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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5-02-17 12:19:51

소설의 구성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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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설명3. 5막 구조
3.1. 도입(導入, Prologue)3.2. 발단(發端, Exposition)3.3. 전개(展開, Complication/Development/Rising action)
3.3.1. 사건과 갈등3.3.2. 전개의 구조
3.4. 위기(危機, Crisis/Climax)3.5. 절정(絕頂, Climax/Falling Action)3.6. 결말(結末, Conclusion/Resolution/Denouement)
4. 영미권과의 비교5. 플롯의 연결 방식6. 글쓰기 조언

1. 개요

근대 이후의 소설진행방법 중에서 사건을 연결하고 구성하는 작법론.

2. 설명

소설의 구성 단계는 이야기를 체계적으로 나누어 사건의 흐름과 서사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서사적 틀이다. 이 단계들은 독자가 이야기의 진행, 갈등, 그리고 해결 과정을 명확히 이해하고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가장 고전적인 서사 구조는 3막 구조(발단, 전개, 결말)로, 고대 그리스 연극에서 기원하여 현대까지 이어져 온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구조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이야기의 복잡성과 갈등 요소가 심화되면서, 3막 구조는 발전을 거쳐 새로운 단계인 위기와 절정을 추가로 포함하며 5막 구조로 확장되었다. 이는 특히 이야기의 긴장감을 극대화하고 반전과 극적 재미를 강화하기 위한 변화였다.

5막 구조는 고대 로마의 극작술에서 비롯되었으며, 특히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통해 체계적이고 널리 정착된 서사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이 구조는 3막 구조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로 이야기를 세분화하여 더욱 세밀하고 극적인 서사 진행을 가능하게 한다.

각각의 단계는 사건과 갈등을 전개하고 고조시키며, 절정을 거쳐 결말에 이르는 과정에서 논리적이고 감정적인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한국 문학계에서는 20세기 근대화 과정에서 서구 문학과 극작술이 도입되면서 5막 구조가 창작 방식에 영향을 미쳤다. 초기에는 서구의 구조를 그대로 차용한 작품이 많았으나, 점차 한국 전통 서사 구조인 판소리나 고전소설의 기-승-전-결 방식과 결합되며 독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현대 한국 문학은 개별 작가들의 독창성과 장르적 특수성을 반영한 다양한 변용된 서사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지만, 여전히 전통적인 5막 구조는 소설, 드라마, 영화 등 국내 창작계에서 주요한 서사 틀로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구조를 통해 서구적 서사 방식과 한국 고유의 정서와 문화적 맥락이 조화를 이루는 작품들이 꾸준히 창작되고 있다.

3. 5막 구조

구조 핵심 5막 구조
발단 이야기의 소개 인물과 배경을 소개하고, 사건의 실마리를 제시한다.
전개 이야기의 진행 사건이 본격적으로 진행하면서 갈등이 드러난다.
위기 이야기의 반전 새로운 사태가 발생하고, 갈등이 한층 심화된다.
절정 이야기의 전환 전환점이 나타나고, 갈등은 최고조에 이른다.
결말 이야기의 결과 모든 사건(갈등과 사태)이 해소된다.

3.1. 도입(導入, Prologue)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독자에게 강렬하거나 인상적인 장면을 제시하는 제0 단계다. 가령 스릴러 작품에서는 누군가가 살해당하는 장면이 등장하거나, 영화 신비한 동물사전 제1편에서는 마법사들이 몰살당하는 장면이 도입부로 등장한다. 이렇게 도입 단계에서는 이야기 전체의 분위기를 암시하거나 중요한 사건의 단적인 면을 미리 보여주는 방식이 많다. 또한, 앞으로 진행될 이야기 중 한 대목을 미리 제시하는 기법(예: 회상, 예시적 서술)이나, 주인공독백, 처럼 상징적이고 분위기를 조성하는 요소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도입 단계는 필수적인 단계는 아니다. 작가의 기호와 서사적 의도에 따라 이야기의 발단 단계 전에 선행적으로 삽입되며, 생략되는 경우도 많다. 프롤로그는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발단과는 구별되며, 주로 독자의 흥미를 유발하거나 이야기 전체의 방향성을 은연중에 암시하는 보조적 기능을 수행한다.

특히, 5막 구조라는 서사 체계에서 도입 단계는 공식적인 일부로 간주되지 않는다. 5막 구조는 고전 극작술에서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이라는 구조로 정립된 것으로, 여기에서 도입 단계는 포함되지 않고, 작가의 선택에 따라 추가되는 별개의 구성 요소에 불과하다.

3.2. 발단(發端, Exposition)

발단 단계는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전개하기 전, 독자가 이야기의 세계관과 주요 인물, 배경을 이해하도록 만드는 서사의 출발점이다. 이 단계에서 이야기는 비교적 평화롭거나 안정적인 상황에서 시작되며, 이후 전개될 갈등이나 주요 사건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독자가 이야기 속으로 몰입할 수 있도록 주요 등장인물과 배경, 그리고 사건의 실마리를 설득력 있게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발단에서는 보통 인물, 배경, 초목표, 사건의 실마리라는 네 가지 주요 요소가 소개된다.

1. 인물
발단 단계에서는 이야기의 중심 인물들이 소개된다. 이들은 이야기 진행 과정에서 사건에 관여하며 각자의 목표와 역할에 따라 이야기를 이끌어나가거나 갈등을 심화시킨다. 일반적으로 인물은 주동 인물, 반동 인물(대립자), 주변 인물로 나뉜다.

주동 인물은 주인공과 그의 동반자를 포함하며, 이야기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핵심 축이다. 이들은 대부분 주요 갈등을 해결하거나 목적을 달성하려는 역할을 한다. 특히 발단 단계에서 주인공(주동 인물)은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요소를 지니는 것이 효과적이다. 주인공은 종종 내적 결핍을 지니거나 극복해야 할 문제에 직면한 상태로 나타나며, 이러한 설정은 독자의 감정적 연결을 강화한다. 단순히 동정심을 유발하기보다는 주인공의 초목표와 갈등을 암시적으로 드러내면서 독자가 그 여정을 함께하고 싶은 흥미를 느끼게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소설 <노인의 전쟁>의 발단 단계에서 주인공은 소외와 상실 속에 처한 인물로 묘사된다. 사랑하는 아내를 떠나보낸 그는 외로움뿐 아니라 삶의 의미까지 잃은 상태에 있다. 이러한 배경은 독자로 하여금 주인공의 현실에 감정적으로 몰입하게 만들며, 이후 펼쳐질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발단 단계는 이처럼 주인공의 현재 상황과 내적 동기를 독자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하여 이후 사건에 대한 몰입도를 강화해야 한다.

반면 반동 인물(혹은 대립자)은 주동 인물의 초목표를 방해하며 갈등과 긴장을 조성한다. 대립자는 반드시 인간일 필요는 없으며 환경, 동물, 사회적 구조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주변 인물은 주동 및 반동 인물을 보조하거나 그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역할로, 세계관 확장이나 주인공의 성격 부각에 기여한다.

2. 배경
이야기의 시간적, 공간적, 장르적 배경은 발단 단계에서 독자에게 소개된다. 배경은 이야기의 분위기와 톤을 설정하며 이후 서사의 전개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시간적 배경은 이야기의 시대적 맥락이나 구체적인 시간을 의미하며, 과거(조선 시대), 현재(현대 사회), 미래(디스토피아적 미래) 등으로 나뉜다. 공간적 배경은 사건이 벌어지는 물리적 무대로서 이야기의 환경적 맥락과 분위기를 조성한다. 예를 들어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호그와트는 독특한 색채를 부여하는 공간적 배경이다. 장르적 배경은 판타지나 SF처럼 특정 장르의 규칙과 개연성을 제시하여 독자가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3. 사건의 실마리
사건의 실마리는 이야기에서 앞으로 펼쳐진 사건의 분위기나 유형을 암시하기 위해 일어나는 사태다. 이는 단순히 분위기만 조성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계기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추리 소설에서는 살인이나 절도 같은 범죄 행위가 사건의 실마리가 되며, 현대 웹소설에서는 주인공이 극심한 시련 후 회귀하거나 이세계로 전생하는 사태가 자주 등장한다.

사건의 실마리는 주인공이 일상적인 상태에서 벗어나 새로운 상황으로 들어가도록 만드는 전환점이며, 이야기 진행 방향과 주제까지 암시한다. 이를 통해 독자는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감을 갖게 된다.

참고로 '사태'란 어떤 심각하고 중대한 '일의 발생'을 뜻하는 단어로, 이 문단에서는 표현적 혼란을 피하기 위해 사용한다. 일부 문학 서적이나 이론에서는 사건의 실마리로 벌어지는 사태에 대해 '발단 사건' 혹은 '초기 사건'이라고 지칭하기도 하지만, 이는 전개 단계에서 본격적으로 일어나는 사건과 혼동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이 문단에서는 사태라는 용어를 사용해 표현적 혼란을 최소화한다.

4. 초목표
초목표(Super-Task)는 이야기 속 주인공이 궁극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로, 서사의 방향성을 결정짓는다. 발단 단계에서는 주인공이 직면한 사태(사건의 실마리)로 인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나 이루고자 하는 바람을 결심하게 된다. 초목표는 이후 이야기를 관통하는 동기가 되며 독자의 기대감을 고조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콘스탄틴 스타니슬랍스키가 제안한 초목표 개념은 연극뿐 아니라 서사 구조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초목표는 단순히 행동의 이유가 아니라 이야기를 관통하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며, 이를 통해 독자는 주인공이 어떤 여정을 걸어갈지 예상하고 몰입하게 된다.

5. 발단 단계에 대한 예시
영화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에서는 샤이어라는 평화로운 호빗 마을이 배경으로 등장하며 프로도와 그의 친구들, 삼촌 빌보 등이 소개된다. 빌보가 절대반지를 이용해 사라지는 장면은 반지가 가진 위험성을 암시하며 프로도가 여정을 떠나는 계기를 제공한다.

소설 <마션>에서는 강렬한 첫 문장으로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화성에 홀로 남겨진 마크 와트니는 생존이라는 절박한 초목표를 제시하며 독자를 이야기 중심으로 끌어들인다.

소설 <디지털 포트리스>에서는 데이비드가 해외 시체 안치소로 임무를 수행하러 가는 장면이 묘사된다. 그는 사라진 물건을 회수해야 한다는 초목표를 결심하며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소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에서는 가난한 소녀 조지가 부자의 개를 훔쳐 돈을 마련하겠다는 초목표를 세우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영화 <2012>에서는 갑작스러운 지진과 비밀리에 재난을 대비하는 부자들의 모습을 통해 재난의 심각성을 깨닫고 가족을 구하겠다는 초목표가 설정된다.

서구 동화의 전형적인 클리셰를 살펴보자. 보통 이야기는 이런 방식으로 시작된다. "옛날 옛적에 어느 한 왕국에 한 공주가 살았습니다. 공주에게는 왕과 왕비가 있었는데, 왕비는 계모였어요. 그러던 어느 날 계모가 공주를 불러 어떤 임무를 내립니다. 사실 이는 계모가 공주를 해치기 위해 꾸민 잔악한 계략이었답니다."

이 동화에서 "옛날 옛적에 어떤 왕국에 공주가 살았고, 공주의 부모 중 왕비가 계모라는 사실이 제시되는 부분"까지는 이야기의 발단 단계에서 인물과 배경 소개에 해당한다. 반면, "어느 날 계모가 공주에게 잔혹한 음모가 담긴 임무를 내리는 장면"은 사태의 발생을 알리는 사건의 실마리다.

발단 단계는 이야기 세계관과 주요 요소들을 명확히 제시하면서도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흥미로운 사건의 실마리를 제공해야 한다. 이 단계에서 독자는 주인공과 이야기 환경에 몰입할 수 있도록 설득력 있는 서술과 설정이 중요하다.

3.3. 전개(展開, Complication/Development/Rising action)

전개 단계는 발단 단계에서 제시된 사건의 실마리가 사건으로 본격적으로 전개되며, 이야기가 복잡하게 얽히고 갈등이 점차 심화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단계다. 이 단계는 이야기의 긴장감을 높이고 독자가 서사에 몰입하도록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주인공은 초목표를 이루기 위해 행동을 개시하며, 대립자는 이를 방해하면서 주인공과의 충돌을 통해 갈등이 전개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이야기는 점점 더 복잡해지고, 갈등의 강도가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것이 전개 단계의 특징이다.

예를 들어, 추리 소설에서는 발단 단계에서 살인이라는 사태가 사건의 실마리가 제시되었다면, 전개 단계에서는 주인공이 단서를 추적하며 용의자를 좁혀가는 과정이 그려진다. 이 과정에서 대립자인 범인은 자신의 정체가 드러나지 않도록 방해하며 갈등을 심화시킨다. 이러한 전개는 독자로 하여금 주인공이 초목표(범인을 잡는 것)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

3.3.1. 사건과 갈등

전개 단계는 발단에서 설정된 초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주인공이 행동을 개시하면서 시작된다. 이 과정에서 대립자가 등장하여 주인공의 행동(초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을 방해하고, 그로 인해 새로운 갈등이 발생한다. 주인공은 이러한 방해에 맞서 초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지만, 상황은 점점 더 복잡하고 어려워진다.

1. 사건
뉴스에서는 흔히 어떤 단발적인 사태가 일어나면 이룰 두고 사건/사고가 터졌다고 한다. 하지만 이야기에서 사건은 다른 의미를 지닌다.

문학에서 사건이란 인과 관계로 연결되어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일련의 행위와 그러한 상황(갈등)적 흐름을 의미한다. 즉 등장 인물들이 저마다의 목적(초목표)을 가지고 벌이는 여러 '일과 행동'을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이야기(전개 단계)에서 주인공은 초목표를 위해 행동을 개시하고, 대립자는 초목표를 달성하려는 주인공을 방해하기 위해 나선다. 그러면 주인공은 자신의 초목표를 위해 대립자를 처리(극복/해결)하는 일을 벌인다. 이런 식의 여러 행동과 일(행동의 결과)들이 모두 사건이다.

대립자는 초목표를 달성하려는 주인공의 행보를 방해하는 존재로, 이야기 속에서 갈등의 핵심 축이다. 대립자는 보통 발단 단계에서 발생한 사태(사건의 실마리)와 연관된 존재거나, 그 사태를 직접적으로 일으킨 원인이다. 따라서 주인공이 사태의 해결이라는 초목표를 위해 행동하면, 대립자는 이를 저지하기 위해 나서는 여러 일과 행동들을 벌이며 갈등을 유발한다.

참고로 이 문단에서 주인공이 대립자를 처리(해결)한다는 표현은 단순히 물리적으로 쓰러뜨리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여기에는 다양한 방식이 포함된다. 대립자를 직접적으로 쓰러트리는 것은물론, 대립자로부터 도망치거나, 대립자를 속이거나, 대립자를 따돌리는 둥, 어떠한 형태로든 주인공이 대립자의 방해로부터 벗어난다면, 이를 "대립자를 처리했다"고 표현한다.

종합적으로, 사건이란 서로 연결된 서사적 흐름이라고 이해해야 한다. 이를 달리 말하면, '사건' 자체를 하나의 이야기라고 정의될 수 있다. 예컨대 "이 전개 단계에는 어떤 사건이 있나요?"라는 질문에 "주인공이 살인범을 추리하면서 여러 난관을 극복하는 이야기입니다."라고 답할 수 있다. 이는 사건이 단순한 '일회성 사태'가 아니라, 서사의 진행 과정에서 갈등과 해결을 포함한 연속적이고 유기적인 흐름임을 보여준다.

2. 갈등
이야기에서 갈등은 양자 간에 촉발된 대립적 관계와 그에 따른 대치된 상황(분위기)을 의미하며, 사건을 통해 표출되고 드러난다. 아주 쉬게 말해 '사건'이 지닌 분위기를 갈등이라고 한다. 혹은 갈등이란 사건으로 인해 느껴지는 팽팽한 분위기라고 해도 좋다. 그래서 주인공과 대립자의 관계는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물 대 인물, 인물 대 환경, 인물 대 사회, 인물 대 동물, 인물 대 재난, 인물 대 자신의 내면적 충동 등 여러 유형으로 나뉜다. 이를 통틀어 외적 갈등과 내적 갈등이라고 구분한다.

갈등은 서사적 긴장을 유지하며 독자의 몰입감을 높이고, 주인공의 외적·내적 성장을 촉진하며 이야기에 변화를 준다. 또한 분위기를 강화하고 서사의 흐름을 한 단계 높은 긴장감으로 끌어올리며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와 메시지를 독자에게 전달하는 역할도 한다

3. 사건과 갈등의 관계
사건으로 인해 갈등이 나타난다는 의미는, 등장 인물들이 각자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서로에게 반대되는 여러 일과 행동들을 벌이기 때문에, 극이 진행될 수록 대립적인 관계가 점점 더 명확해지고 긴장이 치솟게 된다는 소리다.

만약 발단 단계에서 아들이 납치된 주인공이 있다. 전개 단계에서 주인공은 아들을 구하기 위해 악당의 본거지에 찾아가는 일을 벌였다. 그 자체로도 악당과 대치한다는 대립적 상황을 풍긴다. 즉 갈등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럼 이제 대립자가 나서야 한다. 우리의 악당(대립자)이 바보가 아닌 이상 가만히 있지 않고 주인공에게 공격을 가하거나 아들을 데리고 도주하는 식의 일을 벌일 것이다. 이는 주인공의 초목표를 방해하는 대립자의 방해로, 대립적인 관계를 더 짙어지게 만든다. 하지만 주인공은 자신의 초목표(아들 구하기)를 달성해야 하니 여기서 멈추지 않고 대립자에게 반격하거나 뒤쫓을 것이다. 그러니 마찬가지로 대립자도 주인공으로부터 공격당하지 않기 위해 다시 맞서거나, 더 격렬하게 도망친다. 결과적으로 전개 단계가 진행될 수록 대립적인 관계는 더욱 더 팽팽해졌다.

이렇듯 연속적인 인과의 흐름인 사건으로 인해 갈등은 점점 더 표출되고, 점점 더 짙어진다. 또한 갈등(대립적 분위기)으로 인해 등장 인물들이 서로에게 엎치락뒤치락 하는 여러 일과 행동들을 점점 더 세게 벌이니, 점점 더 상황이 복잡해진다고 하는 것이다.

이때, 대립자가 단순히 존재(등장)만으로 갈등을 형성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대립자는 능동적으로 행동하며 주인공에게 방해를 가해야 하는 존재고, 이에 맞서 주인공 역시 적극적이고 구체적으로 대립자에게 대응하며 초목표를 이루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러한 과정은 단순한 단발적인 행위들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연속적인 행위들, 즉 사건이 된다.

영화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에서는 발단 단계에서 간달프로부터 반지를 가지고 여정을 떠나라는 임무를 받은 프로도가 샘과 함께 샤이어를 떠나는 장면으로 전개 단계가 시작된다. 하지만 그의 여정은 순탄치 않다. 곧장 대립자인 나즈굴 일당과 맞닥뜨리고 그들에게 쫓기며 도망치고 숨다가 결국 저주받은 검에 찔린다. 이후 엘프 마을로 가서 치료를 받고 나즈굴의 추격을 피하기 위해 새로운 경로(모리아 광산)를 개척하기도 한다.

소설 《디지털 포트리스》에서도 죽은 엔세이 탄칸토의 물건을 수습하려다가 반지가 사라진 사태가 일어난다. 데이비드는 이 사태의 배경을 확인한 뒤 전개 단계에서 반지를 찾기 위해 본격적으로 여정을 떠나 여러 장소를 방문한다. 그러나 그가 도착하는 곳마다 다양한 이유로 접근이 차단되고 데이비드는 그때마다 기지를 발휘해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행동으로 이를 극복한다. 이러한 과정은 하나의 사태(반지 실종)로 인해 발생한 연쇄적 갈등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전개 단계는 사건을 이루는 갈등을 통해 서사를 발전시키는 중심부 역할을 하며 위기 단계로 이어질 준비를 마친다.

3.3.2. 전개의 구조

1. 전개 단계의 구조적 흐름
전개 단계는 발단에서 설정된 초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주인공이 행동을 개시하면서 시작된다. 이 과정에서 대립자가 등장하여 주인공의 행동을 방해하며, 갈등이 점진적으로 심화되고 발전한다.

기본적인 서사의 흐름은 다음과 같다: "주인공이 초목표를 위해 행동을 개시한다 → 대립자가 등장하여 주인공을 방해한다 → 주인공은 자신의 초목표를 위해 대립자를 처리(해결)한다. → 더 강력한 대립자가 나타난다 → 주인공은 자신의 초목표를 위해 더 격렬하게 맞서서 다시 대립자를 처리한다...(생략)..." 이러한 갈등은 점진적으로 발전하며 연쇄적으로 이어지다가, 전개 단계의 마지막은 주인공이 끝까지 갈등을 벌이는 장면, 즉 새로운 대립자를 처리한 상황으로 마무리된다.

이때, 이 전개 단계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단순히 대립자를 처리한 결과만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음 단계인 위기 단계를 위한 복선을 넣어 불안한 분위기를 연출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이렇게 하면 독자는 긴장감을 유지하며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다.

또한 후술하겠지만 주인공의 대립자 처리는 정말 처리에만 그치지 않는다. 처리했다는 상황을 확정하기 위해, 다시 말해 정말 처리했다는 안정적인 상황을 보여주기 위해 다시 초목표를 달성하러 마저 행동하는 모습까지 있어야 한다.

2. 사건의 범위
전개 단계에서 사건은 등장 인물이 벌이거나 겪는 모든 종류의 일을 의미한다. 주인공의 초목표 달성 과정, 대립자의 방해, 주인공의 대응, 그리고 이에 따른 결과와 안정이라는 상황까지 모두 포괄한다.

특히 "대립자의 처리"는 단순히 대립자의 방해로부터 벗어난 상황만 의미하지 않는다. 대립자를 극복한 뒤 안정된 상황으로 이어지는 장면 역시 대립자 처리의 일부로 볼 수 있다. 예컨대, 주인공이 대립자를 처리한 후 안전한 장소에서 부상을 치료하면서 초목표를 향해 다시 나아가는 모습은 대립자를 정말 처리했다는 상황의 완결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서사적 단서다. 정말 대립자를 처리하지 못했으면 나타날 수 없는 행위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부수적인 상황에서 제일 필수적인 장면은 당연히 '초목표를 위해 다시 행동하는 장면'이다.

가령 발단 단계에서 은퇴식을 마친 국정원 요원이 시골에서 여유롭게 살아가는 모습과 함께 이웃집 고아 소년을 손자처럼 아끼는 모습이 소개된다. 그러나 오밤중에 갑작스러운 비명이 들리고, 밖으로 나가보니 이웃집 소년이 괴한들에게 납치되는 사태가 일어나면서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다. 주인공은 소년을 구하겠다는 초목표를 결심한다.

전개 단계에서 주인공은 흔적을 추리하며 소년이 납치된 방향으로 향하지만, 곧이어 첫 번째 대립자인 괴한 중 한 명과 맞닥뜨린다. 그는 치열한 전투 끝에 괴한을 쓰러뜨리고(처리), 부상을 입은 몸으로 다시 추적을 시작한다. 하지만 갈등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쓰러진 괴한이 죽기 전에 호출했던 킬러들이 등장하는 것으로 더욱 강력한 대립자가 대두된다. 주인공은 이번엔 킬러들과 격렬하게 싸우며 점진적으로 발전하는 갈등의 흐름 속에서 긴장감이 더욱 고조된다.

3. 이해를 위한 예시
1) 로맨틱 코미디: 앙숙과의 동거2) 재난: 화재 현장의 소방관3) 청춘 하이틴 4) 전쟁: 시골 여성의 투쟁기5) 어드벤쳐, 액션: 보물을 둘러싼 탈출6) 추리: 은퇴한 탐정의 복귀

3.4. 위기(危機, Crisis/Climax)

위기 단계는 이야기의 반전으로 새로운 사태가 발생하고, 갈등이 한층 심화되는 과정이다. 이 단계는 극적인 전환을 가져오며, 주인공의 상황을 또 다른 국면으로 이끈다. 주인공은 새로운 사태에 맞서 싸우지만, 전개 단계와 달리 결국 대립자의 방해로 패배를 맛보며 마무리된다. 그러나 절정 단계와의 연결성을 위해, 주인공이 어렴풋이 해결의 실마리에 닿은 듯한 암시를 남기는 것도 효과적이다.

1. 새로운 사태
위기 단계에서 발생한 새로운 사태는 발단 단계와 전개 단계에서 제시된 갈등보다 한층 심각하고 극적인 상황을 연출한다. 발단 단계의 사태가 주인공을 갈등 속으로 몰아넣는 단초였다면, 위기 단계의 사태는 이를 넘어서 초목표의 달성조차 실패로 몰아넣는 중대한 상황이다.

이야기의 반전이란 지금까지 진행되오던 상황이 전혀 다른 국면으로 뒤집힌 흐름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동료라고 믿었던 파트너가 배신해서 주인공을 함정에 빠트리는 클리셰가 있다.

그래서 주인공은 이 위기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다시 격렬하게 맞서지만, 전개 단계와 달리, 거듭되는 갈등 끝에 맞이한 마무리는 결국 대립자를 처리한 상황이 아니라, 다시 대립자로부터 방해를 받는 모습으로 패배를 당하게 된다.

2. 갈등의 심화
위기 단계를 도식화하면 다음과 같다: 새로운 사태가 일어난다. → 주인공이 맞선다. → 사태에 대한 대립자가 나서서 주인공을 방해한다. → ...(반복)... → 더욱 강력한 대립자가 주인공을 방해한다(패배한다). → 그리하여 주인공은 좌절하며, 동시에 해결의 실마리를 얻게 된다.

3. 위기 단계의 특징

3.5. 절정(絕頂, Climax/Falling Action)

절정 단계는 이야기가 최고조에 이르는 클라이맥스로, 결말로 이어지는 분기점이다. 이 단계에서 주인공은 해결책을 깨닫고, 자신의 모든 것을 건 최후의 갈등을 벌인다. 절정 단계는 이야기에 극적인 완결성과 감정적 고조를 부여하며,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는 중요한 부분이다.

1. 해결책
절정 단계에서 해결책은 주인공이 위기 단계에서 겪은 좌절을 극복하고 새로운 사태를 타파할 수 있는 방법을 의미한다. 해결책은 주인공이 지금까지 겪어온 사건(갈등과 사태)에서 얻은 경험이나 정보를 통해 자연스럽게 도출되어야 한다.
1) 해결책의 본질2) 개연성의 중요성3) 주제와 일관성:
2. 갈등의 최고조
절정 단계는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는 순간으로, 주인공과 대립자가 최후의 대결을 벌이는 장면이다. 이 과정에서 주인공은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행동하며, 대립자를 처리(해결)한다.

절정 단계의 흐름을 도식화하면 다음과 같다: 주인공이 해결책을 얻는다. → 이 해결책을 발판 삼아 최후의 행동을 시작한다. 진정한 대립자를 되려 방해하는 것이다. → 그러니 이 진정한 대립자는 주인공에게 맞서 반격한다. → 그런 식으로 주인공은 대립자와 싸우며 결국 대립자를 처리하는 데에 성공한다.

3. 절정 단계 설계 시 유념할 점
1) 감정적 고조2) 주제와 일관성 유지3) 개연성과 논리적 완결성:

3.6. 결말(結末, Conclusion/Resolution/Denouement)

결말은 이야기의 최종 결과로, 주인공이 절정 단계에서 벌인 최후의 행동(갈등)에 의해 모든 사건(갈등과 사태)이 해소되었는지를 보여주고 주인공의 운명을 결정짓는 단계다. 또한 이 단계는 초목표 달성 여부와 함께, 이야기 전체를 마무리하며 독자에게 여운을 남기는 역할을 한다.

1. 결말의 역할
1) 갈등과 사태의 해소:2) 주인공의 운명 결정:3) 독자의 납득:
2. 결말의 유형
결말은 갈등 해소와 주인공의 성취 여부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뉜다
1) 해피 엔딩2) 배드 엔딩
* 결국 사건(갈등과 사태)의 해결을 실패해서 초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3) 중과부적 엔딩예: 악당을 무찔렀지만, 연인이 주인공의 무서운 면모 때문에 떠난 경우,
4) 열린 결말
3. 결말 설계 시 유념할 점
1) 논리적 완결성2) 주제와 메시지 전달:3) 사회적 영향 고려:

4. 영미권과의 비교

한국의 플롯 단계는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로 나뉘며, 이는 영미권의 Exposition, Inciting Incident, Rising Action, Climax, Falling Action, Conclusion과 유사하다. 각 단계는 다음과 같이 대응된다.
1. 단계별 비교
1) Exposition (발단 단계)2) Inciting Incident (사건의 실마리)3) Rising Action (전개 단계)4) Climax (절정 단계)5) Falling Action (전환)6) Conclusion (결말)
2. 3막 구조와의 차이
영미권의 3막 구조와 한국 플롯 구조를 비교하면 다음과 같은 차이가 있다.

5. 플롯의 연결 방식

플롯은 이야기의 전개를 이끄는 구조로, 주역이나 대립자가 바뀌거나 초목표와 갈등의 성격이 달라질 때 서로 다른 플롯으로 구분된다. 이러한 메인 플롯과 서브 플롯들을 어떻게 연결하고 배열하느냐에 따라 플롯의 종류가 달라진다.

플롯을 설계할 때는 캐릭터와 사건 간의 연결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여러 서브플롯이 얽힌 복합구성에서는 캐릭터들의 행적과 관계 변화를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 이를 소홀히 하면 캐릭터 붕괴가 발생할 수 있다. 모든 캐릭터는 가상의 배우처럼 자신의 배역에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이 역할에 만족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다면 독자도 만족할 것이다.

1) 단일구성
한 가지 주제와 한 명의 주인공이 하나의 초목표를 가지고 단일한 적과 대립하며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이다. 주로 단편 소설에서 사용되며, 단순하고 직선적인 서사 구조를 가진다. 이야기를 확장하려면 전개, 위기, 절정 단계에서 갈등을 세분화하고 구체화하여 내용을 늘릴 수 있다.

2) 복합구성
주인공 외에도 여러 주연급 캐릭터가 각자의 초목표와 여러 사건을 통해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이다. 장편 소설이나 영화에서 자주 사용되며, 각 캐릭터의 서사가 얽히고설킨다.

예를 들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는 권선징악이라는 대주제를 공유하면서도 각 히어로가 독립된 이야기를 가진 솔로 무비와 팀업 무비로 구성된다. 《어벤져스》 시리즈는 발단~결말의 5막 구조를 팀업 무비로 나누어 전개하며, 솔로 무비들은 각 히어로의 개별 서사를 구축한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같은 복합구성은 권선징악이라는 대주제만 동일하고 각 편마다 다른 주역과 적의 갈등을 다루는 복합플롯이다. 케빈 파이기가 초를 잡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인피니티 사가를 구성하는 영화들은 많지만, 큰 틀에서 보면 어벤져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어벤져스: 엔드게임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에 해당하는 팀업 무비이고 나머지 영화는 주조역 히어로 개개인의 내러티브를 만드는 솔로 무비 형태다. 어벤져스(영화) 이전까지의 솔로 무비들을 통해 소개된 히어로들끼리 어벤져스라는 명칭 하에 동맹을 맺는 것이 발단이 되어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절체절명의 위기를 해결하면서 히어로들의 팀워크가 공고화되는 방향으로 전개되다가, 히어로들 간의 자중지란이 벌어지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가 발발하면서 위기를 맞이하고, 상황이 악화될 대로 악화되어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라는 절정[1]최악의 사태를 맞이한다는 점에서도 "절정"이라고 볼 수 있다.]-다시 말해 최악의 사태를 맞이하지만, 결국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여러 과정을 거쳐 굿 엔딩으로 결말을 내는 흐름.

그리고 인피니트 사가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엔드게임은 이후 사가를 진행하기 위한 새로운 발단이 된다. 승리의 비결을 얻기 위해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났더니 그 시점의 로키가 탈주하면서 새로운 드라마의 발단으로 작용한다던가.]

3) 피카레스크식 구성
한 명의 주인공이 여러 에피소드에서 각각 다른 초목표와 다른 대립자들을 만나며 이야기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수사물이나 의학 드라마에서 자주 사용되며, 각 에피소드마다 독립적인 사건과 갈등이 있다. 고전 대서사시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형식으로, 각 챕터마다 다른 강적과 대결하거나 새로운 사건을 해결한다. 소설로 치자면 대표적으로는 해리 포터 시리즈가 있다.

고전 대서사시는 피카레스크 형식을 많이 따른다. 큰 흐름은 이어지더라도 에피소드 /챕터마다 다른 강적과 대결한다. 또한 이러한 에피소드들을 액자식 구성 등의 방법으로 어떻게 나열하고 배열하느냐에 따라, 여기서 갈등이 달라지는 지점을 기준으로 서브플롯을 구분한다. 분량이 짧다면 하나의 에피소드로 소설의 전 영역을 커버할 수도 있으며, 이 경우에는 갈등 곡선이 단 하나의 봉우리(절정부)만을 그린다. 요즘 소설은 다중 에피소드 방식이 대세이므로 대부분의 경우 갈등 곡선은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면서 전체적으로는 상승하는 산맥 모양을 그린다.

국내 드라마웹소설, 웹툰에서는 복합구성과 피카레스크를 융합시킨 변형 복합플롯을 사용하기도 한다. 기존 복합플롯에서 주역들이 저마다의 이야기를 하느라 주인공과 다소 떨어져 있는 반면, 한국식 복합플롯에선 주인공이 다른 주역의 스토리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전체 갈등을 이끌어 나간다.

4) 옴니버스식 구성
각 에피소드마다 주제와 주인공이 다르며, 세계관이나 배경만 공유하는 방식이다. 개그물이나 호러물에서 자주 사용되며, 에피소드 간 연결성이 약한 독립적인 이야기들로 이루어진다.

5) 액자식 구성
이야기 속에 또 다른 이야기를 삽입하는 방식이다. 과거 이야기를 삽입하거나, 여러 에피소드를 중심 이야기의 발단~결말에 대응하도록 배열한다. 각 에피소드도 발단~결말 구조를 따르며 독립적으로 완결성을 가진다.

6. 글쓰기 조언

소설을 쓰는 과정에서 에피소드의 나열과 배열은 캐릭터들의 행적과 인간관계에 영향을 미친다. 이를 제대로 점검하지 않으면 캐릭터 붕괴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본문에서 언급한 '사건-캐릭터 네트워크'를 참고하며 복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과정이 복잡하고 귀찮게 느껴진다면, 한 가지 원칙만 기억하자. 소설은 치밀하게 계획된 연극 무대와 같으며, 모든 캐릭터는 배우처럼 각자 맡은 역할이 있다.

작가는 대본 작가처럼 캐릭터(배우)를 설득해야 한다. 대본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배우가 출연을 거부하듯, 소설 속 주인공과 캐릭터들도 자신의 배역에 납득해야 한다. "당신의 소설 속 캐스팅된 모든 가상의 배우가 자기 배역에 만족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져보자. "그렇다"는 대답이 나온다면, 독자들도 그 이야기에 만족할 것이다.

초보 작가들에게는 에필로그시놉시스를 먼저 작성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이는 주제를 잡기 위해서인데, 여기서 말하는 에필로그는 5막 구조에서 결말부에 해당한다. 즉, 플롯을 작성할 때의 순서는 프롤로그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다. 에필로그를 먼저 작성해 이야기의 결말과 주제를 정하고, 클라이맥스를 통해 주인공의 최종 성장 순간을 설계한 뒤, 프롤로그에서 주인공의 시작 상태를 설정한다. 마지막으로 시작 상태에서 최종 성장까지의 여정을 설계하면 된다.
에필로그, 클라이맥스, 프롤로그를 요약한 것이 바로 시놉시스다. 시놉시스와 영화의 티저 예고편은 전혀 다른 것이다. 티저 예고편은 도입부와 클라이맥스만 보여주고 결말은 숨기지만, 시놉시스는 모든 스포일러를 포함해 결말까지 명확히 서술해야 한다. 주제가 목적지라면 시놉시스는 여행 계획이라고 할 수 있다.

전문용어를 풀어서 설명하자면, 소설의 목적지를 정하고(에필로그), 주인공의 최종 성장을 정하고(클라이맥스), 주인공의 시작 상태를 정하고(프롤로그), 그리고 시작 상태에서 최종 성장까지의 여정을 정하라는 것이다. 반대로 하면 결말을 찾지 못해 방황하게 된다. 픽사의 "스토리텔링을 위한 22가지 법칙" 중 7번에서도 이를 강조하며, 결말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소설 작법에서 중요한 것은 이야기의 논리적 완결성과 독자의 납득이다. 결말이 주인공의 욕망과 관계가 있었는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애매한 부분은 없었는지 점검해야 한다. 작품에서 나타내고자 하는 주제를 잘 표현했는지도 중요하다. 특히 인기 있는 작품일수록 사회적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악한 수단으로 행복해지는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 영화 《조커(2019)》처럼 모방범죄까지 우려되는 전개라면 더욱 신중해야 한다.

결국 소설은 치밀하게 계획된 연극 무대와 같다. 작가는 모든 캐릭터와 사건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독자가 납득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

자세한 내용은 소설작법에 번역된 '픽사의 스토리텔링을 위한 22가지 법칙들'의 7번을 참고할 것.

[1] 정확히 말하면 닥터 스트레인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블랙 팬서 같은 히어로들이 합류하면서 대단원에 가까워지는 분위기를 형성한다는 점에서도 절정이라고 볼 수 있고, 소설의 구성단계라는 관점에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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