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Sale And Lease Back. 매각 후 재임대를 뜻하는 단어로 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기계, 설비, 토지 및 건물 등 고정자산을 금융관련 계열사, 리스 회사를 비롯한 다른 기업에 매각 (sale) 하고 이를 다시 빌려 (lease) 이용한 후 리스 기간이 끝나면 자산을 재취득할 권리를 주는 거래방법. 쉽게 말하면 본인 명의의 살던 집을 팔되 이사가지 않고 세입자로서 계속 거주하게 해주고 일정 기간을 살고 나면 집을 다시 구매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을 말한다. 보통 자산의 재취득 가격은 리스 기간과 감가상각 기간을 동일하게 해서 거의 0원으로 재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세계 각국 기업에서 부동산을 운용할 때 애용하고 있는 방식이다.세일 앤 리스백은 한국에선 주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유동성 위기에 처한 중소기업 지원 사업에 활용된다. 2015년 제도를 도입하고, 2017년까지 2320억원을 인수했다. 또한 2017년에는 한국산업단지공단과 양해각서를 체결하여, 산업단지 입주기업 7곳에 860억원의 유동성을 지원했다. 2018년에는 세일즈리즈백 지원규모를 1500억원으로 확대하고, 재산세를 50% 경감해, 임대료 인하에 반영하는 등 기업지원의 실효성 및 참여유인을 강화했다.
2. 금융조달 관련
세일 앤 리스백은 이름에 '임대'라는 말이 들어 있을 뿐, 실제로는 담보대출(금융조달)의 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건물에 질권을 설정하여 담보를 잡고 대출을 해준 후, 대출금 전액을 상환하면 질권을 해제해 주는 담보대출과, 건물을 먼저 가져간 후 매각대금을 주고, 그 매각대금보다 더 큰[1] 리스비용을 지불하여 리스기간이 끝나면 감가상각이 끝난 건물을 0원(에 가까운 금액)으로 원 주인에게 양도해 주는 세일 앤 리스백 방식은, 잘 생각해 보면 처리 순서와 대출기간 중의 건물 소유권만 다를 뿐이지 결국 동일한 구조임을 알 수 있다.또한 세일 앤 리스백의 경우 리스비용 납부가 일반 대출의 정기 원금상환/이자 지급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는데, 일반 대출의 경우 설령 질권을 미리 설정해 놓았더라도 이자지급 지연 시에 담보 회수하기가 쉽지만은 않고 여러 절차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세일 앤 리스백은 이미 자산을 금융기관 쪽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훨씬 안전하다. 다만 안전성을 미리 확보하는 만큼, 자산이 금융기관 쪽에 가 있으니 고정자산세와 감가상각 등은 금융기관측에서 담당 하게 된다. 일장일단이 있는 셈.[2]
이용자(설비 원래 주인)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 일반적인 담보대출은 LTV 등을 높게 받기 힘들지만, 리스를 활용하면 그래도 조금이나마 더 자금을 땡길 수 있다.[3] 그리고 대상 설비만큼의 자산과 부채가 재무상태표에서 빠지기 때문에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기 용이하다.[4]
- 리스 비용을 설비이용료, 임차료 등으로 계상하여 매출원가로 잡을 경우, 세전이익이 줄어들어 절세 효과가 생긴다.[5]
- 이용자가 절세 혜택을 받기 어려운 경우, 리스를 활용하면 금융기관에서 고정자산세를 낼 것이니 간접적으로 절세효과를 누려볼 수도 있다.[6]
부동산을 세일 앤 리스백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금융기관 중 부동산 관리에 강한 곳들이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내에서는 자산의 가치평가, PF 등 분야가 발달하지 않아 금융조달 타입도 많지 않고 활용되는 곳이 적지만, 일본, 미국 등 금융 강국에서는 자주 활용된다.
금융조달로서 세일 앤 리스백을 운용할 경우, 비슷한 구조인 할부판매 금융조달도 같이 취급하는 경우가 많다. 할부판매 역시 세일 앤 리스백과 동일하게 시작 시점에 자산을 매각하여 매각대금을 수취하는데, 할부판매의 경우 원주인이 자산을 즉시 재구매 하여 정해진 기간 동안 구매 금액을 할부로 갚아 나가며, 갚을 때 이자를 포함해서 같이 지급한다.[8] 세일 앤 리스백과 할부판매 금융조달의 차이는, 리스/할부 비용 상환 중 자산이 누구 소유냐의 차이라 할 수 있다.(할부판매는 구매계약 체결 시점부터 자산이 원 주인의 소유로 취급된다.)
3. 장점
대상 건물 또는 설비를 계속 이용할 수 있는 권리가 있어 매각 후 회사를 이전할 필요 없이 그대로 사용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임대’를 조건으로 ‘매각’을 하겠다는 계약 내용에 따른 것이다.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부채를 줄이는 등 유동성 위기를 해결할 때 주로 쓰는 전략이다. 기업들은 대체로 덩치가 크고 꼭 사용해야 해서 매각은 불가능한 고정 자산들이 많은데, 이러한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자산을 그대로 쓰면서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또 매매 계약서에 임대 기간이 지난 후 우선매수권을 명시해 주는데 팔 때 가격 그대로 다시 살 수 있게끔[9] 추가 조건을 맺을 수 있어서 좋다. 물론 임대 기간은 단기일 때도 있고, 10년 이상 장기간으로 정해놓는 경우도 있다. 말 그대로 케바케.
매각하는 법인 등의 입장에서는 전술한 대로 유동성 위기를 줄일 수 있어서 좋고, 매입하는 법인(특히 리스회사나 부동산 펀드) 등의 입장에서는 굳이 세입자를 모집하려는 과정 없이 前 소유주를 임차인으로 할 수 있으므로 안정적인 임대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 장점. 금융사의 부동산 계열 운용자산 규모를 확대하는 데도 사용가능하고, 고정자산세 납세 주체도 바뀌기 때문에 잘 활용할 시 절세 효과도 누릴 수 있다.
대체로 여러 개의 부동산을 거느리고 운영하는 백화점, 대형마트 업계에서 많이 쓰는 전략이다. # 또한 운용 설비가 거대하고 고정적으로 수입이 나오는 발전소, 공장 등에서도 선택해볼 수 있다.
4. 단점
- 임대료 부담이 수익보다 커질 수 있다
원 주인 입장에선 현금을 확보하려고 멀쩡한 자산을 팔아치웠세입자 신세가 됐건만 새 건물주에게 임대료를 필요 이상으로 많이 갖다 바치면 별 쓸모가 없는 셈. 동국제강의 경우 본사 사옥인 중구 페럼타워를 삼성생명에 매각하여 계속 쓰며 수익이 많지 않음에도 매년 140억 원 이상의 비용을 내고 있다. 부동산의 가치는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아 수시로 변동하기 때문에, 매도 시점과 매수 시점의 가격 차이로 인한 리스크가 따른다. 타이밍 못 잡고 결정 제대로 못하면 나중에 되살 때 가격 차이가 크다는 뜻이다. 아래 나와 있는 한화그룹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매각 시점에 리스 기간 및 리스 비용을 미리 정해 두는 것이 해외에서는 일반적이다. 이미 정해진 임대료만 내고 감가상각기간을 리스기간과 동일하게 설정해 버리면, 리스 종료후의 자산가치는 0이 되어 원주인은 부담 없이 자산을 다시 가져올 수 있다.
- 중소기업 회생 수단으로 활용될 시의 문제점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다. - 자산 매도가격 산정 문제. (핵심적인 문제. 누군가는 손해를 볼 수 있다. 너무 싸면 매도 기업이 손해, 너무 비싸면 매입자가 손해를 본다)
- 시장 논리에 어긋난다. (주로 정책금융기관인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정책금융적 세일즈리즈백에 발생됨.이미 죽었어야 하는 기업을, 심폐소생술로 소생.)
- 도덕적 해이. (주로 정책금융기관인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정책금융적 세일즈리즈백에 발생됨. 매도 기업은 돈 받았으니, 배째라)
- 다만, 잘 생각해 보면 위 3가지는 단점이라 보기 애매한데,
- 자산 매도가야 시세에 따라 양자간에 합의를 보면 끝나는 문제고,[10]
- 시장논리에 어긋난다는 말에도 어폐가 있는 것이, 매각가능한 우량 자산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 죽어야 하는 기업이라고 볼 수는 없다. 오히려 건실한 자산을 보유한 우량기업인데 유동성 문제 때문에 일시적으로 어려운 것 뿐이고, 이런 경우 단순히 자산을 매각해서 소생가능성을 없애는 것보다, 자산을 담보잡히거나 세일즈앤리스백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진정 죽어야 할 기업은 영입이익이 점점 줄어들어 회생이 어려운 기업일텐데, 이런 상황이면 설비를 재임대하든, 설비를 팔아서 운영자금을 마련하든 망하는 시점은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오히려 리스비용 못 내서 망하는 시점이 더 빨라질 수 있다.
- 도덕적 해이 가능성을 지적하는 것도 이상한 게, 단순히 매도 후 돈 받았으니 태업을 하겠다는 업체가 굳이 자산을 다시 리스할 리가 없다. 매각대금을 받고 그냥 나가면 끝인데, 사업을 계속할 의지가 없다면 왜 다시 생돈 들여 리스를 하겠는가? 거기다 이미 리스업체는 건물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니, 이용자가 리스 비용을 잘 지급하지 않는다면 리스계약 해지조항 봐서 해약통지 보내고 퇴거명령 하나 내리면 끝이다.
5. 사례
- 중앙일보는 중구 순화동 사옥을 1999년 삼성생명에 매각하였지만 이전하지 않고, 2011년까지 그대로 사용했었다. 빌딩 이름은 삼성생명일보빌딩. 이후 중앙일보는 J빌딩(구 사옥)을 거쳐 상암동으로 가버렸고, 이후 여러 기업이 입주했다가 철거된 상태.[11]
- 동국제강의 경우 고위 경영진들의 방만한 경영으로 인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2014년 중구 장교동에 위치한 본사 사옥인 페럼타워를 지은지 불과 4년만에 삼성생명에 팔아버리고 세입자 신분이 되어 계속 쓰고는 있다. 당시 매각 대금은 약 4200억원으로 서울에 지은 대형 오피스 건물 중 가장 비싼 금액에 속했다고 한다.#
- 홈플러스는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팔리기 전 서울 영등포점과 경기 영통점 등 대형 점포 8곳을 1조 2000억원에 매각 후 재임대해 계속 운영하고 있다. 이 때문에 M&A 입찰 당시 부동산을 너무 많이 팔아대서 가치가 떨어진다는 분석도 있었다.#
- 종로 일대에 위치한 대형 오피스 빌딩인 그랑서울의 경우 GS건설이 시공사 겸 건물주였으나 국민연금에 팔고 건물 일부를 임차하여 본사로 쓰고 있다.
- 2000년대 초반 왕자의 난 당시 현대그룹의 경우는 보유중이던 계동 사옥을 한 사모펀드에 팔고 재임차해서 쓰는 대신 5년간 임대하다 다시 현대그룹 측이 환매(다시 되사는)하는 조건으로 이 계약을 체결한 적이 있다. 당시 재무사정이 일시적으로 너무 안 좋아져서 고육책을 썼던 것. 다만 현대그룹이 아닌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가 매입했다가, 지금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소유로 바뀐 상태.
- 두산건설 본사 사옥인 강남구 논현동 건물을 2013년 1440억원을 받고 하나자산운용에 매각했지만 사옥은 이전 안 하고 15년간 세입자로 계속 쓰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문제는 두산그룹의 새 사옥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짓고 있어 임대기간 도중인 2020년에 옮겨야 하는 것으로 각 계열사 및 성남시와 이미 협약을 맺었기 때문. 하나자산운용은 두산건설 이전과 관계없이 2028년까지 임대 계약이 돼 있기 때문에 중도 해지가 불가능하며 임차료는 두산건설이 어떤 방식으로든 2028년까지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
- 한화그룹의 경우 역시 2002년 대한생명을 인수하려는 목적으로 돈
총알을 모으는 과정에서 중구에 있는 본사 사옥과 여의도 한화증권 건물을 팔고 5년간 세입자로 지내다 다시 사기로 계약했었으나 본사, 여의도 사옥 각각 1860억원, 1363억원(합쳐서 약 3200억원)에 팔았던 걸 계약 기간 끝난 5년 뒤 2배 이상인 총 7000억원에 되샀다(...).판 돈 모아서 대한생명 샀기 망정이지 아니었으면미리 계약서에서 정한 가격이 아니라 시장 가격을 옵션으로 넣다 보니 손해를 본 것.# 또한 자기네들이 장사하는 유통채널인 갤러리아백화점도 양대지점인 갤러리아 명품관, 갤러리아 타임월드를 제외한 나머지 지점들은 세일 앤 리스백으로 장기 임차중이다.[12][13] 소맥 기업으로 유명한하이트진로 역시 서초동 사옥을 자산운용사인 엠플러스자산운용에 팔고, 20년 간 세입자로 계속 있은 후 계약 기간이 끝나면 매도자인 하이트진로 측이 다시 살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 KT가 자회사를 통한 세일 앤 리스백으로 유명하다. 자회사를 통한 세일 앤 리스백은 실제 부동산은 그룹 내부에 남지만 모회사의 장부에는 수익으로 기록된다는 특징이 있다. 일단 알짜배기 땅의 어지간한 KT 지사는 이런 식으로 세입자가 된 상태. 기사1 기사2, KT의 어지간한 전국의 지사와 전화국들에 임대 스티커가 붙어있는 모습을 많이 보았을 것이다.
- 한참 경영난이 심각했던 2013년도의 소니도 도쿄 오사키 테크놀리지 센터와 소니 아메리카의 본사 건물을 매각했다.
- 대우조선해양은 2016년 5월, 경영 개선을 위한 구제책으로 서울 청계천 앞 본사 건물을 코람코자산신탁에 1800억원에 매각하는 대신 재무, 영업부만 계속 쓰기로 결정했다. 기타 부서는 거제 조선소로 옮기고 남은 부분은 임대시키기로 했다고 한다. 기사
- 2017년 들어 한국 유통업계 특히 백화점 업계에서는 각 사의 사정에 따라 부동산 운용 전략을 달리 취하고 있다. 롯데쇼핑의 경우가 신격호 회장 시절에는 직접 소유하며 운영하는 방식이었지만 부동산 유동화를 위하여 매각 후 재임대 방식을 택하고 있다. 기사[14]
- 유사한 예로, 조세 피난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세운 후 보유, 이용하고 있는 기존의 건물 등을 그 유령 회사에 매각하여 월세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내부 자금을 세탁하는 방법도 있다.
6. 관련 문서
[1] 리스 기간동안의 이자를 포함하므로[2] 물론 이런 부가세 금액은 임대비용에 포함시켜서 임차인이 지급하니 현금 손해가 있는 것은 아니다. 절차가 쪼금 더 귀찮아질 뿐[3] 사실 큰 차이는 없긴 하다.[4] 팔아버렸으니까 금융사 자산이므로[5] 단순 대출을 해서 이자를 지급했다면, 이자비용만 영업외비용으로 꽂히고 원금 상환 금액은 PL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6] 이건 금융기관이 절세를 받을 수 없는 상태라면 결국 가치평가에 고정자산세만큼 마이너스 효과를 주기 때문에, 케바케이다.[7] 리스계약자 지위 양도나 변경 등을 포함해서[8] 결국 위에서 설명한 담보대출, 세일 앤 리스백, 할부판매 금융조달은 자산 값만큼 돈 빌리고 자산 권리를 포기한 다음 돈을 다 갚으면자산의 권리를 되찾는다는 점에서, 유사한 구조라는 점을 알 수 있다.[9] 물론 건물가치를 그대로 해놓은 상태에서 감가상각을 한다는 의미. 팔 때 돈을 다시 그대로 준다는 의미가 아니다. 리스 기간이 끝나면 건물의 현재가치는 0에 수렴하게 된다.[10] 일반적으로 급한 사람이 약간 손해 보고 파는 건, 거래의 기본 중의 기본이다. 손해 보기 싫으면 안 팔면 될 것 아닌가?[11] 참고로 중앙일보와 삼성생명은 범삼성가로써 지배주주가 각각 매형과 처남이다. 따라서 법적으로 두 법인은 특수관계인이며 두 회사의 거래는 내부거래가 되는 셈.[12] 진주점과 센터시티, 광교.[13] 갤러리아 광교의 경우 2020년에 개점한 신규 점포라는 점에서 의외다. 한화그룹이 무리하게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에 진출했으나, 3년 만에 누적된 적자가 1000억 원이 넘자 재무 건정성 확보를 위해 매각했다.[14] 반대로 현대백화점은 점포를 마련하는데 있어 처음부터 임차방식을,롯데그룹에 인천터미널을 털리고 이를 갈았던 신세계그룹은 아예 매입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