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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0-08 23:18:28

번역 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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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번역 차용(飜譯借用)
영어 Calque
중국어 [ruby(借譯, ruby=jièyì)]
1. 개요2. 상세3. 종류4. 영향을 주는 요소
4.1. 의미론적 투명성4.2. 형태론적 투명성4.3. 직역의역4.4. 의미 변별의 필요성
5. 양상
5.1. 기존 단어 / 새 단어5.2. 한자어 번역의 경우
6. 언어별 경향성7. 관련 개념과의 비교
7.1. 번역과 번역 차용7.2. 의역7.3. 의차7.4. 같은 조어법의 단어7.5. 자국어화
8. 목록
8.1. 한자어8.2. 일반8.3. 불교 용어8.4. 원소명
9. 외부 링크

1. 개요

외국어 단어문구를 그 의미에 대응되는 자국어로 번역하는 것. 어의 차용(語義借用)이라고도 한다. 번역 차용을 통해 만들어진 단어나 문구를 번역어라고 한다. 반대로 외국어 단어나 문구를 자국 문자로 그대로 옮기는 것은 음차(音借)라고 하며, 음차를 통해 받아들인 단어나 문구를 외래어라고 한다.

2. 상세

번역 차용(번역어)이나 외국어 음차(외래어)는 그 나라에는 원래 없었다가, 외국에서 새로 들어온 개념이나 문물 따위에 적용되는 것으로서, 특히 외국어를 그대로 받아들여 사용하지 않고 자국어로 번역하는 번역어의 경우는 그 나라의 국민들이 듣고 쉽게 이해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전근대에는 주로 종교의 확산 과정에서 경전의 내용을 그 나라의 민중들이 더 쉽게 받아들이고 믿게 하기 위하여 번역어를 많이 사용하였다.

표의 문자한자를 사용하는 한자문화권 국가들은 예로부터 외국어를 번역할 때, 뜻과 상관없이 비슷한 발음을 가진 한자를 차용하는 음차(音借)와, 본래의 뜻에 대응하는 한자를 차용하는 훈차(訓借)의 두 가지 방식이 있었는데, 특히 인도에서 동아시아불교가 전래되면서 산스크리트어로 되어 있던 불교 용어를 한자어로 훈차한 번역어가 많이 생겨났으며, 이후에는 기독교 종파의 일종인 네스토리우스파(일명 경교)나 조로아스터교 등이 유입되면서 번역어가 요긴하게 사용되었다. 이 시기에는 주로 중국에서 한역어가 먼저 만들어지고, 한국일본에서 받아들이는 식이 많았다.

19세기 이후에는 서구 문명과 교류하면서 기존 동양에는 없던 문물이 많이 전래되었다. 이에 따라 번역어 단어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되었는데, 이 시기에는 일본이 먼저 서구 열강들과 교류하여 근대화를 시작함에 따라 일본식 번역어가 한국과 중국으로 퍼지곤 했다. 따라서 근대에 사용하는 번역어 중에서는 특히 일본에서 만들어진 것이 많다.

한국에서는 한자어순우리말로 고치는 방식으로 번역어가 많이 만들어졌고, 해방 이후에는 한자어 외에도 많은 외래어가 들어와서 순우리말로 변환되곤 하였다. 이를 언어 순화 운동이라고 하는데, 일부 성공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외래어를 그대로 사용하며, 특히 한자어의 압도적인 압축력 때문에 한자어들은 순우리말로 번역한 단어들이 정착되지 못 하고 한자어 그대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역으로 순우리말을 한자어로 변환하는 한국식 한자어가 생겨나기도 한다.

3. 종류

차용의 층위에 따라서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다.

4. 영향을 주는 요소

4.1. 의미론적 투명성

원어에서도 단순한 계기를 통해서 만들어진 단어들은 번역 차용이 쉽다. 앞서 마우스(입력장치)의 경우 한국어의 '다람쥐'는 결국 확산되지 못했지만, '쥐를 닮아서 영어로 mouse라고 부른다'라는 계기가 매우 직관적이기 때문에 상당히 많은 언어에서 ''를 뜻하는 단어로 번역 차용 하였다. 영어 위키백과 번역 차용 문서에서도 마우스를 예로 들었을 정도다.

한편 원어에서 단어가 만들어진 이후 단어의 용법이 많이 변해서 어원과 용법이 많이 달라진, '불투명한' 단어의 경우 번역 차용 하기 어렵다. 예컨대 '컴퓨터'는 'compute'(계산하다)에서 온 말이지만 오늘날의 컴퓨터는 계산 이외의 기능이 많아졌기 때문에[2] 이제 와서 '계산' 관련 단어로 번역 차용 해봤자 컴퓨터 발명 직후의 '계산기'로서의 컴퓨터를 떠올릴 수 있을 뿐 오늘날의 컴퓨터를 떠올리기는 어렵다.[3] 그러나 이 역시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서 '벼룩시장'[4]처럼 대다수 사람들이 이제는 그것이 왜 '벼룩'과 관련되는지 알지 못하지만 널리 쓰이는 예가 있다.

가장 기초적인 의미 개념인(=의미론적으로 매우 투명한) 숫자는 어지간해서 음차되지 않고 거의 늘 번역된다. 음차를 지향하는 사람들조차도 루이 14세를 '루이 카토즈'라고 적지는 않을 것이다. '루이 카토즈'에서 '루이'는 사람의 이름이지만 '카토즈'는 '루이'라는 이름이 14번째로 쓰였다는 의미를 전달하려는 목적에서 쓰인 것이기 때문이다.

고유명사가 주로 번역(혹은 번역 차용)되지 않고 음차가 되는 것도 불투명성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예컨대 앞서 언급한 루이 14세에서 모티프를 딴 브랜드 '루이까또즈'는 이 브랜드 내에서 14가 어떤 의미를 가리키지 않기 때문에 불투명하고, 이 때문에 루이 14세와는 달리 뒷부분도 음차되었다.

이와 같은 개념을 의미론적 투명성(semantic transparency)[5]이라고 한다.

4.2. 형태론적 투명성

번역 차용어에서는 복합어의 형태소 분석이 일어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복합어의 형식을 보고 형태소를 분석하는 것이 쉬워야 한다. 특히나 번역 차용을 하는 사람들은 출발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고 보장할 수는 없는 외국인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어떠한 것들은 합성/파생을 거쳐도 그 이전의 음운을 간직하고 있어 외국인으로서도 잘 쪼갤 수 있는 반면, 어떠한 것은 음운이 너무 변화해 어원을 파고들지 않으면 분석하기 어려운 것도 있다. 이러한 것은 의미론적 투명성과는 별개로 형태론적 투명성(morphological transparency)라고 한다.

아예 출발 언어 사용자가 이미 해당 단어를 형태소별로 분석한 결과로 어근-접사, 어근-어근 사이에 띄어쓰기하이픈 등의 표기를 해놓은 경우 도착 언어 사용자로서는 더더욱 분석하기 쉬워진다.

출발 언어가 포합어적 성격을 지니고 있어서 의미 요소를 분석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단어의 일부만이 번역 차용 되기도 한다. '타탕카 이요탕카'는 [휴식을 취하고 있는 고집스러운 황소]에 가까운 의미라고 하는데, 영어로는 너무 문장이 길어져 짧게 나타내기 어렵기 때문에 'Sitting Bull(앉아있는 황소)'로 주로 번역한다.

문자 자체가 형태소 단위로 나누어지는 한자의 경우 형태소 분석 자체는 이미 완료되어 있으므로 번역 차용의 가능성이 높다.

4.3. 직역의역

문장번역하는 때에 직역의역이 있는 것처럼 번역 차용 역시 두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다. 한 가지는 어원을 좇아 축자적으로 번역하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어원과는 다소 멀어지더라도 오늘날 쓰이는 의미를 토대로 번역하는 것이다. 그러나 번역하는 과정에서 의미를 가져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기 때문에, '의미를 빌린다'라는 것을 너무 넓게 해석하면 번역 과정에서 생긴 음차가 아닌 모든 조어들을 번역 차용이라고 보게 되어 범위가 너무 넓어진다. 대개는 '형태소'~'단어'를 기준으로 형태소의 기본 의미가 서로 맞대응되는지, 형태소의 결합 방식이 비슷한지를 기준으로 범위를 좁힌다.

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축자적인 것만 지칭하기도 어렵다. 문장에서라면 비교적 직역을 실천할 수 있겠지만 어휘의 영역에서는 언어마다 어휘나 접사의 폭이 다르기에 어느 정도는 벗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computer'를 축자적으로 번역하자면 '-er'는 [사람]이면서 [도구]도 되는 접미사여야 하는데 한국에 그런 한자 접미사는 없으므로 축자적으로도 '계산기(機)', '계산자(者)'로 번역하는 것이 최선이다.[6] 한편 아예 '셈틀'과 같이 합성어로 번역 차용 한 것은 파생어가 아닌 합성어라는 면에서 원어에서는 약간 더 멀어진 번역 차용이라고 할 수 있다.

위의 '셈틀'의 경우처럼, 원어에 비해 번역어에서는 좀 더 의미를 구체화시키기 위해 형태소/단어가 추가되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원어에서는 (주로) 자연 발생 했지만, 번역어에서는 인위적으로 단어를 만드는 입장이기에 구체적이지 않으면 언중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예컨대 'bridgehead'는 바로 번역하자면 '橋頭(교두, 다리 앞)'겠지만, 다리 앞에 뭘 설치하는 문화권이 아니고서는 '다리 앞'이라는 말만 가지고는 무슨 뜻인지 알기 어렵기에 '橋頭堡'(교두보, 다리 앞 보루)로 '堡'를 더 추가했다. 특히 한자어로 번역 차용 하는 경우 대체로 음절이 짧아지기 때문에 말도 짧아졌겠다 한두 글자 정도 더 넣는 것은 음성적 부담이 덜하다.

4.4. 의미 변별의 필요성

간혹 2개 이상의 외래어를 번역 차용 하는 경우 번역 차용어가 동일해질 수 있다. 예컨대 앞서 'computer'를 '계산기'로 번역 차용 할 수 있다고 했는데, 동시에 'calculator' 역시 '계산기'로 번역 차용 할 수 있다.[7] 이러한 경우 원어에서도 기초적인 의미는 유사하나 어원/용례 등 미묘한 부분에서 차이를 보이는 것인데 이를 도착 언어에서 세세하게 반영하기가 어렵다.[8] 중의성의 회피는 언중들의 자연스러운 반응이므로[9], 이런 경우에는 한 단어는 번역 차용 하되 다른 단어는 음차하기도 한다. 'calculator'와 'computer'가 그런 예로, 'calculator'는 '캘큘레이터'라고 적는 일이 거의 없으나 'computer'는 '컴퓨터'로 음차한다. 아마 'calculator'가 '계산'의 의미에서 덜 멀어졌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일 수 있다.

5. 양상

대개 고유어가 도착 언어에서 직관적인 의미를 구성하고 있기에 고유어가 자주 쓰이지만 각 언어 사정에 따라 외래 계열의 언어가 더 풍부한 어휘를 갖고 있기에 그쪽으로 번역하는 경우도 있다. 동아시아에서는 한자표의문자라는 특성상 조어력이 뛰어나 특히 근대에 서구 단어들이 한자어로 번역 차용 되었다.

소리 나는 대로 읽는 음차에 비해서 번역하는 과정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며, 음소 배열적 측면에서 외래적 요소가 줄어들기 때문에 언어 순화 운동과도 결부되곤 한다.

5.1. 기존 단어 / 새 단어

도착 언어의 단어는 기존에 있는 단어일 수도 있고 새로 만들어진 단어일 수도 있으나, 대개 외래어라는 것이 도착 언어에 아직 없기 때문에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아서 새로 단어를 만드는 때가 많다. 예를 들어 마우스를 '다람쥐'로 번역 차용 하는 것은 기존 단어를 쓰는 예이지만, '컴퓨터'를 '셈틀'로 번역 차용 하는 것은 새로 단어를 만드는 것이다.

기존 단어를 사용하는 경우 기존의 의미와 새로 추가된 의미가 충돌을 빚기도 한다. '宗敎'(종교)의 경우가 그러한데, 본래 불교유교 등을 가리키던 단어였으나 서구의 'religion'의 번역어로 쓰이면서 서구의 'religion'으로서 '宗敎'의 용례가 더 많아졌다.[10] 그래서 "유교는 종교가 아니다"라는, 어원상으로는 기묘한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생겼다. 이는 "유교는 religion이 아니다"라는 의미로 말한 것이다. '自然' 역시 [자연스럽게 그렇게 됨]이라는 부사적 속성의 한자어였으나 서구 'nature'의 번역어로 선택된 이후 명사적 용법이 늘어났다. 이러한 의미 혼용이 생긴 단어의 경우 단어가 쓰인 시기를 잘 감안해서 이해해야 한다.

5.2. 한자어 번역의 경우

동아시아에서는 서구 어휘들이 한자어화된 예가 많다. 이것들은 '한자라는 틀로 번역되었다'라는 면에서 보면 모두 번역 차용이지만, '형태소 번역 차용어'의 조건에 따라서 조어법까지 같은 예를 추리자면 그렇게까지 많지는 않다. 예를 들어 한자어 '社會'(사회)는 영어 'society'에 해당하는 번역어로 유명하지만 조어법은 다르다. '社會'는 당시 일본에 있던 모임들인 '社'와 '會'가 합쳐진 단어인 반면 'society'는 단일어이기 때문이다. 한편 비슷한 시기의 한자어 '哲學'(철학)은 본래 '希哲學'[11]으로, '학문을 깨우치기를 희망함'이라는 구조가 'philosophy'('지혜를 사랑함')과 유사하여 조금 더 전형적인 번역 차용어라고 볼 수 있다.

'nature'에 대응되는 '自然' 역시 조어법상으로는 아무 상관도 없다는 면에서 형태론적인 번역 차용어는 아니다. 하지만 '自然'와 'nature'이 [저절로]라는 기본 의미를 공유하고, '自然'에 'nature'의 다른 의미를 추가했다면 의미론적 번역 차용어라고는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근대 한자어 중에서는 오로지 해당 서구어만을 위해 창조된 것들, 그리고 조어법상으로는 큰 연관이 없는 것들이 상당히 있다. 그러한 경우에는 비록 그 개념이 서구에서 발상하기는 했으나, 조어 과정에서는 서구어가 개입하지 않았으므로 조어법상으로는 한자어 세계에서 자생적으로 생겨났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듯하다.

6. 언어별 경향성

하나의 외래어를 음차 / 번역 차용 두 가지로 받아들이는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으므로[12] 대개 음차 비율과 반비례한다. 음차를 많이 하는 곳에서는 번역 차용이 적고, 번역 차용이 많은 곳에서는 음차가 적다.

중국어한자표의문자라는 특성상 번역 차용이 잦다. 어떤 경우 특정 의미를 위한 글자를 아예 새로 만들기도 한다. '钠'(나트륨) 등. 그런 경우는 중국어에서 '차형(借形)'이라고 따로 분류한다. 음과 뜻이 함께 있는 한자답게 음차/번역 차용이 딱 나눠지는 것은 아니어서 번역 차용을 하면서도 원어의 음을 약간 반영한다거나, 음차를 하면서도 한자의 의미를 좋게 구성한다든가 하는 경향성이 있다(중국어 문서 참조).

앞서 언급했듯이 근대 일본에서는 서구어에 대응하는 일본식 한자어를 많이 만들어냈다. 이들은 넓은 의미의 번역 차용이다. 그러나 2차 대전을 기점으로 오늘날 일본어에서는 음차가 주로 이루어지는 편이다.

대한민국에서는 해방 직후에 언어 순화 운동의 영향으로 순우리말로 된 번역 차용어가 많이 생겨났다. '나자식물'(裸子食物)→'겉씨식물', '심상성 좌창'(尋常性挫創)→'보통 여드름'은 비교적 잘 정착된 예들이다. 그런 것들이 일괄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어서 어렸을 때에는 '으뜸꼴'로 배우다가 커서는 '기본형'으로 용어가 바뀌는 경우도 있다. 또한 순우리말이 아니더라도 일본 고유어의 한자 표기를 그대로 한자어로 받아들인 경우도 한자 형태소도 엄연히 한국어 어휘의 일부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일종의 번역 차용이라고 할 수도 있다.

러시아어의 경우 동사의 활용이 꽤 특징적이어서 형태소별로 번역해서 번역 차용하는 경우가 더 많다.

아이슬란드어는 번역 차용의 최고봉으로 'electricity(전기)' 같은 근대 어휘조차도 'Rafmagn'으로 번역하고 음차를 거의 하지 않는다.

7. 관련 개념과의 비교

7.1. 번역과 번역 차용

번역 차용어는 도착 언어에 원래 있는 단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도착 언어에 원래 있는 단어를 쓰더라도 의미가 새로 추가되어야지만 번역 차용으로 볼 수 있겠다. 'apple'을 '사과'로 옮긴다면 '사과'라는 단어에 이미 'apple'의 의미가 들어있기에 번역 '차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republic'을 '共和(공화)'로 옮긴 경우, '共和'라는 단어는 있었으되 서구의 'republic'으로서의 의미는 근대에 추가된 것이므로 번역 차용으로 볼 수 있다.

비슷한 식으로 문장 역시 번역과 번역 차용을 구별할 수 있다. 'good bread'와 같은 것을 '좋은 빵'이라고 하는 것은 그냥 번역이지만, 'good morning'을 '좋은 아침'으로 번역해서 인삿말로 활용하는 것은 [인사]라는 새로운 용법이 추가된 것이기에 번역 차용으로 볼 수 있다.

7.2. 의역

'음차'를 '음역'(音譯)이라고도 하기 때문에[13] 혼동할 수 있지만 '의역(意譯)'은 문장을 (축자적이 아닌) 의미에 따라 번역한다는 뜻으로 번역의 층위가 다르다. 의역직역과 맞서는 개념이다. 상술했듯이 번역 차용이라는 개념 안에서도 의역/직역이 있을 수 있다.

번역 차용은 해당 단어를 '곧이곧대로(형태소대로)' 번역한다는 면에서 '직역'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의미를 번역한다는 점에서 (소리만 적는 음차와 맞대응해) '의역'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문장 차원에서는 대립하는 '직역/의역'이 어휘 차원에서는 동일한 개념을 지칭하는 표현으로도 쓰이는 것이다.

7.3. 의차

번역 차용은 (주로 중국어에서) 간혹 '의차(義借)'라고도 불리는데, 이 단어는 국어사전에서는 "훈차(訓借)의 다른 말"이라고 전혀 다른 의미로 실려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훈차'는 한자에 기본적으로 달려있는 '음으로서의 뜻'을 빌렸다는 것이지, 진짜로 '단어의 의미'를 빌려 온 것은 아닌 경우도 있다.[14]

7.4. 같은 조어법의 단어

서로 다른 언어에서 같은 방식으로 합성/파생된 단어가 존재할 경우 번역 차용의 예로 보이기 쉽지만 우연의 일치로 같아진 것일 수도 있다. 특히나 조어 방식이 간단한 경우 더더욱 그렇다. 예컨대 '시곗바늘'과 일본어의 '時計の針'는 조어 방식이 비슷하지만 시곗바늘이라는 물건은 본래 길고 뾰쪽한 형태를 하고 있기 때문에 '바늘'로 표현되는 것은 꽤 직관적인 단어 사용이라 할 수 있으므로 '시곗바늘'이 '時計の針'의 번역 차용이라고 확신하기는 어렵다. 만약 이를 번역 차용이라고 주장하려면 문헌적 증거가 필수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

반면 번역 차용 사실을 쉽게 확신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물망초는 영어로 'forget-me-not'(나를 잊지 마세요), 불어로 'ne m'oubliez pas(나를 잊지 마세요)', 독일어로 'Vergissmeinnicht(나를 잊지 마세요)', 러시아어로 'Незабудка(나를 잊지 마세요)'인데, 애초에 문장 단위로 꽃을 지칭할 가능성이 낮은 데다 똑같은 의미의 동사가 우연히 쓰일 가능성 또한 아주 낮으므로, 어느 쪽이 어느 쪽을 번역 차용 했는지 알기가 어려울 뿐 번역 차용이 일어난 경우라는 건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같은 계통의 언어에서의 동계어(cognate) 역시 같은 방식으로 합성/파생될 가능성이 높다.[15]

7.5. 자국어화

대개 같은 문자 체계를 공유하는 언어 사이에서, 그대로 음차하지는 않되 해당 언어의 방식대로 발음법을 바꾸거나 철자를 변형하는 경우가 있다. 한자의 경우 자국식으로 한자를 읽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런 경우 음을 그대로 읽은 것은 아니어서 완전한 음차라고 하기에는 어렵지만 번역 차용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하다.

8. 목록

아래 목록에는 다음과 같은 것만을 싣는다.
기존 단어: 외래어와 기존 단어의 기본 의미는 동일하며, 외래어가 추가적으로 갖고 있는 의미가 추가된 것
복합어: 조어 방식상 동일한 것

8.1. 한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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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일반

8.3. 불교 용어

8.4. 원소명

원소명 중에서 19세기 일본에서 번역 차용 된 단어가 꽤 있다. 단, 요오드 → 沃素/沃度(옥소/옥도), 플루오린 → 弗素(불소)는 번역 차용이 아니라 한자를 이용한 음차(음역)이다.

9. 외부 링크


[1] 여기서의 복합어(complex word)는 단일어(simple word)와 맞서는 개념으로, 합성어(compound)와 파생어(derivative)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문헌에 따라 '합성어'와 '복합어'라는 번역어를 반대로 쓰기도 하므로 주의해야 한다.[2] 물론 이런 기능들도 다 계산을 바탕으로 처리되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의 컴퓨터도 열심히 계산을 하고 있다. 다만 그것이 직접적으로 인간에게 관찰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의미상 불투명해졌다는 것이다.[3] 후술하겠지만 우리말의 '계산'이라는 단어는 'calculate'과 'compute'를 동시에 뜻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기도 하다. 계산의 의미를 영어와 동일하게 나누어 쓰는 다른 인구어족 언어의 경우는 각각 일대일 대응 하여 번역 차용 한다. 가령 프랑스어는 calculateur(계산기)와 ordinateur(컴퓨터)를 구분하고, 스페인어는 calculadora(계산기)와 ordenador(컴퓨터)로 나누어 쓴다.[4] 영어 'flea market'은 프랑스어 'marché aux puces(마르셰 오 퓌스)'에서 번역 차용 해온 것이다.[5] 의미론적 불투명성(sematic opacity)이라고도 한다. 아래 형태론적 투명성도 동일.[6] 우리말 접미사 '-이'는 사람과 도구를 모두 칭할 수 있으므로 '셈이'라는 형태를 취할 경우 원어의 파생 구조에 가깝게 번역할 수 있다.[7] 실제로 중국어에서는 전자를 电子计算机, 후자를 计算器로 거의 비슷하게 번역한다.[8] 'calculate'는 비교적 단순한 계산, 'compute'는 보다 복잡한 계산을 나타내는 차이가 있다고 한다.# 이러한 차이를 구분할 수 있는 다른 인구어족 언어의 경우 각각의 단어를 달리 번역해 사용한다. 'calculator'와 'computer'에 대해 각각 프랑스어는 'calculateur'와 'ordinateur'로 구분하고, 스페인어는 'calculadora'와 'ordenador'로 나누어 쓴다.[9] 의사소통을 할 때 단어의 의미를 혼동하면 곤란하므로 당연한 현상이다.[10] 서구 'religion'의 용법으로 전근대 시기에 자주 쓰이던 말은 '()'이다.[11] 니시 아마네(西周)가 이렇게 번역했다고 한다.[12] 라틴어 'res publica'은 영어에서 'republic'으로 음차되었으나, 'commonwealth'로 번역 차용 되기도 했다.[13]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한자로 음차하는 경우만을 음역으로 정의하며 나무위키에서도 해당 정의를 따른다.[14] 정말로 그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경우 '훈독자'(訓讀字), 그냥 음으로서의 뜻을 읽는 데에만 쓰는 경우 '훈가자'(訓假字)라고 한다. 두 경우 모두 읽기는 '음으로서의 뜻'(=훈)으로 읽는다는 점은 동일하다.[15] 이 때문에 비교 언어학에서 동계어를 통한 계통 분석을 할 때에도 복합어가 동계어인지 번역 차용인지 판단이 필요하며, 이 문제를 피하기 위해 단일어인 동계어를 대상으로 분석하는 경우가 많다.[16] 종달도요(←ヒバリシギ: ヒバリ-종다리), 메추라기도요(←ウズラシギ: ウズラ-메추라기), 큰유리새(←オオルリ; オオ-큰, ルリ-유리(瑠璃)) 등[17] 일본은 태평양 전쟁 패전 후 1947년에 명칭을 바꾸었다.[18] 아비규환의 '아비'가 이 '아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