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Αράχνη / Arachne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인간 여인으로, 베짜기의 천재이자 예술가였다고 한다. 신화에 따르면 자신의 베짜는 실력에 강한 자부심을 가져 아테나에게 도전하여 승리를 따냈는데, 아테나의 노여움으로 저주를 받아서 거미가 되어 모든 거미의 시초가 되었다. 사회의 부조리에 끝까지 저항해 뛰어난 예술로 올림푸스 신을 승부로 이겼으나, 신으로 대변되는 부패한 권력층에 희생당한 인간의 시조로 볼 수도 있다. 자세한 내용은 하단의 해석 문단 참조.
'아라크네'라는 이름 자체는 고전 그리스어로 거미를 뜻하는 말이며, 언어학자들에 의하면 그리스인들의 도래 이전에 그리스에 살았던 토착민의 언어에서 차용된 어휘다. 그러므로 이 설화는 거미를 처음 본 원시 그리스인들이 자기들의 신화에 끼워맞춰서 설명하다 보니 나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2. 아라크네와 아테나의 베짜기 대결
아라크네는 염색장 이드몬의 딸이었다.[2] 당시 아테네에서 베짜기와 자수 실력이 어마어마하게 뛰어난 훌륭한 직공 기술자였으나, 한편으로는 신들을 싫어하는 반신적인 성향을 가졌다. 주위에서 아테나의 솜씨보다 훌륭하다 떠받드는 말에 그럼 직접 아테나 신과 대결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 모습을 하늘 아래에서 바라 본 아테나는 몹시 격분하였고, 지상계로 내려가 노파의 모습으로 변신해 아라크네를 찾아가서 "그렇게 행동해서는 안 되며, 지금이라도 아테나 신전에 가서 사죄하라. 그러면 여신께서도 없는 일로 여기고 용서해 줄 것'이라 충고했지만 아라크네는 "난 아테나 여신의 신벌도 두렵지 않다. 아테나 여신을 직접 만나서 배짜기 대결이라도 할 수 있다."라는 투로 무시했다.한편 아라크네가 이렇게까지 강경하게 나가자 아테나는 변신을 풀고 원래 모습을 드러냈다. 이에 주변 사람들은 황급히 경배하고 무릎 꿇고 난리가 났으나 아라크네는 안색이 잠깐 변했을 뿐 사과를 거부하고 당당하게 서 있었다.
이에 적당히 구슬리려는 시도는 수포로 돌아갔고 결국 아테나와 아라크네는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공개적으로 베짜기 대결을 시작했다. 아라크네는 제우스가 다나에, 레다, 레토, 에우로페 등 여러 여인들을 만나서 바람을 피우는 불륜하는 모습부터, 고대 그리스인들에게 숭앙을 받던 올림포스의 신들이 트로이 전쟁때 그리스 연합군을 지지하는 신들과 그리스의 적국이었던 트로이를 지지하는 신들로 갈라져서 서로 패싸움을 벌이는 모습 등 다른 올림포스 12신들의 온갖 만행과 치부, 이중적인 내로남불들을 배경으로 직물을 짰다.[3] 반면 아테나는 아테네의 수호신이 되기 위해 포세이돈과 한 경합을 정중앙에, 신에게 불경한 자들이 벌을 받아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을 직물 아랫 모서리에, 올림포스 12신들의 위엄을 강조하는 모습을 직물 윗 모서리에 수놓으면서 아라크네에게 경쟁을 포기하라는 경고를 했다.
하지만 오비디우스의 말을 빌리자면 놀랍게도 아라크네가 약간의 우세를 보인 모양이다. 아테나 자신도, 심지어 질투의 여신조차 아무 실수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리스 신화에서 실력으로 신을 이긴 유일무이한 인간. 그것도 아테나는 기술의 신이기에 길쌈(베틀)의 신이기도 한데,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패배를 한 것이다. 그리스 신화에서 날고 긴다 하는 인간 능력자들이 많이 나오지만, 신과 경쟁해서 인간이 이긴 경우는 아라크네가 거의 유일하다.[4] 다만 버전에 따라서는 아라크네의 솜씨가 뛰어나긴 했지만 결국 아테나와 우열을 가릴 수는 없었다, 즉 무승부였다고 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이 경우에도 역시 단 하나의 실수도 집어내지 못할 정도로 완벽해 신과 맞먹었다는 뜻이니 충분히 대단하긴 하다.
결국 끝까지 뜻을 굽히지 않는 아라크네의 모습에 화가 머리 끝까지 난 아테나는 아라크네가 짠 직물을 갈기갈기 찢고서는 베틀의 북으로 막 구타, 혹은 베틀의 북으로 때리지는 않고 스스로 자신이 한 짓을 반성하라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오비디우스의 표현을 빌리자면 한 대도 아니고, 두 대도 아니고, 세 대를 넘어 또 그리고 또... 하여간 엄청나게 두들겨 맞았다고. 결국 그녀는 치욕감을 이기지 못해 엉엉 울다가 나무에 목을 매어 자살했다.[5] 그런데 무슨 변덕인지 자기가 죽게 만들어놓고 이를 안타깝게 여긴(?) 아테나는 아라크네를 거미로 만들어서 거미줄을 짜도록 했다. 아라크네가 목을 매어 자살했기 때문에 거미가 된 아라크네도 자기 실에 매달려 살아가는 것이다. 신들의 입장에서나 자비니 영광인 것이지, 결국엔 죽어서도 실컷 베를 짤 수 있게 하겠답시고 거미로 만든 것은 인간은 하등한 존재라는 전제를 깔고 보는 선언이나 마찬가지기에 아라크네는 고인능욕에 가까운 형벌을 받은 것이다.
3. 평가
3.1. 부정적 평가
그리스 신화 기준으로는 전형적인 휴브리스의 사례에 해당하는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뛰어난 능력을 갖추었기에 여신의 위상을 넘보았고, 실제로도 넘기었으나 그 대가로 비참한 죽음을 맞이했다는 것이다.일단 아라크네가 아테나한테 화를 산 이유는 일차적으로는 그냥 아라크네가 아테나보다 잘 나서나 신성모독을 해서가 아니라, 실력과 별개로 ‘난 아테나한테 안 배웠다‘, ‘난 타고난 거지 남의 제자가 되는 건 싫다‘, ‘당장 시험해봐도 좋다‘면서 오만하게 굴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할머니로 변신한 아테나가 한 번은 자비를 베풀어 ‘그렇게 오만하게 행동했다간 천벌을 받을 수 있으니 지금이라도 뉘우치면 아테나가 용서해줄거다‘라고 했지만, 아라크네는 거기에 ‘그딴 말은 당신 딸이나 며느리한테나 하라‘, ‘바로 아테나랑 겨뤄도 좋다‘, ‘진다면 무슨 벌이든 받겠다‘며 계속 무례한 태도로 상대했다. 한국의 서울대 인문학 교수 김헌 역시 저서 ‘신화의 숲‘에서 아라크네 에피소드를 "권위가 있다면 배려를, 실력이 있다면 공손해야 한다"는 메세지를 주는 이야기라고 해석했다.
또한 아라크네는 남들이 보는 앞에서 제우스를 비롯한 다른 신들의 추태와 만행을 폭로했는데 이는 사실 여부를 떠나 제우스의 딸이자 올림포스 신들의 일원인 아테나의 심기를 건드리기 충분했다. 아테나는 직접 신의 권능을 이용해 인간 하나는 충분히 해칠 수 있었기 때문에 이미 교만에 찬 모습을 보인 아라크네는 운이 나빴다면 본인은 물론 주변 사람들까지 봉변을 당해도 이상할 것이 없었으며 아무리 올림푸스의 신들이 행실이 좋지 못하더라도 아라크네가 그런 신들에게 대항한 방법도 신랄하기보다는 너무나 무모하고 위험한 방식이었다. 결국 본인이 파멸에서 벗어날 기회가 여럿 있었음에도 그걸 허무하게 날린 것은 아라크네 본인이었기 때문에 그녀의 책임 역시 무시할 수 없다.
3.2. 현대의 재해석 및 긍정적 평가
아라크네는 무려 올림포스 12신이자 직물의 여신인 아테나 앞에서 전혀 겁먹지 않고 당당하게 비판하며 누구의 개입도 없는 정정당당한 베짜기 대결로 승리까지 따낸 인간이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신과 대결을 펼친 인간은 많으나 대부분 신의 혈통을 이어받거나 축복을 받은 케이스이다. 한 예로 음악만으로 대성한 영웅 오르페우스 역시 어머니가 무사의 맏언니이자 시와 웅변의 여신 칼리오페인 반신[6]이다. 반면 아라크네는 염색공 아버지를 둔 평범한 인간이 자신의 재능을 키워, 해당 재능을 관장하는 여신마저 꺾어버렸다는 점에서 특별히 주목할만 하다.다른 신들도 인간들도 전혀 문제 삼지 않는 신들의 악행, 특히 그리스 신화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리는 최고신 제우스의 강간과 다른 신들의 막장 짓거리를 직접적으로 비판하고 고발한 최초의 인간이기도 하다. 온갖 죄와 끔찍한 악행을 저질러도 반칙을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살아남아 신의 왕으로 장기 집권한 제우스의 강간과 불륜, 납치를 고발한 사례는 피해 당사자 아이기나의 아버지 아소포스에게 직접 알려준 시시포스와 딸 이오가 강간당하고 빼앗긴 분노를 직접 제우스에게 토한 이오의 아버지 이나코스 정도이다. 이것도 비교하기에는 어려운 게, 이들은 아라크네보다는 힘이 있는 권력자에 프로메테우스, 나아가 신인류의 시조인 데우칼리온과 퓌라 부부의 직계 후손인 코린토스의 남성 군주에다 아르고스 내역을 다스리는 강의 신이다. 반면 아라크네는 신의 피 한 방울조차 섞이지 않은 한낱 평민 출신 인간 여성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신성모독 건만 빼면 악행을 저지른 전과도 없다. 신성모독을 안해도 살인이나 강간, 학살 같은 악행을 하고도 영웅 대접을 받는 자들과 대비된다.
베짜기 기술과 완성도, 작품성으로 봤을 때 확실히 판정승을 거두었음에도 그 천재적인 재능과 실력을 널리 떨치지 못하고, 결국 신을 모욕한 죄인이라는 낙인이 강제로 찍힌 채 아테나에게 잔인한 신벌을 받아 자의와는 무관하게 거미로 변하는 비참한 최후를 맞아 안타깝게 여기는 동정의 시선이 많다. 반대로 아테나는 정의와 지혜의 여신이란 칭호에 안 맞게 엄연히 레다와 에우로페 같이 무고한 여성들을 상대로 고니나 황소 같은 동물로 변신해 유혹하고 낚은 뒤 강제로 강간한 아버지 제우스를 비판한 아라크네를 되려 폭력을 앞세워 죄인이라 낙인 찍고 지울 수 없는 억울한 치욕을 안겨준 행보로 인해 뭐가 어쨌든 신성모독죄로 아라크네를 처벌하면서 부친 제우스의 불륜과 강간을 두둔하고 감싼 위선적인 신이라는 오명을 남기게 되었다. 본인의 어머니이자 선대 지혜의 신으로도 볼 수 있는 메티스부터가 가이아의 예언이 두려웠던 제우스의 꼼수로 파리로 변한 채 개구리로 변한 제우스에게 삼켜져 영원히 머릿속에 살게 되었는데도 말이다. 뭐 아테나는 친모의 존재를 알긴 하는지도 모르겠지만.
흔히들 아테나가 아라크네를 거미로 만든 이유가 제우스가 직접 강림해 벌을 내릴 걸 우려한 아테나가 자비를 베풀어서라고 했는데, 이는 세간에 널리 퍼져 있는 잘못된 해석이다. 아테나가 아니었다면 제우스가 아라크네를 거미로 바꿨을 수도 있다는 점이고, 아테나는 제우스를 대신해서 신벌을 집행했을 뿐이다. 애초에 상식적으로 보자면, 여느 인간이라도 거미가 되어 달라는 생각은 하지도 않을 것이고, 아라크네는 스스로의 의지로 거미로 바꿔 달라고 기도드린 적도 없고 어디까지나 아테나가 신이 인간을 하등하게 바라보는 모습 그대로 감히 주제도 모르고 신에게 도전한 불쌍하고 가련한 년이라고 그 재능을 썩히기 위해 거미로 변하는 저주를 걸었을 뿐이다. 저 거미로 만든 형벌은 그나마 의도를 좋게 해석해줘도 ‘스스로 목숨까지 버린 건 불쌍하니 살려주겠다만, 명예는 영원히 얻지 못할 조그만 벌레로서 평생 살며 그 아까운 재주는 그냥 먹고 사는 대나 써라‘ 정도다. 무엇보다 당대 신화에서는 신들의 권위를 높이기 위해 당대 기준으로 신에게 낙인 찍히거나 반하는 행동을 한 인간들이 스스로의 의지로 동식물로 변하는 식으로 왜곡했을 가능성이 크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기독교 도래 이전에 숭배받은 고대 다신교 신화의 신들이 인간에게 저질러 온 행패와 폭정, 만행들이 재조명되면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경우가 허다해지고[7][8] 이들에게 피해를 입고 비참하게 끝나버리거나[9] 용기 내어 도전한 인간들이 재평가 받는 사례가 늘어났는데, 아라크네도 그 예시라 할 수 있다.
4. 여담
- 거미의 실 다루는 기술을 보면 저 신화가 묘하게 설득력 있게 들릴 것이다. 실제로 거미가 한창 새 집을 만드는 걸 관찰하면 굉장히 정교하고 규칙적이며, 거미에 따라서는 실끝을 동그랗게 뭉쳐서 투척하여 사냥하거나 실을 이용해 하늘을 활공하거나 물을 건너는 등 정말 다채롭게 활용한다. 어느 정도 생물학이 발달한 현대인들의 눈에는 물론 신기하긴 해도 어느 정도 설명이 되겠지만 고대인들의 눈에 거미의 기술은 저런 신화로밖에 설명할 수 없는 신의 섭리로 보였을 것이다.
- 재미있는 건 그리스쪽 신화에서는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온 민담들 이외에 문서로 서술된 아라크네의 이야기는 찾을 수 없다는 거다. 현재 남아있는 원전은 두 개─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와 베르길리우스의 '《농경시》(Georgica)'─뿐이다. 헬레니즘의 시대에서도 특히 도덕성에 대한 강조가 심했던 로마 시기의 창작인 셈이다. 애초에 여기 있는 원전 인용도 전부 라틴어기도 하고.
- 그리스 로마 신화의 타임라인들 중 트로이 전쟁 이전의 이야기인지 혹은 그 이후의 이야기인지 어느 쪽에 속해있는지 알 수 없는 이야기가 바로 '아라크네와 아테나의 베짜기 대결'이다. 다만 이야기에 따라서 아라크네가 아테나와 대결을 할 때 티포노마키아와 트로이 전쟁 당시 올림포스 12신들의 추태와 분열 행각들을 베를 짜면서 새겼다는 전승도 있는 걸 감안해볼 때 티포노마키아와 트로이 전 이후에 일어난 일임을 추측해볼 수 있다.
5. 대중매체
5.1. 홍은영의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4권
홍은영 버전의 아라크네 |
-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4권에서 등장하는데 밝은 갈발녹안에, 트윈테일을 하고 녹색 페플로스를 입은 그리스인 소녀로 등장한다. 원전 신화대로 자신의 베짜기 실력이 직조의 여신인 아테나보다 뛰어나다고 자부하며 아테나와 겨뤄볼 자신이 있다고 말한다. 이후에도 아테나와의 베짜기 대결을 벌여 근소 우위의 뛰어난 실력을 뽐내며 제우스를 비롯한 신들의 추태를 보란 듯이 자수로 박아넣었다. 이에 아테나는 과연 실력이 매우 좋지만 감히 신들을 모욕했다고 분노하여 북으로 아라크네가 짠 천을 찢어버리고 아직도 네 죄를 모르겠냐고 검지 손가락을 이마에 대고 스스로 부끄러움을 깨우치게 만들자 그대로 도망가, 목을 메어 자살한다. 그런 아라크네를 가엾게 여긴 아테나가 시체에 식물의 즙을 뿌려서 거미로 만들어 준다.
5.2. 올림포스 가디언
올림포스 가디언에서도 등장한다. 담당 성우는 배정미. 베짜기 대결은 애니메이션답게 아스트랄해졌는데 마지막에는 고치를 만들면서 마무리를 한다.여기서도 원전처럼 자신의 장기인 베짜기와 직조에 엄청난 자부심을 품고 있는 직조의 천재로, 누가 뭐라 해도 끝까지 신들의 위선을 싫어하고 비판하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원전과 다르게 이 에피소드는 아테나와 포세이돈의 대결과 아라크네와 아테나의 대결을 합쳤기 때문에 아라크네는 아테네의 시민이라는 설정이다. 어떻게든 노파의 모습으로 자신을 설득해서 제우스와 신들을 존경하게 만들려는 아테나의 수작질과 관심없다며 쿨하게 무시하고 다음에 짤 천을 위해 어떤 디자인을 할지 고민하며 그걸 밀어내는 아라크네의 손절 등 두 사람의 대립 구도가 가히 볼 만하다. 세 가지 시도인데 첫 번째는 아테나의 올리브나무를 찬양하다가 아라크네가 무시하자 자기 나무를 시들게 해서 관심을 얻어보려 했지만 실패. 리라를 연주하며 제우스를 찬양하는 노래를 불러 아라크네의 관심을 유도했지만 실패. 아라크네는 처음엔 노래를 듣다가 그냥 무시하고 가버린다. 노파로 변신한 아테나는 제우스를 향한 존경심을 느끼고 있다고 착각했지만, 참다 못한 아라크네는 결국 답답해서 제우스를 향해 욕 한 사발 퍼붓는다.
"나는 그런 바람둥이 얘기 따윈 관심 없다고요!"
세 번째는 아테나가 아라크네가 정말 신을 존경하는지 알아보기 위한 설문조사이다. 결국 셋 다 실패하고 아테나는 아라크네의 도전을 정식으로 받아주고, 아라크네도 처음에는 가면을 벗고 정체를 드러낸 아테나의 등장에 놀라면서도 결국 당당하게 시합한다. 대결의 디자인 주제는 올림포스 신들인데 여기서는 신들의 화려함을 표현해내어 아테나와 동점인 표를 얻어 무승부로 끝나는 막상막하의 대결을 펼쳤다.
아라크네가 완성한 직물은 언뜻 보면 아테나처럼 신들의 화려함을 부각시키는 작품인 듯 싶었지만, 사실 뒷면에는 여자들에게 둘러싸이며 실실 쪼개는 제우스의 바람둥이 행각을 묘사해 놨다. 심판을 맡은 헤르메스가 두 작품을 살펴보다 이를 발견했다. 아라크네는 전술했듯 다른 여자들과 바람이나 피워대는 제우스를 싫어하고 경멸했으며 이에 대해 난 그저 솔직한 감정을 표현했을 뿐이라고 받아친다. 그러나 아라크네가 신들에게 무슨 생각이나 마음을 품든 전혀 관심이 없고 오직 인간이 신을 일방적으로 따르는 것만을 중요시했던 신들은 몹시 분노했다. 아테나는 아예 "마음이 담기지 않은 작품은 누더기나 마찬가지"라며 창으로 아라크네의 직물을 갈기갈기 찢어버린다. 이에 화가 난 아라크네는 대체 왜 찢어버리냐고 항의하지만 아테나는 난 너한테 세 번의 기회를 줬는데 넌 끝까지 신을 모욕했다고 말한다. 장로는 아라크네에게 제우스와 아테나에게 용서를 빌으라고 부탁하지만 아라크네는 용서를 빌지 않고 눈물을 흘리면서 도망치다가 제우스의 벼락에 직격으로 맞게 되었다. 다행히 벼락은 나무에 맞아 그 충격으로 즉사를 면했지만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그렇게 쓰러진 아라크네는 아테나가 불쌍함을 여기며 거미로 환생을 해주었고 베짜기의 특기로 거미줄을 치면서 베를 짜게 된다.
5.3. 아라크네의 이름을 따온 캐릭터
아라크네는 순수한 인간의 모습과 순수한 거미의 모습밖에 한 적이 없지만, 묘하게도 아라크네의 이름을 가진 창작 캐릭터 중에는 이 설정을 존중하는 모습을 눈을 씻고 찾아도 볼 수가 없다. 거의 전부 반인반수, 혹은 순수인간과 반인반수를 오가는 형태. 드물게 반인반수와 순수 거미를 오가는 형태까지는 있지만 인간과 거미를 오가는 존재로 나오는 경우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몬스터가 아닌 지성이 높은 이종족으로 등장하는 경우 원전의 무지막지한 베짜기 실력에서 따온 후 한층 더 강화해 거미줄로 못 만드는 게 없는[10] 방적공이나 재봉사의 이미지로 재탄생하는 경우도 있다. 굳이 재봉 관련이 아니더라도 손재주가 매우 뛰어나다는 설정이 붙기도 한다.
- Yes! 프리큐어 5 - 아라크네아
- 가면라이더 위자드 - 아라크네
- 거미입니다만, 문제라도? - 시로[11][12][13]
- 둠 시리즈 - 아라크노트론
- 데블파이터 - 아라크네(국내판 이름:뜨게비). 파이몬의 부하로 나오지만 세뇌가 풀린다.
- 마블 코믹스 - 줄리아 카펜터[14]
- 마비노기 - 아라크네
- 몬스터 아가씨가 있는 일상 - 라크네라 아라크네라
- 몬스터의 주인님 - 거베라
- 변신자동차 또봇 - 아크니
- 부키타 군 - 아라크네
- 블레이블루 시리즈 - 아라크네
- 소울 이터 - 아라크네 고르곤
- 신 세계수의 미궁 2 파프니르기사 - 아라크네[15]
- 아테나 컴플렉스 - 이쪽은 이올로에 의해 아테나의 신벌을 받은 아가씨라 언급만 된다. 이때 아테나는 내 아버지와 올림포스 신들을 모욕했으니 그녀는 정당한 벌을 받은 것이라 말한다. 이것은 철저히 고대의 종교적인 해석을 딴 것
- 월희 시리즈 - 아라쿠 네이코
- 유희왕 - 지저의 아라크네
- 천사금렵구 - 아라크네
- 트랜스포머 시리즈 - 블랙아라크니아
- 파워 디지몬 - 아라크네몬
- 히어로즈 오브 뉴어스 - 아라크나
- 히어로 킬러 - 아라크네
- 리니지: 요정족 NPC. 판의 갈기를 가져다주면 실로 만들어주고, 엔트의 줄기를 먹인 뒤 치면 거미줄을 뱉는다.
- 여왕폐하의 이세계 전략 : 주인공이 통솔하는 거미 종족이 아라크네다.
- 에이지 오브 원더스 시리즈 - 죽음의 마법사왕 거미여왕 아라크나 아레나(Arachna Aranea)[16]
- 카운터사이드: 아라크네
- 직접적으로 아라크네라는 이름을 쓰는 것은 아니지만 영향을 받은 것들
5.4. 그 외
- 아라크네의 비밀 (Arachnophobia , 1990) - 거미 소재 공포영화.
- 도스(DOS)용 웹브라우저: 체코의 대학생인 마이클 폴락이 개발한 웹 브라우저.
- ARACHNE: 리플렉 비트 콜레트 스프링 시즌 수록곡.
- 메가라크네, 몽골아라크네 : 아라크네 이름이 쓰인 고대생물
- 고윤곤의 만화 집요한 과학교과서에서는 반인반수 모습을 한 아라크네의 아들이 등장한다.
[1] 중근세 시기에 그려진 판화로 목을 매고 자살한 아라크네가 고대 그리스 문명기의 키톤이나 페플로스 같은 여성용 옷이 아닌 중세 유럽 시대의 여성 복식을 입은 모습으로 묘사되어 있다..[2] 전승마다 달라서 지금의 튀르키예 소아시아 반도에 있는 리디아라는 지역에서 거주하던 여인으로 나오기도 하고, 그리스 본토 지역에서 살던 여인으로 나오기도 한다.[3] 현재 시판되는 그리스 로마 신화 서적들마다 이야기가 달라서 올림포스의 12신들이 티폰의 공격으로 이집트까지 쫓겨가서 동물로 변신해 숨는 모습이나 올림포스의 신들이 오토스와 에피알테스 형제의 침공에 무기력하게 당하는 내용을 직물로 새겨넣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여담으로 그리스인들은 자신보다 훨씬 앞선 문명인 이집트의 신들을 사실 티폰에게 쫓겨간 자기 신들이 동물로 변신해 숨었던 모습에 불과하다며 정신승리와 역사왜곡을 시전했다. 이러한 인식은 로마 시대에도 계승되어 이집트 신들이 그리스 신들의 지물과 의상 등을 갖춘 로마 시대의 신상 유적들이 아직도 남아 있다.[4] 그나마 억지로 찾은 예외라고 해도 아폴론과 판의 연주 대결 정도가 있다. 하지만 이것도 사실 대다수는 아폴론이 이겼다고 하는데 미다스가 다소 편파판정의 뉘앙스로 판이 이겼다고 편들어 준 것 정도다.(미다스는 애초에 판의 신봉자라서 팔이 안으로 굽은 셈이었다. 결국 미다스는 분노한 아폴론에게 귀가 늘어나는 형벌을 받고 인생이 심하게 꼬이게 되었다. 혹은 미다스가 판이 이겼다고 주장한 게 아니라 졌을 경우의 형벌인 산 채로 살가죽 벗기기가 너무 심하다고 변호한 것이라는 버전도 있다. 다만 살가죽이 벗겨지는 형을 받은 건 판이 아니라 '마르시아스'라는 사티로스다. 참고로 이 미다스는 마이더스의 손의 주인공이기도 한, 그리스 신화에서 유명한 사고뭉치다.) 게다가 판은 엄밀히는 요정의 왕 정도라 아폴론보다는 급이 낮아도 신의 말석 정도의 지위는 된다. 다른 예로 죽음의 신 타나토스와 싸워 이긴 헤라클레스와 시시포스도 있기는 하지만, 이건 능력 대결이 아니라 그냥 무력으로 제압한 것이고 헤라클레스의 경우엔 반신인데다가 후일 진짜 신이 된 몸이므로 애초에 평범한 인간이 아니다. 아폴론과 호각으로 추격전을 벌인 이다스의 경우에도 포세이돈의 마차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결국 진짜 평범한 인간이 순수하게 본인의 능력으로 신과 맞먹은 건 아라크네 뿐인 것.[5] 그대로 쓰러져 정신을 잃었다는 말도 있다.[6] 혹은 아버지가 태양과 예술, 음악의 신 아폴론이라는 설도 있다. 어느 쪽이든 오르페우스가 반신인 것은 변하지 않는다.[7] 어떤 미화도 각색도 없이 신들의 추악함을 있는 그대로 빌런으로 묘사해 그리스 신화의 클리셰를 반대로 비튼 게임 갓 오브 워를 계기로 신들을 비판하는 현상이 잦아졌다.[8] 사실 현대 윤리 기준으로는 성경의 기독교도 자유롭지 않다. 야훼/논란 항목 참조[9] 칼리스토, 아르카스, 카산드라, 다프네, 시링크스, 타이게테, 라미아, 해신 글라우코스의 집착과 마법사 키르케의 저주에 의해 괴물이 된 물의 님프 스킬라, 이아시온, 카드모스, 아가우에, 펜테우스, 악타이온, 레아르코스, 멜리케르테스, 니오베의 자식들과 남편 암피온, 메두사, 시시포스, 이다스, 히폴리토스, 스미르나 등. 그나마 이아시온은 데메테르 덕분에 신으로 부활했고 카드모스는 아내 하르모니아와 같이 낙원 엘리시온에 들어갔다.[10] 거미줄만으로 만드는 게 가능한가 싶을 정도로 복잡하고 섬세한 옷을 순식간에 짜내는 먼치킨성을 발휘하는 묘사가 자주 나온다. 옷이 아니라 그물침대를 만들거나, 더미 등 눈속임용 분신을 만들기도.[11] 진화 과정중 아라크네가 있다. 단 숨겨진 특별 루트기 때문에 실제로 진화 가능한 개체는 없는 수준.[12] 중, 소형의 거미 마물이어야 하며, 스킬 '오만'의 소유자이면서 진화단계를 불문하고 50레벨을 찍어야 한다. 한데 오만부터가 애초에 언어가 없는 마물이 고를 리가 없는 스킬 '감정'을 배워 8레벨까지 성장시킬 정도로 엄청나게 사용한 다음 이중감정을 통해 스킬 리스트를 불러와야 그 존재를 알 수 있는 구조다.[13] 게다가 이 세계의 생명체는 한계레벨에 도달하면 진화를 통해 1레벨에서부터 다시 레벨을 올려야 하는데, 최종진화단계에 이른 다음에나 가능하지 진화가 덜 끝나면 30레벨도 찍을 수가 없다. 거미마물의 경우 실질적으로 레벨을 100개는 올려야하며, 이 단계에 이르면 진화 안 하고도 인간의 국가를 홀로 멸망시킬 수 있는 전투력을 보유하게 된다. 당연하지만 오만 없이 레벨만으로도 세계각국의 역사교과서에 빠지지 않고 나올 정도의 존재다.[14] [15] 소미궁인 긴눈가의 2층 보스 몬스터[16] AOW2에서 다크엘프들의 지도자 중 한명으로 등장했다. 거미여왕이란 칭호답게 거미들을 키우는 취미가 있다. 세계를 멸망시키려고 했던 그림자 악마들과의 전쟁 후 아콘들이 이들을 추격해서 박멸할 성전에 지원할 자들을 모집할 때 멀린, 민도르와 함께 섀도우 렐름으로 떠났다. AOW4시점에서는 자신이 키우는 거미들이 고블린 고기를 싫어한다는 걸 알게된 후 고블린이 거미의 돌보미로 적합하다는 걸 깨달았고 엘프 대신 고블린들을 부하로 부리기 시작했다. 다크엘프가 우드엘프랑 재결합해서 하이엘프로 통합되었기 때문에 자기가 부하로 부리던 종족이 아예 사라져서 대신할 존재가 필요하기도 했다. 고블린 덕분에 거미를 탈것으로 부리는 게 가능할 정도로 크게 키울 수 있게 되었고 고블린 거미 라이더들을 병사로 쓰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