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밀해제로 공개된 1956년 당시 미국이 핵무기로 공격할 폭격 대상의 위치. 원본
1. 개요
Single Integrated Operational Plan냉전 시기 미군이 세운 기본 작전계획으로 소련의 대미 전쟁 징후가 포착되게 되면 선제 타격해 소련을 소멸시켜 미국의 멸망을 막는 계획이었다.
2. 작전 내용
작전안은 두 가지로 나누어지는데 하나는 선제공격안이고 다른 하나는 핵보복안이다.선제공격안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소련의 대미선제공격 징후가 포착되면 미국이 먼저 핵전쟁을 시작해서 소련의 핵반격능력을 낮춘다는 개념이었다. 즉, 이론상으로는 먼저 핵공격을 해서 소련의 전쟁지도부를 소멸시키고 주요 핵미사일 기지를 파괴하면 소련의 핵탄두는 크게 줄어들 것이고 미국의 멸망을 피할 수 있다는 게 당시 미국 국방부의 계산이었다. 그러나 소련, 그리고 뒤를 이은 러시아는 최악의 경우에 대비해서 이미 자동반격장치를 구비해놓은 상태이므로 핵반격을 막는다는 건 불가능했다. 핵보복안은 반대로 소련에게서 선제핵공격을 받았을 경우, 살아있는 모든 핵미사일을 소련과 동유럽 위성국들로 날린다는 계획이었는데 사실상 미국과 소련 양측 모두 핵공격을 포착 후 반격할 시간이 충분했으므로 결국은 상호확증파괴로 갈 수밖에 없었다.
소련의 위성국들과 동맹국 모두 공격 대상에 포함됐으며 소련과 거리를 두고 있었으나 기본적으로는 공산권으로 분류되는 중국과 알바니아 역시도 당연히 포함하는 공격계획이었다. 북한과 동남아시아의 기타 친소 국가들도 당연히 포함되었다. 제외되는 건 오직 전략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몽골, 아시아 오지 및 아프리카의 최빈국들, 그리고 사실상 중립 노선을 걷고 있던 유고슬라비아 뿐이었다. 선제공격시에는 3,200발의 핵미사일을 일단 발사하고 파괴상황에 따라서 더 쏜다는 계획이었으며 핵보복계획은 남아 있는 모든 미사일을 소련의 중요 시설들로 날려보낸다는 계획이었다.[1] 물론 더 살아 있으면 남아있는 것은 다 사용한다는 계획이었다. 물론 이 경우, 소련 역시 핵전쟁을 시작해서 유럽과 아시아의 친미 국가인 대한민국과 일본, 대만, 이스라엘 등을 모두 핵으로 공격하게 될 것임은 분명했으므로 일단 양측은 전쟁시작시에 대부분의 자산을 날려먹고 나서부터 전쟁을 진행하게 된다.
이 계획에는 전면 핵전쟁뿐 아니라 핵공격 이후의 재래식 작전계획도 같이 있었다. 핵전쟁 뒤 살아남은 NATO군과 기타 친미 진영 군대가 소련으로 진격한다는 것이었다. 상호확증파괴가 성공하면 아무 의미가 없지만 만일 미국의 핵공격이 성공해서 소련이 미국을 멸망시키는 데 실패한다면 잔존한 미군은 소련과 기타 주요국들을 모두 제압할 수 있게 된다. 물론 미국이 살아남는다고 해도 인류의 수가 급감하고 지구 전체가 방사능으로 오염돼 헬게이트가 열린 뒤 소련과 중국 등 모든 적국을 멸망시켜도 뭐가 남을지는 도통 모르겠지만 말이다. 사실 미국과 소련이 냉전 기간 내내 핵 카드를 쓸 생각조차 못한 게 바로 이런 사정 때문이었다.[2]
유럽에서 전쟁이 시작될 경우, 먼저 NOP가 발동되고 NOP 단계에서 전쟁이 진정될 경우엔 SIOP는 발동되지 않는다. 동아시아 지역의 별도의 핵전쟁 계획은 알려진 것이 없지만 역시 이 지역에서 러시아와 핵전쟁이 벌어질 경우 러시아의 일부 지역과 중국, 북한, 그 외에는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등 위성국들에 대한 핵공격과 핵폭격을 가하는, 즉, 핵을 마구 퍼붓는 형태가 됐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미국만 무사하고 한국, 일본, 대만을 위시한 동아시아 국가들은 당연히 모조리 전멸이다. 물론 계획이 그렇다는 것이지 미국이 중국이랑 러시아에 핵무기를 발사하면 중국과 러시아는 당연하게도 미국에 반격한다.
21세기 초 STRATCOM은 새로운 작전계획인 OPLAN 8044를 만들었다. 러시아를 제외한 다른 국가들의 위협에도 OPLAN 8044가 사용되며 당연히 북한도 핵개발을 한 뒤에는 핵공격 대상에 포함되었다. 다만 비핵보유국들은 생화학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이상 원칙적으로 핵공격 대상에서는 제외다.
상대 측인 소련도 미국의 선제 핵공격 시의 피해를 상정하고 있었다. 『데드 핸드』- 레이건과 고르바초프, 그리고 인류 최후의 날 무기에 따르면 1972년 당시카페 가입 필요 소련군 총참모부는 미국의 선제 핵공격 시 아군 병력의 10분의 9가 증발하고 소련 민간인 8000만 명 이상이 사망한다는 예상을 내놓았다고 한다.[3] 이때 레오니트 브레즈네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과 알렉세이 코시긴 소련 장관회의 주석(총리)은 크게 당황했다. 심지어 얼마나 충격을 받았는지 연습용 핵 버튼으로 연습용 탄두를 장착한 ICBM 세 발을 발사하는 핵전쟁상황훈련을 진행할 때 브레즈네프는 안색이 창백해진 채로 손을 벌벌 떨면서 "이 발사 버튼은 단순한 연습용인 게 분명하지요?"라고 수 차례나 질문할 정도였다고 한다.
3. 대중에게 알려진 주요 작전계획들
매년마다 새로운 타겟을 입력하는 등의 업데이트가 이루어진다.- SIOP-62: 실현될 가능성이 가장 높았던 계획. 1961년에 수립됐고 케네디 대통령 앞에서 브리핑됐다. 소련-중국 블록의 핵 전달체계와 지휘시설 및 군사시설들을 일차적으로 핵공격으로 타격하고 이 블록들의 대도시는 이차적으로 타격한다는 계획이었다. 구체적으로 983개의 비행장, 미사일 기지, 핵무기 저장고 등의 핵기지와 지휘시설 103개 그리고 인구 5만명 이상의 소련의 주요 도시들 199개가 타깃으로 설정됐고 전체 핵전력을 동원할 경우 295개까지도 타격이 가능했으며 총 725개의 전략적 타깃들이 더 설정되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옵션이 있었는데 1004개의 전달체계로 15분 이내에 1685발의 핵탄두를 기습적으로 공산권에 쏟아붓는 것이 첫 번째 옵션이었고 14번째 옵션은 모든 전달체계를 총동원해서라도 3267발의 핵탄두를 공산권에 마구 퍼붓는 전략이었다. 14번째 옵션은 첫 번째 옵션에 비해 모든 전달체계를 동원해야만 해서 기습의 효과가 줄어드는 단점이 있었다.
작전시행시 공산권의 피해를 구체적으로 시뮬레이션을 했는데 긴급 전력으로 핵공격할 시 소련 산업시설의 65%가 격파되고 전체전력으로 핵공격할 시 74%를 격파할 수 있다는 예상을 내놓았다. 인구피해 예상도 구체적이었는데 긴급전력으로 핵공격할 경우 소련 전체 인구의 37%에 해당하는 8000만 명이 사망하고 전체 핵전력으로 핵공격할 경우 소련 전체인구의 54%에 해당하는 1억 800만 명이 사망한다는 예상결과가 나타났다. 중국의 경우도 산업시설이 50% 이상 격파되고 중국 전체인구의 16%에 해당하는 6500만 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고 최대 1억 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소련 위성국인 불가리아에선 40만 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체코슬로바키아는 25~30만 명 이상, 동독은 10~20만 명 이상, 폴란드는 최대 263만 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었다.[4] 헝가리와 루마니아는 전략적 중요성이 적었기에 불과 1000여 명 수준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미국이 이들 국가에도 제대로 핵공격을 안겨줄 경우 수십만의 사망자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한편 북한에 대해서는 별도의 계획이 없었는데 전면핵전쟁이 발발하면 어차피 주한미군이 핵전쟁을 수행하는 데다 생화학무기를 대량 보유하고 있어 남북 전면전 발발시 먼저 핵공격을 가해 절멸시킬 예정이었기 때문에 따로 언급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 리처드 닉슨 이후의 SIOP: 본래 미국의 핵전쟁계획은 소련과 중국의 산업시설과 군사시설, 도시들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핵공격을 가해선 상대국 인명과 전쟁수행능력 자체를 말살하는 개념이었다. 그러나 탄도탄들이 점차 정밀화되면서 이제 상대국의 핵전력들부터 격파하는 방안으로 선회하게 된다. 크게 중요도에 따른 세 가지 목표물이 설정됐는데
이렇듯이 미국은 최대한 공산주의 세계의 민간인 사상자들을 줄이기 위해서 목표를 변경해서 설정했다. 미국의 핵전쟁작계의 변화는 어차피 소련의 핵무기들을 격파해서 소련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 수 있으면 좋은 거지, 굳이 뭣하러 불필요한 살육을 하냐는 것이었으며 소련의 핵전력이 인류멸망에 문제없는 수준까지 늘어났음이 공식 확인된 이상 소련에 대한 말살전쟁은 인류멸망을 의미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완전 무력화는 어려워졌다는 판단도 있었다. 따라서 소련 또는 중국과의 핫 라인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모스크바와 베이징도 핵공격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으며 바르샤바 조약기구 위성국들에 대한 핵공격도 제외됐다. # 해당 작전안대로 미국이 핵전쟁을 수행했을 시 소련의 ICBM 기지 인근의 대도시들은 방사능을 뒤집어쓰게 되고 결과적으로 1600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추산이 나왔다. 이전 SIOP 계획에 비하면 많이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엄청난 수치다.#
4. SIOP에 수반되는 작전들
- 크롬 돔 작전(Operation Chrome Dome) - 1960년부터 1968년까지 시행되었던 계획. 알래스카와 그린란드, 그리고 지중해에서 핵무장한 B-52 폭격기들이 상시전략초계하다가 핵전쟁 발발 시 즉시 소련 본토를 핵공격하는 것이 목표이다. 작전 과정에서 골즈버로 B-52 추락사고 등의 위험한 핵사고들이 일어나기도 했다. 1968년에 공식적으로 종료되긴 했지만 이후에도 미합중국 공군 전략폭격기들의 전략초계작전이 실시됐으며 2017년에 미 공군의 예비역 중장인 토마스 맥니비어 장군은 인터뷰에서 "북한이 단 한 발이라도 장사정포로 서울을 포격할 시 해당작전안을 작동시켜 북한을 핵공격해[5] 지구상에서 소멸시킬 것이다. 북한이 남한을 공격한다면 김정은에게 남은 인생은 15분 남짓이 될 것이다."라는 엄포를 내놓으며 21세기 현재도 해당 작전안은 아직도 유효하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
- 자이언트 랜스 작전(Operation Giant Lance) - 리처드 닉슨이 베트남 전쟁에서의 협상에서 유리한 전략을 고수하기 위해 시행했던 작전. 헨리 키신저가 제안한 작전으로 1969년 10월 10일부터 핵무장한 미 공군 B-52 폭격기 18대가 극비리에 이륙해서[6] 북극해에서 전략초계를 수행하며 소련 영공까지 침범하며 모스크바를 겨냥하며 소련을 위협했다. 이때 주미 소련 대사가 미국의 의중을 물었고 리처드 닉슨은 진짜 전쟁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고 설명을 해서 핵전쟁으로 확전되지는 않았다. 10월 30일, 작전이 종료됐다. 이때 이후로 미치광이 전략이라는 외교적 용어가 탄생했다.
[1] 미군은 소련의 미국 핵공격 후 남아 있을 미사일은 1,700개로 추정했다.[2] 다만 안 쓴다고 치면 협박용으로 효과가 있긴 있었던 듯하다. 미국이 케산 전투 당시 월맹군, 북베트남군을 상대로 핵 협박을 가한 사례가 있다.[3] 독소전쟁 당시 소련은 무려 2,000만 명이 사망하는 궤멸적인 피해를 입었다. 그런데 이 시뮬레이션 결과는 독소전쟁 전 기간에 해당하는 4년도 아니고 단 30분 이내에 독소전쟁의 4배 이상이나 되는 어마어마한 피해를 입게 된다는 걸 알려준 것이다.[4] 폴란드는 공산권 블록 중에서 덩치가 상당히 큰 국가였다. 바르샤바 조약 기구의 본부가 위치했을 뿐만 아니라 소련군의 주요 병참시설 및 비행장과 주둔지 그리고 전략적 기동로가 위치했기 때문에 핵전쟁 시 집중 공격 대상이었다.[5] 북한군의 특성상 고폭탄이 아니라 화학무기들로 공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6] 당시 미국에선 히피와 반전주의가 극성이던 시기였던 만큼 당연히 일반 언론들에는 공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