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한 가지 사건에서 고사성어 3개가 나왔다.2. 고사
아래의 세 성어 모두 현대중국어에서도 사용되고 있다.2.1. 순망치한
고사성어 | |||
脣 | 亡 | 齒 | 寒 |
입술 순 | 망할 망 | 이 치 | 찰 한 |
2.2. 보거상의
고사성어 | |||
輔 | 車 | 相 | 依 |
도울 보 | 수레 거 | 서로 상 | 의지할 의 |
수레의 덧방나무(輔)[1]와 바퀴(車)가 서로 의지(依支)한다는 뜻으로, 서로 도와서 의지하는 깊은 관계를 이르는 말이다.
2.3. 가도멸괵
삼십육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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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 |||
假 | 道 | 滅 | 虢 |
거짓 가 | 길 도 | 멸할 멸 | 범 발톱 자국, 나라 이름 괵 |
참고로 '괵'[2]이라는 한자는 일상에서 언급할 일이 없다 보니 언어생활에서 실제로 쓸 일이 있다면 열에 아홉은 이 괵나라 망한 고사를 이야기할 때 쓰게 된다.
3. 유래
진(晉) 헌공이 서괵(西虢)을 치기 위해 준비하면서, 우(虞)나라에 길을 빌려달라고 부탁하였다. 우는 서괵과 진 사이에 있는 나라로, 괵을 치려면 우를 거쳐 가야 했기 때문이다. 맨입으로나 무력시위를 하면서 요청한 것은 아니고, 좋은 말과 보옥을 준비해 바치며 부탁했기에 이것이 탐난 우나라 왕은 진의 요청을 승낙하려 했다.
이에 신하인 궁지기(宮之奇)가 나서서 말하기를, "괵은 우리의 담장과 같습니다. 괵이 망하면 우리도 함께 망할 것입니다. 남을 치는 군대를 돕는 것은 좋지 못한 일입니다. 덧방나무와 바퀴는 서로 의지하며(輔車相衣),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린 법(脣亡齒寒)이니, 우리와 괵이 이와 같습니다."
하지만 왕이 끝내 진상품의 유혹을 떨치지 못하고 진의 요청을 승낙하자 궁지기는 가족을 데리고 다른 데로 가면서 '우나라는 올해 중으로 망할 것이다.'라고 사람들에게 얘기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의 말대로 진은 괵을 멸망시켰고(假途滅虢), 군사를 돌려 진으로 돌아오는 길에 우도 쳐서 멸망시켰으며 선물로 주었던 보물이나 명마도 되찾아 갔다.
이에 신하인 궁지기(宮之奇)가 나서서 말하기를, "괵은 우리의 담장과 같습니다. 괵이 망하면 우리도 함께 망할 것입니다. 남을 치는 군대를 돕는 것은 좋지 못한 일입니다. 덧방나무와 바퀴는 서로 의지하며(輔車相衣),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린 법(脣亡齒寒)이니, 우리와 괵이 이와 같습니다."
하지만 왕이 끝내 진상품의 유혹을 떨치지 못하고 진의 요청을 승낙하자 궁지기는 가족을 데리고 다른 데로 가면서 '우나라는 올해 중으로 망할 것이다.'라고 사람들에게 얘기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의 말대로 진은 괵을 멸망시켰고(假途滅虢), 군사를 돌려 진으로 돌아오는 길에 우도 쳐서 멸망시켰으며 선물로 주었던 보물이나 명마도 되찾아 갔다.
당시 진나라군을 이끌던 장군 이극은 괵을 멸망시키고 돌아오자마자 괵만 멸망시키면 알아서 우나라를 지나가겠다던 약속을 어기고 우나라에 군대를 그대로 머물게 했다. 비로소 당황한 우나라에서 항의하자 사령관이 병이 있어서 그러는 거라고 무시했지만 우나라로선 맞설 힘도 없었다. 결국, 며칠 안 가 진군은 대대적으로 우를 공격하여 멸망시키고 우왕을 포로로 잡았다.
이에 여러 이야기도 남았는데 신하인 궁지기(宮之奇)는 왕이 겨우 진상품에 넘어가자 절망하여 이 나라가 망할 줄을 알고 식솔들을 데리고 다른 나라로 달아났다. 궁지기 말고도 결사반대하던 다른 신하인 백리해는 우가 멸망한 뒤에 진(秦)에서 벼슬을 받아 진목공을 도와 패업을 달성했고, 이후 진(秦)을 확고한 강국으로 자리잡게 한 오고대부에 올랐다. 한편 고작 패물에 눈이 멀어 나라를 멸망시킨 우왕은 모든 재산 다 빼앗기고 거의 빈 몸으로 머나먼 진나라 외곽에 유배당한 뒤 생을 마감했으니 자업자득. 아마 생을 마감할 때까지 궁지기와 백리해의 충언을 생각하면서 두고 두고 후회했을 것이다.
단, 여기에서 탐구해 봐야 할 점은 만약 우왕이 현명한 군주였고, 진의 의도를 꿰뚫어보아 길을 내어주지 않았다면 과연 정말로 헌공이 그 길로 군사를 돌려 돌아갔을지의 여부이다. 고사의 정황상 헌공은 처음부터 괵과 우를 모두 무너뜨릴 심산으로 출병했던 것으로 보이며, 이것이 사실이었다면 우왕이 궁지기의 간언을 받아들여 진군에게 길을 내어주지 않거나 역으로 이 사실을 괵에게 알리고 괵과 연합해서 진을 역습했어도 당해내기 어려웠을 것이다.[4] 물론 길을 내어주지 않은 것만으로 한 나라를 침략하기엔 명분이 너무 빈약하지만, 이는 진군이 괵을 치고 돌아오는 길에 우를 친 것도 마찬가지였다. 어쩌면 먹지 않으면 먹히던 춘추시대에, 헌공이 우에게 접근한 시점부터 우의 운명은 결정된 것이었을 수도 있다.
4. 예시(시대순)
- 전국시대의 합종연횡 - 전국시대 초반부를 지나 제1의 강대국이 된 진나라를 상대로 6국은 서로의 힘을 모아야 하는 순과 치[5]의 관계였다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6개나 되는 나라 간의 이해관계가 완벽히 일치할 수는 없었고, 합종과 연횡이 반복되다가 진왕 정의 즉위 이후 기원전 230년 한나라를 시작으로 기원전 221년 제나라의 멸망을 끝으로 전국 칠웅 중 6국은 멸망하고 말았다.
- 삼국지연의의 주유 - 주유가 맹우였던 유비에게 서촉의 유장을 치기 위해 5만 군사를 이끌고 형주를 통과하겠다고 제안하지만 실은 유비를 배신하고 형주를 빼앗을 계책이었다. 제갈량에게 가도멸괵의 계책임을 간파당해 패퇴했다.
- 고구려와 동연 - 대단히 호전적이였던 위나라의 방파제를 맡고 있었지만 위나라의 사마의와 연합해서 멸망시켰다. 그 뒤 동천왕이 위나라의 서안평을 점령했으나 그것에 대한 보복으로 관구검에게 침공을 받고 비류수 전투에서 크게 참패했다.
- 로마의 다키아 정복 - 로마는 발칸반도를 위협하는 다키아 제국을 멸망시켰으나, 이 때문에 동쪽에 있던 게르만족에게 성장할 기회를 줘서 3세기의 위기를 맞았다.
- 카롤루스 대제의 서남 슬라브족 정벌 - 다뉴브 강 동안의 슬라브족을 정복했다가 그 동쪽에 있던 마자르 족에게 활짝 서부 유럽의 문을 열어주었다. 이들은 서부 유럽 코앞까지 와서 헝가리를 세우고 현재까지 눌러 앉아 있다.
- 고구려와 당나라, 그리고 이후 중국의 한족 왕조들 - 한족 왕조 입장에서는 눈엣가시 같았던 고구려였지만, 고구려는 거란, 선비, 말갈, 돌궐 등 만주지역의 북방민족들을 통제하고 있는 상태였다. 그래서 고구려가 멸망하자 중국의 한족 왕조는 고구려 부흥운동을 지원하자는 의견이 나올 정도로 만주의 북방민족에게 내내 시달렸고, 이는 고구려를 멸망시킨 당나라의 멸망 원인이 되기도 했다. 북방민족을 통제하기 위해 절도사의 힘을 강화시켜야 했는데, 그 절도사가 중앙에 반란을 일으켰기 때문. 그리고 요, 금, 원, 청나라 같은 이민족 왕조도 들어섰으며, 왕조 멸망 뒤에도 만주국 같은 괴뢰국이 들어서는 일까지 벌어졌다. 중국이 만주지역을 완전히 통제하게 된 시점은 중화인민공화국이 들어서였다. 물론 고구려 같이 시시때때로 시비를 걸어오는 강한 국가가 삼한을 통일하여 비교적 비옥한 한반도 남쪽을 먹으며 후방을 안정시키는 순간, 중원도 안심할 수 없었으므로 미리 꺾어야만 했던 상대이기도 하다.
- 송나라 - 북송, 남송 모두 순망치한으로 망해버린 예.
- 북송 - 북방의 위협인 요나라에 대항하여 금나라와 연합을 결성, 요를 무너뜨렸다. 그러나 뒷일에 대해 생각 않고 조공을 거부하자 분노한 금나라에 의해 수도가 함락되고 황제는 포로가 되고 말았다.
- 남송 - 금나라에 맺힌 원한에 몽골 제국과 손을 잡고 결국 금나라를 멸망시켰지만 화북으로 기어오르려다가 실패하고 몽골의 대대적인 침공을 받아 멸망했다. 그러나 이건 참작의 여지가 있는게, 몽골과 손 잡은 시점에서 이미 금나라는 멸망 초읽기였기 때문에 같이 망하는 선택지 대신 몽골과 잠시 협력하자는 선택지를 고른 것이고, 실제로 이후에도 약 40년이나 몽골 제국의 공격을 버텼다.
- 제4차 십자군 원정 - 베네치아 공화국과 서유럽 귀족들의 욕심으로 동로마 제국을 공격하고 라틴 제국을 세웠으나 유럽의 방파제 역할을 하던 동로마가 쓰러지는 바람에 외려 이슬람 세력이 급성장했고, 나아가서 오스만 제국이 발칸반도를 석권하여 서유럽 전체를 위협하는 존재로 떠올랐다. 말할 것도 없이 오스만 제국의 성장은 베네치아 공화국 몰락의 원인이 되었으므로 자업자득이 되었다. 물론 오스만 제국의 등장 자체부터가 2세기 뒤이며, 성장하는 시점에서는 무려 4세기 뒤이므로 자업자득이 아니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으나 이는 오스만 제국만에 한정해 본 것이다. 4차 십자군 이전이나 이후에서나 계속해서 이슬람 계열 국가들은 존재하고 있었으며 이들의 성장으로 아나톨리아 반도를 상당수 잃는등 동로마 제국은 축소되고 있었으나, 그래도 그때까지는 버티고 있었다. 그러다 4차 십자군 이후 동로마가 몰락의 길을 걷게 되면서 이들을 견제할수 없게되고, 그 결과 오스만 제국이 성장할때 막을수 없게 된 것이다.
- 13세기 말 ~ 15세기 남동유럽 - 정교회권 국가인 동로마 제국, 세르비아, 불가리아 간의 땅따먹기 싸움으로 이슬람 튀르크 족 세력인 오스만 제국에게만 좋은 일을 해줬다.
- 임진왜란 - 명나라가 조선을 돕기 위해 참전.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조선을 침략한 명분도 가도정명, 즉 명나라를 치기 위해 길을 빌려달라는 것이었다.[6] 결과적으로 명나라는 목적을 달성했지만...
- 뮌헨 협정 - 1938년에 체코슬로바키아로부터 독일이 주데텐란트(Sudetenland), 체코식으로는 수데티(Sudety)라 불리는 곳을 떼어갈 때 영국과 프랑스가 이를 묵인했다. 그리고 두 나라는 이듬해 제2차 세계 대전으로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
- 무기대여법 - 프랭클린 D. 루스벨트는 이웃집에 불이 나면 불이 옮겨붙기 전에 호스를 빌려주어야 한다고 의회를 설득해서 통과시켰다.
- 6.25 전쟁 - 마오쩌둥이 북한을 돕기 위해 참전을 결정하면서 이 말을 했다. (입술=북한, 이=중국) 현재도 중국이 북한을 지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오스트리아 병합 - 오스트리아가 나치 독일에 의해 독일령으로 합병되면서 오스트리아와 인접해있던 헝가리와 유고슬라비아 등 남동유럽의 국가들은 오스트리아라는 완충국이 사라지고 나치 독일과 국경을 맞대게 되면서 독일의 위협에 노출되었고, 그로부터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나치 독일에 합병된 오스트리아 지역을 통해 독일군은 이들 국가들을 침공, 점령하게 된다.
- 이라크 전쟁 - 세속주의로 종교적 갈등을 억누르던 사담 후세인 독재정부를 무너뜨린 미국은, 그 후 이라크 내전이라는 헬게이트를 열어버렸다. 수니파-시아파 갈등을 천년 넘게 이어 왔으나, 사담 후세인의 세속독재가 이를 봉인하고 어쨌든 간에 이라크는 질서를 유지하고 있었으나 미국이 사담 후세인을 날려버리면서 천년 갈등이 터진 것이다. 지금은 다소 개선되는 듯하니 그나마 다행...
- 2015년 새누리당의 유승민 원내 대표 사퇴 파동 때, 당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과 유승민 원내대표는 순망치한의 사이라는 얘기가 언론에서 자주 회자되었다.
- 미국의 파이브 아이즈와 프랑스, 독일, 한국, 일본 - 최근의 국제정치 측면에서 미국은 주요 적대 국가인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는 일에 힘을 쏟고 있다. 다만 자신의 힘만으로는 군사강국인 둘을 상대하는 차원에서는 힘이 들 수 있다. 또한 무엇보다도 세계의 경제력을 휘어잡은 미국은 본토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걸 원치 않으며 이념도 두 국가와는 상반된다.[7] 그래서 미국은 영어권인 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는 물론 둘을 견제하기 위해 공식적으로는 2군 동맹국이나 4개국 역시 사실상 1.5군으로 운명공동체로 취급한다.
- NATO와 우크라이나 - 2022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참고
- 경찰과 거대 조직폭력배 - 제대로 된 국가라면 경찰력으로 거대 조폭을 해체하는 것은 일도 아니겠지만, 이런 거대 조폭들을 일일이 때려잡다보면 군소 조직들이 그 자리를 비집고 들어와 새로 성장하고 뒷세계를 장악하기 위한 다툼으로 더 심각한 범죄도 저지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무작정 때려잡지 않고 매의 눈으로 감시하며 관리하는 선에 머문다. 조직폭력배 문서 참고.[8]
[1] 바퀴를 차축에 끼운 채 그냥 굴리면 바퀴가 빠지니까, 바퀴가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양쪽에 끼워 막는 역할을 맡는 부품이다. 오늘날로 치면 자동차 바퀴와 축을 연결하는 볼트가 바퀴를 고정하는 역할을 맡는다.[2] 대표적으로 虢, 馘 등이 있으며 '곡'으로 읽는 한자가 '괵'으로 쓰이는 경우도 있다.[3] 괵으로 시작하는 단어는 괵상, 괵상미, 괵수, 괵실, 괵약, 괵주 등이 있다.[4] 물론 괵 따로 우 따로 각개격파 당하는 것보단 나았을 것이며, 최소한 진군이 국경 안으로 들어오는 걸 멍청하게 보고만 있진 않았을 수 있었다. 공세종말점까지 우주방어로 뻐기면 어쩌면 임진왜란처럼 수도를 따이고 전국이 작살나는 수준까지 가더라도 어떻게든 격퇴할 수 있었을 수도 있다. 물론 이쯤 가면 미래가 없어서 이후 다른 사건으로 망하겠지만[5] 인접국인 조, 위, 한, 초를 순이라 한다면 비 인접국인 연과 제는 치라 할 수 있겠다.[6] 이것도 말이 좋아 길을 빌려달라는 거였지 사실 이거마저 대마도 도주였던 소 요시토시가 조선이 듣기 거북하지 않게 바꾼 거로 원래는 길을 빌려달라는 게 아니라 아예 앞장서라는 것이었다.[7] 특히 자유주의 진영 미국과 사회주의지만 2017년 헌법 개정 후로 사실상 일당독재체제, 전체주의 사상을 가진 중국의 대립이 심각하다.[8] 상당히 많은 소설과 영화에서 다루어진 주제이기도 하다. 최근 영화 중에서는 영화 범죄도시에 두 집단 간의 불편한 동거가 잘 묘사되어 있다. 일정 선은 넘지 않는 조폭들과 이를 컨트롤하는 경찰, 그리고 새로 들어와 성장하기 위해 선을 넘는 범죄 행위 또한 서슴치 않는 새로운 세력까지 뚜렷하게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