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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0-27 19:10:59

베를린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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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liner Küc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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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바인과 자우어크라우트
(Eisbein mit Sauerkraut)
레버 베를리너 아르트
(Leber Berliner Art)

1. 특성2. 주재료3. 대표적인 음식

1. 특성

지역적 특성상 베를린 요리는 브란덴부르크 요리와 밀접한 연관이 있으며, 브란덴부르크베를린이나 음식 문화는 전반적으로 풍성하면서도 단순한 편이다.

과거 브란덴부르크 선제후국-프로이센 왕국의 개신교도나 프랑스 왕국에서 망명한 위그노나 딱히 감각적인 사람들은 되지 못해서 "베를린 음식"에 대해 이렇다 할 개념이나 철학은 세우지 못했다. 따라서 베를린 요리는 매우 단순하며 대표적인 베를린 요리로 꼽히는 것들도 굉장히 만들기 쉬운 편이다.

2. 주재료

베를린 요리 주재료로 주로 꼽히는 것들은 역시 육류로 돼지고기오리고기가 많이 쓰이지만 하벨강이나 여타 인근 하천에서 잡히는 민물고기들-잉어, 붕어, 장어 등도 잘 먹는 편이다. 양배추, 렌즈, 비트 등을 위시한 채소도 굉장히 중요하게 쓰이며, 무엇보다도 감자는 거의 필수적으로 쓰인다. 또한 소금으로 절인 음식도 많이 쓰이는데, 염장 청어오이 피클 등이 특히 많이 쓰이는 편. 17세기에는 위그노들이 프랑스에서 망명하며 콜리플라워나 아스파라거스, 완두콩, 오이, 양상추같은 당시 베를린에서는 생소했던 식재료들도 같이 들여왔고, 순무도 널리 쓰이게 되었다.

3. 대표적인 음식

베를린 요리의 대표격 음식으로는 단연 소금에 절여 삶은 돼지족발, 아이스바인(Eisbein)이 꼽힌다. 돼지 목살이나 허릿살을 훈제한 생햄, 카슬러(Kassler) 혹은 카셀러도 베를린에서 주로 먹는 음식이다. 이름은 19세기말 베를린의 정육점 주인 카셀의 이름을 따왔다는 설이 지배적이었으나 정작 기록상 19세기말 베를린에 카셀이라는 사람이 없다고 해 어원이 불명확해진 상태. 하지만 헤센 지방의 도시 카셀에서 따온 것은 아니라고 한다.

저민 소 구이와 어니언 링과 으깬 감자와 저민 사과 등을 한 접시에 펼쳐놓고 먹는 레버 베를리너 아르트(Leber Berliner Art) 역시 이름부터 베를린 요리로 손꼽히는 음식으로 꼽힌다. 다만 주재료를 바꾸면 이름도 변한다, 소 간 대신 소고기-특히 가슴살-로 대체하면 린트플라이쉬 베를리너 아르트(Rindfleisch Berliner Art), 닭고기 프리카세(닭고기나 송아지 고기를 잘게 썰어 삶은 다음, 삶았던 국물을 끼얹은 요리)로 바꾸면 프리카세 베를리너 아르트(Fricassee Berliner Art)가 된다.

또한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무심코 지나쳤던 베를린 요리라면 베를리너 판쿠헨(Berliner Pfannkuchen)이 있는데, 이렇게 말하면 굉장히 생소할 수 있겠지만 사실은 던킨도너츠만 가봐도 질리도록 볼 수 있는 도넛이다. 속이 잼으로 차있고 겉은 슈가 파우더를 뿌려놓은 그 도넛. 요즘에는 간단히 베를리너라고 부른다.

2차대전 이후 오스트프로이센 지역이 폴란드와 러시아에 할양되며 건너온 오스트프로이센식 미트볼, 쾨니히스베르거 클롭세(Königsberger Klopse)도 베를린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지만 불레텐(Buletten)이라는 베를린식 미트볼이 역시 따로 있다. 생김새가 영락없는 동그랑땡이나 고기전.

전통적인 베를린 요리라기보다는 현대에 들어와서 대중화된 것이지만 커리부어스트(Currywurst) 역시 베를린을 대표하는 음식이다. 이름만 들어보면 흔히 생각하는 커리카레를 곁들인 소시지라고 착각할 수도 있으나 유럽 대륙에서는 영미권과 달리 '커리'라고 하면 보통 커리 케첩을 생각한다. 전후 헤르타 호이버 여사가 영국군을 통해 들어온 커리 가루를 응용해 만들었다는 한국의 부대찌개가 연상될법한 일화가 있다. 하인즈가 커리케찹 레시피를 사가려고 온갖 로비를 했다는 소리도 있고 죽을 때 레시피를 알려주지 않고 떠나서 명맥이 끊길뻔한 것을 어깨너머 레시피를 익혔던 한 정육점 주인이 부활시켰다는 스토리도 있다. 아무튼 헤르타 호이버 여사가 만든 것은 확실히 인정받는다. 만드는 방법은 구운 소시지에 케첩이나 토마토 페이스트를 치고 카레가루를 솔솔 뿌리면 끝. 참 쉽죠? 사실 그냥 케첩은 아니고 양파, 육두구, 후추, 오렌지 등의 향신료를 넣고서 한번 익혀낸 케첩으로 그래서 이름도 '커리 케첩'인 것. 다만 전문적으로 커리부어스트를 만드는 가게가 아니고서는 일반 케첩을 쓰는 경우도 많다. 슈퍼마켓에서 판매하는 커리부어스트용 케첩은 또 다른 맛이 난다. 커리부어스트에 사용되는 소시지는 주로 창(껍데기)이 없는 Ohne Darm인 경우가 많으나 전문점에서는 두 가지 중에 선택할 수 있으며 일반 비전문점에서는 그런 거 없다. 이나 감자튀김을 곁들여 먹는다. 어찌 보면 독일 대중문화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라서 베를린 시장에 당선되면 커리부어스트 가판대 앞에서 사진을 찍는 게 암묵의 규칙이며 베를린에는 커리부어스트 박물관(부어스트 박물관이 아니라!)이 있을 지경이다. 한국으로 친다면 떡볶이와 같은 위상을 지닌 것으로 실제로 지금의 떡볶이처럼 전쟁 이후에 만들어져 대중적인 요리가 된 것이다. 여담으로 전 총리인 게르하르트 슈뢰더가 이걸 무진장 좋아했다 카더라. 일반 관광객들에게도 유명한 Curry36이나 Konnopke's Imbiss가 유명한 편이다.

해산물과 벽을 쌓은 독일 요리 이미지와는 달리 청어도 적지 않게 먹는 편으로 마리네이드에 절인 비스마르크헤링(Bismarckhering)에 브라트카르토펠른(Bratkartoffeln, 감자볶음)을 곁들여먹거나 그냥 팬에 구워 먹거나(Brathering) 한다. 한국에 알려진 독일 요리는 거의 남부 내륙의 바이에른 요리가 대세인 탓도 크다.

북부 독일이나 북유럽, 네덜란드가 그렇듯이 감자는 한국의 쌀밥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자연히 감자도 다양한 형태로 소비된다. 삶아먹거나 구워먹거나 튀겨먹거나 으깬 감자로 만들어먹거나도 하지만 카르토펠푸퍼(Kartoffelpuffer)이라는 독일식 감자전 역시 베를린 요리로 꼽힌다.

베를린 요리라고 하기에는 좀 곤란하지만 베를린에 워낙 많은 튀르키예인 내지는 튀르키예계 이민자들이 많이 살고 있어 되너케밥이 맛있는 편이다. 값도 비교적 싸고 양도 많다. 되너케밥은 베를린의 대표적인 패스트푸드로 자리잡았으며,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되너케밥 점포들이 수없이 많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