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Tiger Parents
자녀의 성공을 보장하기 위해 고도의 투자와 엄격한 양육 방식을 병행하는 부모를 일컫는 신조어며 어머니의 경우 타이거맘이라고 흔히 부른다. 자녀가 학업적 성취나 음악, 스포츠 등 학업외의 활동에서 높은 수준을 달성하도록 압박하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이런 유형의 부모들은 자녀의 진로나 취향이나 진짜 진로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사회적인 성공과 부모 기준의 진로에 맞추어 강권하는 경우가 많으며, 자녀가 바라는 진로라도 기준 외로 혹독하게 교육하여 오히려 자녀의 능률이 떨어지는 역효과를 내는 경우도 적지 않다. 무조건 완벽하다고만 볼 순 없는 부모상이다.
2. 특징
호랑이 부모는 중화권과 대한민국, 베트남을 비롯한 동아시아[1]에서 주로 나타나는 부모상으로, 이는 유교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유교는 효도, 가족 가치, 성실, 인내, 정직, 그리고 높은 교육열을 통한 학문적 탁월함 추구를 강조하고, 이러한 유교적 가치들은 이미 수백 년에서 2천 년 이상 동아시아 각국 사회를 지배해 왔으며 현대에도 양육과 교육에 대한 사고방식에서 큰 영향력을 갖고 있다.일러스트 출처 : 호랑이 부모에 대한 고찰
많은 현대 동아시아 부모들은 자녀가 어릴 때부터 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해 자녀의 사고방식에 주입하기 위해 노력한다. 실제로 교육은 동아시아의 문화와 동아시아인의 삶에 있어서 초석과도 같으며, 수능(한국), 가오카오(중국) 등 고등교육으로 가는 관문은 개인의 사회경제적 지위 향상을 위한 주요 수단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유교 경전 《논어》에서도 핵심 주제는 교육이며, 유교적 이상에서 교육은 더 높은 사회적 지위에 이르기 위한 여권이나 마찬가지다. 그렇기에 자녀의 학업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시되기 쉽고, 부모와 자녀의 관계, 자녀에 대한 부모의 기대에 있어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또한 이는 전근대부터 동아시아의 출세와 경제가 학벌로 좌우되는 형국이었기에 더더욱 그런 것이며, 금전이 넉넉치 않거나 고학력자 또는 교육자 출신인 부모들은 자녀들의 교육만이 자녀는 물론 자신들까지 부유하게 하는 길이라 생각하고 강한 공부를 고집하는 원인이 된다. 보통 아동 학대나 막장 부모 사례 중에서 자신의 영달과 대리만족을 위해 자녀에게 자신들이 원하는 진로를 강권하는 사례가 여기서 나온다.
자녀에게 학업에 몰두할 것을 강조하면서 명문대에 입학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여러 활동(학원, 과외, 야간자율학습 등)에 참여하게 한다. 특히 국영수와 과학 등 주요 과목에 지대한 관심을 쏟는다. 학업뿐만 아니라 음악, 스포츠 등 학업외의 분야에서도 대회 수상 등 두각을 나타내길 기대하기도 한다. '전인 교육'을 선호하고 외재적 성취를 더 인정하는 유교 문화의 영향이다.
또한 호랑이 부모들은 자녀의 예의 및 복종 강화에 중점을 두고 심리적 · 행동적 통제를 시도하며, 문제적 행동에 대한 관용이 약한 편이다. 때문에 자녀는 성장 과정에서 부모에 의해 감정적 위협과 체벌을 겪을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약하게는 자녀를 또래들과 비교하며 폄하하는 것이 있고, 자녀에게 폭언을 하거나 심하게는 맨손이나 물건으로 폭행하는 것이 있다. 이러한 권위주의적인(또는 폭력적인) 양육 방식은 서구 사회에서 아동 학대로 간주될 수 있지만,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남아시아에선 흔하게 볼 수 있으며, 서유럽 중에서도 영국이나 독일처럼 자녀에 대한 기강이 강한 국가는 물론 동유럽,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에서도 '부모의 애정어린 헌신'이라는 합리화 아래 여전히 용인되고 있다.
이들은 대체로 '자녀의 풍요로운 생활 환경은 부모를 비롯한 선대의 희생 덕분이므로, 자녀는 부모에게 빚을 지고 있다'는 생각이 밑바탕에 깔려있다.[2] 그렇기에 자녀에게 높은 학업적 성취를 요구하고, 이 중에서도 극단적인 부모들은 자녀의 재능과 열정을 고려하지 않고 터무니없는 성과를 강권해서 준수한 성적임에도 자녀를 몹시 모질게 체벌하기도 한다. 또한 자유로운 서구적 양육 방식을 거부하고, 자녀의 진로 선택에 부모의 의사가 강력히 반영되길 바라는 경향이 있다. 이에 대해 비판론자들은 자녀가 타고난 재능을 찾는 것을 방해하고, 소속감, 자존감, 목적 의식 등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말하나, 대부분 나이 든 기성세대 옹호론자들은 자기 통제 능력을 함양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흥미 탐색을 이유로 자녀가 표류하도록 내버려 둔다면 최상의 결과를 이끌어낼 수 없다고 반박한다. 어찌 됐든 호랑이 부모들은 자녀들이 자신들이 보기에 더 나은 성적을 얻을 수 있게 자녀가 학업에 성실히 임하게 한다.
이는 많은 아시아 국가들이 엄격한 시험 중심 교육을 채택하고 기계적 암기를 주로 삼기에, 호랑이 부모가 자연스레 이상적인 부모상으로 변질되는 것이다. 전근대 동아시아 신분제 사회에선 부유한 상인 계층보단 사대부 등 식자층이 더 대우받았는데, 이들이 권위를 유지 · 발전시키는 통로가 바로 과거제였고 때문에 현대에도 시험 중심의 교육관이 자리잡았다. 그러나 이러한 교육 방식은 획일성만 강화할 뿐이며, 창의성, 자율성, 능동적 참여, 질문 능력, 자기 결정 능력, 다양성과 비판적 사고력을 말살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호랑이 부모들은 이러한 엄중한 교육 현실에 충실히 따라 유치원 단계에서부터 다음 교육과정의 공부를 시키기도 하며 이는 궁극적으로 현행 입시제도에 맞춰 자녀를 명문대에 진학시키기 위함이다.
3. 영향
좋게 말하면 자식 농사를 열심히 한 거지만, 나쁘게 말하면 잘못된 신념을 고집해서 행하는 아동학대이다.이런 부모 밑에서 자란 자녀는 부모에게 감사하면서도, 동시에 부모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고 싶어한다. "부모님께 진심으로 감사하지만 사랑하진 않습니다." 라는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 대부분 이런 호랑이 부모 밑에서 자란 자녀들이다. 부모가 자녀에게 약이 되라는 목적으로 반복하고 고집하는 훈육과 체벌이라도, 그게 영원히 지속되면 자식 입장에서는 약이 아닌 독이자 고역이기 때문이다.[3]
그래서 자식이 성장한 후에 두 가지로 나뉘는데, 전자는 자녀가 성공 후 부모의 영향력에서 진짜로 벗어날 수 있다거나 성격상 대인배일 경우엔 부모한테 감사함을 표현하는 성인으로 자랄 수도 있지만, 후자는 대부분의 사례로 성공하고 독립한 이후에도 부모님이 계속 간섭을 하고 고압적으로 대하는 경우이다. 후자의 사례 중에서는 독립조차 허락하지 않고 결혼하든 사회인이 되든 자신들을 끝까지 부양하라고 강권하거나 자신들에게 양육으로 진 빚을 금전적으로 갚으라고 소송을 거는 경우도 있어서 여전히 학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정신적으로 힘들어지는 경우가 훨씬 많다. 이 부분은 막장 부모 항목을 보면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심한 경우는 자신의 자녀에게 더 독하게 학대를 하는 호랑이 부모로 자라는 경우도 많고, 어릴 때의 부족했던 사랑을 채우기 위해 방탕한 생활을 하는 경우도 있다. 아예 극단적인 경우에는 존속살해를 하거나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는 경우까지 생긴다.
이런 경향은 동아시아 삼국의 스포츠 정책에도 적용되어 일본은 서구 국가들처럼 생활체육, 동아리 활동이 중심이지만 한국과 중국은 엘리트 체육 위주라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4. 관련 문서
[1] 일본은 섬나라라는 지리적 특성과 막부 체제, 봉건제라는 특유의 정치제도로 과거제가 제대로 치러진 적이 없어 타 동아시아보다는 유럽에 더 가까워 몇몇 극성 부모들만 높은 교육열을 보여주는데다 유토리 교육이 꽤 오래가서 서구랑 별반 차이가 없다고 한다.[2] 특히 대한민국처럼 단기간에 선진국으로 도약한 사회에서 이러한 사고방식이 더욱 만연하다. 자녀 세대와 부모 세대, 그리고 조부모 세대가 경험한 성장 배경이 완전히 판이하기 때문이다. 한국인의 경우 1990년대 이후 출생자는 남유럽이나 일본과 맞먹는 선진국에서 자랐고, 1950년대~1970년대 출생자는 '한강의 기적'으로 대표되는 고도성장기의 개발도상국에서 자랐으며, 1950년대 이전 출생자는 최빈국 환경에서 자랐을 뿐만 아니라 6.25 전쟁을 겪기도 했다.[3] 자식이 잘 되라는 목적으로 훈육하고 체벌한다고 해도 그 강도가 심해져 갈수록 자녀 입장에선 원망과 분노가 커져서 "부모가 날 학대하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 사실이지만, 부모로부터 받은 엄격한 교육과 효를 강조하는 주변 사회로 인해 "그래도 부모님의 은혜야." 라는 생각을 강제로 가져야 하고, 좋던 싫던 끝까지 부모님을 섬겨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