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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가라아게(唐揚げ[1], 카라아게)는 고기에 밑간을 하여 튀김 반죽을 사용하지 않고 전분을 얇게 입혀서 튀겨낸 일본 요리이다. 일반적으로 별다른 수식어 없이 가라아게라고 하면 닭튀김을 일컫는 말이지만, 녹말을 묻혀 튀기는 똑같은 방식이라면 닭뿐만 아니라 고기, 해산물 등 모든 재료에 통용되는 단어이다.2. 역사
전분을 활용하여 튀겨내는 것은 중국 요리에서 유래된 방법이어서 '가라(唐)'아게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일본에서는 중국을 가리키는 접두어로 '당(唐)'을 쓰는 일이 많은데[2], 이는 한국의 식재료인 당면이나 무술인 당수, 지명인 당진시 등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용법이다. 표기에 따라 '카라아게'라 쓰는 경우도 있으나, 외래어 표기법에 따른 표기는 '가라아게'이다. 유사한 음식으로 일본의 강의 이름을 딴 타츠타아게라는 것도 있는데, 가라아게의 경우 튀김옷도 간을 하여 만들 수 있지만 타츠타아게는 고기 외에는 밑간을 하지 않고 튀기는 것으로 구분짓는다.3. 재료
사용하는 재료는 주로 순살 닭다리살 또는 허벅지살을 쓰는데, 닭 이외에 우엉 등의 채소나 아귀, 복어 살, 오징어 등의 해산물, 심지어 고래고기[3]를 튀긴 가라아게도 있다. 특히 아귀나 복어 가라아게는 육즙이 잘 고이고 살도 많이 탱글탱글해서 닭고기보다 그 맛이 훨씬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별미 중에 별미이다. 한국에서 이러한 가라아게는 주로 오마카세를 전문으로 하는 고급 초밥집이나 가야 구성에 따라 맛볼 수 있고, 일반적으로 다른 설명이 없다면 재료는 닭고기이다.4. 영양
튀김이기 때문에 칼로리는 높다. 1인분(150g) 기준으로 약 410 kcal를 넘어가며, 밥 반찬, 맥주 술안주 등으로도 먹는 걸 감안하면 칼로리 폭탄 수준. 다이어트를 한다면 무조건 피해야 한다.5. 비슷한 음식과 비교
덴푸라와는 다르다. 같은 튀김이어도 일반적으로 덴뿌라는 조리 난이도가 높고 원재료의 중요성으로 인해 스시급의 격식있는 요리로 대접받는 반면, 가라아게는 도시락이나 가정집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서민 요리의 위치이다.둘의 가장 큰 차이점은 튀김옷의 구성이다. 덴뿌라는 밀가루와 찬물을 섞은 튀김옷에 튀김 기름으로 참기름을 쓰기도 하는 일본의 전통적 튀김 방법으로, 원재료에 간을 하는 일이 거의 없이 본연의 맛을 살리는 것에 집중하고 재료도 야채와 일부 해물 정도로 한정되어 정해진 틀과 규범이 있는 튀김법이다. 반면 가라아게는 재료에 밑간을 하고 전분가루를 묻히거나 전분가루에도 밑간을 하고 튀기며, 재료나 방법에 있어서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
일본에서는 자국식 가라아게가 아닌 한국의 프라이드치킨과 같은 닭튀김 음식들은 마찬가지로 '치킨' 또는 '프라이드 치킨'이라고 부른다. 주로 편의점에서 쉽게 볼 수 있다.
가루를 묻히지 않고 반죽에 버무린 상태에서 그냥 튀기면 프리터, 빵가루를 입히고 튀기면 치킨가스나 프라이라는 다른 장르의 음식이 된다.
일본 요리에는 가라아게의 여러가지 변형이 있다. 튀긴 닭고기를 간장, 레몬즙(식초), 미림 혼합 소스에 적셔 타르타르 소스를 뿌리고 양파, 레몬과 함께 먹는 치킨난반은 널리 알려진 미야자키현의 대표 음식이다. 가라아게가 눅눅해질 경우 간장과 타르타르 소스 등을 활용하여 치킨난반으로 재활용하기도 한다.
밀가루 대신 전분을 입혀서 탕수육처럼 튀긴 타츠타아게(龍田揚げ),[4] 밀가루와 계란 등을 넣은 튀김옷을 입혀 만든 오이타현의 명물 도리텐, 홋카이도의 명물 잔기[5] 잔타래[6] 등이 있다.
5.1. 순살치킨과의 차이점
한국에서도 치밥의 개념이 있긴 하지만, 보통 치킨은 반찬보다는 별식 또는 간식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크다. 하지만 일본의 가라아게는 닭고기 자체에 간장을 베이스로 한 염지를 하여 짠맛이 있기 때문에 그냥 먹기보다는 술안주나 반찬, 사이드디쉬로 먹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일본의 도시락에 있어서는 필수요소이자 스테디셀러인데, 이 가라아게의 맛이 도시락 가게의 흥망을 결정한다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이다.치킨처럼 반죽에 넣어 튀김옷을 입힌 것이 아니라 얇은 튀김옷이 아삭한 식감을 주며, 한국의 순살치킨이나 닭강정과 달리 튀김반죽을 사용하지 않기에 덜 바삭하지만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 즉 고기의 맛이 더욱 강하게 느껴진다.
단, 양념이나 부재료가 들어가는 튀김옷이 없기 때문에 일반 닭튀김처럼 튀김옷을 통해 다양한 식감과 맛을 낼 순 없고, 튀김가루가 골고루 묻지 않으면 요리할 때 안의 육즙이나 기름이 일부 빠져나가서 맛이 떨어질 수도 있다. 덜 묻는 것을 막으려면 큰 비닐봉지 안에 튀김가루를 넉넉히 넣고 고기를 넣어 잘 흔들어 묻히면 좋다. 그리고 가루를 묻히자마자 바로 기름에 넣지 말고, 조금 두어 재료에서 나온 습기가 가루에 어우러진 후에 튀겨야 좋다.
단점으로는 기름이 쉽게 타고 튀김도 타기 쉽다. 종래의 튀김은 수분기가 많은 튀김옷이 튀겨지면서 튀김옷 내부의 수분이 빠르게 증발하여 공기구멍을 만들어내 바삭한 식감을 내는 원리이기에 튀김옷을 태울 열량이 수분에 집중되어 물에 녹은 튀김가루의 녹말이 비교적 덜 타는 효과로 튀김옷을 만들어내는 원리이다. 하지만 가라아게의 본질적 요리법은 겉에 전분가루만을 입혀 튀기기 때문에 종래의 튀김옷에 비해 수분함량이 극도로 적을 수밖에 없어서 녹말에 고열량이 집중되어 바로 타버리게 된다. 이게 침전물이 되면서 기름의 산패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에 재사용을 위한 보관 시 세밀한 섬유의 체로 걸러서 써야 한다.
이런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요즘은 가루에 굴리기보다 튀김가루(전분, 밀가루)와 달걀을 양념한 재료에 같이 넣어 뒤섞어 반죽으로 만들어 튀기는 방법을 많이 쓴다. 특히 한정된 기름으로 되도록 많이 튀겨야 하는 가게에선 더 그렇다. 냉동 치킨 가라아게도 이렇게 반죽처럼 튀김옷을 입힌 것이며, 이런 방식으로 만든 가라아게는 순살치킨이나 닭강정과 구별하기 어렵다.
가게에서 직접 닭고기를 사서 발골하거나 뼈째 토막치고[7] 다듬고 양념하고 가루에 굴려 튀김옷을 입혀서 튀겨내는 경우도 있지만, 라멘 체인점이나 작은 가게는 편의상 kg 단위로 포장한 냉동 제품을 일본 요리 전문 식재료상에서 박스째로 사다가, 주문 들어오면 튀기기만 해서 준다. 그렇게 파는 냉동 제품은 튀김옷이 가루에 굴린 것보다 두터워 순살치킨에 가깝긴 하지만, 좋은 튀김을 쓰고 기름 온도와 시간만 잘 맞추면 충분히 먹을 만하기 때문에 가정에서도 입맛이 특히 민감한 게 아니라면 굳이 번거롭게 만들어 먹기보다 냉동 제품을 사서 먹는 게 낫다. 일본 식재료 쇼핑몰에서는 냉동 가라아게를 다 판다. 값도 2019년 초 기준 1kg 짜리가 소매가로 배송비 포함 10,000~12,000원 정도로 비싸지 않은 편이라, 이런 냉동 가라아게 값을 안다면 초밥이나 라멘 체인점 같은 가게에서 사먹는 것이 좀 아깝게 느껴질 수도 있다. 난코쓰(가슴뼈의 연골) 가라아게, 스킨(껍질) 가라아게, 모래집 가라아게도 냉동 제품이 나와 있다.
튀김옷을 만드는 가루는 밀가루, 튀김가루, 녹말가루로 각각 맛과 식감이 다르며 녹말가루 중에는 또 감자 녹말과 고구마, 옥수수 녹말 식감이 다르다. 튀김에 쓰는 밀가루는 보통은 바삭한 식감을 실리기 위한 박력분인데, 가라아게는 반죽을 해서 고기에 묻히는 것이 아니고 꼭 바삭한 식감을 내야 하는 것도 아니라 중력분을 쓰거나 중력분과 박력분을 섞어 쓰기도 한다. 그래도 달걀을 넣어 반죽으로 만들어 쓰는 경우에는 되도록 끈기가 없는 박력분을 쓰고, 많이 뒤척이지 말고 바로 튀기는 쪽이 결과가 낫다.
보통의 닭튀김처럼 튀김옷에 간을 하지 않고[8], 대신 닭고기 자체를 간장, 미림 등으로 만든 양념에 담가 밑간을 한다. 튀김옷이 얇기 때문에 고기 밑간을 세게 하면 짜서 먹기 곤란해지므로 심심하게 하는 쪽이 좋다. 싱거운 건 소스나 소금에 찍어 먹으면 된다.
간이 되어 있기 때문에 그냥 먹어도 좋지만, 시판 중인 일본식 튀김장에 찍어 먹거나 적당한 비율로 만든 레몬초간장을 만들어 찍어 먹어도 좋고 소금+후추로 먹어도 괜찮다. 겨자간장도 잘 어울리며, 마요네즈+간장이나 허니머스터드 소스도 어울린다. 맥주나 사케에도 잘 맞는다. 한국식으로 채썬 파를 올려 먹어도 좋고, 다진 마늘을 듬뿍 얹어 먹으면 강렬한 맛을 즐길 수 있다.
6. 한국 내 요식업체에서
한솥도시락에서 파는 치킨도시락이나 치킨세트, 치킨새우튀김 세트에 포함된 치킨이 사실은 가라아게이다. 이는 한솥도시락이 재일교포 사업가로부터 기술 이전을 받은 것에서 기인한다. 도시락 이름은 치킨이라 되어 있지만 원산지 항목을 보면 가라아게라고 되어 있었고, 2000년 중반 즈음에는 치킨도시락의 설명란에 닭다리살 튀김이 아니라 가라아게라고 적혀있기도 했다. 당시에는 가라아게라는 말이 뭔지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었으나, 어쨌든 한솥은 일본 가정식이 한국에 알려지기 전부터 가라아게를 판매하고 있었다. 한솥도시락 외에도 국내 도시락 체인점에서 닭튀김이라고 쓰여져 있는 메뉴들은 대부분이 가라아게다.한솥도시락 외에는 일본식 라멘집이나 일본식 카레집에서 사이드 메뉴로 팔기도 하며, 이자카야에서도 메뉴에 올라 있는 경우가 있다. 다만, 대형 체인점화된 라멘집이나 이자카야에서는 순살치킨이나 다름없는 냉동 가라아게를 주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한국 치킨 체인점 중에서 가라아게와 가장 비슷한 것은 푸라닭치킨이다.
7. 기타
- 가라아게동이라고 부르는 일본식 덮밥이 있다. 이름 그대로 가라아게를 밥에 얹어 먹는 것. 레시피 먹고 남은 순살 치킨으로 대체해 만들어도 얼추 비슷하게 만들 수 있다.
- 마트에 파는 냉동 닭강정을 해동시켜 한입 크기로 자르고 양파 반 개, 대파 반 뿌리, 청양고추 1개와 함께 볶은 다음 밥과 함께 볶아주고, 굴소스를 약간 넣으면 그럴듯한 간이 가라아게 덮밥을 만들 수 있다.
- 일본에서 특히 가라아게로 유명한 지역은 오이타현 나카츠시(中津市)로, 가라아게의 성지로 불리고 있다. 나카츠식 가라아게의 특징은 타 지역의 가라아게와 비교하여 튀김옷이 얇고 닭고기 자체에 진한 양념이 밴 것이다. 본래 규슈 북부지방, 후쿠오카 주변 지역은 예전부터 일본 내에서 닭고기의 소비량이 가장 많았고 유독 닭요리가 발달했다. 특히 옛 나카츠번에는 많은 양계장이 존재했다고 한다. 때문에 닭고기를 값싸게 구하는 것이 가능했으며, 이 닭고기를 더욱 효과적으로 맛있게 제공하기 위해 수많은 가라아게 점포가 생겨났다고 한다. 가라아게 가게는 더욱 좋은 맛으로 경쟁하기 위해 저마다의 비법이 담긴 양념을 연구했으며, 그 때문에 다양한 맛의 가라아게가 발전할 수 있었다고 한다.
현재 나카츠시 내에는 23개 가량의 가라아게 체인점이 존재하며, 자연히 나카츠시 시민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가라아게를 많이 먹게 되었다. 이 때문에 나카츠시는 일본 전국에서 유일하게 KFC가 정착에 실패한 지역이 되었다고 한다. KFC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양도 많고 맛있는 가라아게를 제공하는 가게가 지천에 널렸기 때문. 1990년대에 KFC 나카츠점이 생겼다가 5년 만에 철수하기도 했으며, 현재는 나카츠 시내의 쇼핑몰 안에 단 1군데 있다고 한다.
- 일본인 사이에서 가라아게에 레몬즙을 뿌려먹냐 안 뿌려먹냐는 한국인의 탕수육 부먹 vs 찍먹과 비슷한 논쟁거리이다. 부먹, 찍먹 논쟁과 마찬가지로 서로 취향을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레몬즙을 뿌리는 것은 무례함으로 회자되기도 한다. 부먹과 마찬가지로 레몬즙은 싫어도 회수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 일본에서는 어린이가 좋아하는 반찬의 대명사이기도 하다. 미트볼, 햄버그와 더불어 일본 어린이의 호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삼신기로 인정되기에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일본 만화, 일본 영화 등 서브컬처에서도 자주 묘사된다.
8. 같이 보기
[1] 표기는 唐揚げ / 空揚げ / から揚げ 등이 쓰이는데, 발음은 모두 같다.# 2010년대 이후 각각의 표기 사용 빈도는 순서대로 대략 79.4% / 3.7% / 17%이라고 한다.[2] 더 나아가서는, 중국과 무관한 다른 나라의 물건인데도 당(唐)이 접두어로 붙은 것도 많다. 예를 들면 옥수수(とうもろこし)의 とう가 唐을 뜻하며, 직역하자면 '중국 수수'라는 뜻이 된다. 하지만 옥수수는 아메리카 대륙이 원산지이고 포르투갈을 통해서 전파되었다.[3] 1950~1970년대 일본 학교 급식에는 고래고기를 튀긴 타츠타아게가 자주 나왔다고 한다.[4] 텐류급 경순양함 2번함 타츠타(龍田)의 식당에서 밀가루가 떨어져서 밀가루 대신 전분을 써서 가라아게를 만든 것이 유래라는 설이 있다.[5] 중국어로 닭튀김을 뜻하는 작계(炸鶏)가 변형된 단어.[6] 잔기에 타래 소스를 뿌렸다. 잔(기)+타래. 우리나라로 치면 간장닭강정 격이다.[7] 연골까지 먹을 수 있어 맛은 나아지지만 조리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다.[8] 튀김가루를 쓰면 간이 되어 있다. 밀가루나 전분을 쓴다 해도 간을 전혀 안 하면 맛이 떨어지기 때문에 소금 약간을 넣는 편이 결과가 좋다(강황분, 넛멕, 커민 같은 향신료 가루를 첨가하면 동남아나 인도 쪽으로 맛이 확 넘어간다). 물론 튀김옷에는 아무것도 안 넣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으니, 이는 선택 사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