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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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탁주를 빚으면 찌꺼기가 생기는데 이를 (술)재강, 술비지, 조박(糟粕) 등으로 부른다. 그런데 재강에도 알코올이 남아 있으므로 물을 섞어 최대한 짜내면 술이 나오며, 이 과정에서 다시 남은 찌꺼기를 (술)지게미, 주박(酒粕)이라고 부른다.현대에는 위의 복잡한 분류를 따르기보다는 탁주를 거르고 남은 찌꺼기는 다 술지게미라고 부르는 편이다.
2. 설명
1960년대까지만 해도 동네마다 양조장이 있어 탁주를 내리고 남은 술지게미 등을 구하기가 쉬웠으나, 혼분식 장려 운동 등으로 쌀로 술을 빚는 행위가 금지되면서 희석식 소주가 탁주의 자리를 대신하고, 또 생활수준이 크게 올라가면서 먹거리가 흔해진 탓에, 오늘날에는 식재료로서의 쓰임새는 거의 사라졌다.곡물을 원료로 했기에 약간의 칼로리를 포함하고 있으며, 따라서 술지게미를 가축의 사료로 쓰기도 하고, 먹을 것이 부족하던 시절에는 (술이 아닌 음식으로) 사람이 먹기도 했다. 또 술을 빚고 나온 부산물이기에 때문에 알코올 성분이라서 조금만 섭취해도 취할 수 있다. 고사성어 조강지처와도 관련이 있는데 바로 술지게미로 만든 떡을 먹으며 함께한다는 것이다.
현대에는 식용보다 비누나 화장품 등의 원료로 주로 사용되며, 일본 사케의 술지게미 정도가 국내 온라인샵에서 시판되고 있다. 식용으로는 주로 장아찌 등을 만들거나 가정에서 막걸리를 담근 뒤 나온 부산물을 자가소비하는 경우가 많다. 모주의 재료로 쓰기도 하는데, 도시에서는 시골의 술지게미를 따로 택배로 받아서 만들기도 한다.
이걸 발효시켜서 식초를 만들 수도 있는데 색이 빨간색이기에 적초라고 불린다. 일본에서 최초로 만들었으며,[1] 에도 시대에 많이 사용되었지만 지금은 쌀이나 과일 등으로 만드는 식초가 흔해져 적초는 보기 어렵다.
전통식으로 술을 빚으면 반드시 지게미를 걸러야 마실 수 있기에 우리말에는 "술 익자 체장수 간다." 하는 속담이 있다. 술이 익어 지게미를 걸러야 하는 참에 시의적절하게도 체 파는 장사꾼이 지나간다는 말인데, 일이 공교롭게도 잘 맞아간다는 뜻으로 쓰인다. 이걸로 만드는 대표적인 한국의 음식으로는 술빵이 있다.
2.1. 포도주 술지게미
곡주와 마찬가지로 과실주를 양조할 때도 발효 부산물이 상당량 나오는데, 포도주는 동아시아의 곡주와 유사하게 이러한 발효 부산물을 재가공해 사용한다. 포메이스(Pomace)라고 하는 것으로, 포도 껍질과 포도씨가 그 내용물이며 유럽의 술지게미라고 할 수 있다. 일단 포도주 양조용 포도즙을 내고 남은 찌꺼기로 포도주를 양조할 수 있는데 이를 프랑스어로 뱅 드 프레스(Vin de Presse)라고 한다. 간단히 말해 최하등품 포도주이다. 중세 고증으로 유명한 작품인 늑대와 향신료 초반부에 크래프트 로렌스가 언급하는 '포도 찌꺼기가 듬뿍 들어간 술'은 이것을 말한다.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의 포도주 강국들은 이것을 증류하여 브랜디를 만드는데 이를 포메이스 브랜디라고 한다. 프랑스의 것을 마르, 이탈리아의 것을 그라파, 스페인의 것을 오루호(Orujo)라고 한다. 또한 찌꺼기를 물에 담가놓거나 물을 섞어 발효시키면 피케트(Piquette)라고 하는 도수가 낮은 유사 포도주를 만들 수 있다. 포도씨유 또한 대부분 포도주를 양조하고 남은 포도씨로 만들기에 포도주 양조 부산물로 볼수 있다.
3. 매체에서의 등장
검정 고무신에서는 이기철&이기영 형제가 먹고 취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다른 편에서는 기영이가 성철이와 술 심부름을 갔다가 술지게미를 가져가는 장면이 나온다.[2]'소파 전집'에는 술지게미 떡 관련한 우스갯소리가 있다. 가난뱅이 칠욱이 술을 좋아하는데 돈이 없으니 아내가 술지게미로 떡(재강떡)을 만들어 먹인 이후의 이야기이다. 얼큰하게 취한 칠욱이 친구와 마주쳤다.
친구: 자네 굉장히 취했구먼. 정월 초하루부터 큰 수가 생겼나?
칠욱: 아무렴. 재강떡을 잔뜩 먹고 취했다네.
이에 친구는 가난뱅이 신세의 칠욱을 잔뜩 비웃으며 포복절도하고 가 버렸다. 아내는 남편이 창피당하는 것이 싫어서 한 가지 대답을 알려주었다. 칠욱은 친구의 집으로 달려갔다.칠욱: 아무렴. 재강떡을 잔뜩 먹고 취했다네.
친구: 또 취했구먼. 왜 그리 취했나?
칠욱: 술을 잔뜩 마셨으니 그렇지.
친구: 그래 술을 얼마나 마셨나?
칠욱: 아홉 개나 먹었다네.
이렇게 또 창피만 당한 칠욱에게 아내는 또 한 가지 대답을 알려주었다. 이튿날 아침 날이 새자마자 또 재강떡으로 잔뜩 취한 칠욱은 친구의 집으로 달려갔다.칠욱: 술을 잔뜩 마셨으니 그렇지.
친구: 그래 술을 얼마나 마셨나?
칠욱: 아홉 개나 먹었다네.
칠욱: 아이고, 오늘도 잔뜩 취해 죽겠는걸.
친구: 무얼 먹고 취했나?
칠욱: 그야 술이지 뭐겠나?
친구: 얼마나 먹고 취했단 말인가?
칠욱: 얼마가 무언가? 한 동이나 마셨다네.
친구: 그래, 찬 술을 마셨나, 더운 술을 마셨나?
칠욱: (쩔쩔매다가) 화로에 석쇠 놓고 구워 먹었지.
결국 재강떡으로 취했다는 사실이 또 들통났다는 이야기다.친구: 무얼 먹고 취했나?
칠욱: 그야 술이지 뭐겠나?
친구: 얼마나 먹고 취했단 말인가?
칠욱: 얼마가 무언가? 한 동이나 마셨다네.
친구: 그래, 찬 술을 마셨나, 더운 술을 마셨나?
칠욱: (쩔쩔매다가) 화로에 석쇠 놓고 구워 먹었지.
만화 맹꽁이 서당에서는 학동들이 간혹 이 술지게미를 먹고 얼굴이 붉어진 꽐라가 된 상태에서 서당을 왔다가 훈장님한테 "술지게미는 먹을 게 없어서 굶어죽을 지경에 놓인 거지들이나 먹는 것이다. 너희가 그런 것을 먹으면 안 된다."라고 야단을 맞는 장면들이 등장한다. 주로 학동들의 일탈(?)과도 같은 모습으로 묘사된다.
[1] 에도 시대 초밥의 인기로 식초의 사용이 급증했는데, 당시의 술은 쌀로 만들었기 때문에 비싸서 술지게미로 식초 생산이 가능한지 시험해 보다가 성공했다고 한다.[2] 후자는 검정 고무신 3기 18화 손님 오신 날.[3] 당시 시대인 60년대 후반에서는 미성년자한테 술, 담배, 술지게미 심부름 왔다하면 바로 주는 시대이기도 하니 미성년자가 그걸 자기가 마시거나, 먹거나, 피울거라는 인식이 낮은건지 3기 18화 손님 오신날의 기철이 또한 담배심부름 왔다고 담배를 가게주인이 손님 왔다며 그냥 주는 것또한 2000년대에 와서 보면 나름 문제라고 보이기 십상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