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대칭/회전을 하여 모양이 같아지는 글자 쌍. 사실 '대칭 문자'는 엄밀한 학술 용어는 아니고 의미에 따라 적당히 고안해낸 말이다. 영어로는 ambigram이라고 한다. 닮은꼴 문자의 일종이다.대칭/회전 결과 본래의 글자와 같은 것도 있다. 이러한 것들은 좌우대칭, 상하대칭, 회전대칭이라고 부른다.
단어, 문장 단위로 가면 대칭/회전했을 때 문자에 대응되는 예가 더 적어진다. 180도 회전하는 경우 글자를 읽어나가는 순서까지 바뀌기 때문이다. 대칭했을 때 글자가 되면서 문장으로도 그대로 이해되는 회문도 드물게 있다.
영어 위키백과 Ambigram에서 보듯 본래는 대칭이 아닌 문자열을 조금 특이하게 써서 대칭으로 만들기도 한다.[1] 필기체에서 글자와 글자 사이를 이어서 쓰는 부분을 뒤집었을 때 글자가 되도록 보이는 기법을 쓰기도 한다.
2. 마주치게 되는 상황
회전된 글자는 아래 대칭반전과는 달리 거울과 같은 광학 장치가 없이도 반대편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일상에서 좀 더 흔하게 마주칠 수 있다.좌우반전은 거울을 통해 흔히 마주할 수 있다. 어떤 단어들은 좌우대칭 단어로만 되어있어 거울로도 잘 읽혀 신기함을 주곤 한다. 또한 투명한 벽에 쓴 글자는 작성한 쪽의 반대편에서 보면 좌우가 바뀌어보인다.
구급차 표시는 종종 좌우반전으로 쓰곤 한다. 백미러 등 거울로 반전된 상을 볼 때가 많기 때문이다.
컴퓨터 출판이 일상화된 오늘날에는 보기 힘들어졌지만 과거에 활자를 하나하나 조립하여 출판하던 시대에는 식자공의 실수로 뒤집어진 글자가 종종 발생하곤 했다.
3. 활용
아래에서 보듯 한글은 대칭/회전시켜도 글자가 되는 것들이 상당히 많아 한국의 한글 사용자들은 이를 이용해 언어유희를 하곤 한다. 제일 유명한 게 "곰이 나타났을 때 물구나무를 섰더니 문이 됐다". 아래에서도 보듯 다른 문자는 이렇게까지 대칭 문자가 흔하지 않기에 이런 대칭 놀이는 꽤나 한국 고유의(?) 문화라고 할 수 있겠다. 한글의 특성을 이용한 것이기에 다른 언어로 번역하기 어려운 표현이다.[2]야민정음에도 회전/대칭을 이용한 은어들이 매우 많다. 후술하듯 다른 문자 체계도 좀 동원하기는 하나, 그래도 한국에서 주로 접할 수 있는 로마자, 가나 등의 폭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거울대칭인 문자들은 글자의 일부만 써놓고 거울을 대 글자를 만드는 놀이를 하곤 한다.
조선시대 한글 인쇄시에는 활자가 부족할 때 아주 가끔씩 다른 활자를 회전시켜 대체한 듯한 모습이 보인다. 석보상절에서 이런 예로 추정되는 지면이 나타난다.
4. 매체에서
1990년대에 나온 착시 관련 어린이 도서에 상하대칭 글자로만 구성된 '어여타'[3]를 거울로 만들어내는 문제가 나온 적이 있다.명탐정 코난 1기 극장판 시한장치의 마천루의 인물 모리야 테이지는 좌우대칭을 매우 좋아해 이름조차도 森谷帝二로 모두 대칭 문자로 지었다. 본래 이름의 한자 표기는 貞治인데 같은 음을 가진 대칭 문자인 帝二로 바꾼 것이다. 애니메이션 411-412화 신사 토리이 깜짝 암호에서는 세로쓰기한 'かのう'를 좌우대칭한 뒤 반시계방향으로 90도 돌려 가로쓰기로 읽으면 'telし'처럼 보이는 트릭이 등장한다.
'호옹이'는 '으아아아'를 90도 돌려 인쇄해서 생겨난 밈이다.
보드게임에서는 카드가 뒤집어져 있을 때에도 잘못 읽히지 않도록 뒤에 . 을 찍거나 밑줄을 치곤 한다. 포켓볼 6번, 9번 공에도 (주로 밑줄) 표시가 되어있다.
농심 너구리 라면 로고는 뒤집어 보면 RtA처럼 보인다는 사실이 유명하다.
5. 종류
한 글자만 쓴 것은 대칭/회전 결과 원래의 글자가 되는 예이다. 기본적인 형태는 대응이 되더라도 폰트상의 처리 등으로 인해 실제로 회전시켰을 땐 약간 어색한 모양이 되기도 한다.- 한글은 직선과 네모, 동그라미라는 단순한 도형의 조합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대칭/회전해서 다른 문자가 되는 일이 유난히 많다. 모음은 특히나 기본자 ㅏ, ㅓ, ㅗ, ㅜ가 모두 회전대칭이다. ㅑ, ㅕ, ㅛ, ㅠ도 마찬가지.[4]
- 로마자는 비교적 직선이 많은 대문자에 대칭 문자들이 많고 소문자는 비교적 적은 편이다. 일본 가나 역시 히라가나는 초서체의 붓 흐름을 인쇄체에도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정확히 대칭이 되는 것이 별로 없다.
- 한자는 대체로 좌우대칭의 균형을 맞추려는 경향성이 있다. 木, 立 등 대부분의 기초 문자 구성요소가 좌우대칭이며 齊처럼 비교적 복잡한 글자 중에도 좌우대칭에 가까운 글자들이 흔히 보인다. 상하대칭, 회전대칭자는 그에 비하면 좀 적은 편이다. 다만 좌우균형이라 해도 미세하게 대칭이 어긋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 국제음성기호는 로마자의 대칭/반전 자형을 종종 사용한다. 'e'를 좌우 반전한 'ɘ', 180도 뒤집은 'ə' 등이 그것이다.[5] 특히 로마자에 모음 글자가 5개(a, e, i, o, u)밖에 없다 보니 틀:모음 분류에서도 보듯 모음 기호에 이런 대칭 문자들이 많다. 단, 'o'는 거의 완벽한 대칭 문자로[6] 반전시켜봤자 자형이 달라지지 않으므로 소용이 없고 'i, u'는 이런 대칭 문자의 쓰임이 'a, e'에 비하면 잘 보이지 않는다.
아래에는 주로 같은 문자체계 내에서 겹치는 예를 다루었다. 다른 문자체계의 문자와는 비슷할 순 있어도 완전히 똑같기는 어렵고, 일상에서 우연히 마주치기는 쉽지 않다. 대칭 문자를 활발히 쓰는 야민정음에서는 한글 외의 문자를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
5.1. 180도 회전
5.1.1. 한글 자모
- ㄱ - ㄴ: 아래 목록에서도 보듯 대칭/회전을 했을 때 다른 글자로 대응되는 것은 자음 중에서 이 쌍뿐이다. ㄱ는 수직 획을 왼쪽으로 기울여 쓰기도 해서 ㄴ과는 약간 차이가 나곤 한다.
- ㄹ
- ㅁ
- ㅇ
- ㅍ
- ㅗ - ㅜ
- ㅛ - ㅠ
- ㅏ - ㅓ
- ㅑ - ㅕ
- ㅐ
- ㅒ
- ㅡ
- ㅣ
5.1.2. 한글 완성자
"초성 자음/초성 자음 아래에 쓰는 중성 모음/종성 자음"으로 구성된 완성자 중 위의 180도 회전 쌍을 포함하고 있는 것은 모두 해당된다. 자음 오른쪽에 쓰는 모음은 뒤집었을 때 한글 구조상 모음이 올 수 없는 왼쪽 아래에 위치하게 되기 때문에 뒤집어도 한글 완성자가 되지 못한다. 한글 완성자에는 초성이 필수적이므로, 뒤집었을 때 초성이 있으려면 종성은 꼭 있어야 한다.가짓수를 모두 세어보면 자음 6자(ㄱ, ㄴ, ㄹ, ㅁ, ㅇ, ㅍ), 모음 5자(ㅗ, ㅛ, ㅜ, ㅠ, ㅡ)이므로 6*5*6 = 180개 완성자가 180도 회전시 여전히 한글 완성자가 된다. 회전되는 과정에서 초성자는 종성 위치에 가고 종성자는 초성 위치에 가게 된다. 180도 회전시 원래 글자가 되는 것은 6(ㄱ, ㄴ, ㄹ, ㅁ, ㅇ, ㅍ)*1(ㅡ) = 6자이다.
추가로, '표'라는 글자는 이에 해당하지 않으나, 회전시 원래 글자와 동일하게 '표'가 된다. ㅍ의 아래 획과 ㅛ가 만나 ㅍ 모양이 되기 때문이다. 이를 포함하면 회전대칭쌍은 하나가 더 추가되어 181쌍이 된다.
이 중에서 사람들 사이에서 주로 드립으로 쓰이는 것들은 그렇게 했을 때 둘 다 단어가 되는 것들이다.
- 회전대칭쌍 180+1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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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5.1.3. 로마자
5.1.4. 음성기호
- a - ɐ
- ɑ - ɒ: 자형상 좌우반전처럼도 보인다. 다만 대부분의 글꼴에서 본자의 우하단 꼬리를 180도 회전 위치인 좌상단에 배치하는 편이다.
- A - Ɐ: 음성기호로는 그렇게 흔하게 쓰이진 않고 수학에서 더 애용한다. A를 뒤집었다고 Turned A라고도 부른다.
- c - ɔ: 마찬가지로 좌우반천처럼도 보이나 획 처리가 대체로 회전형으로 되어있다. 단, c와 자형이 유사하지만 대응 음성은 주로 o 계열이며, 명칭도 "열린 o"(open o)라고 한다.
- e - ə
- h - ɥ
- k - ʞ
- m - ɯ
- r - ɹ
- v - ʌ
- w - ʍ: 자형상 180도 회전에도 대응된다.
- y - ʎ: 후술하듯 λ의 좌우반전과도 비슷하다.
5.1.5. 숫자
5.2. 90도 회전
5.2.1. 한글 자모
5.2.2. 로마자
5.3. 좌우 대칭
5.3.1. 한글 자모
ㅣ, ㅐ, ㅒ는 홀로는 좌우대칭이나 한글 구조상 자-모-자가 가로로 위치할 수 없기 때문에 좌우대칭 완성자를 만들지는 못한다. ㅏ-ㅓ, ㅑ-ㅕ의 쌍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좌우대칭 완성자를 만들 수 있는 모음은 ㅗ, ㅛ, ㅜ, ㅠ, ㅡ 5개뿐이다.
5.3.2. 한글 완성자
위 초성 자음 11개, 모음 5개(ㅗ, ㅛ, ㅜ, ㅠ, ㅡ), 종성 자음 9[7]+1(없음)개 = 550개의 좌우대칭 완성자가 존재한다. 대칭시켰을 때 서로 다른 글자가 되는 쌍은 없다.5.3.3. 로마자
5.3.4. 음성기호
- e - ɘ
- ɛ - ɜ
- R - ʁ: 정확히는 반전 후 180도 뒤집은 것이다. 구개수 마찰음에 대응된다.
- λ - ʎ: 설측 경구개 접근음에 대응된다. 'y'를 180도 회전한 것과도 닮았다.
5.3.5. 가나
5.4. 상하 대칭
5.4.1. 한글 자모
5.4.2. 한글 완성자
초성 자음 6개, 우측 모음 9개 = 54개 / 초성 자음 5개(ㄸ 제외), 하단 모음 3쌍(ㅗ/ㅛ/ㅡ), 종성 자음 5개 = 75개, '표' 1개로 130자가 존재한다. 하단 모음이 쓰인 것은 ㅗ - ㅜ, ㅛ - ㅠ로 중간 모음이 대칭 과정에서 바뀌게 된다. 종성 없는 초성과 하단 모음의 조합이 대칭 문자로 성립하는 경우는 '표'가 유일하다.- 초성 + 우측
- 다 댜 더 뎌 디 대 댸 데 뎨
- 따 땨 떠 뗘 띠 때 떄 떼 뗴
- 마 먀 머 며 미 매 먜 메 몌
- 아 야 어 여 이 애 얘 에 예
- 타 탸 터 텨 티 태 턔 테 톄
- 파 퍄 퍼 펴 피 패 퍠 페 폐
- 초성 + 하단 + 종성
- 돋둗됻듇듣 돔둠둄듐듬 동둥둉듕등 돝둩둍듙듵 돞둪둎듚듶
- 몯묻묟뮫믇 몸뭄묨뮴믐 몽뭉묭뮹믕 뫁뭍묱뮽믙 뫂뭎묲뮾믚
- 옫욷욛윧읃 옴움욤윰음 옹웅용융응 옽웉욭윹읕 옾웊욮윺읖
- 톧툳툗튣튿 톰툼툠튬틈 통퉁툥튱틍 톹퉅툩튵틑 톺툽툪튶틒
- 폳푿푣퓯픋 폼품푬퓸픔 퐁풍푱퓽픙 퐅풑푵픁픝 퐆풒푶픂픞
- 초성 + 하단
- 표
5.4.3. 로마자
5.4.4. 가나
エ, ニ도 거의 대칭이나 길이가 약간 다르다. 히라가나는 く가 약간 상하대칭이다.5.5. 완전 대칭
특성상 원형인 글자가 여기에 속한다.5.5.1. 한글 자모
5.5.2. 로마자
6. 여담
- 대칭성은 폰트에 따라서도 조금씩 차이를 보인다. 대체로 고딕 류의 직선 타입 문자들이 대칭적이고 세리프체는 세리프나 곡선적 필체 등 장식적 요소로 대칭성을 다소 잃게 된다.[8] 한글은 창제 당시의 판본체 류가 대칭적인 편이며, 그 중에서도 특히 석보상절의 한글 자형이 특히나 대칭적이어서 몇몇 글자는 뒤집어도 모양이 거의 동일하다(ᄆᆞᆯ-ᄅᆞᆷ 등).
7. 관련 문서
8. 외부 링크
- 영어 위키백과 Ambigram 문서
[1] 문서 내 예제로 실린 'ambigram'의 캘리그래피에도 'r'의 모양이 뒤집었을 때에는 m과 b 사이에 점 비스무리한 것으로 적당히 넘어가도록 되어있다.[2] 예를 들어, '곰'과 '문'은 회전시켰을 때 서로 치환된다는 특징이 있지만, 이를 영어로 옮긴 'bear'와 'door' 사이에는 닮은 점을 찾기 어렵다.[3] '어여'는 중앙어의 '어서'에 대응되는 방언 표현이다. 즉, 어서 타라는 뜻이다. 야타족의 '야, 타'와 유사한 의미이다. 중앙어로 '어서 타'라고 하면 ㅅ 때문에 상하대칭이 아니게 된다.[4] 이들 8자를 "훈민정음"에서는 '8성'(八聲)이라고 묶어 부른다. 사방으로 서로 대칭인 형상은 하도낙서(河圖洛書)와 관련되어 있다는 견해가 있다.[5] 좀 비슷하게 생겨서 순간적으로 헷갈리기도 한다. 사실 두 음은 모음사각도상의 위치도 그리 멀지 않은 편이다. 분포로 보자면 [ə\](슈와)가 중설 중모음으로 완벽한 중립이기에 전세계적으로 아주 흔히 등장한다.[6] 글꼴에 따라 대칭성이 약간 어긋나기도 하지만 다른 글자로 취급하기는 어려운 변이형에 가깝다.[7] ㅃ, ㅉ은 현대 한글 체계에서 종성으로 오지 못해 제외된다.[8] 이런 장식적 요소의 부재로 고딕체는 대체로 닮은꼴 문자가 좀 더 많다. 로마자에서는 l(소문자 L)과 I(대문자 i)가 닮은 문제가 폰트 제작시 고려점으로 대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