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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24 14:25:34

고잉 메리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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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1. 루피 졸리 로저 및 밀짚모자 일당 졸리 로저.png
밀짚모자 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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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bgcolor=#000><colcolor=#fff> 해적선 고잉 메리 호사우전드 써니 호
영역 어인섬, 와노쿠니
비선원 동료 네펠타리 비비, 카루
기타 제우스
하위 문서 작중 행적 · 지지 세력
▼ 산하 해적단 밀짚모자 대선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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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고잉 메리 호 - 노멀.png파일:고잉 메리 호 - 플라잉 모드.png
프로필
함명 고잉 메리 호 (ゴーイング・メリー号)
타입 선미 중앙타식 캐러벨[1]
동력 바람, 조류
상징
주재질 목재, 철
설계자 메리
제조자 메리와 조선공
선장 몽키 D. 루피
전체 길이 13m
전체 높이 11m
제조일 1월 22일
무장 대포 4문

1. 개요2. 행적
2.1. 밀짚모자 일당의 해적선이 되다2.2. 고생하는 메리2.3. 시한부 판정을 받다
2.3.1. 갈등에 대한 분석
2.4. 해일 속에 사라지는 메리2.5. 밀짚모자 일당을 구하다2.6. 여행을 끝내는 메리, 그리고 마지막.2.7. 미니 메리 2호로 재탄생하다
3. 고잉 메리 호를 부순 이들4. 고잉 메리 호를 고친 이들5. 명대사6. 여담

[clearfix]

1. 개요

"우리가 탄 메리 호는 넘지 못했던 바다가 없다고!!!"
나미
"군함이 7척이나 있는데!! 저 코딱지만한 배 하나를 요리 못한단 말이냐!!!"
스팬담

ゴーイング・メリー号/Going Merry

원피스에 등장하는 해적선이자 밀짚모자 일당의 초대 기함. 통칭 기적의 배.[2] 담당 성우는 쿠와시마 호우코 / 정혜원[3](투니버스), 이유리(대원방송). 당연히 이 성우는 메리 호의 클라바우터만 성우다.

보트보다 조금 나은 수준의 배를 타고 다녔었던 밀짚모자 일당의 처음으로 얻은 제대로 된 함선. 뱃머리의 양 머리 형태의 선수상이 특징.[4] 카야가 쿠로네코 해적단으로부터 마을을 구해준 밀짚모자 일당에게 보답으로 선물한 캐러벨 급의 함선이다. 설계자는 카야의 집사 메리. 워터 세븐 편 전까지 밀짚모자 일당을 태우고 다녔으며 가라앉는 그 순간까지 일당 구성원들이 동료로 여겼다. 특히나 이 배와 함께 밀짚모자 일당에 들어온 우솝은 메리를 자식처럼 아꼈다.[5]

흔히 메리 호로 줄여부르며 아예 메리라고 부르기도 한다.

메리가 여행용[6]으로 취미삼아 직접 설계한 배여서[7] 원거리 항해용으로는 부적절하고 전투를 상정하지 않은 탓에 자체 무장도 대포 4문이 전부다. 크기도 많이 작아서 사람, 물자 할 것 없이 많이 싣는 게 불가능하고 해류에 잘 휩쓸리기 때문에 섬세한 조종을 필요로 한다.[8] 한 마디로 말해 위대한 항로 항해용으로 써먹기에는 부적절한 배.[9]

하지만 메리 호는 이러한 스펙의 한계를 아득히 뛰어넘는 어마무시한 활약을 펼쳤다. 그렇기에 기적의 배라고 불린 것이다. 이 때문에 써니 호 테마곡에서도 '용감한 배의 혼을 이어받아'라는 가사를 통해 메리호가 얼마나 대단한 배였는지를 간접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2. 행적

2.1. 밀짚모자 일당의 해적선이 되다

어린 시절의 메리가 가벼운 항해의 꿈을 꾸며 도면을 그려내 탄생하였다. 이후 쿠로네코 해적단을 격파해준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카야가 밀짚모자 일당에게 선물해주었다.

초기 SBS에 따르면 이때 카야가 출항하는 메리를 뒤로 술병을 깨 배의 무사를 기원하는 진수식을 치렀는데, 하필 손이 미끄러져 병이 바다로 떨어져 실패하였다고 한다.

2.2. 고생하는 메리

메리호는 일당의 배가 된 이후부터 작중에서 무척 고생한다. 아예 처음으로 해안을 뜬 항해에서부터 자잘하게 피해를 입었으며 해적선답게 해군의 표적이 되어 대포도 여러 번 맞고, 쇠창으로 뚫리고[10], 메인 마스트도 몇 번이나 부러지고[11], 밑바닥에 물이 샌 적도 있고, 하늘섬에 가느라 10,000m 이상 솟구치는 물기둥을 타고 6,000m 가량을 수직으로 올라가고, 본의 아니게 고공낙하까지 겪는다.[12]

때문에 일당 중 손재주가 그나마 좋은 우솝이 열심히 수리해서 겨우겨우 버텨왔다. 그럼에도 우솝이 조선공 수준의 수리 실력자는 아니었기 때문에 그야말로 땜빵 수준인지라 에피소드가 지날수록 메리 호는 철판으로 누덕누덕 기워지며 망가져간다. 그나마 좀 제대로 고친 건 사루야마 연합군이 고쳤을 때 뿐. 거기에 녹 업 스트림으로 인해 가해지는 무식한 수준의 부담을 견뎌낼 정도로 강화하기까지 했다.

하늘섬에서는 엄청나게 망가진 메리 호를 누군가가 말끔히 고치기도 했다. 하지만 이것도 우솝이랑 비슷한 수준이었다고.

2.3. 시한부 판정을 받다

잠깐만. 간단하게 말하면 자네들의 배는 전투의 상흔이 너무 깊어. 꽤나 호쾌한 여행을 해왔던 것 같더군. (중략) 분명히 말해서 자네들의 배는 우리들의 실력으로도 고칠 수가 없는 수준이다...!!! 만약 억지로 수리를 한다 하더라도 다음 섬에 도착할 때까지 버틸 수 있는 확률은 0이야.
카쿠, 원작 327화 中[13]
하늘섬에서 다시 지상으로 상륙한 일당은 이후로도 항해를 이어나갔다. 그러던 어느 날 평소처럼 항해를 위해 조로가 메인 마스트의 돛를 조정하기 위해 줄을 당기는데 그만 메인 마스트가 그 힘을 버티지 못하고 부러지고 만다. 물론 평소 톤 단위 중량의 트레이닝을 하는 조로의 근력이라면 메리 호를 힘으로 부수는 것이야 충분히 가능했겠지만, 전투도 아니고 고작 도르레 줄을 당기기 위해 발바닥으로 메인 마스트를 지지하는 것조차도 버티지 못한 것이다. 결국 일당은 메리 호를 더 이상 냅두면 항해가 힘들 거라는 것을 절실히 깨닫고 다음 섬에서 제대로 메리 호를 고치기로 결정, 동시에 비전문가인 우솝의 힘으로도 더 이상 버겁다고 판단하여 제대로 된 목수(조선공) 동료도 구하기로 한다.

그러나 이들은 조선공의 섬 워터 세븐에서 메리 호를 더 이상 고칠 수 없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접하고 만다. 이전까지의 머나먼 모험으로 인해서 배 자체가 너무 상해버린 것도 있지만, 구조 전체를 이루는 용골심각하게 손상되었기 때문이었다.[14] 사람으로 치면 척추뼈, 집으로 치면 대들보가 박살난 상황이라서 억지로 땜빵해봤자 소용없었고, 결국 계속 항해를 이어나갈 방법은 새로운 배를 장만하는 것 뿐이었다.[15]

아예 새로운 메리 호를 만들어달라는 부탁도 해봤으나, 이마저도 루치"똑같은 배를 만들어도 이전의 추억과는 전혀 다른 배라는 걸 크게 체감할 것"이라고 말하며 거절했다. 메리 호에 애정이 깊었던 루피는 선택지가 없어져서 고심 끝에 새로운 배를 구입하기로 했으나, 루피보다도 배를 더 아끼는 우솝이 이 결정에 반발하면서 일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그러다가 우솝이 동료를 버릴 생각이냐면서 화를 내자 루피도 처음으로 동료에게 화를 냈는데, 평소 루피가 웬만한 비난은 태연하게 넘어가도 이 때만큼은 정신적으로 내몰려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배 탈 생각에 신났냐는 투의 비난을 견디지 못했다.[16]

그렇게 서로 언성을 높이면서 몸싸움을 벌이다가 끝내 루피도 참지 못하고 "그렇게 내 방식이 싫다면 당장 여기서 (내려!)"라는 식으로 대놓고 폭언을 내뱉었는데,[17] 전부 말하기도 전에 상디가 발차기로 저지하면서 아무리 화가 나도 선은 넘지 말라는 식으로 루피에게 일갈했다.[18] 루피도 화를 주체하지 못해서 내뱉은 폭언을 사과했지만, 이미 감정이 쌓인 우솝은 네 본심이 뭔지 알겠다며 자신이 배에서 내리겠다고 선언했고, 그러면서도 "약한 동료 따윈 필요 없을 테니 다른 걸 참아가면서 같이 여행할 필요도 없다."는 식으로 막말을 내질렀다.[19]

이후 우솝은 밀짚모자 일당에서 탈퇴할 것을 선언함과 동시에 루피에게 결투를 신청했다. 이는 동료간의 유대를 중요하게 다루던 원피스 내에서 최초로 터진 주인공 일행 간의 내분이다. 비단 루피와 우솝뿐만 아니라 평소 티격태격하던 조로상디도 서로 진지하게 말싸움을 할 정도로 사이가 급격히 나빠졌고, 나미가 말리고 나서야 겨우 진정 시켰다. 쵸파는 우솝을 치료하려고 쫓아갔다가 우솝이 더 이상 자신은 동료도 아니니 그냥 배로 돌아가라고 문전박대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오열했고, 로빈은 여태까지 모습조차 보이지 않고 있었다. 유일하게 정신력을 유지했던 나미가 "이대로라면 뿔뿔이 흩어질 것만 같다."고 평가했을 정도이니 말 그대로 혼돈이나 다름없었다. 훗날 일당이 진짜로 뿔뿔이 흩어졌을 때도 이렇게까지 멘탈이 나가진 않았다. 애초에 외부적인 요인이 아니라 각자의 의견을 꺾을 생각이 없는 동료들 사이의 감정 싸움이었던 탓에 상황의 심각성은 강제로 흩어졌을 때와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다.

아무튼 루피와 우솝의 결투는 루피의 비극적인 승리로 허무하게 끝을 맺었고[20], 루피는 고잉 메리 호와 우솝을 남기고 다른 이들과 함께 떠났다.[21] 루피는 이 일을 계기로 선장의 책임감이 얼마나 무거운지를 처음으로 깨달았고, 조로도 "그게 선장이다. 네가 흔들리면 우리는 누굴 믿어야 하느냐"고 말하면서 루피의 마음을 다잡는다. 하지만 밀짚모자 아래에 흐르는 눈물은 결코 감춰낼 수 없었다.

루피와 우솝의 결투 장면에서 우솝의 화약성이 일으킨 폭발로 인해 엄청나게 튄 바닷물이 메리 호의 선수에 묻으면서 마치 메리 호가 눈물을 흘리는 듯한 장면이 나오는데[22], 이는 밀짚모자 일당이 처음으로 겪은 내분의 비극성을 간접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작가의 연출이다.

2.3.1. 갈등에 대한 분석

당시 우솝은 3억 베리를 가지고 워터 세븐에 도착해서, 이제서야 메리를 제대로 수리할 수 있다는 마음에 한껏 들뜬 상태였다. 그런데 재수없게도 프랑키 일당에게 습격을 당하는 바람에 돈을 모조리 빼앗기고 말았는데, 이후 돈을 되찾으러 홀로 아지트에 쳐들어가봐도 처참하게 얻어맞기만 하고 끝났다. 안 그래도 자신의 무력함 때문에 동료들의 짐짝만 되는 것이 아닌가 고뇌하는 중이었고, 이 와중에 한 줄기 희망이 짓밟혀버려서 멘탈이 거의 나간 상태였는데, 루피가 배를 바꾸자고 다짜고짜 결단을 내버렸으니 끝내 완전히 이성을 잃어버린 것이다. 이 장면은 애니메이션 판에서 야마구치 캇페이김소형의 열연으로 정말 처절하게 나왔다.

사실 루피도 우솝처럼 배를 끝까지 데리고 갈 생각이었으나, "선원들을 위험에 빠트릴 일이나 하려는 네가 선장이냐?"는 아이스버그의 일갈에 그제서야 마음을 바꾼 것이었다. 매사에 단순무식한 루피마저도 깊게 고민한 끝에 내린 결정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배 자체가 고치는 게 불가능한 수준으로 망가진 상태였기 때문에 무슨 발악을 하더라도 배를 바꾸는 것이 가장 현명한 판단이었다.[23] 나머지 동료들도 이 사실을 접한 상태라 다들 수긍하고 있었는데, 하필 우솝만 프랑키 패밀리에게 납치 당해서 이런 내막을 전혀 몰랐으니 오해하기 충분했다.[24]

그나마 나미가 저 사정을 말하려고 했지만 루피가 자기 결단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끼어들지 말라고 경고했고, 그 상태에서 서로 언성만 높아지고 몸싸움까지 가게 되어 서로 이해하지 못하게 되어버렸다. 아마 루피는 우솝이 감정이 북받쳐서 무슨 말을 해도 소용 없을 거라 생각하고 그런 것 같지만, 독자들 입장에서는 만일 나미가 진짜 해명을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조금 후에 루피가 "너만 괴로운 줄 알아! 마음은 다 똑같아!"라고 화를 내자 우솝이 "그럼 배를 바꾸자는 결론이 나올 리가 없어!"라고 반박한 것을 보면 어차피 변명으로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높다.

다르게 보면, 사실 우솝이 진짜 루피가 가볍게 결정을 내렸다고만 믿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같은 동년배이면서도 가장 죽이 잘 맞는 우솝이 절친의 속을 그렇게까지 모르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이다. 당시 루피가 버럭버럭 소리 지르는 모습만 봐도 가벼운 결정이 아니란 것은 알았을 것이다. 오히려 이후 프랑키에게 한 말을 보면 우솝도 배를 못 고친다는 것은 이미 납득하고 있었다. 즉, 루피가 가볍게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는 것은 알고 있고, 그 결정이 옳다는 것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지만, 그것을 도저히 인정할 수 없어서 일부러 마음과 다른 말을 했다고 해석해볼 수 있다. 만약 우솝이 정말로 배를 고치는 것이 옳다고 믿었다면 어째서 그런지 루피에게 설명해서 설득을 했겠지, 무조건 안 된다고 억지를 부리며 루피를 인격적으로 비난했을까?

이 싸움은 표면적으로는 '배를 고칠 것이냐, 아니면 버릴 것이냐'를 두고 논쟁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실상은 그렇지 않다. 우솝이 겉으로 인정하지 않을 뿐이지, 속으로는 배를 고칠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가장 잘 이해하고 있었다. 이것은 결국 '못 고치는 배를 타고 억지로 항해할 것이냐, 아니면 버릴 것이냐'라는 다툼이었다. 루피는 일당을 책임지는 선장으로서 억지를 부릴 수는 없었기에 배를 버리는 현실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고, 그런 현실을 이해하고는 있지만 차마 인정할 수는 없던 우솝이 반발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봤을 때, 이 싸움은 결국 둘이서 서로 잘못한 게 맞다. 우솝은 선장의 결정을 대놓고 무시한 것도 모자라서 언성을 높인 채 멱살을 잡거나, "새로운 배를 탈 생각에 신나있겠지"라며 막말을 퍼붓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를 더욱 악화 시켰고, 배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조선공들에게 배를 봐달라고 부탁했건만 그래놓고 조선공들의 말을 부정하는 등 배에 대해서 제멋대로의 감정과 행동을 보여주었다. 루피는 아무리 화를 내기 충분한 상황이라고 해도 진실을 알려주려는 나미조차 만류하며 평소답지 않게 계속 고압적인 태도만을 고수했고, 그로 인해서 말로 침착하게 해결할 수 있는 일을 굳이 몸싸움으로 번지게 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여기에 "불만 있으면 배에서 나가라."던가, 전문 조선공도 아니라며 무시하는 등 우솝의 심기를 건드리는 말도 했다.
물론 이건 우솝에게 의도적으로 조롱을 날린 것이 아닌 명백한 사실을 말한 것에 불과하다. 루피도 처음에는 조선공이 없으니까 그 사람들에게 보여준 거 아니었냐고 이성적으로 물어봤다. 그대로 타면 바다 한 가운데서 배가 가라앉는다고 전문가에게 진단을 받은 직후이고, 우솝은 자기가 직접 수리해서 타고 나가게 널빤지랑 양철판 갖고 오라고 하고 있었으니. 또 이 말 때문에 싸움이 격해졌다고 하기는 힘든 것이, 우솝도 이 말에는 "맞아. 그래서 뭐!"라고 응수하며 별 신경을 안 썼다. 우솝은 배를 버린다는 상황 자체를 받아들이기 힘들어서 화가 난 거지, 조선공이 아니라고 무시 당해서 화가 난 것이 아니다. 이전부터 자신은 조선공은 아니니까 자기 수리만 믿지 마라고 동료들에게 하소연한 것이 우솝 본인이다. 더욱이 이런 경우 평상시에는 듣는 척 안하던 동료들이 심지어 우솝의 지휘를 받아가며 땜빵질을 한 것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다. 우솝이 조선공이 아니라는 말을 들었다고 해서 딱히 자존심이 상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다만 그 점을 감안하더라도 우솝에게는 충분히 폭언으로 들릴 말이었다. 아무리 우솝이 비전문가였어도 그런 손재주라도 있었기에 배를 조금이라도 수리할 수 있었던 건데, 루피의 발언은 이러한 우솝의 노력을 전혀 존중하지 않았다. 물론 루피의 의도가 진짜로 그렇지는 않겠지만, 절박한 상황에서는 손재주가 좋다며 우솝한테만 전면적으로 배 관리를 맡겨놓고 나중가서는 저렇게 태도가 싹 바뀌는 듯한 말을 하면 산중에서 심각한 부상을 당해 진작에 죽었을 것을 죽을 위기 때마다 몇번이고 계속 응급처치 해줘서 목숨부지하게 해줬던 사람에게 병원 찾고 나니 "의사도 아닌 주제에 빠져!"라고 하는 꼴이나 마찬가지다. 둘이 절친 수준의 친구 사이고 본인들의 성격이 워낙 털털했으니까 저걸로 별 문제가 생기지는 않았지만, 만약 일반적인 집단이었으면 심각한 배신감을 느끼고 모욕으로 여겨 주먹다짐이 벌어져도 이상할 게 없었을 말이다. 실제로 당사자들끼리는 신경을 안 썼지만 루피가 저 말을 하고 나서 당사자인 우솝을 넘어 제3자인 나미가 "잠깐! 루피!"라고 당황하며 그 말은 너무 심했다는 식으로 다그쳤을 정도다. 게다가 저건 애니메이션에서 각색된 연출이고 애초에 원작 만화에서는 인상까지 쓰고 "야! 루피!"라고 소리 치며 거의 화를 내는 수준으로 다그쳤다.
다행히 이 말 자체는 피차 별로 심각하게 생각을 안 했지만, 그보다 중간에 "내가 결정한 거니까 네가 뭐라고 하든 바뀌는 건 없어!"라고 말하며 선장의 권위로 찍어누르려고 한 것이 진짜 문제다. 루피가 원래라면 권위를 내세울 사람은 아니나,[25] '배를 버린다'라는 무거운 결정을 선장이라는 입장 때문에 내려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평소보다 선장이란 책무를 더 강하게 의식한 듯하다. 이미 갈레라 컴퍼니에서 배를 포기 못한다고 고집을 부렸다가 아이스버그한테 "그러고도 니가 선장이냐?"라는 비난도 듣고 온 참이고 말이다.

거기다가 나미의 해명을 끊고 가만히 있으라고 말했다. 루피의 고압적인 태도에 묻혀져서 그렇지 나미의 말을 끊었던 것도 상당한 문제였다. 나미의 해명을 끊지 않았으면 우솝과의 다툼이 파국으로 치닫지 않고 서로 사과하며 좋게 끝났을 가능성도 약간이나마라도 생겼을 텐데, 루피가 그걸 제 발로 엎질러버렸다. 나미가 얘기했다고 해도 우솝은 변명으로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컸을 것이라고 서술되어 있기는 하지만, 우솝이 모두 다 괴로운 마음인 건 똑같다는 말에도 불구하고 배를 바꾸자는 결론이 나올 리가 없다는 소리를 했을 때가 루피마저도 분노를 참지 못하고 우솝을 쓰러뜨리는 손찌검까지 하며 서로 몸으로 실랑이[26]를 벌였을 정도로 둘의 싸움이 완전한 파국으로 치닫아가던 상황이었기에 아무 막말이 나올 수 밖에 없었고, 심하면 아예 서로 때리는 주먹다짐이 벌어졌어도 이상할 게 없었던 상황이라는 걸 감안해야 한다. 차라리 나미가 상디가 실언을 하려던 루피를 때려 감정을 진정하게 한 것처럼 일단 가만히 있었다가 우솝이 도를 넘는 모습을 보이면 싸대기를 때린다던가 한 뒤 저 사정을 말하게 하는 게 더 나았을 지도 몰랐을 것이다. 그러나 루피의 사정이 어쨌든 간에, 아무리 성격이 모질지 않은 선한 사람일지라도 정신적으로 몰린 상태에서 인신공격 당하면 냉정함을 유지할 수 없다. 우솝이 너무 소리만 지르고 루피를 매도해서 티가 안 날 뿐이지 루피의 행동도 만만치 않게 경솔했다는 것이다. 거기에 독자들은 사정을 모르는 우솝과 달리 루피가 어떤 이유로 고민하고 결정했는지 알기 때문에 루피의 잘못은 대부분 가려져 보이고 우솝이 억지를 부리는 것으로만 여겨지는 것이다. 만약 반대로 루피의 사정을 숨겨두고 우솝의 시점을 중점적으로 묘사했다면 반대로 루피가 잘못했다고 여겨졌을 것이다.

일단 일이 여기까지 된 것은 루피와 우솝 모두 정신적으로 크게 몰려 있었기 때문이다. 우솝은 돈을 빼앗긴 건으로 인해 자괴감이 심한 상태였다. 루피는 종종 독자들에게 오바 좀 넣어서 사이코패스 소리 들을 정도로 어지간한 일에는 크게 동요도 고민도 하지 않고, 그런 만큼 가벼워보이는 태도와는 달리 흔들리지도 않는 강인한 성격이지만, 이 때만큼은 우솝을 만나기 전부터 메리 호를 포기하고 싶지 않은 마음과, 모두를 책임지는 선장으로서 현실적인 결정을 내려야 하는 일 때문에 심리적으로 많이 몰려있던 상태였다.

이 상황에서 우솝이 욱하자, 본인도 더 심하게 욱하면서 그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 목숨보다 동료를 아끼는 루피가 조금 다툼이 생겼다고 "내 배에서 내려라." 같은 말을 할 뻔 할 정도까지 되어버렸다. 평소 루피가 동료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본다면 저때 루피는 누가봐도 정상적인 멘탈이 아니었다.[27]

만약 둘이 침착하게 대화를 나누었으면 이런 비극이 안 생겼겠지만, 루피나 우솝이나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동료를 버려야 한다는 무거운 현실에 직면해서 이성적으로 대화할 상황이 아니었다. 그러므로 우솝이 감정에 앞서서 저랬다고 해도 루피도 그냥 우솝이 소리 지를 때 같이 소리 지르며 맞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우솝이 멘붕되어서 더 저런다는 것을 감안하여 자신의 기분도 수습할 겸 어떻게든 우솝에게 기분을 최대한 수습할 시간을 줬어야 하였다. 예를 들어 조금 진정하고 이야기하자며 일단 어떻게든 자리를 피했었다거나, 극단적인 경우에는 잠깐 기절 시키는 방법까지도 택하지 않았어야했나 싶다. 만약 루피가 저럴 수 있는 여유가 있어 저렇게 침착하게 대처했는데도 우솝이 저렇게 막나가는 행동을 저지르며 루피에게 계속 시비를 걸었다면 조로 혹은 상디가 우솝의 행동을 절대로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28] 하지만 루피 역시 이런 무거운 결정을 내리는 것은 난생 처음 있는 일이었기에 침착하게 대응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고 봐야 한다. 그래도 루피는 상디에게 일침을 듣고 문제를 자각하고 사과하며[29] 대화를 시도하기는 했지만 우솝이 그걸 받아들이지 않고 막말하며 멋대로 대화를 끊어버리고 일당을 나간 것이니 일당을 나간 것 자체는 우솝의 책임이 컸다.

이 상황은 표면적으로는 메리 호를 버리는 것 여부만을 두고 싸우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아오키지의 등장 이후로 쌓이고 쌓였던 심리적인 압박이 한꺼번에 터져서 발생한 갈등이라고 봐야 한다. 해군 대장의 압도적인 강력함에 처음으로 모두가 벽을 느꼈고[30], 워터 세븐에서는 우솝이 한나절 만에 만신창이로 돌아온 데다, 하늘 섬에서 개고생을 하고 얻는 3억 베리는 3분의 2가 허무하게 증발해버렸다. 이것만으로도 멘탈이 금이 갈 일인데 설상가상으로 로빈은 사라지고, 모처럼 배를 고칠 수 있다는 희망은 시한부 선고 하나만으로 모든 게 깨져버렸다. 연속으로 나쁜 일만 연달아 겪은 상황에서 6명 모두가 제대로 된 컨디션을 유지할 리 없었고[31],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좌절을 겪은 우솝과 선장으로서 막대한 책임을 지닌 루피가 가장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는데, 하필이면 제일 예민해진 둘 사이에서 쌓여왔던 감정들이 폭발한 것이다. 이미 정신이 피폐해진 상태라 냉정을 되찾는 건 불가능했고, 나머지 넷도 말리기는커녕 자기들 정신력을 유지하는 것이 한계였다.[32] 오히려 이 둘에게만 싸움이 생긴 게 기적이라고 봐야 하며, 일당 전원이 대판 싸우다가 허무하게 해체되는 상황을 더 걱정해야 할 지경이었다.

우솝이 루피 마음을 모를 사람이 아니란 걸 생각하면 "그게 네 본심이겠지."라는 말은 아이러니하게도 우솝의 본심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우솝은 루피가 흥분했다고 해서 진심으로 동료를 버릴 사람이 아니란 걸 잘 안다. 사실 이 말을 하는 시점부터 우솝은 갑자기 태도가 침착해지는데, 정작 하는 말은 갑자기 논점을 이탈한다. 지금까지 배를 버리는 것이 옳으냐 아니냐로 대화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나는 너희들의 괴물 같은 힘을 따라갈 수 없다고 이전부터 생각했다.'라며 우솝 개인의 고민을 꺼낸다. 그렇게 보면 사실 이 앞의 살벌한 다툼은 그냥 둘이 흥분해서 아무 말 대잔치를 벌인 것 뿐이고, 진짜 우솝이 하고 싶었던 말은 이쪽이라고 볼 수 있다. 우솝은 진작부터 자신이 일당에서 혼자 뒤쳐지고 있으며 도움이 안 되고 있다고 고민했으며, 탈퇴 또한 이전부터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런 와중에 메리 호가 '도움이 안 된다는 이유로 버려지게' 되자, 메리 호의 처지에 자신의 처지를 겹쳐 본 것이다.

루피에게 계속 '동료가 도움이 안 된다고 버릴 셈이냐'라고 한 말에는 사실 나'도 도움이 안 되면 버릴 거냐'라는 심리가 숨겨져 있었고, 루피가 끝내 메리 호를 버린다는 선택을 철회하지 않자 '도움이 안 되는 메리 호는 놓고 갈 수밖에 없다=도움이 안 되는 동료는 데려갈 수 없다=나는 도움이 안 되니 일당에 남아선 안 된다'라고 받아들여진 것이다. 물론 루피는 추호도 그런 뜻이 없었고 우솝도 이성적으로는 그렇다는 걸 알고 있었을 테지만 심정적으로는 그랬다는 것이다. 이는 우솝이 "쓸모 없는 '동료'는 다 놓고 가면 되는 거야... 안 그래?"라고 루피에게 말하는 것에서 증명된다. 결국 탈퇴의 진짜 원인은 루피의 폭언은 물론 심지어 메리 호의 사망 판정도 아니고 더욱 근본적으로는 우솝의 현재 처지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33][34] 따라서 루피가 어차피 '배가 못 쓰게 됐으니 버린다.'라는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는 이상 우솝의 탈퇴 선언을 피할 방법은 거의 없었다. 루피도 이를 알고 있기 때문에, '우솝이 흥분해서 그런 소리 한 거니까 다시 설득해 보자'라고 하는 나미를 못마땅하게 쳐다보다가 '흥분했다고 앞뒤 안 가리고 일을 저지를 만큼 우솝은 바보가 아냐.'라며 묵살한다. 우솝을 옹호해주고 있는 나미보다 우솝과 냉전 중인 루피가 더 심리를 정확하게 꿰뚫어보고 있는 것이다.

물론 둘의 태도가 잘못된 것과는 별개로 이성적으로 판단했을 때는 결국 루피가 절대적으로 옳았다. 아무리 동료니 인연이니 뭐니 떠들어봐도 그런 반 시체 상태의 배를 억지로 이끄는 건 그저 배와 함께 죽자는 말밖에 안 되니까. 막말로 루피가 우솝의 말대로 메리 호를 끌고 바다로 떠났다면, 원피스는 에이스가 죽기도 전에 완결이 났을 것이다. 어차피 용골이 파손된 시점에서부터 이미 배의 수명이 끝장난 상황인데도 우솝은 전문가인 조선공들을 장사치들로 매도하고 "내가 아는 너라면 메리 호의 힘을 믿었을 거다."라는 정신론을 들먹이며 비논리적인 주장만 늘어놓았으니, 설령 루피가 침착하게 설명해줘도 도저히 정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무엇보다 나중에 프랑키와 나누는 대화를 보면 애초에 우솝은 메리 호를 못 고친다는 것을 납득하고 있었다. 루피가 메리는 이제 고칠 수 없다고 소리쳤을 때도, 우솝은 말로는 무슨 소리 하느냐고 하면서도 두 눈은 시선을 피하고 있었다. 이것은 거짓말하는 사람들이 흔히 보이는 모습으로, 우솝도 이미 루피의 말을 납득했으면서 아닌 척하고 있던 것이다.

또한 우솝이 아무리 조선공이 아니여도 오랫동안 배를 수리해와서 상태를 잘 알고 있을 텐데, 그걸 여태까지 모른다면 그거대로 코미디이다. 메리 호를 준 카야와 가까운 사이였고, 스카이피아에서 메리의 정령인 클라우바터만이 스스로 배를 고치며 밀짚모자 일당과 함께 하려는 모습을 보았고, '도움이 못 되는 동료'라는 점에서 메리에게 자신을 겹쳐본 우솝으로서는 메리를 절대 포기할 수 없었기에 스스로도 억지라는 것을 알면서도 고집을 부린 것이다. 그래서 이후에도 프랑키와 상디 앞에서 우솝은 자신이 '추태'를 부렸으니 돌아갈 낯이 없다며 사실상 자기가 잘못했다는 것을 인정했다.

무엇보다도 잊으면 안 되는 부분이 바로 일당의 선장은 루피라는 점이다. 아무리 서로가 수평적인 관계여도 직책은 확실히 구분되어 있고, 그 분야에서 담당하는 사람의 명령만큼은 절대적으로 따르는 게 밀짚모자 일당이다. 나미가 위험한 지대를 피하고 싶어도 루피의 명령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진로를 그쪽으로 정하는 것, 조로가 평소 상디와 사이가 좋지 않더라도 막상 부탁이 생기면 군말 없이 전부 따라주는 게 그 예시이다. 메리 호를 버리고 새로운 배를 구하는 일 또한 선장의 판단으로 내려진 것이니, 결국 자신의 의견이 어떻든지 간에 선원인 우솝은 그 명령을 따라야만 했다.[35] 루피의 잘못은 어디까지나 우솝을 대하는 태도에만 있었을 뿐, 배를 교체하겠다는 결정 자체는 절대로 잘못된 것이 아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정당성은 루피에게 있다.

결국 루피와 우솝의 싸움은 의미는 순수하나, 표현이 서투른 10대 소년들[36] 사이에서 터질 법한 해프닝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 오다의 뛰어난 스토리텔링 능력과 인간적 통찰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2.4. 해일 속에 사라지는 메리

메리와 단 둘이 남은 우솝은 남은 돈을 탈탈 털어 끈질기게 배를 수리하는데, 이 모습이 프랑키 패밀리에게 발견되어 일행을 유인하고자 하는 프랑키에게 우솝이 납치되어 메리도 함께 프랑키의 비밀 기지 도크로 옮겨진다. 납치 과정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묘사되지 않으나, 프랑키가 우솝에게 사정을 들은 후 이미 '남자의 결투'에 눈물을 줄줄 흘리며 이미 우솝과 의기투합한 상태였기 때문에 우솝이나 메리 호나 해를 입지는 않았다.

어느 정도 우솝의 사정을 이해하게 된 프랑키였지만, 우솝이 "이 녀석하고 같이 다시 모험을 떠나 언젠가 고향인 이스트 블루로 돌아갈 거야"라는 목표를 듣자 돌변한다. 조선공인 프랑키는 아이스버그와 마찬가지로 '다음 섬으로 선원을 데려다주지 못하는 배는 배가 아니다'라고 일갈[37]하며 해체 작업을 도와주겠다면서 메리의 한 구석을 뜯어내버린다. 우솝이 저항하자 직접 보라면서 우솝을 바다로 처넣어 부러진 용골을 보여주는데, 사실 우솝도 일찌감치 메리가 희망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그럼에도 우솝이 루피와 결투까지 해가며 메리를 지키려고 했던 이유는 스카이피아에서 메리의 목소리를 들었기 때문.

우솝은 스스로도 환각을 본 것 같다고 의심했으나, 프랑키는 우솝이 본 것은 아마도 '클라바우터만', 선원들이 사랑하고 아껴주는 배에 깃드는 일종의 정령이라고 알려준다. 그러면서 우솝에게 사람 모습을 해서 배를 고칠 정도로 어디든 태워다 주고 싶은 동료를 만나 이 배는 행복했을 거라고 말하자 우솝도 기분이 살짝 풀린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38] 그런데 갑자기 비밀 도크에 들이닥친 CP9 요원들이 프랑키를 잡아가며 덤으로 우솝도 잡아가고, 메리 호에게 사망 판정을 내렸던 카쿠가 생명이 다한 배를 계속 방치해두는 것이 눈에 거슬렸는지[39] 도크의 물을 빼서 바다에다 버려버린다. 그렇게 아쿠아 라구나에 의해 폐선섬까지 쓸려가 그대로 방치되는가 싶었으나...

2.5. 밀짚모자 일당을 구하다

달리고 싶어... 한 번만 더 달리고 싶어...!

우연히 그 근처를 지나가던 아이스버그는 클라바우터만의 목소리를 빌려 나타난 메리호의 마지막 염원을 듣게 되고, 그는 마치 무언가에 홀린 듯이 거센 비바람 속에서 가망도 없는 메리 호를 홀로 수리한다.[40] 임시방편으로 수리를 끝낸 아이스버그는 자신이 이미 가망도 없는 배에다 뭐하는 시간 낭비냐고 자조하며 돌아가려 하지만 그 순간, 메리 호의 "고마워요."라는 감사를 듣고 그에 놀라 뒤를 돌아보자 메리 호는 커다란 파도가 한 번 덮쳐오는 것을 기다렸던 것처럼 파도를 타고 바다로 떠난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그저 파도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폐선처럼 보이겠지만, 거기에 맞춰 묶여있던 돛이 저절로 풀리는 모습은 아무리 봐도 메리 호가 '의지를 지니고 스스로 출항하는' 장면. 이에 자신이 들었던 목소리가 메리 호의 목소리였다는 것을 확신한 것인지 아이스버그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혼자서라도 가겠다며 무리하게 배를 띄우고 메리 호를 따라나선다.

그러는 동안 에니에스 로비에서 밀짚모자 일당은 생사의 고비를 수 없이 넘나드는 처절한 전투 끝에 결국 CP9을 쓰러뜨리고, 로빈을 구출하는 데에 성공한다. 하지만 사력을 다한 루피는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게 되고, 중간에 다리도 끊겨서 루피를 데리러 갈 수도 없고, 더욱이 어렵게 얻은 탈출선마저 버스터 콜의 포격으로 침몰해버린다. 그렇게 해군에게 포위 당한 절체절명의 순간, 밀짚모자 일당에게 '아래를 보라'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41] 그리고 목소리를 따라 가장 먼저 아래를 본 우솝이 "바다로 뛰어들어"라고 외치고, 이어 다른 동료들도 속속이 메시지를 이해하고는[42] 일제히 바다로 뛰어들고, 루피 역시 로빈이 능력으로 밀어서 바다로 떨어진다.
돌아가자, 모두들!! 다시... 모험의 바다로!!
데리러 왔어!!

해군들은 쟤네들이 궁지에 몰린 나머지 미쳐서 자살을 시도하는 건 줄 알았지만, 바다로 뛰어내리자 거기에는 선원 없이 스스로 바다를 헤쳐온 메리 호가 밀짚모자 일당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윽고 정의의 문이 닫히며[43] 해류가 불안정하게 소용돌이 치기 시작하는데, 덕분에 해군 함선들은 소용돌이 속에서 우왕좌왕하여 포격 조준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그 틈을 타 메리 호는 나미가 해류를 파악하는 데 성공하여 유유히 빠져나간다.[44] 밀짚모자 일당을 전원 무사하게 탈출 시키는 메리 호의 항해는 그야말로 눈부셔서 과연 하늘과 바다 양쪽을 종횡무진 항해하던 배라는 사실을 눈물 나도록 실감나게 한다.[45]

2.6. 여행을 끝내는 메리, 그리고 마지막.

동료를 누구 하나 잃지 않고 전원 무사 생환했다는 사실에 밀짚모자 일당은 승리의 기쁨을 만끽한다. 하지만 이미 한계에 치닫아있던 메리 호는 결국엔 워터 세븐으로 돌아가던 중, 갈레라 컴퍼니의 배를 만나는 순간 메리 호의 선체가 한계에 도달해 중심부부터 두 동강이 나면서 완파되었다.[46] 결국 메리 호는 동료들을 구하는 데 성공하지만 자신은 끝내 부상을 이기지 못하고 배로서의 최후를 맞이한다.

이 상황을 본 프랑키우솝에게 이쪽 해안에서 저쪽 해안까지 안전하게 바래다 주는 것이 '배의 약속'이라 하며 다음 해안까지 데려다 줄 수 없는 상태이니 '이건 더 이상 배가 아니다.'라며 메리 호에게 사망 선고를 내렸는데, 실제로 메리는 다음 해안에 도달하기도 전에 바다 한가운데서 그 생명을 다했다.[47] 그럼에도 메리는 한계를 초월해 밀짚모자 일당을 구출해낸 후, 다음 해안까지 데려다 줄 수 있는 다른 선박 앞까지 그 생명을 이어가면서 죽기 직전까지, 아니 이미 생명을 다했음에도 한계를 넘어서서 사력으로 버텨가며 배의 약속을 지켜내 동료들을 구한 것이다. 이에 루피와 동료들은 아이스버그와 갈레라 컴퍼니의 조선공들에게 '자신들의 소중한 동료인 메리를 살려달라'고 부탁하지만, 이미 메리 호가 언제 침몰해도 이상하지 않을 상태로 움직인 것을 알고 있는 아이스버그는 루피 일행에게 메리 호가 한계를 넘어서 스스로 항해하여 에니에스 로비까지 갔던 것임을 알려주며 엄숙히 거절한다.
''그럼 이제, 잠들게 해줘라...!!''
"난 지금... 기적을 보고 있다. 한계 따윈 훨씬 넘어버린 배의 기적을."
"오랜 세월 조선공으로 지내 왔지만, ...난 이렇게 대단한 해적선을 본 적이 없어. 훌륭한 삶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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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 파괴된 메리 호는 밀짚모자 일당 및 갈레라 컴퍼니의 조선공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더 이상의 수리는 물론 해체 또한 없이 폐함이 결정되고 선장 루피가 직접 붙이는 불에 화장하여 바닷속에 수장된다. 이 때 메리의 목소리가 모두에게 들리게 되고, 고잉 메리 호의 잔해는 동료들에게 지금까지의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작별인사를 나누며 바다로 가라앉아 그 파란만장한 일생을 마친다.

이 부분은 긴장과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던 에니에스 로비 편을 감동적인 마무리로 잘 매듭지었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 대목에서 우솝은 담담한 모습으로 메리 호의 최후와 함께 한다. 워터 세븐에 막 도착했을 당시 메리를 버리자는 말을 받아들이지 못해서 분노했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우솝이 아니라 저격왕으로서 그 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티 내지 않으려고 그랬을 수도 있지만, 시간이 많이 흐르기도 했거니와 에니에스 로비에서 한바탕 일전을 치르고 온 다음이기 때문에 많이 진정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고잉 메리 호가 위기에 빠진 동료들을 훌륭하게 구해냈기 때문에 우솝도 의연하게 메리와의 이별을 받아들인 듯 하다.[48] 허나 결국 겉으로만 침착하고 의연했을 뿐, 나중에 메리 호가 불에 타기 시작하자 이별의 슬픔을 참지 못하고 가면 아래로 눈물이 홍수처럼 흘러넘쳤다.

또한 이때 루피가 보여준 모습도 우솝에게 크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담담하게 배를 버리자고 말을 꺼냈던 처음 모습과는 달리, 아이스버그에게 다시 한 번만 메리를 고쳐줄 수 없겠냐고 매달리는 루피의 모습을 보고 선장의 진심을 깨달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후에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다시 일당에 합류하고 싶어하는 모습을 보여준 걸 보면 루피의 진짜 마음을 알게 됨과 동시에 우정도 부활하게 됐다.[49]

다만 '배의 목소리'라는 다소 오컬트스러운 소재가 다소 뜬금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간혹 있다. 하지만 메리 호의 영혼의 떡밥 자체는 한참 전인 하늘섬 편부터 있었던 것이며 비중 없이 한 마디로 언급하고 지나간 것도 아니고, 고잉 메리 호의 원형을 아는 누군가가 고쳤다는 사실을[50] 굳이 강조하는 등 명확한 복선이 있었다. 또한 워터 세븐 에피소드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클라바우터만[51] 같은 소재를 이용해 '사랑 받는 배에는 마음이 깃든다.'라는 메시지를 계속 전하여 배의 목소리에 관한 묘사를 해왔기 때문에 이전 내용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개연성에 문제는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애초에 고잉 메리 호와 함께 수없는 모험을 헤쳐온 밀짚모자 일당의 이야기가 축적되어 있어서 이런 메시지를 전할 수 있었던 것이다. 또한 선원들이란 배 위에서 먹고 자고 동고동락하는 사람들인데 이들 입장에서는 배를 동료로 봐도 전혀 이상할 게 없다. 혹시 조금만이라도 실제 뱃사람들의 삶을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밀짚모자 일당의 배에 대한 애정과 애착은 전혀 만화적 과장이 아니란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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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부터 미칠 듯한 퀄이지만 애니메이션에서도 원작초월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로 힘이 들어갔다. 에니에스 로비의 대단원이라 할 수 있는 312화에서 아이캐치 후 고잉 메리 호를 수장 시키기 위해 모인 루피 해적단의 모습이 그려졌다. 비장하면서도 담담히 받아들이는 성우들의 연기도 인상적이지만, 과거에 나온 회상 장면들을 다 새로 그렸으며 작화의 질도 어느 때보다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그 때문인지 현재 파트의 작화가 꽤 불안정하다만 이건 작감들도 지나온 장면을 새롭게 다시 그려야 하니 뼈 빠지게 고생한 것이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또 이때 BGM으로 16기 엔딩인 'Dear friends'가 나오는데 여러모로 애니판에서만 느낄 수 있는 원작을 초월한 명장면. 투니버스 더빙판에서는 'Dear friends'를 번역해서 부른다. # 상당히 연출이 좋은 편이다. 대원판에서는 그냥 자막으로 방영했다.

노래는 김명준 성우가 열창하였다. 하지만 김명준 성우가 번안한 투니버스 더빙곡의 음원도 공개되지 않았으며, 저작권 문제 때문에 심정희 PD가 음원을 일체 공개하지 않을 것임을 블로그를 통해 표명했다.

2.7. 미니 메리 2호로 재탄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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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다~! 메리가 다시 우리에게 돌아왔다~!!
만세--, 쬐그만 해도 다시 메리를 탈 수 있어 - !!! - 쵸파
최고의 배려군. - 조로
메리 호와 밀짚모자 일당의 우정에 깊이 감동한 프랑키가 떠나간 메리 호를 4인승 증기기관 쇼핑보트로 부활 시켰고[53] 스릴러 바크에서 깜짝 선물로 공개했다. 에니에스 로비 이전의 초기 멤버 일당 7명이 전부가 기뻐했다. 우솝은 말할 것도 없고, 나미는 이렇게 멋진 선물을 숨겨뒀다며 기뻐했고, 쵸파는 다시 메리를 탈 수 있단 것에 기뻐했다.

루피는 어서 빨리 타고 교대하자 난리 쳤지만, 프랑키가 저 녀석들 먼저 실컷 맛보게 하라고 말렸다. 심지어 상디는 이런 쇼핑보트면 자신은 장 보기를 얼마든지 하겠다 했으며, 조로 역시 '최고의 배려'라고 표현했다. 그만큼 밀짚모자 일당에게 메리 호가 소중했던 것이다.

브룩밀짚모자 일당의 배가 사우전드 써니 호로 바뀐 뒤에 합류해서 메리 호의 사연을 몰랐지만, 2년 뒤 에피소드 오브 메리 때 쵸파와 우솝의 설명으로 브룩도 알게 된다. 그래도 메리 호를 본 적도 탄 적도 없는지라 다른 일당들처럼 추억을 공유할 수 없어서, 다른 일당들은 꼬박꼬박 이름을 제대로 부르는 미니 메리 호를 브룩은 그냥 '양'이라고 부른다. 심지어 프랑키가 "'양'이 아니라 '미니 메리 호'다."라고 정정해줬는데도 계속 양이라고 부른다.[54]

써니 호 솔저 도크 시스템의 2번 도크에 위치해 있으며, 밀짚모자 일당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물건이라 펑크 하자드에서도 이것의 회수 여부를 체크했을 정도다.

사이즈가 일반 사람 기준 정원 4인승의 미니 보트 정도로 작다 보니 2년 후 시점의 프랑키징베는 탑승하지 못한다. 브룩은 탈 수는 있지만 키가 아주 커서 무릎을 상당히 굽히고 쭈그리거나 2자리 분을 차지해 옆으로 타야 탑승이 가능하다.

또한 밀짚모자 일당 빠돌이인 바르톨로메오의 바르토 클럽의 배 '고잉 루피 선배 호'는 고잉 메리 호를 따다 만든 배다. 다른 점이라면 선수상이 양 모양이 아니라 루피모양이라는 것과 배 후미가 쵸파 머리 모양이라는 것 정도. 그 외에는 거의 고잉 메리 호의 요소를 따다 붙였다. 바르톨로메오가 루피 덕질하다 바다로 나온 건 밀짚모자 일당이 2년 간 잠적하던 때라, 써니 호는 갈아탄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샤봉디 제도에 박혀있던 탓에 유명하지 않아 메리 호를 본뜬 것이라고 볼 수 있다.[55]

3. 고잉 메리 호를 부순 이들

4. 고잉 메리 호를 고친 이들

5. 명대사

걱정 마라. 조금 더 모두를, 실어다 줄 테니까.
원피스 37권.[58]
돌아가자, 모두들!! 다시... 모험의 바다로!! 데리러 왔어!!
원피스 44권.
달리고 싶어...!! 한 번만 더. 달리고 싶어.
원피스 44권.
고마워.
원피스 44권.[59]
미안해. ──좀더 먼 곳까지 모두를, 데려다주고 싶었어... ...미안해. 언제 까지나 함께, 모험하고 싶었어... 하지만 난.
(루피: 미안한 건!! 오히려 우리야, 메리!!!)
하지만 난 행복했어. 지금까지 아껴줘서, 정말 고마워. 난 정말 행복했어.
원피스 44권.
위 대사들은 엄밀하게 말하면 메리 호의 정령인 클라바우터만의 대사라고 할 수 있다. 사실상 작중 대사 전부가 여기 실렸다 봐도 무방하다.

6. 여담

6.1. 고잉 메리 호의 저주

파일:상세 내용 아이콘.svg   자세한 내용은 고잉 메리 호의 저주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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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레돈다 범장인 사각돛/삼각돛 배치. 이런 스타일의 함선은 대항해시대 초기 원양항해용으로도 쓰였는데, 콜럼버스아메리카 발견 때도 함대에 편성된 바 있다. 어렵게 생각할 것도 없이 대항해시대 2에서 카탈리나 에란초를 제외한 모든 주인공에게 기본으로 제공되는 선박이 바로 이 캐러벨급의 라티나 범장인 삼각돛/삼각돛 배치다. 물론 소형선이라는 한계 때문에 본격적인 전투용으로 쓰거나 단독 원양 항해용으로 쓰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2] 본 문서를 읽어보면 알겠지만, 정말 기적이란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 현실의 최신식 군함조차 버티기 힘든 충격과 파괴를 몇 번이나 당해도 침몰하지 않고, 자신이 태우는 선원들을 위해 죽음마저 초월하여 구해주고, 마지막엔 선원들과 진심으로 대화를 나누며 유언까지 남기는 등, 아마 이 세계관에서 메리 호와 같은 배는 지금까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3] 일본판 성우가 병약한 소년 톤이라면, 이쪽은 청순하고 여성스러운 목소리로 연기해서 모에하다는 평이 많았다.[4] 루피는 이 선수상을 특등석이라 부르며 내내 애용했다. 가끔씩은 조로가 그 위에서 퍼자기도 했던 것으로 나온다.[5] 프랑키가 조선공으로 들어오기 전까지 손재주가 좋은 우솝이 메리 호의 수리를 전담했는데 그때 오만 정이 다 든 것으로 보인다. 추가적으로 우솝의 고향을 떠올리게 하는 역할도 했을 것이다. 얻은 시점도 그렇고 준 사람도 다름아닌 카야였으니.[6] 그나마도 원피스 세계관 내에서 가장 평화로운 이스트 블루를 항해하는 용도로 제작되었다.[7] 밀짚모자 일당의 2대 기함인 사우전드 써니 호는 초일류 조선공들과 최고급 재료를 써서 만든 특급 배로서, 스펙만 따지면 고잉 메리 호와는 그야말로 천지 차이.[8] 물론 작아서 이득을 보는 경우도 있긴 했다. 대표적인 예시가 워터 세븐 편 때이다.[9] 자동차로 치면 도심지의 출퇴근용 경차오프로드 레이스에 나온 격이고 ,자전거로 치면 아줌마 자전거쌀집 자전거로드 레이스트랙 경기MTB 레이스에 나온 셈이다.[10] 알라바스타 편에서 히나에 의해. 포탄은 그나마 루피가 자기 능력으로 어느 정도 막아줄 수 있는데 이건 막질 못하니 배에 구멍이 숭숭 뚫렸다.[11] 가장 먼저 마스트를 부순 사람은 선장인 루피다.[12] 이때 로빈을 제외한 멤버 전원과 함께 메리 호가 짓는 표정(우솝이 전에 지은 적이 있다.)이 압권.[13] 이후 CP9이라는 사실이 들키면서 조로가 혹시 거짓말이었냐며 질문을 했는데, 이 때도 "배는 제대로 진단했다."라고 말하면서 확인사살을 때렸다. 물론 카쿠의 본업이 CP9인 것은 맞았으나 그가 잠입을 위해 쌓은 조선공으로서의 실력은 자타공인 확실했던 만큼 그가 아닌 다른 조선공이 왔어도 결과는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당장 아이스버그가 고잉 메리 호를 보자마자 무슨 반응을 보였는지 떠올려보자.[14] 바로 직전 에피소드인 스카이피아 편에서의 항해 중 여러가지 재해를 겪으며 무리한 것이 결정타로 보인다. 우선 베라미의 공격을 받은 것부터 시작해서 녹 업 스트림이나 고공 낙하까지, 배 밑바닥에서 엄청난 과부하를 연속으로 받았으니 부러지는 것도 딱히 이상한 일은 아니다.[15] 용골을 교체하면 될 수 있지 않나 싶겠지만, 선체를 갈비뼈처럼 감싸는 구조 때문에 그러려면 배 전체를 해체해야 한다. 설령 그 방법을 정말 이행한다고 가정해도 복구하는 과정에서 전혀 다른 배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니, 이전의 추억이 서린 메리 호는 영영 작별해야만 한다. 이 점은 파울리도 확실하게 언급한다.[16] 참고로 루피가 이 정도로 불안정한 정신력을 보인 건 에이스의 죽음을 직관했을 때뿐이었다. 이 때도 몸 망치지 말라며 말리는 징베와 싸움이 난다, 즉, 동료 한 명이 죽은 거나 마찬가지일 정도로 본인도 충격을 받고 있었다는 말이다. 차라리 메리 호가 재기불능 진단을 받기 전에 별 일이 없었으면 그냥 우솝에게 감정을 털어놓고 울고불고 하면서 감정을 정리할 수 있었겠지만, 우솝 본인이 프랑키에게 돈을 뺏겨 메리호를 못 지키게 되었다고 자책하고 있던 상황이라 최대한 덤덤한 연기를 한 것이 문제였다. 실제로 우솝은 메리 호가 재기불능이라는 말을 듣자 돈을 잃어버린 자기를 신경 써주려는 것 아니냐면서 안 믿으려 한다.[17] '여기서'까지만 나왔지만, 정황상 이렇게 말하려고 한 게 확실하다.[18] 애니메이션을 보면 가구 한 채가 산산조각이 날 정도로 멀리 날아갔다. 그나마 루피는 물리적인 타격에 강해서 멀쩡했지만, 다른 사람이었다면 최소 중상이었을 것이다. 이후에 밝혀지는 사실이라 해당 편과는 관련이 없지만, 상디에게는 기억하기도 싫은 암울한 과거사가 있었기에 루피의 이런 발언을 더 좋지 않게 바라봤을 것이다. 더불어서 해당 장면을 자세히 보면 하필 나미가 있는 방향으로 루피를 걷어차서 졸지에 가만히 있던 나미가 다칠 뻔 했는데, 본디 상디의 성향을 생각해보면 나미에게 피해가 없는 방향으로 루피를 날렸어야 정상이다. 그것조차 생각하지 못했을 정도로 정신적으로 흔들렸음을 암시하는 연출이다.[19] 일당에서 전투력도 상당히 떨어지고 나미의 항해술이나 쵸파의 의술처럼 따로 도움 되는 기술도 적은 우솝은 조잡하더라도 메리 호는 자신이 고친다는 것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루피가 이제 메리는 제 할일을 못하니 버리자고 하니 우솝은 메리 호에 자신을 투영하면서 언젠가 자신도 버려지겠다고 느껴졌을 것이다.[20] 우솝은 자신의 특기를 이용해 루피를 원거리에서 농락하면서 심리전과 함정을 이용한 온갖 기술로 실컷 괴롭혔지만, 이미 다친 몸인 데다 전투력 면에서 비교가 불가능했다 보니 주먹 한 방에 곧장 나가떨어졌다. 루피는 우솝을 쓰러트리면서 "네가 내 상대가 될 리가 없잖아!!"라고 처절하게 외치는데, 승패를 뻔히 알면서도 아끼는 친구와 원하지 않는 싸움을 해야 했던 슬픔이 묘사된다. 실제로 더빙 현장에서 강수진 성우를 포함한 주연 성우진들이 해당 장면 때문에 눈물을 흘렸다는 후일담이 있다.[21] 이 때 나미는 눈도 제대로 못 뜨고 계속 눈물을 흘렸으며, 쵸파는 그래도 우솝을 치료하려고 했다가 상디에게 괜한 친절이 오히려 패배자를 괴롭힐 수 있다면서 만류 당했다. 하지만 우솝의 처참한 몰골을 차마 견딜 수가 없어서 의약품들이라도 갖다 놓고 왔는데, 상디는 그것까진 막지 않고 씁쓸한 표정으로 지켜봤다.[22] 혹시나 못 알아볼까봐 나머지 부분을 톤으로 가려서 강조까지 해준다.[23] 애초에 진단을 내려준 조선공들이 하나같이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전문가들인지라 루피가 반박할 틈이 없었다. 사실 이렇게 되기도 전에 루피 역시 조선공들의 말에 반발하여 끝까지 배를 지키려고 하였다. 차라리 새로운 메리 호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해봐도 루치는 '그래 봤자 겉모습만 똑같을 뿐, 너희가 알던 추억 서린 그 배가 아닐 거다'라고 말해주며 에둘러 포기를 권했다.[24] 사실 루피가 우솝 등에게 말할 때 생각보다 밝게 말한 것도 우솝의 기분을 상하게 한 듯하다. 물론 루피도 돈을 뺏긴 것 때문에 상심한 우솝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일부러 별 것 아니라는 듯 대한 것이었지만 오히려 역효과를 낳은 것. 차라리 애써 의연한 척 하지 말고 루피 자신의 심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서 우솝에게 사정을 설명했다면 우솝도 결국 반발했을지언정 이렇게까지 흥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25] 루피는 항해 목적지를 위험한 데로 정해서 겁쟁이 3인조가 이를 반대할 때나 선장의 권위를 내세우고, 평소엔 별에별 사고를 치는 바람에 동료들에게 떡이 되도록 얻어맞는 게 일상일 정도로 선장의 권위와는 거리가 먼 캐릭터다.[26] 이것도 말이 좋아 서로 실랑이를 벌였다는 것이지, 우솝이 실언을 하여 분노해서 그런 것이긴 하지만 루피가 우솝을 쓰러뜨리고 당장이라도 팰지도 모를 기세로 우솝의 멱살을 잡아대고 우솝은 버둥대기만 하는 루피의 일방적인 손찌검이었다.[27] 작중 루피가 저 정도까지 멘탈이 흔들리던 때는 에이스가 죽게 될 상황이었는데, 임펠 다운 - 정상전쟁 무렵의 루피도 다소 독선적이며 막가파 같은 모습으로 종종 비판이 있기도 하다. 즉 저 상황들은 루피 입장에서도 눈이 돌아갈 만큼 심리적으로 몰린 상태였던 것. 루피도 임펠 다운에서 한냐발이 루피의 행동을 지적하자 자기 행동이 악행이라는 걸 부정하지 않았다. 또 평소와는 달리 매우 공격적이고 난폭해진 성격은 에이스가 죽고 난 뒤 징베와 싸우던 루피의 모습과도 오버랩된다. 옛날부터 샹크스의 대범함을 동경하던 루피는 타고나길 다혈질임에도 의외로 논쟁 중에 주먹이 쉽게 나가는 성격은 아니다. 하지만 메리 호가 사형 판정을 받았을 때나 에이스가 죽었을 때는 우솝이나 징베를 상대로 먼저 폭력을 휘두르거나 사사건건 소리를 지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28] 실제로 상디는 우솝과의 다툼이 파국으로 치닫을 때 선을 넘는 실언을 하려고 한 선장인 루피를 패버린 뒤 일침을 날렸었고, 조로도 루피랑 동료들이 돌아오려는 우솝을 맞이하러 가려고 하자 그걸 막아서며 "누가 잘못했든 선장이 중대한 결정을 내렸을 때는 따라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하며 우솝이 진심으로 사과할 때까지는 받아주면 안 된다고 하는 모습을 보였을 정도였으니 만일 루피가 침착하게 대처했음에도 우솝이 듣지 않고 루피에게 시비를 걸었으면 우솝이 정신 차리게 한 대 때리고 일갈했을 가능성이 컸을 것이다.[29] 물론 진심 어린 사과보다는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꺼낸 말이지만 저 말을 한 시점에서 루피는 냉정을 되찾고 제대로 대화하려는 태도를 보인 것이다.[30] 싸움 이후에 우솝은 자기는 허둥대기만 하고 아무것도 못했다며 자책하기도 했다. 잠깐 지나가는 장면이라 넘어가기 쉽지만 우솝은 이 시점에서 자신의 무력함을 마음을 두고 있었던 것. 실제로 하늘섬 에피소드부터 워터 세븐까지 우솝은 전력으로서 무언가 해낸 것이 없었다. 그래도 알라바스타 편까지는 넝마 조각이 되면서도 Mr.4 & 미스 메리 크리스마스 듀오를 한계까지 몰리면서 겨우겨우 잡아냈지만 하늘섬에서는 큰 역할이 없었고, 아오키지에게 압도적인 차이를 맛본 이후 프랑키 일당에게 돈을 뺏기기까지 한다.[31] 이 점은 조로와 상디와의 관계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둘이 평소부터 앙숙이라 티격태격하긴 해도 정말 진지하게 논쟁을 벌인 적은 이 때가 유일하다. 극장판까지 포함해도 오마츠리 남작과 비밀의 섬이 전부. 평소 같이 가벼운 상황이라면 논쟁이 아니라 검과 발부터 날아가는 경우가 태반이다.[32] 정확히는 조로는 처음에만 좀 진정하라고 말하다가 그 뒤로는 조용히 듣기만 했고, 우솝이 대답을 할 때마다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바라봤다. 아오키지와 싸운 뒤부터 우솝에게 주목하고 있던지라, 우솝의 발언이 단순히 잠깐 흥분해가지고 한 발언이 아님을 알고 있기에 무슨 말을 해도 소용 없을 거라 생각한 듯하다.[33] 팀원들 중 자기만 도움이 안된다는 부채감. 루피, 조로, 상디는 최상위 전투원이며 나미나 쵸파는 전투력은 이들에 비해 처지더라도 다른 사람이 대체할 수 없는 전문 분야가 있어 배에 꼭 필요한 인재들이다. 그러나 우솝만은 저격수로써 뭔가를 보여준 적이 없기에 이런 부채감이 드는 것은 당연했다.[34] 그리고 이후 에니에스 로비 전투에서 우솝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2번이나 수행하는데(거인족 포섭, 스팬담 저격), 이를 통해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을 깨닫고 자신감을 얻으며 일당과의 관계도 회복되는 계기가 된다.[35] 이 점은 조로도 명확하게 지적했다. 루피랑 동료들이 돌아오려는 우솝을 맞이하러 가자 막아서며 누가 잘못했든 선장이 중대한 결정을 내렸을 때는 선원은 거기에 따라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36] 사실 이게 결정적 이유다. 당시 저 둘의 나이는 17세로, 현실이었으면 고등학교에나 다닐, 아직 감정 제어가 잘 안 될 청소년이다. 맞는 길이 뭔지 알면서도 감정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사춘기 남자애들다운 모습이다.[37] 아이스버그가 루피를 '선원을 위험에 빠뜨리는 무모한 선장'이라며 질책했듯이 프랑키 입장에선 우솝에게 현실을 일깨워 준 것에 불과하다. 메리 호는 이미 사망 판정을 받은 상태여서 다음 섬까지 간다는 것도 확답 짓지 못할 정도로 가망이 없는데, 그런 배로 머나먼 이스트 블루까지 돌아갈 수 있을지가 만무하다. 그리고 지금까지 지나온 바다는 그 위험한 위대한 항로다. 다시 역주행해서 돌아갈 생각부터가 목숨이 몇 개라도 모자르며, 메리 호가 멀쩡한 상태여도 위대한 항로를 항해사 없이 홀로 주행한다는 것도 역부족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당시의 우솝 상태는 워터 세븐에서 메리 호 수리를 위해 목재를 구매하는데 돈이 부족하자 가진 물건을 물물교환해가면서 수리 품목을 구매할 정도로 메리를 위해서라면 가지고 있는 모든 걸 쏟아부을 정도였으니 바다 한가운데에서 메리가 난파해도 메리 호를 버리고 홀로 피신할 상태가 아니었다. 게다가 정말로 자기 배를 사랑하는 장인인 프랑키의 성격상 이게 메리 호에게 얼마나 잔인한 짓일지 감안했을 수도 있다. 우솝이 메리 호와 함께 죽기로 결심한다면 함께 수장되는 것일 뿐이지만, 우솝이 이스트 블루에 가려다가 도중에 가라앉으면 메리는 바다를 건너고 싶었던 자기 동료를 물에 빠뜨려 죽인 비참한 배가 되기 때문. 아이스버그와 마찬가지로 직업 정신 투철한 조선공인 프랑키는 선원을 빠뜨려 죽이는 배를 용납하지 못했을 것이다.[38] 애니메이션 한정으로는 프랑키 이외에도 클라바우터만에 대해 알고 있는 듯한 인물이 한명 더 등장한다. 애니 오리지널 에피소드인 나바론 요새 편에서 등장한 베테랑 정비병 메카오라는 인물인데, 해군에게 붙잡혀 감옥에 갇힌 우솝이 그에게 자신이 하늘섬에서 겪은 일들 들려주자 "배를 수리해준 자가 나타난 것은 짙은 안개가 낀 밤이 아니었나?"라며 그 날 우솝이 본 것의 정체가 무엇인지 어느 정도 짐작한 듯한 반응을 보였다. 그만큼 우솝이 배를 소중히 여겼을 것이라는 것 역시 눈치 챘는지 그를 기특하게 여기는 듯한 웃음을 짓기도 했다.[39] 워터 세븐에 미련 따위는 남지 않은 듯한 로브 루치와는 달리 카쿠는 '위장이긴 했어도 우린 이 도시의 조선공이었다'라고 말한다거나, 파울리의 전언에 유쾌하게 반응하는 등 약간의 미련이 남았던 것으로 묘사된다. 이런 상황에서 조선공의 말을 듣지 않는 선원에게 별로 좋은 시각을 가지진 않았을 것이다.[40] 여기서 아이스버그가 얼마나 사기적인 조선공인지 알 수 있다. 메리 호의 마지막 항해는 배의 정신(?)이 이끈 것도 있지만, 이미 생명이 다한 배를 단 한 번이라도 그 험난한 바다를 뚫고 항해할 수 있게 한 것만 봐도 그냥 손재주가 좋다는 것으론 설명할 정도가 아니다.[41] 밀짚모자 일당이 아닌 사람들은 듣지 못했는데, 이 부분에선 작중 인물들 뿐 아니라 전지적 관찰자 시점으로 있는 독자에게도 대사가 보이지 않았다. 일당과 메리 호간의 유대를 그런 방식으로 연출한 것이다.[42] 쵸파가 밑을 봤다는 걸로 봐선 몇몇 이들은 직접 바다를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43] 뛰어내리기 전, 상디가 난리통 속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몰래 문 개폐 레버를 조작하고 돌아왔던 것이다. 과연 밀짚모자 일당의 조커라 부를 만하다.[44] 나미의 실력도 실력이지만 해군의 함선이 워낙 컸고 메리 호는 작았기 때문에 그 사이로 요리조리 빠져나갈 수 있었다. 에피소드 오브 메리에서는 이 탈출 과정에서 원피스 1기 오프닝이자 근본 오프닝인 'We are!'이 BGM으로 깔린다.[45] 마지막에 프랑키가 꾸 드 방을 이용해 장거리 공중도약을 시전하는데, 이 때의 반동으로 가해지는 충격마저 견뎌내는 경이로운 모습을 보였다. 그 직전에 초연성을 날리면서 상공 1만 미터를 항해한 메리 호의 경험치를 얕보지 말라고 외치는 우솝은 덤.[46] 딱 부러지다 만 용골 부분이 버티고 있는 형상으로 망가졌다. 이때 메리 호는 아이스버그 일행이 타고 온 배와 마주보는 상태였는데, 그 방향으로 메리 호의 선수가 부서져서 마치 자신을 고쳐서 동료들을 구할 수 있게 해준 아이스버그에게 고개를 숙여 감사하는 것과 같은 모양새다. 그와 동시에 밀짚모자 일당을 육지까지 안전하게 데려다 줄 수 있는 존재들이 나타났고, 자신은 이제 죽음을 맞이할 테니 그들을 부탁한다는 의미도 있을 것이다.[47] 프랑키의 꾸 드 방으로 실행한 공중도약의 반동이 결정적이었을 것이다. 물론 꾸 드 방을 쓰지 않았다면 그 자리에서 침몰했을 것이니 어쩔 수 없었다.[48] 우솝 역시 메리가 더는 항해할 수 없으리란 건 이미 직감으로 느끼고 있었지만, 클라바우터만 같은 현상을 직접 목격했기 때문에 메리를 버리자는 말을 차마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이다. '메리가 달리고 싶어하는데 어떻게 버릴 수가 있냐'라고 생각하는 것에서 우솝의 애착을 알 수 있다. 그런 마음에 대답이라도 하듯 메리는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바다 위를 달려 동료들을 구해냈으며, 덕분에 우솝 역시 복잡한 감정을 정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거기다가 사실 우솝이 메리 호를 버리자는 말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건 여러 이유 외에도 루피의 말을 '더 이상 필요 없는 동료는 버리고 간다'라는 발언으로 받아들이면서 메리 호에 본인을 투영시켰기 때문이다. 언급했듯이 루피, 조로, 상디만큼 강하거나, 로빈처럼 자기 몫을 챙길 수 있다거나, 나미, 쵸파만큼 배에 없어설 안 될 존재가 아니었던 우솝의 콤플렉스가 폭발해 메리에 대한 미련과 집착으로 바뀐 것이다. 하지만 에니에스 로비에서 저격왕으로서의 활약 후, 특히 상디의 말처럼 누군가 할 수 없는,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해내며 로빈의 구출에 큰 힘을 준 후(콤플렉스 극복), 그리고 '민폐를 끼치기 싫어서' 팀을 나간 로빈을 끝까지 구하러 가는 밀짚모자 일당의 동료애를 직접 느낀 후 메리 호를 남겨두고 가는 것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 있었던 것이다.[49] 처음에는 우솝이 다시 합류하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루피는 들떠서 바로 합류 시키려고 했을 때 조로가 즉각 저지하면서 중요한 순간에 '선장'의 지시를 무시하고 멋대로 행동하는 녀석은 차라리 없는 편이 좋다며 우솝이 돌아오기 위해서는 진정한 사과가 필요하다고 못을 박고, 우솝이 진정한 사과를 하지 않으면 우솝을 두고 떠난다고 말하자 루피도 이를 받아들인다. 우솝이 처음에 허풍을 떨자 쵸파를 제외한 일행들은 모른 척 했지만, 우솝이 눈물 콧물 흘리며 진심으로 사과하자 일행들은 환호하고, 루피는 아예 울면서 우솝을 환영한다.[50] 녹 업 스트림을 탈 때 굳이 디자인을 변경한 것도 이 복선을 위함일 가능성이 크다.[51] 실제로 발트해 쪽에서 구전되고 있는 배의 정령이다.[52] 이는 서양도 마찬가지라 항해시대 시절의 뱃사람들은 자신들의 배를 애정과 관심을 담아 종종 '그녀(her)'라고 부르기도 했고(이 애칭을 항공기에게도 부른다.), 그걸 떠나서 항해를 한 번 떠나면 몇 달은 걸리거니와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지 걱정하던 사람들에게 배는 곧 집이자 가족이었다. 때문에 배가 건조되거나 첫 출항 때 무사한 항해를 기원하며 샴페인을 터트리거나 종교적 의식을 하는 것은 꽤 오래 전부터 해온 일임을 감안하면 단순히 오컬트로 치부하기엔 꽤 역사가 깊다.[53] 물론 굳이 따지자면 양머리 선수상을 빼곤 메리 호에게서 물려받은 부분이 없긴 하지만, 현실의 미군 최강의 항공모함 엔터프라이즈선대 엔터프라이즈의 선체를 녹여 만든 용골이 들어있음을 생각하면 마냥 무의미하다고 할 수는 없다.[54] 사실 브룩은 배를 동물 이름으로 부르는 버릇이 있어서 써니 호도 처음에는 '라이언'이라고 불렀고 샤크 서브마지 3호는 지금까지 '상어'라고 부른다.[55] 그리고 1부 대부분의 시간동안 밀짚모자 일당은 고잉 메리 호를 탔다. 당장에 고잉 메리 호의 여정은 이스트 블루에서부터 위대한 항로에서 에니에스 로비까지로, 정확히 말하면 에니에스 로비가 버스터 콜로 잿더미가 된 시점까지는 살아있었다. 결국 밀짚모자 일당의 3대 정부기관 레이드(?) 중 첫 번째라 할 수 있는 에니에스 로비 사건에 고잉 메리 호가 함께한 셈이며 그 이전에도 클리크, 아론, 스모커, 와포루, 크로커다일, 에넬 등을 박살내던 순간마다 함께 했고 이 중 아론 파크, 알라바스타, 에니에스 로비에서 있었던 일은 밀짚모자 일당에게 현상금을 붙여주거나 더 올라가게 할 정도의 대형 사건이었다. 에니에스 로비 이후로는 스릴러 바크와 샤본디 제도와 임펠 다운과 정상전쟁밖에 없는데, 스릴러 바크는 마의 삼각지대에 있어 외부와 단절되어 있던 데다가 정부가 모리아의 패배를 작정하고 은폐했기 때문에 세간에 알려지지 않았고, 샤본디 제도에서는 밀짚모자 일당이 상륙하고 몇 시간 만에 공중분해 당하는 바람에 써니 호가 주목 받을 일이 없었고, 임펠 다운과 정상전쟁은 루피만 참가했으며 애초에 써니 호는 샤본디에 두고 온 상태였다. 따라서 세간에 밀짚모자 일당의 배라고 하면 고잉 메리 호로 알려질 수밖에 없으며 써니 호는 아예 언론에 뜬 적이 없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써니 호 입수 직후에 영입된 브룩도 2년 동안 밀짚모자 일당이란 사실이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56] 전문가인 이들에게 수리를 받은 덕에게 베라미에게 용골이 꺾였음에도 녹 업 스트림을 버틸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르게 말하자면 사루야마 연합이 정비해준 덕분에 워터 세븐까지 갈 수 있었지, 이마저도 없었다면 하늘섬에 도착하자마자 그대로 박살났을 것이다.[57] 그런데 그러면서 떠나려는 순간 고맙다는 목소리가 들려왔고, 마치 누군가가 모는 것처럼 고잉 메리 호가 떠내려가자 놀라워했다. 그리고 결국 고잉 메리 호의 뒤를 쫓아 에니에스 로비로 가기로 했다.[58] 우솝이 기억하는 하늘섬 어퍼 야드에서 등장해서 배를 고치던 메리 호의 화신이 우솝에게 했던 말. 메리 호가 이미 한계까지 도달했음을 처음 시사하는 대사이다.[59] 배를 고쳐준 아이스버그에게 하는 말.[60] 실제로 고잉 메리 호가 퇴장한 이유가 작가인 오다가 말하길 원래 초기에는 원피스를 찾는 끝까지 계속 고잉 메리 호로 항해하는 것으로 생각했으나 생각해 보니 신세계에서는 고잉 메리 호로는 한계가 너무 명확할 것이라고 생각이 들어 다른 배로 교체하는 것으로 바꿨다고. 그 결과로 나온 배가 써니 호이다.[61] 당장 메리보다 작은 해적선은 나온 적도 없으며, 이후로도 메리 호보다 거대한 써니 호보다 크면 크지 작은 배는 없다.[62] 그런 관계로 사황 샹크스와 맞먹는 쥬라큘 미호크는 쪽배 하나로 신세계 외 이스트 블루를 왔다갔다 하는 위엄을 선보인다. 말이 좋아 쪽배지 내부 공간은커녕 앉는 공간만 있는 배라서 이걸 해적선으로 쳐주면 미호크의 배가 더 작다.[63] 하지만 카야에게 되돌려 주려면 아예 사우전드 써니 호 뒤에 묶어서 끌고 가거나 다른 누군가에게 부탁해 이스트 블루까지 데려가든가 하는 것인데, 우선 고잉 메리 호는 더 이상 항해할 수 없다는 판정을 받은 몸이라 이렇게 끌고 다니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설령 예항할 방법이 있다 하더라도 침몰 직전인 고잉 메리 호를 굳이 어거지로 끌고 시롭마을로 메리 호를 돌려보내러 가는 것은 별로 좋은 생각도 아니며, 시롭마을까지 이런 배를 가라앉지 않게 바래다 달라고 부탁할 만한 사람도 없다. 차라리 배의 수명이 끝난 이상 그곳에서 생을 마감하게 하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다.[64] 출처: GREEN p344.[65] 8기는 원작의 알라바스타 편 리메이크 극장판이라 제외.[66] 9기는 원작의 드럼왕국 편 리메이크 극장판이라 제외.[67] 당장 주방 겸 식당에 있던 틸러가 배 밖으로 옮겨져있고 수평으로 보조대가 붙어있어 조타가 수월해졌다. 이렇게 바뀐 덕에 남자들이 대신 조타하던 원작과 달리 드라마에선 나미가 직접 조타를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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