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1] | 한국어판 포스터[2] |
1. 개요2. 구덩이의 역사
2.1. 1970년대: 발견2.2. 1980년대: 본격적인 산업화2.3. 1990년대~2000년대: 전성기2.4. 구덩이 산업의 명암2.5. 2007년 7월 4일의 대재앙2.6. 대재앙 이후
3. 생태계4. 퍼미안 분지 초개체4.1. 내부기관
5. 지도6. 기타4.1.1. 모래주머니4.1.2. 비중격 폭포4.1.3. 소위해4.1.4. 대위해4.1.5. 토르의 갈비4.1.6. 고대의 고깔4.1.7. 현대적인 고깔4.1.8. 기념품 정원4.1.9. 퐁듀 마을4.1.10. 방광4.1.11. 신의 실수4.1.12. 부끄러운 굴4.1.13. 아인의 우물4.1.14. 유인원의 탈출
4.2. 외부 구조물6.1. Familiar Metal Tower
1. 개요
홈페이지 레딧미스터리 플레시 피트/불가사의 살점 구덩이(Mystery Flesh Pit)는 레딧에서 활동하는 예술가 트레버 'StrangeVehicles' 로버츠가 작성한 대체역사물 겸 가상세계물이다. 2019년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어보는 서브레딧(게시판) r/worldbuilding에 올라온 한 포스터에서 시작했다. 한국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으나 해당 포스터를 번역했던 한국인 팬과 해당 팬이 글을 올린 아카라이브의 괴담미스터리 채널을 통해서 유명해졌다.
기본적인 뼈대는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1970년대 미국 텍사스 주에서 코즈믹 호러적 존재인 살점 구덩이[3]와 그 내부의 독자적이고 충격적인 생태계가 발견되면서, 이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문 분야가 탄생하고, 구덩이의 생체 자원을 통해 바이오펑크를 이룩한 세계를 다루고 있다. 또한 적극적인 개발로 디즈니랜드와 같은 테마파크를 만들었으나 모종의 사건 이후 폐쇄되었는데, 어느 커뮤니티 칼리지가 쓰던 창고에서 이에 대한 역사적 사료를 찾아내 작가가 인터넷에 게시한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2. 구덩이의 역사
1973년 처음 발견된 이 살아있는 구덩이는 일반 대중에게 관광지로 공개된 이후 텍사스의 명물이 되었지만, 2007년 참혹한 재해가 일어나면서 공원으로서는 영구히 폐쇄되었다. |
2.1. 1970년대: 발견
구덩이의 발견자, 측량사 제임스 '슬리퍼리' 잭슨(1945~2006). 신문에 인터뷰가 나올 정도로 꽤 주목받았고, 1979년 미-소 공동 탐사 때도 참여했었지만, 2006년 겨울에 만취한 트럭 운전자와의 교통사고로 인해 58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미혼에 생존한 친척도 없었지만 그의 주도 아래 만들어진 비영리 자선 단체인 잭슨 재단은 아직도 원활히 활동 중이다. |
1973년 6월 22일, 구덩이가 발견된 지 약 3개월 뒤의 항공사진. 몇 달 지나지 않아 이곳은 거대한 광공업 시설이 들어서면서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변모한다. |
상층 방문객 센터에 전시되어 있던 반무한궤도 트럭 GMC C/K. 표준화된 설계도 없고, 안전성과 관절 기능이 부실한 실험적인 차량들이었음에도 당시 초기 탐사에서 꽤나 중요한 역할을 하였으며, 80년대까지 2~3대가 현역으로 운용되었다. |
1974년, 제임스 잭슨의 주도 아래 이루어진 뉴 잭슨 조사(New Jackson Survey)와 이전의 소규모 탐사를 종합해 만들어진 내부 구조도. 이보다 더 깊은 곳은 1978년에 좀 더 제대로 된 전용 차량이 개발되고, 1980년부터 컴퓨터의 보조가 도입되고 나서야 자세히 탐사할 수 있었다.[4] |
잭슨이 학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면서 구덩이의 존재가 세상에 공식적으로 알려지게 되었고, 이 거대한 생물에게는 '퍼미안 분지 초개체(Permian Basin Superorganism)', 학명 Immanis colosseus라는 공식적인 이름이 붙여졌으며, 오직 초개체만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체내학(Venteriology)이라는 새로운 학문이 태동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노다인이 이 구덩이를 개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린피스 같은 몇몇 환경단체들이 반발했고, 그 중 오스틴 지역의 레이첼 프로스트라는 대학생은 지역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잭슨과 아노다인이 "무식하고 무지한 이들이 세기의 자연사적 발견을 체계적으로 고문하고 짓밟고 있다"고 비판했다. 물론 잭슨 역시 작업자 및 과학자들의 안전을 보장할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지, 아노다인이 이 구덩이를 산업화하여 그 안을 관광지로 만든다는 발상은 탐탁지 않아 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오스틴에서 직접 만나면서 오해를 풀 수 있었다.[5]
소련 학계에서는 처음에는 이 구덩이의 존재에 대한 소식에도 불구하고 다소 조용했으나, 소비에트 연방 과학원 소속 생물학자인 카지미르 바이노그라도프 박사가 이 구덩이가 생명의 기원에 깊게 관여했을 거라며 적극적인 내부 탐사를 주장했다. 이에 냉전으로 인해 서로 견제 관계였던 미국과 소련 정부는 데탕트의 일환으로 1977년부터 구덩이 내부에 대한 미-소 합동 탐사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구덩이가 혹시라도 인류에 위협이 될지 모른다며 미국에서 핵폭탄 투하도 제안되었지만 주목도 받지 못한 채 최종적으로 기각되었다. |
1998년에 만들어진 검프션의 관광지도. 한때 유명 프랜차이즈도 들어설 만큼 번성했던 이 마을은 2007년 공원 폐쇄 이후 인구가 점차 줄어, 14년 뒤인 2021년에는 PBRC 직원들을 상대로 장사하는 식당과 숙박업소 정도만 조금 남게 되었다. |
아노다인은 지상에 캠핑장과 숙박업소, 식당을 운영하며 전망대에서 살아있는 구덩이를 구경할 수 있게 만든 것은 물론, 아예 사람들이 구덩이 내부를 탐방할 수 있도록 하층 방문객 센터(Lower Visitor Centor)를 설치한 뒤, 그곳으로 통하는 곤돌라를 설치하고 탐방로를 만들었다. 1978년부터는 1981년까지 공원의 내부 구조물을 대대적으로 개선하는 공사가 진행되었는데, 공화당 소속 텍사스주의회 하원의원 프레드 아그니치(1913~2004)의 지지 덕분에 개발은 매우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곳은 텍사스의 이색 관광지로 명성을 점차 높여가게 된다.
구덩이로 통하는 길에 위치한 작은 마을인 '검프션(Gumption)'은 구덩이 개발 과정에서 인부들을 상대로 장사하며 큰 이득을 보았고, 이 기괴하고 색다른 관광지가 서서히 입소문을 타면서 구덩이 공원에 방문하는 관광객들 상대로도 장사하면서 한때 인구가 11,500명에 달할 정도로 텍사스 사막 한가운데의 깡촌마을 치고는 큰 규모로 성장할 수 있었다.
1970년대에 만들어진 마스코트 케이버 쿱(Caver Coop) |
2.2. 1980년대: 본격적인 산업화
제임스 카터 당시 대통령의 승인으로 미스터리 플레시 피트는 국립공원에 편입되었다. |
광부들이 채굴 장비가 진입할 수 있도록 구멍을 넓히고 고인 체액을 빼내고 있다. 이 작업에는 숙련되고, 폐소공포증이 없는 인부들의 손길이 필요했다. |
블랙본은 특유의 미세한 나선형 탄소 사슬 구조로 인해 강철을 뛰어넘는 강도에 티타늄보다도 뛰어난 비강도, 강화세라믹을 뛰어넘는 단열 효과와 더불어 730g/㎥라는 물보다 가벼운 밀도를 자랑했다. 펄은 다이아몬드에 준하는 경도에 거의 완벽한 구 형태를 띄는 형태로 산출되는 것은 물론, 쪼개도 그 안에 완벽한 구 형태의 펄이 나오는 성질 때문에 광학 및 정밀 계측용 장비 제조에 있어서 대체 불가능한 자원이 되었으며, 아원자 수준에서 유지되는 구대칭성으로 인해 -38℃~1100℃의 온도 범위에서 초전도성을 띄기까지 했다.
아노다인 사가 1984년 개발한 유기소자 컴퓨터, AD-1 |
현실과 비교하자면 80년대 CPU의 부동 소수점 연산 능력은 형편없었고, FPU(Floating-point Unit)라는 부동 소수점 연산용 보조 프로세서가 별도로 필요했는데, 그 중 1985년 출시된 인텔 80387가 0.5 메가플롭스였다. 10GB 이상의 RAM이 개인용 컴퓨터에 쓰인 것은 2010년대 들어 일반화된 것이었고, 1TB HDD가 첫 출시된 것은 2005년이었다. 당대로서는 거대한 메인프레임에서나 볼 법한 성능의 컴퓨터를 가정용/사무용으로 개발했으니, 그야말로 아노다인의 컴퓨터/사이버네틱 기술은 수십 년은 앞서있다고 평가받았다.
하지만 광고와는 달리, 유기소자를 사용한 까닭에 실제로는 전문 장비 없이는 수리하는 것도 거의 불가능할 뿐더러 생체조직을 위한 생명유지 장치 등의 이유로 전력 소모가 심해서 유지비도 적지 않았다. 아노다인이 파산하면서 사이버네틱스 부문을 매각한 이후로 관련 정보나 장비가 모두 유실되었기에, 오늘날 유기소자 컴퓨터들은 사실상 유지보수가 불가능해져서 최신 모델조차도 박물관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물건이 되었다.
구덩이가 분비하는 액체 '양수'를 가공하여 만든 제품들 |
양수는 적절히 희석하면 맛과 향이 매우 좋아서 가공식품으로도 만들어졌다. 1985년에 코카콜라와 협업해 개발한 제품인 '코카콜라 두근두근(Coca-Cola Heartthrob)'가 대표적인데, 본래 발렌타인데이 한정판 제품이었으나 반응이 좋아서 이후로도 꾸준히 판매되었다. 양수 성분을 극도로 희석한 것이었음에도 중독성이 엄청났다고 하며, 음용자들의 평에 의하면 '끈적한 단맛에 약간의 장미향과 아마레또 향이 감돌고, 옅은 페로몬 향수 같은 향도 났다'고 한다. 하지만 2007년 국립공원 폐쇄 이후로 양수 추출 비용이 급상승하고 매출 역시 부진해지면서 2011년에 결국 단종되었다. 그 외에도 맥도날드와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좋은느낌 맥플러리(FeelGood McFlurry)', 양수 성분이 함유된 코디얼 리큐르가 있었으나 이들도 비슷한 운명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
70년대 말에 공원 곳곳에 공조시설이 달린 폐쇄형 탐방로가 설치되어 접근성이 좋아졌고, 상대적으로 작은 소화기관인 '소위해(Lesser Gastric Sea)'에 유람선을 띄우기도 했으며,[12] 1983년에는 힐튼과의 협업으로 그보다 큰 소화기관인 '대위해(Greater Gastric Sea)'의 자연적 궤양을 뚫은 자리에 '인트라파크 건강 온천 리조트(Intrapark Thermal Wellness Resort)'라는 210실 규모의 호텔 리조트를 부설하기도 하였다.[13] 소위해 구석자리에 프레드 J. 아그니치 댐(Fred J. Agnich Memorial Dam)[14]을 세우고 위산을 뽑아낸 자리에서 오프로드 레이스 대회를 열기도 했지만 수천, 수만 명이나 되는 관객을 필요로 하는 레이싱 경기를 계속 유치하기는 어려워서 1989년을 마지막으로 다시 열지는 않았다.
2.3. 1990년대~2000년대: 전성기
1990년대에 이르러 구덩이 산업은 전성기를 맞이하게 되었고, 발전을 멈추지 않았다. 지상에는 마리오트 호텔, 버거킹 등의 여러 기업들이 입점했고, 1995년에 업그레이드를 마친 뒤의 하층 방문객 센터는 그야말로 당대 기술력의 정수로 평가되었다. 2007년 공원 폐쇄 전까지 별다른 개선 없이 그대로 쓰여서 문제였을 뿐. 이 때에 이르러서 MFP 국립공원은 이색 가족 관광지로 굳건한 입지를 쌓았고, 해외에서도 많은 관광객이 찾아왔다. 또한 신혼여행지로도 인기가 높았으며, 알 수 없는 이유로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하층 방문객 센터의 예배당과 리조트의 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렸다고도 한다. "친절한 얼굴들" 좌측 상단부터 안전 책임자인 공원 요원, 가이드의 보조격인 해설 요원, 길을 가르쳐주는 가이드 요원, 부상자를 담당하는 의무 요원, 유지보수 담장자인 기술자, 탐방로를 정비하고 보수하며 개척 팀들을 돕는 트레일 엔지니어, 아직 개척되지 않은 미지의 영역을 밝히는 탐사 대원, 비교적 간단한 임무를 수행하는 잡역부, 여러가지 광물이나 물질들을 캐내는 광부, 현장을 돌아다니며 정보들을 수집하는 과학자, 그리고 해당 팻말을 보는 사람의 얼굴이 비치는 거울 아래쪽에는 탐험가(...바로 당신!)이라고 적혀있으며 이는 공원 내에서 마주칠 수 있는 직원들을 소개하고 위급 상황에 빠르고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었다. |
가정용 양수목욕기 '지오스파(GeoSpa)'. 유통 과정에서 양수 성분의 약효가 낮아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워서 가격은 매우 비쌌다. 국립공원 폐쇄 이후, 오늘날에는 양수 가격이 더욱 상승해서 양수 목욕은 수천 달러씩을 줘야만 즐길 수 있는 사치가 되었다. |
목욕탕 시설의 전체적인 모습. 좌측 하부에 리비도 욕탕이 보인다. 그 위의 큰 건물은 리셉션 센터와 메인 욕탕. |
조금 더 하드코어한 체험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구덩이 내에서 숙박할 수 있도록 만든 입방면체 텐트도 개발되었다. 대부분의 위험은 이 텐트가 효과적으로 막아줬지만 어디까지나 대부분이라서 항상 안전한 것은 아니었다. 사용 후기를 보면 텐트의 지지대 부분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고, 폐쇄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은 쓰기에 불편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럼에도 남아있는 재고들은 극지 탐사용으로 가끔씩 활용되면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이 텐트와 함께, 최소한의 정비만 갖춰진 루트를 따라 스스로 길을 개척해 나아가는 관광상품도 개발되었다. 비상시를 대비하여 트랙 곳곳에 비상연락망을 설치했고 조명을 두기도 했지만 인명피해를 완벽히 없애지는 못한 모양이다. 그래도 나름 이러한 모험을 찾는 사람들은 많았는지 모험가들이 많이 몰려들었고 여러 이벤트도 개최되었다. 또한 허가증이 있는 사람들은 구덩이 내부의 토착 생물을 사냥하거나 낚시를 할 수 있었는데, 낚이곤 하던 생명체들을 보면 악몽에 나올 비주얼을 자랑했다.
또한 2001년 5월에는 국립공원에서 모노레일 설치 계획을 발표했는데, 계속되는 개통 연기 끝에 2006년 가을에서야 개통하기도 핬다. 한편 지상 국립공원이 있는 곳의 입구 외에 산업용 출입구가 몇 군데 더 있어서, 2000년대 초에는 미들랜드/오데사[17] 도심지에 가까운 출입구 쪽에 제 2 하층 방문객 센터를 건설해서 엘리베이터 시설과 고속 모노레일로 기존 공원까지 연결하는 구상이 제안되었다가 무산되기도 했다.
2.4. 구덩이 산업의 명암
하지만 빛이 있으면 어디든지 어둠이 있는 법. 이처럼 국립공원으로서도, 자원의 보고로서도 매우 잘 나가던 구덩이 관련 사업은 인간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구덩이 내의 환경과 기계 오작동으로 인해 인부와 관광객들의 크고 작은 부상, 사망, 실종이 끊이지 않있다. 마티네즈라는 전직 노동자의 후기에 따르면 이러한 채굴 과정이 매우 고되다 보니 구덩이 내부에서 채굴을 하는 노동자들의 임금은 매우 높았지만, 열악한 환경 속에서의 노동의 결과로 수시로 사상자가 발생하였으며, 여러 노동자들이 코스믹 호러적 존재에 대한 압도감 때문에 트라우마에 시달렸다고 한다.광대 융해체의 끔찍한 모습 |
"오르지 못할 산도, 넘지 못할 계곡도 없다" MMP-Ⅲ 이동식 굴착 플랫폼. 초개체의 살점을 갈아내고 뼈를 뚫을 수 있을 만큼 거대하고 강력한 굴착기로, 공원 폐쇄 전까지 총 7대가 만들어져 운용되었다. 소개 글에서도 거의 시설에 준하는 이 설비의 엄청난 성능을 광고하고 있다. |
1978년 도입된 IAV(Internal Anatomy Vehicle). 그루먼 사가 개발한 차량으로, 구덩이 내부의 좁은 틈새도 쉽게 지나다닐 수 있어 탐사에도 도움이 되었다. 국립공원 시절에는 순찰차량으로도 다수 이용되었다. 사진은 IAV 관련 사고에 대한 경위서 양식. |
1970년대 후반 도입된 다목적 수송 차량 VEEV(Venterial Environment Excursion Vehicle). 일반적인 바퀴나 궤도로는 다니기 어려운 미끄러운 구덩이 내부 표면을 서로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는 한 쌍의 스크류 프로펠러로 나아간다. 오늘날에도 PBRC가 구덩이 내부에서 여러 인원을 수송하기 위해 운용하고 있다. 사진은 사파리 투어용 모델. |
그렇지만 아노다인사도 아예 손 놓고 있지는 않았다. 계속해서 직원들이 순찰을 돌고, 구덩이 내부 환경에서도 원활히 돌아다닐 수 있는 차량을 개발했다. 이러한 차량에는 육벽을 갈아낼 수 있는 거대한 굴착기부터 구덩이 속에서도 재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4륜형 차량, 스크류 프로펠러로 움직이며 사파리 차량으로도 쓰일 수 있는 다목적 수송 차량 등이 있었다.[19] 관광객들에게 관람 전에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토착생물에 의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캠핑을 할 때 단독행동을 금지하고 가이드의 지시를 따르게 했으며, 야생동물에 대한 안전 정보를 담은 팸플릿을 배부했다.(팸플릿에 대해서는 생태계 문단으로.) 직원들은 관광객들보다도 훨씬 심층적인 안전수칙 교육을 받았다.
AT&T가 개발한 MFP 국립공원용 비상 전화기. 공원 폐쇄 이후 유선망 일부를 복구하려는 시도는 있었으나, 대부분의 기기는 방치되어 얼마나 작동하고 있는지 파악되지 않았다. |
1978년 도입된 LaserScope 해부학적 환경용 멀티툴. 그 유용성 덕분에 오늘날에도 구덩이 내부에서 작업하는 PBRC 직원들에게 현역으로 쓰이고 있다. |
이러한 대응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고가 발생하여 구덩이 내에서 발생하는 부상 및 실종에 관련된 법적 분쟁이 끊이지 않았고, 이런 사건의 고소 고발을 전문적으로 맡는 변호사들도 나타났다. 그러나 이런 일들은 '그 날'에 일어난 일에 비하면 사소한 사고들에 지나지 않았다.
2.5. 2007년 7월 4일의 대재앙
사건 당시 CNN 보도 |
2007년 7월 4일 독립기념일, 원래 이 날은 지상 공원에서 콘서트와 불꽃놀이가 예정되어 있었으나, 예상치 못한 폭우로 인해 일정이 모두 취소되었다. 공연 취소에 대한 보상으로 공원은 폐장 시간을 오후 8시에서 익일 자정까지로 연기했다.
초개체 내부에 지나치게 많은 빗물이 유입되어 혹여나 벌어질 일들을 방지하기 위해, 방문객 센터 아래쪽에 위치한 내장인 모래주머니(Sand gullet)에는 고인 물을 빼내는 펌프가 설치되어 있었다. 그런데 저녁 9시 30분경, 중앙 제어실에서 시스템 자가진단을 돌려 보니, 빗물 펌프가 기능을 상실한 상태라는 것이 확인되었다. 하층에서의 채굴 작업과 연장 개장으로 인한 관광 시설에서의 전력 소모가 겹쳐 계전기가 오작동한 탓이었다. 수리 인력이 급히 파견되었으나, 이들이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모래주머니에 빗물들이 가득 차서 호흡기 쪽으로 넘치고 있었다. 수리를 위해 전력망을 리셋하는 45초 동안 정전이 발생했으나, 일반적인 폐장 시간인 오후 8시를 넘어간 시간이었기에 공원 관리실에는 최소한의 인원만 남아있었고, 안내방송도 송출되지 않아서 많은 관광객들이 놀라서 곤돌라 정거장 쪽으로 급하게 피신했다.
초개체의 질식 반응으로 식도가 수축되었고, 공원의 전력망은 31초간 마비되었다. 그리고 이 정전 동안에 공원 구조물의 유압 지지대가 전력 부족으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내부 구조물이 손상되기 시작한다. 그런데 전력이 복구되고 나서 유압 지지대가 내벽의 변화를 고려하지 않고 자세를 과도하게 교정하는 바람에 하부 방문객 센터의 6개의 지지대 중 2개가 부러지면서 건물이 옆으로 기울기 시작하고, 지상으로 가는 곤돌라도 멈춰버리면서 사태는 긴급 상황으로 변질된다.
초개체의 움직임은 점차 활발해져, 댈러스-포트워스 도시권(DFW Metroplex) 전체에 느껴지는 수준의 지진이 발생할 정도가 되었다. 사실상 텍사스 주 전체가 지진을 겪었으며, 메르칼리 진도 계급으로 따지만 최소 4등급 정도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또한 서부 텍사스 거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아예 생물의 팔다리가 하늘을 향해 움직였다는 언급이 있으니 사실상 그쪽 지역은 진도가 12등급 이상이었을 수도 있다.
10시 12분경에 자동 관리 시스템에 의해 최종 안전장치가 가동되었고, 초개체 내부 곳곳에 배치된 주입장치가 총 2만 리터의 나르코틴[21]을 주입하였지만 검증되지 않은 진정제의 사용에 오히려 초개체의 반응만 격해졌다.
안 그래도 빗물로 인해 목이 메이는 고통을 받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갑작스런 이물질이 유입되는 상황을 겪자, 초개체의 움직임이 격화되면서 하층 방문객 센터와 지상을 연결하는 구조물의 결합부가 끊어졌고, 방문객 센터에 압력이 가해져 파손되기 시작한다.
잠시 뒤, 비중격 폭포(Septum Falls) 근처의 괄약근이 열리더니 초개체가 그동안 소화시킨 찌꺼기들과 강산성 소화액이 섞인 토사물(caustic chyma slurry)이 쏟아져 나왔고, 초개체는 강한 힘으로 지상을 향해 토사물을 분출했다. 토사물은 수백 미터 높이로 수 분 동안이나 분출되었고, 소화되다 만 찌꺼기들이 지상 입구 주변에 있던 자동차와 건물 유리창을 손상시켰다. 뿜어져 나온 토사물이 퍼지면서 텍사스 주 오데사 시에서도 느껴질 정도로 강렬하고 매운 소화액 냄새가 주변 지역을 덮쳤다.
초개체는 장기간 동면을 한 사이에 인간들이 자신의 몸 속에 한 행위들을 인식했고, 머지않아 비명을 지르며 사지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입구에서 30km~120km 떨어진 곳에서 사지가 흙과 기반암을 뚫고 튀어나왔다.[22]
탈출 시도들은 대부분 참혹한 결과를 맞이했다. 멈춘 곤돌라에 갇혀 있던 사람들은 탈출을 시도했으나, 폭우로 표면이 미끄러운 탓에 구덩이 속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몇몇 사파리 차량은 토착생물의 습격을 받아 탑승자들이 목숨을 잃었다. 관광객들과 직원들이 공원 관리용 차량 2대와 관광용 차량 1대로 탈출을 시도하기도 했으나, 식도의 연동운동으로 인해 1대는 완전히 파괴, 나머지 2대는 그대로 삼켜지듯이 식도를 따라 소화기관으로 떨어져 소화되고 말았다. 그래도 탈출 시도가 전부 실패한 건 아니라서, 그 와중에도 굴착기를 몰고 사파리 차량 2대를 끝내 지상으로 탈출할 수 있도록 호송한 광부들이 있었다. 안타깝게도 이 광부들은 결국 탈출하지 못하고 토착생물에게 목숨을 잃었으나, 그들의 영웅적인 희생은 훗날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11시가 조금 되지 않은 시각, 사고를 보고받은 펜타곤은 백악관으로부터 초개체의 활동을 저지하기 위한 핵무기 사용까지 승인을 받았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핵무기는 사용되지 않았다. 하층 방문객 센터의 제어실에 살아남아 있었던 현장 관리자가 최후의 순간에 ██████(최후 대응 수단)[23]을 가동하였고, 결국 11시 5분에 하층 방문객 센터는 파괴되어 연락이 두절되었으나, 그로부터 몇 분 뒤 구덩이의 움직임이 크게 잦아들기 시작한 것이다. 이 기회를 틈타 대응팀은 구덩이에 진입하여 구조작전을 진행한다.
구조대가 내려갔을 때 엘리베이터에서 탈출을 시도했던 이들은 토사물을 뒤집어쓰는 바람에 대부분은 사망한 뒤였고, 그나마 있는 생존자는 몸이 반쯤 소화되는 중상을 입은 상태였다. 부끄러운 굴(Oyster's Shame) 지역에 갇힌 순찰차량과 무전이 연결되기도 했으나, 통로가 무너지는 바람에 구출할 방법은 없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 및 관련 시설은 무사했기에, 구조대는 시설에 베이스 캠프를 세우고 지상으로부터 전력과 통신선을 연결한다. 직후 텍사스 주에서는 검프션 카운티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였다.
7월 5일 새벽 0시 35분경, 지상에서는 어느새 구덩이 밖으로 뛰쳐나온 토착생물 3마리가 사람들을 공격하는 일이 발생한다. 이로 인해 지상 시설에서 대피하던 관광객들 중 7명이 숨지고 15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생물들은 6분만에 공원 직원들에 의해 제압되었다. 30여분 뒤부터는 정부의 빠른 후속조치가 이어진다. 주방위군 헬기가 보급품을 수송하고, 부상자를 치료하기 위한 야전병원이 설치되었다. 새벽 3시부터 사건은 연방재난관리청 관할로 넘어가면서 초개체 대응을 위한 태스크포스가 조직되었고, 새벽 내내 아노다인 이사회의와 긴급 주주회의가 잇달아 열렸다.
새벽 4시가 되자 방송국 헬기가 날아다닐 수 있을 만큼 상황이 진정되었고, 30여분 뒤, 베이스캠프에서는 ██████의 가동을 중단한다. 사후 검사 결과 장치에 현재로서는 복구 불가능한 손상[24]이 발생하여 다시 가동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있었다. 새벽 6시 즈음부터는 초개체에 제대로 된 진정제를 투여하기 위한 작업이 시작되었다.
테마파크란 사고 현장 특성상 가족, 친구, 연인 단위 탐방객들이 많았기에 야전병원에서 치료받던 인원들 중 일부가 동행자들을 구하기 위해 구덩이로 다시 들어가려고 했다. [25] 8시간 동안 최종적으로 38명이 구덩이로 도로 들어갔고, 이들은 돌아오지 못했다. 오후 3시 51분에 부끄러운 굴에 갇힌 순찰차량과의 연락이 두절되는 것을 끝으로, 몇몇 살아있을지 모를 소규모 생존자 집단을 구덩이 속에 남겨둔 채 사태는 종료된다.
이 사고로 CGR 추산 관광객 및 직원 총 750여 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되었고 1800여 명이 큰 부상을 입었으며, 공원 내 시설물이 심각한 손상을 입고 내부 환경 또한 적대적으로 변하여 국립공원 운영이 중단되었다. 또한 분출된 토사물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인근 주민 18,000여 명이 호흡 곤란, 흉통, 숨가쁨, 현기증, 기형아 출산, 환각, 우울, 불안, 내출혈, 인후통, 두통 등을 호소해 치료를 받았다.
2.6. 대재앙 이후
이 티셔츠 하나에 수많은 이들이 공포에 질려 수 시간에서 수 일 동안 산채로 소화되어 가던 끔찍한 기억이 담겨 있다. 대부분의 희생자들은 시체도 건지지 못했고, 이렇게 몇 년 뒤에 반쯤 소화된 유품이라도 나오면 다행이었다. |
사고 직후 CGR은 내무부와 국립공원관리청, 지질조사국과 합동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로 발간된 2007년 8월의 최초 보고서는 당시 아노다인의 충격적인 안전불감증적 운영 실태를 만천하에 폭로하였다. 위원회의 권고로 구덩이에 대한 상업적 이용이 법적으로 금지되면서 MFP 국립공원은 영구적으로 폐쇄되었고, 구덩이 가장자리로부터 3km 지역은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되었다.
연방 정부는 주식회사 아노다인에게 막대한 손해배상 의무를 부과했다. 결국 주식회사 아노다인은 손해를 감당하지 못하고 이듬해 하반기에 파산을 신청했으나, 2009년 구조조정 계획을 법원에서 승인받은 뒤, 새 이사진의 결정에 따라 손해배상 의무와 채무는 유지하되 일부 자산 및 사업체를 매각하면서 퍼미안 분지 회복 및 초개체 격리공사(Permian Basin Recovery & Superorganism Containment Corporation, PBRSCC)로 사명을 바꾸었다.
구덩이 산업으로 먹고 살았던 검프션은 점차 쇠퇴하여, 1만 명이 넘었던 인구는 2021년 기준 고작 2161명만이 남았다. 오늘날 검프션에는 구덩이 주변 시설을 오가는 PBRC 직원을 상대로 장사하는 식당과 숙박업소 정도만 남아있다.
초개체가 깨어나 인류에게 재앙적인 피해를 주지 못하게 막고자 하는 목적으로, CGR의 권고에 따라 격리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다. 지상에는 여러 개의 지질생물학적 활동 관측기지를 세우고, 지하에서는 격리를 위해서 초개체에 대한 연구, 지속적인 진정제 투여, 각종 기관계를 약화시키는 작업이 이루어졌다. 이를 위해 좀 더 작은 규모로 내부 시설을 복원하여, 기존의 하층 방문객 센터가 있던 자리에 현장 감시기지를 세우고 연구 목적의 탐사를 재개했다. 하지만 절망적이게도, 지질생물자원위원회의 보고서에서 내린 결론에 따르면, 인류가 현재 가진 능력을 아무리 동원해도 초개체는 언젠가 동면에서 깨어나 움직이게 될 것이고, 그 때는 인류가 아무리 재앙적인 피해를 입더라도 녀석을 죽이거나 저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는 게 현실이었다.
더욱 걱정스럽게도, PBRSCC는 아노다인 시절과 별반 다르지 않은 행보를 이어나갔다. 이들은 정치적 로비를 통해 격리 프로젝트에 대해 무기한 독점 용역 계약을 따냈고, 그와 동시에 연구 및 제한적인 상업적 이용 권리를 얻어내었다. 격리 프로젝트에는 구덩이를 약화시키기 위해 골조직과 분비물을 추출하는 계획과 구덩이의 생체물질을 가공해 현장에서 필요한 물자를 조달해도 된다는 규정이 있었는데, 공사는 이를 악용하여 구덩이의 자원들을 규모만 축소한 채 아노다인 시절과 똑같이 가공하여 팔아먹었다. 게다가 PBRC 공식 홈페이지에 소개된 바에 따르면 이사진 중에 전 아노다인 출신 인사들이 버젓이 있는 것도 모자라, 로고도 아노다인 시절에서 진짜로 이름만 바꿔서 그대로 사용했다.
2018년 8월 14일 발령된 지질생물학적 재해 경보 |
한편 이 구덩이를 신으로 모시는 듯한 사이비 종교가 나타나 여러 명이 집단자살을 하는 사건이 발생해 경비가 더더욱 강화되었다.
점입가경으로, 2020년대 들어 참사가 서서히 잊혀져 가니 PBRSCC는 다시 돈독이 제대로 올랐다.
3. 생태계
구덩이의 비교적 위층인 소화계에서 서식하는 토착 생물들의 세밀화. 현미경으로 바라봐야만 관측이 가능한 미생물들과 유사하게 생겼지만 이들의 크기는 30cm에서 크게는 수 미터까지도 자란다. |
이 거대한 구덩이가 이루어 놓은 생태계는 그야말로 경이로울 만큼 독특하다. 구덩이 자체가 생물학의 보고인 것도 모자라 아래에 서식하는 생물들마저 하나같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질 정도로 파격적이고 기괴하다. 구덩이에 서식하는 토착 생물들 중 몇 종류는 마크로박테리아라는 새로운 계통군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이들의 기원은 대부분 불분명하지만 외부에서 날아온 균 포자나 물벼룩을 닮은 고대 플랑크톤이 구덩이로 연결되는 동굴을 통해 유입되어서 따뜻하면서도 습하고 영양분도 충분한 환경에 그대로 거대해진 것으로 추측된다.
- 심연 요각류(Abyssal Copepod)
심연 요각류는 그 커다란 야자집게의 기록을 깬 거대한 갑각류로 현미경으로 관찰 가능한 친척들과 달리 그 크기가 최소 1m, 다 자라면 최대 6 m까지 다다를 수 있다. 갑각에 난 흔적을 통해 나이를 유추할 수 있는데, 지금까지 포획된 개체 중 최장수 기록은 250년이나 된다고 한다. 친척들과 마찬가지로 물벼룩을 닮은 듯한 털이 달린 감각모 및 더듬이랑 몸은 랍스터를 닮은게 특징이다. 이 더듬이를 사용해 자기보다 약한 동물이나 먹을 수 있는 균을 찾아다니며 포식 생활을 한다. 다만 이 녀석들도 최상위 포식자는 아니고, 더 깊은 심연에는 더욱 무시무시한 포식자들이 도사리며 심연 요각류를 먹이로 삼고 있다고 한다.
단단한 키틴질 껍데기와 구덩이 내에서 이동하기 위해 발달한 왁스질 분비물 덕분에 전기충격기나, 심지어 총으로도 퇴치하기 까다로울 정도로 굉장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관광객은 물론 공원 직원들에게도 위협이 되는 생물이다. 녀석은 다행히 빛과 사람이 많은 곳을 싫어해서 웬만하면 탐방로 근처에서는 보기 어려웠다. 특이하게도 마치 사람의 손을 닮은 듯한 부속지가 달려 있는데 이는 아마 구덩이 내의 먹이를 효율적으로 잡기 위한 수렴진화로 보인다.
{{{#!folding [ 스포일러 펼치기 · 접기 ]
- 무정형부끄럼쟁이(Amorphous shame)/무스텔라 수브테라나(Mustela subterrana)
이 동물은 구덩이에서 손꼽힐 정도로 기괴한 종으로, 평생을 구덩이 내벽의 주름에 숨어서 밖으로 튀어나온 긴 주둥이를 이용해 양분 주머니에서 흘러나오는 아미노산과 단백질을 빨아 먹으며 살아간다. 내장 덩어리 같은 생김새로는 유추하기 힘들지만 무려 긴꼬리족제비(Mustela frenata)[28]와 조상을 공유한다. 1,600만년 전, 몇몇 공통조상 개체가 구덩이 안으로 유입되었는데, 햇빛이 닿지 않는 어둠과 구덩이의 소화액에 적응하여 척추동물의 특징을 전부 잃어버리게 되었다.
처음에는 구덩이의 벽 사이 틈을 효과적으로 이동하기 위해 신체가 전체적으로 납작해지고 훨씬 유연해졌다. 그 다음엔 점차 에너지를 아끼기 위한 변형이 일어났다. 후텁지근하고 어두운 환경 속에서 필요하지 않은 털과 시력이 퇴화되었고, 구덩이 내의 액체를 먹으며 살아가게 되어 이빨이 필요하지 않게 되었다. 나중에는 눈과 사지가 흔적기관으로 변하고 근골격계가 퇴화하였으며, 피부까지 사라지며 오늘날의 모습에 이르게 되었다.
- 중교성열세발이(Mesogleal Tridecapod)[29]
보행에 사용되는 12개의 다리와 머리에 해당하는 부속지까지 합쳐 총 13개의 부속지를 가진 준척추동물(quasi-vertebrate). 그 기괴한 생김새와 달리 생활사는 평범하다. 마치 연어처럼, 알에서 깨어난 뒤 성장 과정에 따라 서식지를 옮겨다닌다. 섭식 생활은 모기와 비슷한데, 정교한 주둥이로 구덩이의 혈관에 상처를 내어 피를 빨아먹고, 먹이를 다 먹고 나면 수지를 발라 상처를 봉합한다. 일반적인 지상 생물과 같은 시·청각 대신 전기장 변화를 감지하는 기관이 한 쌍 있는데, 이 기관을 통해 구덩이의 혈관을 찾아낸다. 또한 몸통에는 강자성 물질이 포함된 갑각판이 늘어져 있는데, 이 갑각판은 전기장 감지기관을 보조하는 한편, 방울뱀처럼 적을 내쫓거나 이성 개체를 유혹하기 위해 흔들어서 소리를 낼 때에도 쓰인다. 온순하고 독이 없어 인간에게 해롭지는 않으나, 전기장을 감지하여 혈관을 찾는 습성 때문에 전선을 혈관으로 오해해서 감전사하는 개체들이 많았다고 한다.
- 헐떡올빼미(Gasp Owl)
'헐떡올빼미'라는 이름은 특유의 고된 호흡 소리에서 따온 이름으로, 젖먹이 도깨비(Suckling Sprite), 버건(Buggun)이라고도 불린다. 구덩이 내부의 깊숙한 곳에서 서식하며, 발견하기 매우 힘든 종인 것은 물론이고 수명이 매우 짧아서 포획해도 연구할 만큼 오래 살지 못하기에 고치에서 태어난다는 것 외에는 알려진 바가 많이 없다. 추측에 불과하지만 조류 계통의 후손으로 여겨진다. 일부 관광객과 직원들이 봤다는 후술할 '골수 인간'의 정체는 검증 결과 대부분 겁에 질린 헐떡올빼미 무리를 오인한 것이었다고 한다.
- 대수층거머리(Aquifer Leech)/카이토데르마 레펜스(Chaetoderma repens)
마치 거머리처럼 생긴 가시벌레조개속의 토착 생물로, 최대 2m까지 자랄 수 있으며 끈벌레와 유사한 수천 개의 미세한 조직으로 갈라지는 한 쌍의 접이식 점막 돌기로 구덩이 벽면의 미세한 틈을 파고들어 수분을 빨아먹는다. 산소 공급이 원활한 구덩이 상층부의 수생 환경에서 서식하며, 보통 부드러운 다공성 기질 속에 들어가 살고, 유기질 부유물을 섭취하느라 응집체를 형성하기도 한다. 유기물을 소비하는 과정에서 매우 깨끗한 물을 배출하기 때문에 구덩이 내 수생 환경에서 중요한 생태적 지위를 차지하며, 이를 이용해 기존의 설비보다 훨씬 높은 효율로 폐수를 처리하는 데에 쓰였다. 또한 점막 돌기는 의학 분야에서 인간의 순환계를 연구하는 데에도 사용되었다.
다음은 토착생물과 접촉하여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하고자 만들어진 팸플릿에 소개된 내용이다. 심연 요각류에 대해서는 위의 문단을 참조.
- 마크로박테리아(Macrobacteria)
구덩이 내에서 가장 흔한 생물. 거대한 박테리아처럼 생겼지만 사실 단일종의 다세포 생물로, 여러 아종이 있다. 크기는 무려 4m까지 자라는 거대한 생물이다. 이들의 섭식 생활은 구덩이 곳곳의 양분이 포함된 물집 형태의 구조물과 연관된 것으로 추측되는데, 여기에서 스며나오는 단백질, 지방, 미네랄 등의 영양소가 마크로박테리아의 무성생식을 상시 자극하여서 거대한 군집을 이루기도 한다. 평상시에는 얌전하지만 영역을 침범하는 인간을 적대하여 질식시키거나 부식성 액체로 공격한다.
- 진균 군집(Fungal Growth)
동물은 아니지만 구덩이 곳곳에는 다양한 종의 토착종 진균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곳이 있다. 이들은 주로 양수 주머니가 있는 곳 인근 지역에서 자라며, 포자는 인간에게 유독하므로 발견하면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독성 때문에 공원이 운영되던 동안에는 직원들이 발견하는 족족 없애버렸다. 현재는 얼마나 관리되고 있는지 불명.
- 지상 동물 융합체(Compound Surface Fauna)
희귀한 경우지만[30] 구덩이 내 토착 생물이 구덩이를 탈출해 지상 생물을 사냥하기도 한다. 잡혀온 생물들 중에 토착 생물에게 먹히지 않은 개체들은 알 수 없는 과정을 거쳐 다수의 개체가 융합된 채 발견되곤 한다. 다행인지 이 융합체들은 일반적으로 수 시간에서 수 일 안에 비정상적인 신체 조건을 견디지 못하고 사망한다. 이 과정에서 융합체는 극심한 고통을 겪으므로 융합체에게 먹이를 주면 오히려 고통을 연장하는 꼴이 될 수도 있다.
{{{#!folding스포일러
하지만 이조차도 융합체의 상태에 따라 성공 여부가 달랐다. 인간만이 포함된 융합체 정도가 예후가 제일 좋은 편이었으며, 그나마도 뇌가 융합되거나 손상되면 '치료'는 불가능하고, 수술비도 더럽게 비싸서 자주 있는 일은 아니었다. 설령 치료가 성공하더라도 환자는 통 속의 뇌가 되어버린 이상 삶의 질은 당연하지만 끔찍하기 짝이 없었고, 이를 유지하는 데에는 거의 방을 가득 채울 정도의 기계 장치들이 필요한 데다가 유지 비용도 더럽게 비싸서 파산 신청한 유족들도 많았다고 한다. 이들은 아노다인사가 파산한 후에 미국 정부가 관리하게 되었는데, 이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얼마나 생존해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 골수 인간(Marrow Folks)
구덩이 내부에서 간간히 종교적 제의를 연상케 하는 목소리들, 사람의 형태를 띈 그림자 등이 목격되곤 한다는 괴담이 있었는데, 이에 대해 사람들이 이름 붙인 것이 바로 골수 인간이다. 공원 측에서도 존재를 부정하긴 했으나, 일반적으로는 사측에서 마케팅의 일환으로 퍼뜨리는 루머 정도로 취급된다.
허나 질의응답에서 작가는 선사시대 유적의 존재를 언급하면서 '구덩이 안에서 인간이 거주하기는 가능은 하나 매우 어렵고, 만약 살아있다면 지상의 인간과는 매우 다른 모습으로 진화했을 것'이라며 실존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았다. '아인의 우물(Well of Abhuman)'이라는 곳에서 어느 체관을 잘라보니 포름알데히드가 흘러나왔고, 거기서 3구의 인간형 시신을 발견했는데, 이 중 2구는 각각 기원전 35,000년, 기원후 10세기의 시신이었고, 알려진 어떤 인간종과도 다른 골격이었다고 한다.
{{{#!folding스포일러
현재까지 공개된 생물들만 이 정도고, 구덩이의 더 깊숙한 곳에는 더 기괴한 생물들이 도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작가의 질의응답에 따르면 아직 개척되지 않은 심연에는 그 위험한 심연 요각류보다도 더 크고 사나운 괴생물들이 서식하고 있으며, 심연 요각류는 이들에게 먹이에 불과하다고 한다. 심지어 구덩이에게도 그 존재가 확실히 느껴질 정도라니[31] 거의 괴수 수준의 상당한 크기의 생물들로 보인다. 2007년 참사 당시 밖으로 뛰쳐나와 인간을 사냥한 생물들이 그것들이라고 한다.
4. 퍼미안 분지 초개체
Permian Basin Superorganism, 학명 Immanis colosseus통칭 '미스터리 플레시 피트(Mystery Flesh Pit, 불가사의 살점 구덩이)', 혹은 짧게 '구덩이'라 불리지만 이 구덩이마저 거대한 초개체의 극히 일부분일 뿐이다. 현재까지 발견된 개체는 퍼미안 분지의 이 개체가 유일하다. 미국 지질조사국이 지질생물학적 활동 관측을 통해 밝혀낸 바에 따르면 대략 다리 5개 달린 불가사리 위에 거대한 초코파이 같은 상단부가 붙어있는 형태이지만, 다리가 있는 곳보다 아래에 대해서는 제대로 탐사된 바가 없어서 정확한 모습은 알 수 없다.
시추 작업으로 밝혀낸 최대 깊이는 마리아나 해구보다도 깊은 30km에, 추정되는 수평 면적만 최소 20,000 km²에 달한다. 외피 조직은 여러 층의 연골층이 고탄소질의 빽빽한 그물 같은 결합 조직으로 얽혀 이루어져 있는데, 두께는 평균 300피트(약 90m) 정도고 입구 지역에서는 그보다는 얕은 편이다. 그 튼튼함은 시추 작업 당시 직경 6인치의 시추공 하나 파는 데에만 수 주의 시간과 다이아몬드를 증착시킨 카바이드강 드릴 비트 여러 개가 소모될 정도였다. 현재까지 인간이 체내에서 탐사한 최대 깊이는 5km 정도고, 그 아래는 청색 조직층의 비-뉴턴 유체 성질로 인한 기술적 어려움과 안전상의 이유로 탐사가 중지되었다. 생물을 닮은 부분은 1,680m 지점까지고, 그 아래 연골층 밑으로는 생물보다는 지질 구조에 가까운 이질적인 조직들이 킬로미터 단위로 쌓여 있다. 내부 환경은 대개 37℃의 기온에 80% 이상의 높은 습도로 인해 탈수를 겪기 쉽고, 부식성 소화액과 초개체에 기생하는 토착 생물들의 위협이 도사리고 있어 인간이 장기간 거주하기에는 부적합하다.
초개체의 장엄한 크기는 세계 내에서의 생물학에 관한 보편적인 지식을 뒤흔들어놓았다. 또한 그 거대한 크기에도 불구하고 지상의 동물과 비슷한 기관계들을 가지고 있는데, 거대한 근육과 직경 수백 미터의 석영질 뼈 등으로 이루어진 근골격계, 폐호흡 기반의 호흡계, 모래 주머니나 위장을 포함한 소화계, 여러 개의 심장이 혈액, 영양분, 심지어는 폴리머나 포름알데하이드 같은 탄화수소 기반 화합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물질을 순환시키는 순환계가 있고, 면역계까지 갖추어져 있다. 여러 자료를 통틀어 봤을 때, 해부학적으로 포유류와 가장 유사한 구조라고 한다. 다만 배설계는 있을 것으로 추정되나 발견되지는 않았는데, 노폐물을 그대로 배출하기보다는 구덩이 내에서 분해하여 최대한 재사용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일단 외부로 노출된 구덩이가 일종의 호흡기와 식도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수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녀석의 신진대사에 대해 알려진 바는 많이 없다. 현재까지 알아낸 것은 신진대사가 매우 느리고, 주로 지각 내의 탄화수소를 천천히 분해하여 에너지를 공급받는다는 것이 있다. 또한, 일단 위장도 있고, 소화 주머니를 만들어서 유기물을 흡수하기도 한다는 것이 알려져 있지만, 지상생물이 가끔 굴러들어오는 정도로는 세포 활동의 재료로 쓰일 물질을 충당하기 어렵다. 이에 대해서는 고대 고래 화석의 존재나 대위해 밑바닥에서 발견된 수많은 선사시대 해양생물들의 화석을 근거로 일정 주기로 깨어나 닥치는 대로 생물들을 먹어치우고 다닌 게 아닌가 하는 무시무시한 설도 제기되었다.
뇌는 따로 있지 않고 다수의 신경절을 포함한 신경계가 초개체의 몸 전체에 퍼져 있다. 눈도 있는데, 무려 직경은 1.2km에 수천 개가 달려 있다고 하며, 현재는 땅 속에 묻혀 있기 때문에 외피 안에 수납되어 있다고 한다. 몸집에 걸맞게 지능도 낮지 않을 것으로 추측된다. 위의 신경세포를 이용한 컴퓨터의 성능도 그렇고, 이 녀석의 몸 깊숙한 곳에는 역행인지 유발성 물체 생성기관(Retrocognitive Material Gestation Organ), 일명 '기념품 정원(Gift Garden)'이라 불리는 기관이 있는데, 플라스틱, 금속, 유리질, 섬유나 목재 같은 성분들이 조합되어 방문객들에게 정서적으로 가치있는 물건(추억의 가전제품, 애착 장난감, 잃어버린 애인 사진 등)의 외형만은 정교한 모조품이 생성되었다고 한다. 즉, 초개체는 인간의 기억을 읽을 줄 안다는 것이다.
잭슨의 구덩이 발견 이전에도, 유럽인들이 대서양을 건너오기 전부터 이 지역 원주민 부족들이 이 구덩이의 존재를 알고 숭배했다는 증거도 있었고, 스페인의 콩키스타도르가 탐사했던 흔적도 있었지만 전부 국립공원 개발로 훼손되었다... 다행히 2007년 대재해 이전까지는 인류 역사에 영향을 끼칠 만한 활동을 보이지 않아서 죽음에 가까운 상태거나 생활 주기가 매우 느린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페름기 지층이 있는 곳에 구덩이가 발견된 것과 위의 섭식 생활에 대한 가설을 종합하면, 페름기 대멸종의 주범이 이 녀석일 것이라는 불길한 추정도 가능하다. 그러나 대량 멸종을 일으켰던 막강한 존재가 현재에 와서는 겨우 조그마한 지역 하나를 날려먹을 정도로 힘이 약해졌다는 희망적인 분석도 있다.
또한 금성 궤도 탐사선이 퍼미안 분지 초개체와 비슷하게 생긴, 2m 두께의 결정화된 석영으로 된 눈송이 모양 화석을 발견하였다. 즉, 다른 행성에도 이런 괴물들이 살고 있었거나 살고 있을지 모른다는 것이다. 30만 년 전의 화석임에도 불구하고 하이드라진 연료의 흔적이 포착되었다고 하는데, 금성인들이 이 구덩이를 죽이거나 지구로 옮기는 과정에서 금성이 불모지가 되었거나, 또는 다른 행성의 외계인들이 금성으로 녀석을 옮겨 죽이지 않았을까 추측된다. 아인의 우물에서 발견된 세 구의 시신 중 하나의 골격은 플라스틱으로 되어있었다고 하니 최소한 외계인의 시신이었을 가능성은 있다.
4.1. 내부기관
4.1.1. 모래주머니
Sand Gullet방문객 센터 아래에 있는 곳으로, 호흡기관과도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2007年 대재앙의 원인인 곳이기도 하다.
이곳엔 빗물이 자주 고였기에 혹시라도 초개체에게 영향이 갈까, 빗물을 퍼올리는 대형 펌프 두대를 설치해 놓았었다. 불행하게도 그 펌프들은 사고 당시에 관리부실로 인한 고장으로 빗물을 퍼올리지 못했고, 빗물은 고스란히 초개체의 호흡기로 넘어가서 초개체를 깨우고 말았다. 그 결과, 위에서 서술한 대재앙이 일어난 것이다.
4.1.2. 비중격 폭포
Septum Falls두 구멍에서 액체가 쏟아져 나오는 기관으로, 내부환경이 위험한 구덩이 특성상 산업화 초기엔 이 액체가 소화액인줄 알았으나 사실은 콧물과 굉장히 유사한 액체인 것으로 밝혀졌다. 콧구멍 처럼 구멍 2개에서 계속 콧물이 질질 흐르고 있다보니 사람 콧구멍 사이에 있는 물렁뼈인 비중격에서 이름을 가져와 이름을 비중격 폭포라고 지었다. 다만, 비중격 폭포 구멍 2개 사이에는 연골이 없고 그냥 살덩어리로만 이루어져 있다. 콧물들은 소위해로 이어지며 콧물이 소위해 까지 이어지는 거리는 미시시피강 보다 길다고 한다.
다만 여기도 2007년 대재해 당시에 이곳 근처에 있던 괄약근이 풀리면서 엄청난 양의 토사물이 분출되었다고 하니 어느정도 위험한 곳인 듯 하다.
4.1.3. 소위해
Lesser Gastric Sea4.1.4. 대위해
Greater Gastric Sea4.1.5. 토르의 갈비
Thor's Ribcage4.1.6. 고대의 고깔
Corn of the Ancient4.1.7. 현대적인 고깔
Modern Corn4.1.8. 기념품 정원
Gift Garden'역행인지 유발성 물체 생성기관'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구덩이에 들어온 사람의 기억 속에 있는 물건들, 예를 들면 애착 인형, 추억의 물건들, 애인의 사진 등이 외형만큼은 매우 정교한 복제품으로 생성되는 곳이다. 이는 구덩이가 안에 들어온 인간의 기억을 읽을 수 있다는 조금은 섬뜩한 증거이다.
4.1.9. 퐁듀 마을
Fondue Village4.1.10. 방광
Chyme Bladder4.1.11. 신의 실수
God's Mistake4.1.12. 부끄러운 굴
Oyster's Shame4.1.13. 아인의 우물
Well of Abhuman여기에 있는 어느 체관을 잘라보니 사람같이 생겼지만 외형, 구성물질이 너무나도 다른 시체 3구와 포름알데하이드가 쏟아져 나왔다고 한다.
4.1.14. 유인원의 탈출
Ape's Escape초기 구덩이 탐사에서 일어난 사건들 중 하나에서 이름을 딴 장소로, 초기 탐사에서 침팬지들을 우리에 넣어 아래의 구멍으로 천천히 내려보냈는데 침팬지들이 극도로 흥분해 우리를 열고 구멍 밑으로 도망쳐 버렸다고 한다. 그 침팬지들은 이후 후발 탐사 팀에게 발견되었는데 그들은 양수 웅덩이와 여러가지 갑각류같은 먹이 덕에 상대적인 천국을 누리며 죽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한다.
4.2. 외부 구조물
구덩이 외부 주변 또한 국립공원의 일부라서 여러 시설들이 있다. 주로 서부개척시대, 멕시코 컨셉으로 꾸며졌으며, 해당 시설들은 2007년 대재해 당시 구덩이가 내뿜은 토사물과 구덩이의 격렬한 몸부림으로 손상되었다.일부 내부 토착생물들을 끌고와 동물원을 만들었고, 아예 투우사 마냥 토착생물과 사람을 1:1 싸움을 붙이기도 하였다.
모티브는 놉에 나오는 주프의 테마파크인 듯.
4.2.1. 매표소
4.2.2. 포장마차 텍사스 바베큐 식당
4.2.3. 곤돌라 탑승장
5. 지도
6. 기타
여타 공포물과 다르게 포커스가 괴물 때문에 공포에 질린 인물들이 아닌, 그 괴물을 상품으로 이용해먹는 기업들의 정신나간 만행에 맞춰져 있다. 기업의 주도로 돌아간다는 스토리 때문에 마치 SCP 재단과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다만, SCP 재단은 괴생물체들이나 초자연적인 존재들을 격리하는 것이 목적이고, 해당 작품의 기업들은 이러한 존재를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한다는 큰 차이점이 있다. SCP 재단 쪽에서 이런 돈미새 포지션을 점유하는 집단으로 유한회사 마셜, 카터 & 다크가 있긴 하다.온라인으로 살점 구덩이와 관련된 기념품들을 구매할 수 있다. 이게 참 골 때리는 것이, 2007년 사고 이후 구덩이 안에서 발굴한 것이라는 설정의 티셔츠가 있는가 하면 “저는 텍사스 지층에 묻힌 범우주적 괴물을 활용하겠다는 산업주의적인 교만에 가담하였으나 그 보상으로 얻은 것은 이 구린 티셔츠가 끝입니다”라고 적힌 티셔츠가 있다.
거대기업이 이익의 극대화만을 추구하여 위험 요소들과 관리부실을 사소한 문제로 치부하는 현실의 사례들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 대한민국의 경우 이와 비슷한 대표적인 사건으로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와 세월호 사건이 있다. 어쩌면 작중에서 가장 무서운건 정체불명의 괴물도, 그에 따른 재난도 아닌, 그런 괴물을 개조하고 이용해먹으려든 우리 인간의 욕심으로 일어난 비극이 아닐까 싶다.
현실에도 인류멸망급 재해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국립공원이 있는데, 바로 공원 전체가 거대한 활화산 분지인 옐로스톤 국립공원이다. 소화액처럼 사람이 빠지면 위험한 강산성 온천이 곳곳에 있다는 것과 인간들에게 배타적인 여러 야생동물들이 존재한다는 것이 비슷하다. 다만 인간에게 매우 적대적인 환경인 구덩이 내부에 비하면, 옐로스톤은 지구상에서 어렵지 않게 볼 법한 숲과 산, 들판, 골짜기가 펼쳐져 있고 존재하는 생물들도 구덩이내의 생
의외로 현실의 활화산과 이 초개체의 내용을 하나하나 대조해보면 인간의 눈에 익숙한 모습이냐 아니냐의 차이일 뿐 거의 완벽히 대응되는 모습을 보인다. 일단 폭발하면 인간으로써 할 수 있는 건 거의 없지만 그렇지 않을 땐 관광자원을 포함해 이런저런 자원을 뽑아내는 모습이라던가. 심지어 옐로스톤에서 간헐천에 빠진 관광객의 시신 수습이 이런저런 이유로 늦어져서 녹아 없어진 사고도 현실에 존재한다.
작가에 따르면 구덩이 내부에 자생하는 토착 생물과 초개체의 살점은 독이 없다면 먹을 수 있기는 하지만 향신료를 퍼부어도 맛이 없는 폐급 고기라고 한다. 식감은 부위에 따라 육고기부터 내장, 부속부위와 비슷하지만 뭔가 매우 역하고 부패한 듯한 맛이 나서 도무지 이색상품으로도 내놓을 게 못 되었고, 국립공원이 된 이후로는 환경보전을 위해 아예 고기 채취가 금지되었다고 한다. 다만 하이커들이나 일꾼들의 증언에 따르면 몇몇 종류의 무척추동물들은 찐 다음 버터랑 먹으면 맛이 좋았다고 한다.
모티브는 영화 놉에 나오는 주프의 테마파크와 진 재킷인 듯. 둘 다 서부개척시대 컨셉으로 만들어진 관광지이고 이곳 경연진들이 돈에 눈이 멀어 괴물을 이용해 장사하다가 모두 다 잡아먹힌 점이 비슷하다.
로블록스에 이것을 재현한 게임인 Mystery Flesh Pit National Park[32]가 있으며, 세계 내의 공원을 간접적으로라도 체험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맵 깊숙히 들어가보면 내부에 서식하는 심연 요각류들을 만날 수 있고 로벅스가 있다면 이 심연 요각류로 플레이 할 수 있다.[33] 관광객 전용 통로로만 다닌다면 이 요각류들을 웬만해선 만날 일이 거의 없긴 한데 통로를 벗어나 야생 깊은 곳에 들어가면 마주칠 가능성이 높으며, 이 요각류들은 모두 플레이어에게 적대적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다만 방문객 센터로 가려면 게임 파일 두 개를 거쳐야 하고[34] 방문객 센터는 현재 미완성 상태인지라 돌아다니다 보면 맵 밖으로 나오게 된다. 밖에는 베이스 플레이트 바닥이 깔려있다.
재개장 하면서 구판과 관광객 센터로 갈 수 없게 되었고 어드민 기능이 추가됐으며 초전도체 관련 밈과 구덩이의 유기물 광물 중에서 초전도성을 띄는 '펄'에 영감을 받은건지 공중부양 하는 초전도체 트럭이 추가됐다. 조종사 1명, 조수 1명, 승객 4명 정도를 태우는데 자유롭게 날라다닐 수 있다. 트럭에서는 오페라 카르멘의 '투우사의 노래'가 피아노 연주로 재생된다.
6.1. Familiar Metal Tower
패밀리어 메탈 타워/익숙한 금속 기둥Mystery Flesh Pit의 만우절 설정이다. 만우절 날, 공식 사이트의 대문 문구가 Familiar Metal Tower로 바뀌었고 사진들도 전부 내려갔으며 그 대신 Familiar Metal Tower 관련 사진들이 올라왔었다. Mystery Flesh Pit(불가사의 살점 구덩이)와는 완전히 대비되는 장소인데 불가사의하지 않고 익숙하고 무르면서 약한 살점이 아닌 단단하면서 강한 금속이고 아래로 꺼지는 구덩이가 아닌 위로 솟아오르는 기둥이다. 또한 크기도 지역 여러개에 걸칠 정도로 거대한 MFP와는 다르게 FMT는 작고 생물이 아닌 물체이며 무엇보다 온갖 위험한 것들이 도사리는 MFP와는 다르게 FMT는 안전하다. 주변에는 워터파크가 차려져 있고 사람 잡아먹는 괴물들이 서식하는 MFP와는 다르게 귀엽고 우호적인 생물들이 서식한다.
로블록스 게임도 매년 만우절마다 Familiar Metal Tower로 바꾼다.
[1] 사진은 남아프리카공화국 킴벌리에 위치한 다이아몬드 광산 빅홀에 상한 캔털루프 멜론을 합성한 것이다. 출처[2] 우측의 한국어판 포스터는 작가가 한국인 팬의 도움을 받아 제작한 것이다. 예의 구덩이가 공식적인 미국 국립공원이 된 1980년대에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만들어진 광고의 일환이라는 설정으로, 1980년대풍의 다소 거친 번역체와 의도적으로 촌스러운 느낌이 나는 폰트가 사용되었다.[3] 현재는 잠자고 있으나 필연적으로 다시 활동기에 접어들 것이라고 한다. 그 때가 되면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르고, 죽일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며, 죽인다 해도 그 거대한 시체가 부패하면서 발생할 해충, 악취, 메탄가스 등의 예측되는 영향은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다.[4] 자세히 보면 식도가 굉장히 구불구불한 것을 볼 수 있다. 대재해 당시에 왜 구조차량 3대가 파괴 및 소화됐는지와 멈춘 승강기에서 탈출을 시도한 사람들이 대부분 실패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5] 미-소 공동 탐사 때 관계자 모두가 반대했던 레이첼의 탐사팀 합류를 잭슨과 오르티즈가 적극 추천하여 성사시켰다는 걸 생각하면 매우 원만한 관계였을 것으로 보인다.[6] 제임스 잭슨, 레이첼 프로스트 당시 체내생물학 박사과정생, 괄티에로 오르티즈[7] 탐사 제안자인 카지미르 바이노그라도프 박사, 니콜라이 모로조프 대령, 발레리야 크리셴코 중위[8] 코퍼사이트(Corpusite), 신경계의 일부로 여겨지는 기관에서 생성되는 진주 같은 물질.[9] 오스큘러라이트(Oscularite), 일반적인 구덩이의 뼈와 마찬가지로 전체적인 구조를 지탱하는 구조물이다.[10] 참고로 레딧에 처음 올라온 초기 버전에는 800 엑사플롭스에 50TB OTM, 128GB RAM이라는 미친 스펙으로 나와 있었다. 너무 과하다는 지적으로 스펙이 다운그레이드된 것이다.[11] 이름과는 달리 실제로는 미끌미끌하고 반투명하고 광택이 나는 액체다. 정확히 구덩이 내부에서 어떠한 기능을 하는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종의 호르몬 역할을 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며, 토착생물들의 먹이가 된다고도 한다.[12] 강산성 위액을 버틴 것을 보면 초개체에서 추출한 물질로 만든 것으로 추측된다.[13] 헌데 이 과정에서 잭슨에게는 '작은 VIP 숙박시설' 정도라고 구라치고 조언을 받아놓고는, 그와 상의도 없이 저런 자연보호 X까라는 규모의 호텔 건설 계획으로 드리프트를 틀어버린 바람에 잭슨은 화가 나서 아노다인과 결별을 선언했다.[14] 앞서 언급한 텍사스주의회 하원의원의 열렬한 지지에 대해 공원 측에서 감사하는 의미로 이름을 붙였다.[15] 다만 정기적으로 온천을 방문했던 사람들은 공원 폐쇄 이후 우울증을 금단 증상으로 겪었다.[16] Libido, 주로 정신분석학 등지에서 쓰이는 단어로 성적 충동을 뜻한다.[17] 우크라이나가 아니라 텍사스 주에 있는 도시다.[18] 실존하는 서커스 그룹이다.[19] 말이 차량이지 사실상 중전차나 다름없다.[20] 현실에서도 고출력 CO2 레이저를 병기화하려는 시도는 있었으나 동력 문제로 오늘날에는 대부분 산업용 내지 의료용으로만 쓰이고 있다. 무식한 현금 박치기나 구덩이의 자원으로 출력을 높여서 병기화시켰을 가능성이 높다.[21] 왜 하필 진해제인 나르코틴 같은 걸 진정제로 썼느냐 하면, 계열사인 아노다인 화학에서 대량 생산 가능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즉, 제일 싸서 썼다는 소리.[22] 사람으로 치면 자다가 빗물에 사레가 들려서 일어나는 순간 목 안에 가득찬 실 같은 것 때문에 구역질이 나서 구토를 했더니 갑자기 역한 물질을 다짜고짜 입 안으로 들이붓는 헬게이트에 가까운 상황이었다. 당연히 버둥거릴 것이다.[23] 구덩이 인근에서 발견된 모종의 수정질 유물을 이용해 특정 진동수의 음파를 발생시켜, 구덩이를 무력화하는 장치라고 한다. 헌데 해당 시설은 '종교시설 운영비'로 세워졌다고 하고, 보고서에서도 '종교의식적인 수단'이라고 한 것을 보면 오컬트적인 무언가로 보인다.[24] 핵심 부품인 수정이 파괴되었다고 한다.[25] 질의응답에 따르면 무언가에 홀렸다기보다는 아직 구덩이 안에 있는 친구, 연인, 가족들을 두고 나올 수 없다는 의무감 때문에 위험한 것을 알면서도 진입을 시도했다고 한다.[26] 조금 허술하게 연출이 됐는데, 참사 피해자가 입었던 티셔츠라고 하기엔 티셔츠 어느 부분에도 찢어진 자국같은 손상이 없다. 심지어 티셔츠 겉면에 프린팅된 일러스트와 글자에도 손상이 전혀 없다. 그리고 오래 됐다고 보기엔 셔츠의 밝은 흰색이 누렇게 변색되지 않고 여전히 남아 있다. 만약 해당 티셔츠를 착용했던 방문객이 소화당했다면 필연적으로 소화액에 닿아서 생긴 손상의 흔적이 보여야 할텐데, 이 티셔츠는 그렇지 않고 그저 심각하게 오염된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옥의 티인 셈. 해당 티셔츠는 실제로 구매 가능한데 이러려면 그림은 저래도 셔츠 자체는 새 셔츠일테니 저렇게 된 듯.[27] 한편, 해당 사이트의 '예약' 버튼을 누르면 개발 취소된 공식 MFP 서바이벌 게임의 킥스타터 페이지로 이동된다.[28] 공식 자료에는 해당 학명을 사용하고 있지만 2021년 이후 족제비속(Mustela)이 아닌 별개의 속(Neogale)으로 재분류되었다.[29] 중교(Mesoglea)는 해파리와 산호의 신체를 지탱하는 겔 형태의 신체 조직을 의미한다.[30] 나갈 수 있는 곳은 지상과 연결된 입 뿐이고 입 주변을 아노다인 측에서 관리하고 있었을 테니 굉장히 희귀한 경우가 아니라면 거의 힘들다. 식도 자체가 굉장히 복잡하게 생겨서 식도를 타고 올라기기 힘든 것은 덤.[31]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몸속에 기생충들이 있는게 느껴지는 것이다.[32] 2023년 7월 이후 로블록스 측에서 재검토를 빌미로 게임을 닫아버려 플레이가 불가능했다가 9월 30일 경 드디어 재 오픈하였다.[33] 현재는 판매가 막혀서 플레이 할 수 없다.[34] 관광객 소환지점에서 방문객 센터로 향하면 구판 게임으로 가게 되고 거기서 다시 관광객 센터로 가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