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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3-12-21 10:58:56

소피아 로젠베르크

파일:소피아로젠베르크 원작.jpg 파일:소피아로젠베르크-코믹스.jpg
원작 코믹스

1. 개요2. 특징3. 성격4. 작중 행적
4.1. 빛과 어둠의 에스프레시보4.2. 악역 영애의 집사님
4.2.1. 1장4.2.2. 2장4.2.3. 3장
5. 대인 관계
5.1. 시릴5.2. 아리시아 린드벨5.3. 포르시니아 에페니아5.4. 그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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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ソフィア・ローゼンベルク

소설 악역 영애의 집사님타이틀 히로인이자 메인 히로인이며, 진 히로인.

로젠베르크 후작가의 딸, 플라티나 금발에 자수정빛 눈을 가진 미소녀. 왕립 론드벨 학원 학생회의 일원이면서 시릴의 약혼자이기도 하다.[1]

2. 특징

본래 여성향 게임 <빛과 어둠의 에스프레시보>의 악역 영애로서 여주인공과 대립하다 자신이 사랑하는 왕자에 의해 처형당하는 비운의 소녀였다. 하지만 작중에서는 게임의 기억을 가지고 환생한 시릴이 그녀를 구하기로 결심하고 예정보다 훨씬 이른 나이에 그녀의 집사가 되면서, 불행한 미래에서 벗어나 행복한 삶을 살게 된다.

외로웠던 자신의 곁에 있으면서 언제나 자신을 믿어 주는 시릴을 좋아하게 되었고, 그의 밑에서 자기 관리에 힘쓰고 다양한 것을 배우면서 미모와 지식, 상냥한 마음까지 갖춘 완벽한 아가씨가 되었다.

외모는 세계관 최고 수준. 작가 공인 경국지색의 미소녀다. 매일 빠지지 않고 빗은 머리는 은빛 광택이 나고, 피부미용도 거르지 않아서 얼굴에 윤기가 난다고 한다. 본래부터 빼어난 외모였지만 지속적인 관리가 더해져 보기만 해도 사람들을 사로잡을 정도의 미모를 갖추게 되었다.[2] 자국의 왕자와 타국의 황자를 단숨에 사로잡고, 작중에서 손꼽히는 미소녀인 아리시아가 소피아를 보고 믿지 못할만큼 예쁘다고 생각할 정도.[3] 그나마 포르가 소피아와 비슷한데 소피아는 귀여운 느낌, 포르는 아름다운 느낌이라고 한다.

상대방에 대한 예의범절이나 귀족으로서의 몸가짐은 동 나이대에 따라올 사람이 없고, 압도적인 천재 수준까진 아니지만 머리도 굉장히 좋다. 타고났던 미모와 다르게, 이쪽은 선천적으로 뛰어났던 것이 아니라 수많은 노력 끝에 쌓아올린 것이다. 소피아를 가르친 시릴이 생각하기에 그녀의 학습능력 자체는 평균보다 조금 위일 뿐이지만, 소피아가 무엇을 하든 한결같이 성실하게 임하고 끊임없이 노력한 덕분에 높은 경지에 오를 수 있었다. 능력 면에선 포르와 시릴 두 사람 정도만이 소피아 이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포르는 미모에 이어 능력도 소피아와 비슷한 수준이고 시릴은 소피아가 따라잡고 싶어 하는 스승인 만큼 더 뛰어나다.[4]

예술적 재능은 자타가 공인하는 천재다. 자신은 모든 면에서 시릴에게 뒤떨어진다고 생각하는 소피아가 바이올린만큼은 그를 이길 수 있다고 자신할 정도고[5], 연기력도 상상 이상이라 모르는 사람이 보면 본심이라고 생각할 수준인데 스스로 애드리브를 만들어내거나 상대의 애드리브에 대응하는 것도 막힘이 없다.[6] 춤 실력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라, 소피아가 춤추는 모습을 지켜보는 사람도, 직접 그녀와 춤추는 사람도 그 아름다움과 압도적인 실력에 감탄한다.

그 밖에도 매력적인 목소리나 뛰어난 운동 신경 등 뭐 하나 뒤떨어지는 것이 없는 팔방미인.[7][8] 그럼에도 소피아는 스스로가 대단하다고 생각하거나 뭔가 굉장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어릴 적부터 소피아의 바람은 자신이 사랑하는 시릴과 맺어지는 것이었고, 그럴 수만 있다면 본인이 여왕이 되든 영주가 되든 평범한 여자아이가 되든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10살 때부터 시릴을 귀족으로 만들 계획을 짜고, 3장에선 등장인물 전체가 소피아의 의도와 예상 내에서 움직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소피아가 특별한 야망을 가지지 않고 오직 시릴과의 사랑만을 바란다는 것은 일종의 밸런스 조절이라고 볼 수 있을지도.[9]

소피아가 주로 입고 다니는 붉은색의 드레스에는 가슴 쪽에 붉은 장미가 달려있고, 교복을 입을 때는 머리에 장미 장식을 단다. 로젠베르크 후작가의 상징이 진홍색의 장미이기도 하지만 소피아 본인도 장미를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알포스의 초대를 받고 왕실의 장미원에 갔을 때 형형색색의 장미들을 보고 감탄하기도 했다. 왕자를 사랑하던 게임의 소피아는 왕가의 상징인 푸른 장미를 받는 것에 동경을 품고 있었지만, 왕자 따위엔 일말의 관심도 없는 작중의 소피아는 시릴이 개인적으로 길러서 준 장미 한 송이에 더 기뻐했다.

기본적인 성격이 선하고 시릴에게서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을 배웠기 때문에 평소에는 화내는 법이 거의 없지만 한번 분노하면 어마어마하게 무섭다. 마력 과급증의 영향으로 감정이 격해지고 머리카락이 흔들리며 눈동자까지 붉어져서 굉장한 포스를 발산한다. 작중에서 소피아가 가장 크게 분노했던 때는 알포스의 추종자들이 시릴에게 무릎 꿇기를 강요했을 때로, 전례가 없을 정도로 화났음을 시릴이 피부로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10]

신분상 시릴과는 맺어지기 힘든 상황일 때도 소피아가 워낙 티를 내고 다녔기 때문에 소피아가 시릴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사실상 주, 조연 전원이 알고 있다고 봐도 될 정도. 어릴 적부터 만들어진 둘의 깊은 신뢰관계는 널리 알려져 있고, 시릴 본인의 능력도 소피아에게 밀리지 않을 정도로 출중한지라 소피아의 마음에 의문을 표하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성녀와 그녀의 집사님이라고 암암리에 소문도 꽤나 퍼져 있다.

3. 성격

시릴의 말처럼 제 행동은 위선일지도 몰라요. 그래도 자신의 손이 닿는 거리에 있는 불행으로부터 눈을 돌리는 것은 박정하다고 생각합니다.
시릴에게 로이와 엠마를 구할 것을 부탁하면서
그런가요? 저는 조금 더 엄격하게 해달라고 항상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소피아 양도 꽤나 고생하고 있다는 리베르트의 말에 답하며
<빛과 어둠의 에스프레시보>에서는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내며 성격이 비뚤어졌기 때문에 붙임성이 없고 까칠했지만, 그럼에도 자상한 면모도 가지고 있었고 본성은 착한 사람이었다. 다만 사랑에 대한 집착이 굉장히 강해서 결국 알포스에 대한 사랑에 미치며 타락해버린다.

하지만 작중에서는 시릴에게 많은 가르침을 받으면서 소중하게 자랐고, 본래 선량했던 성격에 인격적인 성장을 더해 훌륭한 인품의 보유자가 되었다. 누구에게나 친절하면서도 곤란한 사람이나 타인의 불행을 그냥 넘어가려 하지 않으며, 신분과 미모 능력까지 모든 것을 갖췄음에도 결코 타인을 깔보지 않는다. 사람들 사이에서 사교계에 내려온 성녀 혹은 에페니아의 성녀라 불리는데, 뒤에 있는 누군가가 만들어낸 우상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그녀를 만나고 나면 이내 사실이었다고 납득한다.

스스로에게 굉장히 엄격해서 무엇을 하든 더 열심히 할 수 있다며 끊임없이 노력하고, 결코 약한 소리 한 마디를 하지 않는다. 시릴은 소피아가 지쳐서 쓰러질 때까지 아직 열심히 할 수 있다고 말할 것 같다고 생각할 정도라, 휴식은 언제나 가르치는 시릴 쪽이 먼저 제안했다. 소피아가 어린 나이임에도[11] 왕국 제일의 능력까지 갖추게 된 것은 포기를 말하지 않고 노력을 멈추지 않는 이 성향 덕분이다. 어릴 적부터 소피아는 시릴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고, 그를 따라잡아 옆에서 함께 걷고 싶다고 생각했고, 그 강한 마음이 그녀가 이토록 열심히 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또한 후작가의 딸답게 어디서나 당당하고 기품있게 행동해 많은 사람들의 존경과 동경을 사지만, 사실 이는 신분에 걸맞은 대응을 하기 위해 만든 가면에 가깝다. 실제로는 자신이 제대로 하고 있을지 내심 불안해하고 있음에도 이를 드러내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12] 가끔 시릴 앞에서 보여주는 소피아의 진짜 모습은 위엄이나 기품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편. 장난기가 있으면서도 외로움을 많이 타고 어리광도 부리는, 나이에 걸맞은 귀여운 소녀의 모습이다.

게임에서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점이 있다면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집착이 강하다는 건데, 이는 이렇게 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시릴이 소피아에게 너무나 소중한 존재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어릴 적의 소피아는 너무 바쁜 나머지 그녀를 잘 신경쓰지 못하는 부모님 때문에 외로워했고, 이런 상황과 신뢰받는 스스로의 입장을 이용해서 괴롭힘을 가하기 시작한 메이드에 의해 마음에 상처를 입기 직전이었다. 그런데 시릴은 백마 탄 왕자님처럼 그 메이드를 벌하고, 언제나 소피아의 곁에 있으면서 그녀를 누구보다 소중하게 대해주었다.[13] 언제나 자신을 지켜주고 자신만을 봐주던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이성과 엮이는 모습을 보면 그 누구라도 질투할 것이다. 마력 과급증 때문에 한 번 한 번의 임펙트가 커서 얀데레처럼 보일 뿐이지 소피아가 질투에 빠져서 눈이 붉어지는 상황을 보면 하나같이 시릴의 자업자득. 오히려 시릴이 다른 여성과 뭔가를 하다가 걸린 게 한두 번이 아닌데도 사정을 제대로 설명하면 바로 납득하고, 시릴의 주인으로서 이성과 엮이는 걸 아예 막아버릴 수도 있는데도 시릴에게 단 한 번의 제한도 걸어본 적이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과연 그리 질투가 심한지도 의문이다.[14][15]

4. 작중 행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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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빛과 어둠의 에스프레시보

왜 저를 봐주지 않는 건가요?[16]
<빛과 어둠의 에스프레시보>에서는 여주인공 아리시아와 대립하는 악역 영애였다. 부모인 로젠베르크 후작과 부인이 너무 바쁘기 때문에 저택에 있는 일이 거의 없어 외로운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 메이드 중 하나가 그런 상황을 이용해 어린 소피아에게 악질적인 괴롭힘을 가하기 시작한다.[17] 소피아는 다른 하인들에게 이를 알렸으나 그 메이드는 평소에 모범적이고 주변의 신뢰도 깊은 인물이었기 때문에 대부분 소피아를 믿어주지 않았다.[18] 이때 소피아는 깊은 외로움과 더불어 마음에 큰 상처를 입고 성격이 비뚤어졌고, 결국 그 메이드는 괴롭힘을 멈추지 않다가 처형대에 보내지지만 다른 하인들은 이를 납득하지 못해 소피아는 저택에서 누구와도 제대로 된 관계를 쌓지 못하고 고립되어 버린다.

이후 지독한 외로움 속에서 살다가 12살 때 제 1왕자의 생일 파티에 참석했는데, 이때 제 2왕자 알포스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때문에 자신의 아버지 후작에게 부탁하여 알포스와 약혼했지만, 그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소피아에 비해 알포스는 소피아를 그다지 마음에 두지 않았다. 그리고 소피아가 16살이 되어 고등부에 입학했을 때 알포스는 학원에서 아리시아에게 반하게 되고, 이를 눈치챈 소피아는 마지막으로 위의 대사를 말하지만 알포스의 답을 듣고는 끝내 타락한다. 그 후 아리시아만 없으면 그가 다시 자신을 봐줄 거라는 생각에 아리시아를 괴롭히며 자신의 집사를 시켜 그녀에게 해를 끼치려 했고, 그것을 알포스가 알게 되어 결국 집사와 함께 처형당한다.[19][20]

아리시아가 다른 공략 대상과 사랑에 빠지는 루트에서도 알포스는 아리시아를 좋아하기 때문에 똑같이 질투에 미치게 되고, 소피아는 어떤 루트에서도 알포스의 마음을 돌리지 못하며 처형을 피하지 못한다.[21]

작중 진행되는 <빛과 어둠의 에스프레시보> 연극에서 악역 영애의 대사를 보면, 게임의 소피아는 자신과 알포스의 사랑을 신들의 축복을 받은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반면 작중의 진짜 소피아는 일개 집사인 시릴과의 사랑은 환영받지 못할 것을 알기에, 신들을 적으로 돌리게 되더라도 반드시 이뤄내겠다며 신분이나 운명 따위에 굴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다. 아이러니한 것은, 신들의 축복을 받았다고 생각한 게임의 소피아는 비참한 결말을 맞이했고, 신들마저 적으로 돌리겠다고 의지를 불태운 진짜 소피아는 마침내 자신의 사랑을 이루어냈다는 것이다.[22]

4.2. 악역 영애의 집사님

소피아: 소피아의 곁에... 있어주는 거야?

시릴: 물론입니다. 아가씨가 즐거울 때는 물론, 아가씨가 외로울 때도, 괴로울 때도, 어떤 때라도 곁에 있겠습니다. 아가씨의 편으로서 아가씨를 쭉 지켜드리겠습니다.[23]
환생한 시릴과 소피아의 첫 만남

4.2.1. 1장

6살 생일을 맞은 날에 바쁜 부모가 자신의 생일임에도 함께 있지 못하자 쓸쓸해하고 있다가, 자신의 전속 집사 견습이 되었다고 찾아온 시릴과 처음 만난다. 언제 어떤 때라도 자신의 곁에서 지켜주겠다는 시릴에게 그럼 생일을 같이 축하해 줄 수 있냐고 묻고는, 시릴이 선물로 진홍빛 장미를 건네자 활짝 웃으며 기뻐한다.

시릴과 신뢰를 쌓으면서 시간이 흐르고, 게임에서처럼 소피아에게 괴롭힘이 가해지기 시작한다. 메이드에게 발이 걸려 넘어지고는 울면서 시릴에게 달려가 사실을 얘기했지만 그 메이드는 아가씨가 발을 헛딛어 넘어진 거라며 오히려 소피아가 거짓말을 했다고 몰아세운다. 주위 하인들도 어린 소피아보다 평판이 좋은 그 메이드를 믿는 분위기가 돼가던 그 때, 시릴이 나서서 그녀의 말을 싸늘하게 반박한다. 메이드는 적반하장으로 소리쳤지만 시릴은 미리 그녀의 비리를 캐두고 있었고, 위병을 불러 그녀를 횡령 혐의로 체포시킨다.

일이 무사히 끝나고, 소피아는 눈물을 흘리며 시릴의 품에 안겨들고는 자신을 믿어줘서 고맙다고 말한다. 이때부터 소피아는 행동거지나 몸가짐, 교섭술이나 호신술, 마술 지식 등 시릴에게서 여러가지를 배우기 시작했고 힘든 내색 한 번 없이 노력하며 훌륭하게 성장해 나간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나 소피아가 12살의 생일을 앞두었을 때, 그녀는 누구보다 아름답고 선량하게 성장했고 하인들 모두에게서 사랑받는 것은 물론 다른 귀족들에게까지 그녀에 대한 소문이 널리 퍼진다. 제 1왕자의 생일 파티에 참석하게 된 소피아는 에스코트 상대로 시릴을 지목하여 참가했고, 다른 귀족들과 인사를 나누다 신분을 숨긴 채 다가온 제 2왕자 알포스와 마주한다. 알포스가 춤을 신청하자 어떻게 해야 할지 당황하지만 시릴은 모처럼이니 춤추는게 어떠냐고 말했고, 이에 조금 쓸쓸히 웃고는 받아들이고 시릴에게 금방 돌아올 테니 기다려달라고 부탁한다.

알포스와의 춤을 마치고 시릴이 보이지 않아서 그를 찾아다니다가, 시릴이 어떤 미소녀와 춤을 추다가 마친 것을 발견한다. 이내 굉장히 기분이 안 좋아진 상태로 시릴에게 다가가서는 왜 기다려주지 않았냐고, 왜 자신을 봐주지 않는 거냐고, 시릴은 그 댄스 상대의 아가씨가 좋은 거냐고 묻는다.
(시릴에게) 왜 저를 봐주지 않는 건가요?[24]
이제서야 소피아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것을 눈치챈 시릴이 곤란해하던 그녀를 도와주고 그 감사로 권유받은 것일 뿐 다른 뜻은 없었다고 말하자 역시 시릴은 상냥하다며 납득하지만, 수줍은 표정으로 가능하면 자신에게만 상냥하면 좋겠다고 말하고는 얼마 뒤에 몸이 아프다는 핑계로 저택으로 돌아간다.

이후 한동안 왕립 론드벨 학원의 입시를 대비해 공부에 매진했고, 머지 않아 입학시험 날이 다가온다. 시험장에 도착해서 시험 시작을 기다리던 도중 라이몬드라는 소년이 찾아와 자신을 전속 집사로 삼아달라고 요청한다. 그 과정에서 그가 시릴을 무시했고, 이에 기분이 언짢아져서는 시릴에게 자신의 집사가 세계 제일임을 그와 이 학원에 알리라고 명한다.

그동안의 노력을 증명하듯 소피아는 모든 실기 시험에서 만점을 받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시릴이 소피아를 수석으로 만들기 위해 불의의 사태를 이용해서 고의로 자신의 점수를 깎았고, 소피아는 시릴이 수석 합격하길 바랐기 때문에 삐져서 볼을 부풀린다.[25] 몇 주가 지나 입학 시험의 합격 통지서가 왔고, 소피아는 총점 400점의 실기 시험에서 만점, 총점 600점의 필기 시험에서 1점 감점으로 흠잡을데 없이 수석 합격하게 된다.[26]

입학이 확정되고 조금 지난 어느 날에 학원의 교복을 만들기 위해 시릴과 마차를 타고 옷가게에 간다. 그곳에서 백작가의 아들과 작은 트러블이 있었지만 훌륭하게 해결하고 치수를 재러 들어갔는데, 그곳에는 제 1왕자의 생일 파티 때 시릴과 춤을 췄던 소녀, 아리시아가 있었다. 소피아는 아리시아를 한눈에 알아봤지만 아리시아는 소피아를 알아보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에 소피아도 굳이 밝히지 않고 아리시아와 잡담을 나눈다.[27]

교복을 무사히 받은 후 마차를 타고 저택으로 돌아가는 도중에, 갑작스레 마차가 급격하게 멈춘다. 마차가 정차한 것은 어떤 아이들이 뛰어나왔기 때문이었고 시릴이 만약을 대비해 마차에서 기다려달라고 부탁하자 이에 따른다. 홀로 마차 앞쪽으로 가서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은 시릴이 고민하고 있을 때, 소피아는 문 밖으로 몸을 조금 내밀고는 어떻게 된 거냐고 묻는다. 시릴은 아이들의 사정과 함께 이 나라의 현실을 알려주며 지금 이들을 구하는 것은 위선일 뿐이라고 말했지만, 소피아는 자신의 손이 닿는 거리에 있는 불행을 외면하고 싶지 않다며 그들을 구해달라고 부탁한다. 시릴은 소피아의 선한 의지를 보고는 이를 받아들였고 그 아이들, 로이와 엠마를 데리고 함께 저택으로 귀환한다.

머지 않아 왕립 론드벨 학원의 입학식 날이 되었고, 학원의 교복을 입은 채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시릴의 앞에 나타난다. 시릴은 소피아의 아름다움에 말을 잃은 채 멍하니 보고 있었고, 그런 그에게 어떠냐고 묻는다. 시릴은 아가씨가 사람들 사이에서 성녀라고 불리고 있다는 사실을 아냐며 칭찬했지만, 소피아는 다른 분들의 말이 아니라 시릴이 느낀 것을 들려달라고 부탁한다. 시릴은 머리가 흐트러졌다며 소피아에게 가까이 다가서서는 내가 키운 아가씨가 귀엽지 않을 리 없잖아? 라고 속삭였고, 이에 얼굴이 빨개지면서 미소를 지으며 기뻐한다.

학원에 도착한 후 수석 합격자로서 신입생 대표로 선정된 소피아는 무대에서 학생들에게 대표 인사를 한다. 서론으로 자신은 원래 이곳에 서야 할 사람이 아니라고 말하며 소극적이고 한심했던 자신에게 손을 내밀어준 사람이 있고, 자신은 그 사람을 대신해서 신입생 대표 인사를 맡겠다고 선언하고는 본격적인 인사를 이어나간다.[28]

후작가의 딸이라는 신분에 높은 사교성과 친화력까지 가지고 있어서 같은 반의 귀족 아이들과 빠르게 친해질 수 있었고, 시릴이 자신에게 찾아오자 시릴의 특출남을 알릴 겸 친구들을 다과회에 초대한다. 시릴은 홍차를 끓여서 소피아와 그녀의 친구들에게 대접했고, 모두가 그 뛰어난 맛에 감탄하자 괜찮으면 당신들의 하인에게도 시릴의 홍차 끓이는 법을 전수하겠다고 제안한다. 대신 시릴에게서 배운 기술이라는 것을 공개하라는 조건을 제시했고, 시릴은 이를 소피아가 스스로의 파벌을 만들면서 자신의 인지도까지 늘리는 멋진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다과회가 끝나고 교실로 돌아가던 도중 시릴이 자신의 진의를 묻자 제 2왕자의 주변에 선민 사상이 강한 이들이 존재하기에 이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서 자신만의 세력을 만든 것이라고 답한다. 론드벨 학원에는 평민을 업신여기는 선민파와 그에 대립하는 서민파의 파벌 싸움이 존재했고, 자칫하면 둘의 싸움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시릴이 선민파와 서민파 양쪽 세력으로부터 거리를 두는 방법도 있는데 왜 그랬는지 묻자, 중립적인 행동을 하려면 시릴과 거리를 두어야 하는데 자신은 그러고 싶지 않다고, 만약 귀족으로서 시릴을 배제하지 않으면 안 된다면 신들을 적으로 돌리더라도 그 운명에 저항하겠다고 말한다.

그로부터 한달이 지나 신입생 환영 파티가 개최되었고, 댄스 홀로 시릴을 불러낸 후 그와 춤추고 싶은데 입장상 말로 표현하진 못하겠어서 우물쭈물한다. 그러던 중 서민파의 리더 리베르트가 다가와 소피아에게 춤을 신청했고, 그에게 대응하려던 그때 아리시아가 드디어 찾았다며 시릴에게 다가와서 춤을 신청한다. 이에 시릴에게 그녀와 춤출 거냐고 조용히 중얼거리며 자수정빛 눈이 붉은 색으로 물들기까지 하는데, 이번에는 제 2왕자 알포스까지 나타나 소피아에게 춤을 신청하는 아수라장이 펼쳐진다.

상황이 복잡해지자 어떻게 대처할지 잠시 망설이다가 시릴을 보고는 마음을 다잡는다. 소피아는 입장상 서민파를 대놓고 우선할 수는 없기 때문에 함께 있던 아리시아와의 대화를 이유로 내세워서 알포스의 요청은 뒤로 미루려고 한다. 하지만 알포스는 노골적으로 못마땅한 티를 냈고 그의 추종자들이 옆에서 트집을 잡기 시작하자 어쩔 수 없이 그와 춤을 추러 가고 리베르트에 대한 대응은 잠시 시릴에게 맡긴다. 한 곡을 마치고 리베르트 쪽으로 돌아가려고 했으나, 이번에는 알포스의 추종자들이 소피아를 붙잡고 춤을 신청한다. 이에 대해 질책해야 할 왕자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기 때문에 결국 하는 수 없이 그들의 요청도 받아들이며 시릴에게 고개를 끄덕여 그쪽은 맡기겠다는 뜻을 전한다.

춤이 끝나고 매우 지친 상태로 시릴에게 돌아와 어떻게 되었냐고 묻지만, 리베르트는 소피아에게 실망한 티를 내며 떠난 상태였다. 시릴에게 맡겼음에도 그렇게 된 것에 의아해하다 리베르트는 자신처럼 시릴을 특별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납득한다. 향후에 대해선 자신이 직접 움직이는 것은 너무 눈에 띄니 시릴을 통해 접촉하고, 자신의 뜻을 담은 편지를 맡기기로 한다. 리베르트에 대한 이야기를 끝낸 후에는 본론으로 들어가자면서 시릴이 아리시아와 즐겁게 얘기했던 걸 따진다.

리베르트와 접촉하기 위해 시릴은 아리시아에게 부탁해 그녀의 파트너로서 리베르트의 다과회에 참여하기로 했는데, 아리시아와 이야기를 마치고 저택으로 돌아온 시릴을 그의 방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시릴이 자신 몰래 아리시아를 만나러 갔다는 사실에 질투에 빠져서 왜 자신을 봐주지 않냐며 마력을 폭주시키지만, 그가 가까이 다가와서 자신의 어깨를 잡자 당황하며 얼굴을 붉히고는 시릴의 말에 따라 마력을 안정시킨다. 소피아는 자신의 몸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거냐고 물었고, 마력 과급증이라는 병이지만 지금처럼 마력을 정기적으로 방출하기만 한다면 괜찮다는 답이 돌아온다. 이어서 시릴이 자신은 언제나 아가씨만을 보고 있다며 부디 보고를 들어달라고 말하자 그런 그에게 한 가지만 들려달라고 부탁한다. 그것은 언제나 아가씨의 곁에 있겠다는 어린 시절의 약속을 기억하냐는 것이었고 시릴이 물론 계속 기억하고 있다고 답하자 마음을 진정시키고 그의 보고를 듣는다. 이야기를 하던 시릴에게서 아리시아의 파트너로서 동행하기로 했다는 말을 듣자 다시 한 번 눈동자에 빛을 잃었지만, 아가씨를 위해 필요한 일이었다는 말에 치사하다고 삐져버리면서도 납득한다. 그런 그녀의 마음을 달래주기 위해 시릴이 어떻게 하면 용서해 주겠냐고 묻자 소피아는 한 가지 자신의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약속해달라고 말한다. 시릴은 어떤 소원을 빌지 생각해 두라며 웃으면서 이를 받아들인다.

이후 한동안은 지속적으로 다른 귀족 가문의 딸들을 초대해 다과회를 열면서 파벌을 키워 나갔는데, 거기에 아리시아도 참여하게 되었고 사이좋게 지내면서도 미묘하게 기싸움을 하곤 한다. 그동안 시릴이 리베르트에게 접촉해 소피아의 뜻을 전하기도 했고 귀족이면서도 신분에 연연하지 않는 아리시아를 끌어들인 덕분에, 처음에 선민의식을 지녔다고 오해받았던 소피아는 이제는 서민 성향이라고 소문이 나게 된다.

그러면서 한 달 정도 지나고, 제 2왕자 알포스가 왕성의 장미원을 보여주겠다며 초청장을 보낸다. 본래라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순진한 행동을 계속하던 알포스에게 충고할 기회였겠지만, 알포스가 그의 주변에서 그를 이용하고 있던 추종자들을 데리고 나오는 바람에 왕자에게 충고할 계획은 물거품이 되고 만다. 소피아는 초대받은 장미원에서 알포스의 추종자들이 계속해서 대화에 끼어들자 매우 언짢아하면서도 사방에 피어있는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장미들을 보며 감탄한다. 여러 장미들을 감상하던 소피아는 이내 장미원의 중심, 푸른 장미가 있는 온실에 도착한다. 푸른 장미는 본래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지만 과거 에페니아의 왕이 마술사들에게 의뢰해 오직 에페니아 왕가에만 존재한다. 때문에 푸른 장미는 왕가의 상징이 되었고, 그만큼 귀중한 것인데 알포스는 이 장미를 소피아에게 주겠다며 폭탄발언을 한다. 본인은 순수한 호의였지만 이는 청혼이나 다름없는 말이었고, 이에 시릴이 급하게 끼어들어 우선 왕께 여쭈어야 하지 않냐며 알포스에게 직언을 고한다.

왕자 본인은 순순히 납득하는 기색을 보였지만 옆의 추종자들이 상위자의 대화에 끼어들었다며 시릴을 질책하기 시작했고, 시릴에게 무릎을 꿇어 성의를 보이라고 명령한다. 이에 진심으로 분노한 소피아는 붉게 물든 눈과 흔들리는 머리카락으로 굉장한 포스를 뿜어내며 싸늘한 시선으로 알포스의 추종자들을 보고는, 상위자인 자신[29]과 알포스 왕자의 대화에 거리낌없이 끼어들었던 당신들이 시릴에게 상위자에 대한 예의를 따지다니 지금 장난하는 거냐며 그들을 강하게 꾸짖는다. 큰 질책으로 추종자들이 이성을 잃고 소피아에게 달려들었지만, 어렵지 않게 제압하고 알포스의 호위를 시켜 그들을 압송한다.[30] 사태가 끝나자 알포스에게 충고하려면 이 타이밍밖에 없다고 생각하여 그와 대화를 나눴고, 그가 제대로 사태를 파악하고 그의 호위들이 대처하겠다고 말한 것을 듣고는 물러나 저택으로 귀환한다.

장미원에선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여줬던 그녀였지만 저택에 돌아와서는 저질러버렸다며 침대 위에서 뒹굴기 시작한다. 혹여나 쓸데없는 일을 한것은 아닐까 스스로를 자책하며 쓸쓸한 표정을 지었지만, 시릴이 기분 전환을 하자며 홍차와 함께 직접 키운 장미를 주자 다시 미소를 찾는다. 그리고 시릴은 로이와 엠마를 불러 행복하게 지내는 그들의 모습을 보여줬고, 그들은 아가씨 덕분에 구할 수 있었으며 그렇게 구해진 자들이 많다고 소피아를 위로한다. 이내 시릴이 자신은 그런 아가씨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귓속말로 속삭이자 얼굴이 붉게 물들었고, 그가 자신을 부르자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되었다며 말을 더듬고는 눈을 감으면 되냐고 묻는다.[31]

소피아의 기대와 달리 시릴이 그녀를 부른 것은 왕성에서 전령이 왔기 때문이었는데, 그 내용은 국왕이 소피아를 왕성으로 호출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크게 당황했지만 만약에 경우엔 목숨을 바쳐서라도 아가씨를 지키겠다는 시릴의 말에 정신을 차리고 대응 방법을 고심한다. 다음날 아침 소피아는 마차를 타고 왕성에 도착했고 시릴이 준 보고서를 챙겨서 왕과 왕비를 알현하러 간다.

소피아를 직접 만난 왕과 왕비는 그녀의 행동거지와 명석함을 보고는 굉장히 마음에 들어했고, 그녀에 대한 소문들이 진실이었다고 받아들인다. 왕은 소피아를 책망할 생각은 없었지만 알포스의 추종자들의 아버지인 백작의 동향을 경계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를 초대했던 것인데, 왕이 이에 대해 말을 꺼내자 소피아는 그에게 보고서 한장을 건낸다.

그 보고서에는 백작의 비리와 악행을 나타내는 증거들이 상당수 적혀있었으며 이를 통해 장미원에서의 일이 문제 삼아지는 일은 없앨 수 있게 되었다.[32] 왕과 왕비는 소피아의 총명함에 감탄했고, 소피아를 마음에 둔 왕비가 완곡하게 알포스와의 약혼 제의를 흘린다. 하지만 소피아는 자신에게는 옆을 걷고 싶은 사람이 있다며 분명하게 거절의 뜻을 전했고 왕은 그녀의 바람을 인정하며 물러난다. 그 후에는 왕과 왕비와 잡담을 나누다가, 친구로서 알포스를 잘 부탁한다는 당부를 받고 알현이 종료된다.

알현이 무사히 끝나고, 시릴이 있는 곳으로 돌아왔는데 그의 옆에 알포스가 있는 것을 보고 놀란다. 알포스는 시릴에게 여러가지로 이야기를 들은 상태라 소피아에게 사과하며 떠났고 소피아는 시릴과 둘만 남게 된다. 시릴이 왕과 어떤 이야기를 했냐고 물어보자 자신의 계획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니 걱정할 건 없다고 답해준다. 그 계획이 무엇인지 궁금해하는 그를 올려다보며, 시릴에게는 비밀이라고 말하고는 장난꾸러기처럼 웃는다.

4.2.2. 2장

국왕의 호출 이후 한동안 변함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었는데, 트리스탄이 소피아와 시릴에게 학생회에 입부할 것을 권유한다. 소피아는 담임을 통해서도 학생회에 초빙을 받았고, 본래 학생회에 들어가길 바랐던 그녀는 웃으면서 시릴과 함께 학생회장의 집무실로 향한다.

학생회장은 3학년의 포르라는 선배로, 입학시험 때 소피아와 시릴의 댄스 상대를 해준 적이 있었고, 당시에 포르가 둘을 살갑게 대해주었기 때문에 시릴은 입부에 문제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포르는 자신은 소피아와 시릴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이에 소피아는 적어도 이유를 설명해주지 않으면 돌아갈 수 없다고 말했지만, 돌아온 것은 학원에 입학하고 몇 달 만에 소란을 피우는 영애도 그것을 막지 못하는 하인도 자신의 학생회에는 필요 없다는 신랄한 말이었다.

소피아는 그럼에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이어서 소피아는 그런 노골적인 도발에 넘어갈 줄 아냐며 주위의 소문으로 판단하지 말고 직접 시험해봐야 하지 않겠냐고 제안했고, 결국 그녀의 끈기에 두 손을 든 포르는 아무리 도발해도 소용없겠다며 두 사람이 학생회에 걸맞은지 테스트를 실시하겠다고 결정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포르는 시릴을 따로 불러내 테스트 내용을 전달한다. 소피아는 이를 듣고 저택에 돌아온 시릴을 그의 방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아리시아 때와 데자뷰가 느껴지는 상황이었지만 이번에는 포르의 용건을 알고 있었기에 정말로 화가 난 건 아니었고, 시릴과 단둘이 있고 싶어서 구실을 마련했을 뿐이었다. 이를 눈치챈 시릴이 다음에 이런 장난을 치면 처벌할 거라며 장난스럽게 귓가에 속삭이자 한눈에 봐도 알 만큼 얼굴이 새빨개진다.[33]

시릴의 말에 한참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헛기침을 하고는 포르가 부과한 테스트의 내용에 대해서 듣는다. 그 테스트란 현재 미묘한 상태에 있는 알포스의 입장을 확실히 하고 입지를 향상시키라는 것으로, 소피아는 자신이 계획하고 있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이를 시릴이 전면에 나서서 해결할 것을 부탁한다.

직접 알포스를 교육하고 그의 진심에 대해서 소문을 내는 등 시릴은 여러가지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러는 동안 소피아는 다과회에 알포스를 초청하여 그의 의사를 자신의 파벌 전체에 알렸고, 리베르트가 좋아하는 아리시아를 통해서 그도 다과회에 초청하는 데 성공한다. 알포스와 리베르트가 모두 참석한 다과회에서 알포스는 리베르트에게 그동안의 스스로의 미숙함을 사과했고, 리베르트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두 사람은 우호관계를 확실하게 다진다. 소피아는 시릴이 전생의 지식을 이용해 고안한 크레이프의 레시피를 알포스에게 넘겼고, 알포스는 사과의 의미로 이를 리베르트에게 주려고 하지만 가치가 너무 크다며 이에 대한 교섭이 진행되기 시작한다.

셋이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시릴은 소피아에게 허락을 받아 다른 참가자들이 지루하지 않게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었고, 소피아는 교섭을 끝내고 그에게 찾아가 함께 바이올린 듀엣을 한다. 연주 도중, 소피아는 자신은 사실 신입생 환영 파티 때 시릴과 함께 춤추고 싶었다며 시릴은 이를 알고 있지 않았냐고 묻는다. 차마 입으로 대답할 수 없었던 시릴은 바이올린에 자신의 마음을 담아 표현했고 이에 화답하듯이 소피아의 바이올린도 더욱 아름답게 울린다.

둘이 연주를 마치자 사방에서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이때 듀엣을 지켜보던 아리시아도 찾아와 너무 멋졌다며 소피아에게 함께 연주해 줄 것을 부탁한다.[34] 아리시아에 이어서 알포스도 그녀에게 듀엣을 부탁했고, 그와의 연주까지 마치고 나서 연이은 연주로 땀을 많이 흘린 소피아는 시릴에게 빈객의 대접을 부탁하며 옷을 갈아입으러 잠시 자리를 비운다.

소피아와 비교해 자신들의 실력 부족을 실감한 알포스와 아리시아가 연습 겸 듀엣을 하러 가자, 혼자 남은 시릴에게 누군가가 찾아온다. 그 사람은 몰래 찾아와 모든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포르였다. 본래 포르는 어떤 성과를 내도 입부를 허가할 생각이 없었지만 시릴과 소피아의 바이올린 듀엣을 보고 마음에 변화가 생긴다. 때문에 그녀는 테스트의 결과를 완벽하다고 인정했고, 소피아와 시릴의 학생회 입부를 허가한다. 어느새 돌아온 알포스와 아리시아까지 이 이야기를 듣고 학생회에 함께하고 싶다고 부탁해서, 결국 4명 모두 학생회에 입부하게 된다.

새로 들어온 학생회 맴버들이 모두 모인 첫날에, 포르가 특별히 할 일은 없으니 느긋하게 지내면 된다고 하자 그녀 이전의 학생회는 무슨 일을 했었는지 물어본다. 학생회장의 집무실 안쪽 학생회실에 이전 학생회의 활동 내용을 정리해 둔 기록이 있었지만 포르가 오랫동안 방치해 두었기 때문에 매우 더러운 상태였다. 때문에 시릴은 청소를 하고 그동안 소피아와 나머지 사람들은 활동 기록을 살펴보기로 한다. 기록에 의하면 포르 이전까지의 학생회는 문화제 때 대대로 연극을 해 왔다고 하는데, 이 사실을 발견하고는 이 행사를 우리 손으로 부활시키는 건 어떻겠냐고 제안한다. 모두가 동의하여 학생회는 문화제 때 연극을 준비하기로 결정되었고 대본은 포르가 맡기로 한다.

며칠이 지나고 포르가 불러모아 학생회 전원이 학생회실에 모인다. 그녀는 자신의 교육 담당인 여성이 쓴 것이라며 연극의 대본을 모두에게 나눠주었는데, 그 내용은 물론 제목마저도 시릴이 전생에 플레이했고 이 세계의 무대가 된 <빛과 어둠의 에스프레시보>와 완전히 똑같았다. 시릴을 제외하고는 이 사실을 아는 이가 없었기에 결국 만장일치로 게임 스토리대로의 연극을 하게 되었고, 배역을 정할 때 악역 영애 역할을 하고 싶다고 해서 시릴은 물론 나머지 인원들도 놀라게 한다.[35]

이야기 끝에 결국 소피아는 악역 영애, 포르는 여주인공, 알포스는 왕자, 아리시아는 메이드, 시릴은 나레이션을 맡게 된다. 최종적으로는 전문가를 초청해 연습하겠지만 그 전까지는 시릴이 포르를 제외한 다른 인원들의 연기 지도를 하기로 한다.[36]

학원을 마치고, 연극에 대해 이것저것 알아보고 있던 시릴을 자신의 방으로 호출한다. 방 가운데서 가슴을 움켜쥐고 시릴을 슬픈 눈빛으로 바라보던 소피아는 왜 자신을 봐주지 않는 거냐고 묻는다. 이전에도 소피아가 이 말을 한 적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마치 게임의 그녀처럼 그 목소리에 깊은 슬픔과 분노가 담겨 있었다. 짐작가는 이유가 없었기 때문에 시릴은 크게 당황했지만, 이내 진심을 담아 자신은 언제나 아가씨를 보고 있다고 말한다.

그 직후, 소피아는 본래의 그녀로 돌아온 듯 눈을 깜빡이고 입술이 삐죽 튀어나와서는 다르다고 말한다. 사실 소피아는 게임에서처럼 어둠에 빠진게 아니라 연극의 대사를 연습하고 싶었을 뿐이었고, 그녀의 연기 재능이 너무 뛰어난 데다가 극의 악역 영애에 공감하기 쉬워했기에 시릴이 오해했던 것이었다. 시릴이 아가씨의 연기가 너무 진정성 있게 다가와서 착각했다고 말하자 그럼 아까의 대사는 시릴의 진심이냐고 묻는다.[37] 이어서 악역 영애가 자신의 집사에게 여주인공에게 해를 가할 것을 명령하는 장면을 연기했는데,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루셰의 눈에는 악역 영애와 집사의 신분이 다른 사랑 이야기로밖에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첫 연습이 끝나고, 시릴이 준비한 홍차를 마시면서 그와 잡담을 나눈다. 시릴이 소피아의 연기력을 칭찬하자 악역 영애 역은 너무 연기하기 쉽다면서 자신도 그녀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빼앗기면 질투에 미쳐버릴 거라고 말한다. 이에 시릴이 자신은 결코 아가씨를 질투에 미치게 하지 않을 거라고 단언하자 눈동자를 반짝이며 기대하지만, 자신은 아가씨의 전속 집사이기 때문이라는 뻔한 답이 돌아왔기 때문에 삐져서 볼을 부풀린다. 시릴은 말을 돌려서 소피아가 왜 연극에 관심을 가졌는지 물어봤고, 얼마 전의 연주가 너무나 즐거웠기에 더욱 더 시릴과 함께 무언가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그럼 왜 여주인공이 아니라 악역 영애였냐는 질문이 뒤따르자 자신의 왕자님은 무대 위에 없기 때문이라고 답해준다.[38]

시릴이 상대역을 하면서 각자 연습을 계속하며 순식간에 한달이 지나갔고, 모두 연기력이 향상되고는 있었지만 알포스와 아리시아는 스스로의 배역에 공감하지 못해 조금 난항을 겪고 있었다. 때문에 시릴은 문제의 해결을 위해 포르와 상담했고 결국 학원의 연휴 기간 동안 학생회 모두가 모여 합숙을 하면서 연습을 하기로 한다.

합숙 첫날의 연습에서 시릴은 자신의 배역에 공감하기 어려워하는 아리시아에게 상대방의 기분만을 생각한다면 언젠가는 후회하게 될 거라고 말한다. 소피아는 그런 그에게 뭔가를 말하고 싶은 듯 가만히 바라봤고, 그날 저녁까지 연습을 한 후 백사장에서 바다를 바라보고 있던 시릴에게 찾아간다. 소피아는 조금 화가 난 듯, 시릴에게 어째서 아리시아의 마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녀를 부추기는 말을 했는지 묻는다. 하지만 이내 다른 뜻 없이 오직 소피아를 위해서 그런 말을 했던 시릴의 마음을 이해하고 곤란하게 웃는다.

파도 소리를 헤치고 또 하나의 발소리가 들려왔고 소피아가 고개를 돌리니 포르가 둘에게로 다가오고 있었다. 포르가 둘을 찾으러 왔다고 말하자 슬슬 돌아가려고 하지만 그녀는 잠시 기다리라고 소피아를 붙잡는다. 포르는 그때는 도발하는 말을 해서 미안했다며 고개 숙여 사과했고, 소피아는 개의치 않고 사과를 받아준다. 소피아는 이어서 딱딱한 호칭은 버리자는 듯, 그녀를 포르 씨가 이닌 포르 선배라고 부르고 자신도 소피아 씨가 아닌 그냥 소피아라고 불러달라고 말한다. 포르는 이에 눈물을 글썽이다가 활짝 웃으며 기뻐했고 이날부터 둘의 우정이 시작된다.

본래 파장이 맞았던 소피아와 포르는 급속도로 친해져 갔고 함께 연극의 연습을 지도해 나갔지만,[39] 마지막 날의 훈련에서 포르가 갑작스레 쓰러진다. 소피아와 다른 사람들이 걱정하자 포르는 자신의 메이드에게 자신의 병에 대해 알려주라고 말한다. 이때 포르는 치료 방법이 없는 죽을 병을 앓고 있으며 앞으로 반년 정도밖에 살 수 없다는 것이 밝혀진다. 이를 들은 소피아의 눈은 깊은 슬픔으로 붉게 물들었고 이런 상황에서 연습이 제대로 될 리 없으므로 결국 그 순간부로 합숙은 종료, 저택으로 귀환하게 된다.

마차를 타고 돌아가는 길에 침울한 모습으로 창 밖을 바라보고 있던 소피아는 시릴에게 후작가의 힘으로 포르를 치료할 수는 없을지 묻는다. 시릴은 더 이상은 숨길 수 없겠다고 판단하여 포르가 사실 평민이 아니라 왕족임을 밝혔고, 어째서 이를 숨기고 있었는지 묻지만 이것이 아가씨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했다는 답을 듣고 그의 독단을 용서한다.

포르와 만나 친구가 된 것을 조금도 후회하지 않는 소피아의 한 점 흐림 없는 눈을 본 시릴은 그녀가 정말 강해졌다고 말했고, 소피아는 시릴이 곁에 있어 주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시릴은 이를 겸손이라고 생각했지만 소피아가 무의식적으로 그의 옷자락을 붙잡고 있는 것을 보고 그게 아님을 자각한다. 소피아는 금방 놓겠다고 말하면서도 시릴의 옷자락을 놓지 못하고 있었고, 시릴은 그런 그녀의 손에 자신의 손을 포개며 자신은 어디에도 가지 않겠다고 말한다.

그러자 늠름한 분위기가 깨지며 겁쟁이였던 어린 시절 소피아의 모습이 드러났고, 소피아는 시릴에게 정말 어디에도 가지 않을 거냐고 묻는다. 1년 뒤도 10년 뒤도, 죽음이 두 사람을 갈라놓을 때까지 계속 곁에 있겠다고 단언하는 시릴의 말에 안심하면서도, 이내 슬픔이 차올라 시릴의 가슴에 얼굴을 묻는다. 잠시 후 그의 얼굴을 올려다보며 혹시 시릴이라면 포르를 구할 수 있을지 물어보려 했지만 말을 잇지 못하고 아무 일도 아니라며 슬픈 감정을 마음 속에 담아두는 것을 택한다.

연휴가 끝난 첫날, 포르는 결국 학원에 나오지 못했고 아리시아의 제안에 따라 학생회 모두 병문안을 가기로 한다. 허가는 받았지만 소수로 나누어 달라는 요청이 있어서 소피아와 시릴만 먼저 포르를 만나게 되었고, 그녀는 침대 위에서 둘을 맞이한다.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미어지는 웃음을 지은 포르는 자신이 얼마 살지 못해 언젠가 슬프게 할걸 알았으면서도 당신들과 친하게 지내고 말았다고 사과했지만, 소피아는 포르에게 언젠가 슬픈 이별이 찾아온다 하더라도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를 들은 포르는 수줍게 웃고는 둘에게 자신의 병세에 대해 알려줬고, 예정대로 연극을 하고 싶다고 한다. 몸에 부담을 주는 것이 아니냐며 우려를 표한 소피아에게 포르는 살아온 증거를 남기고 싶다고, 소피아와 시릴의 듀엣을 보고 자신도 누군가의 마음에 남아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결국 소피아는 포르의 간절한 소원을 이루어주기 위해 연극을 계속하기로 결정한다.

포르가 연습에 복귀했을 때 미소를 지어줄 수 있도록 남은 사람들끼리 훈련을 계속하던 중 리베르트에게 부탁하여 만들도록 했던 연극의 의상이 완성된다. 소피아는 시릴에게 지금 입어봐도 되냐고 물어보고 아리시아와 함께 탈의실에서 연극 의상으로 옷을 갈아입는다. 시릴이 탈의실의 문을 노크하자 안으로 들어와서 봐 달라고 하고는, 자신과 아리시아 중에서 누가 더 잘 어울리냐고 물어본다. 이 정도 수라장은 예측했던 시릴이 두 분이 다른 타입의 아름다움을 가지므로 누군가와 비교할 필요가 없다고 대답하자 그를 멍한 얼굴로 쳐다본다.

치수를 확인하고 해산한 후, 마차에 올라타기 직전에 시릴의 옷 소매를 잡는다. 이어서 하나 말하는 걸 깜빡했다며 시릴의 가슴 쪽에 이마를 갖다대고는, 아까 시릴의 제복 입은 모습이 너무 멋졌다고 속삭인다. 이에 시릴은 소피아를 마차로 끌어올려 사람들 앞에서 아까처럼 짓궂은 질문을 하면 안 된다고 말하고, 뭔가 말하려는 그녀의 입술에 손가락을 갖다댄다. 머리에서 김이 나올 듯 새빨개진 소피아에게 시릴은 자신이 가장 귀엽다고 생각하는 건 아가씨인 게 당연하다고 속삭인다.

다음 날, 학원의 점심 시간에 있던 다과회에서 어쩐 일인지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학생회실로 향하는 길에 소피아의 마음 상태를 눈치챈 시릴은 그녀를 안뜰 벤치에 앉히고 힘들 때는 숨기지 말고 자신을 기대달라며 웃는다. 포르에 대한 걱정을 담아두고 있던 소피아는 가슴이 아프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눈물을 흘린다. 그 모습을 보다 못한 시릴이 자신이 어떻게든 해결해 보겠다고 말을 꺼내려 했지만 안 된다고 그의 말을 막는다. 시릴을 곤란하게 만들고 싶지 않다고 말을 더듬으며 소피아의 마력 폭주가 시작되었고, 시릴은 그녀의 손을 잡아 강제로 마력을 흡수한다. 정신을 차린 소피아에게 시릴은 아가씨가 원한다면 어떤 소원이든 이루어 드릴 테니 참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지만, 마음을 진정시킨 소피아는 어리광 부리기만 한다면 언제까지고 당신을 따라잡을 수 없을 거라며 우선은 연극의 성공을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이후 다시 학생회실로 발을 옮긴 소피아와 시릴의 눈 앞에는 어느정도 몸이 괜찮아져 돌아온 포르가 있었고, 소피아는 포르의 품으로 날 듯이 다가간다. 둘이 대화를 나누다가 이어서 알포스와 아리시아도 학생회실로 들어왔고 포르를 보고는 그녀의 복귀를 기뻐한다.[40] 며칠 동안은 포르와 함께 다시 연습을 진행하다가, 문화제가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왕도의 유명 배우인 이자벨라를 초청한다. 학생회의 연극을 본 그녀는 그들의 연기력에 감탄하며 열정적으로 지도했고, 학생회의 실력도 더욱 늘어나며 마침내 문화제 당일이 찾아온다.

연극 전 마지막으로 소품의 확인을 하러 간 시릴은 창고에서 이자벨라를 만나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이자벨라가 떠나자 등 뒤에서 형언할 수 없는 살기를 느낀다. 그곳에는 겉으로는 미소를 지었지만 사실은 굉장히 질투에 찬 소피아가 있었다. 소피아는 시릴에게 다가가서는 직설적으로 시릴은 요염한 언니를 좋아하냐고 묻는다. 시릴이 매력적인 여성이라고는 생각한다고 답하자 삐진 모습으로 스스로의 몸을 내려다보며 자신도 몇 년만 지나면 클 거라고 중얼거린다. 이를 들은 시릴은 미소지으며 그때를 기대하겠다고 말했고, 부끄러운 듯 얼굴이 새빨개진다.

각자 연극의 의상을 입고 준비를 마쳤지만 시작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임에도 포르는 나타나지 않았다. 루셰를 보내 확인을 해보라고 하긴 했어도 그녀가 다시 쓰러졌을 것이 뻔한 상황. 알포스는 연극을 중지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지만 소피아는 포르가 계속하기를 바랄 거라며 반대한다. 그러면 여주인공 역은 어떻게 해야 할지 고심하던 차 자신이 여주인공 역을 맡기로 하고, 전에 악역 영애 역할을 해봤을 때 공감하기 쉬워하던 아리시아에게 자신의 역을 넘겨준다. 머지않아 루셰는 트리스탄과 함께 돌아왔고 그는 포르의 전언을 말해준다. 함께 무대에 오르지 못해 미안하지만, 당신들이라면 꼭 내 몫까지 무대를 빛낼 수 있을 거라고.

결국 소피아는 여주인공으로서 무대 위에 올라 훌륭한 연기를 펼쳐 관객들을 놀라게 한다. 여주인공과 왕자의 만남 장면에서 소피아는 놀란 표정을 지었는데, 무대 위로 나타난 것이 본래 정해져 있던 알포스가 아닌 시릴이었기 때문이다. 금방 마음을 진정시킨 소피아는 대본대로 연극을 이어 나가다가 첫 만남 때 헤어지는 장면에서 예정에 없었던 춤을 신청한다. 그녀가 계속 자신과 춤을 추고 싶어 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시릴은 기꺼이 이를 받아들였고, 소피아는 춤을 추는 도중 어째서 전하가 아니라 시릴이 이곳에 있냐고 묻는다. 시릴이 알포스와의 교환을 이야기하자 전하에게 감사해야겠다며 웃으면서 연기를 계속해 나간다.

전체적으로 대본보다 여주인공이 조금 더 적극적이 되었지만 연극은 막힘없이 진행되었고, 마침내 악역 영애를 단죄하는 장면이 다가온다. 악역 영애에게 여주인공이 속죄의 기회를 주지만 타락한 악역 영애는 저주의 말을 내뱉고 처형당하는 예정된 장면. 대본과 다르게 소피아는 자신은 그를 사랑한다고 도발하는 말을 했고, 아리시아도 그에 맞받아쳐 자신도 그를 사랑한다고 답한다.[41] 자신은 그것을 알면서도 당신으로부터 왕자를 빼앗았다고 말한 소피아는 시릴에게 그녀를 살려달라고 부탁한다.[42] 무릎을 꿇고 있는 아리시아는 소피아를 쳐다보며 자신은 포기하지 않을 거라고 말한다. 이에 소피아는 웃으면서 포기할 필요는 없다고, 하지만 자신은 지지 않을 거라고 답해준다.

아리시아를 비추는 스포트라이트가 사라지며 무대 위에 남은 것은 소피아와 시릴 둘 뿐.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는 마지막 장면이 시작되고, 소피아는 객석에 들리지 않을 작은 목소리로 휘둘리는 그녀들의 마음을 생각해서 자중해 달라며 자신의 본심을 전한다. 이어서 자신은 그런 당신을 사랑한다고 선언했고, 시릴도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고 말하며 연극이 종료되어야 했지만 어째서인지 조명은 꺼지지 않았다. 시릴이 고개를 돌리니 웃고 있는 트리스탄의 모습이 있었다. 소피아는 마지막에 조명을 끄지 말아달라고 트리스탄에게 미리 말해두었던 것이다. 이를 눈치챈 시릴이 나쁜 아이에게는 처벌이 필요하다며 소피아의 턱을 잡고는 천천히 얼굴을 댔고, 그 순간 조명이 꺼지며 연극이 마무리된다.[43]

연극을 무사히 마치고 소피아와 시릴은 왕성에 있는 포르에게로 찾아간다. 포르는 안색이 좋진 않았지만 다행히 심각한 수준까지는 아니었고 소피아는 그녀에게 연극의 성과를 전한다. 이야기를 들은 포르가 어딘가 쓸쓸하게 웃자 소피아는 그녀에게 종이 한장을 건넨다. 소피아가 건낸 종이에는 문화제의 우수한 그룹을 선발하는 심사에서 학생회의 연극이 선택되었다고 나와 있었고 대표자의 이름이 포르시니아라고 적혀 있었다. 자신은 무대에 오르지 않았는데 어째서냐고 물은 포르에게 소피아는 포르 선배는 누가 뭐래도 우리 학생회의 대표고, 그 무대는 분명 당신과 함께 만든 것이라고 말한다. 포르는 눈물을 터트렸지만 이내 활짝 웃고는 최후에 멋진 추억을 선물해줘서 고맙다고 말한다. 자신은 제대로 당신들의 마음에 남을 수 있었으니 이젠 무섭지 않다고, 이 마음을 안고 자신은 끝까지 웃으면서 갈 수 있다고 말하며 차츰 쓰러지는 간격이 짧아지고 있어 더 이상 연극같이 체력을 소모하는 일은 할 수 없다고 전한다.

소피아는 포르의 말을 듣고 그런 말은 하지 말라며 눈물을 흘리고 아이처럼 떼를 쓴다. 흐느끼던 소피아는 이내 어린 시절처럼 시릴에게 매달려 온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입장을 잊지 않아 포르를 구해달라는 말을 잇지 못한 그녀였지만, 시릴은 어릴 적 아가씨가 애원했을 때 자신이 아가씨를 믿었던 것처럼 이번에는 아가씨가 자신을 믿으라고 말한다. 그 말의 뜻을 깨닫고는 시릴을 믿고 제멋대로인 부탁을 해도 괜찮냐고 물었고, 시릴은 물론이라고 답한다. 소피아는 예전에 시릴이 어떤 소원이든 한 가지 이루어주기로 했던 그 권리를 사용하겠다며, 시릴에게 포르를 구하라고 명령한다. 명을 받은 시릴이 아가씨의 분부대로 포르시니아 전하를 구해 보이겠다며 단언하자 이를 보고 안도의 눈물을 흘린다.
그럼 그 권리를 사용하겠습니다. 로젠베르크 후작가의 딸, 소피아가 시릴에게 명령합니다. 저의 친구인 포르시니아 전하를 구하세요!

이를 지켜보던 포르는 시릴의 특별함을 모르기 때문에 그런 말로 안심시키면 나중에 더 슬프게 할 거라는 걸 모르는 거냐며 화를 냈지만, 머지않아 트리스탄이 포르의 방으로 들어온다. 그는 시릴이라면 틀림없이 포르를 구할 수 있을 거라며 잠시 할 이야기가 있다고 시릴을 데리고 나갔고, 둘이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소피아는 시릴이라면 괜찮다며 포르를 안심시키고 있었다.[44]

소피아는 이야기를 마치고 돌아온 시릴에게 포르를 구할 수 있겠냐고 물어봤고, 물론이라는 답을 듣자 얼굴이 활짝 핀다. 트리스탄의 말에 따라 포르가 자신의 병이 마력 과급증임을 밝히자 소피아는 자신도 같은 병이라고 놀란다. 포르가 이를 걱정하자 시릴은 포르에게 소피아는 괜찮다는 것을 설명, 소피아에게는 포르가 마력 과급증뿐만 아니라 마술 저항이 높은 것을 설명한다. 시릴의 설명을 듣고 타인이 마력을 뽑기 어려우면 스스로 방출하면 되지 않냐고 의문을 표하지만, 그 기술은 자신과 아가씨밖에 모른다는 말을 듣고 홍차와 같다며 쉽게 납득한다.

마력 방출 기술은 어릴 적에 시릴에게서 배워두었기 때문에 소피아도 알고 있었고, 시릴은 그 기술을 소피아가 포르에게 가르쳐 달라고 부탁한다. 그 이유를 묻자 소피아의 아버지인 그레이브에게서 너무 튀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는 답이 돌아왔고, 이를 들은 소피아의 마력이 순식간에 폭주하기 시작한다. 당황한 시릴이 강하게 그녀를 부르자 번쩍 정신을 차리고 마력을 방출시켰고 이를 본 포르와 트리스탄은 탄성을 터트린다. 잠시 허둥댔다며 사과한 소피아는 자신이 포르에게 기술을 가르치겠다고 결정한다. 시릴의 기술은 당장 배울 수 있는 것은 아니라, 현재의 마력 포화 상태를 해결하기 위해 시릴은 포르의 손을 잡아 직접 마력을 뽑아내어 그녀의 상태를 안정시킨다. 마력을 충분히 빼낸 후 소피아와 시릴은 포르에게 또 학원에서 보자며 저택으로 귀환한다.

소피아가 그레이브로부터 너무 튀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는 시릴의 답에 분노했던 이유는 그녀가 아버지와 약속한 것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약속이란 시릴이 공적을 세워 귀족 작위를 얻게 한다면 그와의 혼인을 허락해 준다는 것이었고, 소피아는 그레이브가 이를 어겼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렇기에 문화제로부터 며칠이 지난 후 소피아는 그레이브에게 면회를 요청하여 이에 대해 직접 따진다.

아버지와의 면회를 성공적으로 끝내고 기분이 좋아진 소피아는 콧노래를 부르며 복도를 걷다가 시릴과 마주한다. 시릴에게 협상은 잘 끝났다고 말하고, 국왕의 가족이 모이는 파티에 초대받았다며 시릴은 자신의 파트너로서 참석하라고 전한다. 이어서 시릴에게 자신이 여왕이 되는 것과 영주가 되는 것, 평범한 여자아이가 되는 것 중 뭐가 좋겠냐고 물어보고는 그가 어떤 길이든 따라가겠다고 답하자 당신이라면 그렇게 말할 거라고 생각했다며 웃는다. 시릴이 소피아에게 무엇을 꾸미고 있는지 물어보자, 짓궂은 시릴에게는 비밀이라며 순진한 소녀처럼 미소짓는다.

이후 국왕으로부터 초대받은 파티에 시릴과 함께 참석한 소피아는 우선 왕과 왕비를 만나 인사를 하고, 회장을 돌아다니면서 다른 참가자들과도 인사를 나눈다. 그러던 중 드레스를 입은 포르가 웃는 얼굴로 둘에게 다가온다. 미소지은 포르는 자신은 포기했던 것들을 다시 한번 쫓아갈 수 있게 되었다며 둘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 그녀와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다가 헤어지고, 잠시 바람을 쐬러 테라스에 들어선다. 시릴과 함께 노을이 지는 성 아래를 바라보던 소피아는 느닷없이 고맙다고 중얼거린다. 아직 분명히 감사의 말을 전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는 소피아에게 시릴은 아가씨의 소원을 들어주었을 뿐이라고 말한다.

그런 시릴에게 소피아는 혹시 그때 약속했던 소원으로 자신의 사랑을 이루어 달라고 부탁했다면 들어 주었느냐고 묻는다. 마치 시간이 멈추고 이 세계에 자신과 소피아 둘만이 있는 것만 같은 착각에 빠진 시릴은, 아가씨는 그 답을 알고 싶냐며 조용히 되묻는다. 이에 소피아는 조용히 고개를 가로젓고는 그 답은 언젠가 스스로 확인할 테니 각오하라면서 웃는다.

4.2.3. 3장

문화제가 끝나고 몇 주 정도 지난 어느 날, 학원을 마치고 저택으로 돌아갈 때 시릴이 마차에 타지 않자 같이 가지 않는 거냐고 묻는다. 시릴은 트리스탄 선생님의 호출이 있다고 답했지만 최근 시릴이 이것저것 알아보느라 소피아의 곁을 떠나 있는 경우가 자주 있었기 때문에 가시가 있는 말투로 요즘 바쁜 것 같다고 말한다. 이에 시릴이 어릴 적 둘의 첫 만남 때의 약속을 이야기하자 그 말을 의심하지는 않는다며 무리는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한다. 시릴은 결코 아가씨를 슬프게 하지 않겠다며 소피아의 머리카락에 맹세의 키스를 떨어뜨렸고, 얼굴이 빨개져서는 먼저 마차를 타고 돌아간다.

할 일을 마치고 시릴이 저택으로 돌아왔을 때, 소피아는 로이와 엠마의 급사로서의 연습 상대를 해주고 있었다. 엠마가 만든 요리를 맛보고는 미소를 지으며 칭찬해 주었고 일부러 젓가락을 떨어뜨려 로이의 대응을 확인한 후 그에게도 칭찬의 말을 건낸다.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시릴을 눈치챈 두 사람이 시릴에게 다가가자, 뒤따라가서는 그들을 칭찬해 달라고 소리 없이 입술만을 움직인다. 시릴에게 머리를 매만져지고 뿌듯해하는 로이와 엠마를 보며 흐뭇한 표정을 짓고 있다가, 갑자기 생각난 듯 자신의 오빠인 어니스트가 유학을 끝내고 돌아온다는 것을 시릴에게 전한다.

그로부터 얼마 뒤 방과후에 시릴과 함께 학생회실에 찾아갔다가 책상 위에 놓여져 있던 시릴과 포르의 인형을 보고 놀란다. 이는 프라우의 인형사가 문화제에서 <빛과 어둠의 에스프레시보>를 연기한 학생회 맴버들을 모델로 만든 것으로 말이 인형이지 실제처럼 정교하게 만들어진 피규어 같은 것이었다. 평민의 인형은 무단으로 만들었지만 귀족의 인형은 허가가 없으면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소피아에게 허가를 받고 싶어했고, 포르로부터 이를 전해듣고는 흔쾌히 허가를 내준다. 그날 학생회의 모임이 끝나고 해산하기 전 포르가 시릴에게 할 이야기가 있다며 따로 남겼기 때문에 소피아는 먼저 학생회실에서 나간다.

둘만 남은 김에 시릴은 포르의 손을 잡고 마력을 빼두고 있었는데, 그 광경을 아리시아와 제 1왕자 란슬롯에게 들키게 된다. 포르를 이성으로서 좋아하던 란슬롯은 아리시아를 내보내고 시릴을 추궁했지만 다행히 포르의 변호를 통해 무사히 넘어갈 수 있었다. 학생회실에서 나온 시릴은 복도를 걷다가 그를 기다리고 있던 아리시아와 마주한다. 란슬롯에 이어 이번에는 아리시아가 왜 시릴이 포르의 손을 잡고 마주보고 있었냐며 소피아에게 일러바칠 거라고 따진다. 하지만 아리시아는 이내 포르의 목숨을 구한 것은 시릴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그의 손을 잡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는데, 문제는 둘이 마주보며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을 소피아가 지켜보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이런 상황에서 소피아는 불만을 터트리면서도 금방 기분이 풀어졌었지만, 이번에는 시릴에게 제대로 화내지도 않은 채 하루가 지나가 다음날 아침까지도 기분이 좋지 않은 상태였다. 때문에 시릴은 수업에 집중도 못한 채 종일 고민하고 있었고 소피아는 학원을 마치고 귀가한 그를 맞이하며 할 이야기가 있다고 말한다. 어제의 일이 틀림없다고 생각하며 입을 연 시릴의 생각과 다르게, 소피아는 그 건이 아니라고 부정한다. 소피아는 어제 어니스트로부터 어떤 이야기를 들었고, 먼저 돌아가지 않고 다시 시릴에게 찾아갔던 것은 이에 대해서 시릴과 상담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시릴은 그 내용을 궁금해했지만 본래 전부 말하려고 했던 소피아는 차분히 생각해본 뒤에 모두 이야기하는 건 시릴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고 여기게 되었다. 때문에 그 이야기를 말하는 대신 딱 한가지만을 물어보기로 한다.

그 질문은 시릴이 계속 맹세해왔던, 언제까지고 소피아의 곁에 있겠다는 약속을 후회하지는 않느냐는 것이었다. 당연하게도 시릴은 후회 따위는 있을 리 없다며 단언한다. 이어진 소피아의 그 약속이 시릴의 행복을 앗아갈지도 모른다는 말에, 시릴이 자신의 행복은 아가씨와 함께하는 것이라고 답하자 자수정빛 눈을 반짝이면서 굳어 있던 볼이 부드럽게 풀린다. 이 문답만으로 문제가 해결될 리는 없겠지만 소피아는 이제 괜찮다고 말했고, 그녀가 스스로 해결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고 생각한 시릴은 간섭하지는 않겠지만 곤란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 기대라고 말한다. 이에 사랑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물론이라고 답한다.

시릴은 이제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소피아는 이야기를 되돌리겠다며, 기습적으로 어제의 상황에 대해서 묻는다. 시릴이 변명하던 중에 아리시아와 손을 잡았던 것을 포르의 마력을 뽑아갔던 것과 착각해서 그건 단순한 의료 행위였다고 말하자, 아리시아가 어디 아픈 거냐고 되묻는다. 실수했다는 걸 깨달은 시릴이 사실 포르와도 손을 잡고 마력을 빼냈는데 이를 아리시아와 그랬던 것과 착각했다고 솔직히 말하지만, 그럼 포르 선배는 의료 행위고, 아리시아와는 뒤가 켕기는 일이었던 거나며 마력을 뿜어내기 시작한다. 시릴이 직접 소피아의 팔을 잡고 마력을 빨아가며 아리시아에게서는 포르를 구한 일에 대한 감사를 받았을 뿐이라고 사정을 제대로 설명했지만 이전처럼 쉽게 화를 풀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던 중, 화는 누그러졌지만 많이 서운했는지 눈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한 소피아는 시릴에게 심술궂다고 말한다. 이어서 시릴이 자신 말고 다른 여성들과 했던 일들을[45] 언급하더니, 시릴은 자신의 전속 집사인데 라며 삐진 말투로 섭섭함을 전한다. 이에 시릴은 자신은 언제나 소피아의 일이 우선이고 아가씨를 오해하게 한 것을 종일 후회하고 있었다고 말했고, 그러니 울지 말아달라며 소피아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손가락으로 씻어 준다. 간지러운 듯 눈을 가늘게 뜨고 있던 소피아는 눈을 크게 뜨더니 갑작스레 한발 물러났는데, 이번에는 시릴이 소피아를 울린 이 상황을 어니스트가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중증의 시스콘인 어니스트는 이를 그냥 넘어가지 않았고 시릴에게 검으로 결투를 신청한다. 소피아는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 때문에 싸운다는 상황이 심금을 울렸는지 시릴에게 열심히 하라며 눈을 빛낸다. 여동생이 시릴을 응원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은 어니스트가 여기는 오빠인 자신을 응원하는 게 맞는 거 아니냐고 따지자, 물론 오라버니도 응원하고 있다며 오라버니가 빨리 져서는 시릴의 활약을 조금밖에 볼 수 없다고(...) 신랄한 응원을 전한다.

검을 맞부딪히면서 어니스트는 시릴에게 소피아에 대한 몇가지 질문을 던졌고, 시릴의 답으로 그의 각오를 확인하고는 천천히 뒤로 물러나서 검을 집어넣는다. 어니스트는 이를 증명한다면 소피아와 시릴의 관계를 인정하는 걸 검토해 주겠다고 말하고 시릴에게 플레임필드 황국에 유학할 생각이 있냐고 물어본다. 에페니아 왕국의 이웃 플레임필드 황국에서 황녀 샤를로테와 황자 해롤드가 유학을 올 예정인데, 해롤드의 목적은 정략결혼 상대를 찾는 것이고 그 후보로 소피아가 거론되고 있었다. 어니스트는 이를 막기 위해서 황녀 샤를로테가 시릴에게[46] 흥미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생각해 반대로 시릴을 그쪽으로 보내버려서 그 둘의 유학을 막는 게 어떨까 하고 제안한 것이다. 둘은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샤를로테의 유학을 막으면 해롤드의 유학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이를 가만히 듣고 있던 소피아는 그건 안 된다며 아무리 오라버니라도 시릴을 마음대로 유학시키는 것은 용서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에 어니스트가 소피아를 설득해 달라는 듯 시릴을 쳐다보자 소피아는 시릴이 가겠다고 말할까 봐 불안해져 가슴 앞에서 주먹을 꼭 쥐었고, 시릴은 그녀를 안심시키듯 미소지어 보인다. 시릴은 소피아가 바라지 않는 이상 유학을 갈 일은 없다고 말했고, 이를 들은 소피아는 시릴의 유학을 바라진 않지만 그가 원한다면 그걸 이루어줄 생각은 있다고 말한다. 이어서 시릴이 자신의 소망은 소피아를 모시는 거라고 말하자, 그럼 유학할 필요는 없겠다며 방긋 웃고는 어니스트 쪽으로 돌아선다. 어니스트에게 오라버니가 자신을 생각해준다는 것은 알지만 정녕 자신을 위한 일이라면 시릴을 뺏으려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하고는, 소피아의 마음을 돌릴 수 없겠다고 판단한 어니스트가 돌아가자 다시 시릴을 보며 방긋 웃는다. 그리고 샤를로테 황녀가 시릴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건 무슨 뜻이냐며 다시 한번 추궁이 시작된다(...).

그로부터 열흘 정도 지나고, 소피아는 파멜라가 연 작은 파티에 참석한다. 파티 개최에 소피아의 도움이 있었기에 파멜라가 감사의 뜻을 전하자, 당신은 소중한 친구이니 곤란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얘기해달라고 말한다. 파멜라는 그 말에 감동하면서도 눈동자가 살짝 흔들린다. 이를 눈치챈 소피아는 전에 페리스가 상급 귀족에게 압박을 받았던 일을 언급하며 혹시 파멜라에겐 그런 일은 없는지 조심스럽게 묻는다. 그녀가 입을 열면서 나온 이야기는 생각보다 심각했는데, 본래 포드 가문은 힘없는 백작가였기에 지금까지는 별다른 혼담이 없었지만 파멜라가 소피아의 파벌에 들어가게 되면서 후작가와의 연결을 위해 변경백 쪽에서 혼담의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다. 이를 듣고는 시릴을 불러 아버지인 그레이브 후작을 통해 해결이 가능할지 확인하고 파멜라에게 꼭 어떻게든 해주겠다고 안심시킨다. 파멜라는 감사하다며 눈물을 흘렸고, 이를 보며 마음이 아파온 소피아는 시릴을 시켜 파티장에 있는 다른 사람 중에서도 곤란한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도록 한다.

파티가 끝난 후 저택으로 돌아온 소피아에게 어니스트가 찾아왔고, 조금 경계하는 태도로 그를 마주한다. 어니스트가 플레임필드 황족들의 유학 얘기를 꺼내자 시릴은 보내지 않는다고 경계심을 표하지만 그가 꺼내려 했던 것은 다른 이야기였다. 어니스트는 본래 내년에 유학하기로 했던 해롤드와 샤를로테가 갑작스레 머지않아 오기로 했다는 말을 하려 했지만, 소피아는 그건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이 반응한다. 그녀가 알 수 있었을 리가 없는 그 정보를 어떻게 알았냐고 어니스트가 묻자, 시릴에 관한 일이라면 알고 있다며 그는 언제나 주변의 이목을 끄니 예상은 하고 있었다고 답한다.

어니스트는 이해하고 있다면 이야기가 빠르겠다며 해롤드 황자는 소피아를, 샤를로테 황녀는 시릴을 안내역으로 지목했다고 말해준다. 이를 받아들이면 정략결혼을 피하지 못하게 될 테니 제발 소피아가 거절해버리고 시릴과 함께 사랑의 도피라도 하길 바라며 말을 꺼낸 어니스트는, 이는 해롤드의 요청을 받은 국왕의 지시이고 그레이브 후작도 알고 있는 일이라고 전해 소피아의 거절을 유도한다. 하지만 그의 바람과 달리 소피아의 입에서 나온 것은 안내역을 확실히 맡겠다는 말이었다. 어니스트는 소피아가 시릴에 대한 스스로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착각하고 그녀가 너무 불쌍하다고 생각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해롤드와 샤를로테가 론드벨 학원으로 유학을 온다. 소피아는 먼저 둘을 만나 인사를 나누다가 시릴이 찾아오자 서로를 소개시켜 준다. 그러던 중, 시릴을 흥미 깊게 쳐다보고 있던 사를로테가 겨우 만났다며 시릴을 안아버린다. 때문에 눈을 붉게 물들이며 시릴을 가만히 쳐다보다가, 시릴이 마음 속으로 호소하자 어쩔 수 없었다는 걸 이해는 했지만 삐진 듯 볼을 부풀린다. 넷이서 조금 대화를 나누다가 따로 떨어져 시릴은 샤를로테와, 소피아는 해롤드와 함께 행동하게 된다.

이후 한동안 시릴은 샤를로테와 함께 마술 연구를, 소피아는 해롤드의 안내역으로서 여러 파티에 참석하며 지내게 된다. 그런 상황 속에서 시릴은 이웃 국가와의 관계도 지키고 소피아의 정략결혼도 무산시키는 최상의 결과를 이끌기 위해 여러가지로 움직이고 있었고, 이를 파악만 해두고 아무 개입도 하지 않는다. 시릴이 저택에 늦게 돌아온 어느날 밤, 잠옷 차림으로 시릴의 방에 찾아간다. 시릴이 이런 밤에 무슨 일이냐고 묻자 이유가 없으면 오면 안되냐고 묻고는, 그가 조금 꾸중하는 듯한 말을 하자 최근엔 자신도 시릴도 바쁘니 이렇게 하지 않으면 얘기하지 못한다며 살짝 토라진다. 시릴이 조금 심술궂게 자신과 만날 시간이 줄어서 외로운 거냐고 묻자, 그렇다고 하면 안 되냐며 수줍게 답한다. 그 치명적인 귀여움에 당한 시릴은 어쩔 수 없다고 말하고는 모처럼이니 따뜻한 우유라도 마시면서 얘기하자며 소피아의 손을 잡고 식당으로 안내한다.

다음 날, 마차를 타고 학원으로 가는 길에 시릴에게 오늘의 일정에 대해서 묻는다. 오늘은 해롤드 황자와의 장미원 시찰이 있다고 하자 시릴도 함께냐고 묻지만, 시릴은 샤를로테와의 연구가 있다고 답한다. 이에 조금 쓸쓸한 표정을 짓고는 시릴과 조금 더 함께 있고 싶다고 말한다. 너무 어리광 부렸다고 생각했는지 잠시 후 양손을 흔든 소피아는 물론 시릴이 바쁜 건 알고 있으니 투정부릴 생각은 없지만 그냥 그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얼버무린다. 시릴은 그녀의 소망에 응하듯이 이 사건이 끝나면 함께 어딘가로 가보자고 제안했고, 소피아는 예전 합숙 때 갔던 장소에 있던 바다를 떠올리고 수영을 해보고 싶다고 말한다. 시릴은 그럼 날이 풀리면 함께 바다로 가보자고 소피아와 약속한다.

그로부터 몇 주가 지나고, 제 1왕자 란슬롯의 생일 파티 당일이 된다. 해롤드가 소피아에게 춤을 신청하여 두 사람은 댄스 홀에서 춤을 춘다. 해롤드가 소피아의 춤 실력을 칭찬하자,  소피아는 시릴에게서 매일 배운 덕분이라고 답한다. 해롤드는 소피아의 마음이 누구에게 있는지 안내 기간 동안 뼈저리게 깨달았지만, 그럼에도 그녀를 포기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고 춤을 추면서 소피아에게 제안을 한다. 자신도 소피아도 자유롭게 사는 것은 허용되지 않은 몸이니 소피아의 소원은 포기하고 자신과의 혼인을 받아들이라고, 그러면 시릴을 곁에 두는 것은 묵인하겠다고 말이다. 만일 받아들이지 않으면 이번 춤이 끝나는 직후에 구혼하겠다는 경고까지 덧붙인다.

이때 다른 쪽에서는 샤를로테가 시릴과 춤을 추며 그에게 비슷한 제안을 하고 있었다. 함께 지내는 동안 시릴에게 진심으로 반한 샤를로테는 그를 역대 최고의 마술사라 평하며 당신의 아내가 되어줘도 괜찮다고 말한다. 시릴이 황국에 온다면 해롤드가 소피아에게 구혼할 필요는 없다며, 자신의 남편이 되어 황국으로 오라고 제안한다.[47]

이런 상황 속에서, 소피아는 주변으로 의식을 돌린다. 불빛은 댄스 홀을 균등하게 비추고 있었지만 그녀의 눈에는 그중에서 단 한 사람만이 빛나고 있었다. 시릴을 바라보면서, 소피아는 마치 자신이 시릴과 춤추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예전에 시릴과 바이올린 듀엣을 했을 때처럼, 시릴의 마음이 손에 잡히듯이 전해져 온 것이다. 소피아는 마음 속으로 전해지는 시릴의 리드에 맞춰 우아하게, 그러면서 큰 스텝을 밟기 시작한다. 마치 날개 돋친 듯 가볍게 춤추는 그녀의 모습에 관객들에게서 감탄이 새어나왔다. 해롤드는 분명히 소피아가 자신의 리드에 맞춰 춤을 추고 있음에도 마치 자신의 리드가 전해지지 않은 것 같은 초조감에 사로잡혔고, 지금까지의 흐름을 끊듯이 리드를 바꾸려 한다. 그 순간, 소피아는 미끄러지듯 그의 팔 안에서 벗어난다. 춤을 중단한 소피아는 온화하게, 하지만 명확한 의사를 가지고 해롤드를 바라보며, 거절하겠다고 큰 소리로 외친다. 그와 동시에 시릴도 샤를로테에게 거절하겠다고 외쳤고, 두 목소리가 예쁘게 겹치며 댄스 홀에 울려퍼진다.

후작가의 딸인 소피아가 이웃 국가의 황자 해롤드의 청혼에 거절의 뜻을 전했다는 사실에 주위가 술렁이기 시작했고, 마주보고 있는 둘에게 란슬롯이 다가온다. 시릴이 짠 계획에 따라 그의 부탁을 받고 행동하는 란슬롯은, 소피아는 성녀라고까지 불리는 인물이니 해롤드에게만 독점시킬 수는 없다며 에페니아 왕국은 소피아를 정략결혼시킬 생각이 없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공표한다. 거기까지 들은 해롤드는 어쩔 수 없이 소피아를 보내주었고, 우아한 커트시와 함께 조용히 자리를 뜬다.

이 상황을 지켜보던 샤를로테는 무슨 짓을 한 거냐며 이런 식으로 일을 시끄럽게 만들고 도대체 어떻게 수습할 거냐고 시릴에게 화를 낸다. 그 말을 들은 시릴은 샤를로테에게 당신의 소중한 사람이 마력 과급증에 걸려있지 않냐고 말했고, 샤를로테는 여동생을 언급하며 크게 당황한다. 즉, 샤를로테와 해롤드가 게임에서보다 2년이나 일찍 유학을 오고 시릴을 황국으로 데려가는 것에 집착했던 것은 샤를로테의 여동생이 마력 과급증에 걸려있었기에 포르를 구한 시릴이라면 자신의 여동생도 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시릴은 이를 눈치채고 모든 일을 최상의 결과로 해결할 방법을 생각한다. 란슬롯과 거래를 하여 그를 연줄로 삼아 라쿨 상회를 통해 플레임필드 황국의 최신식 디바이스를 몰래 들여오고, 거기에 전생의 마술 지식을 접목하여 마력 과급증인 사람에게서 마력을 끌어낼 수 있는 마도구를 제작한다. 그리고 이를 하나는 포르의 예비용으로, 하나는 플레임필드 황국에 우호의 증표로 선물하는 식으로 넘기기로 한다. 마도구를 대가로 포르를 연모하는 란슬롯을 끌어들여 소피아의 정략결혼을 공식적으로 저지하고, 또 하나를 황국에 넘겨서 본래 샤를로테와 해롤드의 목적이었던 양국의 우호 관계를 다지는 것을 성공시킴과 동시에 샤를로테의 동생까지 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란슬롯은 시릴의 마도구에 대해 얘기하여 해롤드에게서 감사의 포옹을 받고 있었고 시릴은 샤를로테에게 자신의 입으로 말하긴 어려우니 두 사람에게 가서 들어 달라고 부탁한다. 샤를로테는 둘을 통해 모든 일의 전말을 알게 되었고, 시릴에게 돌아와서 정말 고맙다고 감사의 뜻을 전한다. 샤를로테는 자신은 시릴도 갖고 싶었다며 역시 자신에게 올 생각은 없냐고 물었지만, 시릴은 당연하게도 거절한다. 그에 동조하듯이 시릴은 넘기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들려왔고, 시릴이 고개를 돌리자 어느새 소피아가 그의 바로 옆에 와있었다.

샤를로테는 소피아를 바라보며 당신이 부럽다고 말한다. 소피아는 자주 듣는 말이라며 자신은 결코 이 행운을 놓지 않는다고 답했고, 이에 샤를로테는 삐진 듯이 소피아를 노려보더니 자신이라면 시릴을 남편으로 삼을 용의도 있다고 말한다. 소피아는 시릴에게 샤를로테 황녀와 결혼할 거냐고 째려보긴 했지만 그 눈이 전처럼 붉게 물드는 일은 없었다. 시릴이 소피아가 바라지 않는 한 누군가와 결혼할 일은 없다고 단언하자, 소피아는 안도의 숨을 내쉰다. 샤를로테는 그럼 어쩔 수 없겠다며 유학 기간만이라도 시릴과 함께 연구할 수 있도록 부탁했고 이를 흔쾌히 수락한다. 하지만 이내 검지를 세우고 미소짓더니, 오늘의 자신은 안내역을 끝낸 직후이므로 파트너를 동반하고 있지 않으니 시릴을 돌려달라고 부탁한다. 샤를로테는 쓴웃음을 지으며 안내역의 종료를 말하고 시릴을 보내준다.

소피아는 아까 말한 대로 자신은 파트너를 동반하지 않았으니 이제부터는 시릴이 자신의 파트너를 해달라고 부탁하고, 그에게 한쪽 손을 내민다. 에스코트를 생각했던 시릴은 한순간 당황하지만 이내 소피아의 뜻을 깨닫는다. 그리고 한쪽 무릎을 꿇고, 소피아의 손을 잡아 아래에서 살짝 들어올리며 한 곡 상대가 되어달라고 춤을 신청한다. 이를 기쁘게 승낙하며, 이런 파티에서 시릴과 춤추고 싶어 했던 소피아의 소망은 드디어 이루어진다.[48]

본래 남녀가 춤출 때, 남자 쪽에서 리드를 하고 파트너는 그에 따라서 움직이기 때문에 둘 사이엔 약간의 시차가 생긴다. 하지만 소피아와 시릴의 춤을 지켜보던 샤를로테의 눈에는 그 시차가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처음부터 하나였던 것처럼 자연스럽고 압도적인 광경에 많은 사람들이 넋을 잃고 두 사람의 춤을 보고 있었고, 어느새 댄스 홀의 주연은 소피아와 시릴이 되었다.[49]

서로의 마음이 말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것을 느끼면서, 시릴은 소피아에게 더욱 대담한 리드를 전한다. 시릴이 점점 난이도를 높여 가면 소피아는 도전적인 미소를 띄우며 이에 대응하면서 둘은 즐겁게 춤을 춘다. 어느새 한 곡이 끝났음에도 두 사람은 멈추지 않고 두 번째 곡에 이어서 춤을 추기 시작한다. 한 번의 파티에서 두 번 춤추는 것은 특별한 의미이기에 주위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둘은 신경 쓰지 않고 그저 이 즐거운 시간이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춤을 추면서, 시릴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했는지 궁금했던 소피아는 그에게 대체 어떤 마법을 쓴 거냐고 묻는다. 시릴은 마법 같은건 쓰지 않았다면서 그동안 자신이 해왔던 일을 소피아에게 말해준다. 이에 소피아가 약간 놀란 기색을 보이자, 시릴은 그녀가 이미 알고 있었다고 생각했다고 말한다. 소피아는 시릴이 여러가지로 움직이고 있는건 알았지만 그것뿐이라면서 시릴을 믿었던 거라고 얘기한다. 시릴은 그녀의 신뢰에 진심으로 감사를 표했고, 소피아는 시릴도 마찬가지라며 그가 자신이 순순히 안내역을 맡은 이유를 한 번도 묻지 않았던 것을 언급한다. 시릴은 원만한 해결을 바랐다는 것은 금방 알았지만 정확한 의도는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는데, 그에게 약간 몸을 기대고는 시릴이 파악하지 못한 것도 자신의 의도였으니 이번에는 자신이 이겼다며 장난스럽게 웃는다.

그 후 시릴은 춤을 통해서 소피아에게 당신은 행복하냐고 묻는다. 그 답은 시릴이 지금까지 봐왔던 것 중에서 제일 멋진 미소였다.

댄스가 끝나고, 시릴과 함께 입식 테이블석에서 간단한 식사를 하면서 다른 참가자들과 인사를 나눈다. 그러던 중, 둘에게 어니스트가 찾아온다. 이번 일을 통해 시릴을 완전히 인정한 어니스트는 소피아에게 정말 좋은 집사를 가졌다고 칭찬의 말을 건냈고, 소피아는 자신이 누구보다 잘 안다면서 웃는다. 어니스트는 이후 시릴을 바라보고 그래도 그렇게 쉽게 넘겨주진 않는다고 입술만 움직여 말하고는, 소피아에게 연주에 어울려달라고 부탁한다. 이 세계에서 피아노는 생겨난 지 얼마 안 된 악기라 어니스트는 소피아가 피아노의 존재를 모를 거라 생각했고 자신이 피아노를 칠 테니 소피아에게 바이올린을 연주해달라고 말한다. 하지만 게임의 스틸컷에 피아노가 있던 것을 기억하고 머지않아 피아노가 생길 거라고 예상했던 시릴이 이미 저택으로 들여왔던지라 소피아는 피아노를 알고 있었고, 시릴과 연주했던 즐거운 기억을 이야기해 어니스트의 멘탈을 파괴해 버린다. 어니스트는 억울한 듯 시릴을 바라보며 역시 너 따위에게 여동생은 안 줄 거라고 화를 냈고, 소피아는 모처럼이니까 함께 연주하자며 어니스트를 끌고 회장으로 간다.

소피아가 연주를 마치고 시릴에게로 돌아왔을 때 시릴은 아리시아와 그녀의 아버지인 린드벨 자작, 파멜라와 그녀의 아버지인 포드 백작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소피아가 옆으로 오자 시릴은 우선 서로를 소개하고, 자작과 백작에게서 감사의 말을 받았다고 전한다. 소피아는 파멜라와 아리시아도 자신을 아주 잘 대해준다며 부디 앞으로도 친하게 지내달라고 말하고 그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란슬롯의 생일 파티가 끝나고 며칠이 지난 어느 날, 그레이브가 시릴을 자신의 집무실로 호출한다. 그레이브는 소피아와 시릴은 왜 그렇게 일을 키우는 거냐며 깊게 한숨을 쉬더니 시릴에게 이번 일의 진상에 대해서 알려준다. 해롤드가 소피아를 안내역으로 지목하고 그레이브가 이를 받아들인 것은 어쩔 수 없어서 그랬던 것이 아니었다. 거절하려면 충분히 거절하여 일을 조용히 끝낼 수 있었지만, 오히려 소피아 쪽에서 그레이브에게 요청을 받아들이라고 했던 것. 시릴과의 결혼에 신분 차이가 문제가 된다는 것을 알고 계속 이를 해결하고자 노력해왔던 소피아는 시릴을 믿고 고의로 일을 크게 만들어서, 그가 사건을 무사히 해결해 귀족 작위를 얻게 하여 문제없이 결혼할 수 있도록 계획을 짰던 것이다.

소피아가 시릴을 귀족으로 만들어 결혼하고자 하는 것을 그레이브는 예전부터 알고 있었기 때문에[50] 시릴이 이번에 공을 세울 것을 예상하고는 있었지만, 문제는 시릴이 만들어낸 성과가 지나치게 크다는 것이었다. 때문에 명예 귀족 작위를 주겠다는 이야기부터 아예 정당한 작위를 양도하겠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었지만, 이는 시릴이 성인이 될 때까지는 유예가 있는 일. 진짜는 시릴에게 다른 집안의 아가씨들에게서 혼담이 오고 있다는 것이었다. 우선은 이미 시릴을 잘 알고 있던 아리시아와 파멜라에게서만 들어왔지만,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은 확실시되는 상황.[51] 때문에 그레이브는 이런 상황이라면 앞으로 시릴을 소피아의 전속 집사로 두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그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한다.

상위 귀족은 여러 개의 작위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었고, 그레이브는 시릴에게 자신이 가진 작위 중 하나인 백작의 작위를 받으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자신도 이제 각오를 다졌으니 하나의 혼담을 제안하겠다면서, 집무실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누군가에게 들어와도 좋다고 말한다.

시릴이 조심스레 시선을 돌리자, 옆에는 소피아가 서 있었다. 그레이브는 소피아가 자신이 추천하는 혼담 상대라고 말했고, 당황한 시릴은 자신 같은 일개 집사에게 시집 보내는 건 아가씨의 뜻을 어기는 일이라고 말하려 했지만 말을 끝까지 잇지 못한다. 소피아가 자신의 손을 잡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소피아는 시릴이 지킬 생각이 없는 것은 약속하지 않는다는 게 틀림없냐고 물어본다. 시릴이 그렇다고 대답하자, 첫 만남에 어떤 때라도 곁에 있겠다고 약속했던 일을 언급하더니 시릴은 '집사로서' 계속 곁에 있겠다고 말하진 않았다고 얘기한다.

지금 당장 대답을 주길 바라진 않지만 이대로는 시릴은 자신의 집사로서 있을 수 없게 되어버리니, 약혼자 후보라는 지위를 사용해 자신의 곁에 있어 주었으면 한다고 기대와 불안이 뒤섞인 얼굴로 그를 쳐다본다. 시릴이 그것이 아가씨의 소망이냐고 물어보자, 똑바로 그를 보고 자신의 소망이라며 아련하게 뺨을 붉힌다.

이어서 자신의 소망이라고 시릴이 무리하게 이룰 필요는 없지만, 시릴도 자신과 같은 것을 바라면 좋겠다고 이야기한다. 직접적으로 전해진 소피아의 마음에 시릴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을 느낀다.[52]

결국 시릴은 마음을 다잡고, 첫 만남 때의 약속을 새롭게 말하면서 소피아의 마음을 받아들인다.
당신의 옆에 있기를 바랍니다. 행복할 때는 물론, 슬플 때도, 괴로울 때도, 어떤 때라도. 소피아 아가씨, 함께 걸어갑시다.
이로써 작중 내내 소피아가 꿈꿔왔던 바람은 마침내 이루어진다.

5. 대인 관계

5.1. 시릴

...저에게는 옆을 걷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저를 언제나 지켜봐 주는 그 사람은, 그럼에도 저의 아득한 앞을 걷고 있습니다.
저는 그런 그의 등을 따라잡고 싶어서 필사적입니다.
저는 그 소망을 이룰 것입니다. 설령―― 신들을 적으로 돌리게 된다 하더라도.
...애초에 당신이 나쁜 거예요? 부주의하게 다른 여성들을 그런 기분이 들게 만들고. 휘둘리는 그녀들의 기분을 생각해서 조금은 자중해 주세요.

――저는, 그런 당신을 사랑합니다.
소피아가 가장 존경하고 사랑하는 사람. 어렸을 때부터 한결같이 시릴 한 사람만을 바라봤고, 스승으로서 존경의 대상인 동시에 세상 그 누구보다 사랑하는 사람이다. 시릴의 작은 행동 말 한 마디에 얼굴이 붉어지고 행동이 어색해지며, 타인의 평가는 괜찮으니 시릴이 느낀 것을 들려달라고 말하는 등 평소에도 사랑하는 티를 팍팍 낸다. 소피아에게 있어 시릴은 인생의 목표라 해도 과언이 아닌지라 소피아가 끊임없이 스스로를 갈고 닦은 것은 시릴과 동등한 위치에서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었고, 여러 가지로 일을 만든 것도 시릴과 정당하게 혼인하기 위해 그가 공을 세우게 해서 귀족으로 만들려는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53] 소피아가 시릴을 생각할 때 짓는 수줍은 표정은 실로 아름다워서 그것이 알포스를 생각하며 지은 표정이라고 착각한 테오도어는 바로 약혼을 추진하려 했고 엠마는 달콤한 공기까지 느낄 정도였다.

시릴 쪽은 소피아를 누구보다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분명하지만 제 1왕자의 생일 파티 때 소피아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아채기 전에는 이성으로서의 감정은 아니었는데, 그동안은 소피아가 너무 어리기도 했고 훗날 알포스에게 사랑에 빠질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현 시점에서 시릴도 소피아가 아름답고 사랑스럽다고는 생각하고 있으나, 그동안 파멸 플래그 제거에 집중하기도 했고 후작가의 딸인 소피아와 한낱 집사인 자신의 신분 차이 때문에 이성으로서 좋아한다는 감정은 회피하려고 했다. 그럼에도 소피아가 귀여운 행동을 하면 얼굴을 붉히거나 그녀가 교복을 입은 것을 보고 넋을 놓는 등 확실히 의식하고 있었고, 소피아의 약혼자 후보가 되면서 명백하게 연인 관계가 된다.

결론적으로 소피아는 시릴과 함께하기 위해선 신들까지 적으로 돌릴 수 있다고 말하고 시릴은 소피아를 위해서라면 목숨까지 걸 각오를 하는 메가데레 관계. 소피아에게 얀데레 느낌이 있긴 하지만 시릴을 너무나도 사랑해서 그를 좋아하는 사람에 대한 질투가 강한 것뿐이고 시릴에게 해가 될 일은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5.2. 아리시아 린드벨

아리시아: 저는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소피아: 포기할 필요는 없어요. 하지만 저는 절대 지지 않습니다. 그러니 언제든지 받아주겠습니다.[54]
연적인 동시에 소중한 친구. 만난 지 얼마 안 된 시점에서는 아리시아가 시릴에게 대놓고 구애하는 듯한 말을 하고, 소피아가 이를 듣고 질투하는 식의 상황이 자주 벌어졌다. 하지만 아리시아가 시릴과 더욱 함께 있고 싶어 소피아의 다과회에 참여하고 학생회에 입부하기를 선택하면서 소피아와 접점이 많이 생기게 되었고, 본래 선한 인물인 둘은 자연스레 가까워지게 된다. 소피아와 아리시아 모두 시릴을 좋아하고 서로가 시릴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둘이 함께 하게 되자 입장 상 대놓고 말하진 않아도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곤 했다.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둘은 연적 관계임에도 서로를 진심으로 아끼게 되는데, 아리시아는 소피아와 해롤드의 정략결혼을 이루는 것이 자신의 사랑에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소피아를 도우려고 했고, 소피아는 시릴과 약혼한 후에 아리시아와의 우정도 깨고 싶지 않다며 고뇌한다.

원작 게임 <빛과 어둠의 에스프레시보>처럼 소피아와 아리시아가 한 사람을 두고 대립한다는 상황은 같지만 입장은 완전히 반대로, 게임에서 왕자는 아리시아를 사랑했고 소피아에게 마음을 주지 않았지만 작중의 시릴은 소피아를 가장 소중히 여기고 아리시아에게 마음을 주지 않으려 한다. 또 서로를 미워했던 게임에서와 달리 작중에선 서로를 소중한 친구로 생각하고 있다.

5.3. 포르시니아 에페니아

그게 어쨌다는 건가요! 언젠가 슬픈 이별이 찾아온다 하더라도, 포르 선배와 관계된 것을 후회 따윈 하지 않습니다!
소피아의 가장 친한 친구. 처음에는 자신의 여명이 얼마 남지않은 것을 아는 포르가 친해진 사람이 슬퍼할 것을 싫어했기 때문에 다가오는 소피아를 고의로 밀어내려고 했다. 하지만 포르는 시릴과 소피아의 바이올린 듀엣을 듣고 자신도 다른 사람의 마음에 남아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결국 두 사람의 학생회 입부를 허가한다. 이후 포르가 자신이 한 행동을 고개 숙여 사과하고 소피아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서로를 딱딱한 호칭에서 친근하게 부르자고 제안했고, 이때부터 둘의 관계가 깊어지기 시작한다.

둘은 서로 동등한 외모와 능력, 상냥하면서도 어느정도 장난기 있는 성격 등 본래부터 파장이 맞았기 때문에 급속도로 친해진다. 소피아는 포르가 그저 평민이라고 알고 있음에도 상관하지 않고 그녀를 대했고, 이는 포르가 사실은 공주[55]였음을 알게 된 후에도 변하지 않았다. 이후 포르의 여명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생각하며 종일 우울해하거나, 그녀가 어느 정도 몸이 괜찮아져 학원으로 돌아오자 넋을 잃은 표정을 하면서 포르의 곁으로 달려가는 등 소피아가 포르를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 드러난다. 작중 소피아가 눈물을 흘린 것은 거의 다 포르에 관해서였고, 후작가의 딸로서 언제나 감정을 조절하고 함부로 표현하지 않도록 배운 소피아가 이렇게까지 자신을 드러내는 것은 시릴을 제외하면 포르 뿐이다.

머지않아 죽을 운명이었던 포르가 시릴의 마술을 통해 다시 살아갈 수 있게 되면서, 둘은 계속 소중한 친구 관계로 남을 수 있었다. 다만 절친한 관계인 것과 별개로 혹시 모를 연적으로서의 경계는 확실하게 하는 중.[56]

5.4. 그 외


[1] 정확히는 시릴이 소피아의 약혼자 후보지만 소피아 본인은 약혼자나 다름없다고 생각하고 있다.[2] 몸매도 수준급으로 묘사되는데, 코믹스판에서는 대놓고 가슴골까지 존재할 정도다. 다만 이자벨라에게 질투하는 것을 보면 동 나이대에선 뛰어날지라도 역시 몸매는 성인 여성에게는 미치지 못하는 모양.[3] 게임에서는 관리의 차이도 있지만 언제나 미소를 짓고 있는 작중의 소피아와 다르게 표정부터 어두웠기 때문에 아리시아에게 밀리는 수준이었다.[4] 물론 포르는 소피아보다 2살이 더 많고 시릴은 환생자이니, 노력만으로 둘과 비슷한 경지에 오른 소피아가 대단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5] 시릴 본인도 재능은 소피아에게 도저히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6] 공연 당일에 급하게 배역을 바꿨는데도 연기에 아무 무리가 없었다.[7] 무서운 건 이 모든 걸 고작 12살의 나이에 다 갖추었다는 것. 물론 선하고 사려가 깊은 시릴에게 성실하게 교육받은 소피아의 생각이나 배려가 나이답지 않게 굉장히 성숙한 것 자체는 그리 이상하지 않지만, 그걸 감안해도 동 나이대의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성취를 이루고 있다.[8] 실제로 메이드인 루셰가 입학시험 날 라이몬드가 찾아올 당시에 두 사람의 처신을 보고 "어머 얘들 어려운 짓을 하고 있네. 진짜 12살 맞냐?"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사실 독자들도 비슷하게 생각하는지 잊을 만하면 히로인이 도저히 12살 같지가 않다는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9] 초반의 파벌 싸움도 소피아가 대립을 바라지 않아서 원만하게 해결했지만, 신입생 환영 파티 때 화난 소피아가 잠깐 푸념했던 것처럼 작정하고 판을 짰으면 미숙한 알포스와 리베르트 둘 다 파멸시킬 수도 있었다. 게임의 소피아와는 달리 작중의 소피아는 능력이나 평판이나 저 둘과 비교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만약 리베르트나 알포스 본인 혹은 추종자 중 하나가 저기서 시릴에게 대놓고 모욕을 주었다면 선민파나 서민파나 아주 개판이 났을 것이다.[10] 소피아가 시릴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부분 중 하나다.[11] 사실 재능이 평범하다 할 순 없다. 시릴의 가르침이 있다 한들 소피아가 어린 나이에 그 그림자라도 따라붙게 된 건 그녀의 노력도 노력이지만 분명 그녀에게 재능이 있었다. 단지 게임에서는 환생한 시릴같은 존재의 부재, 그로 인한 메이드 및 그 주변인들의 지속적인 괴롭힘, 그로 인해 비뚤어진 성격 및 마력 과급증 등이 겹치면서 그 재능을 꽃피우지 못한 것이다.[12] 엠마가 자신과 나이 차이도 별로 나지 않는 소피아가 어떻게 그리 자신 있게 행동할 수 있는지 궁금해하자 그녀에게 답해준 말이다. 이어서 소피아는 엠마를 가르쳐 주는 루셰를 언급하며 설령 자신이 실패하더라도 그 사람이 도와줄 거라고 믿으면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거라고 말해줬고, 그러면 소피아에게 있어서 그런 상대는 누굴까 하고 궁금해하던 엠마는 그 누군가를 떠올리며 수줍은 표정을 지은 소피아의 얼굴을 보고 그 사람이 시릴이라는 것을 눈치챈다.[13] 처음 만난 날에 어떤 때라도 곁에 있으면서 지켜주겠다고 약속한 건 덤. 1권 외전에 따르면 지켜보던 메이드들에게는 프로포즈로 보일 정도였다고 하는데, 당사자인 소피아가 느낀 게 어떨지는 말할 것도 없다.[14] 다만 작중에선 소피아가 시릴을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시릴은 정말로 어쩔 수 없었거나 오해였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지 않았지만 만약 시릴이 정말로 게임의 알포스처럼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준다면 타락할 수도 있다.[15] 게임의 소피아는 그리 능력 있는 사람이 아니었기에 아리시아에게 해를 끼치겠다는 발상밖에 하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파멸하게 되었지만, 누구보다 뛰어나게 성장한 작중의 소피아는 타락한다면 자신의 사랑을 이루기 위해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하여 쟁취할 거라고 한다. 그리고 3권에서 그러기도 했고.[16] 소피아의 타락을 상징하는 대사.[17] 자신은 귀족의 딸임에도 한낱 메이드가 되었는데, 소피아는 후작가의 딸로서 미래가 보장되어 있으니 그녀를 질투했기 때문이다.[18] 작중에선 소피아의 전속 메이드를 하고 있는 루셰 등 소피아를 믿어준 사람들도 있었지만, 하인으로서 지위가 높던 그 메이드에게 트집을 잡혀 쫓겨나게 된다.[19] 이때 함께 처형당한 집사가 바로 시릴이다.[20] 게임에서 소피아는 자신의 악행에 어쩔 수 없이 따랐다가 함께 처형당하는 집사에게 큰 죄책감을 느꼈고, 이는 처음 알포스 루트를 플레이할 때는 소피아를 좋게 보지 않았던 전생의 시릴이 그녀의 본성에 대해 알아보고 좋아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21] 단 알포스 루트를 제외한 다른 루트에서 소피아는 아리시아의 목숨까지 위협할 생각은 없었다. 이쪽에선 선민파에 의해 억울하게 누명을 쓰게 되어 처형당한다.[22] 심지어 시릴과 소피아의 사랑 쪽이 오히려 신들의 축복을 받은 것처럼 빛난다는 묘사까지 붙는다.[23] 프로포즈나 다름없는 말이지만 시릴은 순수하게 소피아의 전속 집사로서 소피아의 행복한 미래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으로 한말이다. 소피아는 시릴이 본의 아니게 다른 여성과 얽혀 질투심을 느끼면, 시릴에게 이 약속을 기억하냐고 물으며 다시 기운을 차리곤 한다.[24] 원작 게임에서는 소피아의 타락을 상징하는 대사였지만 여기서는 소피아의 변화를 상징하는 대사가 되었다.[25] 이때는 이미 소피아가 시릴과 혼인하기 위한 계획을 실행하고 있던 단계로, 시릴의 수석 합격을 통해 그의 우수함을 알리려 했기 때문이다.[26] 시릴은 고의로 댄스에서 반절의 점수를 받았기 때문에 전 과목을 통틀어 49점이 깎여 차석 합격한다. 물론 소피아의 1점도 시릴에게 수석을 양보하기 위해 일부러 틀린 것이었다.[27] 이때 아리시아가 시릴에 대한 것을 언급하자 굉장히 어두운 표정을 짓는다.[28] 소피아는 시릴에게도 인사 내용을 비밀로 하고 있었기에 이를 들은 시릴은 크게 당황한다. 소피아가 어린 시절 메이드에게 괴롭힘을 받은 적이 있었다는 내용도 들어있어서, 소피아가 다른 학생들에게 선민사상을 가진 영애라고 여겨지기 충분한 상황이었다.[29] 추종자들은 백작가의 자제로 후작가 영애인 소피아보다 하위자였다.[30] 본래 시릴이 둘 모두를 제압하려 했으나 둘 중 하나를 무력화시켰을땐 다른 하나는 이미 소피아에 의해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31] 시릴이 자신에게 키스를 할 거라고 생각한 모양.[32] 왕자의 추종자들과 백작가는 말그대로 철저하게 개발살나, 파멸당한다.[33] 시릴은 이를 보고 이상한 문을 열지 않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34] 시릴은 두 사람의 연주가 순진한 여동생과 그녀를 상냥하게 지켜보는 언니 같다며 흐뭇하게 지켜본다.[35] 작중의 소피아는 성녀라고 불릴 정도로 악역 영애와는 너무나 동떨어져있는 사람이기 때문.[36] 포르는 자신의 교육 담당에게 부탁하기로 했기 때문에 초반에는 따로 연습한다.[37] 돌아온 것은 하인으로서 언제나 아가씨를 보고 있다는, 소피아가 만족할만한 답은 아니었다.[38] 시릴은 나레이션이라 무대 위에 오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39] 시릴에게는 몇 년 전부터 절친했던 사이처럼 보일 정도였다고 한다.[40] 네 명 모두 포르의 상태가 여전히 좋지 않음을 눈치챘지만 이를 표현하지 않았다.[41] 연극의 상황이지만 사실상 시릴에 대한 이야기다.[42] 비록 연극일 뿐이지만 게임 속에서 악역 영애였던 소피아가 스스로의 손으로 다른 경우의 자신이나 다름없는 악역 영애를 구하는 모습에서 시릴은 알 수 없는 감정을 품는다.[43] 직전에 꺼진 터라 키스까지는 가지 않았다.[44] 트리스탄의 이야기를 통해 밝혀진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환생 전 시릴의 누나의 기억을 가진 트리스탄은 특수한 마력 과급증에 걸린 포르를 구하기 위해 자신처럼 전생의 기억을 가지면서 마술 지식이 높은 환생자를 찾고 있었고, 시릴을 중심으로 게임과 전개가 달라진 것을 눈치채고 그를 환생자로 점찍었다. 이후 루크, 클로에를 통해 그를 감시하며 그가 학생회에 들어가 포르를 구할 마음을 먹게 유도했고, 그를 지켜보며 시릴이 자신의 동생임을 확신한다. 그가 어떤 인물인지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에 바로 포르를 구해달라 부탁하지 않고 일을 이리저리 꼬았던 것이다.[45] 아리시아나 포르와 춤을 추거나, 파멜라를 공주님 안기 해주거나, 이자벨라와 데이트한 것 등등.[46] 정확히는 포르를 구한 시릴의 마술에.[47] 본래라면 일국의 황녀가 이웃나라 일개 집사에게 청혼한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시릴의 마술 능력은 마술 선진국이던 플레임필드 왕국조차 능가할 정도라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었다.[48] 작년 란슬롯의 생일 파티 때도, 신입생 환영 파티 때도 소피아는 시릴과 춤추고 싶어 했지만 상황이 상황이었던지라 모두 실패했다.[49] 이때, 둘을 지켜보는 사람들 사이에서 에페니아의 성녀와 집사님이라는 말이 흘러나온다.[50] 처음엔 이 계획을 시릴이 뒤에서 꾸민 일이 아닐까 의심했지만, 시릴의 행동이 누가 봐도 소피아를 훌륭히 성장시켜 왕자와 맺어주려고 한 것이라 소피아 혼자만의 계획으로 시릴조차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51] 왕족인 포르를 구한 것과 플레임필드 황국과의 우호 강화, 마도구 개발 등 왕가에서조차 탐내는 인재라 귀족들에게는 그야말로 탐나는 사윗감이었다.[52] 시릴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소피아의 행복이고 그녀의 소원을 들어주는 것이었다. 환생하고 나서 시릴은 그것을 목표로 살아왔지만, 그 자신에게도 소망은 있었다. 언젠가부터 자신의 소망과 소피아의 소망이 어긋나지 않기를 바랐고, 그녀의 소망이 자신과 함께 걷는 것이기를 바랐다고 한다.[53] 시릴은 소피아가 뭔가 꾸미고 있다는 건 알았지만 그것이 자신과의 혼인을 위한 것인 줄은 몰랐다.[54] 연극의 대사지만 둘의 본심을 담고 있는 말이다.[55] 현 국왕 동생의 딸.[56] 다행히 포르는 시릴에게 은인으로서의 감정은 크지만 이성으로서는 그리 관심을 두지 않는다.[57] 소피아가 마음에 들어 약혼을 제안하는 왕과 왕비에게 자신은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이 사랑을 방해한다면 신들도 적으로 돌릴 생각이라고 선언하거나, 시릴을 비난하고 모욕한 왕자의 추종자들을 집안까지 싹 파멸로 몰아넣었다. 또한 소피아가 학원에서 만든 파벌은 이미 어른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정도로 성장해 있었다.[58] 란슬롯은 자신의 13살 생일 파티 때 소피아를 직접 보고 어니시트의 동생 자랑이 헛소리가 아니었음을 납득한다.[59] 실은 원작 게임이 시작되기 전 이벤트인 전야제의 주인공이지만, 이 사실을 모르는 시릴이 소피아의 운명을 바꿨기 때문에 그저 엑스트라역이 되어버린 인물이기도 하다.[60] 시릴의 능력이 워낙 출중하고, 황녀인 샤를로테의 동생을 구한 공적이면 고위 귀족 작위를 내려 남편으로 만드는 것도 문제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