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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02 00:56:46

자돌폭뢰

(しとつばくらい)[1]
Lunge mine

1. 개요2. 문제점3. 파생품4. 매체에서의 모습5. 둘러보기

1. 개요

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Shitotsubakurai.jpg
제2차 세계 대전 당시에 일본군이 개발한 대전차병기. 고깔 모양의 성형작약탄죽창 막대기 앞에 끼운 후 그 앞에 적절한 거리에서 폭발하도록 하기 위해 세 개의 쇠막대를 추가한 형상의 무기이다. 일본군의 제식 명칭은 3식 기갑폭뢰.

사용법은 매우 간단하다. 그냥 원하는 대상을 찌르면 끝. 적 전차 차체에 이것으로 찌르기를 하면 끝에 있는 뇌관이 성형작약탄을 기폭시켜 이론상으로는 전차가 격파된다. 게다가 99식 파갑폭뢰와 달리 제대로 된 성형작약탄을 사용했기 때문에 관통력이 초기형은 150mm에 달하는 등 위력 자체만 따지면 당시의 일본군 대전차병기 중에서는 비교적 강력한 편에 속했다.

그러나 전쟁 당시 일본의 뒤떨어지는 공업생산력과 물자 사정을 고려할 때 당연히 이 정도 품질을 유지한 양산은 불가능했고, 특히 후기형의 관통력은 성형작약탄을 사용했음에도 60mm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물론 이 정도로도 셔먼 전차의 측면은 뚫을 수 있었기에 셔먼 전차의 옆구리에 붙을 수만 있다면 확실히 차체에 구멍을 내거나 기능을 정지시킬 수는 있었다.

또한 일제가 패망하고 베트남에 남긴 무기들 중 자돌폭뢰도 있었는데, 이를 프랑스와의 독립전쟁에서 자체 생산해가며 쓰게 된다. 게다가 이것들은 자원한 베테랑 병사들만 쓰게 했는데, 중요한 임무를 맡았다는 자부심에 사기는 높았다고 한다.

그리고 이후 베트남 전쟁 때에도 베트콩들에 의해 쓰이게 되나, 소련제 RPG-2RPG-7같은 대전차 화기들이 충분히 보급되었기 때문에 흔히 사용되지는 않았다.

1940년대 당시 일본과 1960년대 베트남의 상황을 비교해 보면 이런 차이가 당연히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일단 베트남에서는 자원병들에게만 자돌폭뢰를 지급하는 방침이었던 데다가, 멀쩡히 잘 살던 청장년 남성들을 국가의 잘못된 결정 하나로 외지로 징병시켜서 이런 무기로 목숨까지 버릴 것을 강제한 일본 제국과 달리, 5-60년대 당시 베트남에는 서방 국가들과의 오랜 전란으로 이미 가족과 재산을 몽땅 잃어서 전쟁이 끝난다 하더라도 갈 곳도 마땅치 않은 병사들이 일부 있었기 때문이다.

2. 문제점

대전 후기 일본산 무기들이 으레 그렇듯 역시 심각한 문제들이 있었다. 일단 적군 전차와 호위보병이 눈에 확 뜨이는 길다란 막대기를 든 적 보병이 다가오는 걸 그냥 놔둘 리 없으므로 대부분은 전차에 접근하기 전에 죽으며, 설령 접근하는데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자돌폭뢰를 찌르는 임무를 수행한 병사가 폭뢰의 폭발에 사망할 확률이 매우 높았다. 아무리 폭발력이 전방으로 집중되고 거리가 벌려져있다 한들 전차를 격파시킬만한 화력에 사용자가 무사하긴 어려웠다.

일단 이론상으로는 성형작약탄은 폭발력이 한 뱡향으로만 집중되는 지향성 폭탄이며, 긴 막대기를 이용해 안전거리를 확보하고 장갑이나 두건 같은 방호구를 착용하여 사용자를 보호하여 사용자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성형작약탄이 지향성 폭발이라고 하지만, 이는 폭발력의 일부가 집중되어 방어장갑을 뚫을 수 있다는 의미지 모든 폭발이 한 방향으로 향하는 것이 아니다. 폭발력의 60~70% 정도는 사방으로 흩어지며, 전차가 아닌 대상을 상대할 때도 일반적인 고폭탄처럼 사용할 수 있다.

그러니 맨몸의 인간이 2m 앞에서의 폭압에 노출되었을 때 안전할 수 있다는 보장은 할 수 없다. 그래도 의외로 완전한 자폭용 무기는 아닌 게, 실제 전사를 보면 1차 인도차이나 전쟁 때 일본군이 버리고 가거나 자체 생산한 자돌폭뢰를 베트남군이 사용했고 실제 전과를 거뒀으며 살아남은 경우가 꽤 있고, 베트남 매체에서는 드물지 않게 자돌폭뢰를 사용하고 생환하는 모습이 연출된다고 한다. 다만 당시 베트남군도 어디까지나 자원자에게만 지급한다는 방침이었으니 위험하다는 인식이 있었음은 알 수 있다.

개발 과정에서 높으신 분들 앞에서 시제품을 시연할 때에 파편이 엄청나게 생겨 개발 지시를 내린 장군까지 부상을 입었다고 한다. 실전에서 사용된 결과는 남아 있지 않지만, 공들여 만든 시제품 시연에서도 그 모양이었으니 대량양산된 후기형은 불량품 천지였을 것이다. 원래 양산형이면 프로토타입에서 발생한 모든 문제점을 잡고 품질이 가장 좋아야 정상이지만, 알다시피 전쟁 말기 일본은 이 당시 엉망이었기에 프로토타입은 카탈로그 스펙을 맞출 목적으로 전문가가 심혈을 기울여서 만들고 양산형은 지식과 경험도 없는 주변 민간인들을 징집해 만들게 하였기에 품질이 조악했다. 전후 일본산 미디어에서 양산형프로토타입에 비해 너무할 정도로 약한 건 이랬던 경험의 반영이라는 이론이 있다.

자돌폭뢰 역시 이 불량품 문제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 자돌폭뢰를 기껏 전차에 접근해서 찔렀는데 신관이 작동 안 돼서 전차엔 아무런 피해도 입히지 못하고 그대로 무한궤도 밑에 깔린 사례가 굉장히 많다. 인명과 맞바꾸어서라도 전과를 얻어내는 것이 자폭 무기의 핵심인데, 화력도 영 별로에 신관 불량으로 터지지 않는 일도 많았으니 자폭무기로써도 실패작에 가까운 물건이 된 셈이다.

실제로 1945년 미 정보국의 보고에 의하면 레이테 섬, 마닐라 등에서 이 무기가 사용되는 것을 목격했지만 "지금까지 아군 전차에 대항하여 자돌폭뢰를 사용하려는 모든 시도는 실패로 끝났다.", "아마도 대전차 무기 중 가장 이상한oddest 무기일 것." 이라는 처참한 평가를 얻었다.[2]

다행히 성공적으로 폭발하고 사용자가 다치지 않았다 해도 문제는 여전했다. RPG나 바주카처럼 원거리서 공격하는 경우조차 공격 후 병사의 위치가 노출되면 집중사격을 받아 생환율이 뚝 떨어진다.[3] 한데 초근접 거리에 달려들어 전차에 막대기를 찌르는 순간 커다란 폭음과 섬광, 매연으로 인한 위치 노출은 기본이고, 전차를 호위하던 병사들은 아군 전차에 겁 없이 다가와 이상한 창을 찌른(...) 적병이 무사히 생환하도록 방치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부실한 원시적 근접병기를 전차에 다가가 성공적으로 찔러넣을 수준인 병사라면 체력과 담력, 인내심 등 종합 전투력이 높은 정예병이다. 즉, 17세기의 척탄병과 사실상 동일한 임무를 수행했다고 봐야 하는데, 이미 18세기 유럽에서도 척탄병의 임무는 전열보병의 사격에 노출되어 죽기 좋은 자살 행위라고 인식되었기 때문에 수류탄을 앞장서서 던지는 역할은 도태되고 정예로서의 의미만 남게 되었다. 일본군은 무려 2세기 전 사람들이 이건 아니라고 생각했던 역할을 억지로 맡겨 수많은 병사들을 개죽음으로 몰고 간 것이다.

덤으로 이 무기는 독일이 개발한 흡착지뢰를 참고해서 제작했다. 원래 독일은 이런 종류의 보병용 대전차병기는 일본도 제작해서 쓰라고 설계도까지 잠수함에 실어다가 넘겨주었다.[4] 하지만 일본의 입장에서는 설계도대로 만들 능력도 크게 떨어졌다는 것이 문제점이었다. 99식 파갑폭뢰에 불충분한 성능이지만 자석이 붙은 것처럼 일본군도 전차 장갑에 폭탄을 붙여야 한다는 것은 인식하고 있었지만, 흡착지뢰의 중요한 구성품인 강력한 자석을 대량생산할 능력이 떨어져서[5] 자석을 생략하고, 제대로 된 지연신관도 대량생산이 불가능해서 발화 즉시 폭발하는 신관을 썼으니 흡착지뢰처럼 적 전차에 붙이고 도주하는 방법을 쓸 수가 없었다. 그나마 제대로 베낀 성형작약탄도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후기형은 조악하게 만들어서 위력까지 감소한 상태였다. 이렇게 되니 적어도 안전거리를 확보하겠다고 작대기를 달아서 휴대성까지 떨어뜨리는 막장 행보가 추가된 것이다. 타르 발라서 붙이면 안됐나

3. 파생품

사실 자돌폭뢰 외에도 일본군이 개발한 대전차 수단으로는 갈고리 폭탄이라는 근접 해서 걸어놓고 터트리는 물건도 있었고, 그들에게는 자칭 작전의 신 츠지 마사노부가 개발한 대전차총검술도 있었다. 자돌폭뢰는 그 일부일 뿐이었으며, 사실 저런 것조차도 사치인지라 전쟁 말에는 그냥 폭탄 쥐어주고 전차 밑에 기어들어가서 자폭하라는 게 더 흔했다.

일본 해군에서도 후쿠류(伏龍)이라는 이름으로 봉에 매단 폭탄을 사용하는 비슷한 부대를 창설했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잠수부들이 미리 연합군의 상륙 예정지역에서 잠수하고 매복한 상태에서 미 해군 함선이 잠수부 위로 지나가면 폭탄을 매단 봉으로 찔러 폭파시킨다는 개념이다. 물론 폭탄은 기뢰형식이므로 성형작약탄을 사용하는 자돌폭뢰와는 약간 다르지만 어차피 찌르기 1번 하면 폭탄이 터지면서 사용자가 죽는 괴이한 개념의 대함창봉술 특공대이므로 자폭 병기인 것은 매한가지였다. 몰락 작전을 대비해 미 해군의 상륙군을 타격한답시고 3,000명쯤 훈련시켰는데 그나마 일본의 항복으로 실제 자폭공격에 동원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미 해군 기록 중에 1945년에 두 차례 상륙정과 상륙지원함이 자폭 잠수부들의 공격을 받았다는 기록이 있다.

종합하자면 사람을 간편한 폭탄 셔틀로 생각하는 일본군이기에 만들어질 수 있었던 병기.


카자흐스탄 특수부대가 차량을 장악한 테러범을 진압할 용도로 개량형(?)을 사용하고 있다. 후폭풍이 심한지 약간 떨어진 자리에서 일어나는 모습이 보이지만 사용자는 무사하게 일어나 자세를 취하는 모습.[6]

자돌폭뢰처럼 폭탄은 아니어도 찔러서 피해를 입힌다는 개념의 근접 화기가 있긴 하다! 바로 다이버들이 호신용으로 들고 다니는 뱅스틱 (Bang Stick). 자세한 건 항목 참조. 당연하지만 이 쪽은 상어가 몸에 철갑을 두르지도, 총이나 대포를 쏘지도 않기 때문에 멀쩡하게 쓸 수 있는 것이다.

4. 매체에서의 모습


자돌폭뢰처럼 내장된 폭약을 이용해 전차를 공격하는 근접무기라는 컨셉의 무기는 의외로 픽션에서 종종 등장하며 묘하게 인기를 끌고 있다. 다만 게임적 허용으로 인해 사용자가 사망하는 경우는 몇 없다.

5. 둘러보기

제2차 세계 대전기의 일본군 보병장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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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략적인 발음은 '시토츠바쿠라이'[2] Lone Sentry: New Weapons for Jap Tank Hunters (U.S WWII Intelligence Bulletin, March 1945)[3] 현역 장교들이 하는 워게임 등에서 대전차 무기를 가진 대전차병은 공격 후 떨어지는 생환율을 감안해 1회용으로 판정하는 경우가 있으며, 대전차병을 교육할 때 쏘고나서 장비 다 버리고 무조건 기지까지 튀라고 가르친다. 이 튀는 도중은 다른 임무 받더라도 일단 복귀하고 임무 수행하라고 친절히 가르친다. 작계에서도 대전차병은 발사 후 후속 공격에 의해 사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간주하므로 발사 이후 기지에 복귀하기 전까지는 다른 임무를 내리지 않는다.[4] 물론 일본도 건함, 어뢰 기술 등을 넘겨주었고 독일도 활용을 제대로 못했다. 애초에 독일은 수상함에 보인 관심이 떨어지는 편이었다.[5] 네오디뮴 자석 같은 희토류 자석은 당시에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고, 당시 가장 강력한 영구자석이었던 알니코 자석을 처음 개발하고 생산한 게 바로 일본이었다. 기술을 먼저 개발해 놓고도 정작 활용을 못 한 셈이다. 얘네가 한두 번 이러나...[6] 상식적으로 탈취한 차량이 장갑화되어 있을 리 만무하고 탑승자 전원 사살 목적도 아니니 관통력이나 폭발력보다는 섬광과 소음에 의한 무력화 목적으로 소량의 폭약을 사용했을 확률이 높다. 아니, 소량만 써야 된다. 안 그러면 인간흉기라고 하는 특수부대라고 해도 저렇게 근거리에서 폭발이 일어났는데 멀쩡히 일어날 순 없다. 그런데 멀쩡하던 버스가 완전 걸레짝이 되는 것과 엄청난 파편을 보면 사용자는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있어서 무사한 것일 수도 있다. 버스 좌석에 앉아있는 무방비한 민간인의 경우 파편 등으로 인한 피해는 입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위 영상에 나온 소량의 폭약 위력도 이러한데 상식적으로 전차의 장갑을 뚫을 정도의 폭약 위력을 가진 자돌폭뢰를 사용 후 파편과 후폭풍으로부터 2미터 남짓 떨어진 사용자가 멀쩡히 살아남는다는 것은 과연 기적에 가깝다 할 수 있다.[7] 이것도 만화적 과장이고, 실제의 워해머는 길거나 적당한 손잡이에 머리를 한 방 때려서 뻗게 할 만한 쇠몽치가 달린 크기였다.[8] 실제로 베트남 전쟁에서는 남부, 아리사카, 100식 기관단총 같은 일본군이 놓고 간 장비들이 꽤 쓰였다. 뭐 사정상 쓸 수 있는 무기란 무기는 죄다 긁어모아서 써야했고 앞서 서술한 대로 잃을 것도 없는 월맹군 병사도 많았으니.[9] 역시나 전차에 근접해야만 하는 문제점 때문에 큰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고 하는데, 본작의 학생들은 대공포에 직격당해도 좀 쉬면 괜찮아지는 수준의 내구성을 보유한지라 사용자의 자폭 문제는 부각되지 않은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