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상당히 심한 손투리의 예시[1] |
사투리로 글을 쓰는 것.
이름의 유래가 손 + 사투리이기 때문에 '손투리'라는 이름이 붙었다. 즉, 인터넷상이나 채팅창 등에서 글을 쓸 때 손으로 키보드를 두드려 사투리를 쓰는 것을 말한다.
2. 특징
본래 말로 하는 구어체는 지역별로 다양한 사투리가 존재하지만 사투리로 말하는 지역에서도 글로 쓰는 문어체는 표준어에 가까워지는 경향이 있다. 한국뿐 아니라 대부분의 언어권에서 그러한데 예를 들어 중국어는 지역별로 사투리 차이가 큰 것으로 유명해서 중국어 방언을 쓰는 사람의 말은 베이징 사람이 못 알아들을 정도지만 문어체로 글을 쓰면 큰 차이가 없다.[2]한국에도 각 지역마다 개성있고 다양한 수많은 사투리가 있지만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말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글로 소통하므로[3] 자연스레 인터넷에서는 주로 문어체 표준어 위주로 쓰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노인들은 사투리가 굉장히 심한 편이다 보니 사투리로 말하는 습관이 글을 쓸 때도 자연스럽게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연령대가 높은 커뮤니티에는 사투리로 쓴 글이 많다. 반면 청년층은 사투리를 잘 쓰지 않고, 쓰더라도 억양만 약간 남아 있는 정도라서 지역 동호회 카페 내에서 혹은 같은 지역 사람을 만나 반가움과 정겨움을 주려고 노인처럼 심한 사투리를 흉내내는 경우, 사투리를 주제로 한 글을 쓰는 경우 등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사투리로 글을 쓰는 경우를 보기 드물다.
한국에서는 국립국어원의 검수를 받은 출판물에서 몇몇 사투리의 표기가 고정되는 걸 보면 사투리에 대한 표기 지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지침들은 표준어 맞춤법 같은 권위를 갖지 못한다. 한국어의 사투리를 적는 (권위 있는) 맞춤법은 확립되지 못했고 표준 한국어의 맞춤법을 사투리에 '준용'하는 방식이 되는 것이다.
막상 방언 화자 자신도 방언을 글로 적으면 엉터리가 되는 수가 있는데 원래 정합적인 문자 표기는 모어 화자라고 하여 본능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정서법이라는 별도의 기술을 사후적으로 배워야 구사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4] 사투리는 말로 쓰는 거지 글로 쓰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글로 쓰는 사투리가 발방언이 되는 이유는 평소에 글로 잘 쓰지 않는 사투리를 억지로 표기하려다 보니 일어나는 문제이기도 하다. 사실 '돌아올 거다'라고 표준어와 똑같이 말한다고 해도 억양은 표준어와는 전혀 다른데 억양은 글로 적을 수 없으며, 방점이나 화살표 등으로 표기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인터넷에서는 유독 어설픈 경상도 사투리와 전라도 사투리를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이는 일상적인 말투를 써서 친근감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지만 악의적으로 사투리를 희화화하며 특정 지역을 조롱하는 지역드립, 특히 경상도와 전라도를 비하하는 지역 갈등 조장 용도로 악용되는 경우도 매우 많다. 쌍도, 붓싼, 우리가 남이가, 스까듭밥, 오오미, 성님, 슨상님, 나랑께 등이 대표적이다.
일베저장소 유저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희화화하는 과정에서[5] 노무현의 성씨인 노(盧)를 말 끝마다 붙이는 '~노'체를 만들어 인터넷에 유행시켰는데 이것이 실제 경상도 현지인이 아니면 디테일을 잘 모르는 외지인들이 보기에 경상도 사투리와 비슷한 점을 이용하여 사투리라고 우기면서 교묘하게 전파시켰다. 자세한 건 노(유행어) 문서 참고.
경상도 사투리와 -노체는 확실히 사용에 있어서 큰 차이점이 있다. 경상도 사투리에서 -노는 주로 의문문이나 반문할 때 붙으며 -가, -고, -나 같은 다른 어미와 일정한 문법적 규칙에 따라 구분해서[6] 사용하지만 인터넷에서의 -노체는 아무 말에나 끝에 노를 붙이기 때문에 확실히 구분된다. 그래서 경상도 현지인들이 보기에는 이러한 -노체가 어설픈 사투리라서 굉장히 거슬릴 수밖에 없다.
이 -노체를 디시인사이드가 쓰기 시작하면서 인터넷에서 대대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하였고, 오늘날에는 더이상 일베저장소만의 용어가 아니라 10~20대들의 인터넷 용어처럼 변하여 페이스북 및 트위터와 같은 SNS상에서도 많이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해당 사이트로 수입이 이루어지면서 자체적으로 '-누' 나 '-농' 등의 파생형도 생기고 있다. 2020년대에는 유튜브에도 수입되었다.
제대로 된 손투리를 구사하는 커뮤니티로는 갈매기 마당이 있다. 연령층이 비교적 높고 커뮤니티 이용자들이 자연스레 경남권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손투리를 쓰는 유저들이 꽤 보인다.
한편, 말 그대로 방언을 손이든 녹음 자료든 채록한 자료를 바탕으로 (번역해) 출판한 경우도 있는데 그 예시로 유명한 것이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방언 시리즈다. 2006년에는 한라일보에서 제주 방언[7]으로 작성된 "두린 왕자"를 시작으로 2020년에는 동남 방언 중 경상북도 포항 방언으로 작성된 애린 왕자, 2021년에는 서남 방언 중 전북특별자치도 임실 및 남원 방언으로 작성된 에린 왕자가 각각 출판되었다.
3. 인식
별 생각이 없다거나 정겹다는 반응도 있지만, 촌스럽고 나이 들어 보인다는 반응이 많은 편이다. 특히 최근 젊은 층, 그 중에서도 젊은 여성들은 사투리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한 편이라서 손투리를 거슬려하는 정도를 넘어 불쾌감, 심하면 혐오감까지 느끼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젊은 여성들 위주인 여초 커뮤니티에서는 손투리로 쓴 글에 비난 댓글이 많이 달리며, 현실에서 여성들끼리 카카오톡 등으로 손투리를 쓰면 손절당할 수도 있다.[1] 몇 글자 되지도 않는 짧은 글이지만 사투리 단어가 4개나 있다.(을매나, 귀여븐지, 옴마야, 그럴라나)[2] 완전히 같지는 않고 약간씩은 다르다.[3] 글 내용에 동영상을 첨부하거나 녹음한 목소리를 댓글로 다는 부가기능이 있는 식으로 말로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도 있지만 글로 쓰는 것에 비해서 활발하게 쓰이진 않는다.[4] 경상남도 학생 문예집에 실린 작품에서도 '~대이' 하나만 갖고 사투리를 써놓은 적이 있었다고 한다. 충청도 사투리와 비교해 보자면 어떤 상황에서든지 말끝마다 "~유"를 써놓은 격이다. 참고로 "~유"는 높임체이기 때문에 존댓말을 하는 상황에서만 사용한다. 어린 왕자의 포항 사투리 버전인 애린 왕자가 유명해졌을 때 같은 경상도 사람이라도 몇몇 대목에서 해석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는데 포항 사투리 한정 때문이기도 하지만 방언을 글로 써 놓았다는 것이 생소해서 그런 것도 있다.[5] 물론 실제 생전의 노무현은 아무데나 -노 어미를 쓰지 않고 -나, -노, -가, -고 어미 구분을 자연스럽게 했다. 일베저장소에서 쓰이는 -노 말투는 단순한 따라하기가 아니라 노무현에 대한 비하, 희화화가 목적이다.[6] 물론 경상도 사투리 화자들이 이런 문법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구분하는 것은 아니고 자연스레 구분되는 것이지만 동남 방언/문법 문서에서 정리되어 있듯 실제로는 철저히 법칙에 따라 구분된다. 이런 어미 구분은 중세 국어의 흔적인데 표준어나 경기, 호남 등 다른 대부분 방언에선 이런 어미 구분이 없어져서 일대일 대응하는 표현이 없다.[7] 제주 방언이 한반도의 여러 방언과 소통이 잘 되지 않는다고 하여 별개의 언어로 취급하는 경우도 있는데 자세히 알아보려면 제주 방언 문서를 참고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