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酒[1]煎[2]子 / Kettle열고닫는 뚜껑 이외에 별도의 주둥이, 손잡이를 지니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 용기의 한 종류. 내부에는 물이나 술 등의 액체를 주로 담으며, 손잡이를 잡고 주둥이 쪽으로 용기 전체를 기울이는 등의 조작으로 담아낸 액체를 따라낼 수 있다.
2. 용도
주전자는 차나 커피 등을 마시기 위해 물을 끓일 때 많이 쓰이고 있으며, 겨울철에 난로 위에 물을 담은 채로 올려두어 가습기 대신 실내 습기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아예 차를 우리는 용도로만 쓰이는 자사호 같은 물건도 있다. 반면에 도빙무시(土甁蒸)처럼 요리를 만드는 데 쓰이기도 한다.운동장, 연병장에서 체육 시간에 피구 등 진영이 정해진 시합을 하기 전에 흙바닥에 주전자로 물을 뿌려 필드를 결정하기도 한다. 선을 긋기 위한 전용 도구인 라인기가 있긴 한데 그리 많이 구비되어 있지도 않고, 어차피 1~2타임만 하고 말 것이므로 주전자로 대체하는 것이다. 오래 두면 물이 증발해 지워지므로 오랫동안 경기할 때에는 쓸 수 없다.
3. 구조
주전자 뚜껑의 구멍은 주전자 내에 김을 빼서 주전자가 덜컹거리는것을 방지한다.
4. 역사
이러한 형상의 용기는 아주 오래전부터 존재하여 왔다고 여겨지고 있는데, 일례로 신라시대의 유물이자 국보 제91호인 도제기마인물상에는 액체를 따라내는 주둥이와 액체를 담을 수 있는 입구가 있어 마치 주전자 같은 구조인데, 실제로 제사를 지낼 때 그런 용도로 사용되었다고 추정되고 있다.도기에서 자기로 용기의 주된 재료가 변화된 뒤에 중국에서 끓는 물을 부어 차를 우리는 용도로 쓰이는 찻주전자가 처음으로 등장하였으며, 이러한 찻주전자는 서양으로 전파되어 현재의 티포트(teapot)의 원형이 되었다.
금속제 주전자가 정확히 언제 등장하였는지에 대해서는 확실한 자료는 없으나 적어도 청동기 시대 이후에는 물을 끓이기 위한 금속 주전자의 형식이 등장하고 있다. 참고로 현대 영어에서 주전자를 의미하는 Kettle이란 단어누 금속제 솥(Cauldron)을 뜻하는 고노르드어(old norse) ketill에서 유래하였다.
대한민국에서는 1990년대 까지만 해도 가정집으로 정수기가 흔하게 보급되기 전이었고 사람들이 대부분 보리차, 옥수수차, 결명자차를 대량으로 끓인다음 냉각시켜 물 대신 음용했기 때문에 집집마다 큼지막한 대용량 금속재질 주전자가 있었다. 하지만 2000년대부터 일반 가정집으로 정수기가 널리 보급되기 시작하고 사람들이 생수를 선호하면서 이제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차를 몇잔정도 타기위한 용도인 소형 주전자를 주로 쓰고있는 중이다.
5. 종류
물이 끓으면 소리가 나는 휘슬주전자나 차 전용으로 거름망이 붙어있는 등의 별도 기능을 가진 경우도 있으며, 현대에 들어서는 전기를 이용하여 물을 끓일 수 있는 전기 주전자도 있는데, 불을 사용하는 주전자보다 훨씬 물이 빠르게 끓는다는 장점 덕분에 널리 사용된다.그외 국가, 용도별로 특화된 주전자로 모카포트, 사모바르 등이 있다.
6. 재질
차를 우려내는 주전자(다관, 티포트)는 재질에 따라 여러 종류가 존재한다. 각각의 재질의 장단점을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부엌에서 주로 쓰이는 주전자는 양철이나 스테인리스 등의 금속으로 만들어진 주전자가 주류이다.
6.1. 도자기
- 도기(陶器, Ceramic, Stoneware): 아래 설명할 자기 재질에 비해 낮은 온도에서 소성된 재질로 두껍고 태토가 자화가 덜 되어 두들기면 턱턱 하는 낮은 소리가 난다. 벽이 두껍기 때문에 보온성이 좋아 홍차나 보이차같은 100'c에 가까운 끓는 물로 우려야 하는 차에 적합하고 보온성도 자기에 비해 뛰어나다. 가격이 자기나 다른 재질들에 비해 저렴하다는 것도 장점. 하지만 실내 온도가 낮거나 찬물로 행궈낸 직후 끓는 물을 냅다 들이부으면 내부 유약층에 크랙이 생기거나, 심지어 깨질 수도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모든 찻주전자가 그렇지만 뜨거운 물을 조금 부어서 데운 후에 사용하는 것이 올바른 사용법이다.
- 자기(瓷器, Porcelain, Fine china): 1200'c 이상의 고온에서 소성된 청자, 백자류가 여기에 속한다. 도기류에 비해 얇고 모양새도 예쁘기 때문에 특히 여성들에게 선호받은 재질이지만, 얇은 대신 금방 식기 때문에 이 재질의 찻주전자에 홍차 같은 발효차를 우리려면 티코지 등등 덮개로 추가적으로 보온을 하는 것이 좋다. 내구성에 도기류에 비해 강하고, 끓는 물을 냅다 들이부어도 깨지지 않는다는 것이 장점이다. 높은 온도가 필요없는 녹차, 철관음 같은 발효도가 낮은 우롱차를 우리기에 적합하다.
- 본차이나(Bone china): 도기와 자기의 장점들이 합쳐진듯한 특성을 가진다. 얇고, 예쁘고, 보온성도 도기보다는 떨어지지만 자기보다는 좋기 때문에 선호되지만 가격이 제법 비싸다는 점이 흠이다.
6.2. 금속
- 스테인리스: 금속 재질이라 일단 떨어뜨려도 깨지지 않고 가스레인지에서 직화로 가열할 수도 있기 때문에 편리하다. 가격도 매우 저렴하다. 이 때문에 군대에서 사용되던 주전자의 재질이었다. 하지만 스테인리스에 포함된 철 성분이 차와 반응해 차 맛을 변질시키고, 자사호와 달리 탄닌철을 흡수하지 않고 그대로 티포트에 붙어버리기 때문에 일단 찻물이 들면 설거지하기도 어렵다. 그리고 빨리 데워지고 빨리 식는 특성 때문에 보온성도 다른 금속 다기류에 비해 떨어진다. 또, 다른 재질에 비해 스테인리스에 우린 차는 좀 더 쓰고 떫은 맛이 난다. 차를 타지 않고 일반적으로 물을 끓여도 '쇠맛'[4] 이 나는 경우가 간혹 있다.[5] 시판 주전자 중 사이즈가 큰 주전자는 주로 스테인리스 제질인 경우가 많다.
- 알루미늄: 이른바 양은주전자. 양은냄비와 마찬가지로 열전도율이 높고, 무엇보다 상당히 저렴하다. 꼭 물을 끓이는 용도가 아니라도 추억을 불러일으키기 쉬운 소재라서인지, 허름한 술집이나 레트로 컨셉의 막걸리집에서 술주전자 용도로 자주 사용하기도 한다. 일부러 겉면을 긁거나 아래쪽을 찌르러뜨려 움푹 패게 만드는 것은 필수요소. 다만 일각에는 양은냄비에 알루미늄 유해성 논란이 있다시피 장기간 부식성(산, 염분 등)의 소재를 넣고 끓이면 알루미늄이 용출되어 건강에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사실 알루미늄이 소량으로는 신체에 흡수되지 않아 안전한 금속이므로 인체에 큰 위험은 없다는 것이 중론이지만[6] 영 찜찜하다면 다른 금속제 주전자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 구리: 일반적으로 티포트보다는 찻물을 끓이는 탕관으로 더 자주 쓰이는 재질이지만 터키, 러시아, 그리고 구리가 풍부했던 일본 등지에서는 구리제 찻주전자도 쉽게 볼 수 있다. 내부가 주석으로 코팅되었거나 혹은 생짜 구리인 것이 있는데, 주석코팅된 찻주전자는 사용, 관리가 편리하고 스테인리스와 달리 차의 맛을 변형시키지 않지만, 생짜 구리인 찻주전자는 먼저 길들이는 과정을 하지 않으면 녹청이 생겨 건강에 해롭다. 또한 사용 후 반드시 깨끗한 물로 잘 씻고, 행주로 물기를 잘 닦은 다음에 내부를 완전히 건조시켜야 녹청의 형성을 막을 수 있다. 가격도 은보다는 싸지만 스테인리스나 다른 도자기류에 비하면 높은 편이다.
- 은: 금속제 찻주전자의 끝판왕이다. 모델에 따라 직화로도 사용할 수 있다. 차의 맛을 변형시키지 않아 순수한 차 그대로의 맛과 향을 느낄 수 있고 뚜껑과 주전자 몸체도 완벽하게 밀착하기 때문에 향이 새어나가지도 않는다. 보온성도 1mm 이상의 두꺼운 재질이라면 30분 이상을 뜨겁게 유지할 수 있을 만큼 좋다. 문제는 값이다. 귀금속인 은으로 만들기 때문에 재료값부터 만만치 않다. 은도금 재질의 찻주전자는 일반적으로 구리 위에 은을 도금하는데 순은재질보다는 나쁘지만 구리와 같은 까다로운 관리가 필요없다는 점은 장점이므로 은도금 재질을 대안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6.3. 기타
- 자사호: 철분 함량이 높은 자사라는 일종의 광물로 만들기 때문에 내구성도 좋고 보온성도 매우 좋은 재질이다. 또한 자사호 내의 철성분이 차의 떫은 맛을 내는 탄닌과 결합해 탄닌철을 형성하고 자사호 내부의 미세한 기공으로 흡수되기 때문에 품질 나쁜 차를 부드럽게 만들어주고, 뚜껑과 몸체가 딱 맞도록 만들기 때문에 향을 보존하는데도 더할 나위없이 좋아 도자 재질 찻주전자의 끝판왕으로도 여겨진다. 하지만 보온성이 너무 좋기 때문에 녹차를 우릴 경우 찻잎이 익어버릴 수 있고 가격도 꽤 비싸다.
- (내열) 유리: 전반적인 특징은 자기와 비슷하나 장점이 하나 더 있다. 내열유리재질의 주전자는 직화로도 물을 끓일 수 있으며, 색이 투명하기때문에 찻물이 우러나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찻물의 색도 정확하게 볼 수 있다는 것도 장점. 다만 깨질 수 있으며, 보온성이 자기보다도 떨어진다는 것이 흠이다.
- 법랑: 금속 표면에 유리질 유약을 발라 구워 금속을 덮어씌운 것. 이쁘긴 하지만 관리가 어려워 빛 좋은 개살구처럼 여기는 시선도 크다.
6.4. 재질에 따른 비교
재질 | 보온성 | 내구성 | 가격 | 적합한 차 종류 | 직화가능유무 |
도기 | 높음 | 낮음 | 낮음 | 발효차종류 | X |
자기 | 보통 | 다소 낮음 | 중간 | 비발효차 종류 | X |
유리 | 낮음 | 낮음 | 낮음 | 비발효차 종류 | ∆ |
본차이나 | 보통이상 | 보통 | 높음 | 모든 종류의 차 | X |
자사호 | 매우 높음 | 보통 | 높음/매우 높음[7] | 발효차, 우롱차 종류 | X |
스테인리스 | 낮음 | 매우 높음 | 낮음 | 없음 | O |
구리 | 높음 | 높음 | 높음 | 모든 종류의 차 | O |
은 | 매우 높음 | 높음 | 매우 높음 | 모든 종류의 차 | ∆ |
- 가성비가 가장 좋은 재질: 도기
- 보온성이 좋은 재질: 도기, 자사호, 은
- 내구성이 좋은 재질: 금속류
- 다방면으로 사용가능한 재질: 본차이나, 구리, 은
- 녹차에 가장 적합한 재질: 자기, 유리
- 우롱차에 가장 적합한 재질: 도기, 자사호
- 홍차에 가장 적합한 재질: 도기, 자사호, 구리, 은
- 보이차에 가장 적합한 재질: 자사호, 도기
7. 기타
- 스포츠계에서는 비하적인 의미로 쓰인다. 주전자나 나르는(주전들 목마르면 벤치에서 마실 물이나 따라주는) 벤치멤버라는 뜻. 의자왕과 비슷한 의미다.
- 과거 군대에서 소대별로 물을 할당할 때 주전자를 주었다. 어느샌가 주전자의 용도는 불침번이 바닥에 물을 뿌리는 용도로 바뀌더니 현재는 사장되었다.
- 3D 그래픽을 편집해본 사람에게는 유타 주전자가 유명하다.
- 애니매이션 시간탐험대에 등장하는 휴대형 타임머신 돈데크만이 주전자 형태다. 정작 본인은 물이 담겨지거나 끓여지는 등 주전자 취급 당하면 엄청 화를 내고 싫어하며, 다른 여느 생물과 같이 뜨거운 것에 대한 감각도 갖고 있다.
[1] 술 주 자가 들어간 '주전자'가 한 단어로 굳어졌다. 그래서 '술주전자'는 동어반복이 아니며, 이를 독립된 단어로 등재한 국어사전도 있다.[2] 부치는 전 할 때 전이다. 煎의 본래 의미는 '달인다'는 뜻이므로 앞의 酒와 결합하면 '술을 달인다'는 뜻이 된다.[3] 아래 소개할 러셀의 찻주전자도 대체로 이 모양으로 묘사하곤 한다.[4] 금속 성분 때문에 느껴지는 미묘하게 쓰고 떫은 맛.[5] 스테인리스 주전자에서 금속맛을 없에기 위한 방법 중에 식초 넣고 물 끓이기가 있다. 주전자에 식초 탄 물을 넣고 10분간 끓이는 것. 이외에 뚜껑 닫지 않고 주전자로 물 오래 끓이기, 금속 맛을 어느 정도라도 죽이기 위해 티백 타기 등의 방법도 있다. 금속 주전자의 경우 차 맛을 변질시키기도 하지만, 역으로 쇠맛을 어느 정도 묻어버리기 위해 차를 금속 주전자에 끓일 수도 있다는것. 물론 차 한두 번 타 마시려고 이런다기보단 대형 주전자에 물 끓일 때 쇠맛 죽이려고 티백을 타는 것이다.[6] 알루미늄 포일이 식품 포장용으로 얼마나 널리 쓰이는지를 생각해 보자. 일부 언론에서는 "알루미늄 위에 씌워진 산화알루미늄이 벗겨지면 알루미늄 용출이 일어난다"는 식으로 경고하기도 하는데, 애초에 공기 중에 노출된 알루미늄은 곧바로 산화 피막을 형성해 스스로를 보호하기 때문에 알루미늄 제품은 언제나 산화 알루미늄으로 덮여 있을 수밖에 없으며, 이는 추가적인 부식이나 변형을 방지하는 기능을 한다. 거기에 표면에만 생기는 피막은 매우 얇고 벗겨지기 쉬우므로, 양은(알루미늄)제품은 이 피막을 두껍게 만드는 양극 산화처리를 거쳐 알루마이트(alumite)로 가공해 만들어진다. 양은냄비가 노란색을 띠는 것은 이 공정에서 착색을 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렇게 가공된 피막을 억지로 벗겨내고 산화되지 않은 알루미늄이나 알루미늄 산화물을 호흡기로 흡입하면 몸에 안 좋은 건 당연하니, 쇠수세미 따위로 표면을 긁어내는 행동은 안 하는 것이 좋다. 알루미늄 포일을 불판에 얹어 삼겹살이나 김치를 구워 먹는 것도 염분 및 산성과의 반응을 일으키니 마찬가지로 권장되는 행동이 아니다.[7] 수제품이기때문에 만드는 사람이 얼만큼 유명한가, 모양새가 얼마나 아름다운가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5만 원 이내의 비교적 저렴한 자사호가 있는 반면 수백, 수천을 호가하는 것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