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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18 21:27:07

진폐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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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병리3. 사례4. 여담

1. 개요

/ Pneumoconiosis, Pneumonoconiosis

에어로졸[1] 등 극소분말이 폐포에 끼어 폐가 굳어지는 병. 폐진증이라고도 불리며 석탄가루가 원인인 경우에는 탄폐증(炭肺症), 규사가 원인인 경우에는 규폐증(硅肺症), 석면이 원인인 경우에는 석면폐증(石綿肺症)이라 부른다. 탄광촌이나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는 연탄공장이 부근에 있을 경우 탄가루가 날려서 걸릴 수도 있다. 폐에 극소분말이 달라붙어 자체가 굳어버리기 때문에 뇌사자의 폐를 이식하는 것 외에는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한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과 비슷하지만 다르다.

질환의 특성상 분진, 미세입자가 발생하는 산업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및 해당 사업장 주변 지역 주민에게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산업재해, 직업병의 성격을 강하게 지니고 있다. 때문에 한국은 1984년 진폐의 예방과 진폐근로자의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진폐증 예방, 분진작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에 대한 건강관리, 진폐에 걸린 근로자 및 그 유족에 대한 위로금의 지급에 관한 사항을 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이 법은 본래는 탄광에서 일하는 광부들에 대한 관리를 상정하고 만들어진 법이다. 노동권에 대한 탄압이 심하고 권위주의가 만연했던 80년대 사회상 때문에 이 법이 실효를 발휘하기까지는 하술할 지난한 사회적 문제제기, 법정투쟁의 과정이 필요했다.

2. 병리

폐의 기관지와 허파꽈리는 외부와 직접적으로 접촉하는 내점막조직으로서 병원체의 유입이 잦은 데다가 항시 깨끗하고 습하고 따뜻하기 때문에 병원체의 번식가능성이 높으며 병원체의 침입에 대해 그만큼 강하고 빠른 면역반응을 요한다. 물론 일단 대부분의 병원체는 구비강의 콧털, 콧물, 가래에 우선적으로 걸려져나오긴 하지만 어떻게든 폐에 도달한 유기병원체는 면역체계에 의해 박멸 분해된다. 또 무기이물질도 극소량이라면 어느 정도는 자가처리가 된다.

문제는 과잉된 광물질 분진이 폐에 도달할 경우이다. 폐조직에 박힌 너무 큰 광물질 입자는 백혈구의 공격으로 없어지지 않으며, 우리의 신체는 백혈구의 공격이 실패하고 나면 조직에 박힌 광물질 파편을 격리해서 다른 정상조직을 보호하기 위해 광물질의 주변 조직에 섬유화와 석회화를 가한다. 문제는 조직의 섬유화는 조직 본연의 기능을 상실시키며, 조직의 석회화는 (당연하겠지만) 조직 전체를 경화시킨다는 것이다. 즉 폐가 섬유화 되는 만큼 가스교환 능력이 상실되는 동시에 석회화 되는 만큼 폐조직의 전반적인 탄성이 급락함에 따라 호기와 흡기 자체가 방해되며 이에 따라 정상적인 생활이 곤란해짐은 물론 생명의 위협을 받을 정도로 폐의 기능부전이 심각해진다.

3. 사례

한국에선 서울특별시 상봉동에 있던 삼표연탄공장 근처에 살던 박길래 씨[2]가 첫 공식 환자로 1986년 진단, 법원판정까지 받았다.

법원까지 병명 판결을 받아야 했던 건 삼표연탄 측이 20년 넘게 일하는 공장 노동자도 안 걸렸다고 우리와 무관하다며 온갖 모욕을 주며 트집을 잡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3] 그러나, 박길래 씨가 법원 판결 인정까지 받은 다음[4], 이뤄진 정밀 검사에서 결국 연탄공장 노동자들도 진폐증에 걸린 게 하나둘 드러나면서 공장 측의 트집이 엉터리임이 입증된다. 곧이어 상봉동 거주민들, 심지어 박길래 씨를 처음 진단하던 병원 의사까지도 진폐증에 걸린 게 드러났다.

당시만 해도 연탄 재료를 덤프 트럭으로 그냥 노출된 채로 싣고 운송했으니 그대로 호흡을 통하여 탄가루가 사람들 몸으로 들어가 진폐증 환자들이 속출할 만 했다. 이런 일이 터지고 나서야 대대적으로 관련 법규가 고쳐지고 그랬으나 이미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가 된 다음이었다.

4. 여담

진폐증의 한 종류인 "화산재에 들어있는 매우 미세한 규소 성분에 의한 진폐증(Pneumonoultramicroscopicsilicovolcanoconiosis, 규성진폐증)"[5]은 가장 긴 영어 단어로 알려져 있다. 1936년 옥스포드 사전에 처음 기재되었다고 하는데, 사실 1935년에 미국의 전미 퍼즐러 연합(National Puzzler's League)의 정기모임에서 회장이 장난삼아 만든 단어로 알려져있다.

단어의 각 부분마다 뜻이 있다.
나이가 많은 중장년이나 노인들 중 삽겹살같은 기름진 음식이 진폐증 예방에 좋다고 이야기 하는 경우가 종종 있고, 주로 기름기가 분진을 씻어준다는 식으로 설명되나 의학적 근거는 없다. 광부들이 삼겹살을 많이 먹었다는 사실에서 와전된 것인데, 중금속을 배출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논문은 있으나 분진에 효과가 있다는 근거는 없다. 그냥 고기를 먹기위한 핑계가 필요했던거다 차라리 주변에 물을 뿌려 분진이 덜 날리도록 환경을 조성하면서 방진마스크를 제대로 장착하고 작업하도록 하자.
[1] 대기 중에 부유하는 고체 또는 액체 따위의 작은 입자[2] 1943~2000.4.29 / 어릴 적 부모를 여의고 온갖 잡일을 하다가 옷가게를 하여 그럭저럭 장사도 잘 되며 성공했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 계속 기침이 나고 가슴이 아파 온갖 병원을 갔지만 병세를 알 수 없어 끝내 서울의 대형병원에서 폐를 일부 절단하는 수술 끝에 이 병에 걸렸다는 것이 드러났다. 이 때문에 전 재산을 병원비로 써 가난에 시달렸지만 다행히 법정 소송으로 승소하여 보상금을 받았고, 남은 평생을 환경보호 운동 및 공업 피해자들을 돕는 일을 도우며 살았다. 참고로 독신이라 자식이 없었다고 한다.[3] 해당 일화는 1990년 만화잡지 보물섬신영식이 그린 단편만화로 실려 자세하게 소개되었다.[4] 이때 그녀의 핵심적인 조력자가 바로 그 유명한 조영래 변호사.[5] pneumonia(폐렴, 뉴모니아)처럼 P가 묵음이라 발음은 /ˌnjuːmənoʊˌʌltrəˌmaɪkrəˈskɒpɪkˌsɪlɪkoʊvɒlˌkeɪnoʊˌkoʊniˈoʊsɪs/ 뉴모노울트라마이크로스코픽실리코볼케이노코니오시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