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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使徒 / Apostl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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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베르세르크>에 등장하는 존재들.원래 인간이었으나 베헤리트를 이용해 인간을 벗어난 존재. 인과율의 선택에 의해 베헤리트를 소유한 인간이 극한의 절망, 분노, 공포, 슬픔, 번뇌 등의 감정에 사로잡혀 사실상 죽음 직전에 내몰린 순간[1]이 오면, 고드 핸드가 그에게 강림하여 사도로 전생할지 말지의 여부를 선택하도록 묻게 된다. 이를 강마의 의식이라 부른다. 전생을 택하면 그는 강력한 괴물인 사도로 재탄생하게 된다. 일단 사도가 되면 육체가 전성기 때로 돌아가고 살해 당하지 않는 한 영생을 누리게 된다. 이와 유사하지만 적색의 베헤리트를 가진 자가 전생하면 사도가 아니라 고드 핸드가 된다. 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페무토.
이렇게만 보면 어차피 이판사판인데 누가 마다하겠냐만, 그 대가로 자신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을 제물로 바쳐야 한다. 그 생명이 바로 마(魔)에 견뎌낼 껍질이 되기 때문이다. 즉 '자신의 욕망을 위해 소중한 사람을 희생시키느냐, 소중한 사람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느냐'인 셈이며, 그야말로 극한에 달하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그 인간의 본성과 이기심을 제대로 시험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리피스만 해도 자신이 제물로 바친 매의 단 단원들의 죽음을 느끼며 피가 얼어붙는다고 표현했을 정도다.
다이바는 이러한 사도들을 두고 '세상의 범주를 벗어나 자아와 욕망이 극에 달한 자가 외법을 통해 황천에서 돌아온 존재', '경멸하고 경멸 당하고 조소하고 조소 당하고 증오하고 증오 당하는 기구한 운명 끝에 도착한 뒤틀린 괴물'이라 표현했다.
사도의 유일한 규율은 "네 바라는 바를 행하라".
1.1. 특징
사도가 되고도 평소엔 인간에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으나,[2] 본연의 힘을 해방하면 매우 기괴한 모습의 괴물로 변신한다. 흉측한 괴물의 몸에 사람의 얼굴이 달려있는 형태[3], 여러 짐승이 합쳐진 형태, 혹은 아예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동물과도 닮지 않은 괴물의 모습이 대부분이다. 심지어 가니슈카 대제는 거대한 뇌운(雷雲)의 모습으로 변했다.성격도 변하는데, 대체로 폭력성과 가학성이 크게 증가하며 원초적인 욕구와 쾌락에 충실해져 약탈, 살인, 학살, 식인, 강간, 난교 등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게 된다. 이런 성격의 변화는 사도화한 모습일 때뿐 아니라 인간의 모습을 했을 때도 유지된다. 백작만 해도 사도가 되기 전에는 비록 사교도에겐 엄할지언정 가족을 사랑하고 영지를 잘 다스리는 평범한 인간이었으나, 사도가 되자 딸 이외의 인간은 오로지 음식으로만 보는 흉악한 식인귀가 되었다. 사도마다 약간씩은 차이가 있는지 백작은 식욕(식인)이 더 부각된 반면 와이얼드는 성욕(난교와 강간)이 더 부각되었다. 물론 어느 쪽이든 인간을 파리 목숨처럼 여기는 흉악한 괴물인 것은 마찬가지.
다만 사도라고 해서 전부 다 그런 것은 아니라서 조드, 그룬벨드, 로크스, 아바인 등 싸우는 것을 좋아하긴 해도 명예를 지키고 원초적인 욕구보다는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위해 사는 듯한 비교적 이성적인 사도도 있다. 이들은 짐승처럼 살아가는 여타 사도들을 경멸하며, 때문에 사도들에게 주지육림이라 할 수 있는 일식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아바인은 취미 삼아 현악기를 연주하고, 연주를 듣던 소냐가 잠들자 자신의 외투를 벗어 덮어주는 등 사도라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인다.[4] 어쩌면 사도가 되기 전의 성격이나 욕구가 사도가 되는 과정에서 극대화되는 것일지도 모르며, 그렇다면 이들은 인간이던 시절에도 금욕적이고 고결한 성격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대부분의 사도들은 원초적인 욕구에만 충실한 것을 볼 때 이들이 특이한 케이스라 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들 또한 이성이 남아있다 뿐이지 어쨌든 더 이상 인간은 아니기 때문에 인간의 법도는 딱히 따르지 않는다. 그리고 어째서 사도가 되었는지 이유야 어떻든 사도가 되기 위해 각자 자신의 소중한 사람을 제물로 바쳤기 때문에 다른 사도들과 마찬가지로 용서 받을 수 없는 짓을 한 건 마찬가지다.[5]
그리고 확실하지는 않지만 이러한 내면과 정신 상태는 사도화한 모습에까지 반영되는 것으로 보인다. 전술한 조드, 그룬벨드, 로크스, 아바인 등 어느 정도 인간성과 기사도가 남아있는 사도들은 사도화한 모습도 괴물이라 할지언정 다른 일반적인 사도들처럼 흉측하게 변하지는 않았고 오히려 묘하게 멋지고 간지까지 나는 모습이다. 반면 여인형 사도, 백작이나 와이얼드처럼 학살, 강간, 식인을 자연스레 하고 다니는 일반적인 사도들은 그들 자신의 내면의 추악함과 어둠을 반영한 듯 매우 기괴하고 혐오스러운 모습으로 변했다. 거기에 로시느의 경우 평상시의 사도일 때의 모습은 자신의 순수한 내면을 반영한 듯 나방의 형태를 약간 띄운 어린아이의 모습을 하고 있었으나 분노한 감정을 드러낼 때에 상당히 흉측하게 변했고, 둥지가 불에 타고 가츠와 놀이가 아닌 제대로 된 전투에 들어갔을 때는 마치 자신의 전의를 표출하듯이 완전한 나방의 모습을 한 사도가 되었다.
사실 인간형을 취할 때도 사도가 되기 전의 '진짜 인간'일 때의 모습과는 차이가 있는 듯하다. 대표적인 예로 가니슈카 대제는 누가 봐도 인간이 아닌 듯한 거대한 입에 수많은 뾰족한 이빨이 바깥쪽으로 나 있다. 백작 또한 사도가 되기 전 과거의 모습과 전생 이후의 모습이 비슷하긴 하지만 분명한 차이가 있다.[6] 와이얼드도 짐승을 연상시키는 기묘한 두상을 하고 있는데 사후 드러난 본모습은 그렇게 괴이하지 않고 그냥 노인이다. 전마병들 중에는 아예 인간형일 때도 상어마냥 뾰족한 덧니가 가득 차 있고 이목구비가 짐승에 가까운 등 인간이라 봐주기 힘든 기괴한 용모가 많고, 아예 사족보행하는 자들도 있다. 하지만 개인차는 있어서 로크스, 아바인, 그룬벨드 등은 평소에는 진짜 사람과 거의 차이가 없는 생김새이며[7] 이런 네임드들 외에도 1화에 등장한 여성형 사도도 인간형일 때 멀쩡하게 생겼다.
인간의 모습일 때도 무언가 기괴한 위화감을 내뿜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은 본능적이고 이해할 수 없는 공포를 느끼며, 민감한 사람들은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눈치채기도 한다. 예를 들어 리케르트는 (겉보기엔 사도들 중에서도 아바인과 더불어 가장 멀쩡한 인간처럼 생긴) 로크스를 처음 보자마자 인간이 아님을 알아챘다.
사도들의 체내는 유계, 그 중에서도 작중의 지옥과 연결되어 있다. 이를 이용해 만든 것이 바로 마자궁으로, 다른 생명체들을 마물화시키는 것도 이런 원리의 연장으로 보인다. 죽으면 곧장 지옥문이 열리면서 영혼이 지옥의 망자들에게 붙들려가고, 그 육신은 생전 본래 모습으로 돌아가지만[8] 영혼은 혼돈의 소용돌이 형태의 지옥에서 영겁의 세월에 걸쳐 떠돌게 된다.
1.2. 전투력
사도라고 해서 모든 사도가 전부 강하지는 않다. 사도라 할지라도 급소나 머리 등 치명적인 타격을 받으면 인간처럼 한 방에 죽으며, 잡몹 수준의 약한 사도는 훈련된 인간한테 죽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일식 때 캐스커가 칼질 한 번으로 사도를 죽인 적이 있고, 아예 가츠는 제대로 된 검도 없이 한 사도의 뿔 하나를 단검으로 부러뜨리고, 떼거지로 덤비는 사도들을 상대로 무쌍을 찍은 적이 있다.하지만 네임드 사도나, 강력하다 싶은 사도들은 인간 상태에서도 통상적인 인간들을 훨씬 초월하는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으며, 본래의 힘을 발휘하면 괴물이 되어 보통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답이 없는 힘을 발휘한다. 게다가 경이적인 생명력을 지니고 있어 어지간한 상처는 금세 회복시켜 버린다. 잘린 팔다리를 아예 그대로 재생시키는 사도도 있고, 그러지 못하는 사도도 그냥 잘린 신체 부위를 붙이면 그냥 회복된다. 설령 회복되지 않더라도 인간은 당장 즉사할 수준의 피해를 입고도 상대방에게 반격하는 게 가능하다. 보통 몸에 칼침 좀 맞고 내장 좀 흘리는 것 정도는 좀 많이 괴롭지만 그래도 괜찮다 수준. 심하면 저 정도도 그냥 씹는다. 또한 일부 사도는 다른 인간들 및 생명체들을 마물화시킬 수 있다.
조드나 그룬벨드 같은 최상위권의 사도들은 군대를 동원해도 이길까 말까한 전투력을 가지고 있다. 물론 최상위권의 사도들을 제외하면 괴물들을 잡는 괴수 급인 가츠에게 통상 사도는 그저 까다로운 마물일 뿐. 해골 기사에겐 딱 잡몹 그 이상도 아니다.
같은 사도라 해도 강함에는 차이가 있다. 자신이 현세에서 끼칠 수 있는 영향, 인간이었던 시절에 가졌던 무력, 자신이 빈 소원이나 지위 등에 따라 힘이 달라진다고 추정된다. 가니슈카 대제가 2차 전생을 통해 세계를 멸망시킬 수 있는 종말의 마신급 사도가 될 수 있었던 것도 쿠샨이라는 제국의 황제였던 데다 인과율에 의해 빛의 매에 대항하는 마왕 역할로 찍혔기 때문이다.
물론 사도는 베르세르크의 세계관에 등장하는 마인(魔人) 중에서는 병졸에 불과하다. 이 마인들 중 장군에 해당되는 자들은 바로 고드 핸드이며 사도가 아무리 많아봤자 고드 핸드에게는 못 당할 정도로 파워 차이가 넘사벽이다. 가니슈카 대제는 사도들 중에서는 손 꼽히게 강하다고 취급되는 조드조차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의 최강의 사도로 묘사되는데, 그조차도 고드 핸드인 페무토에게는 찍 소리조차 못하고 당했다. 그냥 힘으로 밀린 수준이 아니라 사도로서의 본능이 이기기는커녕 저항할 수도 없다고 끊임없이 소리치는 느낌이었다고 한다. 실제로도 사도는 몇 천 명이든 몇 만 명이든 정원이 상관 없지만 고드 핸드는 이 세상에서 딱 5명만 허락된 존재들이다.[9]
1.3. 그리피스 강림 후
고드 핸드 중 하나인 페무토(그리피스)가 현세에 강림하면서 전 세계의 모든 사도들이 그의 발 밑에 모여들고 있다. 가니슈카 대제가 말하길 사도와 같은 인간이 아닌 자들에게 있어 매를 섬기는 건 최고의 행복, 그야말로 신의 품에 안기는 거나 다름없다고 한다. 심지어 그리피스에게 대항의 의지를 지니고 있던 가니슈카조차 그리피스와 처음 마주했을 때 모든 것이 만족스럽고 또한 모든 것이 목마른 느낌을 받았다. 이를 볼 때 사도들은 그야말로 본능 레벨로 그리피스에게 복속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10]이렇게 그리피스 밑에 들어온 사도들은 전마병이란 이름 하에 신생 매의 단의 일원으로 활동하게 되었다. 그동안에는 다른 인간이 보고 있을 때 인간 모습을 유지하고 있어 정체가 탄로날 일은 없었지만, 그런 와중에서도 인간이 아닌 존재라는 위화감을 들게 하는 것에도 변함이 없었다. 또한 인간 병력들이 포함되지 않는 비밀스러운 작전에 투입될 때는 망설임 없이 사도의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마신으로 변모한 가니슈카가 생성시킨 마물이 공격해오자 인간들이 다 보는 앞에서 그리피스 명령에 따라 그 정체를 드러내 싸운다. 당연히 인간들은 당혹스러워 하지만 무녀의 그리피스와 함께 싸우는 게 중요하지 않냐는 외침에 결국 그냥 넘어가게 된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그들 입장에서 본래는 먹이나 다름없을 인간들과 스스로의 의지로 생사고락을 함께 하게 되었다. 여기서 인간들이 사도를 구해주거나 사도들이 인간들을 구해주거나 태워주면서 싸우기도 하는 전에는 상상도 못할 훈훈한 모습도 보여준다. 이를 본 다이바는 사도들이 무력에 의한 복종이 아닌 스스로 인간과 함께 싸우는 모습에 경악한다.
전 세계가 판타지아로 변모한 이후엔 전설 속의 강력한 몬스터들이 등장함에 따라 입지가 흔들리고 있으나, 여전히 통상의 마물과는 격이 다른 저력을 지니고 있다는 건 변함이 없다.
팔코니아에 그리피스의 나라가 건국 중인 현재는, 만마전(万魔殿)이란 구역에 따로 격리되어 폭력 본능을 자체 해소중인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각지에서 괴물을 잡아들여서 사도들과 투기장에서 싸운다고 한다. 아바인을 포함한 몇몇 사도는 인간들과 함께 난민들의 구출과 치안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로크스가 리케르트에게 한 말에 따르면 '빛의 매가 있는 한 괜찮겠지만 그의 인도가 사라지는 순간 다시 마수로 돌아갈 것이다'라고 한다. 어쨌든 시한폭탄 같은 존재인 건 여전한 듯하다.
1.4. 대가
작중에서 명확히 제시된 계약의 대가는 소중한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것과 인육까지 탐하는 흉측한 변이, 사후 지옥으로 떨어지게 되는 3가지가 있지만 작중의 사도들을 잘 보면 이런 문제들을 제쳐두고 봐도 치명적인 문제점들이 더 있다.- 진정한 소원과의 괴리
사도들은 소중한 사람을 바치면서 소원을 빌고 전생하면서 그것이 이뤄지는 원리로 태어나는데, 실질 그 구현은 인간이었을 때의 소원과는 거리가 있다. 우선 백작의 경우 아내를 제물로 바치며 인간의 희로애락에 흔들리지 않는 초인의 혼을 원했지만 실상은 인육을 탐하는 사도 특유의 특성만 부여되었을 뿐 아내의 배신으로 괴로워하는 건 여전하고 딸에 대한 마음도 변함 없이 애절했다. 그리고 로시느의 경우 부모를 제물로 바치며 동경하던 요정으로 태어나는 걸 원했지만 작중에 등장한 진짜 엘프들과 비교하면 알 수 있듯이 결국은 엘프를 흉내낸 괴물에 불과했다.
그리고 사도들 중에서도 정점이라 할 만한 고드 핸드로 거듭난 그리피스의 경우 자신의 나라를 손에 넣겠다는 염원을 초월적인 스케일로 이뤘지만 그 형태는 이전 인간이었던 시절 원하던 그것[11]과는 거리가 멀다. 게다가 그 나라의 탄생 및 유지가 이 세계를 엉망으로 만들며 혼돈으로 회귀하는 판타지아화를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런 그리피스 강림 후의 세계가 완벽한 세계를 잉태하는 것이 소원이었던 완벽한 세계의 알의 결과물이란 점을 보면 그 괴리가 더욱 명확하다.
다만 개소리급 소원을 요구한 사도 역시 존재하는데 그가 가니슈카 대제이다. 가니슈카 대제는 고드 핸드를 능가하는 사도라는 앞뒤가 안 맞는 소원[12]을 빈 탓에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었으며, 결국 페무토(원래 그리피스)에게 도전했다가 패배 후 소멸되고 말았다.
즉 사도들이 전생하며 소원이 구현화되는 것은 결국은 그 소원을 흉내낸 형태의 힘을 지닌 괴물이 되는 것에 불과하며, 인간이었을 시절의 진정한 소원이 이뤄지는 건 아닌 것이다. 그것이 당사자의 소중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결과라는 점에서 보면 그야말로 빈 껍데기인 셈. 더군다나 이 소원을 이룬 것을 유사한 형태로만 보여주는 것의 댓가는 어이 털릴 정도로 비싼데, 사도 본인이 죽으면 그 영혼은 지옥에 떨어지는 것이다. 한 마디로 사도들은 죽어서 지옥에 떨어지는 것이 무조건 예정된 이들이다. 당장 어린이에 가정폭력의 피해자였지만 사도이기 때문에 지옥에 떨어진 로시느의 사례가 있다.
- 인과율에 대한 운명의 복속
사실 위에 언급된 문제점들보다도 이것이 제일 큰 리스크라 할 수 있는데, 표면적으로는 '네 바라는 바를 행하라'면서 일절 제약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이런 사도들의 존재 및 행동 하나하나가 고드 핸드가 인과율이라 부르는 것의 큰 그림의 일부다. 그리고 그 중에는 해당 사도의 파멸까지 전제로 한 것들도 있다.
일단 완벽한 세계의 알만 해도 그 결과물이 본래의 염원에 부합되는 형태인가의 여부를 제쳐두고 봐도, 그 알이 깨져 내면의 이형의 아기가 그리피스로 강림하여 알 본인은 죽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었다. 게다가 가니슈카 대제의 경우 마왕이라 할 만한 힘을 얻어 전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고 갔지만 그것도 그리피스에 의해 타도될 어둠의 마왕이란 장기말로서의 안배에 불과했고, 그 스스로 말신으로 거듭나기까지 했지만 그조차도 세계의 판타지아화를 위한 안배였다. 결국 그 자신의 의지로 행한 모든 것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나아가 본인의 파멸조차 인과율의 손바닥 안이었다.
와이얼드의 경우 그리피스가 지닌 베헤리트로 2차 전생을 이루고자 했지만 하필 그 때를 노리기라도 한 것처럼 그 타이밍에 그리피스에게 베헤리트가 없는 상태였다. 그리고 그리피스 휘하에 전마병이란 이름으로 복속된 사도들은 가니슈카 대제를 상대로 일부가 전사했지만 이에 대해 지적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결국 사도들 모두가 저마다 역할만 다를 뿐 철저하게 인과율의 실현을 위한 도구에 불과하고 이 과정에서 용도폐기 당할 운명까지 존재하는 것이다.
물론 생략된 연재본에서 그려진 그리피스와 마의 이데아의 대화를 보면 사도들이 인간인 시절 전생에 이르기까지의 삶 모두가 인과율의 안배에 의한 것이긴 하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주변 환경에 의한 유도일 뿐 전적으로 당사자가 조종 당하는 것은 아니고 사도로의 전생을 거부하는 거부권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사도로 전생하길 선택하여 전생하면 그 순간부터 그 본인은 스스로의 의지라 여기는 행동 하나하나가 인과율의 일부로 전락하는 것이고, 그 끝에 예정된 파멸이 기다리고 있다 해도 거스를 수가 없는 것이다. 이것은 결국 같은 사도인 고드 핸드들 조차 예외가 아닐 가능성이 다분해 보인다.
이런 문제점들을 감안해보면 사도는 소중한 사람을 제물로 바치고 소원을 흉내낸 것에 불과한 괴물로 전락해 그 후부터 자각도 못한 채 그 행동 하나하나가 인과율의 일부로 복속되어 그 끝에 무엇이 기다리든 거스를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베르세르크의 테마이자 가츠의 명대사인 도망쳐서 도달한 곳에 낙원은 있을 수 없다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존재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사도가 되는 것까지만이 인과[13]고 사도가 됨으로 인과율로부터 벗어나거나 최소한 인과율에 맞설수 있게 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단행본 5권 중 나오는 '이 세계에는 사람의 운명을 다스리는 무언가의 초월적인 '율법'... '신의 손'이 존재하는 것일까? 적어도 인간은 스스로의 의지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다.'라는 문구로 인간은 스스로의 의지조차 인과율에 묶여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걸 알 수 있는데, 인외의 존재로 묘사되는 사도는 그렇지 않거나 인간보다는 인과율에 자유롭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보이드 역시 인간이 마성으로 운명에 맞서는 것은 인과라는 비슷한 요지의 발언을 한 적도 있다.
또한 이 인과율이라는 운명이 흘러가는 법칙을 조정하는 것은 마의 이데아인데, 마의 이데아도 인간이라는 종의 본질에 따라 나는 한 명 한 명의 운명을 뽑는다고, 인간의 운명이 정해져 있다고 했지만 사도의 운명이 정해져 있다고는 나오지 않는다. 다만 마의 이데아는 인간의 마음 속 어둠에서 비롯된 존재이기에 모든 인간의 마음의 어둠의 집합체고, 사도화는 그리피스가 마의 이데아와 대화하는 장면으로 볼 때 사념의 힘을 부여해 인간의 어둠을 증폭시켜 부여한 힘에 따라 사도/고드 핸드가 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마의 이데아와 동질인간의 어둠만이 남기 때문에[14] 사도의 본성이 똑같이 인간의 어둠으로 이뤄진 마의 이데아 본성과 정확하게 일치하게 되어 인과율을 조종하는 마의 이데아의 의도가 곧 사도/고드 핸드의 의도가 되기에 인과율에 의한 운명에 복속이라기보단 인과율 그자체에 가까워진다고 볼 수 있다. 사도의 유일한 규율 중 '바라는 대로 행하라'와 마의 이데아가 그리피스의 대화[15]는 이런 뒷배경이 있었던 것.
위와 같은 문제점을 감안해보면 결국 사도의 계약은 일방적으로 고드 핸드에게만 유리한 불공정 계약이고[16] 아주 잠깐 강력한 힘을 얻는 대신 대가도 크고 자신이 얻는 건 거의 없는 계약인 것이다. 그렇지만 고드 핸드는 그 사람이 가장 약해지고 절망적일 때를 틈타서 이런 계약을 강요하기 때문에[17] 대부분 사도는 이를 거절할 수 없는 것이다.
2. 기타
- 참고로 이놈들도 변신하는 도중에 공격 당하면 답이 없는 듯하다. 사도들이 변신을 할 때 가츠가 갑툭튀하여 2마리의 목을 드래곤 슬레이어로 맥주캔 따듯 따버리자 "비... 비겁한 놈! 변신 중일 때 공격하다니!"라고 말한다. 자기들 딴에는 심각하게 한 이야기겠지만 그룬벨드가 가츠에게 고전하자 "이봐 그룬벨드, 혼자 무리하지 말고 우리에게 맡겨둬."라면서 동료애를 발휘하려던 찰나여서 더욱 맥이 빠진다.
- 가츠에게는 (강마의 의식에 참가한 사도들 한정으로) 전부 최악의 원수고, 그리피스를 추종하며 인간을 해하는 마물들이지만 스스로의 의지로 사도가 되기를 선택한 이들 중에선 딱한 사정을 가진 이들이 많으며 인간이었을 적에는 악인이 아니었던 이들이 많다. 백작은 딸과 아내를 사랑하고 직무를 다하던 평범한 가장이었으나 아내의 상상을 초월한 외도로 배신 당했고, 로시느는 아동 학대를 받던 선량한 소녀였다. 완벽한 세계의 알은 추한 외모 때문에 잘못 없이 멸시 받고 죽어가던 천민이었으며 그룬벨드 또한 처절하고 비극적인 삶을 살았다.
- 백작, 로시느, 완벽한 세계의 알 등의 힘을 보았을 때, 베헤리트에 의해 선택 받은 사도는 다른 인간들을 마물 혹은 유사 사도로 개조할 수 있는 듯하다. 개조된 인간은 사도와 마찬가지로 죽으면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는데, 살아있을 때에도 인간으로 돌아올 수 있는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지만 작중 그런 장면이 한 번도 안 나온 걸로 봐선 불가능 확정인 듯 보인다.[18][19]
3. 개별 문서가 존재하는 사도
나머지는 베르세르크(만화)/등장인물 문서 참조.[1] 백작과 그리피스(그리피스는 고드 핸드가 되었지만 발동 조건은 같다)는 절망이 극에 달한 나머지 막 자살하려던 상태, 가니슈카 대제는 아들과 신하들에게 암살 당하기 직전, 그룬벨드는 친우에게 배신 당하고 수많은 적들에게 둘러싸여 죽기 직전이었다.[2] 인간의 모습이라 해도 이목구비가 뒤틀려 있거나 신체비례가 엉망인 괴물에 가까운 외모를 하고있는 경우가 절대다수.[3] 이런 디자인은 작가가 좋아하는 데빌맨의 오마주로 보인다.[4] 그리피스 휘하 신생 매의 단 소속 사도들은 그리피스의 엄명으로 아군 소속 인간은 절대 죽이지 않지만, 어디까지나 명령에 따르는 것일 뿐 폭력적인 본성은 그대로다. 반면 아바인은 매의 명령 없이도 전적으로 자발적 의지로 이러는 것.[5] 이들도 역시 다른 사도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소중한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용서 받을 수 없는 짓을 저지른 데다 그로 인해 마에 속하게 되었기 때문에 만약 죽는다면 그들의 영혼도 지옥으로 끌려갈 것으로 보인다.[6] 전생 이후 머리와 얼굴, 몸 자체가 커졌다. 죽은 후 영혼이 지옥으로 끌려가며 시체가 된 몸이 인간으로 돌아올 땐 전생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왔다.[7] 다만 2017년 애니 기준으로 그룬벨드는 눈 흰자위 부분이 붉은 색.[8] 그래서 와이얼드는 원래 인간 모습일 때 근육질의 거한이었지만, 이게 사도화할 때 회춘하여 젊어져서 그런 건지 죽고 나서는 몸집이 왜소한 노인의 시체가 되었다.[9] 심지어 이들 고드 핸드는 사도를 셀 때 마리(びき)로 표현한다.(한 마리, 두 마리, 몇 마리 등.) 즉 이들 입장에서는 사도는 적어도 인격체라고 할 수 있는 병졸 수준도 아니라 그냥 가축 취급이라는 것. 한편으로는 이런 강대한 사도를 고작 동물 취급하는 것에서 고드 핸드와의 압도적 격차를 알 수 있다.[10] 다만 페무토에게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고드 핸드 전원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사도 입장에서 고드 핸드는 제 2의 삶을 살게 해준 은인이자 또 다른 창조주이기 때문.[11] 거기에 정확하게 그리피스가 아직 정상이었을 때의 진정한 꿈이 뭐였을지도 확실하게 나와있는 답이 없다. 그게 이뤄지기 직전 뒤틀리는 바람에 더 괴리가 커져버렸고.[12] 군대로 따지면 중장(고드 핸드)을 부하로 둔 원사(사도) 수준의 개소리이다.[13] "인과율에 의해 묶인 실은, 지금 이어졌다!!!"라고 말한 보이드의 발언으로 보아 사도가 지금까지 인간으로서 겪은 운명(인과가 일어나는 법칙/율법 즉 인과율)에 의해 일어난 사건(원인)이 사도라는 결과로 이어지는 실이 이어졌다고 표현한것이 인과다.[14] 가끔은 백작의 경우처럼 약간의 인간성이 남을 수도 있다.[15] 그리피스: 신이여. 너는 나에게 무엇을 바라는가!? 마의 이데아: 있는 그대로 존재하여라. 나는 너의 마음 속에 존재하는 너의 일부. 나는 너라는 의식체의 한 부분, 즉, 나의 일부. 너의 소망은 곧 나의 바람. 너의 행동은 너라는 존재를 온전히 증명할 것이다. 너의 행사가 인류에게 구원 또는 시련을 가져다 줄 것이다. 바라는 대로 행하라, 선택 받은 자여.[16] 고드 핸드는 어떠한 리스크 없이 절망에 빠진 사람을 하나를 자신의 충견으로 만들어서 현세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고 제물을 받을 수 있으며, 또 그 사도 덕에 직간접적으로 죽은 영혼, 그리고 그 사도의 영혼도 최종적으로 취할 수 있다.[17] 현실로 치면 '의사 무능력' 상태에 빠진 사람에게 법률 행위를 강요하는 것과 같다. 현실에서도 의사 무능력, 강박 등의 이유로 자신에게 일어날 법률 행위가 미칠 영향을 전혀 파악하지 못할 상태에서 한 계약은 무효가 된다.[18] 만약 그렇다면 아직 살아있는 상태에서 자신을 유사 사도로 개조한 사도가 죽어도 인간으로 되돌아오지 못한 채 평생을 유사 사도 상태로 살아가야 할지도 모른다.[19] 게다가 유사 사도로 개조된 인간이 죽으면 그들의 영혼은 어떻게 되는지 불분명한데 만약 이 유사 사도들도 사도들과 마찬가지로 죽을 때 영혼이 지옥으로 가게 되는 거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