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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 느와르, 드라마 |
국적 | 폴란드 인민 공화국 |
제작사 | KADR |
러닝 타임 | 100분 |
개봉일시 | 1958년 10월 3일 (폴란드) |
원작 | 예지 안제예프스키 |
감독 | 안제이 바이다 |
출연 | 즈비그니에프 시뷸스키 아담 파블리코프스키 에바 슈제프스카 바츨라프 자츠제진스키 보구밀 코비엘라 |
Popiół i diament
재와 다이아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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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제2차 세계 대전이 막 끝난 시점의 폴란드에서 우파 레지스탕스의 행동 대원이 폴란드 노동자당의 비서 '스추카'를 암살하는 하룻밤 동안의 과정을 그린 영화. 예지 안제예프스키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였다.안제이 바에다의 국제적 출세작으로[1] 개봉 이후로 전후 폴란드 영화의 시금석으로 꼽히며 사랑받는 영화다.
2. 등장인물
- 마치에크 헤우미츠키(Maciek Chelmicki) - 본 작의 주인공. 전쟁 내내 폴란드 우파계열 레지스탕스로 활동 해왔다. 전쟁이 끝났음에도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겉돌며, 임무와 개인적 감정 사이에서 갈등한다. 우스꽝스러운 선글라스[2]를 쓰고 다니는데, 바르샤바 봉기 때 어두운 지하 수로에서 너무 오래 있다보니 눈이 안 좋아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참고로 안제이 바이다의 전작 중엔 바르샤바 봉기 당시 지하수로를 배경으로 하는 '카날(Canal)' 이라는 작품이 있다.
- 안제이(Andrzej) - 주인공의 오랜 동료이자 상관. 소련의 위성국으로 전락한 폴란드의 모습을 보고 희망 없는 투쟁을 계속 해야 되는가 회의감을 느낀다. 참고로 감독과 동명이다.
- 크리스티나(Krystyna) - 마치에크가 첫눈에 반한 호텔 바의 여 종업원. 작업을 걸어도 튕기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사실 그 행동에는 전부 이유가 있다.[3]
- 스추카(Szczuka) - 주인공들이 죽여야하는 목표물. 폴란드의 공산당에 해당하는 노동자당 비서로써, 스페인 내전 때 부터 활동해온 골수 공산주의자다.
- 시장의 비서(Drewnowski)[4] - 공산당원인 시장의 비서로 마치에크와 안제이의 암살에 대한 정보를 흘려준 인물이다. 간단히 말해서 프락치. 우파 레지스탕스에게 협조하는 것과는 별개로 공산 폴란드라는 새로운 사회에서 출세하고자 하는 욕망을 가지고 있다.
3. 줄거리
1945년 5월 8일[5], 레지스탕스 행동대원인 주인공 '마치에크'와 '안제이'는 교회 근처 풀밭에 누워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자신들의 목표물을 기다린다. 저 멀리서 오는 지프를 발견한 두 사람은 차에 타고 있던 그들에게 기관단총을 난사한다.[6] 허나 죽은 사람들은 목표물이 아닌 무고한 민간인들이었고 실수를 깨달은 주인공들은 재빨리 그 자리를 떠난다. 약간의 시간을 두고 도착한 목표물 스추카는 전쟁도 끝난 마당에 왜 계속 사람들이 죽어야 하는지 따지는 마을사람들에게 '전쟁을 끝났지만 폴란드를 위한 싸움은 이제 시작이다' 라고 말하며 자신 또한 언제든지 죽을수 있고 난 그것을 받아들인다며 꽤나 대인배적인 면모를 보인다. 그날 밤, 두 주인공은 마을의 어느 호텔에 들린다. 안제이가 상부에 연락하여 작전이 실패했다는 보고를 하던 도중 그 호텔에서 열리는 승전파티에 참석하기 위해 찾아온 스추카와 만나게 된다. 너무나 급작스런 목표물의 등장에 당황한 두 주인공은 얼떨결에 그에게 담뱃불을 빌려준다. 안제이의 상관은 작전을 말아먹은 것을 질타하며 당장 스추카를 암살할것을 명령한다. 안제이는 자신들의 이념투쟁으로 무고한 민간인이 죽은 것을 지적하지만 상관은 대를 위한 소의 희생은 당연한 것이며 여기서 꾸물대다 폴란드가 완전히 공산화 되어 버리면 우리는 토사구팽 당할 거라며 그를 몰아붙인다.한편 마치에크는 술 한잔이나 할 생각에 바에 들렀다가 여종업원 '크리스티나'에게 반하게 되고 그 후 스추카를 따라 일부러 호텔에 투숙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호텔 급사인 노인과 안면을 튼다.[7] 방에서 짐을 풀고 잠깐 쉬려던 마치에크는 창문 밖에서 어떤 여자가 절규하는 것을 목격한다. 그런데 자세히 들어보니 여자는 아까 낮에 자신들이 죽인 민간인의 약혼녀였고 마치에크는 복잡한 심정으로 창문을 닫는다.
스추카는 파티에 참석하기 전 잠시 시간을 내어 자신의 처형을 찾아간다. 그녀에게 맡겼던 자신의 아들의 소재를 묻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녀에게서 들은 소식은 아들이 오래전에 집을 나갔다는 것 뿐이었다. 처형은 주인공들과 같은 민족주의자였다. 스추카는 아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는 이유로 그녀와 언쟁을 벌인 뒤 그곳을 떠난다.
안제이는 크리스티나에게 계속 작업을 걸던 마치에크를 불러 자신은 곧 다른곳으로 발령 받을 것이며 나와 함께 하고 싶으면 오늘밤 스추카를 제거하고 약속한 장소로 나올 것을 통보한다. 마치에크 역시 마지막 남은 전우인 안제이와 헤어지고 싶진 않았으므로 일단 승낙한다.[8]
그날 밤 승전 파티에는 각계 유명인사들이 초대되는데, 유독 늙은 신문사 편집장만은 혼자 초대 받지 못했음에도 찾아와서 꼬장을 부린다. 아무도 자신을 상대해 주지 않자 실망한 편집장은 시장의 비서를 붙들고 신세 한탄을 하며 이제 공산화 된 폴란드에서 시장은 장관직까지 올라갈것이며 비서인 자네도 같이 출세하게 될거라는 둥 되도 않는 뻘소리를 늘어놓는다. 편집장이 주는 술을 한두잔 받아마시던 비서는 결국 만취하여 시장 앞에서 실수를 하게 되고 따라온 편집장이 민주언론, 자유국가 운운하며 깽판을 치는 바람에 결국 잘리고 만다.[9][10]
한편 여종업원 크리스티나는 마치에크와 잠자리를 갖지만 또다른 인연과 이별을 겪고 싶지는 않다며 그에게 정을 주는것에 대해 선을 긋는다. 바람을 쐬러 밖으로 나온 두 남녀는 어느 무너진 납골당에서 벽에 적혀있던 '재와 다이아몬드' 라는 시를 읽게 된다.
그대는 빛나는 횃불
그대 주변에 섬광이
불꽃이 주는 것이
자유인지 죽음인지 알지 못하네
그대가 아끼던 것들이 모두 소멸하고
재만 남아 혼란과 무질서가
모든 걸 삼켜버리게 될까
아니면 그 재에
별처럼 빛나는 다이아몬드의 영광이
영원히 승리처럼 남아있을까
무엇인가 깨달은 마치에크는 그녀에게 자신에게 변화가 필요하다며 새로운 삶의 의지를 보인다. 그리고 재미삼아 들어간 시체 안치소에서 장난을 치다가 묘지기 노인에게 한 소리 듣는데, 그곳에 놓여있던 두개의 관이 자신이 낮에 죽였던 그 두명의 노동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충격을 받는다.
한편 방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던 스추카도 스페인 내전 시절부터 함께 투쟁했던 동료들을 추억하며 이제 자신들이 그 동안 폴란드가 겪어온 잘못과 비극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동료와 다짐을 한다.[11]
레지스탕스로써의 본분과 평범하게 살고 싶은 욕망 속에서 갈등하던 마치에크는 결국 임무를 우선으로 한다. 하지만 이번 일을 마지막으로 조직을 떠나겠다고 선언 하는데 안제이는 그의 선택에 후회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새벽녘, 혼자서 호텔을 나와 어딘가로 향하는 스추카를 미행한 마치에크는 권총으로 스추카를 살해하는데 성공한다. 마치에크에 품에 안겨 숨을 거두는 스추카와 그 뒤로 피어오르는 불꽃놀이의 향연이 펼쳐진다.[12]
다음날 아침, 짐을 챙겨 떠나려던 마치에크는 크리스티나를 찾아간다. 그녀와의 사랑을 꿈꾸며 새로운 미래를 그렸지만 현실을 그렇지 못하단걸 깨달은 마치에크는 그녀에게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하며 작별을 고한다. 그의 정체를 모르는 늙은 호텔 급사는 친절하게 그를 배웅해주며 바르샤바에게 안부를 전해달라고 한다. 마치에크는 안제이와의 약속장소에 도착하지만 예정에 없었던 제3의 인물인 시장에게 해고 당한 비서(프락치)가 등장하여 일이 꼬인다. 결국 안제이는 비서를 두들겨패고 문서 가방을 빼앗은 뒤 다급하게 떠나버린다. 안제이를 따라 가지 못한 마치에크는 뒤돌아 도망치다 공산 폴란드군과 마주치고, 추격전 도중 총상을 입는다.[13]새로운 시대의 첫날, 만취한 사람들과 엉터리 음악[14], 주인공을 떠나 보내고 구슬픈 얼굴로 천장을 바라보는 크리스티나, 그리고 그 동안 꺼내지 못했던 폴란드 국기를 게양하는 늙은 호텔 급사의 모습이 이어진다. 그리고 피를 흘리며 달아나던 마치에크는 쓰레기장에서 자유로이 하늘을 날아가는 수많은 까마귀들을 바라보며 흐느끼다가 쓰러진다.
4. 기타
- 작중 등장하는 시 '재와 다이아몬드'는 19세기 폴란드 시인 '치프리안 카밀 노르비트'의 작품이다. 당시 폴란드는 유럽 열강들에게 분할 점령 당하여 나라도 없던 시절이다. 그런 암울했던 시기 쓰여진 이 시는 지금 같은 현시창스러운 상황에서도 폴란드는 찬란한 다이아몬드 처럼 다시 일어날 것이라는 희망적인 메시지가 담겨있다. 한국에 알려진 버전들은 죄다 번역이 제각각인데, 꽤나 간지가 나서 그런지 한때 싸이월드나 블로그 허세용(...) 머릿말로 쓰이기도 했다. 재밌게도 재와 다이아몬드의 원소는 둘 다 탄소이다.
- 1959년 제 20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 국제영화비평가연맹 상(FIPRESC)을 수상 하였다.
- 주인공 마치에크 역을 맡은 즈비그니에프 시뷸스키는 바이다의 전작 '세대'에서 발굴된 배우로 파격적인 연기력과 패션으로 폴란드 젊은이들의 우상으로 떠올랐다. 그후에도 여러개의 작품 활동을 하였고 [15] 1967년 브로츠와프에서 촬영 도중 열차에 치여 39세의 젊은 나이로 사망하였다. 미남 배우로써 굵고 짪게 한시대를 풍미했다는 점에서 '폴란드의 제임스 딘'으로 불리기도 한다.
- 탐정 진구지 사부로 시리즈의 소제목으로 오마주 되기도 했다.
- 가네시로 카즈키의 소설 플라이, 대디, 플라이의 주인공 스즈키 하지메가 작중 종종 인용한다. 사실 한국에서 재와 다이아몬드라는 시가 널리 알려지게 된 계기가 이 소설 때문이다. 다만 폴란드어 - 일본어 중역이므로 원어로 읽는 것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이외 오시이 마모루가 좋아하는 영화로 꼽는 등, 일본에서 대접이 좋은 편이다. [16]
[1] 바에다는 이 영화 이전에도 몇 편의 영화를 만들었다.[2] 다만 저시절 기준으로 볼때 우스꽝스럽다는거지 현대 기준으로 보면 평범한 디자인의 선글라스다. 힙스터?[3] 시골 부농의 외동딸이었지만 전쟁통에 아버지는 다하우에서, 어머니는 바르샤바 봉기 때 죽었고 그 때문에 모든 사람들은 떠날 사람이며 이별과 추억 같은것에 연연하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4] 엔딩 크레딧 상의 이름으로, 작중에서는 한번도 이 이름으로 불리지 않는다.[5] 작중 독일의 항복 소식이 나온다.[6] 마치에크는 MP40을, 안제이는 스텐 기관단총을 사용한다.[7] 둘 다 바르샤바 출신이라는 점 덕분에 상당히 친해져서 방도 더 좋은 걸로 잡아준다.[8] 작중 대사로 유추해보면 둘은 1940년 부터 레지스탕스 활동을 해왔다. 처음에는 여러명의 동료들이 있었으나 결국 다 죽고 둘만 남은 것. 빈 술잔 여러개에 보드카를 따르고 불을 붙이며 그들을 기리는 장면은 꽤나 씁쓸하다. 또 여기서 마치에크의 인생관도 엿볼수 있는데, 혈기 왕성했던 젊은 시절, 조국의 독립 보다는 그저 동료들과 함께 하기 위해 싸웠으나 정작 전쟁이 끝나자 자신과 같은 부류의 사람들은 환영 받지 못한다는 걸 깨달고 삶에 대한 의욕이 시들어가고 있는 상태였다. 한마디로 술에 술탄듯 물에 물탄듯 내키는대로 살아왔던 것. 하지만 레지스탕스 활동이 인생의 전부였던 그가 조직을 떠난다고 해서 갈 곳이 있는것도 아닌 터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신세였다.[9] 사실 시장은 다른이들에게 비서를 칭찬하며 정말로 그를 같이 데리고 갈 생각이었다.[10] 신문사 편집장이 홀대 받는 장면은 곧 공산 정부 치하에서 언론이 탄압과 통제를 받을 것이라는 사실을 암시하는 부분이기도 하다.[11] 주인공들과 이념이 다를뿐 진심으로 조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참된 정치인이라는 것을 알수 있다.[12] 이때 스추카가 경호원도 없이 나온 이유는 바로 그가 그토록 찾던 아들의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의 아들은 우파 레지스탕스에 들어가 공산주의자들에게 테러를 벌이는 행동을 하다 경찰에게 체포당해 있었다.[13] 이때 세탁후 건조중인 침대보 사이에 숨어 추격을 따돌리는데, 새하얀 침대보에 묻어나오는 피가 인상적이다.[14] 악보도 없이 악단에게 어거지로 폴로네즈를 연주 시키는데, 음정 박자도 죄다 안 맞고 완전 개판이다.[15] 예지 카바례로비치의 '야간 열차', 알렉산더 포드의 '1주일에 8일', 보이치에흐 하스의 '사랑받는 방법'과 '사라고사 매뉴스크립트'가 대표작으로 꼽힌다. 폴란드 학파 영화를 본다면 한번씩은 접하게 될 배우.[16] 하스미 시게히코 역시 누벨바그 영화들에 대한 회상글을 쓰면서 '일본에선, 안제이 바이다가 한창 인기를 끌었습니다'라고 말했을 정도. 정작 하스미는 바이다를 싫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