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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붕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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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부정적 의미로 사용된 이유3. 문재인 정부의 정책노선을 집약한 개념4. 같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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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서울대학교 조국 교수가 2012년 3월 2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개천룡 신화에 대해 비판하며[1] 개천에서 , 구리, 로 살아도 행복한 세상을 만들자고 한 것에서 비롯된 신조어, 더 정확히 말하자면 두문자어이다. 용(龍)과 대조되는 평범한 서민들을 비유적으로 지칭하는 말인데 '붕'어, '개'구리, '가'재에서 앞 글자만 따면 원래는 '붕개가'가 되어야 하겠지만, 발음의 편의상 '가'재, '붕'어, '개'구리의 순서로 앞 글자를 따와 '가붕개'로 줄여 부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

2. 부정적 의미로 사용된 이유

물론 자신의 '가붕개' 발언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자, 조국 교수는 대한민국 사회가 지나치게 경쟁 일변도로 흐르는 것을 비판하고, 가난한 사람에게도 최저생활이 보장되는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자는 의미로 위의 말을 꺼냈다고 주장하였다. 강준만 교수 역시 그와 비슷한 취지로 발언한 적이 있었다. 개천에서 난 용들이 결국 신분 상승을 위해서라면 범법행위도 마다치 않던 출세지상주의의 화신들이었던 사례를 신물 나게 봐왔던 이상, "용과 미꾸라지를 구분해 차별하는 신분 서열제를 깨고, 개천 죽이기를 중단해 개천을 우리의 꿈과 희망을 펼칠 무대로 삼자"는 게 강 교수 주장의 핵심이었고, 이는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이후 조국 사태가 터지고, 조국 교수의 가붕개 운운하는 트윗이 다시한번 주목을 받게 되자, 대다수 사람들은 조국 교수의 가붕개 워딩을 대단히 고깝게 받아들였다. 실제로 강준만 교수의 자유주의적 모델에 따르면, 이른바 용(龍)이란 소수에게만 보장되는 지대(Rent)를 바탕으로 신분적 특권을 누리는 집단을 가리키며, 강준만 교수는 그러한 용이 설치면서 개천을 착취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 자체를 아예 없애버리자는 취지로 발언한 것을 알 수 있다.[2] 몇몇 사람들은 조국 교수의 워딩 속에서 본인 스스로 용(龍)에 해당함이 명백해 보이는 서울대 로스쿨 교수님의 엘리트적 선민의식 뉘앙스를 느꼈다.

설령 조국 교수가 용(龍)의 특권을 인정했다 하더라도, 만약 조국 교수가 용의 비늘을 벗고 개천으로 내려와 진창물 속에서 가붕개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영위하는 사람이었다면, 그렇게까지 네티즌들이 분노하지 않았을 것이다.

3. 문재인 정부의 정책노선을 집약한 개념

이후 '가붕개'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노선과 국정철학을 집약적으로 표현한 개념으로 주목 받기도 했다. 대표적인 예가 2020년 9월 5일자 최규민 기자의 '슬기로운 ‘가붕개' 생활'이라는 칼럼인데, 여기서 최기자는 긴 와신상담 끝에 비로소 정권을 잡은 조 전 장관과 동지들이 지난 3년여간 국정을 펼치며 바람직한 가붕개 상(像)을 국민에게 전파하는 데 힘써왔다면서, 그 구체적 예시로 특목고 폐지, 공무원 숫자 늘리기, 공기업 직원 숫자 늘리기, 공공임대주택 등을 들었다.

특히 김수현 교수가 저서에서 "집을 가진 사람은 보수적인 투표 성향을 가진다"라고 주장하자, 문재인 정보가 '진보집권플랜'으로서 일부러 집값을 올려서 서민들이 내집 마련을 하지 못하게 한 것 아니냐는 웃지 못할 음모론까지 나왔다.#

물론 '가붕개'라는 명칭이 주는 비하적 느낌에 부합하게, 문재인 정부의 핵심인사들은 본인들 스스로 '가붕개'가 되는 것은 철저히 기피하는 태도를 보여주었다. 자식 둘을 모두 외고에 보내고, 딸은 의전원, 아들은 미국 조지 워싱턴 대학교에 유학을 보낸 조국 전 장관이 대표적 예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도 미국 뉴욕 파슨스 디자인 스쿨에서 유학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아들 이규찬을 스위스 바젤의 디자인학교로 유학 보냈고, 임종석 전 비서실장은 딸 임동아를 미국 시카고 예술대학교로 유학 보냈다. 윤미향 국회의원은 딸 김하나를 UCLA 음대로 유학 보냈다. 그 외에 자식들을 외고로 진학시킨 인사들은 김부겸, 유시민 등 무수히 많다.[3]

문재인 정부 핵심 인사들의 거주지를 보더라도, 이들이 '가붕개'가 사는 개천을 얼마나 기피하는지 알 수 있다. 노영민 전 비서실장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한신서래아파트에 살았으며, 김상조 전 정책실장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오페라하우스, 장하성 전 정책실장은 서울 송파구 잠실동 아시아선수촌아파트에 살고 있다. 조국 전 장관은 서울 서초구 방배동 삼익아파트]에 살고 있다. 김조원 전 민정수석은 서울 송파구 잠실동 갤러리아팰리스와 서울 강남구 도곡동 한신아파트 등 강남에 아파트 두 채를 보유하고 있다가 그 아파트들을 지키기 위해 청와대 민정수석직을 내놓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 가운데는 주철현 의원(전남 여수갑)이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민홍철 의원(경남 김해갑)이 서울 역삼동 역삼 래미안아파트에 거주하고 있으며, 그 외에도 김진표·김회재·박광온·소병철·이용우·이탄희·정정순·조응천 의원 등이 강남 3구에 집을 소유하고 있다.# 문재인 정권 기간 동안 강남 아파트의 가격이 폭발적으로 상승했기 때문에, 이들이 거주하는 강남지역은 '가붕개'들이 도저히 넘볼 수 없는 지역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였다.

문재인 정권이 그 대신에 '가붕개'들의 주거생활을 위해 역점을 두어 건축한 것이 바로 공공임대주택이다. 2020년 12월 문재인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와 함께 경기도 화성시 동탄의 공공임대주택인 행복주택단지를 방문했는데, 13평짜리 투 룸을 둘러본 문재인은 "부부에 아이 두 명도 가능하겠다"며 만족스러워 하는 반응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러한 공공임대주택의 경우 거주자에 대한 '낙인 효과'가 극심하며, 거주자들의 주인의식 결여로 아파트의 슬럼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등의 부작용이 심각한 게 현실이다.

4. 같이 보기



[1] 사실 조국이 비판한 대상이 된 개념은 존경성 정치라는 용어로써 어느정도 인지도 있는 담론으로써 이미 다뤄진 내용이긴 하다.[2] 자유주의적 모델에 따르면 국가가 보장하는 '정원제(Numerus Clausus)'를 폐지하고 평생 경쟁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그러한 특권을 모두에게 개방할 때 지대적 지위는 비로소 해소된다. 예를 들어 민간 대기업의 대학 설립과 대학 경영을 완전 자율화하고 국립 서울대한국과학기술원 등의 특권을 없애버리면, 수원에 삼성대학교, 안양에 LG대학교, 울산에 현대대학교 등이 생겨 서울대학교를 역전할 수 있고, 고착된 대학서열 시스템이 붕괴될 수 있다. 의대 정원제를 폐지하고 민간 영리병원의 설립을 허용하면, 의료인이 많아지면서 의료인의 특권도 줄어들고,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의료 서비스를 수출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이건 이론상의 이야기고, 실제 의대 정원은 의협의 반대와 의료수가 인상으로 건보료를 더 내기 싫어하는 여론의 눈치를 보느라 단 1명도 늘리지 못하고 있다.[3] 특히 유시민은 "내 딸 외고에 보내보니 외고는 없애야겠더라"는 말을 공개적으로 하여 수많은 젊은 학부모들에게 충격을 안겨주기도 하였다. 유시민이 교육 관련 내로남불로 욕먹어도 싼 이유[4] 사실 해당 용어 자체가 원론적인 좌파적 맥락에서의 용어라고 보기엔 애매하다. 조국이 말한 '가재, 붕어도 인간다운 삶을 살게 하자'라는 의미는 굳이 말하면 가부장적 보수주의자유주의적 맥락에서 사용된 것에 가깝지, 사회주의진보주의적 주장이 내재된 것이라 보긴 어렵기 때문. 만약 이러한 논지에서 주장을 한다면 '용'이라는 지배층 개념 자체를 비판적으로 보거나 혹은 '가붕개'가 처한 상태 자체가 부당성이 내포된 결과라고 보는 등 불평등 해소의 당위성에 초점을 맞춘 논리적 맥락을 사용했을 것이다. 물론, 한국의 정치적 맥락에서 강남 좌파는 자유주의 엘리트라는 의미로써 주로 사용된다는 걸 감안하면 딱히 이상할 건 없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