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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0-09 15:11:11

티타노보아

티타노보아
Titanoboa
파일:티타노보아 척추뼈.jpg
학명 Titanoboa cerrejonensis
Head et al., 2009
분류
<colcolor=#000> 동물계(Animalia)
척삭동물문(Chordata)
미분류 석형류(Sauropsida)
뱀목(Squamata)
보아과(Boidae)
아과 보아아과(Boinae)
†티타노보아속(Titanoboa)
[[생물 분류 단계#종|{{{#000 }}}]]
  • †티타노보아 케레호넨시스(T. cerrejonensis)모식종
파일:Titanoboa_NT.jpg
복원도

1. 개요2. 생태3. 기타4. 관련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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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신생대팔레오세 중기(약 6천만 ~ 5천 800만 년 전) 남아메리카에 살았던 멸종한 의 일종. 속명의 뜻은 '거대한 보아'.

2. 생태

콜롬비아 지역인 남아메리카 북서부의 아마조니아 일대에서 발견된 지구 역사상 가장 거대한 이며[1], 종명의 뜻은 콜롬비아의 석탄 광산 근처에 있는 세레혼 지층(Cerrejón Formation)에서 유래되었다. 현재까지 알려진 종은 케레호넨시스종(T. cerrejonensis)이 유일하다.

세레혼 지층의 대표적인 동물화석으로, 해당 지층에서 28마리나 되는 개체가 화석으로 발견되었다.

최초발견은 1990년에 헨리 가르시아(Henry García)가 광산에서 발굴한 턱뼈였는데, 가르시아는 이 화석을 화석화된 나무의 일부로 착각하고 석탄회사의 사무실에 전시해놓았다. 2003년에 이 화석을 본 고생물학자들이 그게 동물의 턱뼈임을 깨닫고 본격적으로 발굴을 시작해서 더 많은 화석을 발견했는데, 학계에 정식으로 보고된 것은 한참 후인 2009년이다. 왜냐하면 너무 커서 고생물학자들조차 뱀의 뼈일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며, 녀석의 척추뼈는 악어의 화석으로 잘못 분류되어서 한동안 박물관 창고에 처박혀 있었다.
파일:r336505_1525560.jpg
크기 비교
파일:Photo_4.jpg
아이다호 주립 자연사박물관에서 모델링한 인간과 티타노보아의 두개골 크기 비교. 해당 모델은 현생 보아뱀의 두개골을 늘린 것이다.

일단 특징이라면 정말 무지하게 컸다. 2009년에 처음 발견되었을 때 나온 추정치에 의하면 길이는 12.8m에 체중은 1.135t이다.[2] 하지만 이때는 두개골이 발견되지 않아서 정확한 크기 추정이 불가능했다. 이후 추가적인 발굴이 이루어져 두개골과 턱뼈 등이 발견되어, 2014년에 동일저자에 의해 보다 정확한 재추정이 이루어졌는데, 무려 14.3m라는 어마어마한 수치가 나와서 안 그래도 거대했던 크기가 버프를 받았다.[3] 몸통의 가장 굵은 부분은 1m에 달했을 것으로 보이며[4] 머리 크기만 60cm를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야말로 이무기를 연상시키는 왕사(王蛇)다.

놀라운 것은 크기 추정에 사용된 표본 외에도 여덟 개의 표본이 이와 비슷한 크기의 개체들에게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이다. 즉 이 정도 크기로 자라는 개체들이 드물지 않았다는 의미이며 이를 고려하면 14.3m 조차 최대 길이가 아니었을 가능성이 높다.[5]

비교를 해보자면 그린아나콘다의 과학적으로 알려진 성장 한계치가 6.7m이며, 실제로 검증 가능한 기록에 남아있는 최대 크기 개체(피츠버그 동물원에서 사육되었던 개체)의 길이가 6.27m였다. 마찬가지로 현생 최대의 뱀으로 거론되는 그물무늬비단뱀은 기네스북에 의하면 7.67m가 검증 가능한 최대 사이즈였다.[6] 또한 백악기~에오세에 걸쳐 생존했던 거대한 수생성 뱀 팔라이오피스의 길이가 8.1 ~ 12.3m 정도였으며[7] 마드트소이아과 뱀인 기간토피스의 길이가 7m, 마찬가지로 마드트소이아과에 속하는 마드트소이아 및 근연속들의 길이는 5 ~ 6m 정도였다.

당연하게도 생존했을 당시엔 해당 생태계에서 가장 거대한 육식동물이었으며, 덩치가 큰 만큼 독사였을 가능성은 0에 가깝다. 현대에도 덩치가 큰 뱀들일수록 독 대신 힘으로 먹이를 제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현생 아나콘다와 비슷한 식습관을 지닌 최상위 포식자였을 것으로 여겨졌으나, 2013년에 두개골 화석이 발견되어서 식성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이루어졌는데, 적당한 사이즈의 물고기를 전문적으로 사냥하는 어식성(魚食性) 포식자였을 것으로 보인다. 이게 사실이라면 보아과 뱀들 중에서는 유일하게 어식성인 종이다.[8] 당시 강에는 폐어 종류와 현생 아라파이마와 유사한 골설어류(Osteoglossomorpha)들이 살고 있었는데, 이 녀석은 이런 물고기들을 주로 사냥했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현생 아나콘다나 보아뱀마냥 입을 늘려서 제 몸통 굵기를 초과하는 동물을 삼키는 것은 힘들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다른 뱀들보다 두개골이 덜 유연하고 방골(方骨)[9]의 구조상 턱이 그렇게 넓게 벌어지진 않았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조밀하게 난 이빨은 미끄러운 어류를 잡는데는 적합하지만, 그리 튼튼하게 붙어있지 않아서 커다란 동물을 사냥하기엔 그다지 적합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는 보아과 뱀들 중에선 티타노보아에게만 나타나는 특징이라, 현생 아나콘다 등의 뱀들과는 다른 식습관을 지녔으리라는 증거다.

다만 물고기만 먹었다곤 해도 웬만한 크기의 물고기는 아니었을 것으로 보인다. 턱이 뱀치곤 넓게 벌어지지 않는다곤 해도 덩치 자체가 워낙 거대해서 어지간히 큰 먹이는 통째로 삼키는 것이 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같은 지층에서 발견된 민물고기 중에는 2.1m에 달하는 거대한 폐어가 있는데, 이 녀석은 덩치에 어울리게 이런 커다란 물고기들을 잡아먹었을 것이다. 사람은 삼키고도 남는 셈.

이 뱀이 살았을 무렵 해당 지역에는 습한 열대우림이 조성되어 있었으며[10] 열대우림 사이로는 큰 강의 지류들이 흐르고 있었다. 이런 환경에서 티타노보아는 대부분의 시간을 물 속에서 보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현생 아나콘다와 비슷하지만, 아나콘다와는 비교도 안 되는 엄청난 체중 때문에 육상에서 활동하기엔 더 제약이 심했기 때문에 수생성이 더 강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혹은 호흡할 때를 빼면 아예 물 밖으로 나오지 않는 수생생물이었을 가능성도 있다. 만약 이 설이 사실이라면 아나콘다보단 오히려 코끼리코뱀과 비슷한 습성을 가진 뱀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 정도로 거대한 외온성 동물이 존재하기 위해선 매우 기온이 높은 환경이어야 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으며, 이에 따라 당시 해당 지역의 연간 평균 기온을 30~34 °C로 추측하기도 하지만, 아주 유력한 가설은 아니다. 2009년에 네이처 지에 발표된 연구에 의하면, 현대의 열대우림지구, 지대에서 서식하는 파충류들의 크기를 분석한 결과 기온이 높을수록 무조건 거대해지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또한 티타노보아처럼 거대한 동물은 신진대사로 발생시키는 체열도 많으므로 기온이 지나치게 높았으면 과열되었을 것이며, 이는 현재 알려진 것보다 오히려 기온이 낮았음을 시사하는 증거라는 반박도 존재한다.
파일:1443426376_foto-titanoboa3.jpg
티타노보아의 서식지[11]

카르보네미스, 푸엔테미스(Puentemys), 케레호네미스(Cerrejonemys)와 같은 거대한 옆목거북들이 이 뱀과 공존한 대표적인 동물들이다. 또한 현생 악어들과 유사한 악어형류의 일종인 디로사우루스과(Dyrosauridae) 파충류들도 티타노보아와 공존했는데, 아케론티수쿠스(Acherontisuchus)[12], 안트라코수쿠스(Anthracosuchus)[13], 케레호니수쿠스(Cerrejonisuchus)[14] 세 속이 알려져 있다. 카르보네미스 같은 거대한 육식성 거북들이나 안트라코수쿠스 같은 대형 악어류들은 티타노보아가 잡아먹기에는 지나치게 큰 사이즈라[15] 먹이를 두고 경쟁했을 가능성이 높지만, 케레호니수쿠스는 사이즈가 아담한 편이었기 때문에 티타노보아의 먹잇감이었을 가능성도 있다.

3. 기타

파일:Gurney_Titanoboa-large.jpg
* 이런 식으로 악어 비슷한 악어형류를 몸으로 졸라서 죽이거나 입을 늘려서 통째로 삼키는 장면을 묘사한 그림이 꽤 많은데, 실제로 동시기에 꽤 큰 악어형류가 공존하기도 했거니와 카이만 악어를 잡아먹는 아나콘다의 모습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티타노보아가 큰 먹이를 잡아먹지 못했으며 물고기를 주식으로 삼았다는 사실이 밝혀진 이상 고증오류에 해당한다. 물론 악어가 먼저 시비를 걸었다면 저런 식으로 죽였을 것이다. 참고로 위의 그림은 다이노토피아 시리즈의 원작자이자 팔레오아티스트인 제임스 거니(James Gurney)의 작품이다.
파일:Life-sized model of Titanoboa devouring a crocodilian, from the Smithsonian exhibit (3).jpg
* 2011년에 미국 스미소니언 재단에서 티타노보아를 실물 크기(14.6m)의 레플리카 모형으로 복원해서 전시한 바 있다. 2012년에 스미소니언 재단의 공식 채널에서 방영했던 티타노보아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홍보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16]
파일:티타노보아의 흉상.jpg
REBOR에서 티타노보아의 흉상도 내놓았다.

4. 관련 문서



[1] 다만 2024년 인도의 에오세 지층에서 보고된 바수키 인디쿠스(Vasuki indicus)라는 마드트소이아과 뱀이 티타노보아에 맞먹는 덩치였을지도 모른다. 아래관절돌기 기준으로 회귀 분석을 통한 추정 몸길이는 10.9~12.2미터지만, 위관절돌기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14.5~15.2미터나 된다고 한다. 그러나 저자에 의하면 바수키의 척추뼈 화석 자체는 티타노보아의 것보다 작다고 하기에 정확한 추정치인지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 그래도 티타노보아보다 작을지언정 여전히 뱀 중에서는 2번째로 거대한 종이며, 화석을 분석한 결과 티타노보아 같은 완전한 수생 동물보다는 육상 동물 또는 반수생 동물에 가깝기 때문에 육상 뱀 중에서는 바수키가 가장 길다고 할 수 있다.[2] 이후 이 정도 길이의 개체는 몸무게가 730kg으로 추정되기도 하였다.[3] 링크.[4] 즉 몸을 지면에 딱 붙이고 기어가도 몸통의 높이가 사람의 골반만큼 높다는 소리다.[5] 그린아나콘다 암컷도 보통은 4~5m 정도 자라지만 6m도 넘는 대형 개체들도 있다.[6] 이보다 거대한 개체들이 존재한다는 기록도 있지만 살아있는 뱀의 길이를 정확히 재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일 뿐더러, 사후에 가죽을 벗겨서 잰 길이는 20 ~ 50% 정도로 늘어나기 때문에 과장된 기록들이 대부분이다.[7] 2018년에 나온 추정치 기준이다.[8] 아나콘다도 반수생종이라 물고기를 먹긴 한다. 하지만 아나콘다의 습성은 대부분의 악어와 비슷하기 때문에 전문적으로 물고기를 사냥하진 않고, 기회가 나오면 자신만큼 커다란 육상동물을 기습해서 사냥하기도 하는 매복형 기회주의적 포식자다.[9] 윗턱과 아랫턱을 연결하는 뼈로, 포유류의 신체에선 귀뼈의 하나인 모루뼈로 변형되어 있지만 파충류나 양서류, 조류 등의 신체에선 턱 관절을 이루고 있다. 특히 도마뱀이나 뱀은 방골이 이중관절 역할을 하며, 뱀의 방골은 길고 유연해서 턱을 크게 벌리는데 도움을 준다.[10] 신열대구(新熱帶區, 현재 남미를 포함하는 생물지리구)에 최초로 조성된 열대우림이었다.[11] 뒤에 있는 악어같은 파충류는 안트라코수쿠스(Anthracosucus).[12] 현생 말레이가비알처럼 비교적 길쭉한 주둥이를 가진 악어형류로, 몸길이는 4.66~6.46m, 대략 나일악어 수준의 체구였다.[13] 현생 카이만처럼 비교적 짧고 뭉뚝한 주둥이를 가진 악어형류로, 진정한 의미의 악어인 악어목에는 속하지 않는다. 두개골 길이는 66cm에 몸길이는 4.8 m로 이쪽도 나일악어 정도의 크기였으며, 대부분의 현생 악어들처럼 강력한 턱 근육을 지녀 민물거북들을 으깨서 먹었을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종명이 '발로구스'(A. balrogus)인데 반지의 제왕에서 나오는 발로그에서 따 온 것이다.[14] 짧은 주둥이를 지닌 악어형류로 몸길이는 1.22~2.22m에 불과했다.[15] 티타노보아가 큰 먹이를 삼킬 수 없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 전에는 현생 아나콘다가 중소형 카이만들을 잡아먹듯이 이런 대형 악어형류를 잡아먹는 모습으로 그려지기도 했다. 이 녀석은 어식성이라 아주 큰 동물에게는 관심이 없었을 것이고, 악어류들에게도 이놈은 건드릴 만한 사이즈가 아니기 때문에 성체끼리는 서로 천적인 관계는 아니었을 가능성이 크다.[16] 참고로 티타노보아가 입에 물고 있는 것은 위에서 언급한 악어형류의 일종인 '케레호니수쿠스 임프로케루스(Cerrejonisuchus improcerus)'.[17] 딜로포보아와 스피노사우루스가 융합된 스피노콘스트릭토르, 아트로키랍토르 판테라와 융합한 콘스트릭터랍토르, 마준다수쿠스(마준가사우루스와 눈다수쿠스의 혼종)과 융합한 마준다보아, 마준다보아와 트로오돈이 융합한 트로오도보아.[18] 물론 티라노사우루스는 중생대백악기, 티타노보아는 신생대의 팔레오세에 살았다 보니 이 둘의 승패를 알 수 없고 만약 싸우기라도 하다간 티라노사우루스, 티타노보아 둘 다 뼈를 으스러 뜨릴만한 기술들이 있기에 서로 뼈에 치명상을 입는다. 물론 둘 다 방법은 다르지만 만약 서로 싸우기라도 하다간 큰 지장이 생긴다. 야생에서 작은 상처라도 세균이 자리잡으면 치명상이 되기에 오히려 그냥 피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