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탕카멘의 무덤에서 출토된 세네트 게임판의 레플리카.)
1. 개요
고대 이집트에서부터 비롯된 보드게임의 일종.2. 특징
룰이 알려진 보드 게임 중 가장 오래된 물건 중 하나로 기원전 3500년경의 무덤에서 처음 발견됐고 기원전 3100년 경의 무덤에서 또한 상형문자의 형태로 발견됐다.계층을 가리지 않고 즐겼으며 투탕카멘의 무덤에서는 네 개의 세네트 세트가 나왔고 그 중 두 벌이 온전하게 보존된 채로 발견되었다. 이 놀이는 죽음의 세계로의 여정을 축소시킨 것으로 체스와 같이 지혜를 겨루는 유희로 간주되었기 때문에 사자가 저승으로 떠나기 위해 넘어야 할 장애물 중에 메헨이라는 뱀신과의 세네트 시합이 들어있었을 정도였다. 이를 보면 투탕카멘은 어지간히도 세네트를 좋아했던 것 같다.
이 사자의 세네트 시합에 대한 전승은 이보다 더 오래된 또아리 튼 뱀 모양의 메헨(MEHEN)이라는 보드 게임에서 기인하는데, 이 게임 자체의 룰은 전해지지 않지만 유물인 보트말판에 기록된 바에 의하면 이 게임은 태양신 라가 태양의 배를 타고 하늘을 일주한 뒤 밤에는 지하세계를 통과하게 되는데, 12시간으로 나뉘어진 밤의 제 7시에 라(Re)는 이집트의 아페피(그리스어로는 아포피스)와 싸우게 된다.
이때 라(Re)를 보호하기 위해 메헨이라는 신이 거대한 또아리를 튼 뱀의 형상으로 나타나고, 군신 세트도 조력하여 결국 3대1로 다굴을 놓아 아페피를 물리치지만, 결코 죽일 수 없는 존재인 아페피는 매일 밤 다시 라에게 도전을 하는 반복되는 싸움을 게임으로 만든 것인데, 게임 자체가 오랜 세월이 지나 흐려지고 메헨 신도 어느새 저승에서 세네트 시합으로 사자를 시험하는 신으로 묘사되게 된 것.
3. 구성물
- 3×10개의 칸을 가진 게임판
이 판의 칸들은 체스판처럼 칠해져 있으며 상형문자가 새겨진 특수한 칸 다섯개가 존재한다. 편의상 숫자를 매겨보자면 상형문자가 없는 변의 가장 위쪽 칸이 1번, 네 상형문자가 연달아 나타난 뒤에 마지막 칸이 30번이다.
번호는 10번 옆의 칸부터 다시 11번, 그리고 20번 옆의 칸이 21번으로 한 줄로 쭉 이어지게 된다. 그래서 진행방향은 결국 ㄹ자 형태를 띠게 된다.15번에는 앙크, 26, 27, 28, 29번에는 각각 nfrw(현악기 모양), nw (물결 모양), Kaw(새) 사람이 그려진다.
- 반원 모양의 나무막대 네 개 혹은 한쪽이 칠해진 납작한 나무패 네개
설명은 이렇게 했지만 쉽게 말해 윷이다. 세네트에서의 윷은 우리의 윷놀이와 똑같이 도개걸윷모가 있다. 그러나 다른 점은 모가 나올 시에는 다섯 칸이 아닌 여섯 칸 씩 이동한다는 것과 윷은 한번더 던질수는 없다는 것이 다르다. - 한 개가 뒤집어졌을 때(도에 해당): 보드에 있는 말을 1칸 앞으로 움직인다. 새로운 말을 판에 올리지는 못한다.
- 두 개가 뒤집어졌을 때(개에 해당): 보드에 있는 말을 2칸 앞으로 움직인다. 새로운 말을 판에 올리지는 못한다.
- 세 개가 뒤집어졌을 때(걸에 해당): 보드에 있는 말을 3칸 앞으로 움직인다. 새로운 말을 판에 올리지는 못한다.
- 네 개가 뒤집어졌을 때(윷에 해당): 보드에 있는 말을 4칸 앞으로 움직이거나 새로운 말을 4번째 칸에 올릴 수 있다.
- 아무것도 뒤집어지지 않았을 때(모에 해당): 보드에 있는 말을 6칸 앞으로 움직이거나 새로운 말을 6번째 칸에 올릴 수 있다. 그리고 한번 더 막대기를 던질 수 있다.
- 두 종류의 말
각각 다섯 개를 준비해야 하며 주로 흰색과 검은색으로 구분한다. 고왕국시대 동안 두명이 각각 7개의 조각을 가지고 게임을 했는데 후에는 5조각으로 줄어들었다.
그 외에도 주사위 등이 들어간 경우도 있다.
4. 진행
사실상 고고학적 복원 등을 통해 상당한 부분까지 알게 되었지만 현대에 들어 세네트를 상업화하면서 룰을 개정한 부분도 있고 실제로 유물로 발견되는 고대 세네트 판들의 모습들이 중구난방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지라 정형화된 룰 자체가 없다시피해 완벽하게 알기 어렵기도 하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실제 발견된 세네트 판 유물들의 다양한 칸 배치 형태[1]순서를 정하기 위해 주사위 등을 던지거나 해서 순서를 정한다. 시작하는 사람은 윷을 던져서 나온 수 만큼 말을 이동시킨다. 나중에 던지는 사람도 역시 같은 방식으로 말을 이동시키면서 번갈아가면서 게임을 진행한다. 게임판 위에 복수의 말을 올려놓는 것도 가능하고 만일 상대의 말과 같은 칸에 위치하게 된 경우 말을 잡은 것으로 간주해 잡힌 말은 처음으로 돌아간다. 마지막 칸까지 도달한 말은 통과한 것으로 간주하고 게임에서 제외시키고 이런 식으로 먼저 다섯 개의 말을 모두 통과시킨 사람이 승리한다.
마지막 줄 끝부분은 여러 특수칸들로 이루어져 있다.
- 15번째칸의 '앙크' : 앙크 하나, 혹은 앙크와 지도자의 상징인 산양머리 목동지팡이 둘로 그려진다. 이 칸에 위치한 말은 비록 상대방이 잡을 수 있는 말이라 할지라도 잡지 못한다. 다른 말을 움직이거나 그냥 차례를 넘겨야 한다. 초기엔 없던 칸이지만 변화 과정에서 추가된 것이라 유물 중에 이 칸이 한칸 이전에 있거나 아예 없는 경우가 있다.
- 26번째칸의 '악기': 하나나 둘의 리라의 모양으로 그려진다. 이 칸에 말이 위치하게 되면 한번 더 막대기를 던질 수 있다. 매의 형상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 27번째칸의 '물': 단순화한 물결무늬로 그려진다. 말이 물에 빠져 사라진다. 해당칸에 위치한 말을 게임판에서 제거해 다시 시작하게 만든다. X로 간략히 표기되기도 한다.
- 28번째칸의 '바 - 새 모양을 한 영혼'.[2]: 따오기 세마리의 모양으로 그려진다. 이 칸에 위치한 말은 막대기가 세개 뒤집어졌을 때 게임판에서 탈출시킬 수 있다. 만약 보드위에 이 말밖에 없는데 막대기가 세개가 아닌 다른 숫자만큼 뒤집어졌을때는 그냥 넘어가야함. 점 세개나 막대 셋으로 표기되기도 한다.
- 29번째칸의 '사람': 무릎을 꿇은 사람 둘이 그려진다. 이 칸에 위치한 말은 막대기가 두개 뒤집어졌을때 게임판에서 탈출하는것 외에는 새가 그려진 칸과 같다. 호루스의 눈 혹은 막대 둘로 표기되기도 한다.
- 30번째 칸. 골인. 보통은 비워놓지만 태양신 라의 화신인 태양장식을 단 매를 그리기도 하고, 태양을 상징하는 점찍힌 원, 혹은 막대 하나를 그리기도 한다.
행마 규칙이 윷놀이와 매우 유사하다.
5. 여담
유희왕의 매직&위저드(듀얼 몬스터즈)는 고대 이집트에서 시작됐다는 작중 설정이 있다. 이 설정은 유희왕 원작가가 이 세네트란 보드 게임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포지션 체인지는 이 게임을 직접적으로 표현한 카드다.[1] 하지만 사실 보드 게임 류는 대체로 로컬 룰도 개정 룰도 많아 현대의 거의 모든 보드게임은 원본 보드게임과는 상당히 다른 경향이 있다. 당장 바둑이나 장기만 하더라도 룰이 상당히 많이 바뀌었으며 세네트의 역사는 그러한 보드게임들보다도 수 천 년 이상 더 긴 역사를 지니므로 원형이 보존되어 있지 않은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2] 고대 이집트 신앙에서 사람의 영혼은 다양한 형태로 나뉘는데, 흔히 알려진 '카'는 '생명력'에 가깝고, 한 사람의 인격은 '바'로 보았다. 즉, '바'가 우리가 생각하는 '영혼' 내지는 '혼백'에 좀 더 가깝다. 그 외엔 아크(신체), 렌(이름), 셰우트(그림자)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