요소가 반영되어 있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으며, 중국 역사를 통틀어서 본작의 묘사가 말이 될만한 상황은 없다. 게다가 전설 시대라고 불릴만큼 오래된 시대인데도 수도가 베이징이다.[14] 전반적으로 중국에 대해 무지했던 당대의 서양인들이 오리엔탈리즘적 환상을 짬뽕시켜 창작해낸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그나마 찾아낼 만한 중국적인 요소라고 하면 아리아와 배경음악에 간간히 강소지방의 민요 '모리화'의 멜로디가 차용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가사는 다르다.
이러한 면모의 근본적인 원인은 투란도트의 원전이 페르시아의 아라비안 나이트 격인 천일일화[15]에 수록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거기에다가 이 오페라의 원안이었던 희곡이 이탈리아 극작가 카를로 고치의 손에서 씌어서 극중 사람들의 이름이 이렇게 설정됐다. 참고 때문에 애시당초 사실성과 멀리 떨어진 이야기였다고 할 수 있다.
결론을 얘기하면, 스토리와 고증 같은 것은 따지지 말고 그냥 동양 판타지라고 생각해야 편하다. 나비부인과 더불어 유럽인들의 오리엔탈리즘이 반영된 작품이라는 점에서 비판받는 경우가 있다. 오리엔탈리즘은 물론이고, 공주가 기습 키스로 정복당한다는 스토리도 그러하다. 더구나 공주의 복수심은 다름아닌 강간, 살해된 조상을 위한 것이라는데, 남주인공의 강제키스를 당하자마자 사랑에 녹아내린다는 내용은 아무리 오페라 대본에 불과하다지만 한심한 수준이라는 평가도 존재한다. 아래 문단에는 이런 평가가 편협하고 수준 낮은 평가라고 절하하지만, 실제 푸치니도 칼리프가 퇴장하는 장면까지만 작곡하고 그 뒤에 사랑이 이뤄지는 부분은 작곡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엔딩으로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다. 대부분의 경우 작곡하는 과정에서 대본과 가사가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기 때문이다.
다만 '강간 및 살해를 당한 조상을 향한 복수'는 어디까지나 명분일 뿐, 공주는 그저 전해들은 과거의 사실만으로 본인을 사랑해 청혼한 죄없는 남성들을 죽이는 것에 불과하다는 반론도 제기된 바 있다. 공주가 단순히 강제 키스를 당해서 정복되었다는 주장은 앞에 나오는 류가 모진 고문을 받음에도 사랑을 위해 공주 앞에서 희생하는 장면을 통해서 반박이 가능하며, 공주가 왕자의 사랑을 받아들인 것은 키스로 정복 당해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러한 반론을 제기하는 측에서는 상술한 결론 문단의 내용이 작품을 제대로 보기는 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편협하고 수준 낮은 평가라며 비판하기도 한다.
7.1. 1막
중국의 한 광장, 투란도트 공주는 세 개의 수수께끼를 내어 문제를 맞춘 사람과 결혼을 할 것이나, 문제를 맞추지 못한 자는 칼날 아래 그 오만한 머리를 내놓아야 한다는 이야기와 함께 막이 오른다. 투란도트의 수수께끼를 맞추지 못한 페르시아 왕자의 참수형을 준비하며, 행사를 구경하러 나온 구경꾼 인파 사이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 한 노인이 길에 넘어지게 되고, 한 여인이 그를 부축한다. 노인은 티무르, 여인은 류로,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와중에 한 남자가 등장하여 '아버지'라며 노인을 부축한다. 이 인물이 바로 칼라프. 타타르 왕국의 몰락 이후, 칼라프와 그 일가는 망명길에 나서면서 뿔뿔히 흩어지게 되었는데, 머나먼 땅인 중국에서 부자가 상봉하게 된 것이다. 티무르는 자신이 고생하는 동안 류가 옆에서 극진히 보살펴주었다며 칼라프에게 이야기하고, 칼라프는 왜 그렇게 헌신하느냐고 류에게 질문한다. 돌아오는 대답은 주인님이 예전에 지어주신 미소 한 번 때문이라고.참수형 거행을 위한 준비가 진행됨에 따라 군중들의 분위기는 고조되고, 칼라프는 분개하며 투란도트를 부른다. 하지만 참수형의 집행명령을 내리기 위해 등장한 투란도트의 아름다운 외모에 칼라프는 첫 눈에 사랑에 빠져버리고 만다. 티무르는 류와 함께 칼라프에게 이 곳은 안전하지 않으니 어서 다른 곳으로 떠나자고 권하지만, 이미 사랑에 눈이 먼 칼라프는 이 곳이 아니면 살 수 없다며 투란도트의 수수께끼에 도전하겠노라고 한다.
한밤중에 벌어진 소란에, 세 대신인 핑, 퐁, 팡이 나와 더는 도전자들이 죽어나가는 꼴을 못 보겠다며 칼라프 앞을 막아서고 투란도트가 대수냐, 얼굴에 팔 두 개, 다리 두 개 달린 여자라며, 회유하고, 사랑에 빠져 자기 목숨 아까운 줄도 모르는, 자기 아비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 불효자이며 어리석은 자라고 놀리기까지 하지만 전혀 듣지 않자, 칼라프에게 '사랑은 이런 것이다'라며, 참수된 페르시아 왕자를 보여준다. 뒤이어 류가 주인님이 죽는다면 우리는 갈 곳을 영영 잃게 된다고 만류한다. 하지만 칼라프는 아랑곳하지 않고 결국 징을 울려 투란도트의 수수께끼에 도전한다.
7.2. 2막
북경의 한 누각, 세 대신은 자신들의 신세를 한탄하며 언제부터 죽은 남자들의 시체를 치우는 게 우리 일이었냐, 때려치우고 아늑하고 편안한 고향집에 내려가고 싶다는 아리아를 부른다. 대신들은 익살스럽게 칼라프와 그 이전에 도전했다가 죽은 이들을 비꼰 후, 각기 결혼식과 장례식을 준비하러 떠난다.이어서 황궁, 투란도트의 수수께끼에 도전하겠다고 징을 친 칼라프는 투란도트의 아버지이자 중국의 황제인 알톰을 알현하게 된다. 알톰 역시 투란도트의 수수께끼를 인정해준 서약 때문에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자네(칼라프)의 목숨까지 잃어 나에게 부담을 안겨주지 말고 편하게 죽게 해달라며 칼라프에게 다시 생각해보라 한다. 그러나 칼라프는 올곧게 '폐하, 시련으로 나아가게 해 주소서\'라는 대답만 할 뿐이었다. 결국 알톰도 '죽음에 취한 젊은이 같으니, 그렇다면 나아가서 네 운명을 실현시키라\'며 투란도트와 대면시킨다. 투란도트는 등장하면서 자신의 선조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자신의 선조인 '로링 공주'는 바로 너 같은 이국의 왕자의 손에 살해당했다는 이야기를 하며 첫 번째 문제를 내기 시작한다.
우울한 심야에 무지개빛 유령이 날아다닌다. 그것은 무한히 어두운 사람들 위로 날개를 펼쳐 날아오르며, 모든 이들이 그것을 소망하며, 모든 이들이 그것에 애원한다. 하지만 유령은 해뜰녘에 사라지고 마음 속에서 부활한다. 매일 밤에 태어나고 매일 낮에 죽는다!
문제를 들은 칼라프는, 부활하고 사라지며, 자신에게도 있는 것이라며 희망(La Speranza)이라 답을 내놓고, 투란도트는 희망은 항상 사람을 속이는 것이라며, 이어서 두 번째 문제를 낸다.그것은 불꽃처럼 반짝이나 불꽃은 아니다. 때로는 격노하며 흥분하고, 충동적으로 타오른다. 나태함은 그것을 무기력으로 바꾸며, 만약 당신이 패배한다면 그것은 차가워지고, 승리를 꿈꾼다면 불타오른다. 그 목소리[16]는 희미하지만, 들어본다면 태양만큼이나 빛난다!
첫 번째 문제를 맞힌 사람은 여럿 있었으나 두 번째 문제까지 맞힌 인물은 얼마 없었는지 군중과 황제까지 칼라프를 응원한다. 칼라프는 그대의 시선이 자기에게 머물 때마다 혈관 속에서 불타오르기도 하고 꺼지기도 한다면서 피(Il Sangue)라고 답을 내놓는다. 투란도트는 괜히 칼라프를 응원하는 관중들을 협박한 후, 마지막 문제를 낸다.당신에게 불을 놓는 얼음이며, 당신의 불로 더욱 차가워진다. 하얗고 검은 것이다. 그것이 당신을 놓아주면 그것은 당신을 종으로 만들 것이며, 만약 그것이 당신을 종으로 받아들이면 그것은 당신을 왕으로 만들 것이다. 대답해보라, 이방인이여! 불을 내는 서리는 무엇인가!
칼라프는 한참 동안 당황하지만 결국 자기에게 승리를 주었다며, 자신의 불은 당신을 녹일 것이라고, 투란도트(Turandot)라는 대답을 내면서 세 가지 문제를 모두 맞추게 된다.칼라프는 투란도트의 세 가지 문제를 모두 풀었기에 두 사람은 결혼을 해야 했으나, 정작 투란도트 공주는 부황에게 자신을 노예처럼 저 남자에게 주지 말라고 한다. 그러나 관중들은 물론, 황제까지도 서약은 신성한 것이라며 투란도트에게 결혼을 종용한다. 이에 반해 칼라프는 불타는 사랑으로 가득한 투란도트 공주를 원한다며 제안을 하나 한다. 중국 사람들은 그 누구도 아직 자신의 이름을 모르니, 이튿날 동이 트기 전에 자신의 이름을 말하면 기꺼이 죽겠다는 것이었다. 격노한 공주는 베이징 사람들에게 밤을 세워서라도 그의 이름을 알아내라고 일갈하며 2막이 끝난다.
7.3. 3막
그의 이름을 알기 위해 분주한 중국 사람들로 소란스러운 황궁의 정원, 중국 사람들이 한탄하며 내뱉은 우리는 곧 죽게 될 거야! 라는 말을 들은 칼라프는 그 유명한 테너 아리아 아무도 잠들지 말라를 부르며 승리를 확신한다. 그런 칼라프 앞에 핑, 퐁, 팡이 나타나 안절부절못하며 '왜 이리 공주의 무서움을 모르시나, 대체 무엇을 원하느냐, 여자를 원하면 얼마든지 주겠다. 재물을 원하느냐, 보석을 얼마든지 주겠다. 명예를 원하느냐, 지금이라도 중국을 빠져나갈 수 있도록 돕겠다.'고 하지만, 어서 날이 밝으라며 세 사람의 이야기를 무시할 뿐이었다.결국 칼라프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고 생각한 세 사람은 지난 밤, 칼라프와 대화를 나누었다는 제보를 받아 티무르와 류를 잡아오고 투란도트를 청한다. 투란도트는 칼라프에게 얼굴이 창백해졌다고 하나, 칼라프는 달빛을 받았을 뿐이라고, 저들은 내 이름을 모른다고 대답한다. 투란도트는 두고 보면 알 것이라며 두 사람을 고문하라 하자, 류가 '공주님이 원하시는 이름은 오로지 저만이 알고 있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앞으로 나선다. 칼라프는 '네깟 종이 무엇을 아느냐\'고 다그치지만, 결국 류는 고문을 당하게 된다. 모진 고문에도 입을 열지 않는 류에게, 투란도트는 '무엇이 너를 그렇게 강하게 하느냐\'고 물어보고, 류는 사랑이라며, 자신은 두 번 다시 주인님(칼라프)을 뵐 수 없겠지만 그것이 자신의 승리라며, 자신을 포위하고 있던 백성들 중 한 사람의 칼을 뺏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17] 티무르는 류의 죽음에 분개하고 슬퍼하며 함께 퇴장한다.
바로 여기까지가 푸치니가 작곡한 부분이다.
칼라프 역시 투란도트에게 분개하며, 여전히 자신을 거부하는 투란도트에게 위선을 벗어던지라며 입맞춤을 하게 된다. 투란도트 역시 자신이 졌음을 시인하고, 칼라프에게 어떻게 이길 수 있었느냐며 칼라프에게 묻는다. 칼라프는 '사랑'이었다며, 방금 전의 입맞춤으로 자신은 승리하였다고, 투란도트 공주에게 내 이름은 칼라프이며, 티무르의 아들이라고 대답한다. 투란도트는 드디어 당신의 이름을 알았다며 황궁으로 돌아가 황제 앞에서 이방인의 이름을 알았다고 고한다. 그 사람의 이름은 사랑이라며 두 사람의 입맞춤과 함께 막을 내린다.
8. 음반 및 영상물
투란도트는 푸치니 오페라 중에서 라 보엠 다음으로 아주 유명한 작품이라서 음반과 영상물이 꽤 있는데, 이것도 일 트로바토레와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처럼 명연과 졸연이 상당수있기에 아래 문단에서는 나무위키에선 가장 인지도 있고 평가 좋은 목록으로만 작성한다.한편 영상물이 국내 영화관에서 상영되는 경우도 제법 있다. 2020년 현재까지 상연된 예를 살펴보면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프랑크 제피렐리 버전이 2009년과 2016년, 2020년에 당시 출연진으로 두번 met opera on screen으로 상연되었고, 유니텔 클래시카 버전에서도 2015년에는 브리겐츠 페스티벌 실황이, 2018년에는 토리노 레지오 극장의 현대적 연출이 상연되었다. (모두 메가박스) 다른 오페라에 비해서 다들 상영기간이 길었고, 특히 이 중 2016년 MET와 브리겐츠 페스티벌 공연은 몇 년 후 재상연이 될 정도로 꽤 인기있는 콘텐츠이다.
8.1. 명반
- 비르기트 닐손의 투란도트
비르기트 닐손과 스핀토 테너 프랑코 코렐리
RCA에서 발매한 지휘자 라인스도르프와 로마 국립 오페라극장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의 연주. 투란도트 역의 닐손 외에도 왕자 역에 스웨덴의 전설적인 테너 유시 비욜링, 류 역에 당시 이탈리아의 대표 소프라노 레나타 테발디 등 초호화 캐스팅이다. 다만 라인스도르프의 지휘는 크게 호평 받지 못하고 로마 국립 오페라극장 오케스트라의 사운드가 약한 편. 그러나 그 단점을 성악가들이 덮고도 남는다.
EMI에서 발매한 지휘자 몰리나리-프라델리와 로마 국립 오페라극장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의 연주. 이 음반 역시 닐손 외에 최고의 스핀토 테너 프랑코 코렐리와 이탈리아 소프라노 레나타 스코토라는 초호화 출연진을 갖췄으나 지휘자와 오케스트라가 그에 미치지는 못한다. 그러나 투라도트에서 최고의 파트너였던 닐손과 코렐리가 부른 투란도트와 칼라프를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최고의 투란도트 음반으로 추천할 만하다.
빈 슈타츠오퍼의 1961년 실황. 61년 실황치고는 훌륭한 음질이다. 음반으로는 찾아보기 힘들던 스테파노의 칼라프와 프라이스의 류가 눈에 띈다. 위의 EMI 음반과 동일하게 몰리나리-프라델리가 지휘를 맡고 있지만,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력이 로마 국립 오페라극장 오케스트라를 크게 웃돌기 때문에 훨씬 나은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투란도트의 첫 공연이 이루어진 라 스칼라 극장에서의 1964년 실황. 여기서도 프랑코 코렐리가 칼라프 왕자를 맡았다. 지아난드레아 가바체니의 지휘에, 러시아 소프라노 갈리나 파블로브나 비시네프스카야의 류, 니콜라 자카리아의 티무르. 음질은 다소 안 좋지만 닐손과 코렐리의 가창과 스칼라의 실황이라는 점이 가슴을 떨리게 하는 명반. 다만 라 스칼라 관객들이 닐손보다 이탈리아인 코렐리와 이탈리아 창법을 구사하는 비시네프스카야를 편애하는 느낌은 지울 수 없다.
거장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지휘한 이 음반은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맡았다는 점에서 일단 관현악에서 다른 음반들과는 격이 다른 연주를 들려준다. 게다가 푸치니 해석의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는 카라얀의 지휘는 다른 연주들과 차원을 달리하는 최고의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는데, 특히 1막과 3막 피날레에서의 스펙터클함은 타연주의 추종을 불허한다. 1983년 발매 당시 투란도트가 원래 이런 관현악 음향을 가진 곡이었나 하는 충격과 탄식을 불러 일으킨 음반이었다. 다만 절대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카라얀의 라 보엠, 나비부인에 비해서 이 연주는 만년의 연주라 그런지 상당히 느리게 템포를 잡고 있는데, 이점을 크게 아쉬워하는 이들도 있다. 또 느린 템포 때문에 플라시도 도밍고 등 성악진들 입장에서는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랐던 것으로 보인다.
9. 기타
- 2003년 5월 서울특별시 마포구 성산동에 있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영화감독 장예모가 연출을 맡았다는 것은 유명한 사실.
근데 연주의 완성도는 자금성 공연과 더불어 죽을 쑤었다는 평이 많다.
-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에서 작중 빌런 조직 "신디케이트"가 암살 작전을 벌일 때 극장에서 이 음악이 나온다.
-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미래엔 중학교 2학년 영어 교과서 중 5단원에 실렸다.
Nesson Dorma를 언급하며 나오는 아리아의 가사의 해석이 압권(...).
- 웹툰 유령극단의 첫 번째 에피소드와 관련된 연극으로 등장한다.
- 제20대 대통령 취임식 축하 공연에서도 연주되었다.
10. 웹툰
보러가기시타를 위하여의 작가 하가가 《공주는 잠 못 이루고》라는 이름으로 2015년 6월 20일부터 9월 26일까지 네이버 일요웹툰으로 연재를 했다. 투란도트나 칼라프가 아니라 류를 주인공으로 두고 이야기를 전개한 것이 특징으로, 원작보다 납득할 만한 결말을 이끌어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11. 오페라 내한 공연
쟈코모 푸치니 서거 100주년 기념 이탈리아 베로나 아레나(로마시대 원형경기장/2026년 동계올림픽 폐회식 장소 예정)의 투란도트 디 오리지널 공연팀이 2024년 10월에 내한하여 2024 오페라 투란도트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아레나 디 베로나 투란도트 공연팀의 101년만의 대외적인 투란도트 오리지널 팀의 첫 공연인 만큼, 큰 기대가 되고 있다.
2024 오페라 투란도트 내한공연정보
아레나 디 베로나 투란도트 공연 정보
12. 뮤지컬
2011년 DIMF 어워즈에서 처음 선보인 국내 창작 뮤지컬. 2020년 기준으로 8회 공연했다.원작을 수중 세계 이야기로 각색해 재해석한 작품. 심해 왕국, '오카케오마레'의 투란도트 공주 이야기다. 2017년 한국 창작 뮤지컬 최초로 독일과 슬로바키아를 포함해 동유럽 6개 국에 수출됐다. 2020년 슬로바키아의 노바스케나 국립극장에서 전석 매진으로 초연을 마친 후 지금까지도 매년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2021년 한국 창작 뮤지컬 최초로 영화화되었다. 영화 '투란도트: 어둠의 왕국'(2021)은 2022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상영되며 큰 호평을 받기도 했다.
[1] 하나 나비부인의 초연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2] 푸치니의 단편 오페라 외투, 수녀 안젤리카, 쟌니 스키키를 말한다.[3] 당시 남편과 하녀의 사이를 의심한 푸치니의 아내가 하녀를 쫓아냈고, 이후 하녀가 자살하는 비극적 결말을 맞았다. 후술하겠지만, 이 하녀가 투란도트의 등장인물 중 하나인 '류'의 모티브가 되었다는 설이 있다.[4] 푸치니가 심한 골초인 것이 원인이었다.[5] 이것이 푸치니의 집념을 더욱 부추겼고 그로 말미암아 푸치니의 몸이 빨리 쇠약해진 원인이 되기도 했다.[6] 21세기 현재도 암은 난치병 축에 드는데, 푸치니가 살았던 시기는 당연히 치료법이 지금보다 발달되지 않았을 때였다.[7] 푸치니가 입원하는 도중에 토스카니니를 비롯한 많은 친구들과 팬들이 응원 메시지를 보냈지만, 경과하는 시간은 참으로 잔인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 와중에도 투란도트에 대한 미련이 지대해서 토스카니니에게 '내 투란도트를 죽게 하지 말아 달라'라는 말까지 남겼다.[8] 마지막 베리즈모 오페라로 알려진 리미니의 프란체스카를 작곡한 사람이다. 참고로 이 작품이 찬도나이의 유일한 유명 오페라다.[9] 푸치니는 완전히 작곡한 '류의 죽음' 부분 이후 사망 직전 투란도트와 칼라프의 듀엣 외에 36페이지에 달하는 스케치를 남겼다.[10] 라 스칼라 관객은 조금이라도 연주가 맘에 들지 않으면 야유를 보내는 것으로도 유명하며 연주 뿐만 아니라 연출이나 무대 미술에서도 마찬가지다.[11] 보통 '투란도트'라고 부르지만, 이탈리아어로 소개할 때는 La principessa di Turandot(라 프린치페사 디 투란도트)라고 읽는다. 여기서는 이탈리아어 표기대로 작성한다.[12] 중세 페르시아어로 "투란의 딸"이라고 한다. 중세 페르시아 발음을 살리자면 "투란도흐트"가 돼야 하고 "투란"은 "이란"과 대립하는 중앙아시아 지역을 가리킨다. 투라니즘이 여기서 나온 말. 그리고 터키의 축구 선수인 아르다 투란도 있다.[13] 푸치니가 중국어를 전문적으로 공부한 사람은 아니겠지만, 비유하자면 한국어를 잘 모르는 외국 영화감독이 한국을 배경으로 영화를 만들 때 고위공무원의 이름을 그냥 한국적인 발음이랍시고 '뚱뚱'으로 해놓는 격이다. 물론 그 외국인이 한국어를 모른다고 쳐도, 본무대인 한국에서 그 등장인물은 비웃음을 살 것이 분명하다.[14] 베이징은 기록이 확실하게 남아있는 한나라 시절때조차 변방의 중소도시에 불과했고 더 가까운 과거인 당나라 시절에도 대도시보단 군사도시였으며 당나라가 붕괴되기 시작할때 제일 먼저 뚫린 곳이다. 차라리 뤄양이나 시안, 아니면 청두나 난징이 수도였다면 나았을 것이다.[15] 영어론 One Thousand and one days. 아라비안 나이트에서 nights만 days로 바뀌었다.[16] 맥박을 의미하는 듯하다.[17] 일설에는 류의 죽음이 작곡자 푸치니의 하녀였다가 아내의 의심을 받아 떠난 직후 자살한 도리아 만프레디라는 소녀를 모티브로 했다는 주장도 있다.[18] 첫째는 그리스계 미국인 마리아 칼라스. 그녀는 혼인으로 이탈리아 국적을 취득했다.[19] 시애틀 시호크스와 덴버 브롱코스간의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