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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10 19:04:01

킹덤 오브 헤븐/명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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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발리앙과 고드프리의 대화2. 어떤 수도자의 외침3. 메시나의 무슬림들4. 기사도문5. 발리앙과 구호기사단원의 대화6. 티베리아스와 이슬람 상인의 대화7. 발리앙과 보두앵 4세8. 이벨린의 발리앙의 저택에 그려진 해골들9. 하느님의 뜻이다!
9.1. 성전기사단의 광기
10. 보두앵 4세와 살라딘의 대면11. 살라딘과 이슬람 성직자의 대화12. 보두앵 4세의 죽음 후13. 하틴 전투 출격14. 하틴 전투 패배 이후15. 발리앙의 연설16. 기사는 일어서라17. 예루살렘 공성전, 살라딘과 나시르18. 저들이 한 대로 그대로 다시 이루어질 거다19. 대주교와 발리앙20. 발리앙과 살라딘의 협상21. 발리앙을 배웅하는 나시르22. 발리앙이 시빌라에게23. 기와 발리앙의 싸움24. 발리앙과 새로운 십자군25. 마지막 문구

1. 발리앙과 고드프리의 대화

고향에서 사제를 죽인 발리앙이 말을 타고 고드프리의 뒤를 쫓아온다.
"살인을... 저질렀습니다."
"우리는 안 그런 줄 아나?"
"정말 예루살렘에서는 제 죄를 씻을 수 있나요? 제 아내의 죄도? 정말입니까?"
"정말 그런지 함께 가서 보자꾸나.(We can find out together.)"

아래 항목의 수도자와 달리, 고드프리가 이교도를 죽이는 것도 엄연한 살인임을 자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고드프리가 함께 하자고 말하는 것에서 발리앙의 죄를 함께 짊어지며 도와주겠다는 선성을 보여준다.

2. 어떤 수도자의 외침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 위에서 한 수도자가 반복해 외치는 말.
"교황 성하께서 말씀하시길, 이교도를 죽이는 건 살인이 아니라 천국으로 가는 길이라 하셨습니다!"[1]

이는 중의적인 표현이다. 지금 그들이 가는 길이 장소 자체로 신성한 '하느님의 왕국'인 예루살렘 왕국으로 가는 길이라는 사실과, 그곳에 가서 이교도를 죽임으로써 죽어서 '하느님의 왕국'으로 들어가리라는 믿음을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이 영화의 결말에서는 '하느님의 왕국'에 대해 이들과 전혀 다른 결론을 제시한다.

3. 메시나의 무슬림들

메시나 항구에서 기도하는 무슬림 노동자들을 보고 놀라는 발리앙.
발리앙: 저 자들은 뭡니까?
영국인 부사관: 무슬림들입니다. 사라센이죠.
발리앙: 저들도 기도가 허용됩니까?
영국인 부사관: 세금만 내면 말이죠. "하느님께 영광 있으라. 마땅히 찬양하리라."
발리앙: 우리 기도랑 비슷하네요.

발리앙이 처음으로 무슬림들을 보고 동질감을 느끼는 장면이다. 이 당시 노르만족이 다스리던 시칠리아는 무슬림, 유대인, 정교회인들에게도 어느정도 관용을 베풀었다.

4. 기사도문

"적의 앞에서 결코 두려워하지 말라.
Be without fear in the face of your enemies.
용기있게 선을 행하여 주님의 사랑을 받으라.
Be brave and upright that God may love thee.
언제나 진실을 말하라, 그로 인해 죽게 되더라도.
Speak the truth always, even if it leads to your death.
약자를 보호하고 불의를 행하지 말라. 그것이 네 소명이다."
Safeguard the helpless and do no wrong – that is your oath.
- The Knight’s Oath -

작중에서는 대장장이에서 이제 막 멋모르고 기사가 된 발리앙의 행적에 영향을 미치는 대사로 다가온다. 적어도 이후 발리안의 행적은 이 맹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며, 보두앵 4세가 말한 누구앞에서도 영혼은 자네의 것이라는 대사와 맞물려 시빌라와 결혼하고 기를 죽이고 왕국을 다스리라는 정치공학적인 제안을 거절한다. 시빌라거대한 선을 위해 작은 악을 행하지 않은 걸 후회할 날이 올거라 하지만, 발리앙어쨌든 크나 작으나 악을 행하지 않으려고 한 것.

기사도문을 다 외우고 난 다음에 고드프리가 빰을 후려 갈기는데 벙쪄있는 발리앙에게 "이것은 명심하라는 뜻이다." 라는 말을 남기며 마무리를 뒷수습을 한다. 본래 중세 유럽에서는 기사 서임이 끝나면 서임을 주재하는 상급자가 갓 기사가 된 애송이를 후려갈기는 로마인들이 보면 과연 야만족이라고 할 풍습이 있었다. 기사에 따라서는 후려갈긴 이후에 뚜까패는 일도 많았다. 고드프리는 임종을 눈앞에 둔지라 후려치는 걸로 간략하게 처리한 것. 이것이 훗날에 격식화되면서 바뀐 것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칼등으로 어깨를 세 번 툭툭 치는 그것이다. 후에 발리앙이 예루살렘 전투를 앞두고 수많은 병사들을 기사로 서임하며 맨 앞에 있던 대주교의 시종에게도 똑같이 후려갈기며 자기가 맞은 것에 대한 분을 풀며 기사도문을 마무리 짓는다. 날벼락 맞은 시종도 똑같이 어리벙벙하지만 기사가 되었다는 것에 자긍심을 가지는 눈빛으로 바뀐다.

5. 발리앙과 구호기사단원의 대화

죄가 씻어졌다는 증표를 얻지 못하고 좌절해 있는 발리앙에게 구호기사단원이 말한다.
"나는 종교를 신용하지 않습니다. 나는 모든 종교에서 광신도들의 광기가 하느님의 뜻(will of God)으로 포장되는 것을 보았죠. 너무나도 많은 살인자들의 눈에서 도를 넘은 신앙을 보았어요. 참된 신성이란 올바른 행동과 자신을 지키지 못하는 사람들을 돕는 용기에 있습니다. 그리고 신께서 바라시는 선량함은 바로 여기(머리), 그리고 여기(가슴)에 들어있죠. 매일 당신이 행동한 바가 당신의 선함 혹은 악함을 결정지어요."

당시 많은 십자군들이 죄를 씻었다는 확신, 죄가 씻어진다는 확신을 가지고 신앙의 이름으로 만행을 자행했지만, 구호 기사단원은 그 자신이 십자군임에도 이를 정면으로 부인한다.[스포일러]

특히 이 대사는 '상선벌악'이라는 가톨릭의 교리를 설명하기 위한 장치이기도 하다. 믿음이 중요하나, 믿음 만으로 구원받는 것이 아닌, 그 믿음에 걸맞은 실천을 강조하는 부분이다. 믿음과 교회에 대한 무조건적인 충성만을 강조하고 4대 교리의 이러한 내용을 가장 앞장서서 무시했던 게 당시의 가톨릭 교회였다는 게 아이러니하게 다가오는 부분이다.

6. 티베리아스와 이슬람 상인의 대화

이슬람 카라반을 습격을 주도한 르노 드 샤티용이 무죄방면으로 풀려나자 이슬람 상인이 티베리아스에게 항의한다.
이슬람 상인: 보내다니? 어떻게 저자를 그냥 보낼 수가 있소!
티베리아스: 우리 군대의 호위를 동의하지 않는 한은 카라반을 보호할 수가 없소.
이슬람 상인: 무역은 그저 돈 때문에 하는 것이오. 기독교 세력의 도움을 받아서 하나님을 노하게 할 순 없소.
(티베리아스가 이슬람 상인에게 보상금으로 금을 던저 준다.)
티베리아스: 하지만 기독교의 금은 받잖소.
이슬람 상인: 금은 그저 금일 뿐이지.
티베리아스: 그러시겠지.

서로 이단이라며 배척하고, 성전을 부르짖지만 결국 탐욕에 따라서 움직이는 이슬람 세력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이는 영화 후반부에 티베리아스(기독교 세력)가 자신도 돈과 영지를 위해서 움직여왔음을 고백하여 수미상관을 이루면서, 평화적인 종교를 믿는 두 세력이 사실 탐욕 때문에 전쟁을 하는 중이란 것을 암시한다.

위의 상인은 영화 중반부에도 돈을 벌기위해 무장한 채로 상단을 이끌고 사막을 횡단하다가 기 드 뤼지냥과 함께 습격을 한 르노 드 샤티용에게 죽음을 맞이한다.

7. 발리앙과 보두앵 4세

파일:external/rastafarirenaissance.files.wordpress.com/kingdom-of-heaven-character-baldwin-iv2.jpg
발리앙과 보두앵 4세가 체스판을 사이에 두고 마주앉는다. 보두앵 4세가 말한다.
"그 누구도 자신의 끝을 알 수는 없네. 누가 우리를 이끌 것인지도. 인간은 왕에게 복종하고, 아들은 아비를 따르지. 스스로 움직일 수 있을 때 비로소 진정한 게임을 하게 되는 거라네. 기억하게. 어떤 게임을 누구와 하든, 영혼만큼은 자네 것이야. 게임의 맞수가 왕이든 권력자이든 말일세. 훗날 죽어서 하느님 앞에 서면 변명이 소용 없어. '누가 시켜서 했다'거나 '당시에는 선행할 형편이 아니었다'. 그런 말은 안 통하니 명심하게.
(두 사람, 잠시 예루살렘의 방어에 대해 구상을 나눈다. 보두앵 4세는 만족한 듯 등받이에 등을 기댄다.)
아주 좋네. 자네는 이벨린에 있는 부친의 집으로 가게. 이제는 자네 집일세. 거기서 순례자들의 길을 지켜주게나. 특히 유대인과 무슬림들을 보호해 주게나. 예루살렘은 모두를 환영한다네. 유용하기 때문만이 아니라, 그것이 옳기 때문이야. 힘 없는 자들을 지켜주고, 어느 날 내가 무력해지면 와서 나를 도와주게나."

하느님을 비롯한 누군가의 명령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신념으로 모두를 평등하게 대접하는 게 옳다는 진리를 말하는 장면이다.

8. 이벨린의 발리앙의 저택에 그려진 해골들

이벨린의 발리앙의 저택에 쓰여 있는 글귀, 춤추는 해골들이 말하는 장면이다.
"우리의 모습이 너희의 미래이다."
"Such as we are, You will be."
"Quod sumus hoc eritis."
모든 인간은 무엇을 하고 살든, 어떻게 살든 결국에는 평등하게 무덤 속의 한 줌 백골로 돌아간다는 의미이다. 이는 혈통과 신앙을 넘어서는 범 인류적 평등사상을 말할 뿐만 아니라, 그 생전의 선업과 죄과는 고스란히 자신의 몫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이는 발리앙과 보두앵 4세의 대화에서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또한 죽음을 항상 곁에 두고 살아가던 중세인들의 사고방식이 잘 함축된 명구이기도 하다.

9. 하느님의 뜻이다!


작중에서 십자군이 만행을 저지를 때마다 외치는 배틀 크라이. 사실 십자군 뿐만이 아니라 이슬람 측에서도 잘만 사용하는 어구다. 대표적으로 살라딘 옆에 붙어 다니는 이맘도 이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양측 모두 종교적 광기에 빠져있다는 것을 표현하는 대사다.[3]

9.1. 성전기사단의 광기

티베리아스: 살라딘과 전쟁을 치를 수는 없소. 우리가 이길 수 없소. 아 그리고 우린 원하지도 않소.
성전기사단: 신성모독이다!
성전기사단장: 신성모독이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진 군대는 질 수 없소. 티베리아스 백작은 그렇지 않다고 보시는것 같소이만? 전쟁밖에 없소. 하느님이 원하시오.
성전기사단: 하느님이 원하신다!

작중 광기로 찬 성전기사단의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 다만 현실에서의 성전기사단은 무슬림들이 호의적으로 표현할 정도로 실용적인 편이었다.

10. 보두앵 4세와 살라딘의 대면

케락으로 쳐들어온 살라딘과 그를 막기 위해 출병한 보두앵 4세의 대화 장면이다.

분전했지만 결국 패배하고 포로로 잡힌 발리앙. 이후 이슬람의 장군이 그의 머리 위로 칼을 내리치려는가 싶더니, 그의 눈앞에 칼이 꽂히고, 칼에 반사된 빛에 눈을 살짝 찡그리는데, 칼을 잡은 이슬람의 장군(나시르)이 예전 자신이 만났던 그 아랍인임을 알게 된다. 이어 발리앙을 일으켜 세우는 나시르. "성 안으로 숨으시오. 결국은 죽을 테지만. 내 주군께서 여기 오셨소."라고 말하자 그 순간 멀리서 들려오는 커다란 땅울림, 거대한 십자가를 치켜 들고 보두앵 4세의 대군이 진군해 온다. 나시르는 "살라딘께 전해라. 예루살렘이 왔다고(Tell my lord salahuddin, The Jerusalem Has Come)."라며 긴장하고, 이어 양쪽 진영에서 각각 보두앵 4세와 살라딘이 나와 대면한다.


살라딘: "간청하건대, 왕께서는 기사들을 물리시고 이 일은 나에게 맡겨 주시오."
보두앵 4세: "간청하건대, 왕께서는 온전히 다마스쿠스로 물러가 주시오. 르노 드 샤티용은 처벌받을 것이오. 내가 맹세하리다. 물러서지 않으면 우리는 모두 여기서 죽게 될 거요."

(잠시 침묵)

보두앵 4세: "조건을 받아들이겠소?"
살라딘: "받아들이겠소."
보두앵 4세: (나병 때문에 비틀거리며 괴로워한다.)
살라딘: "내 주치의를 보내 드리리다."
보두앵 4세: 그대에게 평화가 있기를(S-salaam Wa 'alaykum).[4]
살라딘: 그대에게도 평화가 있기를(Wa 'alaykum s-salaam)!

대충 봤을 때는 상황이 이해가 안되지만 하나하나 살펴보면 깊은 뜻을 담고 있다.

예루살렘 왕국에 속한 르노의 십자군이 마음대로 이슬람 대상을 죽이자 살라딘도 일단 있는대로 긁어 모아서 쳐들어오긴 했지만, 사막뿐인 예루살렘을 먹기 위해 싸우고 싶을 생각도 없었고 자신을 죽이려는 세력들을 먼저 치는 게 급급했고, 공성전을 위한 준비도 전혀 되어 있지 않았다.[5] 다만 복수하는 시늉이라도 하지 않으면 자신을 지지하는 세력들이 등을 돌리기에 허겁지겁 온 판에[6] 살라딘의 속사정을 간파한 보두앵 4세가 살라딘에게 돌아갈 명분[7]을 줌으로써 물리적 충돌을 피함과 동시에 살라딘에게 그의 체면을 챙겨준 것이다. 살라딘도 자신의 입장을 이해해주고 배려해준 보두앵 4세에 대한 감사와 존중의 표시로 주치의를 보내 건강을 돌보게 한 것이다. [8]

11. 살라딘과 이슬람 성직자의 대화

살라딘이 케락에서 회군하자, 이에 항의하는 이슬람 성직자(물라)와의 대화 장면.


이슬람 성직자(물라)가 천막 안으로 들어와 살라딘을 마주 보고, 눈짓으로 주위의 사람들을 물린다.
천막 안에는 살라딘과 물라, 그리고 나시르만이 남는다. 살라딘은 접시에 담긴 간식을 까먹으며 물라의 말을 듣는다.

물라: "왜 철수합니까? 왜요? 하느님께서는 저들을 돕지 않으십니다. 전투의 결과는 오직 하느님에게 달렸습니다(Why did we retire? Why? God did not favor them. God alone determines the results of battles)."

살라딘: "전투의 결과는 하느님에게도 달렸지만, 군사들의 준비 · 숫자 · 건강과 식수의 보급에도 달렸소(The results of battles ARE determined by God, but also by preparation, numbers, the absence of disease, and the availability of water)[9]. 적을 배후에 두고는 포위를 유지할 수 없지(One cannot maintain a siege with the enemy behind.). 지금까지 하느님께서 몇 번이나 무슬림에게 승리를 허락하셨소?(How many battles did God win for the Muslims?)[10] 내가 지휘하기 전에, 그러니까... 하느님께서 내가 지휘하도록 주재하시기 전에 말이오(before I came... that is, before God determined that I should come)."[11]

물라: "거의 없었지요. 우리의 죄 때문이었습니다(Few enough. That's because we were sinful)."

하지만 간식을 먹던 살라딘은 코웃음치며 응수한다.

살라딘: "준비가 안 돼서 패한 거요." (It is because you were unprepared.)[12][13]

12. 보두앵 4세의 죽음 후

보두앵 4세가 죽은 뒤, 발리앙과 구호기사단원이 사막에서 대화하는 장면.


사막과도 같은 황량한 계곡에서 발리앙이 망연히 앉아 돌을 던지고 있다.
어느새 나타난 구호기사단원이 발리앙의 등 뒤에서 말을 건다.
"빛을 한 점에 모으면 어느 순간 불꽃이 일죠. 난 여러 번 해봤습니다."
발리앙이 덤불에다 돌을 던지자, 마른 덤불에 불이 붙는다. 발리앙은 자리에서 일어나 구호기사단원을 마주본다.
"저기 당신의 종교가 있군요. 불똥 하나, 바싹 마른 덤불. 저게 당신의 모세[14]입니다. 허나 저는 저것이 말하는 걸 듣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느님이 없는 건 아닙니다. 그녀(시빌라)를 사랑하십니까?"
"예."
"마음은 치유될 겁니다. 당신의 의무는 도시의 사람들을 향한 것이죠...... 저는 기도하러 갑니다."
"무엇을 위해서요?"
구호기사단원은 앞으로 몇 발짝, 발리앙에게 더 가까이 걸어온다.
"이제부터 일어날 일들을 견딜 수 있는 힘을 달라고요."
"무슨 일이 일어나죠?"
"백 년 전의 일에 대한 응보가 일어날 겁니다. 무슬림들은 절대 잊지 않을 겁니다." (The Muslims will never forget.)
잠시 침묵. 구호기사단원이 발리앙을 바라보며 덧붙인다.
"잊어서도 안 되고." (Nor should they.)
구호기사단원이 돌아서서 떠나가자, 옆에 있던 덤불이 불길에 휩싸인다.
잠시 2번째 덤불을 바라본 발리앙이 다시 뒤를 돌아보자 드넓은 벌판에서 구호기사단원이 순식간에 사라져 있다.

감독 리들리 스콧의 종교적인 연출 덕분인지, 이 장면을 비롯한 몇몇 장면을 통해 이 구호기사단원의 정체가 사실은 하느님 혹은 그의 대행자가 아니냐는 해석도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발리앙이 영화 중간에 습격을 받아 혼수상태에 빠져 있을 때 발리앙에게 나타나서 그를 치료해주는 듯한 장면이 나온다.

13. 하틴 전투 출격

발리앙: 군대와 함께 가십니까?
구호기사단원: 내 사명은 군대와 함께 있소이다.
발리앙: 확실한 죽음으로 향하고 계십니다.
구호기사단원: 모든 죽음은 확실하다오. 자네 아버지를 뵈면 자네가 어떻게 성장했는지 말해드리리다.

14. 하틴 전투 패배 이후

살라딘은 포로로 잡힌 기 드 뤼지냥에게 귀한 만년설로 만든 얼음[15]을 잔에다 담아 물을 따른 뒤 마시라고 권하자[16] 기는 마시는 대신 옆에 있던 르노에게 잔을 넘겨버린다.[17]
르노: "이건 그저 물에 불과하니 마시겠소. (I drink water for what it is.)"

잔을 건네받은 르노는 얼음물을 달게 마신다.

살라딘: "난 네놈에게 그 잔을 준 게 아니다.(I did not give the cup to you)"

르노: "저도 알고 있습니다 (No, my lord)."

직후 살라딘은 현장에서 단검을 뽑아 르노의 목을 그어버리고[18][19], 살라딘 휘하의 무사들이 르노를 끌고 나가 살라딘이 직접 목을 친다. 그 참상을 눈앞에서 목도하고 공포와 참담함에 질린 기에게 살라딘은 "왕은 왕을 죽이지 않는다. 훌륭한 선왕에게서 배운 것이 없느냐? (A king does not kill a king. Were you not close enough to a great king to learn by his example?)"[20][21]고 타박하면서 해당 장면은 종료된다.
무리의 선두에서 나란히 말을 타고 진영에 들어서는 티베리아스와 발리앙. 이슬람 군에게 참수된 기사단의 목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고 사방에서 독수리들이 날아다니면서 목이 없는 시신들을 먹는다.
목더미 앞의 창대에 목이 효수되어 있는데 다가가서 보니 르노다.

티베리아스: "나는 평생을 예루살렘에 헌신했다네. 모든 것을 바쳤지. 처음에는 우리가 하느님을 위해 싸운다고 생각했지만, 이제서야 진정 우리가 돈과 땅을 위해 싸웠다는 사실을 깨달았네. 수치스럽군......"[22]
발리앙: "티베리아스 백작님."[23]
티베리아스: "예루살렘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네. 나는 키프로스로 가려 하네만, 같이 가겠나?"
발리앙: "아니오."
티베리아스: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로군.[24] 살라딘의 군대는 반드시 수원에서 수원을 따라 움직일 걸세. 나흘, 어쩌면 닷새 정도는 주어지겠지."

티베리아스, 격려의 의미로 발리앙의 등을 한 대 친다.

티베리아스: "주님께서 함께하시길. 그분은 더 이상 나와 함께하지는 않으시니."

말머리를 돌려 티베리아스와 기사들 사라지고 발리앙 혼자 남는다. 발리앙도 예루살렘을 향하려 말머리를 돌리다가, 목더미 속에서 구호기사단원의 목을 발견하고 얼굴이 차갑게 굳는다. 지평선 너머로 사라지는 기사들을 배경으로 전경에 샤하다(신은 위대하다)기가 펄럭인다.[25][26]

15. 발리앙의 연설

예루살렘 성벽 위를 걸어가는 발리앙과 알마릭.[27] 협소한 공간 좌우로 병사들이 늘어서 있다.

발리앙: "저들은 이쪽 성벽밖에 공격하지 못할 걸세. 일단 포격을 개시하면, 공성탑이 나설 때가 되어야 자기네 공성탑을 때리지 않기 위해 포격을 멈추겠지. 그러니 처음 포격은 그냥 맞아주고, 저들이 포격을 멈추면, 우리가 포격한다."

발리앙이 쇄자갑을 입고 성탑에 들어서는데 헤라클리우스 다가온다.

헤라클리우스: "도시를 버려야 하오."
발리앙: "어떻게 버리시겠습니까, 주교님?"
헤라클리우스: "가장 빠른 말을 타고 작은 문으로 나가는 거지요"
발리앙: "그럼 백성들은요?"
헤라클리우스: "백성들에게는 불행한 일이나, (성호를 그으며) 그것이 하느님의 뜻이라오."

발리앙은 어이없다는 듯 헤라클리우스를 노려보더니 성벽에 붙여 마련된 연단 앞에 나선다. 성 안뜰에 트레뷰셋 여러 대가 방열되어 있다.

발리앙: "이제 예루살렘의 수호는 우리 손에 달렸다. 그리고 우리는 최선을 다해 대책을 세워 왔다. 여기있는 그 누구도 이 도시를 무슬림에게서 빼앗은 적이 없고, 지금 우리를 향해 다가오는 무슬림의 대군의 그 누구도 이 도시가 함락될 때에는 태어나지도 않았었다. 우리들은 저지르지도 않은 공격 때문에, 그 때엔 태어나지도 않았던 자들의 공격을 받는 것이다. 예루살렘은 무엇인가? 그대들의 성지는 로마인들이 무너뜨린 유대인들의 성지 위에 지어졌고, 무슬림의 성지는 그대들의 성지 위에 지어졌다. 무엇이 더 신성한가. ? 모스크? 성묘? 그 누가 이 땅을 가질 권리를 갖고 있는가? 누구도 갖고 있지 않다. (No one has claim.) 모두가 갖고 있으니까! (All have claim!)[28]"
헤라클리우스: "저런 신성모독을!"
알마릭: "조용히 하십시오."[29]
발리앙: "우리가 이 도시를 지키는 것은 그런 돌덩이를 위한 것이 아니라, 이 성벽 안에 사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16. 기사는 일어서라

앞의 연설에서 바로 이어지는 장면. 연설을 마치고 내려온 발리앙에게 대주교가 종종걸음으로 다가온다.

"이보시오 남작, 남작, 남작! 어떻게 기사 없이 예루살렘을 지키시려오? 지금 기사가 없지 않소!"
"그렇습니까."

대주교, 고개를 끄덕인다. 발리앙 몸을 돌려 주변의 남자들을 돌아보다가 한 소년에게 시선이 멈춘다.

"네 신분이 무엇이냐?"
"총대주교님의 종입니다."
"내... 종들 중 하나요."
"그렇습니까? 너는 종으로 태어났군. 꿇어라."

대주교와 종, 모두 어리둥절하다가 종이 무릎을 꿇는다. 발리앙 돌아서서 주변을 둘러보며 외친다.

"모든 무장병, 설혹 아니더라도 무장을 할 수 있는 자, 꿇으라!"

쭈뼛쭈뼛하던 주위의 남자들이 모두 무릎을 꿇는다. 성채 위에서 그것을 지켜보던 시빌라 얼굴이 슬쩍 지나간다.

"무릎을 꿇어라!"

모두 무릎을 꿇자 발리앙 대주교의 종에게 돌아와 기사도문을 읊는다.

"적의 앞에서 결코 두려워하지 말라. (Be without fear in the face of your enemies.)
용기있게 선을 행하여 하나님의 사랑을 받으라. (Be brave and upright, that God may love thee.
언제나 진실을 말하라, 그로 인해 죽게 되더라도. (Speak the truth even if it leads to your death.)
약자를 보호하라. 그것이 네 소명이다. (Safeguard the helpless. That is your oath.)"

발리앙, 종의 뺨을 후려친다. 당황해서 코피를 닦는 종.

"그것은 잊지 말라는 뜻이다. 기사는 일어서라! (Rise a knight!)"

종이 일어서는 가운데 발리앙 계속 외친다.

"기사는 일어서라! 기사는 일어서라!"

대주교 당황하고 무릎 꿇고 있던 병사들 일제히 일어난다. 그들의 눈에 도는 결기의 광채. 발리앙 바로 옆에 있던 맨앳암즈는 아직 일어나지 않고 있다. 다가가서 보니 프랑스에서 자살한 발리앙의 아내의 무덤을 파 주었던 장의사다. 발리앙이 떠난 뒤 그도 십자군이 되어 성지순례를 온 것이다. 발리앙 반갑다는 표정으로,

"장의사 양반."

장의사는 좀전 연설 장면에서도 발리앙을 바로 앞에서 보았지만 그가 자신이 알던 그 대장장이가 맞는지 긴가민가하고 있던 상태였다. 비로소 그가 맞음을 알게 된 장의사 말한다.

"(대장장이) 당신이구료."
"하지만 예전의 나는 아니오. 그대도 마찬가지고. 기사는 일어서시오.[30]"

손수 장의사의 어깨를 잡아 일으켜 주는 발리앙. 장의사는 영광스럽다는 듯 눈이 휘둥그레진다. 발리앙의 등 뒤로 대주교의 목소리.

"남작이 뭐라고 이런 짓을 하시오? 세상이라도 바꿀 작정이오? 누굴 기사로 만들기만 하면 더 잘 싸울 수 있게 된답디까?"

방금 현지임관된 기사들이 비춰진다. 하나같이 자신감 넘치는 웃음띤 얼굴, 얼굴, 얼굴들. 발리앙 돌아선다.

"그렇습니다."

본래 역사에서 발리앙은 방어 병력 6천여명 중에서 야전 지휘를 맡을 기사가 고작 14명밖에 남지 않자 정예병 중에서 60명을 무작위로 뽑아 기사로 서임시켰다.

17. 예루살렘 공성전, 살라딘과 나시르

발리앙의 필사적인 지휘로 살라흐 앗 딘의 군대는 공성전에서 뜻밖에 거센 저항에 부딪치며 성벽을 넘는데 실패한다. 그날 밤 살라딘의 진영 장면.

살라딘이 밤참이 담긴 접시를 들고 자리에 앉는다. 살라딘의 오른편에는 나시르가 앉아 있고, 왼편에는 기둥을 사이에 두고 앞서의 물라가 서 있다. 살라딘이 나시르에게 묻는다.
"누가 방어를 이끌고 있지?"
"이벨린의 발리앙입니다. 고드프리의 아들이죠."
"고드프리? 고드프리가 레바논에서 날 거의 죽일 뻔했지. 정말, 그에게 아들이 있는 줄은 몰랐군."
"케락에 있던 자가 그의 아들이었죠."
살라딘이 접시를 내려놓고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난다. 나시르도 가만히 일어나 그를 따른다.
"자네가 살려 주었던?"
"네."
"그러지 말지 그랬나(Perhaps you should not have)."
그 말에 나시르의 재치 있는 응수.
"먼저 제가 다른 스승을 구했어야 했겠지요." (Perhaps I should've had a different teacher.) [31]

18. 저들이 한 대로 그대로 다시 이루어질 거다

“형제들이여! 하나님께서 너희에게 이 날을 주셨도다! 포로는 필요없다! 저들도 그리하지 않았듯이 말이다! 저들이 한 대로 그대로 다시 이루어질 거다! 알라후 아크바르! 알라후 아크바르!”
예루살렘 공성전 막바지에 이슬람 성직자가 한 연설. 제1차 십자군예루살렘을 점령했을 때 벌인 학살에 대한 무슬림들의 원한과 그들 역시 광신과 증오에 빠져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19. 대주교와 발리앙

예루살렘 공방전 중 발생한 시체들에 대한 처분을 두고.

반쯤 판 구덩이에 시체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고, 그 앞에서 살라딘이 기도를 올린 뒤 비통한 표정으로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32] 살라딘군은 시체를 매장한다.

한편 예루살렘에서는 비슷한 상황 아래에서 대주교가 발리앙에게 항의한다.
"시신을 태우면 심판의 날에 부활 못 하네!"
"이 시신들을 태우지 않으면, 우리는 사흘 안[33]에 전염병으로 몰살입니다. 하느님께서도 이해하실 겁니다, 예하. 만약 그렇지 않다면... 하느님이 아닌 것이니 걱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리고 발리앙은 시체 구덩이 안으로 횃불을 던져넣는다.
예루살렘 공성전이 일단락되고, 살라딘군이 무너진 성벽 밖에 협상장을 마련한다.
그 모습을 보고 알마릭이 발리앙에게 말한다.
"이제는 저들도 협상하려 할 겁니다... 협상해야 할 것이기도 하고요."
"그냥 이슬람교로 개종하세. 나중에 회개하고."[34][35]
그러자 발리앙의 일침.
"저에게 종교라는 것에 대해 많은 가르침을 주시는군요, 예하." (You've taught me a lot about religion, Your Eminence.) [36]

특히 대주교의 명대사는 "일단 개종합시다. 나중에 회개하고."패러독스 인터랙티브 마이너 갤러리에서 밈이 되어있으며 디씨콘으로도 나와있다. 패러독스 인터랙티브의 대표 게임들인 크루세이더 킹즈 시리즈, Europa Universalis 시리즈 모두 정치적인 이유만으로 손바닥 뒤집듯이 종교를 낼름 갈아타는 플레이가 자주 나오기 때문.

20. 발리앙과 살라딘의 협상

이 영화의 백미로 꼽히는 발리앙과 살라딘의 협상 장면.


살라딘의 병사들이 협상을 상징하는 천막을 치고, 발리앙은 협상 제안에 응해 무너진 성벽 밖으로 나간다. 살라딘이 발리앙에게 묻는다.
살라딘: "도시를 넘겨주겠나?"
발리앙" "도시를 잃기 전에 모든 것을 불태울 것이오. 당신들의, 그리고 우리의 성지는 물론, 사람들을 미치게 하는 예루살렘의 모든 것들까지도 전부."
살라딘: "차라리 그게 나을지도 모르겠군... 모두 파괴해버리시겠다?"
발리앙: "마지막 돌 하나까지. (Every stone.)[37] 당신이 기독교 기사들을 죽인다면 그들 모두는 사라센 10명씩을 함께 데려갈 것이오. 당신은 군대를 모조리 잃고 다시는 재기하지 못하게 될 것이고. 하느님께 맹세하건대 이 도시가 넘어가는 순간 당신도 파멸할 것이오."
발리앙의 강경한 태도에 살라딘은 발리앙의 뒤로 무너진 예루살렘 성벽을 흘깃 바라본다.
살라딘: "자네의 도시는 여자와 어린 아이들로 가득 차 있지. 만약 나의 군대가 전멸한다면, 자네의 도시도 그리 될 텐데."[38]
잠시 둘 사이에 침묵이 흐른다.
발리앙: "조건을 제시하시오, 나는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겠소."
살라딘은 다시 한 번 예루살렘을 흘깃 바라본다.
살라딘: "모든 사람들을 기독교도들의 땅으로 안내하겠네, 모든 사람들을. 여성, 아이, 노인, 그리고 자네의 기사들과 병사들, 그리고 자네의 여왕까지도. 자네의 왕도, 비록 저런 자에 불과하지만(Such as he is), 마찬가지일세. 그 또한 자네에게, 그리고 하느님 뜻에 맡기도록 하겠네. 그 누구도 해를 당하지 않을 것이야, 내 하나님께 맹세하지."
발리앙: "기독교인들은 이 도시의 성벽을 넘었을 때 모든 이슬람교인들을 학살했소(The Christians butchered every Muslim within the walls when they took this city)."
살라딘: "나는 그런 자들이 아니라네(I am not those man). 나는 살라흐 앗 딘이야(I am Salahudin). 살라흐 앗 딘(신앙을 품은 정의)."[39]
잠시 눈길을 주고받는 두 사람.
발리앙: "그럼, 그 조건 하에, 예루살렘을 내어 드리겠소."
협상이 타결되자, 살라딘과 발리앙은 서로 작별 인사를 나눈다.
살라딘: "앗살라무 알라이쿰.(السلام عليكم, 신의 평화가 당신에게)"
발리앙: "당신에게도 평화가 함께하기를."
살라딘은 돌아서서 자신의 군대에게로 돌아가지만, 발리앙은 돌아서다 말고 살라딘에게 묻는다.
발리앙: "예루살렘이 뭐란 말입니까?" (What is Jerusalem worth?)"

살라딘: "아무것도 아니라네. (Nothing.)"

살라딘은 다시 자신의 진영으로 향하고, 발리앙은 망연한 표정을 지으며 허공을 응시한다.
하지만 살라딘은 이내 다시 돌아서더니 주먹을 모으며 마지막 한마디를 남긴다.

살라딘: "모든 것이기도 하지! (Everything!)"

발리앙은 살라딘의 말에 공감하는 듯 미소를 짓고는 자신도 성벽으로 돌아간다.

예루살렘의 현실적인 가치보다는 정치적·종교적·정신적 상징성이 너무나도 크기 때문에 각 진영에서는 모든 것을 걸고라도 저 곳을 얻기 위해 싸울 수 밖에 없다는 역설을 단번에 설명해주는 명대사이다.[40]

21. 발리앙을 배웅하는 나시르

나시르가 예루살렘을 떠나는 발리앙을 배웅하는 장면.

나시르가 발리앙에게로 다가와 말을 내어준다.
"이 말, 그다지 좋은 말이 못 되더군. 난 갖기 싫소."[41]
"고맙습니다."
발리앙이 나시르로부터 말을 받아 그 위에 올라탄다. 나시르가 발리앙을 올려다보며 덧붙인다.
"하느님의 사랑이 없었다면 그대가 어찌 이토록 많은 일을 해냈을 수 있었겠소? 그대에게 평화가 함께하길."
발리앙도 나시르에게 그들의 말로 작별 인사를 한다.
"와 알레이쿰 살람."[42]

실제 역사에서도 비슷한 일화가 있었다. 발리앙이 자신의 가족들을 예루살렘에서 무사히 나올 수 있도록 살라딘에게 부탁했고 살라딘은 이를 받아들여서 발리앙의 아내[43]에게 말을 내준다.

22. 발리앙이 시빌라에게

살라딘에게 사람들의 안전을 보장받는 대신 예루살렘을 내주기로 한 발리앙이 이를 시빌라에게 알리며.

"선왕(보두앵 4세)의 왕국은 바로 여기(머리), 그리고 여기(가슴)에 있습니다. 이 왕국은 그 무엇도 침범하지 못할 겁니다."[44]

"나는 어찌할까요. 나는 아직 아크레, 아스칼론, 트리폴리의 여왕이에요."

"여왕이 아니라면, 나는 당신과 함께할 것입니다."
전쟁가 끝난 후 예루살렘을 떠나는 피난행렬 사이에 시빌라에게 발리앙이 다가간다.

"여왕은 절대 걷지 않는데, 당신은 걷고 계시는 군요."

시빌라가 발리앙의 손을 잡으며 미소짓는다.

23. 기와 발리앙의 싸움

전쟁이 끝나고 발리앙이 세수를 하고 있을때 기가 다가와 칼자루를 내민다.
"완벽한 기사. 스스로를 그렇게 생각하고 있겠지?"

"우리의 모습은 우리의 행동에서 나오지."

기는 옆에 있던 검을 하나 더 들고 발리앙에게 달려든다. 발리앙은 기의 검을 내려치나 기는 숨겨둔 단검으로 발리앙을 공격하며 그를 궁지로 몬다. 발리앙은 이내 위기에서 벗어나고 기의 손과 다리를 베어 쓰러뜨린다. 기는 쓰러진 채 고개를 숙인다.

"죽여라."

"다시 일어섰을 때, 일어난다면. 기사로 일어나라."

24. 발리앙과 새로운 십자군

돌아온 발리앙과 성지로 가는 리처드 1세의 대화 장면.

고향으로 돌아온 발리앙 앞에, 행군하는 한 무리의 군대와 기사들이 나타난다.
기사: "우리는 예루살렘 왕국을 수복하러 가는 십자군이오."
잠시 상념에 잠기는 발리앙.
발리앙: 사람들이 이탈리아어를 하는 곳으로 가십시오, 그리고 그들이 다른 언어를 쓸 때까지 계속 가십시오."[45]
그러자 기사 뒤에서 투구에 왕관을 쓴 기사가 다가온다. 기사의 옷에는 황금빛 사자 문장이 새겨져 있다. 바로 잉글랜드의 왕, 리처드 1세다.
리처드 1세: 우리는 '예루살렘의 수호자(Defender of Jerusalem)'였던 발리앙을 찾아 이 길을 왔다."
발리앙: 저는 대장장이입니다."
리처드 1세: 그리고 나는 잉글랜드의 국왕일세."
발리앙: 저는 '대장장이'입니다."
알겠다는 듯 리처드 1세와 기사들은 도로 군대에 합류한다. 군대는 왔던 길을 도로 돌아간다.

발리앙의 이 말은 자신은 한낱 대장장이로 남겠다는 겸양의 표현이 아니다. 그렇게 해석하는 것은 앞서 "기사는 일어서라" 장면과 모순된다.

고드프리를 따라 십자군 원정을 가기 전 발리앙은 한낱 대장장이였다. 하지만 고드프리, 구호기사단원, 보두앵, 나시르, 살라딘을 만나고 경험하면서 그는 "기사"가 되었다. 기사란 특권을 가진 자가 아니라 "적의 앞에서 결코 두려워하지 말"고, "용기있게 선을 행하여 하나님의 사랑을 받"고, "죽게 되더라도 언제나 진실을 말하"고, "약자를 보호하고 불의를 행하지 말"아야 하는 "소명(의무)"들을 짊어지는 존재다. 그것을 인지하고 그 소명을 지키며 산다면, 발리앙이 대장간으로 돌아가 철을 두드린다 해도 그는 여전히 기사다. 장의사에게 "나는 과거의 나(대장장이)가 아니고, 그대도 과거의 당신(장의사)가 아니며 기사이다"라고 말한 것은 이런 의미다. 그리고 발리앙이 리처드의 동행 권유를 거절하는 것은 갑옷을 걸치고 칼을 들고 말을 타 성지로 향하지 않아도 자신은 이미 기사이니 같은 경험을 다시 할 필요가 없다는, 자신의 양심(=기사됨)을 확신하는 자신감 넘치는 말이다.

물론 그와 동시에 예루살렘 원정이 기사도가 아닌 사익을 위한 싸움임을 알기에 거기에 끼어들기 싫어서 권유를 거절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이것은 비록 예루살렘은 살라딘에게 넘어갔으나, 머리와 가슴 속에 남은 선왕의 왕국(양심)은 누구에게도 넘길 수 없다는 대사와 일맥상통한다.

25. 마지막 문구

영화의 마지막 문구.

The King, Richard the Lionheart, went on to the Holy Land and crusaded for three years.
His struggle to regain Jerusalem ended in an uneasy truce with Saladin.
Nearly a thousand years later, peace in the Kingdom of Heaven remains elusive.
성지를 향한 사자심왕 리처드의 십자군 원정은 3년 동안 계속되었다.
예루살렘을 되찾으려는 그의 분투는 결국 살라딘과의 불편한 타협으로 끝났다.
그로부터 거의 천 년이 지난 뒤에도, '하늘의 왕국'에는 평화가 멀기만 하다.

발리앙은 전투를 끝내고 평화를 얻었지만 다른 사람들의 싸움은 끝나지 않았음을, 그리고 영화가 제작된 시점에도 종교에 얽힌 싸움이 계속되고 있음을 짧고 묵직하게 나타낸다. 더불어 이 영화에서 말하는 '하늘의 왕국'이 공간적인 예루살렘이 아니라 정신적이고 인간 내재적인 의미에 가깝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아직까지 그 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진정한 싸움의 원인은 인간 자체에 내재되어 있는 문제임을 보여주기도 한다.


[1] 실제로는 성 베르나르두스가 한 말. "진정한 그리스도의 기사들은 하느님을 위한 싸움에서 안전하게 싸울 것이며, 적을 죽이거나 자신이 죽을 위험에 처하더라도 전혀 두려워 할 것 없으며 죄를 짓는 것도 아닙니다. 그리스도를 위해 누군가를 죽이거나 자신이 죽는 것이므로 여러분은 죄를 짓는 것이 아니라 영예를 누릴 커다란 특권을 누리게 되는 것입니다. 어떤 경우가 되었든 그리스도가 이기게 되어 있습니다. 여러분이 적을 죽이는 경우 그리스도께서는 기꺼이 적의 죽음을 용인할 것이며, 여러분이 적의 손에 죽을 경우 그리스도께서는 자신의 기사에게 아낌없이 위안 해 주실 것입니다."[스포일러] 이 자의 정체가 사실은 천사라는 작가의 설명을 봤을때 단순히 십자군 전쟁에서 목격한 것만을 말한게 아니라 역사적으로 신의 이름으로 저지러진 모든 만행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3] 그 이맘은 하틴 전투 직전에 이 대사를 군대 앞에서 외친다. 살라딘은 평소라면 이런 광신적인 이맘을 제어하지만, 르노 드 샤티용이 자기 누이를 죽여서 독기를 품은 참이라 그냥 둔다.[4] 극중 보두앵 4세는 여기에서 그리스도교 신자처럼 'Peace be upon you'가 아닌 이슬람권의 말로 인사한다. 보두앵 4세의 이슬람권에 대한 존중을 드러내는 장치.[5] 작품 후반에 예루살렘 성을 공격할 때와 비교해보면 그 차이가 확실하게 눈에 들어온다. 반대로 예루살렘 왕국군 또한 훗날 하틴 전투의 기진맥진한 모습과는 달리 위풍당당한 모습이다.[6] 사실 수적으로는 살라딘의 군대가 압도적으로 많았기에 십자군과 맞붙으면 이기긴 했겠지만,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결국 살라딘 측의 희생도 컸을 것이다.[7] 이번 사태의 범인인 르노 드 샤티용의 처벌[8] 냉정하게 보면 지금 보두앵 4세의 건강 상태가 어떤지 확인하려는 전략적인 계산도 있었을 수 있지만, 작중 묘사된 살라딘의 인품이나 보두앵 사후에도 그를 높이 평가하는 장면을 보면 그런 계산 없이도 그냥 순수한 마음으로 베푼 호의였을 것이다. 실제 역사의 살라딘도 관대하고 온화한 성품의 지도자였고, 리처드 사자심왕과의 일화들 등에서 나타나듯 적에게도 존중과 경의를 표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9] 이 대사는 게임 문명 6에서 아라비아 문명의 지도자로 나오는 살라딘의 작중 대사로도 살짝 변형, 축약되어 나온다.[10] 당시 이슬람 세력도 십자군 세력만큼이나 막장이였다. 십자군이 겉으로는 하느님을 내세우며, 약탈과 돈에 따라 움직인 것처럼 이슬람 세력도 알라를 위한 성전보다는 돈이나 영지에 관심이 있어서 십자군에게 고용되어 서로 싸우는 일도 있었다. 살라딘이 정권을 잡으면서, 하나로 통합되면서 승승장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여담으로 극장판 자막은 무슬림을 뜬금포로 아랍군으로 바꿔서 뜻을 크게 왜곡했다.[11] 현실적인 지휘관이었던 동시에 자신의 전쟁을 지하드로 표명하는 살라흐 앗 딘의 입지를 요약할 수 있다. 정말 잘 정리된 대사.[12] 독실한 이슬람교도이자 철두철미한 지휘관인 살라딘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준비 안하고 진 주제에 신을 탓하는 소리로 들렸을 것이다.[13] 이 다음으로 물라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당신 왕 자리도 오래 못 갈 거요(If you think that way, you shall not be king, for long.)"라며 상당히 무례한 말로 살라딘을 도발하는데, 옆에서 나시르가 발끈하는 것과 달리 살라딘은 "그리고 내가 왕이 아니게 되면, 난 (곧 멸망할) 이슬람을 위해 두려워 떨테지 (When I'm not king, I quake for Islam, 의역하면 "그리고 내가 물러나면 이슬람도 끝이지")"라며 유하게 받아친다. 곧바로 방문 고마웠다고 일방적인 축객령을 내리고, 물러나지 않자 같은 말을 반복하고 악수까지 청하면서 쫓아낸 걸 보면 살라딘도 심기가 편하지만은 않았던 모양.[14] 성경 출애굽기에 따르면 모세는 불타는 떨기나무에서 하나님을 만나 계시를 받았다.[15] 이전에 너희들은 준비가 안 되었을 뿐이라며 코웃음친 살라딘의 말을 증명하는 장면으로, 무더운 사막 한복판에 차디찬 만년설을 가져와 보관하고 있을 정도로 살라딘의 군대는 철저하게 모든 걸 갖추고 있었다.[16] 이는 기를 죽이지 않겠다는 살라딘의 자비로, 동서양을 막론하고 역사적으로 패배한 적장에게 음식을 권하는 건 그를 해칠 뜻이 없다는 암묵적인 제스처였다.[17] 이 장면에서 기의 의도에 대해선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우선 자비의 표시로 건네준 잔을 거부한 건 이교도인 살라딘의 자비 따위는 받지 않겠다는 거부 의사를 나타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또 하필 그 잔을 르노에게 넘겨준 점을 보면 자신을 살려줄 바엔 차라리 르노에게나 자비를 베풀라는 메세지를 전달했다고 볼 수도 있다. 또 한편 살라딘이 증오하는 원수인 르노를 당연히 살려줄 리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자신에게 주어진 자비를 르노에게 넘김으로써 살라딘의 호의를 먹칠하려 한 것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다. 대본에 의하면 죽이기 전에 마지막 호의를 베푸는 줄 알고 두려움에 마시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18] 살라딘은 처음엔 그냥 돌아가는 듯 했으나, 뒤에 있던 성직자가 곡도를 건네며 행동할 것을 촉구하자 그 검을 잡는 대신 차고 있던 단검을 뽑아 휘둘렀다.[19] 단검은 동물을 잡을 때 쓴다는 관습이 있으므로 르노를 인간이 아니라 금수로 취급한다는 뜻이다.[20] 초반에 보두앵 4세가 체스판을 두고 발리앙에게 가르침을 주었던 것을 염두에 두고 보면 상당히 중의적인 발언이다. 실제로 체스에서는 킹은 절대로 잡힐 수 없는 기물이며, 자신의 으로 상대의 체크할 수도 없다. 킹으로 상대의 킹을 체크해봤자 바로 다음 턴에 자기 킹이 죽으므로, 스스로 체크 상태가 되는 수를 둘 수 없다는 룰에 위배되어 일리걸 무브(Illegal move)가 되기 때문이다. 살라딘이 정말로 체스를 염두에 두고 한 발언일지는 알 수 없으나, 즉 발리앙과 달리 기는 정말로 보두앵 4세에게 배운 게 없다는 것을 은유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21] 앞에서 살라딘이 물을 준 의미가 '나는 너를 죽이지 않겠다'라는 뜻이라고 해석할 때, '내가 여기서 너한테 물을 준(죽이지 않는) 게 뭐 니가 좋아서 그런 줄 아느냐? 너도 어쨌든 한 나라의 국왕이니까 법도상 내가 차마 죽이지는 못하고 놔 두는 것뿐이다. (그러니 네가 내 앞에서 뭐라도 된 줄) 착각은 하지 마라(=네가 왕이 아니었으면 진작에 너도 르노 꼴 났을 거다).'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다.[22] 하틴 전투의 패배로 티베리아스가 살라딘의 통치하에 들어가자 영지를 상실한 레몽 3세는 더 이상 지킬 게 없는 예루살렘 왕국을 버리고 키프로스로 가기로 한 것이며, 그래서 자신이 부귀와 영토를 위해 싸웠다는 것을 깨닫고 부끄럽다고 말한 것이다. 레몽 3세와 그 휘하는 예루살렘 왕국의 봉신으로(옷에 달린 문장만 봐도 알 수있다) 구호기사단이나 성전 기사단과는 관계없다. 그리고 이 말은 현대인들에게도 귀감이 되는 것이 가끔 자신이 이루고 싶은 부귀영화나 자신의 뜻을 정당화 위해 신의 뜻을 이용하는 사람의 욕심을 직접적으로 지적한 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23] 킹덤 오브 헤븐의 고증 항목에 나와있듯이 티베리아스는 영지 이름이고, 이 인물의 실제 이름은 '레몽 3세'이다. 실제 역사에서는 영화와 달리 이 사람은 하틴 전투에 참가했고 포로가 되진 않았으나 전투 도중 부상을 입어 그 상처로 트리폴리에서 죽었다.[24] you are your father's son. 이런 상황에서도 예루살렘을 버리지 않겠다는 발리앙에게서 훌륭한 인물이었던 고드프리의 모습을 본 것이다.[25] 목만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것은 이들이 전투 중 전사한 것이 아니라 포로로 잡혀 처형되었음을 의미한다. 이것은 살라딘 개인이 아무리 관용적이라 하더라도 그가 올린 기치는 기독교측과 마찬가지로 종교적, 사상적 기치이고, 그 기치를 믿고 따르는 무슬림들의 시대정신과 십자군이 저지른 만행에 대한 분노를 일개 군주의 자비심이 거스를 수 없음을 암시한다.[26] 영화에서는 생략되었지만 대본에서는 실제 역사대로 살라딘이 기사들의 처형을 지시하는 장면이 있다. 이때 살라딘은 수도회의 기사들은 광신도라 절대 평화를 받아들일 수 없으리라 말하며 씁쓸하게 처형을 명령하였다. 그리고 그 구호기사단원은 "하나님 외에 신은 없다"를 외치는 처형인에게, "나도 안다네"라고 답하고 담담히 처형당한다. 기독교와 이슬람교 역시 같은 신을 모시는 뿌리가 같은 종교임을 보여주는 장면이다.[27] 발리앙이 예루살렘에 도착했을 당시 고드프리의 검을 보고 발리앙을 미행한 그 민머리 기사[28] 세 종교의 세력들 중 그 누구도 정당한 권리가 없지만 동시에 모두 권리를 주장할 명분이 있는 것을 반대말의 대비로 간결하게 묘사한다.[29]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영화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십자군 전쟁기에 저런 연설을 했다가는 발리앙이야말로 성벽 밖으로 내던져졌을 것이다. 즉 고증을 따지면 조용히 하라는 쪽이 이상한 것.[30] 이 장의사는 성벽이 뚫리고 나서 이어진 십자군과 이슬람군 최후의 전투에서 장렬하게 싸우고 전사한다.[31] 자신이 살라딘에게 관용을 배웠음을 은유함으로 살라딘의 관용 정신을 암시한다.[32] 이는 이슬람에서 기도를 마칠 때 하는 행위인데, 살라딘의 표정과 맞물려서 마치 눈물을 훔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33] 복음서예수가 사흘만에 부활했다고 한 사실에서 언급.[34] 농담조나 체념조가 아니라 진지한 말투다.[35] 헛된 자기합리화일 뿐인 것이 예루살렘 군의 손에 누이가 살해당하고 관용을 베풀어 맺은 평화조약은 르노 드 샤티용에게 모욕당했으며 내심 흠모하던 보두앵 4세의 유산을 영웅심과 광신 뿐인 기가 말아먹는 판국에 기독교도들에 대한 회의감과 분노가 극에 달한 살라딘 앞에서 이제부터 무슬림으로 살겠다고 목숨을 구걸해봤자 살라딘이 자비를 베풀었을 리가 없다.[36] 국내에 출시된 DVD에서는 "참 편한 종교관을 가지셨군"이라고 번역되었다.[37] 마태오 복음서에서 예루살렘 성전을 향해 '돌 위에 돌 하나도 남지 않으리라'고 한 예수의 말을 연상시키는 대사다. 다만 stone을 반드시 돌이라고만 특정하기는 어려우므로 중의적이라 할 수 있을 듯. 위 발리앙의 연설에서도 예루살렘 내의 성전들을 가리켜 stone이라고 총칭했다.[38] 발리앙이 강경하게 버틴다면 살라딘도 큰 피해를 입겠지만 결국 도시는 함락될 것이고 격렬한 전투 끝에 함락된 성 안의 사람들은 역사적으로 공성전에서 진 도시 상당수가 그랬듯이 모두 분노로 뒤집힌 이슬람 군에 의해 참혹한 운명을 맞게될 것이다.[39] 가산 마수드의 발음에 따르면 '살라흣-딘'처럼 들리는데, '앗'이 온전히 읽히지 않고 이전 음과 합쳐져 'ㅅ'받침처럼 발음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해당 문서 참조. 대사를 곱씹어보면 중의적 표현이다. 나는 살라흐 앗 딘이다. 라는 뜻과 나는 신앙을 품은 정의다라는 두가지 뉘앙스를 풍긴다.[40] 예루살렘은 현재도 기독교, 이슬람교, 유대교, 대표적인 아브라함 계통 종교들이 모두 성지로 여기는 곳이다.[41] 초반부에 발리앙이 노예가 된 나시르에게 흑마를 건네주며 "나도 노예처럼 살았다. 그래서 누군가를 노예로 만들고 싶지는 않다." 라고 말한다. 그에 나시르가 "당신의 덕망은 적에게 큰 귀감이 될 것입니다." 라는 말을 하고 떠나는데, 그때 받은 말을 돌려주는 것.[42] 같은 단어로 대사를 마무리지었던 살라딘과의 대사를 비교하면 차이가 드러난다. 살라딘과 대화할 때는 각자의 언어로 살라딘은 "As-salamu alaykum."이라고 말하고 발리앙은 "And peace be with you."라고 답하지만, 나시르와 대화할 때는 서로의 언어로 나시르가 "Peace be upon you."이라고 말하고 발리앙이 "Wa 'alaykum s-salaam."이라고 답한다.[43] 영화와 달리 자살하지도 않았고 신분도 동로마 제국 황제의 조카딸로 미천한 신분이 아니었다.[44] 제목이기도 한 '하느님의 왕국(Kingdom of Heaven)'에 대해 이 영화가 제시하는 결론이라고 해도 좋을 대사다.[45] 당시 서유럽에서 중동으로 갈때는 현재의 이탈리아 지역에 위치한 제노바나 시칠리아의 메시나에서 배를 타고 가는게 일반적이였다고 한다. 참고로 리처드의 군대는 잉글랜드를 떠날 무렵 크게 둘로 나뉘었는데 하나는 그의 부하기사인 리처드 데 캠빌리가 이끄는 함대로 이베리아 반도를 돌아서 마르세유로 갔고, 리처드 본인은 육로로 프랑스를 남진하여 리옹을 지나서 마르세유에 도착했다. 다만, 그의 함대가 너무 늦게 와서 먼저 시칠리아로 가서 거기서 함대와 합류한다. 어쨌든 리처드가 프랑스를 육로로 지나간건 맞기 때문에 프랑스로 돌아온 발리앙과 만난다는 장면은 문제가 없다.(물론 대대적으로 각색된 발리앙이 프랑스에 없었다는 점만 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