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모에 미러 (일반/어두운 화면)
최근 수정 시각 : 2024-06-20 21:07:16

파업전야

파일:파업전야.jpg

1. 개요2. 상영 투쟁3. 줄거리4. 출연진5. 명대사/명장면6. 여담

1. 개요


영화제작단체 '장산곶매'가 〈오! 꿈의 나라〉 이후에 발표한 노동절 101주년 기념작품이다. 영화는 공장 내에서 노동조합을 결성하려는 노동자들과 이를 탄압하려는 회사와의 갈등을 그리고 있다. 안치환이 음악 담당으로 참여했으며, 1990년 4월 6일 서울 예술극장 한마당 등 6곳에서 처음 개봉했다. 촬영은 인천 부평공단에 입주했던 한독금속공업 사업장[1]에서 진행했다.

참고로 제작비는 2000만 원이었으며 영화관을 통해 공식상영된 영화는 아니라서 따로 관람료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지만 1000원짜리 팸플릿을 10만 장 가량 팔아서 1억 원 가량의 수익을 올렸다고 한다.

최초의 독립 영화는 아니지만,[2] 한국 영화사에서 오! 꿈의 나라, 칸트씨의 발표회, 상계동 올림픽,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과 함께 한국 독립 영화의 효시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독립영화식 제작, 배급/상영 개척에 있어서는 파업전야의 공이 크다.

단지 독립영화사 뿐 아니라 전체 한국영화사에서도 대단히 중요한 작품으로서, '한국 걸작영화 100선', '죽기 전에 봐야할 한국영화' 따위를 선정하면 당연한 듯 박혀(?)있는 단골이다. 예를 들어 2004년 한국영상자료원이 최초로 선정한 '한국영화 100선', 2014년 개원 40주년을 맞아 전문가 62인의 설문투표로 선정한 '한국영화 100선'[3], 2019년 한국영화 100주년을 맞아 한겨레신문과 CJ문화재단이 전문가 39인과 함께 선정한 '한국영화 100년, 한국영화 100선'리스트#에도 모두 들어가 있다. [4]

2018년 4K DCP 복원이 완료되었다. 2019년 5월 1일 정식 재개봉됐다. 당시 제작자였던 이은이 명필름 대표가 되었기 때문에 재배급 협력에 이름을 올렸다.

2. 상영 투쟁

그러나 앞에서 말했듯이 노동조합과 관련된 내용이었기에, 노태우 정부의 심기를 건드려 상영에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이 영화를 보는 자체가 투쟁이라는 소리가 나왔다. 정부는 이 영화가 파업을 선동한다면서 상영을 막으려고 했고, 대학교에서는 상영을 강행하려 들며 충돌이 발생했다. 백골단, 전투경찰들이 파견되어 최루탄을 쏘면서까지 방해했지만, 대학가에서는 불법이나마 학생들을 중심으로 몰래 상영하였다. 최소 15만 명에서 최대 30만 명이 영화를 보았다고 하는데 이는 당대에 서울 지역의 관객 수만 공식집계되던 시절임을 감안해도 상당한 흥행기록이었으며, 독립영화로써는 2009년 워낭소리가 그 기록을 깰 때까지 어떤 영화도 기록하지 못한 수준이다.

3. 줄거리

영화는 1987년 노동자 대투쟁이 진행 중인 1987년에 시작한다. 배식을 받아 식사를 하고 있던 노동자들 사이에서 한 사람이 식판을 내동댕이쳐 버린다. 놀란 동료들 앞에서 그는 우리가 회사에 기여하는 것에 비하여 턱없이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며 성토하지만 곧 끌려나가 버린다. 소동이 끝난 후 회사 간부는 노동자들에게 다시 식사를 할 것을 재촉하고, 해는 1988년으로 바뀐다.

앞에 나왔던 회사는 '동성금속'이라는 철강회사로 이곳 단조반에는 200여 명의 노동자들이 일을 하고 있다. 이 중에는 여자친구 미자와 결혼하고 돈을 벌어 행복한 미래를 꿈꾸는 '한수', 위장취업으로 새로 들어온 신입인 '완익', 단조반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동업', 산재로 손가락이 잘린 '춘섭', 해병대를 전역한 경상도 출신의 '재필', 야학을 통해 일찍이 의식화된 '숙희', 술과 여자를 좋아하는 '재만', 해고 경력이 있는 '원기', 계급의식을 가지고 있는 '석구'가 있다. 이들 노동자들이 받는 대우는 형편없는 음식, 잔업, 특근, 저임금 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원기와 석구를 중심으로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결성하려고 한다. 노동조합 결성의 움직임을 알게 된 회사 주임은 한수를 다른 공장의 반장을 시켜주겠다 꼬드겨 구사대로 편입시킨다.[5]

회사의 편이 된 한수는 완익을 고발하고, 이 일로 인해 완익은 구타당한 뒤 잡혀가게 된다. 게다가 노동조합을 위한 움직임이 회사에 감지되어 춘섭, 재필, 숙희, 재만, 원기, 석구는 강제로 퇴직당한다. 퇴직당한 이들은 노동조합의 필요성을 외치며 연일 투쟁을 벌이고 한수는 구사대가 되어 그들과 대치하기에 이른다.[6] 한편 자신의 여자친구 미자가 본인이 다니던 봉제공장의 파업에서 선봉에 선 것을 알게 된 한수는 고뇌에 빠진다. 그 사이 회사는 노조 해체 전문가를 고용하고 이 때문에 해직 경험자 원기가 집단구타를 당해 수술까지 받는 일이 터진다. 이에 퇴직자들은 밤중을 틈타 공장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지만 회사가 고용한 용역깡패들에 의해 두들겨 맞으며 피범벅이 된 채로 끌려나온다[7]. 그 광경을 모두 지켜본 한수는 끝내 분노하여 다른 노동자들과 함께 떨쳐 일어나 렌치, 쇠파이프, 몽키스패너 등을 들고 공장 밖으로 뛰쳐나가고, 노래 <철의 노동자>가 나오며 마침.

4. 출연진

5. 명대사/명장면

정민 : (식판을 내동댕이 치며) 동성금속 노동자 여러분! 저는 절단반에서 일하는 김정민입니다. 이게 대한민국의 주역 산업역군 수출전사가 먹는 밥입니까?[26] 우리가 노예입니까? 아니면 기계입니까? 우리는 매일 매일을 잔업과 철야, 특근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얼마나 물건이 잘 팔리면 그렇겠습니까? 그런데도 회사는 적자네 수출부진이네 하면서 우리에게 주는 월급은 과연 얼마나 됩니까? 동성금속 노동자 여러분, 더 이상 당하지 맙시다. 우리도 인간입니다!
부장 : 뭐야? 뭐하는 짓들이야?
경비 : 나와, 이 새끼야!
정민 : (경비에게 끌려나가며) 더 이상 당하고 살지 맙시다! 이 세상의 주인은 바로 우리들입니다! 이 세상의 주인은 바로...
부장 : 자, 자, 식사나 하라고.
영화 초반 인트로
"한번만 더 내 기계에 손대면 골통을 부셔버리겠어!"
자신을 모욕하는 반장에게 일갈하는 원기의 대사[27]
재필 : 거 봐라. 역시 배운 사람이 판단이 안 빠르나? 노조가, 노동자들의 복지를 위한다 카믄서 그걸 구실로 꼭 정치 얘기를 끄집어내거든! 그게 바로 수상하다는 증거다.
재만 : 아니 형!
재필 : 더 늦게 전에 다시 한번 생각해봐라. 나는 빨갱이라면 개병대 시절부터 이를 갈던 놈이다.
완익 : 형! 꼭 그렇게만 생각할 게 아니라, 형! 우린 자랄 때부터 뭔가 불길한 얘기를 하는 은 빨갱이라고 배웠고, 또 빨갱이는 다 늑대처럼 생각했잖아요. 테레비고 신문이고 다 그렇게 얘기하고 있고...
재필 : 임마야, 뭔 놈의 생각이냐 생각이! 밤낮 좆뺑이 치는 주제에.
완익 : 아니, 이때까지 우리 주장이 옳다고 얘기해 놓구선 그게 빨갱이라고 누군가 얘기하니까 갑자기 우리가 해오던 일이며 생각이 전부 틀렸다고 말하고 있잖아요.
노동조합공산주의라는 회사의 선전을 듣고 난 후 노동자들의 대화
"우리도 꿈틀할 줄 안다는 걸 보여줍시다!"
회사의 특근 요구[28]를 거부하며 예정된 동료들과의 축구경기를 나가자고 주장하는 원기의 대사
숙희 : 아니 그딴 일로 이렇게 축 처지면 어떡해요? 남자들이!
재필 : 이 가시내야, 좀 조용히 하그라, 니는!
원기 : 왜 그래?
재필 : 완익이 글마가 학생이었다니, 참...
원기 : 초상집에 온 것도 아닌데 왜들 이래?
재필 : 유형! 이제 이런 거 필요 없어! 노동조합이구 지랄이구... 젖비린내 나는 빨갱이한테...
원기 :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이거?
재필 : 이 친구, 아직 모르나 이거? 주완익이가 위장취업자라는 걸 아직도 몰라?
원기 : 그래, 완익이는 대학생이야, 왜? 대학 졸업하고 공장 들어오는 게 뭐가 나빠? 인간답게 살자는 게, 그게 빨갱이라는 거야? 완익이가 그 좋은 학교 졸업하면 좋은 데 취직해서 잘 먹고 잘 살 수 있을텐데 왜 여길 왔겠어?
재만 : 그래요! 대학생이라고 해서 색안경 끼고 볼 필요는 없잖아요. 완익이 말대로 이 세상의 주인이 누구인데요...
재필 : 그 놈의 주인, 주인! 씨팔, 우리가 그래... 공돌이가 이 세상의 주인이가?
위장취업자 완익이 잡혀간 후 노동자들의 대화
재필 : 글쎄, 내사 잘 모르겠다카이! 이놈 말 들으면 이게 맞고, 저놈 말 들으면 저게 맞고...
춘섭 : 자네 왜 그러나? 나도 배운 게 없어서... 하지만 완익이나 원기가 하는 말 틀린 게 하나도 없잖아? 우리도 사람답게 살자는 게 뭔가 불순한 사상인가?
재필 : (담배를 피고 하늘을 보며) 하늘엔 참 별도 많습니더...
춘섭 : 이 친구 할 말 없으니까... 자, 추운데 들어가자구. 재필이, 우리 한번 잘해 보는 거야, 응?
노동조합 참여를 놓고 고민하는 재필과 그를 설득하는 춘섭과의 대화
전무 : 송 부장, 애기해 보세요.
부장 : 예, 아까 정보과장이 얘기한 대로 말이죠. 퇴직금을 한 백 정도 더 얹어 줘서 일단 흐트러 놓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그럼 반 이상은 떨어져 나갈 거구요. 나머지는 뭐 그냥 에서 처리하라고 하죠, 뭐.
제임스 리 : 아, 아닙니다. 그런 전례를 남겨서는 안돼요. 근본적인 치료를 해야죠. 이번에 본때를 보여 다시는 노조 얘기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전무 : 본때를 보인다면... 구체적으로 말씀해 보세요.
제임스 리 : 일단 지금 구사대로는 안 되고, 전문적인 사람들을 써야 합니다. 또 핵심인물, 유원기를 걔네들과 분리해야 합니다. 즉, 제거해야 한다는 거죠.
노동조합 파괴를 논의하는 회사 간부와 노조 해체 전문가과의 대화
"한수야, 우리가 가난한 건, 네가 학교에 못 간 건 우리 것을 빼앗겼기 때문이야. 나도 반장 되면 최 반장처럼 안 될 줄 알아? 또 그렇게 하면 회사에서 가만 놔두겠니? 돈은 중요한 게 아니야. 중요한 건 바로 인간답게 살아간다는 것이지. 그러기 위해서는 단결해야 돼. 나도 옛날엔 너처럼 구사대였어. 아니, 아주 선봉에 섰었지. 그들이 빨갱인 줄 알았으니까. 그런데 파업을 주둥한 친구가 내 앞에서 울더군. 나보구 불쌍하고 안됐다고 하면서. 내가 불쌍해서 눈물이 난대, 한수야."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는 한수에게 원기가 한 대사
"저리 꺼져! (동료들이 말리자) 아, 놔요, 이거! 가서 김칠복 사장 밑이나 쥐어 잡고 살아라, 새끼야! 불쌍한 놈아, 우리는 끝까지 싸울거야! 왜 모르니? 넌 당장 돈 몇 푼 다 받을지 모르지만 정말 불쌍한 놈이야! 눈물 난다, 새끼야!"
원기가 깡패들에게 린치당한 후, 한수를 향한 재만의 일갈[31]
민주노조 깃발 아래
와서 모여 뭉치세
빼앗긴 우리 피땀을
투쟁으로 되찾으세

강철 같은 해방의지
와서 모여 지키세
투쟁 속에 살아 있음을
온 몸으로 느껴보세

단결만이 살 길이오
노동자가 살 길이오
단 하루를 살아도
인간답게 살고 싶다

아아 민주노조 우리의 사랑
투쟁으로 이룬 사랑
단결투쟁 우리의 무기
너와 나 너와 나
철의 노동자
엔딩 크레딧에 흘러나오는 철의 노동자

6. 여담

영화의 OST로 쓰인 철의 노동자는 개봉 이후 대표적인 민중가요가 되었다.

배우와 스태프 모두 개런티 없이 제작에 참여했다. 이후 영화가 상영되고 팸플릿이 팔리면서 수익이 들어오자 그것으로 배우, 스태프, 직책, 배역, 경력 구분 없이 모두 20만 원씩 지급했다고 한다.

초기 구상에서는 제목이 '강철의...' 류의 꽤나 과격한 문구였다고 한다. 하지만 이후 논의를 거치면서 현재의 제목으로 변경되었다.


[1] 인천광역시 부평구 갈산1동 173-4에 소재했으며, 현재 해당 법인은 폐업됐다.[2] 아침과 저녁 사이에라든가, 색동 같은 실험 영화들이 1970년대에 발표된 바 있다.[3] 책으로도 출판되었다. #[4] 참고로 이 최신 걸작리스트의 마지막 100번은 봉준호의 '기생충(2019)'이다.[5] 사실 반장을 시켜주겠다는 꼬드김은 한수를 비롯한 구사대 대원들 전부에게 주어진 상태였다.[6] 그가 구사대에 참여하고 완익을 고발한 것을 알게 되자 재만과 재필의 경우는 차가운 태도를 보인다. 그런가하면 원기는 여전히 다정하게 그를 대해 준다. 이 때문에 한수는 출세와 동료애 사이에서 갈등한다.[7] 유일한 여성 노동자이자 참가자인 김숙희는 많이 얻어맞지는 않았으나, 가슴과 사타구니에 빨간 스프레이가 뿌려졌다.[8] 영화의 주인공으로 여자친구 미자와 남동생 정수를 위해 악착같이 돈을 벌고야 말겠다는 생각을 가진 인물이다. 그렇기에 철야 같은 힘든 작업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원하곤 한다. 노동조합 움직임에는 거리를 두며 회사에 회유에 넘어가지만, 이것이 회사 동료들을 배신하고 있다는 생각에 괴로워한다.[9] 단조반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인물이다. 노동조합 움직임에도 미적지근하며, 그렇다고 회사의 노동조합 파괴 움직임에도 동조하지 않는, 어쩌면 그 당시 가장 전형적인 일반 노동자의 모습을 보여준다.[10] 옛날에 노동운동을 하다가 해고된 전력이 있는 인물이다. 그 때문에 노동조합에도 긍정적이며 노동조합 설립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한다. 하지만 이런 전력과 활동은 곧 회사의 주목을 받게 되고, 결국 회사가 고용한 깡패들에 의해 구타당해 병원에 실려가기에 이른다. 한편 주인공 한수에게도 끝까지 다정하게 대해주는 인물로 그의 태도는 한수를 고뇌로 밀어넣는다.[11] 한수의 친구이자 단조반 내에서 '약방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까불거리며 놀기 좋아하는 스타일로 단조반의 분위기를 주로 살린다. 노동조합 움직임이 보이자 그 역시 참여하게 되는데, 여기서 한수가 구사대에 참여하자 그때부터 한수와 사이가 벌어진다.[12] 몇 년 전 작업 중에 손가락이 3개나 절단되는 산업재해를 당한 인물이다. 하지만 회사는 그가 다친 것보다 그를 다치게 한 기계가 고장났을 때 더 호들갑을 떠는 행태를 보여주었다. 사고 이후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자 애쓰나 동료들이 노동조합에 참여하자 그 역시 동참한다.[13] 해병대 출신의 인물로 작중에서 한수 다음으로 갈등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처음에는 노동조합에 솔깃해하며 노동자들의 권리 증진에 관심을 가지다가, 회사에서 그것이 공산주의와 관련 있다고 말하면 거기에도 혹하는 식이다. 그래서 초기에는 노동조합 움직임에 섞였다 안 섞였다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나중에 "이 말이 들으면 이 말이 옳은 것 같고 저 말을 들으면 저 말이 옳은 것 같다"고 속마음을 털어놓고, 춘섭의 계속된 권유로 끝내 노동조합에 들어간다. 그리고 노동조합 합류 이후부터는 열정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인다.[14] 서울대학교 원자력공학과를 졸업한 엘리트로 노조를 결성하려는 학출(학생 출신)이다. 위장취업의 형태로 동성금속에 새로 들어왔으며, 술자리에서 민중가요를 부르기도 한다. 이때 부르는 민중가요는 안치환이 작사, 작곡한 <노동자의 길>이다.[15] 단조반원으로 따뜻한 마음과 열정으로 노동조합을 이끌어내는 데 주력한다.[16] 동성금속 포장반에서 일하는 노동자로 회사 내 노동조합 추진자들 가운데 유일한 여자이다. 작중에서 다른 사람 못지않게 열정적으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노동자의 권리 신장을 줄기차게 주장한다.[17] 한수의 여자친구이자 봉제공장 노동자. 한수를 사랑하지만 자신이 노동조합에 참여 중이기에 회사에 협력하는 한수의 모습을 안타까워 한다. 한수의 고뇌를 지속시키는 인물 중 하나다.[18] 영화 맨 처음 구내식당에서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하라는 요지의 연설을 하다가 회사에 의해 제지당한다.[19] 한수의 남동생으로 대입을 준비 중이다. 자신의 학비를 위해 열심히 일을 하는 형을 안타깝게 여기며, 자기도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드러내지만 한수는 공부하지 않으면 사람 취급도 받지 못한다며 만류한다.[20] 동성금속 단조반을 이끄는 반장으로 같은 노동자임에도 불구하고 단조반원들을 혹사하는 데 동조한다. 여러 규율로 노동자들을 옭아매는가 하면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도 욕설과 반말을 일삼는다.[21] 동성금속의 간부로 전무의 오른팔이다. 영화 내에서는 전무의 옆에 달라붙어 그의 명령을 충실히 이행하는 역할을 한다.[22] 동성금속 사장의 아들로 해외 유학까지 같다 온 엘리트다. 회사의 생산력과 생산량에 목을 메는 모습을 보이며, 최근 퍼져가고 있는 노동조합 움직임을 분쇄하고 싶어 하여 노조 해체 전문가까지 고용한다.[23] 동성금속의 중간관리자로 노동조합을 없애려는 회사의 움직임에 동참해 주인공 한수를 구사대로 끌어들인다. 이후 한수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일 때마다 당근과 채찍을 섞어가며 구슬린다. 참고로 주인공 한수와 같은 지방 출신이다.[24] 자수성가를 하여 지금의 동성금속을 만든 인물로 몇몇 노동자들로부터는 존경의 대상인 모양. 하지만 노동조합의 존재 자체를 싫어하며, 노동운동을 마치 '일하기 싫어 하는 자의 떼쓰기' 정도로 치부하는 모습을 보인다. 또한 노력드립을 설파하기도 한다.[25] 경찰서 정보과장의 소개로 회사가 고용한 노조 해체 전문가. 이름에서도 볼 수 있듯 미국에서 활동했다고 한다.[26] 이 부분이 잘 이해가 안 갈 사람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링크에 나온 사진들에서처럼 1980년대 공장에서 노동자들한테 주는 식사는 1식 1찬이 전부일 만큼 양과 질 모두 형편없었다. 심지어 식기조차 회사에서 주지 않아 개인이 알아서 가져와야 했다. 아울러 링크한 딴지일보 게시판에 달린 댓글들에 의하면 무려 2000년대 초반까지도 저렇게 부실한 식사를 직원들에게 주는 회사들이 있을 만큼, 한국 노동자들의 복지나 처우는 그야말로 형편없었다(...)조금 황당한 80년대 공장 구내식당[27] 극중 초반 원기는 작업시간을 철저히 지키는 인물로 초과근무를 시키려는 반장에게는 눈엣가시이다. 그러던 중 철야를 하던 날 식사시간에 맞춰 일을 끝내려는 원기에게 반장은 계속 일할 것을 요구한다. 원기가 머뭇거리자 반장은 자신보다 한참 나이가 많은 그에게 욕설까지 한다. 이에 모욕감을 느낀 원기는 일을 계속하고 이후 시간이 흘러 반장이 밥을 먹으라고 기계를 끄자 말 없이 기계를 계속 다시 켠다. 그럼에도 반장이 계속 기계를 끄려고 하자 원기는 눈을 부릅뜨며 일갈한다.[28] 원래 쉬는 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선적 물량이 부족하다면서 노동자들의 동의도 없이 특근을 정한 것이었다.[29] 사장의 대사는 당대 노동운동을 바라보던 기업가들의 관점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30] 그러나 당대의 노동법에서도 노동조합을 설립하는 것은 합법이었다. 노동조합 설립은 노동3권(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 중 단체교섭권에 해당하는 것으로 대한민국 헌법에도 보장된 권리이다. 하지만 1987년 노동자 대투쟁까지 이는 유명무실한 권리였다. 심지어 그런 대투쟁이 있는 후에도 노동조합에 대한 회사의 공격은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다.[31] 이 대사는 바로 위에 한수에게 원기가 한 대사를 떠오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