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은 모두 저마다의 가면을 쓰고 산다. 비정규직 월급쟁이가 룸살롱에선 사장님의 가면을, 학창시절 일진이 맞선 자리에선 요조숙녀의 가면을, 아이들을 학대한 어린이집 원장이 TV 앞에선 천사의 가면을 쓰고 나타나기도 한다. 친구와 연인, 가족에게까지 자신의 실제 모습은 감춘 채, 우린 각자의 가면 속에 꼭꼭 숨어 외롭게 살아간다.
물질만능주의 세상이 되어버린 오늘날, 그 물질을 위해 가족도 등지고 사랑 없이 결혼한 남녀가, 가면 속 서로의 진실된 모습을 보게 되면서 결국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사랑과 가족이라는 걸 깨닫는 모습을 그리고자한다.
지숙의 아버지. 무능한 가장. 평생 인생 한방을 꿈꾸며 각종 사업을 벌였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감당할 수 없는 빚만 졌다. 뒤늦게 정신 차린 그는 아내와 조그만 분식점을 운영하며 마음잡고 살아보려고 하지만 빚쟁이는 가족까지 괴롭히며 행패를 부린다. 자신만 사라지면 모두가 행복할 거라 생각하며 자살 시도까지 하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다. 가족을 힘들게 하는 아버지인건 사실이지만, 배역을 맡은 정동환이 이전에 연기한 너희들은 포위됐다의 유문배나 펀치의 김상민같은 악역이 아닌 정반대의 선한 역할이다.
지숙의 어머니. 억척스러운 대한민국 아줌마. 현실감 없는 대성 때문에 결혼한 지 몇 년 되지 않아 고생이 시작됐다. 남편보다 더 든든한 딸 지숙을 믿고 의지한다. 수십 년간 공장, 식당, 병원 등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악착같이 모은 돈으로 겨우 조그만 분식점을 열었으나 그마저 남편의 빚 때문에 넘어갈 위기에 처하자 삶의 허무함을 깨닫는다. 17회에서 딸 지숙이 오기도 전에 숨을 거둔다.
대기업 총수답게 국내외 영향력이 막강하고, 금 스푼을 입에 물고 태어난 탓인지 졸부에 대해 멸시하는 경향이 있다. 철저한 자본주의적 논리에 사로 잡혀 가족들도 끊임없이 경쟁시키고, 살아남은 자에게만 그에 대한 대가를 지불한다. 결혼도 하나의 비즈니스라고 생각해 민우와 서의원의 딸인 은하를 결혼시킨다.
겉으론 순하고 자비로우나 속엔 시꺼먼 야심으로 가득 찼다. 첩의 아들인 민우를 데리고 와서 한집에서 살겠다고 ‘부탁’이나 ‘양해’도 아닌 ‘통보’를 했을 때만 해도 회사에 대한 욕심은 그리 크지 않았다. 하지만 최회장이 미연보다 민우에게 더 정성을 쏟고 관심을 가지더니 급기야 회사까지 물려준다고 했을 때 무슨 짓을 해서라도 미연에게 회사를 물려주겠다고 결심했다.
어릴 적 어머니가 지인에게 빌려준 돈을 받으러 갔다가 결국 받지 못하고 돌아오는 길에 차에 치여 죽었고, 그 뒤로 고아로 힘들게 자랐다는 비극적인 사연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사연을 채무자의 배를 갈라서라도 돈을 받아내야 하는 대의명분으로 삼는다. 굉장한 다혈질 성격으로 자기 분에 못이겨 폭발할 때도 있지만 평상시엔 꽤 젠틀하고 진지하다. 가방끈이 짧은 콤플렉스를 명언집을 읽으며 극복했다. 때론 사람들에게 꽤 그럴싸한 명대사를 날리기도 한다. 그게 다 돈과 연관 돼서 문제지만.
다른 메이드들을 총괄 관리하며 언젠가 집사와 결혼해 이 집안의 ‘또 하나의 가족’이 되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 남자는 마흔살이 넘어야 원숙한 섹시미가 나온다고 굳게 믿는다. 창수가 자신을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어린 게 사랑에 대해 뭘 알겠냐며 무시한다. 삭막한 집안 분위기를 밝게 해주는 비타민 같은 존재다.
남철 (40대, 문성호 분)
집사
집안일을 총괄 관리한다. 직업 정신을 넘어선 장인 정신을 가지고 있으며 ‘내가 없으면 집안이 안 돌아간다’ 는 확신이 있다. 때론 최회장의 든든한 수하로, 때론 민우에게 바른 말을 해줄 수 있는 친근한 ‘삼촌’ 같은 존재로 집안의 중심을 잡아준다. 남자들과는 너무도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지만 여자들이 가까이 다가오면 얼굴이 붉어지며 말을 더듬는다. 그래서 송여사와 미연, 연수에게는 데면데면하다. 근무 끝나고 창수와 클럽 다니는 것을 낙으로 삼는다.
극이 진행될수록 시놉시스에서 멀어지며 막장으로 흘러가데, 개연성이 점점 떨어지고 고구마 전개가 늘어나는 양상을 보인다.. 최호철 작가의 전작인 비밀 때문에 상당히 기대하고 봤던 시청자들이 배신당했다며 분노를 표출하기도 하였다.[5] 물론 화려한 영상미는 많은 호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