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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03 07:45:17

깍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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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역사3. 특징4. 조리법5. 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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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직육면체 내지는 정육면체 모양으로 네모나게 깍둑 썰어서 소금에 절인 후, 고춧가루나 기타 양념과 함께 버무려 만든 김치.

2. 역사

본래는 왕실 음식으로 '각독기'(刻毒氣)라는 한자 음차로 썼다. 일설에 따르면 정조의 딸 숙선옹주가 처음 만들어 부왕에게 올렸고 이것이 민간에 퍼졌다고 하는데, 문제는 정조가 죽었을 때 숙선옹주는 고작 8살 꼬꼬마(...) 그래서 숙선옹주가 깍두기를 올린 왕이 정조가 아니라 오빠인 순조로 보는 견해도 있다. 원래 민간 음식인데 궁으로 올라간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도 또한 있다. 조선 시대에는 배추가 아닌 무로 만든 김치가 더 흔했다는 것도 이 추측에 힘을 보탠다.

깍두기라고 불리게 된 또다른 이유는 씹을 때 소리가 깍둑깍둑거려서 그런 것이라고 한다.

3. 특징

총각김치와 재료, 썰기 전까지 만드는 방식은 비슷하지만 비교적 잘게 썰어서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크기 등이 매우 다르다. 총각김치는 통 알타리 혹은 4등분이라서, 딱딱한 겉부분을 씹게 되기에 탄력이 장난이 아니다. 또한 잘게 조각난 깍두기에 비해 총각김치의 익는 속도는 확연히 느린 편. 그렇기에 총각김치는 무의 단단한 식감을 즐기는 용도로 먹으며, 깍두기는 양념이 진하게 밴 무를 먹기 위해 먹는다고 볼 수 있다. 깍두기는 덕분에 어린 아이들도 쉽게 씹을 수 있고 소화도 잘 되어서 유치원 급식 반찬으로도 자주 오르는 편이다.

설렁탕과 궁합이 잘 맞는다. 설렁탕 집에서 먹는 그 깍두기의 특유한 맛은 사이다를 넣어서 그렇다고도 한다. 사이다의 감미료와 향료가 싫다면, 끓여 식힌 설탕물을 사용할 수도 있다. 또한 깍두기에서 생겨 나오는 국물은 국밥과 국수 등의 음식 궁합이 잘 맞는다. 의외로 국밥 집에선 깍두기 국물을 따로 주는 경우도 있다. 국물 맛은 거의 양념에 결정되는 탓에 깍두기의 맛이 안 좋을지언정 국물까지 안 좋아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깍두기 국물을 국밥의 국물에 섞어서 먹는 경우도 있으며 이를 깍국이라고 부른다. 나름대로 맛을 끌어올리지만, 호불호가 갈리는 편. 또한 실온에 발효시키는 대부분 가게들의 특성상 맛을 끌어올리는 정상적인 발효를 넘어서 쉬어 버리기가 은근히 쉽다. 부패 직전까지 간 상태더라도 겉으로는 티가 안 나는 편이기도 하다.

비슷한 음식으로 '섞박지'도 있는데, 사실상 구분을 짓는 의미가 없으나 섞박지는 깍두기처럼 잘게 토막치지 않고 무의 단면 그대로 큼직하게 썰어놓고 양념에 버무린다. 국밥집들은 대부분 섞박지나 깍두기 중 한가지는 반찬으로 내준다.

경양식집의 밑반찬으로도 많이 쓰인다.

4. 조리법

배추김치에 비하면 상당히 만들기가 쉽기 때문에 김장 초보라면 도전해볼 만도 하다. 이것으로 볶음밥도 만들 수 있다. 김장할 때에는 깍두기 만들 재료가 자동으로 나오는데, 김장 양념에 들어가는 무채를 만들면서 나오는 자투리 무와 남는 김장 양념으로 깍두기를 만들기 때문. 김장의 부산물로 나오는 깍두기는 양념에 , 청각, 낙지 등이 들어가기 때문에 평소 간단히 만들어 먹는 깍두기에 비해 호화롭고 그만큼 맛이 좋다.

김장 김치가 너무 짜지면 무를 김치통에 같이 두기도 하는데, 이러면 자연스럽게 무가 소금기와 양념을 빨아들이게 되어 깍두기가 된다. 배추를 넣어도 되지만 무가 간단해서 자주 쓰이는 듯. 물론 그만큼 소금기와 양념을 뺏긴 원래 김치는 맛이 없어진다

복숭아로도 깍두기를 만들 수 있으며, 복숭아의 새콤달콤한 맛과 맵고 짭짤한 양념이 조화를 잘 이루고 있어 검색해보면 레시피도 많다. 사실 재료만 다르다 뿐이지 매실 장아찌랑 아주 유사한 음식이니 색다른 별미를 즐기고 싶다면 한번 만들어 먹는 것도 좋다.
사탕무로도 깍두기를 담글수 있긴 하다. # 위 블로그 링크에 따르면 일반 무보다 더 아삭하며 사탕무가 설탕의 원료 중 하나인 만큼 따로 설탕을 넣을 필요도 없다고 한다.
1. 무를 깍둑썰기한다.[1]
2. 소금물에 1~2시간 절여 놓는다. 또는 소금에 비벼 놓는다.
3. 절인 후 체에 받치거나 손으로 쥐는 등의 방법으로 물기를 빼 준다. 다량의 깍두기 국물을 원한다면 짜지 않거나 살짝만 짠다.
4. 물에 불린 고춧가루에 무를 버무려준다. (액젓에 버무려도 된다.)
5. 다진, 다진마늘, 다진양파, 다진생강, 멸치액젓[2] 을 넣고 소금과 설탕으로 간한다. 설탕 대신 사카린을 사용할 수도 있는데, 무가 질어지지 않고 쉽게 시어지지 않지만 사카린 특유의 묘한 씁쓸한 뒷맛이 잇는 단맛이 난다. [3] 다진 파 대신 크게 썬 쪽파나 부추 등을 사용할 수도 있으며, 위 재료 중 양파는 뺄 수도 있다.(양파가 들어가면 국물이 시원해지지만 너무 달아질 염려가 있다. 즉 설탕/사카린을 줄이거나 뺄 경우엔 양파를 넣는 쪽이 좋다.)
6. 실온에 이틀 정도 두었다가 냉장고에 넣으면 다음 날부터 먹을 수 있다. 단, 대부분의 김치가 그렇 듯 발효 중에는 뚜껑을 열면 안 된다.
섞박지는 전문적으로 담그는 방법도 있지만 배추김치 양념이 너무 많거나 너무 짜다면 무를 썰어 넣어서 배추김치와 함께 발효해도 훌륭하게 섞박지가 만들어진다.

레시피에 사이다나 요구르트를 넣기도 한다. 특히 식당에서 제조하는 깍두기들이 이런 경우가 많다. 그래서 대체로 식당 깍두기는 집에서 만드는 것보다 단맛이 강하다.

5. 여담

70년대 오뚜기 케첩 광고를 보면 "케첩으로 맛있는 깍두기를 만들어보세요"라는 대사를 날린다. 문제의 대사를 날린 사람은 배우 김자옥이며 생각보다 먹을 만 하다고. 다만 정작 김자옥 본인은 생전에 토마토를 별로 안 좋아해서 케찹 자체도 싫어했다고 한다.

2010년에 태풍 곤파스가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한반도 내 배추밭은 태풍에 황폐화되었고, 배추값은 폭등했다. 그 탓에 군대에서 배추김치를 깍두기로 대체했는데, 배추나 김치가 들어갈 곳에 모두 깍두기를 넣다 보니 당시에 깍두기를 먹었던 사람들은 할 말을 잃었다.[4]

미국인들이 보기에는 케첩 뿌린 감자와 비슷하게 생겼는지 미군에게 신라면을 대접했는데 다들 반찬으로 나온 깍두기가 감자인 줄 알고 많이 퍼가다가 한 입 먹고 다들 남긴다고 한다. 미군 주임원사가 이거 감자 아니고 깍두기라고 설명을 했는데 그 설명을 못 듣고 한참 뒤에 배식받은 미군 상병 한 명이 똑같이 감자인 줄 알고 깍두기를 많이 퍼가다가 남기자, 미군 주임원사가 그거 다 먹든지 아니면 바다에 뛰어들라고 으름장을 놓았고, 결국 그 미군 상병은 15분 동안 깍두기만 씹어먹고 나서 물을 퍼마셨다고.

수도권에서는 음식점 상호명으로 잘 쓰이지 않으나, 영남권이나 호남권에서는 '서울깍두기'라는 이름의 설렁탕집 상호로 많이 쓰인다.


[1] 정육면체 모서리 길이 1~2cm 사이 크기로 만드는데, 작을수록 소금기를 잘 먹기 때문에 짜게 된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실습으로 만드는 어린이 입에 맞게 작게 만든 깍두기가 대개 짠 이유가 그 때문. 오래 두고 먹는 김치가 아니므로 간이 깊이 배기 힘들게 2cm 넘어가도 곤란하므로 취향에 따라 결정할 것. 대개 1.5cm 정도가 적당하다.[2] 물론 까나리 액젓이나 새우젓을 넣어도 좋다.[3] 가게에서는 사카린을 쓰는 일이 많은데, 원가 차이도 있지만 쉽게 무르고 국물이 끈끈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이다.[4] 사실 깍두기도 무고, 무 자체가 수많은 조리법에 대응되니만큼 김칫국이나 김치찌개 등등의 수많은 요리와 마찬가지로 깍두깃국과 깍두기찌개 등도 당연히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배추와 무는 전혀 다른 채소니만큼 조리법을 그에 맞춰 다르게 해야 하는데 병영식 사정상 그런 게 가능할 리 없다 보니 자연스레 배추김치 조리법으로 깍두기를 요리한 괴식이 탄생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