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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8-20 15:06:15

원교근공

삼십육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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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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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설명3. 원교근공의 사례

1. 개요

중국의 병법서 삼십육계에 나오는 군사 전략들 중 한 가지로, 먼 나라와는 친선을 맺고 가까운 나라부터 공략한다는 뜻이다.

2. 설명

전국시대 진나라의 재상 범수가 취했던 외교정책에서 나온 말로 진나라 소양왕은 범수의 충고에 따라 멀리 동쪽 끝의 제나라를 공격하려는 계획은 포기하고 대신 가까이 있는 위나라를 공격하여 영토를 빼앗고, 한나라에 대해서 압박을 가했다. 사실 이는 소양왕의 외삼촌 위염이 당시 권력을 쥐고 있었고 소양왕 본인은 선태후의 꼭두각시나 다름없던 처지여서 위염의 영지 근처에 있던 제나라를 공격하게 되어 있었으나 범수가 왕권강화를 주장하고 그 일환으로 원교근공책을 제안했으며 이는 소양왕의 입맛에 딱 맞는 것이라 받아들여졌던 것이다. 따라서 범수가 주장한 원교근공은 우리가 지금 아는 것과 조금 의미가 다르다. 우리가 아는 뜻은 먼 곳의 나라를 아군으로 끌어들여 가까운 곳에 있는 적국을 견제하자는 의미지만 범수가 말한 뜻은 가까운 놈들부터 조진 다음 멀리 있는 놈들도 조지자는 것이다.

분석을 해보아도 꽤나 실속 있는 외교정책인데, 일단 먼 거리에 있는 국가를 공격하려면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다는 점에서 병사들의 사기와 보급에 악영향을 미치고, 정벌을 위해 이동하는 사이에 있는 타 국가와의 외교문제/딱히 해당지역을 점령한 국가가 없다고 하더라도 해당 지역에 사는 토착 부족들의 저항을 받아내야 하며, 최종적으로 정벌에 성공하더라도 위에 발생하는 문제가 딱히 해결되는 건 아니라서 장기적인 실효지배를 거두기가 매우 어렵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또한 멀리있는 나라일수록 자국과 지형과 기후가 달라서 원정군이 이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어 측에서는 지형과 기후의 익숙함을 이용한 전술로 원정군을 격퇴하기도 용이하며 이러한 자연환경의 차이로 인한 토착 풍토병에 의해 원정군이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막대한 손실을 낼 가능성도 높다. 게다가 먼 나라를 치겠답시고 군사력 상당수를 파병보낸 사이 이웃나라가 빈집털이로 침공해올 가능성도 있으며, 먼 나라를 치기 위해 소모한 군사와 비용으로 인해 국력이 약해진 틈을 타서 이웃나라에게 어부지리만 헌납하는 꼴이 될수도 있다. 예를 들어 명나라임진왜란에서 대규모로 조선에 파병하여 이웃한 유목민들에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임진왜란 후에도 대규모 파병으로 소모된 군사력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주춤하고 있는 틈을 타서 수도인 베이징에 훨씬 가까운 만주에 자리잡은 여진족(만주족)들이 크게 성장하여 후금을 세워 중원을 위협할 정도의 세력이 된 사례가 있다.

반면 인접한 이웃나라를 공격할 경우 거리가 짧으니 보급이 훨씬 용이하며 먼 나라를 공격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병력을 전개시킬 수 있다. 정복하거나 복속시킨 후에도 거리가 짧으니 지배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훨씬 수월하다. 가까운 거리에 있는 이웃나라는 자국과 지형이나 기후가 비슷한 경우가 많고 질병 또한 공유하므로 침공군이 환경에 적응하는 게 어렵지 않다. 또한 한중 국경 부근의 연변 조선족 자치주나 독일-프랑스 국경 부근의 알자스-로렌처럼 인접한 이웃나라에는 자국의 민족과 비슷한 민족이 소수민족으로 살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을 잘 활용한다면 전쟁할 때도 써먹을 수 있고 정복하거나 복속시키는 데 성공할 경우 그 나라를 지배하는데 이용할 수도 있다. 아예 이웃나라 자체가 자국과 비슷한 계통의 민족으로 구성된 경우도 있는데 이경우 민족을 '통일'한다는 명목으로 정복과 지배를 정당화하는 프로파간다로 써먹을 수도 있다. 특히 인접한 이웃나라를 공격하여 복속시키는 데 성공한다면 그 나라를 속국이나 괴뢰국으로 만들어 완충지대로 삼아 자국 본토의 방어가 더 안전해지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완전히 정복하거나 지배하는데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이웃나라를 공격함으로써 적당히 조져 무력화시키거나 힘을 빼놓아 약하게 만들거나 추후에 그것이 단초가 되어 멸망한다면, 바로 옆에 있어 언젠가 세력이 커진다면 자신의 본토를 위협할 가능성이 큰 잠재적 적국이 더 성장하기 전에 미리 싹을 밟아놓아 후환을 없애는 셈이니 결국 자국의 안보에는 이득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예방전쟁 이론의 논지도 이와 비슷하다.

또한 원거리 국가들은 말 그대로 지리적인 거리의 차이 때문에 구태여 서로 경쟁을 벌일 필요가 없는 반면 근거리의 이웃 국가들은 좋은 싫든 한정된 물자, 자원을 두고 생존을 위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문제가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툭하면 중국 어선들이 해안경계선을 넘어 한국의 해안에서 불법으로 무더기 조업을 일삼는 경우가 존재한다. 중국 어부들이 일부러 한국 엿먹으라는 심산에서 그런게 아니라 일단 어부 개개인은 국가적 이념이고 나발이고 그저 자기가 먹고 살려고 그러는 것인데 당연히 이로인해 한국의 어업이 피해를 입게 되므로 한국도 가만히 두고 볼 수는 없어서 이들을 내쫓기 위해 감시와 퇴치를 꾸준히 반복하면서 대립하게 되었고 이런식으로 한국과 중국은 좋든 싫든 각자의 생존을 위해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근거리 국가는 상기한 원거리 국가를 무리해서 공격함으로서 생기는 리스크가 거의 상쇄되기까지 한다. 결국은 좋든 싫든 근접국에 대해서는 공격적인 정책을 취할 수밖에 없다.[1]

물론 먼 나라와 동맹을 맺는 것에 단점도 없지는 않다. 예를 들어서 한나라는 흉노를 공격하기 위해 원교근공을 실행해 먼 나라들을 찾아갔지만 반응이 다들 그래서 어쩌라고? 내 알 바 아님 같은 식이라 결국 그냥 혼자서 공격했다. 멀리 떨어진 나라들도 인접한 문제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먼 나라를 위해 움직일 생각이 없을 수도 있다. 실생활로 예시를 들자면, 멀리 있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더 당신의 문제에 관심이 없을 수도 있다. 게임 등을 보면 이론적으로는 매우 효과가 있지만 현실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전쟁시대보다 평화시대[2]에 더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사실 전쟁 시대에는 타이밍도 맞아야 하고 주변 지역들 때문에 자기 코가 석자라 먼 지역을 도와줄 여유가 없기도 했다. A가 B를 협공하기 위해 C를 찾아갔는데, C 근처에 D라는 놈이 나타나서 설치고 있으면 C와 손발을 맞추기 어려울 수 있고 과거라고 맨날 전쟁만 원하는 인간들만 있지는 않아서 먼 지역 사람들이 한나라의 제의를 거절한 대월지처럼 자신들과 다르게 오랜 전쟁에 지쳐서 평화롭게 살려고 할 수도 있다.

시드 마이어의 문명을 하다 보면 이이제이와 더불어 가장 뼈저리게 체득하는 외교정책이기도 하다. 이웃 나라와는 국익과 영토를 두고 첨예하게 갈등하더라도 먼 나라와는 교역과 외교로 이득을 봐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게임 상황에 따라서는 근교원공이 되는 판도도 많이 나오지만.

현대에는 이걸 무리하게 적용하다가 크게 박살이 난 케이스가 있는데 바로 조지아로, 먼 나라와 친선을 맺고 가까운 나라를 공격했다가 4일 만에 영혼까지 털렸다. 자세한 건 남오세티야 전쟁 문서 참조. 이 경우는 원교근공만 생각했지 이웃 나라와의 역량 차이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게 문제다. 어떻게 본다면 쿠바비슷한 케이스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쿠바는 완전히 박살이 나지는 않았지만, 미국과의 국교 단절 및 꽤 높은 수준의 봉쇄를 당한 적이 있다. 다행히도 미국과는 다시 수교를 맺었다.

그리고 이 법칙이 항상 주효한것도 아니다. 오히려 원거리 국가가 지나치게 강대하면 생존을 위해 근거리 국가들끼리 힘을 합치는 경우도 없잖아 있다. 오랜 전쟁으로 더이상의 전쟁을 혐오하는 분위기가 강해졌으면서도 교통의 발달로 국가들간의 더욱 긴밀한 교류가 일상화된 오늘날에는 오히려 근거리 국가들간의 교류가 더욱 권장되는 추세이다. 사실 고대에도 근거리 국가라고 마냥 적대한건 아니고 오히려 교류는 꾸준히 있어왔다. 원거리 국가와 교역을 하려면 들어가는 노력이 어마무시한 반면 근거리 국가와의 교역은 그래도 비교적 여건이 수월했기 때문. 한중일 삼국도 싸울땐 엄청나게 싸웠지만 평화의 시기엔 정반대로 교역량을 늘려야하네마네 하는 문제로[3] 갈등을 빚은 적 또한 많다. 현대에서의 대표적인 예로는 유럽연합이 있다. 냉전 시대에 로널드 레이건레오니트 브레즈네프의 패권주의적 행보로 인해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격이 될 상황에 몰리자, 기존에 경제적인 이유로 느슨하게 만든 유럽 공동체를 전면 재개편하여 정치적, 문화적, 사회적으로 긴밀하게 교류하기 위한 국제기구인 유럽연합으로 창설하였다. 미국러시아를 동시에 견제하고자 가까운 나라들끼리 뭉친 것이다.

물론 그와 별개로 현대에도 여전히 원교근공의 외교정책은 사라지지 않고 계속 사용되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서 전면전쟁까지 가는 경우는 거의 없어지기는 했지만, 오히려 자국 내의 단결과 세력권 확장을 위해 인접국을 정치적, 경제적으로 공격하는 상황이 더 늘어났기 때문이다. 어떻게 본다면 영토와 군사력이 힘이었던 과거에서 재력과 타국에 대한 영향력이 힘이 된 시대이기 때문에 힘 겨루기의 방식이 달라졌을 뿐, 원교근공의 계책은 현대에도 잘 적용된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위에서 설명된 유럽연합 소속국들도 내부에서는 독일프랑스(+영국)간의 주도권 다툼을 위해 서로 멀리 있는 북유럽권 및 동유럽권의 지지를 얻으려는 정책을 펼치는 면도 있고, 넓게 보면 유럽 연합은 가까이 있는 러시아를 견제하면서 멀리 떨어져 있는 동북 아시아 및 동남 아시아의 국가와 수교를 맺는다는 점에서 거시적인 차원에서는 오히려 원교근공 정책이라고 볼 수도 있다. 또한 한국/중국/일본도 상호간 경제적 협약을 여러 개 맺은 것과는 별개로 국가의 단결과 자국의 이익을 위해 인접국에 대해 정치적 공세를 하거나 경제적으로 공격하는 행보도 꽤 늘어난 편이다.

같은 말로, 근공원친(近攻遠親)이라고도 한다.

상반되는 상황으로 순망치한이 있다. 사전적 의미가 직접 상반되는 것은 아니지만, 순망치한의 상황에서는 당연히 완충지대 역할을 할 이웃나라와 힘을 합쳐서 먼 나라의 위협을 차단해야 한다. 이쪽 사례로 이웃나라인 북한을 도와 미군을 위시한 유엔군과 전쟁을 벌인 중국이 있다.

3. 원교근공의 사례


[1] 한/중/일 관계를 예시로 들자면, 중국은 정권과 지배민족이 바뀔 때마다 한반도에 대한 침공을 개시해 한반도를 확고히 신하국으로 만들어서 자신들의 지배의 정통성을 확보하고자 했으며, 일본 또한 국내 정세의 혼란을 외국을 정벌하는 방식으로 안정시킬 목적으로 가장 먼저 바로 옆에 위치한 한반도를 침공해왔다. 한반도 국가들도 마냥 당하고 살았던건 아니고 광개토대왕의 정복전쟁, 고려의 여진 정벌, 요동 정벌, 조선의 대마도 정벌, 4군 6진 편입, 건주위 정벌, 모련위 정벌 등 주변 민족이나 국가에 대한 정복을 수차례 시행한 바 있다.[2] UN군. UN을 보면 새로운 상임이사국 선출 문제에서도 가까운 나라들이 방해해서 멀리 있는 나라들과 손을 잡기도 한다.[3] 동북아시아의 유교적 특성상 상대적으로 대국에 속하는 국가는 자신에게 조공을 바치는 국가에게 '대국의 아량'을 보여야 할 필요가 있어서 받아낸 조공보다 더 많은 하사품을 토해내야 했던만큼 두 국가가 교역을 하게 되면 대국의 일방적인 손해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대국은 소국과의 교역량을 줄이고 싶어한 반면 소국은 대국과의 교역량을 늘리고 싶어했었다. 중국은 조선과의 교역량을 줄이려한 반면 조선은 중국에게 교역량좀 늘리자고 졸라대는게 일상이였고, 반대로 조선은 일본과의 교역량을 줄이려한 반면 일본은 조선에게 교역량좀 늘리자고 뗴를 쓰는게 일상이였다. 이에 불만을 품은 일본 상인들이 조선-일본의 주요 무역항이였던 부산에서 반란을 일으킨적도 있었으나 조선이 오히려 교역량을 더 줄여버리는 맞불을 놓아버리자 꼬리를 만 적도 있었을 정도. 뭐 그렇다고 해도 대국으로서는 손해를 본다 해도 대국이니만큼 크게 부담되는 수준은 아니었고 무엇보다 자신들이 조공을 받는다는 사실을 어필하기 좋기 때문에 마냥 교류를 막지만은 않았다.[4] 단 오래가진 않았으며 이후 손권이 보낸 사신들을 몰살시키는 사태가 발생했었다.[5] 러시아는 미국을 상대하기 위해 중국과 어느 정도 노선을 같이 하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적대관계였다. 또한 인도는 러시아의 군수품을 수출하는 중요 시장이기 때문에 인도 관련 문제에서 러시아는 적극적으로 중국의 편을 들지 못한다.[6] 에콰도르의 영토 면적은 이웃 페루와 콜롬비아에 비해 매우 작다.[7] 물론 전쟁이 현재 진행형이거나, 전후 정국 혼란을 수습하지 못하며 빈국 상태에 머물러 있는 시리아나 이라크에 비해서는 조금 나아지긴 했다. 다만 이라크도 이라크 전쟁과 IS의 준동이 한창이던 2000년대, 2010년대에 비해 조금 사정이 호전되기는 했다.[8] 러시아는 아제르바이잔과는 달리, 아르메니아와는 실질적으로 국경과 맞닿아 있지 않다.[9] 아르메니아는 러시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라크 전쟁에 자국군을 파병했다[10] 러시아는 아르메니아를 지원하긴 했지만 애초에 경제규모 자체가 초라해 제대로 지원할 수가 없었다.[11] 다만 독립 직후 초창기에는 미국이 캐나다를 침공하여 전쟁을 한 적이 있긴 하다.[12] 심지어 중남미 군사독재정권들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CIA 요원들을 파견하여 고문 기술을 전수하거나, 일부 미국인들이 중남미 내 민주화 운동을 지지하다가 고문당해 죽어나갈 때도 수수방관한 적이 있다. 이 때문에 중남미 국가 지식인층 사이에서는 반미감정이 상당히 강한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