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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8-24 17:57:23

엘파의 다양한 관점

1. 엘파의 다양한 관점

APPLE을 ELPPA로 뒤집어보는 브랜드명처럼 색다른 관점으로 자신만의 방식을 추구하는 Z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했다. 이에 따라 엘파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이 존재한다. 엘파의 다양한 관점은 침착맨 유튜브를 통해 공개되었는데, 그동안 침착맨 유튜브에 나왔던 '민수'들이 자신들만의 관점으로 엘파에 대해 적어보았다.

1.1. 불란서적 관점 by 정일영 교수님 (불어민수)

1.1.1. 자기 소개 및 ELPPA 맛평과 관련하여 내가 적임자인 이유

안녕하세요.

얼마 전에 침착맨님이 운영하는 유투브 방송에 출연하여 프랑스어를 배운다고 해놓고 2시간 동안 프랑스어 표현은 5개 밖에 하지 못하고 거짓과 진실의 논란만 일으킨(?) 정일영입니다. 제가 노안이라 여러분들의 댓글을 거의 읽지 못했는데 제자들이나 조교가 읽고 저한테 알려주는데 반응이 너무 뜨겁고 좋다고 하더라구요. 이런 반응은 제가 태어나서 처음이라 어리둥절하고 96세 되는 어머님께 말씀 드렸더니 아주 좋아하시고 감사하다고 말씀하셔서 너무 여러분께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새로운 과실주인 ELPPA에 대한 저의 느낌을 알려주었으면 좋겠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아마 다른 분들보다 제가 새롭게 출시한 ELPPA에 대해서는 아주 정확한 평을 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왜냐구요? 그 이유는 포도주의 나라라고 일컫는 프랑스에서 10년 가까이 살았던 제가 10년 동안 마신 포도주의 양은 한 병도 채 되지 않고 씨드르(Cidre), 즉 능금주라고 불리는 과실주만 마셨기 때문입니다. 왜냐구요? 이거 또 진실 또는 거짓의 공방이 있을 수 있는데 제가 침착맨에서 보여준 면 때문에 제가 술을 잘 마실 것이라고들 많이 생각하실텐데 실제로 저는 소주를 소주잔의 5분의 1만 마셔도 거의 의식을 잃습니다. 실제로 어느 겨울에 소주 4잔을 마시고 영등포 길바닥에 쓰러져서 얼어 죽을 뻔 한 적이 있었습니다. 의사 말이 사람에게는 간에 알콜을 분해하는 효소가 있는데 저는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해서 술을 먹으면 큰일 난다고 해서 프랑스에 있을 때 포도주도 거의 먹지 못하고 술을 마셔야 할 상황이 되면 능금주만 마셨기 때문에 그 누구보다도 ELPPA라는 과실주에 대해 정확하고도 공정하며 객관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다고 자부합니다

이 제안을 받았을 때 먼저 생각지도 않았던 침착맨이라는 유투브 방송에 출연해서 많은 사람들의 격려와 칭찬 뿐 아니라 십년 넘게 연락 한 번 없던 사람들까지 연락을 해오는, 63년을 살면서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 했던 삶을 잠시나마 준 것에 대한 보답으로 ELPPA의 맛을 그저 평범하게 평하기 보다는 이 신제품에 대한 객관적이고 냉철한 평과 함께 능금주인 Cidre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면서 문화적 소양을 높일수 있는, 한 마디로 하면 도랑치고 가재잡고, 마당쓸고 돈 줍고의 일석이조를 드리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손가락에 땀이 나도록 자판을 두드려 검색하고 검색한 내용을 머리에 쥐가 나도록 해석하고 번역했습니다. 자 밑밥은 이정도로 깔고 이 ELPPA 과실주의 맛에 대해 평을 내리기 전 에 워밍업 차원으로 과실주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해볼까합니다.

1.1.2. 프랑스Cidre에 대한 설명

1.1.2.1. 근원
과실주의 근원은 고대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당시에는 이것을 사과로 만든 포도주(vin de pomme [벵 드 뽐므])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12세기에 들어와서 압착기가 발명되고 나서 제대로 생산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과실주의 아버지 격을 노르만인들은 씨드라(Sidra)라고 불렀고 영국인들은 사이더(Cider)라고 부르는 등 종족에 따라 그 이름은 다양하게 불렸는데 이 사과로 만든 포도주의 원산지가 어디인지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합니다. 특히 프랑스의 노르망디브르타뉴가 과실주에 있어서 경쟁관계에 있을 정도로 Cidre가 유명합니다.

프랑스의 골(Gaule) 지방에 사과나무배나무가 많았다고 하며 끓는 물에 젖은 사과조각과 바스크 지방에서 나는 꿀을 같이 넣어 얻은 음료수를 마셨다고 합니다. 게다가 걀로-로망시대에는 바스크 선원들이 괴혈병과 싸우기 위해 Cidre를 이용했다고 전해집니다. 항해 도중에 이들은 노르망디와 브르타뉴 지방에서 이 음료수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11세기와 12세기부터 사과나무 재배가 프랑스에서 본격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하는데 포도주를 재배하기에 기후가 그다지 좋지 않았던 지역들은 사과 쪽으로 재배 방향을 돌렸습니다. 주요 지역으로는 노르망디, 브르타뉴, 피카르디, 일 드 프랑스 등이었고 Cidre를 제조하는 것은 12세기부터 압축기가 발명되면서 부터 발전되었다고 합니다.

14세기에 과일 나무를 선별하고 제조 방법에 있어서 중요한 발전이 있었고 이로 인해 Cidre의 질이 향상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14세기에 과일 나무들을 선별하고 제조하는 방법이 놀라울 정도로 발전하면서 Cidre 의 질이 높아졌으며 16세기에는 매우 대중적인 음료수가 되었고 프랑스 에서는 값이 저렴하고 이 시기에 사과 수확이 매우 좋은 덕분에 Cidre를 만들 양이 충분했음으로 더욱 대중화되었습니다.

기술력과 생산 방식을 현대화하기 위한 많은 연구와 탐구 결과로 Cidre를 만드는 방법은 발전 되었는데 이 사과를 기반으로 하는 발효 음료는 20세기 초기 프랑스인들이 2천만 리터를 마시면서 6천만 리터를 마신 포도주에 이어서 두 번째로 많이 마시는 음료수가 되었습니다(맥주는 천오백만 리터 소비).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재배지가 파괴 되었는데 특히 노르망디 지방은 피해가 심각했습니다. 오늘날 Cidre 생산은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 요리를 할 때 넣는 등 다양하게 쓰입니다.

그렇다면 Cidre는 과연 어떻게 만드는 것일까요? 브르타뉴에 있는 Cidre 전문회사에서 제공하는 자료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1.2.2. Cidre 제조 과정
(1) 사과 수령하기
Cidre를 만들 사과들은 9월부터 12월 사이에 사과나무 밭에서 수확한 후에 700톤까지 저장할 수 있는 커다란 창고에 보관합니다.
(2) 사과 씻기와 으깨기
엄선된 사과를 물이 흐르는 도관으로 가져가 사과 세정기까지 사과를 보냅니다. 사과를 침용기 안에 1시간 가까이 넣기 전에 으깨지는데 이렇게 함으로써 사과향을 강화시킬 수 있습니다.
(3) 압착
사과가 담겨진 후, 으깨진 사과는 압축기를 이용해서 10톤까지 압력을 가해 잘게 부숩니다. 최대한의 주스를 짜낸 후 정화통으로 보내지는데 이 곳에서 온도 5도에서 10여일 정도 놔둡니다. 사과 찌꺼기는 140도로 저장소에서 말린 후에 사료 회사에 되팝니다.
(4) Cidre의 발효
저장소에서 불순물들은 사과주스로부터 분리되고 깨끗한 주스를 Cidre를 위해 발효시키는데 발효 작업을 통해 사과를 설탕을 알콜로 변화시킵니다.
(5) 모으기
이것은 기본 주스를 여러번 섞는 과정인데 섞기 전에 주스들은 최대한 깨끗한 Cidre를 얻기 위해 여과를 거칩니다.
(6) 포장
Cidre를 넣기 전에 병들을 청소하고 다른 불순물이 들어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자동 기계 장치를 통해 Cidre를 병에 넣은 후 뚜껑을 닫습니다. 이후 상표를 달게 되고 목적지로 출발합니다.
그렇다면 언제 Cidre를 마실까요? 식사 전에 아페리티프(apéritif, 식전주), 칵테일(칼바도스(브랜디)와 잘 어울림) 뿐 아니라 식사 중에도 마실 수 있는데 가금류와 흰색의 고기들과 함께 마시거나 노르망디 치즈와 함께 마실 수 있습니다.
1.1.2.3. Cidre의 맛을 평가하는 방법
자 이제 가장 중요한 맛인데요. 포도주의 경우 맛이 좋은지를 평가하는 방법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잔을 가볍게 흔든 후에 흘러내리는 점도를 보고 당도를 파악하거나 전등에 비춰 불순물이 없는지를 눈으로 확인 하는가 하면 입 안쪽에 넣고 오물거리며 맛을 보는 등 매우 구체적인 방법이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서 의문. 그렇다면 Cidre는 포도주처럼 맛 보는 방법이 없을까요? 만일 있다면 오늘 제가 맛볼 ELPPA를 이 방법에 따라 맛을 보면 좀 더 효율적이면서 정확하게 맛의 평가를 내릴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찾아봤죠. 그랬더니 Cidre의 맛을 평가하는 방법이 있더라구요. 따라서 저는 이 방법대로 한번 ELPPA를 맛보기로 했습니다. 먼저 Cidre는 8도에서 12도 사이로 신선하게 마셔야 하는데 마시기 전 에 몇 분 정도 냉장고에서 꺼내 놓습니다.
(1) 시각
첫 번째로 시각을 통해 Cidre의 색을 감정해야 하는데 시각은 시음을 시작할 때 가장 첫 번째 감각입니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색깔을 관찰해야 합니다. 잔 절반 정도에 Cidre를 붓고 흔들지 말고 색깔과 거품, 밝기, 투명함 또는 불투명성을 관찰합니다. 만일 Cidre가 투명하면 제조 과정에서 여과가 잘 되었다는 의미이며, 반대로 불투명하면 여과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리고 색깔은 창백한 노란색에 가깝거나 오렌지색에 가까운 것이 좋습니다.
이 방법을 통해 ELPPA를 제대로 그리고 정확하게 시음하기 위해 노안인 나보다는 훨씬 앞이 잘 보이는 내 제자를 불렀습니다. 먼저 캔에 ELPPA 라고 적혀 있고 설명을 보니까 ELPPA는 APPLE을 거꾸로 한 글자라고 하는데 이것은 프랑스어에서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하는 Verlan라고 하는데 예를 들어 cimer[씨메]는 merci[메흐씨 : 고맙습니다]의 Verlan 형태입니다. ELPPA의 브랜드명을 붙인 사람이 혹시 이 Verlan을 알고 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프랑스어 전공자로서 제목부터 마음에 들었습니다.
캔 형태인 ELPPA를 냉장고에 1시간 정도 넣어두었다가 꺼내서 15분 정도 놔두었다가 샴페인을 마실 때 사용하는 커다란 유리잔에 반 정도 붓고 1분 정도 가만히 놔두었습니다. 맥주같이 거품이 많이 나지는 않고 기포가 올라왔고 색깔은 맑은 편이었습니다. 문제는 이 시음 방법에 맞춰서 ELPPA를 맛보는 것이 정확한 것인지 계속 의심했지만 내가 프랑스에 있을 때 마셨던 Cidre 색깔이랑 비슷하게 노란색이었고 불순물 같은 것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일단 시각 테스트에서는 통과.

(2) 후각
다음은 후각 차례였는데 Cidre의 향을 잘 맡기 위해서는 잔을 45도 기울여야 하며 잔을 흔들지 않고 냄새를 맡아보는데 이것을 ‘첫 번째 코(premier nez)’라고 부른다고 자료에 나와 있었습니다. 과일 냄새가 짙은 것이 좋은 Cidre이며 이제 잔을 둥글게 돌리면서 Cidre를 흔들어 보는데 이 때 손바닥으로 잔을 살짝 데웁니다. 이것을 ‘두 번째 코(deuxième nez)’라고 부르는데 이러면 산소가 새로운 미립자들을 생성해서 계피 냄새가 난다고 합니다.
그런데 나는 원래 코가 막혀서 냄새를 맡지 못하기 때문에 역시 제자를 시켜 ELPPA의 냄새를 맡게 했습니다. 제자 말이 ‘사과향이 코를 자극하고 강하지 않으면서 싱그러운 느낌’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캔 색깔이 청사과 색이어서 마치 넓은 사과나무 과수원에 싱그러움이 그대로 느껴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방에서 주무시던 96세 되신 어머님이 물을 드시러 나오셨길래 ELPPA를 조금 드렸는데 끄흑 하고 트림을 하셨습니다. 어머님은 평소에도 소화가 안되시면 매실주를 조금 드시곤 했는데 소화가 된 것 같다고 좋아하셨습니다. 그러고 보니 저도 프랑스에 있을 때 밤에 소화가 안되고 소화제가 없으면 Cidre를 한 잔 마신적이 꽤 많았습니다. Cidre가 진짜 소화에 도움을 주는지는 확인해 보지는 않았지만 일단 어머니 기분을 좋게 해주어서 무조건 합격이었습니다.

1.1.3. 불어민수의 종합 평가

먼저 제자에게 의견을 물어보았더니 우선 ‘돈 안내고 공짜로 시음해서 좋았다’고 맛과는 전혀 상관없는 의견을 냈고 그 다음에는 진지 모드로 돌입해서 ‘색깔이나 맛, 냄새가 블라인드 테스트를 해도 사과라고 느낄 정도로 명확했으며 상쾌한 맛이 강하기 때문에 피자치킨같이 느끼한 맛이 강한 음식하고 같이 먹으면 더욱 좋을 것 같다는 평을 했습니다. 말을 끝내면서 뭔가 아쉬운 듯한 느낌의 눈빛을 보내길래 속으로 ’어쭈, 피자 시켜 달라는 소리 같은데‘ 라고 생각하며 정색하고 '늦겠다. 빨리 집에 가라'며 오후 3시 밖에 안됐다는 제자의 등을 떠밀어 내보냈습니다.

얼마 전에 한강 공원에 나간 적이 있는데 정말 많은 젊은이들이 앉아서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ELPPA는 술을 전혀 마시지 못하는 저도 홀짝 홀짝 마실 수 있을 정도로 알코올 도수가 느껴지지 않고 어른들 말씀에 아침에 먹으면 보약이라는 사과가 한 개나 들어가 있다고 하니…

판매 잘 돼서 돈 많이 버시면 저를 ELPPA 광고 모델로 써주세요. 네? 네?

1.2. 과학적 관점 by 궤도민수

1.2.1. 현대 사과의 기원에 대한 연구

사과가 멸종한 거대 초식동물의 영향으로 진화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먼저, 우리는 사과가 왜 이렇게 크고 달콤한 열매를 맺게 되었는지부터 정의를 해야 한다. 기존 연구에서는 사과나무가 쓸데없이 크고 달콤한 열매를 맺는 이유에 대해 인류의 오랜 육종 노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사과 자체에서 보이는 양상이라기보다 인간의 필요에 의해 발달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새로운 증거를 바탕으로 한 혁신적인 이론이 나온 것이다. 사과나무는 인간의 개입이 있기 훨씬 이전부터 이미 크고 맛있는 열매를 맺는 형태로 진화했다는 것. 그 이유는 거대 초식동물. 바로 지금은 사라진 거대 초식동물들이 주로 열매를 먹고 씨앗을 퍼뜨렸기 때문이라는 인과관계가 유력한다는 주장이다. 이 연구를 주도했던 이는 독일 막스 플랑크 인류역사과학 연구소의 로버트 슈펭글러 박사. 그는 장미과 식물들의 열매 크기 차이에 주목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버찌산딸기 같은 작은 열매는 새가, 사과나 배, 복숭아 같은 큰 열매는 대형 초식동물이 씨앗을 퍼뜨리는 데 상당 부분을 기여했다고 한다. 더불어 그는 화석과 유전자 분석을 통해 이렇게도 주장했다. “대형 과일들은 인류의 농경 이전인 신생대 마이오세 말기(약 600만 년 전)부터 이미 진화해 왔다!!”. 기존의 농경 중심적 관점을 재평가하게 만드는 주장인듯 하다.

마지막 빙하기 시절, 유라시아 전역에 서식했던 큰뿔사슴은 이런 큰 열매의 야생 사과를 먹고 씨앗을 퍼뜨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거대한 사슴은 유라시아 대륙 전체에 분포했다고 알려지며, 무려 최대 2.1m의 키와 3.6m에 달하는 뿔을 가졌다고 한다. 하지만 빙하기가 끝나면서 이런 거대 초식동물들이 대부분 멸종했다. 그 결과, 지난 1만 년 동안 큰 열매를 가진 야생 사과의 서식지도 줄어들었다. 슈펭글러 박사는 "빙하의 영향을 받지 않는 일부 지역에서 야생 사과는 간신히 살아남았지만, 멀리 퍼지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왜인지 슈펭글러의 안타까움이 느껴지는 설명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크고 맛 좋은 사과를 되살린 건 결국 사람이었다. 물론 벼나 밀처럼 오랜 기간 사람이 선별해서 길러낸 것이 아니라 우발적으로 형성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했다. 식물이 사람에게 먹기 좋은 형태로 남게 된 과정은 대부분 동일하지 않은 매우 특별한 경로를 거쳤을 것이다. 특히 사과에 대해서는 여전히 베일에 싸인 부분이 남아있어, 이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들은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연구들이 앞으로 멸종 위기에 처한 다른 식물들의 진화에도 새로운 통찰을 줄 수 있지 않을까?

1.2.2. 아오리 사과가 빨갛게 변하는 현상

과일 사과의 재배품종 중 하나로 연두빛을 띠고 있는 아오리 사과가 빨갛게 변하는 현상은 단순히 시간이 지나면서 색이 변하는 게 아니다. 여기에는 아주 복잡한 생화학적 과정과 환경적 요인이 맞물려 있다.

처음에 사과 껍질이 녹색을 띠는 이유는 과피에 클로로필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클로로필은 광합성에 필수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클로로필이 분해가 되면 어떻게 될까? 자연스럽게 녹색이 점차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서 페닐알라닌 암모니아 리아제(PAL)와 칼콘 합성효소(CHS) 같은 효소들이 활발히 활동하며 플라보노이드 생합성 경로를 촉진한다. 이 과정 덕분에 빨간색을 띠는 안토시아닌이 생성된다. 그리하여 사과는 우리 주로 보는 그 빨간색 사과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환경적인 요인인 햇빛과 온도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자외선에 노출되면 MYB 전사인자가 활성화된다. 이는 안토시아닌 생성을 촉진하는 유전자의 발현을 유도한다. 또한 주야간 온도차가 클수록 당이 축적되는데, 이 역시 안토시아닌 생성을 돕는 기질로 작용한다. 사과가 빨갛게 변하는 과정이 진행되는 것이다.

사과의 색을 결정하는 숨은 유전자 특성도 중요하다. 안토시아닌의 축적 정도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알려진 MdMYB1 유전자의 대립유전자 변이가 그것이다. 이 유전자도 사과 껍질의 색을 붉게 만드는 친구 중 하나다. 심지어 사과 껍질의 색을 조기에 구분하는데도 활용이 가능하다. 때문에 이 유전자는 사과가 어떤 색으로 물들지, 붉게 변할 준비가 되었는지를 알려주는 중요한 단서를 주는 존재다.

그렇다면 “엘파도 사과를 빨갛게 만드는 생화학적 과정과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시간이 지나면 빨갛게 변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우선 엘파는 사과 주스 농축액을 사용한 과실주라서 그러한 생화학적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또한 보존료를 사용하지 않는 엘파의 색깔은 제조 과정에서 이미 결정됐고, 발효 후 안정된 상태로 제공되기 때문에 색이 변하지 않는다. 고로 엘파가 빨갛게 변할 가능성은 없으니 엘파의 색상 변화에 대해서는 걱정 마시길…

1.2.3. 사과의 갈변현상

사과를 자르면 갈색으로 변하는 현상은 '갈변 현상'이라고 한다. 이 현상은 사과 속에 있는 폴리페놀 화합물이 공기 중 산소와 만나면서 산화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산화된 폴리페놀은 퀴논이라는 물질로 변환되며, 퀴논은 다시 다른 분자들과 결합해 갈색의 멜라닌 색소를 형성한다. 이러한 과정은 사과뿐만 아니라 배, 바나나 등 다양한 과일에서도 비슷한 형태로 발생한다.

여기서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 “엘파도 사과처럼 갈변할까?” 사과의 갈변은 폴리페놀과 산소가 ‘만나면서’ 산화 과정의 발생인데, 엘파는 액체 상태로 캔에 밀봉되어 있다. 즉, 산소와의 접촉이 제한적이므로 산소와 ‘만나지 않는다’. 따라서 엘파는 사과처럼 갈변하지 않는다. 오히려 신선한 맛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 물론, 모든 음료는 개봉 후 외부에 장시간 두면 맛과 색이 변할 수 있다. 그러니 웬만하면 엘파도 냉장고에 잘 보관해서 마시는 게 좋을 것이다...

갈변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레몬즙 등 산성 물질을 뿌리거나, 공기와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사과를 자른 후 바로 찬물에 담가두거나, 설탕물에 절이는 방법도 갈변을 줄이는 데 유리하다. 이러한 방법들은 사과 표면의 산화를 억제하여 본래의 색상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최근에는 갈변을 억제하는 다양한 방법들도 상용화되고 있다. 그 중 하나는 사과를 진공 포장하거나 항산화제를 첨가하는 것이다. 항산화제는 폴리페놀의 산화를 억제하여 갈변을 느리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종종 다른 품종에 비해 갈변 속도가 느린 특정 품종의 사과는 신선식품 산업에서 선호된다.

사과의 갈변 현상은 단순히 미관상의 문제를 넘어 영양소 손실과도 관련된 문제다. 산화 과정에서 일부 비타민과 항산화 물질이 파괴될 수 있기 때문에, 사과의 신선도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비타민 C와 같은 항산화 물질은 산화에 취약하므로, 갈변을 방지하는 방법을 사용하면 영양소 보존에도 유리할 수 있다.

1.2.4. 우주선에서 엘파를 마실 수 있을까?

우주선에 엘파를 가져가 마실 수 있을지 예상해 보려면 고려해야 할 것이 바로 우주선 내부의 환경과 엘파 캔의 특성일 것이다. 우주선 내부 환경이 지구와 가장 다른 점을 꼽자면 중력기압. 온도의 경우 냉각수나 냉난방 장치 등을 이용해 조절하기 때문에 온도 때문에 음료가 얼거나 끓을 걱정은 보통 안 해도 된다. 우주선 내부도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이니 어찌 보면 당연한 소리.

기압 역시 사람의 몸이 버틸 수 있는 수준으로 조절이 이루어진다. 다만, 특수한 수트 없이도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라가거나 깊은 수심의 물에 잠수할 수 있다는 데서 알 수 있듯, 어느 정도 훈련이 된다면 인간의 신체는 꽤 넓은 범위의 기압을 버틸 수 있다. 장치를 이용해 호흡만 해결한다면 대체로 0.16기압까지는 버티는 수준. 그 아래로 떨어지게 되면 흔히들 상상하는 것처럼 몸이 펑 터져서 죽지는 않지만 혈액이 기화되거나 혈관 속에 기포가 생겨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기면서 수 분에서 몇 시간 사이에 사망할 수 있다. 아무튼 그래서 우주선 내부 기압은 대기압과 비슷하거나 어느 정도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는데, 설계에 따라 그 수준은 다를 수 있다. 기압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기압에 따라 산소 농도를 적절히 조절하는 것인데, 대기압보다 낮은 상태에서 산소 농도도 지구보다 낮다면 숨 쉬기가 어려울 수 있고, 반대로 또 산소 농도가 지나치게 높아도 산소중독증에 걸려 사망할 수 있기 때문. 일례로, 초기 우주선에는 100% 산소가 주입되었는데, 이 때는 대신 기압을 1/3기압 수준으로 낮췄다. 일반적으로 우주선 내부 기압이 낮으면 우주선을 조금 더 가벼운 소재로 만들 수 있고 이에 따라 연료 효율이 높아진다는 장점이 있지만, 아폴로 계획 당시 전선 피복이 벗겨서 생긴 스파크가 순산소를 만나 화재로 이어지면서 사령선 테스트에 참여 중이던 우주비행사 3인이 모두 끔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현재는 산소와 질소를 적절히 섞은 공기를 사용하고 기압도 당시보다 더 높게 유지하는 편이다.

엘파 캔의 경우 일반적인 탄산음료 캔과 마찬가지로 유연한 알루미늄 재질에 압력의 분산이 용이하도록 바닥이 움푹한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이는 액체 밖으로 빠져나오려고 하는 탄산 기체의 압력을 캔이 버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설계이기 때문에 지구보다 기압이 조금 낮은 우주선 내부에서도 버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캔을 따는 과정에서 튄 방울이 우주선의 기계 틈에 유입되기라도 하면 큰일이므로 캔 뚜껑은 최대한 조심히 따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캔을 딴 이후에는 지구에서 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탄산이 빠져나갈 수 있으므로 최상의 엘파 맛을 느끼려면 캔을 딴 채로 오래 두지 말고 바로 섭취하거나, 엘파의 온도를 최대한 낮게 유지할 것.

하지만 의외의 복병은 중력에 있었다. 엘파 캔을 가지고 가서 마시는 데까지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중력의 영향으로 가벼운 탄산 기체가 자연스럽게 위쪽으로 이동해 트름 등을 통해 밖으로 배출될 수 있었던 지구에서와 달리, 우주에서는 마신 탄산 기체가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고 위장에 오래 머무를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탄산이 있는 음료를 잘못 마셨다가 더부룩한 상태로 우주 생활을 이어 나가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주에서 엘파를 마시는 것이 그리 권장되지는 못할 것 같다. 어쩌면 다른 천체의 중력을 받을 수 있는 영향권을 지날 때라면 괜찮을 수도?

추가로, 우주에서 알코올을 섭취해도 괜찮은 지 궁금할 수 있는데, 이 부분은 술을 너무나도 사랑했던 과거의 우주비행사들이 몸소 실험을 통해 증명해주었다. 특히 구소련에서는 당국이 아무리 우주선 내 술 반입을 금지해도 우주비행사들이 마치 수련회에 술을 숨겨 가는 학생들처럼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어떻게든 술을 숨겨 우주로 반출하곤 했는데, 현재까지 우주에서 술을 마셨다가 건강상의 큰 이상이 발생했다는 보고는 없다. 어쩌면 보드카의 나라 러시아 우주비행사라 괜찮은 것일 수도? 물론 과다한 알코올 섭취는 언제나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겠으나, 분명 긴장되는 우주 환경에서 적당량의 알코올이 이를 완화해주는 효과도 무시할 수는 없으므로, 충분한 데이터나 연구 결과가 쌓이기 전까지는 이 부분은 개인의 선택에 맡길 수밖에 없는 부분으로 보인다.

1.2.5. 대칭의 중요성 : 엘파 캔의 상하 대칭에 관하여

물리학에서 말하는 대칭의 개념은 일상에서 말하는 대칭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단순화하여 쉽게 설명하자면, 뭔가가 변화해도 그 결과가 같게 측정되는 것을 말한다. 대표적인 예로, 시간 대칭과 공간 대칭은 물리학에서 보존 법칙의 형태로 많은 법칙의 바탕을 이룬다. 시간 대칭에 의해 에너지 보존 법칙이 존재하며, 공간 대칭에 의해 운동량이 보존된다고 볼 수 있다. 자세한 설명은 현대물리학을 건드려야 하는 어려운 개념으로 스크롤 바 크기가 0에 수렴할 수 있으므로 생략. 이러한 관점에서 엘파 캔의 디자인이 위아래 대칭이라 거꾸로 뒤집어도 똑같은 모양이라는 점은 캔 하나당 사과가 하나씩 통째로 들어갈 정도로 맛에 진심인 엘파를 언제 어디서 마시든 그 맛이 언제나 최고로 유지되도록 만들 것이라는 엘파 제조사의 포부를 내포한다고 볼 수 있겠다. 엘파의 알파벳을 역순으로 읽기만 해도 사과를 뜻하는 APPLE이 된다는 점도 재미있는 사실.

1.2.6. 엘파를 맛있게 마시는 과학적 방법

엘파는 사과주스 농축액을 함유한 과실주이기 때문에 4-7°C의 온도 범위에서 마시면 좋다. 에탄올이 대기 중으로 날아가는 작용을 억제해서 알코올 풍미를 오래 보존할 수 있고, 기체의 용해도는 온도가 적절히 낮을수록 커지기 때문에 탄산의 용해도가 비교적 유지될 수 있다. 또한 입구가 넓은 잔에 옮겨 마시면 후각 수용체를 자극해서 풍부한 향을 함께 느끼며 마실 수 있다.

1.3. 통식가적 관점 by 통닭천사(맛잘알)

1.3.1. 통식가가 마셔본 엘파

APPLE을 거꾸로 하면 ELPPA가 되는데 정말 이름에 충실한 제품이 아닌가 싶다.
캔을 따자마자 향긋한 사과향이 올라오는 것이 식전주로 제격이다.
뿐만 아니라 달콤하고 상큼한 맛이 탁월하기에 디저트 와인처럼 마셔도 좋을 사이더계의 먼치킨이다.
향에 취하고 맛에 취할 수 있는 정말 제대로 만든 사이더다.
나와 침착맨처럼 술을 잘 못마시는 사람도 진한 알콜 향이 느껴지지 않아 기분좋게 마실 수 있다.
MZ는 물론 우리 엄마도 좋아할 엘파, 세대를 아우르는 술이라니... 정말 물건이다.
그리고 과하게 강하지 않은 탄산이 엘파의 큰 장점이다. 목넘김이 부담스럽지 않고 부드럽게 넘어가는 게 계속 손이 간다. 큰일이다..

1.3.2. 통식가가 추천하는 엘파 페어링

사과의 기분 좋은 산미 덕분에 기름진 음식과 아주 잘 어울린다.
개인적으로 BBQ치킨황금올리브와 소금구이 막창이랑 먹었을 때가 가장 맛있었다.
고소하고 기름진 음식에 엘파 한 모금 마시면 정말 안주가 한도 끝도 없이 들어간다.
원래 치킨에 콜라 혹은 맥주를 즐겨 마시지만 엘파를 곁들이니 평소보다 더 맛있게 먹었다.
평소에 와인과 치즈 안주를 즐겨 먹지 않지만 엘파를 마시면서 품종 좋은 화이트 와인같이 느껴져서 참크래커와 치즈를 올려 먹어 봤다. 상큼하고 달달한 엘파에 상상 이상으로 잘 어울렸고 더할나위없이 고급스럽게 즐길 수 있다.
엘파의 달달한 맛은 엽떡이나 마라탕, 닭발 등 매운 음식이랑 기가 막히게 어울린다. 매운 음식에 항상 같이 오는 쿨피스처럼 엘파는 어른들을 위한 쿨피스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듯.
엽떡과 먹었을 때 궁합이 예상보다 더 훌륭했다. 떡의 쫀득한 식감과 달달한 탄산이 있는 엘파는 정말 찰떡 궁합이었고 매운 맛을 금세 소강 시켰다. 엘파는 나의 명예 소방관...!
냉장고에서 차가워진 엘파 한 캔과 잠봉뵈르 한개, 돗자리 한개 들고 나가면 내가 가는 곳이 바로 프랑스 몽마르트르 언덕. 선선할 때 근처 공원에서 여유를 누리며, 그때 엘파와 함께 한다면,,,?
여럿이 모이는 모임 자리에서 주목받고 싶다면 엘파 2팩 들고 가면 된다. 즉시 슈퍼 스타가 될 것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만한 나의 엘파. 나는 슈퍼 스타, 엘파는 슈슈슈슈슈퍼엘파~
알콜 맛을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는 정말 안성맞춤 술이다.
나도 어디 가서 어떤 술 좋아하냐는 말에 대답할 수 있게 되었다. 야호!

1.3.3. 통식가의 종합 평가

1.3.3.1. 통식가만의 엘파 마시는 방법
나는 퇴근 후 개운하게 씻고 집에 온 배달 음식과 함께 차갑게 냉장고에 넣어둔 엘파를 꺼내서 마시는 게… 여름철에 더더욱 안성맞춤이다.
스탠 텀블러에 얼음을 가득 채우고 엘파를 따르면 음식을 다 먹을 때까지 엄청 차갑게 마실 수 있어서 좋다. 시원한 여름을 나는 방법이다.
1.3.3.2. 통식가가 예상하는 침착맨의 엘파 시음 반응
침착맨도 한 모금 마시면 눈이 띠용해져서 정말 맛있는 사과 사이더라고 평하지 않을까?
정신 못차리고 마시다 보면 금세 고나우맨이 돼있을 것이다.
1.3.3.3. 통식가가 추천하는 침착맨 맞춤형 엘파 페어링 음식
내가 생각한 침착맨은 포카칩 양파맛이랑 엘파 조합을 좋아할 것 같다. 포카칩 양파맛은 짭조름한 감칠맛과 바삭한 식감이 훌륭한 과자인데 침착맨이 좋아하는 과자이기도 하다.
엘파와 포카칩 양파맛의 단짠 조합이 미쳤고 바삭하면서 탄산의 톡톡 튀는 느낌이 굉장히 새로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