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국회의원 선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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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전술적 우세와 작전적 이득으로 전략적 열세를 극복할 수는 없었다. 원내정당으로서의 기반은 닦았지만[1] 아직 갈길이 멀다고 볼 수 있다.2. 상세
2.1. 선거전에서의 분전
엔트리 선발도 좋았고, 작전도 좋았고, 전략도 좋았고, 플레이도 깔끔했는데... 얻은게 없다!이전 행보가 너무나도 좋았었다. 심상정 의원의 노동개혁에 대한 사자후 영상 등 행보가 여러모로 파격적이고 임팩트가 남다르게 커서 정의당 자체에 국민들이 많은 관심을 가졌었고 올해 초에 있었던 필리버스터에서 고작 5명뿐이었지만 당시 필리버스터를 시청한 사람들에게 눈도장을 찍으며 지지율 상승이라는 호재로 시작했다. 정계에서 은퇴하긴 했지만 유시민이 썰전의 진보측 패널로 합류하게 되며 미디어의 주목을 받는 것도 정의당에게는 나름대로의 호재였다. 그러나 문재인 대표와의 협의를 중심으로 더불어민주당과의 연대를 준비하고 있던 정의당은 김종인대표 체제에 들어와 연대가 깨지자 심상정 의원마저 낙선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과 함께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조용히 잊혀져가는 중 더불어민주당과 새누리당 그리고 매우 심각한 마찰이 있었던 국민의당의 공천과정에 비해 당내에 자리잡은 당원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한 당원투표를 통해 비례대표를 선출하면서 큰 잡음없이 공천을 마무리 지으며 안 그래도 적던 존재감이 아예 사라져 버렸다.(...)
하지만 하염없이 길어지며 정리되기는 커녕 계속 주도권을 잡으려는 다른 당들의 공천파동으로 인해 오히려 혼자만 조용해진 정의당의 모습에 인터넷과 SNS를 중심으로 관심이 모이기 시작했고 그와 더불어 썰전에 출연중인 유시민 작가의 인기를 바탕으로 지지율이 조금씩 상승하기 시작했다. 언론에 크게 노출될 기회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은 올라가기 시작한 정의당은 노유진의 정치카페 지역투어를 활발히 다니는 등 지지율을 얻기위해 힘썼다. 또한 과거 진보정당의 처참했던 홍보능력에 비해 진일보한 모습을 보이며 물 들어올때 열심히 노를 저었고 그 결과, 언론에서 10석이상 확보 가능하며 국민의당과 함께 정치판 최대의 변수로 꼽힐 정도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정말 좋았었다. 과대판단이라는 비판이 있었지만 '국민의당이 실패할 경우 제 3당의 지위로 여야 모두를 견제할수 있는 당으로 거듭날 가능성이 큰 정당.'으로 판단될 정도였다.
하지만...좋았던 것에 멈춰 그대로 끝나버리고 말았다. 이번 선거에서 패한 것은 아니지만 얻은 것이 너무나도 없다. 거대 정당인 새누리당과 더민주의 내부분열이라는 최고의 찬스를 두고도 이전 보다 의석수를 추가로 차지하지 못하며 멈춰버렸다. 명분은 좋았으나 실질적으로 패배한 셈이다. 더민주의 내부문제에 대해서는 야권단일화 문제에 대해서만 소리를 내며 야권연대 실패의 명분을 확보하는데 힘쓰며 더민주의 이탈자를 흡수하려고 노력했고 실제 그 전략은 먹혀들었다. 결과가 잘 나왔다면 당시 야당이 과반을 못 넘긴다는 암울한 상황이 될 가능성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우클릭 행보를 하는 더민주에 실망한 지지자들을 흡수해 정의당 자체는 의석을 늘리며 20대 국회에서 새누리당에게 맞서는 모습을 통해 유권자들에게 어필하며 더 나아갈 수도 있었다. 더민주에 실망한 이탈자들이 정의당이 아니라 국민의당으로 갔던게 아니었더라면...... 희망을 품고 선거결과를 열어보았지만 정작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현상유지라는 침통한 성적이었다.[2]
2.2. 붕괴한 기반위의 위태로운 정당
하지만 이러한 선거전 차원에서의 분전으로 정의당이 20대 총선에서 활약하기에는 심각한 문제점들이 산재해 있었다. 정의당 자체가 통합진보당 부정경선 사건에서 비롯되어 급하게 창당된 난파선의 구조보트와 같은 뿌리를 갖고 있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이는 과거 통합진보당으로 합친 국민참여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탈당파간의 심각한 분열을 그대로 이어받고 있는데 더해, 정당 자체가 임시정당, 가설정당으로 취급받는 위험성까지 계속 상존하는 상태였다. 이러한 상황은 가뜩이나 한자릿수 의석의 소수정당으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와 거리가 있을수밖에 없는 정의당을 더 위태롭게 만들었다. 이로 인해 정의당은 20대 국회 내내 언제 안철수 신당이나 민주당과 합당할지 모를 정계개편의 종속물로나 취급받게 된다. 이에 더하여 통합진보당 내란선동 사건과 통합진보당 해산은 한때나마 그들과 함께 통합진보당을 구성했던 정의당이 종북몰이의 목표가 될 소지도 충분하게 만들었다.더욱 뼈아픈 사실은 통합진보당 부정경선 사건에서 정의당은 민주노총이 이끄는 조직노동의 전면적인 지지를 계승받아오는데 실패했으며, 이는 통합진보당 해산 이후 정의당이 원내 유일의 진보정당으로 자리매김했음에도 회복되지 않았다는 점이다.[3] 한국의 진보정당운동의 물적 기반인 자금지원과 조직력이 모두 조직노동의 전면적인 지지에서 나왔다는 점을 생각해볼 때, 그리고 전통적으로 야권연대 없이 자력으로 진보정당들이 지역구 후보를 당선시킬 수 있었던 지역은 오직 조직노동이 활발한 영남 노동자 벨트 지역, 곧 울산, 창원, 거제 등의 동남권의 대규모 공업지대 뿐이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는 더욱 치명적이었다. 돈도 없고 조직도 없고 자력으로 당선가능한 지역구조차 없는 정당이 총선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19대 총선에서 통합진보당이 했던 것처럼 야권연대를 통해 지역구를 획득하는 방식조차 민주당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 분당하면서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국민의당이 없이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만이 전면적인 야권연대를 치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었고, 국민의당이 야권연대를 받아들일거라면 총선 직전에 분당을 감행하지조차 않았을 것이었다. 조직노동의 전면적 지지, 곧 영남 노동자 벨트에서의 경쟁력조차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야권연대가 봉쇄되었다는 것은, 정의당이 지역구에서 당선될 가능성이 있는 후보는 유시민, 노회찬, 심상정, 천호선 단 네 명 뿐이라는 의미였다. 그리고 통합진보당 부정경선 사건 이후 정치 일선에서 물러난 유시민과 건강문제로 불출마한 천호선은 이번 총선에서도 출마하지 않았으므로 실질적으로는 노회찬, 심상정의 두 명만이 당선이 가능한 상황이었으며, 야권연대를 기대할 수 없으므로 그들이 반드시 당선할 수 있다고 장담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진보정당들이 전통적으로 이득을 거둬 온 비례대표에서조차 정의당의 기반에는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진보정당들의 숙원이던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국회에 공식적으로 제안하고,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이를 찬성할 시점에서는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정의당에게 총선 승리가 가까워지는 것처럼 보였지만, 새누리당은 이를 거부했고, 오히려 20대 총선/선거구 획정과정에서 비례대표는 기존의 숫자보다 감소한 47석에 머무르게 된다. 진보정당이 정당득표를 통해 당선된 지역구 의석수보다 몇 배나 많은 비례대표를 국회에 진출시켜왔던 것을 고려해본다면 이 결과는 극도로 치명적이었다. 이에 더해 국민의당의 창당으로 인해, 정의당은 3당 프리미엄을 통해 1당과 2당을 모두 거부하는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는 것조차 밀리게 되었다.
이렇듯 선거전에서 아무리 분전하더라도 극복할 수 없을 만큼 정의당의 기반은 심각하게 붕괴되어 있었으며, 냉정하게 말해서 20대 총선에서의 정의당은 18대 총선에서의 민주노동당보다도 좋지 못했고, 사실 당시에 원내입성에 실패한 진보신당의 처지와 유사한 상황이었다. 이는 노회찬과 심상정이라는 유력 대중정치인에만 지역구에서 당선 가능성을 기대할 뿐인 상황이었고, 민주노동당의 분당으로 조직노동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 못했고, 이로 인해 영남 노동자 벨트 지역도 포기해야 했으며, 야권의 난맥상으로 야권연대는 불가능했고, 비례대표는 예나 지금이나 적었고 여론의 관심을 기대하기도 힘든 상황이었으며, 1당과 2당을 거부하는 유권자들의 선택지로도 자유선진당, 창조한국당, 민주노동당, 친박연대(...) 등에 밀리는 상황이었다는 점이 완벽하게 일치한다.
2.3. 지역구 결과
냉정하게 말해서, 정의당의 지역 기반이라는 것은 애초부터 있지도 않았다. 현역 지역구 의원들조차도 심상정 의원은 19대 총선에서 야권연대에 의지하고서도 총선 최소 득표차로 겨우겨우 당선될 정도로 위태로운 상황에서 이번에는 야권연대도 없이 싸워야 했으며, 노회찬조차 기존에 노원병에서 다져둔 기반을 안철수 의원에게 뺏기면서 아무런 기반이[4] 없는 창원시 성산구로 내려가야만 할 지경이었다. 더욱 치명적이었던 것은, 그나마 울산 북구에서 정치 경력을 쌓고 국회의원만 2선을 한 조승수 전 의원조차 자신의 예전 지역구인 울산 북구의 단일화 경선에서 패배해서 출마를 포기하는 수모를 또 겪었다(...)[5]조승수의 사례가 보여주듯, 진보정당들의 전통적 지지기반이던 울산, 창원, 거제에서 정의당은 노회찬이 압도적인 지명도에 의지해 겨우 자리를 잡아낸 것을 제외하면 거의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심지어 당세가 정의당에 비해 극도로 약한 노동당 조차도 조승수와 마찬가지로 울산 동구에서 진보후보 단일화에 떨어졌을 뿐 상당한 경쟁력을 보였고, 울산 중구에서는 일여다야 구도 속에 야권 후보들 중 가장 뛰어난 경쟁력을 보여준 것과 비교해도 낫다고 말하기 힘든 수준. 특히 조승수의 경우, 19대 총선에서는 통합진보당 부정경선 사건이 보여주듯 심각한 난맥상 탓에 경선에서 탈락했고 조승수를 죽이겠다고 무리하게 출마한 울산연합의 후보는[6] 낙선했지만, 이번 총선에서 조승수를 꺾은 윤종오 후보는 60%가 넘는 압도적 지지로 압승했으니 타격은 몇 배. 울산 6석 중 3석이 무소속이 당선되고 새누리당 당선자 중 과반 이상 지지를 얻은 이가 전혀 없으며 민주노총의 전면적 지지를 얻은 후보들은 모두 60%에 육박할 지지를 얻을 정도의 울산에서의 야권-민주노총 돌풍에 편승하지조차 못한 것은 정말로 뼈아픈 일이다.
이런 상황이었으니 소선거구제에 비례대표 의석이 극히 적은 한국의 선거제도에서 신생 정당이라곤 하지만 박지원, 천정배, 정동영, 주승용 등 호남 출신 유력 정치인들이 몽땅 집합하다시피해 모두 지역구에 출마하고 인접 지역구까지 지원유세로 당선시킬 수 있었던 국민의당에 비견될 수 있는 정치적 돌풍을 정의당이 일으킨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했다. 냉정하게 말해서 지역구에서 당선자가 나온다고 장담할 수조차 없는 상황. 그나마 야권연대를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50%를 넘는 지지율로 당선된 심상정 의원이나 준비과정부터 아슬아슬했던 노회찬 또한 야권 단일화를 통해 안정적으로 당선되며 생환하며 그나마 한숨을 돌렸다. 수도권과 영남에서 상임위원장급[7]이라고 할 수 있는 진보정당 첫 3선 의원 두 명을 배출하면서 원내에 중진의원을 두게 된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라고 할 수 있다. [8]
야권 공통 목표 중 하나였던 새누리당 과반저지에 성공한 것과 경산시에서 배윤주 후보가 친박계 핵심 최경환 후보를 상대로 30.4%를 득표한 것 역시 소기의 성과이다. 다만 야권에서 단독출마한 지역이라는 점을 보면 크게 의미를 두기 어렵다. 민중연합당이나 녹색당도 대구와 경북에서 30% 이상 득표한 지역이 있었기 때문(각각 구미시 을과 달서구 갑이다.)
2.4. 비례대표 결과
선거구 확정으로 비례가 더 줄어 더 불리한 환경에서 치러야 한 선거라 이것부터 심각한 악재였다. 국민의당이 먹은 부분을 감안하면 훨씬 심한 악재였다.비례대표는 기대수준에 못 미친 4석을 확보했다. 지역구 당선은 더불어민주당과의 적극연대가 깨지면서 지역구는 노회찬과 심상정 말고는 딱히 기대를 안했지만 비례대표를 통해 총 의석 10석 이상을 확보하기를 바라고 있었던, 내심 정당지지율에서는 국민의당을 앞서길 기대하기도 한 정의당은 전국에 녹색열풍이 불면서 두자릿 수 확보를 실패했다.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기대수준이 지나치게 높았다고 볼 수 있다. 19대 총선에서의 통합진보당의 지지율조차 겨우 10%에 머물렀었고 가장 진보정당의 여건과 성적이 좋았던 17대 총선에서의 민주노동당 지지율 또한 13%으로 겨우 8석을 획득했었는데, 정의당의 여건상 진보정당의 최전성기 수준의 정당득표를 얻는 건 힘든 일이었다. 반면 호남계 지역정당이 제대로 성립했을 경우, 13대 총선에서의 평화민주당은 19%의 정당지지에 15석의 전국구 의석을, 15대 총선에서의 새정치국민회의는 25%의 정당지지에 13석의 전국구 의석을 획득했을 정도였으며 국민의당은 이에 버금가는 호남계 지역정당으로 자리를 잡았기 때문.
특히 제일 공을 들였던 수도권 지역에서 국민의당 붐에 피해를 입었던 것이 문제였는데 서울에선 평균 15%대 지지율을 보이면서 희망을 가졌으나 실제 선거에선 정당 지지율을 절반에 가까운 8.5%밖에 득표를 하지 못한 것이 정의당으로선 치명적이었다.[9] 하지만 더욱 치명적이었던 것은 진보정당의 본거지 울산에서 겨우 8%에 불과한 정당 득표를 얻었다는 점이다. 19대 총선에서 통합진보당이 16%, 18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이 14%, 진보신당이 4%, 17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이 21%를 득표한 울산에서, 새누리당이 36%까지 추락했으면서도 전국 평균보다 딱히 낫지도 않은 8.7%의 정당득표를 얻은 건 울산에서의 지역기반 자체를 상실하고 있다는 뜻이나 다름이 없다.[10]
단순히 의석수가 적어진 것을 넘어서, 이로 인해 정의당의 미래 인재로 손꼽히던 비례 순위 6번 조성주(정치인) 후보가 당선에 실패했다는 점이 뼈아픈 일. 대한민국 지방선거에서 안정적인 지역을 확보하지 못한 정의당에게 있어 차기 유력 정치인을 비례대표로 원내에 입성시키는 것은 극히 절실한 일이기 때문이다. 비례 당선자들에게 희망을 걸어볼 수밖에 없다. 비례 순위 2번으로 당선된 김종대 비례대표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는 점은 호불호가 심하게 갈린다. 군 인권문제 개혁, 국방장관 문민 임명제, 군 사법제도 대개혁, F-35 도입 백지화와 유로파이터 도입 등 급진적인 군사 개혁과 군 인권문제 개혁을 주장해 왔던 사람이라며 긍정하는 축도 있지만, 군사무기에 관심이 있는 밀덕들은 김종대에 대해선 부정적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또한 비례 순위 1번으로 당선된 이정미 후보에게 국민의당의 예비후보가 노이즈 마케팅을 목적으로 종북몰이를 시도하다가 국민의당이 당 차원에서 사과한 촌극도 있었다. 정의당이 이 마타도어로 큰 타격을 입지는 않았지만 언제 종북몰이에 당할지 모른다는 점을 보여준 실례.
2.5. 평가와 방향 모색
정의당은 통합진보당 부정경선 사건으로 만들어진 가설정당으로 내부분열을 각오해야만 할수밖에 없었으며, 소수정당이었는데다 새로운 제3당 국민의당의 창당으로 여론의 주목을 상실했고, 물적, 조직적 기반이었던 조직노동의 지원을 상실했으며, 영남 노동자벨트의 지역기반마저 상실한 전반적인 기반 붕괴의 위기속에서 선거를 치렀고, 그 결과 현상유지에 만족해야만 했다. 하지만 이러한 결과에는 부정적인 부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창당부터 언제나 위태로웠던 상황에서 총선 이후에도 원내정당으로 생존하며 정당으로서 어느 정도의 지속성과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점 [11][12] 창당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밀고 온 공약들을 일관되게 실행하려 한다는 점이 상당수 유권자들에게 긍정적으로 평가받기 시작했다는 점[13]과 다른 진보정당들에 비해 대중성을 확보하며 세를 불려가고 있다는 점은[14] 희망적인 부분이다.재미있는 부분은 이번 선거를 전체적으로 분석해봤을 때 버니 샌더스가 흥행에 실패했었을 경우 이와 같은 모습을 보였을 가능성이 높았다는 점이다. 기존의 정치 기득권 세력을 비판하는 것이나 비록 초반엔 언론에 소외되며 관심을 받지 못했으나 SNS라는 새로운 매체를 통한 적극적인 홍보 그리고 소신을 유지해온 모습에 반응하기 시작한 유권자들을 적극적인 지지를 통해 극복해 나가며 희망적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 등 여러모로 비슷한 점이 많았다.[15] 다만 차이점으로는 우선 민주당 기득권 세력과의 대립에서 맞설 얼굴이 버니 샌더스 혼자였기에 민주당 유권자들에게서 기득권에 대한 대안세력이라는 이미지를 독식할 수 있었지만 정의당은 자신 뿐만 아니라 비슷하게 대안세력을 주장한 국민의당에 의해 대안세력의 이미지를 점유하지 못했다는 점이[16]있고, 무엇보다 경선 과정에서 민주당(미국)내부의 노동조합과 친노동조합 블럭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선거의 물적 기반을 확보한 버니 샌더스와 달리 정의당은 20대 총선에서 민주노총이 대표하는 조직노동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는 점이 있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정의당의 가장 시급하고도 가장 절실한 난제는 '주요 진보세력, 곧 민주노총의 지지를 끌어올 수 있는가?'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정당의 기반이 되는 돈과 조직과 지역기반 모두가 민주노총의 지지를 회복하는데서 시작할수밖에 없기 때문. 이것을 이뤄낸다면 현재 울산의 무소속 당선인 중 2명은 민주노총의 지지를 얻어 당선되었기에 정의당이 확보하여 의석 8석을 기대할 수 있고, 20대 총선 직후 울산의 6곳의 선거구 당선인 모두가 검찰 수사를 받고 당선 무효형에 처해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절실한 문제이다. 민주노총과 이들 무소속 당선인들 외에도 울산에서만큼은 상당한 저력을 보여준 노동당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일이다.[17]
그 외에도 이번 선거를 치르고 나서 심상정, 노회찬의 뒤를 이을 인재들을 키워야 한다는 의견이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대안정당의 이미지를 국민의당에 뺏긴 것도 문제지만 현재로선 두 얼굴마담을 제외하곤 유권자들에게 어필할 만한 부분이 별로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18] 당장 시급하게 해결해야할 주요 과제들을 몇가지 꼽아보자면 '20대 국회활동에서 정의당 의원들이 얼마나 크게 활약하는가?', '주요 당원들의 경쟁력을 어느 정도로 끌어올릴 수 있는가?', '언론의 긍정적인 관심을 얼마만큼 끌어올 수 있는가.' 19대 국회에서는 실패한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20대 국회에서 이뤄낼 수 있는가[19] 정도이다. 물론 정의당에게 정치적 호재가 오거나 위의 문제들을 차츰 해결해간다면 20대 총선보다 많은 의석을 확보할 수 있겠으나 정치적 호재가 없거나 당면한 과제를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한다면 다음 총선에서 의석수가 잘해야 아주 약간 상승하거나, 현상유지를 할 가능성이 높다. 최악의 경우, 대안 정당으로서의 이미지를 완전히 국민의당에 뺏기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원외정당으로 밀려버리거나[20], 비례대표에서 단 한석도 얻지 못하는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수도 있으니 정의당은 이번 20대 국회에서 그야말로 당운을 걸어야 한다. 물론 의정활동을 제외하고도 차기 대선에서 정의당의 존재감을 부각시킨다면 차기 지방선거와 차기 총선에서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3. 이후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선명한 진보성향을 어필해서 6%란 나쁘지 않은 득표율을 얻었다. 특히 2030대 여성에서 10% 이상의 높은 득표율을 얻어서 역시 2030대 남성에서 10% 이상을 받아 선전한 바른정당과 같이 화제가 되었었다.그리고 그 이후에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선 광역의원 11석, 기초의원 26석을 내는데 성공하였고, 2018년 7월 노회찬의 사망 이후 치러진 2019년 재보궐선거에서 503표 차이로 여영국 후보가 당선되는 데 성공함으로써 6석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2020년, 마침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이룩하는 데 성공했지만,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양당 모두 위성정당을 만드는 바람에 지역구 1석에 비례대표 5석이란 성적을 거둬서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와 같은 의석이 나왔다. 물론 진보정당 최초 4선의원의 탄생은 의미가 있었지만 성산구에서 단일화 결렬로 여영국이 낙선되고, 연수구 을에서 20%p 가까이 선전했지만 3위로 낙선한 것은 아쉬웠다.
비록 진보당의 탄생으로 민주노총 지지세는 빠져나갔고, 더불어민주당과의 갈등과 단일화 결렬로 4050대 화이트칼라의 지지는 다소 잃었지만, 그 사이를 1829 여성과 청소년, 생태주의자가 채워주는 데 성공하였다.
4. 관련 문서
[1] 물론 기대보다 비례득표가 낮긴 했으나 1월 초만 하더라도 1~2%를 오가던 정당 지지율이 올랐다는 점에선 국회에서 어느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2] 심상정 의원과 노회찬 의원처럼 임팩트가 크거나 유명인사인 당내 인재가 전혀 없는 것도 문제가 되었었다. 이후 평가는 좀 더 공격적으로 선거유세를 하는 것이 어땠었나(더민주나 국민의당처럼 심판론 혹은 제3당 체재로 여야 견제 등 공격적인 유세) 하는 아쉬움이 많았다. 본디 국민의당의 약세를 예상하고 전략을 짰지만 선거 마지막 주에 치고 올라온 국민의당 때문에 전략적 판단이 실패해버린 것이다. 이로 인해 새내기 창당인 국민의당에게 비례대표조차 밀려버리는 꼴이 되었다.[3] 사실 가뜩이나 규모도 작은데 설상가상으로 부정경선 사건으로 조직이 난파선과 같이 더 약해지고 작아지게 되어버린 같은 상황이 3년만에 수습된다는 것이 이상한 것이다. 민주당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지만 규모가 워낙 큰 탓에 그 문제를 인재영입으로 완벽히 커버하고 오히려 분열요소 제거라는 호재로 바꾸었다는 점에서 규모의 문제가 정의당에게 얼마나 절실하고 해결이 불가능한 문제인지 알 수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수십년의 세월이 필요할 것이다.[4] 엄밀히 말하면 본인의 기반이 없는 곳이다. 창원성산의 특성(권영길 의원의 지역구였다.) 상 진보후보가 제법 강세였으므로 네임벨류가 있는 후보가 온다면 당선 가능성이 있었다.[5] 또인 이유는 19대 총선에서 조승수 전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울산 북구를 경선에서 뺏겨 남구에 출마했고, 거기서도 패배하는 굴욕을 겪었기 때문이다.[6] 조승수는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범 NL계와 극도로 적대적이었고, 특히 민주노동당 분당 과정에서 진보신당의 분당을 주도하며 종북이라는 용어를 언론과 대중에 알린 사실상의 종북용어의 창시자라 NL계의 증오와 원한이 엄청나서 통합진보당 입당 자체가 자살행위로 여겨질 정도였고, 실제로도 정치적 자살행위였다.[7] 상임위원장 배분은 교섭단체 간 협상이기 때문에 정의당은 상임위원장을 배출하기 어렵다. 물론 야당간 정치적 거래로 상임위원장을 따낼 가능성은 있다. 심상정과 노회찬의 정치적 역량이 중요해지는 부분.[8] 그러나 이 상태로는 언젠가 한계가 온다는 문제가 있고 이 둘과 세대교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심상정과 노회찬이 천년 만년 살 수 없지 않은가?[9] 한 지역에서 크게 까이긴 했지만 뭐가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정의당이 얻지못한 서울에서 8%의 지지율은 서울의 인구를 생각해보면 결코 작은 수준이 아니며 전국적인 득표율 또한 지지율에 비해 2~3% 정도 내려갔다. 만약 저 지지율을 그대로 득표했었다면 2~3석을 추가로 얻었을테고 8~9석이라면 10석엔 모자라더라도 그에 준하는 의석수를 확보하며 밑에서 지적할 얼굴마담에 의존한다는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었기에 지금보다는 훨씬 만족스러웠을 가능성이 높았다.[10] 물론 울산의 경우는 노동당의 2.9%가 있어서 아직까지도 전국적으로 진보정당 지지세가 가장 높은 지역이기는 하다. 그럼에도 정의당은 전혀 이득을 얻지 못했다는 것.[11] 진보세력을 최대한으로 긁어모아 겨우 10%를 달성했던 통진당의 득표율에 비해 7.2%로 지지율을 끌어올렸고, 의석 수 역시 온갖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유지하는데 성공했다.[12]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통합진보당 부정경선 사건 이후에는 진보정당이 지속될 수 있으리라 기대할수도 없었고, 앞서 언급했듯 정의당이 처한 여건은 2008년 원내입성에 실패한 진보신당보다 낫다고 보기도 어려웠다.[13] 이 점은 결코 과소평가해선 안되는 부분이다. 미국에서 버니 샌더스가 수십년 동안 일관된 주장을 해온 것이 많은 이들이 그를 지지하게 하는 주요인인 것을 생각해보면 샌더스만큼은 아니더라도 약진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문제는 수십 년을 버텨야 한다는 거지.[14] 특히 통합진보당 부정경선 사건으로 인해 정의당과 공존이 불가능하며 가장 우려해야 할 경기동부연합이 주축이 된 민중연합당이 0.61%로 극히 저조한 성적을 보여 즉각적인 위협은 사라졌다.[15] 이것 뿐만 아니라 정치적 스탠스에 있어서도 사민주의를 추구한다는 점도 같다.[16] 물론 국민의당은 보수로의 표확장성이 정의당보다 크다는 점 또한 고려해야 한다.[17] 역으로 울산의 두 무소속 당선인들과 노동당과의 통합을 성공해낸다면 역시 민주노총의 전폭적인 지원도 기대할 수 있다. 현실정치의 유일한 진보정당으로 자리매김하는 동시에 현존하는 구 민주노동당 이후 민주노총이 지지해 온 진보정당들의 정통성을 모두 확보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동당의 전신인 진보신당이 민주노동당에서 어떤 이유때문에 갈라졌는지 생각한다면 가능성이 낮다. 결국 이들은 새민중정당을 만들어서 경기동부연합이 만든 민중연합당과 합당했고, 이름을 한번 바꿔서 진보당이 되었다.[18] 물론 유시민, 진중권, 천호선 등 나름 이름있는 유력인사들은 존재하나 많은 지역 유권자들에게 어필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게다가 현실적으로도 유시민은 정계 은퇴상태고, 진중권은 정치참여에 적극적이지 않으며, 천호선은 최근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19] 정의당 혼자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점에선 당면한 과제중에 제일 힘든 문제이며, 어디서 갑자기 지역기반을 대량으로 획득할 수 있는게 아니라면 미래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절실한 문제라고 볼 수 있다. 그나마 과반을 넘긴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긍정적으로 생각함에 따라 다음 총선에서 도입될 가능성이 커졌다.[20] 물론 심상정 의원과 노회찬 의원의 강세 때문에 적어도 지역구 2석은 챙겨갈 가능성이 높기에 후자가 더 현실적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