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ndera Light
1. 개요
덴데라 신전의 벽화에 전구가 그려져있으며 고대 이집트인들이 전구를 사용했다는 미스터리.
덴데라 신전은 사랑의 여신 하토르를 모시던 사원이었다. 사원 지하의 벽화에는 마치 필라멘트가 있는 유리알 전구처럼 생긴 물건이 새겨져 있어 화제를 끌었다.
전구처럼 생긴 무언가가 이집트 벽화에 새겨져 있자 유사역사학자들은 이걸 보고 '고대 이집트는 전구를 사용했다는 증거다!'라고 주장했다. 유사역사학자들은 고대 무덤들에 등불 받침대가 따로 만들어져 있지 않다는 것 역시 이집트인들이 촛불이 아닌 전등불을 사용한 증거라고 제시했다.
고대 이집트라면 환장하던 음모론자들은 일부 비문에 '동판으로 덮인 높은 장대가 높은 곳에서 오는 폭풍을 깨뜨리기 위하여 세워졌다'라고 적혀있는 사실을 가지고 고대 이집트인들이 전등을 사용했다는 것에 살을 붙여나갔다.
2. 실상
덴데라 신전 벽화를 토대로 재현한 고대 이집트식 전등. 물론 이런 게 고대 이집트에서 사용된 적은 없다.
상식적으로 당시 이집트에 필라멘트를 사용하는 유리알 형식의 전구가 있었다면 유리 조각, 금속 파편처럼 최소한 전구의 잔해 정도는 발견되었어야 정상일 것이다. 하지만 이집트의 그 어떠한 유적에서도 그런 유물은 발견된 적이 전무하다. 결정적으로 이집트인들은 전기라는 것을 현대인들만큼 과학적으로 이용할 지식이 없었다.
위의 동판 장대가 적혀있는 비문 역시 고대 이집트에 전등이 있었다는 증거가 되기에는 신빙성이 희박하다. 구리로 덮여있던 장대는 심지어 그 옆의 탑문과 건축물보다도 높이가 낮아 피뢰침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으며, 고대 이집트인들이 전기나 번개와 관련된 목적으로 이 동판 장대를 사용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단순한 장식 목적이라는 것.
고대 이집트의 무덤들에 등불 받침대가 없는 것 역시 보다 단순한 기술들로 설명할 수 있다. 오컴의 면도날이 생각나는 부분. 이집트인들은 반사경을 무덤 곳곳에 설치해 바깥의 빛을 무덤 내부로 끌어와서 작업했다. 거울을 각도를 잘 맞춰서 배치해놓으면 제법 환하게 무덤 내부를 밝힐 수 있었다. 게다가 등불에 소금을 약간 넣으면 그을음도 줄어들었다. 횃불에 그을음이 없었으니 현대 고고학자들이 무덤 내에 존재했던 횃불의 존재를 알아내기 어려운 것은 당연한 일이다.
실제 저 덴데라 벽화에 새겨져 있는 건 전구가 아니라 연꽃에서 빠져나오는 뱀의 형상을 한 호루스(하르솜투스)의 모습이다. 저 벽화에 뱀은 유리알로 오해받은 타원형 모습의 무언가에 둘러싸여 있는데, 이건 'hn'이라고 해서 누트 여신의 자궁을 상징한다. 참고로 이는 벽화 옆에 상형문자로 그냥 쓰여있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