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2. 논란
2024년 8월 15일, 광복절로 날짜가 넘어간 0시에 일본을 배경으로 하여 배우들의 복식은 물론 일본 국가까지 연주되는 오페라를 공영방송 KBS가 편성했다는 것에 대해 논란이 일었다.나비부인이 투란도트, 토스카, 라 보엠, 서부의 아가씨, 삼부작 (자니 스키키) 등과 함께 푸치니의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이긴 하지만[2] 방영일이 광복절임을 고려하면 충분히 미리 다른 작품을 편성할 수 있었다는 점이 논란의 핵심이 되었다.[3]
참고로 나비부인은 일본의 대한제국에 대한 간섭이 심해지던 1904년에 만들어진 데다 시대적 배경도 일본 제국의 팽창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던 1900년대 초반이고 자포네스크, 오리엔탈리즘 등으로 대표되는 당시 유럽인들의 일본에 대한 동경이 담겨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논란의 소지가 더 컸다.
특히 박민을 필두로 한 윤석열 정부의 KBS 인사 개편, 뉴라이트 의혹을 받는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으로 임명한 후 친일 정권이란 비판이 나오던 차에 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찬성과 광복절 행사의 취소까지 더해지면서 비판 여론이 강화되던 광복절 당일 자정에 터진 사건이라 공영방송을 뉴라이트화시켰다거나 정권에 종속됐다고 해석될 여지를 준 만큼 파장이 더욱 크다. 언론기사[4]
3. KBS의 해명 및 사과
논란이 불거지자 KBS는 "당초 지난 6월 29일에 녹화된 공연을 7월 말에 방영할 예정이었으나[5] 2024 파리 올림픽 중계로 인해 뒤로 밀리면서 광복절 새벽에 방송하게 되었다"라는 취지의 공식 입장을 밝혔으며 "방송 내용에 문제는 없는지와 시의성은 적절한지 정확히 확인, 검토하지 못한 제작진의 불찰"이라면서 사과문을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 이에 따라 광복절 밤에 방영 예정이었던 '나비부인 2부' 역시 다른 공연 방송으로 대체되었다. #, #아래는 사과문 전문이다.
- [ 펼치기 · 접기 ]
-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KBS는 제79주년 광복절에 적절하지 못한 방송 편성과 태극기 그래픽 실수로 시청자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친데 대해 깊이 사과드립니다.
오늘(8월 15일) 새벽에 방송된 오페라 <나비부인 1부>는 이탈리아 작곡가 푸치니의 작품으로 일본에 주둔한 미국인 장교와 일본인의 비극적 사랑을 그리고 있으며 극중 주인공 남녀의 결혼식 장면에서 미국국가와 일본국가인 기미가요가 연주됩니다.
이 작품은 KBS중계석이 6월 29일 녹화해 7월 말에 방송할 예정이었으나 올림픽 중계로 방송 일정이 뒤로 밀리면서 8월 14일 심야에 방송하게 됐습니다.
방송 일정이 바뀐만큼 방영 시점이 적절했는지 면밀히 확인, 검토했어야 했지만 그러지 못한 제작진의 불찰로 뜻깊은 광복절에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거듭 사과드립니다.
KBS는 15일 밤 방송 예정이었던 <나비부인 2부>는 다른 공연 방송으로 대체했습니다.
또한 오늘 오전 KBS뉴스 날씨 코너에서 배경 화면의 일부에 태극기의 좌우가 뒤바뀌어 방송됐습니다.
인물이 태극기를 들고 있는 장면을 구현하면서 제작자가 컴퓨터 그래픽으로 태극기 이미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습니다.
KBS는 문제를 확인한 즉시 태극기 이미지를 바로 잡았으며, 뉴스홈페이지 동영상도 즉각 수정했습니다.
KBS는 이번 사태를 무겁게 받아들여 방송 경위에 대한 철저한 진상 조사를 통해 관계자들의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등 엄정하게 조치하겠습니다.(끝)
그러나 이후 KBS 내부에서 열린 임원회의에서 이 사태에 책임이 있는 이제원 제작1본부장이 이를 두고 '이번 사건은 좌파 PD들이 만든 음모'라 말했다는 주장 등이 나와 사과의 진정성이 의심되었다. #
4.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행정지도
10월 7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이 사건을 일으킨 KBS 중계석에 대해 행정지도인 권고를 결정했다.#5. 반응
5.1. 시청자
방송 직후 KBS 시청자상담실 홈페이지에는 나비부인과 같은 오페라가 광복절에 방영되기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시청자들은 “광복절에 일본 기모노를 봐야 하나”, “광복절에 기미가요 트는 공영방송이라니”, “광복절 땡하자마자 왜색 짙은 나비부인은 아니지 않나” 등의 비판을 남겼다.천 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사측이 답변해야 하는 시청자 청원에는 나비부인 편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청원이 올라와 20시 전에 15,000명을 돌파했다. 오전 9시 40분 기준 2,000여 명이 동의했고, 오전 11시 기준 약 6,000명, 정오 직전 7,000명을 넘었다.
이 논란 이후 시청자들 사이에서 수신료 납부 해지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비판적 여론이 우세했다.
5.2. 정치권
6. 언론 보도
- 광복절 ‘땡’ 치자마자 기모노 등장..’나비부인’ 편성에 “KBS 미쳤냐” 시청자 청원 [종합]
- "광복절 첫방송에 日 기미가요라니"…KBS '나비부인' 편성 논란
- 광복절 0시 땡 치자 ‘기미가요’… KBS 나비부인 편성 논란
- KBS, 광복절 0시 日 ‘기미가요’ 방송… 내일 0시에 또 튼다
- '광복절 0시' KBS 틀었더니, 기모노에 기미가요? '경악'
7. 유사 사례
-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발발하자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미국에서는 세계적인 대작곡가 표트르 차이코프스키의 1812년 서곡이 준금지곡이 되면서 샌디에이고 심포니를 비롯한 여러 미국의 교향악단은 이 곡의 공연을 잠정 중단할 것을 선언했다.
- 대한민국에서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람회의 그림 중 마지막 곡 '키예프의 대문'을 '키이우의 대문'으로 바꿔 부르며 우크라이나에서는 소련 이전 러시아 제국의 작곡가들의 곡을 공연하지 않는다.[6]
- 멜로디를 들으면 모두가 알 정도로 유명한 라데츠키 행진곡은 전 세계 신년음악회 단골 곡이지만 요제프 라데츠키 장군이 이탈리아 통일을 주도한 이탈리아 혁명군을 무찌르고 베네치아와 롬바르디아의 독립 운동을 탄압한 인물이다 보니[7] 이탈리아인들에겐 이 곡에 대한 역사적 반감이 강하게 남아 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린 라 페니체 극장 신년 음악회에서는 이탈리아 통일 전쟁으로부터 170년이 지났지만 라데츠키 행진곡을 연주하지 않고 주세페 베르디의 나부코의 대목인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이 연주되었다. 이탈리아에서 또한 터부시하는 곡 중 하나로 왈츠가 있는데 왈츠 역시 오스트리아 제국의 산물이다. '라데츠키 행진곡'은 왜 이탈리아에선 공연하지 못할까?
-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는 20세기 현대음악의 가장 중요한 작곡가 중 한 명으로 인정받는 거장이지만 공산주의 진영의 맹주 소련에서 활동했기 때문에 냉전 시절의 한국에서는 그의 곡들이 거의 공연되지 못했다. 이는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를 비롯한 다른 소련 출신 작곡가들의 작품도 마찬가지였다.
8. 관련 문서
[1] 매주 수요일, 목요일 밤 12시마다 오페라, 클래식 음악 공연 등을 상연하는 프로그램이다. # 2000년대 중~후반까지 평일 오후 시간대에 편성하다가 2010년대에 심야 시간대로 이동했다.[2] 게다가 2024년은 푸치니의 사망 100주기가 되는 해이므로 그를 기념하는 연주가 상당수 기획되어 있기도 했으므로 나비부인이 아닌 푸치니의 다른 작품을 방영했다면 취지상으로도 충분히 납득이 될 수 있었다.[3] 누구나 아는 명 오페라를 순차적으로 방송하고 있었을 뿐이라는 옹호론이 있는데 누구나 아는 명 오페라/발레 중에서 일본을 배경으로 한 오페라는 나비부인뿐이다. 중국으로 범위를 넓혀도 같은 작곡가의 투란도트, 버르토크 벨러의 '중국의 이상한 관리' 정도가 추가될 뿐이며 이마저도 배경은 실제 중국과 거리가 멀다. 투란도트의 허구성은 해당 문서를 참조하면 되며 중국의 이상한 관리에서 중국인은 오리엔탈리즘을 위한 장치일 뿐이고 여자가 그를 안아주기 전까지 죽지 않는 인물과 세 명의 건달, 뒷골목 매춘부와 관련된 비유적인 줄거리의 현대 음악이다.[4] KBS는 2024년만 해도 세월호 참사 10주기 다큐멘터리가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방영하지 않겠다고 통보해 제작 중이던 다큐멘터리의 제작을 접게 만든 적이 있었다. 심지어 해당 다큐멘터리는 선거가 끝나고 이틀 뒤에 방영될 예정이었다.언론기사 정작 광복절에 친뉴라이트적 성향의 편성은 거리낌없이 하는 모순을 보인 것이다.[5] 해당 공연은 지난 6월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24 오페라축제' 기간에 이루어진 것이다. 해당 공연에 관한 리뷰 기사[6] 다만 러시아 제국 작곡가여도 우크라이나계 작곡가라면 오히려 더 많이 연주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세르게이 보르트키에비치.[7] 1848~1849년 이탈리아 통일 운동이 일어나 이탈리아-오스트리아 전쟁으로 확대되자 오스트리아 총사령관인 그는 쿠스토차 전투와 노바라 전투에서 피에몬테군을 무찔러 사르데냐-피에몬테 왕국의 이탈리아 통일 시도를 좌절시키는 한편 카를로 알베르토 국왕이 물러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