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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4-21 15:43:50

정수불범하수


1. 개요2. 무협물에서 쓰임새
2.1. 무협물 이외에서
3. 홍루몽에서4. 실제 사례5.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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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井水不犯河水
우물물은 강물을 침범하지 않는다.
중국의 관용구. '하수불범정수'라고도 한다. 사실 딱히 고사에서 유래한 말은 아니고 중국어의 관습적인 표현 중 하나다. 일상 생활에서도 간간이 쓰이는 말. 그렇기에 고사성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고전소설홍루몽》 등에서도 쓰이는 걸 보면 꽤 역사가 있는 표현이다.

2. 무협물에서 쓰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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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실의 금의위가 어찌 소림의 일에 간섭하려 드는가! 내 이 사실을 빨리 무림맹에 알려야 한다![1]

한국무협소설에서는 주로 '관부무림이원설'이나 '관무불가침'이라 한다.

관부와 강호무림이 서로 관여하지 않는다는 설정은 대만 작가 와룡생의 작품에서 퍼진 것으로, 지금은 이 대전제를 깔아놓고 갖가지 해석을 내놓고 있다. 작품 내적으로는 관부의 힘으로는 무림을 압도할 수가 없어 소 닭보듯 한다는 식의 이유를 내세우고 있으나, 작품 외적으로 따지자면 무협소설에서 실제 역사(중국사)를 떼어놓고 보려는 시도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이 설정을 채택하지 않으면 무협지 창작에 제한이 생겨 글 쓰기 꽤 귀찮아지기 때문. 고로 후대 무협작가들도 이 설정을 굳이 부정할 이유가 없었다. 정리하자면 관무불가침 이란건 무협의 필수요소와는 거리가 멀며 생각없이 따라하거나 전개의 편의성을 위해 차용하는 편법일 뿐이다.

작품에 따라선 관의 존재는 보이는데 서로 불간섭하는 경우도 있고, 열혈강호 등처럼 아예 조정이란 게 있긴 한건지 존재감 자체가 전혀 없는듯 묘사되는 경우도 많다.

물론 예외도 존재해서, 관과 무림이 서로 협조하거나 대립하는 등 다양하게 엮이는 작품도 있긴 하다. 결국 작가 마음. 오히려 서로 침범하지 않기로 하는 조약 자체도 좋은 소재가 된다. 그시대상 답게 부패해서 악역으로 나오는 작품도 있다. 무림 멸절계획을 황실에서 세우는 것은 거의 클리셰 수준.

사회통제가 두터워진 현대를 배경으로 하는 무협물의 경우 고증 따윈 내다 버린 일종의 극중 허용이다. 기대. 브레이커(만화)의 경우 극중 인물들이 정부측 인사들에게 이 논리를 들먹이는데 극중 나온 것처럼 사회에 각종 테러를 일으키면 현대 대한민국이 아니라 중세 중국 조정이라고 해도 가만 안 있는다. 그래서 현대 무협물의 경우 아예 무림인들이 정부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살거나 아니면 정부 고위직을 대거 장악한 흑막이나 서로 타협해 상부상조할 정도의 거대 세력처럼 묘사되기도 한다. 물론 베리타스 등처럼 아예 정부에 대해 언급을 잘 안하는 작품도 많다. 한쪽은 신이 되겠다고 하고 한쪽은 그거 막겠다고 서로 지지고 볶고 난리법석인데도 국제 대기업은 등장하지만 정부는 존재감이 없다.

역사적으로 과거에는 관의 행정력과 치안력이 상대적으로 미비했던 것도 있고[4], 중국은 국토가 특히나 거대했던 특성 상 지방 곳곳에 조정의 힘이 미치기 어렵고 지방을 주름잡는 문파들도 어디서 굴러다녔는지 모를 건달이나 수상쩍은 집단이 아닌 그 지역에서 나름 몇백년간 뿌리 깊게 자리잡은 명문가이기도 했으니 괜히 건드려서 귀찮은 곳 하나 더 만들지 말고 적당히 상부상조하는 식으로 넘어갔다고 볼 수도 있다. 당장 중앙집권이 제법 강하게 이뤄진 조선만 봐도 대신들의 사병이나 정여립의 대동계 같은 건 당장 박멸해야 할 눈엣가시였다.

일단 무협세계에서는 관도 무림인끼리의 싸움이나 운영에 간섭하지는 않지만, 무림인들이 속세까지 나와서 치안을 크게 어지럽히거나, 무림인도 아닌 일반 백성들을 대규모 학살하는 대형사고를 치면 사고의 경중도에 따라 해당 무림인, 크게는 그 문파 전부에 토벌령을 내리고 관군을 파견하며 다른 무림인들도 이 토벌에 협력하여 그 문파를 공격하거나 협력하지는 않아도 외면하여 해당 문파가 토벌당하게 내버려둔다. 즉, 앵간해선 개입을 하지 않지만, 선을 넘어 황실과 나라의 기반이 되는 민생까지 어지럽힐 경우 봐주지 않고 아작을 내는 것. 심지어 어떤 작품에서는 무림을 넒은 땅을 감당못해 부리는 하청으로 표현할정도. 다만 관 자체가 썩어서 민생에는 관심자체가 없는 경우도 있고 초능력이나 다름없는 무공이 존재하다 보니 잡을수 없는 경우도 많다.

얼핏 생각하기엔 분명 무림고수들은 인간 이상의 무공을 지니고 있어 맘만 먹으면 황실도 박살낼 수 있을 것 같은데도 어떻게 황실이 무림과 관무불가침을 유지할수 있는지 의문이 들 수도 있는데, 이게 가능한 것은 황실에도 고수들이 수없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것이, 무림고수라고 하면 극소수의 예외사례를 제외하면 거의 보통 훌륭한 고수를 스승으로 두고, 절세의 무공을 단련하고 영약 등으로 내공을 늘려가면서 탄탄한 기반 하에 착실하게 고수가 되는 게 일반적인데, 천하의 모든 재보와 인재가 모이는 황실이 무림의 문파들보다 더 풍족하면 풍족했지 덜할 리가 없기 때문.

아무리 문파들의 내부 사정이 좋다한들, 나라 전체를 지배하는 황실은 당연히 그 어떤 문파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여건이 좋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귀한 영약 같은건 당연히 숱하게 보관되어있거나 아예 황실에서 제조하는 경우도 많다. 무공 역시 어지간한 무림고수들이 침흘리면서 탐낼 수준의 절세무공의 비급들이 황실 서고에 널려있는 게 보통이다. 즉, 인프라가 차원이 다르다는 설정으로 구대문파고 명문세가고 아무리 잘났다 한들 황실만큼 잘났을 리가 없다. 결국 소림사,화산파,마교 등 초일류 무림 문파들이 갖고있는 이점은 황실도 전부 갖고 있하는 상황이 나올수도 있다.[5]물론 강력한 무인이 상급자라고 가만히 있지않고 권력투쟁하는 작품도 당연히 존재한다. 강력한 고수가 황족의 명령을 따르지 않고 역으로 황실을 꼭두각시로 부리는 것도 확실히 클리셰. 거기다 무공이라는게 좋은 무공과 영약외에도 재능이나 노력, 마음가짐 같은걸로 바뀌기도 해서 개인으로서 황실을 뛰어넘는 작품도 꾀나 존재한다.

또한 굳이 절정급 고수가 아니더라도, 관은 군대를 가지고 있으므로 많은 병사를 동원할 수 있다. 속된 말로 물량으로 누르면 고수도 답이 없는 것이다. 김용곽정조차도 양양성 최후의 전투에서 아내 황용, 장남 곽파로와 함께 무수히 달려드는 원나라 병사들에게 맞서 싸우다 결국 최후를 맞았다. 장무기도 소규모 정규군과의 일전 후에 '난전 상황에서는 지금껏 배웠던 무공은 아무런 의미가 없고 그저 사방에서 날아드는 공격을 피하고 막고 반격하기 바빴다.'며 진땀을 뺐다. 다만 이건 작품의 설정에 따라 다른편이 많다. 강기를 두른 강력한 고수에게 숫자따위 무의미하다는 작품도 있고 소모전으로 끌고가려고 해도 심하면 자연의 내공을 가져다 쓰니 하면서 역으로 압도하는 작품마저 있다. 신승에서 절세신마가 군대를 압도하고 황제를 죽였다.그래도 그런건 최상급 고수들의 이야기고 어지간한 무인은 숫자앞에 패배하는 것도 사실이다. 묵향에서 현경인 묵향이 군대를 상대로 이겼지만 그후 지치기 때문에 자기보다 약한 고수에게 죽을거라는 표현이 나온다.

주인공, 내지는 주인공과 호각인 최종보스급의 경우에는 황실 전체를 농락할수 있는 수준의 무위를 보이는 경우도 많다. 이는 기연이나 재능, 각종 주인공 보정최종보스 보정등이 겹쳐져서 이들이 입신의 경지에 다다른 경우다.[6][7] 일반적인 무림 문파의 경우에는 얄짤없다.

용비불패나 신승, 등 황실과 관에도 상당한 고수들이 등장하는 묘사가 있는 작품은 수없이 많다. 용비불패에서는 관군이 수적우위와 집단전에 체계적인 노하우를 갖기에 무림에서 서열1위 고수나 문파도 패배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아비무쌍의 경우 무림인들이 평소 상대해본적 없는 기마병,활과 진법을 통해 무림인들을 잡는 모습을 보여준다. 정규군과 게릴라부대의 차이를 보인다 생각하면 된다. 반대로 군대가 강력한 고수에게 박살나는 작품도 많다. 요는 작가의 설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

무협물에서 황실이 강하게 묘사되는 작품의 경우 절정~초절정 이상 고수급이 많은건 거의 기본으로 깔고 들어가고,[8] 아예 황실의 기반이 되는 초대 황제부터가 엄청나게 강력한 무공을 바탕으로 국가를 세우는 경우도 있고, 각종 영약을 마음껏 섭취할 수 있는 황제나 황자가 왠만한 초고수 이상의 무위를 가진 경우도 많고, 정화같은 실제 역사의 실존인물들이 사실은 고수였다는 식으로 나오는 경우도 잦다. 애초에 동창의 첩형이나 제독, 금의위의 도독, 대장군은 무협물에서 강적 중의 강적으로 나오는 것은 거의 클리셰화된 지 오래다.[9] 결국 무공이 존재하는 무협물이라면, 왠만한 작품에선 황실이 그 수많은 문파를 제치고 파워랭킹의 정점에 서있는 경우가 있을수 있다는 것. 무협에 따라서는 주인공의 조력자나 적수가 황실의 높으신 분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무림이 오히려 황실을 압도하는 작품도 당연히 존재한다. 인간을 뛰어넘는 강력한 무공을 가진 문파나 무인들이 약하고 우월할건 혈통뿐인 황족의 말을 듣지 않는것도 당연하다면 당연하다는 설정으로 결국 작품을 설정하는 작가의 마음이다. 단순하게 무림의 위세가 황실보다 위인 작품도 있지만 황실이 폭정을 하거나 군웅할거가 일어나 황실은 그냥 허수아비 수준이거나[10] 무림의 문파가 황실을 지배하는 작품도 있고 아예 황실은 이미 없어지고 무림맹이 관의 역할을 대신하는 작품도[11] 있다. 심지어 주인공이나 주인공이 속한 세력이 황실을 멸망시키고 세계에 군림하는 작품도 그럭저럭 존재한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구무협에서는 일반적으로 황실이 무림보다 강하다는 식의 언급이 없이 그저 서로 관여하지 않는 수준의 묘사였으나, 신무협을 거쳐 판협지시대에서부터 황실과 무림이 엮이는 작품이 숱하게 등장하기 시작했다.[12] 이 시기가 소설과 만화를 가리지 않고 무협지가 숱하게 쏟아지던 전성기였고 일부 작품에서 수틀리면 황실이 초고수를 보유해 무림을 압도하든 팔십만 금군을 보내 무림을 쓸어버릴수 있는 등의 데우스 엑스 마키나 이미지와 그런 황실을 압도하는 주인공으로 황실이고 뭐고 주인공편이 킹왕짱이라는 이미지가 남아 있다. 무협 웹소설로 세대가 전환된 이후에는 천마물이나 회귀물, 빙의물 등 이른바 대리만족이나 사이다류의 전개가 주류가 되기도 하고 정치같은 문제가 등장하는 비율이 이전에 비해 상당히 급감했다.

시빌워에 등장하는 초인 규제법을 이 클리셰에 비추어보면 왜 히어로들이 이 법안에 그리 반대하는지 체감할 수 있다고 한다. 중국에서 히어로들을 협객으로 비유하는 일이 많은걸 보면 그럴듯한 이야기이다.무림은 관리해야하는 깡패집단vs관아도 썩었잖아 무림은 의협이라도 있지 니들 뭘 믿고

사실 중앙 정부가 민간 군사업체 혹은 대기업에게 적당히 편의를 봐주기도 하고 뇌물도 받아먹고 너무 선을 넘으면 재제를 가하기도 하는 등 실제 현실과도 약간 통하는 점이 있다.

2.1. 무협물 이외에서

판타지에서는 마탑이나 교회, 모험가 길드같은 세력과 어느정도 불가침을 유지하는 경우도 있다. 마법을 쓰면 양측의 피해가 커진다거나 모험가는 인간이 아니라 몬스터와 싸우기 위해 존재한다는 등 다른 국가간의 싸움에서 참여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교회측은 아예 정교분리라는 명분이 있다. 아예 이종족이라면 말할것도 없다.

헌터물에서는 현대사회가 배경인 만큼 나라의 힘이 강하지만 몬스터 사냥 전문업체 같은 느낌으로 길드헌터협회같은 것을 만들어 운용하는 작품이 많다. 강력한 길드나 능력자 같은 경우 국가의 명령을 무시하는 경우도 많고 심하면 초능력자들이 자기들만의 나라를 만들려고 하거나 작품설정에 따라 이미 만든 경우도 있다.

어반 판타지에서는 뱀파이어마법사/초능력자 같은 초자연적인 존재들을 양지의 사람들에게 알리지않고 비밀리에 존재하며 묻어두는 것으로 성립하고 있다. 기억 조작까지 사용해 비밀을 지키는 경우도 많다.

슈퍼히어로물에서 슈퍼히어로측에서 빌런을 상대하고 경찰은 민간인 대피나 하며 보통 무능하거나 부패하거나 주인공의 조력자가 되기도 한다. 위의 시빌워 예시에서도 알수있듯이 관무불가침 그자체로 자경단으로 존재하는 경우도 있고 국가기관에 등록하는 경우도 있다.

존 윅 시리즈가 관무불가침의 모습을 아주 잘 보여준다. 전 세계 암살자들이 엮여 있는 거대한 뒷세계가 존재하는 설정으로, 경찰 등 공권력 소속 인물들은 그들과 안면을 트고 지내면서도 그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살인에는 아예 관여하지 않으려 하는 모습이 시리즈 1편부터 나온다.

해리 포터 시리즈 같은 경우는 일단 머글과 마법사가 각각 정부를 차리고 있는 형태이며, 마법사 세계는 마법 정부가 총괄하지만, 해리 포터, 신비한 동물사전의 경우 원활한 이야기 전개를 위해 마법 정부의 총리를 무능한 인물로 만들어 버렸다.

3. 홍루몽에서

중국어 원문 출처
凤姐比贾琏更急十倍,只说:“咱们命中无子,好容易有了一个,又遇见这样没本事的大夫。”于是天地前烧香礼拜,自己通陈祷告说:“我或有病,只求尤氏妹子身体大愈,再得怀胎生一男子,我愿吃长斋念佛。”贾琏众人见了,无不称赞。贾琏与秋桐在一处时,凤姐又做汤做水的着人送与二姐。又骂平儿不是个有福的,“也和我一样。我因多病了,你却无病也不见怀胎。如今二奶奶这样,都因咱们无福,或犯了什么,冲的他这样。”因又叫人出去算命打卦。偏算命的回来又说:“系属兔的阴人冲犯。”大家算将起来,只有秋桐一人属兔,说他冲的。秋桐近见贾琏请医治药,打人骂狗,为尤二姐十分尽心,他心中早浸了一缸醋在内了。今又听见如此说他冲了,凤姐儿又劝他说:“你暂且别处去躲几个月再来。”秋桐便气的哭骂道:“理那起瞎肏的混咬舌根!我和他‘井水不犯河水’,怎么就冲了他!好个爱八哥儿,在外头什么人不见,偏来了就有人冲了。白眉赤脸,那里来的孩子?他不过指着哄我们那个棉花耳朵的爷罢了。纵有孩子,也不知姓张姓王。奶奶希罕那杂种羔子,我不喜欢!老了谁不成?谁不会养!一年半载养一个,倒还是一点搀杂没有的呢!”骂的众人又要笑,又不敢笑。可巧邢夫人过来请安,秋桐便哭告邢夫人说:“二爷奶奶要撵我回去,我没了安身之处,太太好歹开恩。”邢夫人听说,慌的数落凤姐儿一阵,又骂贾琏:“不知好歹的种子,凭他怎不好,是你父亲给的。为个外头来的撵他,连老子都没了。你要撵他,你不如还你父亲去倒好。”说着,赌气去了。秋桐更又得意,越性走到他窗户根底下大哭大骂起来。尤二姐听了,不免更添烦恼。
봉저(왕희봉)은 가련보다 더 열 배는 애통하다는 투로 말했다. "우리 부부는 아들 하나 없어서 아들을 애타게 기다렸는데, 그 망할 돌팔이 의사 때문에 잃고 말았구나" 그리고 천지신명께 향을 피우고 말하길, "제가 병이 있으니, 천지신명께선 작은댁을 굽어보시어 다시 아들을 점지해 주옵소서, 그 때까지 저는 목욕재계하면서 부처님께 예를 올리겠습니다"라고 하였다.
이에 가련과 여러 사람들이 봉저의 부덕을 칭찬했다. 가련이 추동을 찾으러 떠났을 때, 봉저는 직접 끓인 국을 우이저에게 먹이며 평아[13]를 보고 푸념했다.
"너도 나처럼 자식 복이 없나 보구나. 나야 아파서 그렇다 쳐도, 넌 건강한데 어째서 자식 하나 없단 말이야? 지금 둘째마님이 저렇게 된 건 분명 우리한테 복이 없거나, 어딘가에서 살이 뻗쳐서 그럴 게야."
이윽고 봉저가 사람을 보내 점을 쳤는데, 점쟁이가 말하길 "토끼띠 살이 뻗쳤습니다"라고 말했다. 사람들이 띠를 따져 보니 추동 한 명만 토끼띠였기 때문에, 추동 때문에 우이저가 유산했다고 수군거렸다.
한편 추동은 최근 가련이 우이저를 위해 의원을 부르고 약도 지어 주며, 의원을 잘못 데려온 하인에게 매질을 하는 등 우이저에게 다시 관심을 가지던 걸 시샘하고 있었는데, 자기 때문에 살이 뻗쳤다는 소문이 퍼진데다가, 봉저마저 몇 달 동안 피신해 있으라고 하니 울화가 치밀어서 아무 말이나 뱉었다.
"누가 그런 개소리를 퍼뜨리고 다니는 게야? 우이저 그 년이랑 나는 우물물과 냇물처럼 아무 상관이 없는데 내 살이 뻗쳤다는게 말이나 되는 소리야? 도대체 어디서 어떤 남자를 만나고 다녔길래 하필이면 여기 들어와서 내 살을 받았다고? 하! 그 년이 임신했다는 증거는 있고? 보나마나 서방님을 속인 거겠지 뭐, 그 애가 장씨였는지 왕씨였는지 어떻게 알아? 아씨께선 그 년을 어떻게 보시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보기엔 아무것도 아니야. 두고 보라고, 반 년 뒤에 남의 피가 안 섞인 떡두꺼비 같은 아들을 서방님께 안겨 드릴 테니까!
사람들은 추동의 막말에 웃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모른 채 듣고 있었다. 마침 형부인이 건너오자 추동은 "나리와 아씨께서 소인을 내쫓으려 하옵니다. 제겐 의지할 데가 없으니 마님께서 굽어살펴 주옵소서"라 말했다.
형부인은 그 말을 듣고 가련 내외를 꾸짖으며 말했다. "이 못난 놈아! 아무리 추동이가 마음에 안 든다고 해도, 네 아비에게 받은 애인데 밖에서 데려온 애 때문에 내쫓으려 하느냐? 넌 애비도 못 알아보는 놈이로구나! 정 쫓아내려거든 네 아비에게 돌려주거라!"
형부인이 돌아간 뒤, 기가 산 추동이 처소 창문 아래서 울고불고 하며 욕을 계속하자 우이저는 그 소리를 계속 들으며 괴로워할 수밖에 없었다.

홍루몽에서는 69회에서 이 고사성어를 인용하는데, 인용구가 나온 상황은 대략 이렇다,

가보옥의 삼촌뻘인 가련은 정실인 왕희봉을 두고 우이저를 몰래 첩으로 들였고 아버지인 가사의 하녀인 추동도 하사받았는데, 왕희봉은 남편의 첩질 자체를 용납하지 않아서 우이저를 은따시켰다. 추동은 건드리지 않았는데, 시아버지가 내린 첩이라서 함부로 건드릴 상황이 아니었고 우이저는 예전 약혼자가 집안사정 때문에 파혼한 걸 가련이 데려왔기 때문에 약점이 잡혀 있었다. 그래서 우이저부터 처리한 뒤에 추동도 찍어내려고 했다. 자연히 추동은 우이저고 희봉이고 알게 모르게 깔보고 있었는데, 이 때 사건 하나가 터졌다.

69회에서 우이저는 가련의 남자아이를 임신하지만, 의원의 오진 때문에 유산하고 만다. 그런데 사람들이 말하길 '토끼띠 여자에게 뻗친 살 때문이다'란 소문이 퍼지자, 추동이 자기 때문에 유산한 게 아니라며 불평한 것이다. 안 그래도 희봉의 은따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했던 우이저는 추동에게까지 저런 모욕을 듣자 다음 날 금덩어리를 삼키고 자살해버렸다.

이후 추동은 희봉의 심복 하녀인 평아에게 계속 시비를 걸다가, 참다 못한 가련에게 117회에서 내쫓겨 본가로 돌아갔다.

4. 실제 사례

현대에 공권력이 시퍼렇게 살아있는 나라에서 관무불가침이 암묵적으로 적용되는 경우가 실존하는데 바로 중국의 계투이다. 지연기반 무력집단끼리 웬만한 조폭 저리가라 할 정도로 흉흉한 무기를 들고 죽고 죽이는 계투가 벌어지면 그 서슬퍼런 중국인민경찰도 개입을 안하고 몸을 사린다. 싸움이 끝나면 뒷처리만 할 뿐. 과연 무협지의 배경이 되는 나라라고 할 수있겠다.

마피아의 계율 중 하나는 오메르타는 적대조직들끼리도 공권력이 개입하지 못하게 입을 막기도 한다.

5. 기타

현실에서 찾아 볼 수 있는 건 범죄조직을 국가가 관리하는 방식인데, 일단 상식적인 공권력이 남아 있는 국가가 작정하고 정규군을 범죄조직 소탕에 개입시키면 버틸 수 있는 조직 따위는 없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점조직 형태로 산개되어 되려 관리가 어려워지고 조직적 범죄 증가라는 역효과를 낳기에 어지간하면 손대지 않으며, 조직 간 항쟁은 뒷세계의 일일 뿐이니 알아서들 해결하게 방관한다. 경찰 역시 범죄조직의 행위를 적당히 묵인하고 은폐하는 것을 선호한다. 괜히 건드려봤자 긁어 부스럼이고, 최소한 눈치 보면서 적당히 사릴 줄 아는 녀석들이니 굳이 조질 바에야 일반 민생 치안에 신경 쓰는 게 더 이득이라는 것. 물론 그렇게 관리하던 조직이 사리지 않고 선을 넘는 범죄 행위를 한다면 그 순간 자비 없이 공권력의 철퇴를 때린다.
[1] 경찰과 스님의 위치가 바뀐 짤도 존재한다.(...)[2] 당 ~ 원나라 때의 군사 기관인 추밀원의 2인자로 현대로 치면 부총리급.[3] 본 작에서는 이러한 갈등을 일부러 유도하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관과 조정의 입장에서는 무림인들끼리 싸워 그들이 약해질수록 관리가 쉽기 때문. 포졸 이강진부터는 아예 무림말살이 목표다.[4] 도시 지역 같은 곳이 아니면 관에서는 반란군이나 도적단 같은게 아닌 이상 일반 하층민들끼리 계투같은 걸로 몇십명 정도 죽고 다치는 수준(?)은 서로 알아서 처리하라고 하던 적도 꽤 있었다카더라. 심할 경우 수백에서 수천명끼리 집단패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고 .[5] 작품에 따라서는 아예 황족/황실경호대 전용의 신공절학이 개발되어 따로 황실에만 전래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으로 용비불패흑색창연환칠식과 그 원형인 육가창식이 이에 해당하고, 일본만화 북두의 권에 나오는 북두신권남두성권,원두황권도 중원의 천제(황제)를 수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권법이기에 엄밀히 말해 이 분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6] 이건 오히려 황실이 그만큼이나 강력하기에 그런 황실조차도 위협하는 최종보스의 힘, 혹은 그런 황실의 힘조차 무의미한 수준으로 보이게 할 정도의 주인공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 것인지를 보여주기 위한 장치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결국 황실은 강력한 집단이긴 하나, 역설적으로 강력한 집단이다 보니 주인공이나 최종보스를 띄워주기 위한 일종의 전투력 측정기 취급을 받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7] 그렇기에 무협물에서는 초월적인 힘으로 황실의 안위를 위협하거나 황실 권력자와 손잡고 역천을 시도하는 최종보스 빌런을 주인공이 격파하고, 황제에게 구국의 공을 인정받아 천하의 영웅이 되는 전개도 매우 흔한 클리셰 중 하나이다.[8] 작품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보통 무림에선 일류 정도만 되어도 무림 내에서 고수 소리를 들으며 어깨에 힘주고 다니고, 절정도 엄청나게 높은 경지로 취급받는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황실의 경우에는 이름없는 일개 황실경호대 A가 절정~초절정인 경우가 수두룩하고, 그 황실경호대의 대장이나 간부쯤 되면 무림의 최강자들이 협공해서 덤벼도 확실히 이길 수 있다는 보장이 없는 고수인 경우도 많다.[9] 어지간한 무협물에선 동창이나 금의위의 간부급들은 중반부 이전까진 도저히 손댈 엄두가 나지 않는 수준의 구름 위 강자들로 취급되는 게 보통이고, 최종보스 역할도 적지 않게 맡는다. 멀리 갈 것도 없이 국내 무협물 중 초유명작인 용비불패의 최종보스이자 세계관 최강자부터가 금군 대장군육진강이다.[10] 예시:마도전생기, 천마군림[11] 예시로 무협을 모르는 천마님등이 있다.[12] 즉, 화경이니 현경이니 하는 개념이 퍼지고 부패한 정파무림 등 현재 무협 하면 생각나는 상당수의 클리셰가 정착된 시기. 실제로 이런 클리셰 개념들이 등장하기 시기 이전의 작품에선 황실의 무력 묘사는 찾아보기 힘들다.[13] 왕희봉을 모시는 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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