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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06 10:46:50

선녀와 나무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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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줄거리
2.1. 도입부2.2. 제1결말2.3. 제2결말2.4. 제3결말
3. 해석
3.1. 현대의 윤리적 관점
4. 유사한 이야기들5. 매체에서6. 기타

1. 개요

중국, 일본, 몽골, 인도, 대한민국 등 세계 전역에 널리 알려져 있는 전래동화 중 하나로, 어린이들에게 널리 읽히곤 하던 이야기다. 가끔 순서를 바꿔서 '나무꾼과 선녀'라는 제목으로도 나오긴 하지만, 어차피 내용이야 다 같으므로 어떻게 부르든 딱히 상관은 없다.[1]

국내에서의 배경은 금강산의 감호라는 작은 연못이라고 한다.

월광천녀라든지 아야시노 세레스 같은 작품도 이걸 토대로 만든 것인데, 아야시노 세레스에서는 대놓고 선녀와 나무꾼 설화를 이야기하면서 아시아 전역 및 오세아니아와 멀리 아프리카나 중남미에까지 비슷한 설화가 있다는 이야기를 회의에서 말하던 걸 보면 세계 각지에 엄청 많이 비슷한 이야기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일종의 수렴 진화인 셈이다.

2. 줄거리

2.1. 도입부

서른이 넘도록 혼인을 못 하고 있던 어느 한 나무꾼이 나무를 하다가 숲 속에서 도망치는 사슴[2]을 만났는데, 이 사슴이 사냥꾼이 쫓아오고 있으니 자신을 좀 숨겨달라고 애타게 말했다. 말하는 사슴을 신기하게 여긴 나무꾼은 사슴을 숨겨줬고, 뒤쫓아 온 사냥꾼을 다른 방향으로 보내서 구해주었다.

사슴은 은혜를 갚겠다고 하면서, 소원을 하나 들어주겠다 하자 나무꾼은 아내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자 사슴은 나무꾼에게 선녀들이 하늘에서 내려와서 목욕하는 선녀탕이라는 샘과 선녀들이 목욕을 하러 오는 시기, 선녀의 옷을 하나 훔쳐 그를 아내로 삼도록 하는 꾀를 나무꾼에게 가르쳐 주었다.[3] 나무꾼은 반신반의 하면서도 사슴이 가르쳐준 시기에 선녀들이 목욕을 하러 내려온다는 샘으로 찾아가 몸을 숨겼다. 그렇게 장시간 기다리자 과연 선녀들이 하늘에서 내려와 날개옷을 벗고 선녀탕에서 목욕을 하는 것이었다. 나무꾼은 사슴이 가르쳐준 대로 날개옷을 하나 훔쳤다.

날개옷이 없어진 탓에 한 명의 선녀는 하늘로 올라가지 못하게 되었으며,[4] 물론 그러거나 말거나 다른 선녀들은 날개옷이 없어진 한 명의 동료를 내버려두고 다 하늘로 돌아가버렸다. 이때 나무꾼이 홀로 남고 옷도 벗은 상태인 선녀에게 자신의 아내가 되어달라고 하자, 하늘나라로 올라가지 못하게 된 선녀는 할 수 없이 나무꾼에게 의탁하게 되었다.

2.2. 제1결말

이후 전개가 여러 개다.

하나는 선녀가 아이를 3명 낳았을 때 쯤, 나무꾼이 선녀의 애원에 못 이겨서 날개옷을 돌려주자 선녀는 아이 둘은 팔로 들고 아이 하나는 등에 업고(혹은 입에 물고) 하늘로 올라갔다.

다른 버전으로는 사슴이 '아이 셋 낳을 때까지는 결코 날개옷을 돌려주면 안 된다'고 경고했었는데 아이가 둘 뿐인 상황에서 애원을 못 이기고 날개옷을 돌려줬다가 선녀가 아이 둘을 양팔에 하나씩 낀 다음 하늘로 날아올라갔다.[5]

참고로 동아시아권에 널리 분포한 『나무꾼과 선녀』형 설화 중 대한민국 선녀와 나무꾼은 선녀가 아이들을 껴안고 승천하는 몇 안 되는 버전이다.[6] 심지어 '아이 셋이나 넷을 낳을 때까지'의 단서를 보면, 선녀가 아이를 하나라도 절대 두고 가지 않는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모성애를 중요시 여기는 과거를 엿볼 수 있는 부분.

몽골에도 비슷한 백조처녀 전설이 있으며, 여기에도 모성애를 강조하는 편. 다만 아이 하나는 두고 떠났다.

계몽사 소년소녀 세계명작동화 중 '인도 동화집'에서 나온 버전에선 아들 셋에 딸이 하나인데, 처음에는 선녀가 막내딸만 데리고 떠나고 그 후 아들들도 하나씩 데려갔다. 어머니에게 날개옷을 무심코 주었던 큰아들만은 같이 가자는 어머니의 말을 거절하고 아버지와 땅에 남지만, 얼마 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찾아온 선녀에게 자신도 데려가 달라고 하는 결말. 그 뒷이야기로 맏아들이 선녀와 함께 하늘로 올라간 그 다음날, 한 떠돌이 나그네가 그 집을 찾아와 잠시 신세를 지려 했는데, 며칠을 기다려도 주인이 돌아오지 않자 마땅히 갈 곳도 없었던 그 나그네는 결국 그 집에 눌러 살았다.

또한 '일본 동화집'에 나온 버전에서는 선녀가 옷감을 짜고 나무꾼이 그 옷감을 팔러 나갔는데, 그 옷감의 질감이 매우 좋아서 그 지방의 다이묘가 거금을 주고 그 옷감을 산다. 그래서 부자가 된 나무꾼은 낡은 집을 헐고 새 집을 짓게 되었다. 이때 집안 세간을 꺼내면서 공교롭게도 감춰 두었던 선녀의 옷도 같이 꺼내게 되었고, 자신의 옷을 본 선녀가 그 옷을 입고 하늘로 돌아갔다.

또 다른 버전에서는 선녀가 나무꾼이 숨겨둔 날개옷을 찾아내서 하늘로 올라가기도 한다.

선녀가 아이에게 "아빠에게 예쁜 날개옷이 있으니 보여달라고 해봐라"라고 꼬드겨 날개옷을 숨긴 장소를 알아내고는 옷을 되찾아 하늘로 돌아가는 버전도 있다.[7]

어느 버전이건 결국 선녀가 아이를 데리고 나무꾼의 손에서 벗어나는 결말. 짤막한 동화책은 대개 여기서 끝난다.

한설야가 집필한 북한 버전인 금강선녀는 좀 특이한데, 선녀가 자발적으로 아무것도 성취할 것이 없는 지루한 천상을 버리고 사회주의 노동자로 개조되어 나무꾼 곁에 남는다. 나무꾼도 비범한데, 일본 혹은 미국을 상징한 것으로 추정되는 해적들을 쳐부순다(!). 나무꾼에게도 '척박한 함경도에서 쌀을 재배해내는 위대한 노동자였다'는 뒷설정이 붙는 등, 북한 정권의 정치적 의도가 반영된 각색.

2.3. 제2결말

가끔 여기서 더 이어진다. 좌절한 나무꾼이 다시 한 번 그 때의 그 사슴을 만나서, 사슴의 조언을 받고 선녀탕에 내려오는 두레박을 타고 하늘나라로 올라갔다. 나무꾼은 선녀, 아이들과 만나서 재회하여 다시 부부가 되었으며, 해피 엔딩일 경우 여기서 끝난다. 어느 부분에서는 중간에 옥황상제가 하늘나라로 들어오기 위해서는 임무를 다 수행해야 가능하다며 여러 개의 퀘스트를 내린다. 예를 들어 하늘나라에서 옥황상제가 쏜 화살 찾기, 하늘나라에서 옥황상제와 숨바꼭질하기 등 다양한 임무를 주었다. 이때 선녀가 나무꾼에게 살짝 귀띔을 해 줘서 나무꾼이 옥황상제의 임무들를 무사히 다 수행하고 하늘나라에서 살게 되었다.

다른 판본에서는 나무꾼이 하늘로 올라갔더니 옥황상제가 "3명의 손 가운데서 어떤 손이 선녀의 손인지 맞혀야 선녀와 만날 수 있다."고 하자 나무꾼은 그 중에서 가장 고운 손을 골랐는데, 알고 보니 집안일과 고된 노동으로 거칠어진 손이 진짜 선녀의 손이라 영영 선녀와 만날 수 없게 되었다는 슬픈 결말도 있다. 이때 나무꾼은 선녀의 헌신을 알아채고 선녀에게 잘해주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8]

또다른 판본들은 나무꾼이 모시고 온 어머니도 하늘나라에서 행복하게 살게 된다는 결말도 있고, 나무꾼이 선녀와 자녀들과 함께 다시 지상으로 내려와서 3대가 행복하게 살았다는 결말도 전해진다.

일본 버전 중에는 이런 것도 있다. 지상에서 온 나무꾼을 고깝게 여긴 선녀의 아버지가 나무꾼에게 여러 임무들을 내렸는데, 나무꾼이 선녀의 도움을 받아 계속 임무를 성공해 내자 선녀의 아버지는 나무꾼을 인정하는 척 하면서 마지막으로 커다란 박을 가르라는 임무를 주었다. 나무꾼이 박을 가르자 박에서 엄청난 양의 물이 쏟아져 나와 커다란 강을 이루면서 나무꾼과 선녀 사이를 갈라 놓았으며, 이 큰 강이 은하수, 나무꾼이 견우성, 선녀가 직녀성이라는 내용이다.

2.4. 제3결말

하늘나라로 갔던 나무꾼은 지상에 홀로 남겨둔 어머니[9]가 그리워서 하늘나라의 천마를 타고 땅으로 내려온다. 하지만 특정 조건을 만족하지 못하면 다시 하늘로 올라오지 못할 거라는 조건을 걸었다. 대체적으로 낙마하지 않거나 천마가 3번 울기 전까지는 무조건 하늘로 올라와야 한다는 식. 대부분의 동화책에서는 나무꾼에게 천마를 주는 사람이 선녀로 나오지만, 어떤 동화책에서는 선녀 대신에 옥황상제가 천마를 주기도 한다.

그러다가 지상에 내려왔을 때 실수로 떨어지는 바람에 다시는 하늘로 올라가지 못하게 된다. 주로 어머니가 아들이 아직 살아 있었다는 걸 알고 기뻐하며 오랜만에 재회한 아들에게 호박죽[10]이라도 먹고 가라고 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런데 뜨거운 죽을 그만 말의 등에다 흘리는 바람에 말이 날뛰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낙마하여 못 올라간다. 아니면 죽이 너무 뜨거워서 빨리 먹지 못하는 사이 천마가 2번 울자 조급해진 나무꾼이 급하게 먹다가 그만 천마의 등에 뜨거운 죽이 튀는 바람에 천마가 날뛰다가 나무꾼이 낙마한 사이에 3번째 운 천마만 홀로 하늘로 날아올라가버리는 전개로 끝난다. 심지어 여기에 한 술 더 떠서 나무꾼이 하늘로 어머니도 모셔가려고 지상에 내려왔는데, 천마에 어머니를 태우고 죽을 먹던 중 죽이 그만 천마의 등에 튀어서 나무꾼 본인은 맨땅에 떨어지고 어머니만 하늘로 올라갔다는 결말도 있다.

결국 두번 다시는 하늘로 못 올라가게 된 나무꾼은 혹시라도 사슴이 다시 찾아와서 또다른 도움을 줄까[11], 선녀들이 다시 내려와서 목욕할까, 천마가 돌아오지 않을까, 두레박이 다시 내려오지 않을까 내심 기다렸지만, 죄다 소용없는 짓들이었고, 그 뒤 나무꾼은 상사병에 걸려 늙은 어머니보다도 먼저 세상을 떠난 후[12] 하늘을 우러러 보며 울부짖는 수탉[13]으로 다시 태어난다거나,[14] 뻐꾸기[15][16]가 되었다는 설화 등이 존재한다. 그리고 나무꾼이 죽어서 수탉이나 뻐꾸기가 되지 않고 날마다 슬픔 속에서 살았다는 결말도 존재한다.

이 결말은 동아시아를 통틀어서 대한민국의 선녀와 나무꾼 설화에만 있는 내용이며, 대한민국 전통 문화의 속 깊은 모성애와 효도를 뚜렷하게 부각시키는 장면이자, 동시에 이건 나무꾼에 대해 인과응보라고 생각하는 결말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결론적으로 나무꾼은 선녀를 스토킹하다가 천벌을 받은 셈이다.

사회주의가 한창이던 1970년대 쯤에 연변 조선족 자치주 조선족 소학교에서 쓰였던 "조선어문" 독본에 실린 버전에서는 이러한 비극적인 결말을 삭제하고 나무꾼이 선녀에게 "자녀들과 함께 다시 인간 세상으로 돌아가자."라고 설득하고, 선녀가 그 설득을 곧바로 흔쾌히 받아들여 선녀와 나무꾼 일가족이 다시 인간 세상으로 내려와 3대가 행복하게 살게 된다는 해피 엔딩을 맞이하는 것으로 결말을 바꾸었다.

3. 해석

선녀와 나무꾼 설화의 특이점은, 주류 엔딩 중에는 절대로 해피 엔딩이 없다는 점이다.[17] 수많은 변형들이 구전되었지만, 전부 온전한 해피 엔딩은 없고 결국 영영 이별을 하거나, 지상에 노모를 두고 나무꾼만 승천하거나, 또는 재회에 성공하지만 다시 금기를 어겨서 이별하게 된다. 이는 기본적으로 나무꾼이 '날개옷을 주면 안 된다'는 금기를 어겼기 때문이다. 사실 나무꾼이 금기를 어길 수밖에 없는 숨겨진 이유는, 바로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는 '부랴트 신화'의 변형이기 때문이다.

몽골의 부랴트족은 백조를 시조로 하는 신화를 가지고 있다. 한 사냥꾼이 깃옷을 벗고 사람이 되어 목욕을 하는 백조를 만났고, 그 깃옷을 감추어 백조로 돌아가지 못하는 여자를 붙잡아 같이 살게 된다. 이후 여섯 아이가 태어났는데 여자가 술을 빚어 남편에게 주며 깃옷을 달라고 한다. 취한 남편이 깃옷을 내어주자, 아내는 순식간에 백조로 변해 다섯 아이를 데리고 훨훨 날아간다. 이 백조는 사실 천신의 딸이었으며, 여섯 아이 중에서 아내가 데려가지 못하고 남은 한 아이로부터 부랴트족의 족보가 시작되었단 이야기다. 이런 백조 처녀 유형의 전설은 유럽에 걸쳐서 몽골, 중국, 일본에까지 광범위하게 퍼져있다.

신화에서 금기의 위반이나 어떠한 희생은 새로운 탄생의 단초가 되는 이야기의 주요 뼈대이기 때문에, 수많은 전승을 거치면서도 이별이란 결말은 끝내 변하지 못한 것이다. 한편 백조를 기원으로 하는 집단이 한국에 흡수되건, 또는 애초부터 민담 형식으로 구전되어 넘어왔건 백조는 선녀로, 깃옷은 날개옷으로, 사냥꾼은 나무꾼으로 변했으며 무엇보다 백조, 즉 하늘의 여자는 시조의 위치를 잃고 나무꾼의 이야기로 변했다. #

과거 결혼 풍습이 납치혼이라는 것이 흔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3.1. 현대의 윤리적 관점

현대의 윤리적 관점에서는 맞지 않다. 선녀의 입장에서는 나무꾼이 선녀의 날개옷을 훔친 뒤 돌려주지 않고 결혼하자고 협박한 통에 할 수 없이 강제결혼을 했고, 결혼 이후에도 계속 이승을 떠나고 싶어하면서 날개옷을 찾았다. 남편도 선녀를 믿을 수 없어서 결혼 이후에도 날개옷을 계속 숨겼으며, 선녀가 날개옷을 찾자마자 자식들만 챙기고 나무꾼으로부터 도망치듯 버리고 떠났다. 선녀입장에서는 나무꾼이 성폭행범, 절도범, 납치범인 것이다.[18] 다만, 애초에 이야기 자체가 납치혼이 있던 시절부터 구전되어온 것인 만큼, 구전설화로서 문화사적 가치는 인정받고 있다.

성별이 반전된 이야기로는 스웨덴 민요에서 '헤르 만네리(Herr Mannelig)'가 있다. 인간 기사에게 반하여 결혼을 제안하고 요술을 부리며 찝적대던 여성 트롤이 있었다고 한다. 기사가 크리스천이라 악마나 괴물과는 상종하지 않는다고 용감히 거절해서 망정이지 만약 그녀의 요구를 들어줬다면 선녀와 나무꾼 꼴이 났을 것이다.

4. 유사한 이야기들

동양의 전설이나 설화가 대개 중국에 기원을 두듯, 본 동화 역시 중국 육조시대의 搜神記에서 첫등장한 이야기다.[19]

중국의 견우직녀 설화 중엔 견우가 나무꾼 포지션이 되고 직녀가 옷을 빼앗긴 선녀 포지션이 되어 이어지기도 하는데, 다른 동네의 선녀와 나무꾼 전승들보단 전개나 결말이 꽤 훈훈하다.

해당 전승에서는 견우가 사슴 말고 자기가 기르던 늙은 소의 도움으로 직녀와 이어지며, 둘은 정말로 사이좋은 부부가 된다. 그러나 천계에서는 선녀와 인간이 이어진 걸 못마땅히 여겨, 직녀만 천계로 데려가버린다.[20] 그러자 견우와 직녀가 이어지게 도와줬던 사슴 포지션의 늙은 소가 자기 가죽을 벗겨 쓰면 천계로 갈 수 있으리라 조언한 직후 쓰러져 죽었고, 견우는 가죽을 걸친 후 아이들과 함께 천계로 갔다. 천계에서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견우 가족은 서로를 볼 수 있었지만, 이들이 만날까봐 식겁한 서왕모는 야트막해서 건너볼만 했던 은하수를 갖다가 범람하게 만들어버린다. 이에 견우와 아이들은 처음엔 발만 동동 굴렀으나 이내 "물을 다 퍼날라서 강을 건널 수 있게 만들자!"라는 발상으로 셋이서 열심히 은하수를 퍼나르기 시작한다. 이에 서왕모도 감동해 견우 가족과 직녀를 재회하게 해주었다고 한다.[21]

다만 위와 비슷한 전승으로 직녀와 자매 설정인 다른 선녀와 나무꾼 포지션의 우공이 등장하는 전승도 있는데, 여기서도 우공이 옷을 훔치고 선녀와 결혼하나 서로 진심으로 사랑하는 부부 사이가 된다는 것까진 동일하나, 천계에서 선녀를 데려가버린 이후 우공은 지상에 영영 남게 된다는 차이점이 있다.

현대의 패러디로는 날개옷을 훔쳤는데 선녀가 그냥 하늘로 날아올라갔다는 결말, 날개옷을 훔친 나무꾼이 직접 날개옷을 입고 난 다음에 새로운 세계에 빠졌다는 결말, 알고 보니 선녀가 사슴과 짜고 나무꾼과 연결되려고 한 연극이라는 결말, 훔친 옷이 선녀의 옷이 아니라 산신령의 옷이었다는 결말도 있다. 물론 전부 개그성 창작.

이렇게 옷 같은 것을 몰래 숨겨서 못 돌아가는 여자를 아내로 맞이했다는 이야기는 외국에도 많이 있었다. 영국의 멜뤼진, 북유럽의 경우에는 발키리의 전설 중에 백조로 변하는 옷이 있는데 이걸 빼앗아서 결혼했다는 이야기가 있고, 물개로 변하는 가죽옷을 훔치면 못 돌아가는 셀키라는 정령의 이야기도 있다.[22] 중동 쪽의 아라비안 나이트에도 비슷한 일화가 있다 하는 것을 보면 의외로 널리 퍼진 이야기. 중국에 신데렐라와 똑같은 전개의 설화가 있다는 것과 함께 동서양의 문학 교류가 있었다는 근거로 제시되는 이야기이지만, 집단 무의식의 일종으로도 여겨진다.


오키나와에도 흡사한 이야기가 전해진다.(오키나와현 긴노완시 마시키)
우쿠마 우후야(奥間大親)는 농사를 짓던 가난한 청년이었다. 어느날 일을 마치고 숲의 개울에서 손발을 씻으려고 하였는데 아름다운 여인이 몸을 씻는 모습을 보았다.
'성에서 온 여자라면 반드시 같이 데려온 수행원이 있을 텐데 보이지 않네. 혼자 왔다면 아마 천녀(天女)일 것이다. 요즘 천녀가 내려오기도 한다고 들었으니.'
이렇게 생각한 우쿠마 우후야는 나무 그늘에 숨어 몰래 지켜보다가 날개옷을 발견하였고, 풀숲에 숨겼다. 옷을 잃은 천녀는 결국 우쿠마 우후야와 함께 지내게 되었다. 우쿠마 우후야는 아내가 날개옷을 찾지 못하도록 다락창고 깊숙한 곳에 숨겼다.
10여 년이 흐르고, 두 사람 사이에서는 아들 하나와 딸 하나가 생겼다. 어느 날 자식들이 "엄마의 날개옷은 다락창고에 있어요."라고 하는 걸 듣고, 천녀는 남편이 집을 비웠을 때 날개옷을 찾아내어 하늘로 올라갔다. 이 천녀의 아들이 중산(中山)의 위대한 왕인 삿토왕(察度王)[23]이다.
ー<중산세보>(中山世譜) 中
오키나와 외에도 일본에서는 시가현 나가하마시의 요고호(오미국 풍토기中), 교토부 교탄고시 미네야마정(단고국 풍토기中), 시즈오카현 시즈오카시 시미즈구의 미호노마츠바라, 치바현 사쿠라시, 치바현 치바시의 날개옷 소나무, 돗토리 토하쿠군 유리하마정의 날개옷 바위, 오사카부 카타노시 아마노가와 유역, 오사카부 다카이시시에 전승이 남아있으며 결말 부분에서 크게 승천형과 난제제시형으로 나뉜다.

만주족의 만주 시조 신화도 선녀와 나무꾼과 비슷한 이야기 구도가 펼쳐진다.

선녀가 날개옷이 없으면 올라갈 수 없다는 설정의 또 다른 설화도 있는데, 어느 효자가 병에 걸린 어머니를 낫게 하려고 기도하자 산신령이 나타나 "어느 날에 어느 곳으로 가면 병을 낫게 할 수 있을 거다"라는 계시를 받는다. 그 날에 그 장소에 가보니 처음 보는 아름다운 옷이 나뭇가지에 걸려 있었고, 그 옷의 주인을 찾아 주변을 서성이다 날개옷이 없어 못 올라가는 선녀를 도와주게 된다. 훗날 그 선녀는 선계의 복숭아를 줘서 어머니의 병을 고쳐줬다는 훈훈한 결말로 끝난다. 이 경우는 오히려 날개옷을 선녀에게 돌려줘서 도움을 받는 케이스.

이 결말이 더 이어져 효자가 남은 복숭아의 씨앗을 심어서 키웠더니 나무가 자라고 열매가 맺혔다. 열매를 먹어보니 선계의 복숭아에 있던 치유의 힘은 사라졌어도 맛은 엄청 좋았다. 그 뒤 이 복숭아를 이웃들과 나누고, 일부는 팔아 돈을 많이 벌어서 어머니를 보다 편한 환경에서 모시게 되었고, 후에 자신만큼 착하고 성실한데다가 예쁜 여성[24]과 결혼하는 등으로 잘 살게 되었다고도 한다. 좀 더 이어지면 그 뒤 욕심 많은 이웃집 나무꾼이 이를 흉내내려다 본 문서의 주인공 나무꾼의 이야기가 떠올라서 같은 방식의 결혼 시도로 마음을 바꿨다가 오히려 선녀를 희롱한 죄로 천벌까지 받았다는 결말로 끝난다.[25]

노의 하고로모(羽衣)라는 공연의 줄거리의 경우, 날개옷을 발견한 어부가 가져가려 하자 천녀가 나타나 자기 옷을 돌려달라고 요청한다. 이에 어부는 천상의 물건이라면 나라의 보물로 지상에 둬야 한다며 돌려주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천상에 돌아갈 수 없단 걸 한탄하는 천녀를 보고 죄책감을 느끼게 되어 옷을 돌려주는 대가로 천상의 춤을 보여달라고 요청한다. 날개옷이 있어야 보여줄 수 있다는 천녀의 말에 어부는 거짓말이라며 의심하는데 천녀는 그러한 의심은 인간계의 것이며 하늘에는 거짓이 없다고 한다. 부끄럽게 생각한 어부는 날개옷을 천녀에게 돌려주고 천녀는 약속대로 춤을 보여주며 자신의 신분을 밝힌다. 또한 자신의 춤이 후세에 유명한 춤이 될 것이라 예언하고 자기 주변 경치가 천상과 비슷하다며 찬양하고는 나라의 번영을 기원하며 나라 곳곳에 여러 보물들을 내리고 사라진다는 내용.

외계인, UFO 연구자들 중에는 설화 속의 선녀 목격담과 외계인, UFO 목격담의 유사성을 주장하기도 하는데, 선녀를 외계인, 두레박이나 천마를 UFO로 치환시키면 어느 정도 그럴듯해 보인다.

5. 매체에서

하늘과 땅 사이에 꽃비가 내리던 날
어느 골짜기 숲을 지나서 단둘이 처음 만났죠.
하늘의 뜻이었기에 서로를 이해하면서
행복이라는 봇짐을 메고 눈부신 사랑을 했죠.

그러던 그 어느날 선녀가 떠나갔어요.
하늘 높이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저 멀리 떠나갔어요.
"선녀를 찾아 주세요." 나무꾼의 그 얘기가
사랑을 잃은 이내 가슴에 아련히 젖어 오네요. ||

6. 기타


[1] 다만 학술적으로 볼 때는 '나무꾼과 선녀'라는 쪽이 더 맞다고 한다. 이야기의 구조상 나무꾼 설화가 먼저이고, 이후 선녀 설화가 덧붙여졌기 때문.[2] 사슴 대신 노루가 나오는 버전도 있고, 사슴이나 노루의 정체가 산신령님이었다는 버전도 있다.[3] 여기까지의 부분은 삭제된 판본도 많으며, 보통 삭제된 판본에서는 나무꾼이 우연히 선녀탕과 선녀를 발견하고, 즉석에서 꾀를 생각해내 옷을 훔치는 전개로 이루어진다.[4] 중국에서는 나무꾼이 날개옷을 훔치다가 들키는 바람에 당황한 선녀들이 허둥지둥 옷을 입고 날아갔다는 내용의 버전도 있다.[5]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거문고자리의 알파성 베가와 그 주변의 두 별을 각각 선녀와 아이들에 대응시키는 해석도 있다.[6] 다른 나라 버전은 선녀가 혼자만 올라가는 스토리가 많다.[7] 중국에 비슷한 버전이 있는데, 차이점은 아이가 날개옷을 찾은 뒤 구경하다가 이를 보던 선녀가 입는다는 것이다.[8] 간혹 손에서 끝나지 않고 눈을 보여 주고 맞추게 하는 등 기회를 더 주곤 하나 나무꾼은 끝내 눈치를 채지 못한다.[9] 더군다나 나무꾼은 어머니에게 사전에 말도 안 하고 하늘로 올라간 상태여서 어머니는 아들이 살았는지 죽었는지 생사도 모르는 상태였다.[10] 이야기에 따라 음식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다.[11] 어떤 동화책은 사슴도 자취를 감췄다는 언급이 있다.[12] 판본에 따라서 어머니도 얼마 안 가 숨지고 이어 홀로 살던 아들도 얼마 후 사망하는 것으로 순서가 바뀌는 경우도 있다.[13] 알다시피 닭은 날지 못하는 대표적인 새로, 하늘에 있는 선녀와 자식들을 그리워하며 선녀는 물론 아이들에게도 영영 다가갈 수 없게 된 나무꾼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일부 버전에서는 아직 살아 있는 나무꾼의 어머니가 집 옥상에서 허구한 날 우는 수탉을 보고 이 수탉이 먼저 숨진 본인의 아들이라는 것을 모른 채 웬 닭이 허구헌날 옥상에서 저렇게 서글피 우냐고 의아해하는 것으로 끝내는 것도 삽입하였다.[14] 어떤 책에서는 말미의 나무꾼의 죽음 내용은 생략한 채 '그만 수탉으로 변해 버렸고, 수탉이 된 그의 "꼬끼오" 울음소리가 "꼭 갈게요! 꼭이요, 꼭꼭!" 이라는 뜻이다'라는 좀 개그스런(?) 엔딩으로 마치기도 하였다.[15] 3가지 민간설화 중 하나다.[16] 어머니가 먹고 가라고 준 박국 때문에 하늘로 못 올라가게 되어 시름시름 앓다가 "그놈의 박국! 박국!" 하면서 세상을 떠난 나무꾼의 혼이 뻐꾸기가 되어 뻐꾸기가 되었다는 버전도 존재.[17] 물론 전술했듯이 제 2 결말 문단에 서술된 일부 판본들처럼 완전한 해피엔딩 케이스도 있기는 하나, 이건 어디까지나 일부 판본뿐이고 보편적인 결말은 아예 배드엔딩이거나 혹은 해피엔딩이어도 어머니와 헤어지는 등 모두가 행복해지는 결말은 없다.[18] 나무꾼과의 아이들을 버리지 않은 대인배적인 모습도 보여준다.[19] 다만 아메리카 인디언(쇼니족)에게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는 걸로 미뤄 최소 인디언들이 미국 대륙으로 건너간 1만 3천 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이야기라고 추정하는 의견도 있으나,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우연히도 비슷한 설화가 나올 수도 있는 일이기에 확실한 것은 아니다.[20] 다른 전승들에선 날개옷을 찾은 선녀가 뒤도 안 돌아보고 스스로 떠나는 것과 대조적.[21] 어떤 전승에선 1년에 단 1번, 그러니까 7월 7일만 가능하다고 되어있다.[22] 다만 셀키의 경우, 여자 셀키들이 남자 셀키들이 하도 못생겨서 일부러 인간에게 뺏긴다고도 한다. 반면 남자 셀키들은 얼굴은 못생겼지만 성격이 매우 좋고 친절하다고 한다. 이 설화를 모티브로 삼은 작품이 바다의 노래.[23] 류큐 왕국의 전신격인 중산국의 개국군주. 단 얼마 못가 찬탈당해서 쇼씨 왕조완 연관이 없는 사람이다.[24] 간혹 이 여성이 그 도와준 선녀라는 버전도 있다.[25] 보통 천벌은 나무꾼이 그 자리에서 바위가 되고, 나무꾼이 만진 천도복숭아는 개복숭아로 변하게 된다.[26] 박일서(기타)와 김창남(건반)으로 이루어진 남성 듀오로, 대표곡은 달빛 창가에서(1986년)과 텔레파시(1988년)등이 있다. 1989년에 3집을 낸후 1990년에 김창남이 탈퇴 후 <김창남과 도시로> 라는 밴드를 결성해서 활동하다가 1994년에 솔로로 나서게 된다.[27] 1957년 10월 18일 ~ 2005년 6월 27일. 서울예술대학 연극과 출신으로 1986년 도시 아이들의 기타 포지션을 맡았으며 1987년 MBC 10대 가수 가요제의 10대 가수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1989년의 3집 이후 도시 아이들을 탈퇴, 1992년에 4인조 밴드인 김창남과 도시로를 결성하여 활동하다가 1994년 8월에 솔로로 재데뷔하여 미련, 불새2를 남겼다. 간경화로부터 시작된 간암으로 2005년에 사망했다.[28] 이건우 작사, 김창남 작곡. 참고로 이 곡은 도시 아이들이 1989년 7월에 발표한 3집 앨범인 CITY DANCE에 수록된 동명의 곡을 1994년에 솔로로 나선 김창남이 자신의 스타일로 편곡하였다. 하지만 그 이전인 1992년에 조직한 김창남과 도시로에서 이 곡을 재편곡해서 수록하기도 하였다. 그래서 도시 아이들 버전과 김창남과 도시로 버전, 김창남 솔로 버전 3가지가 존재한다.[29] 사슴도 루돌프였다.[30] 나무꾼이라고 나오지 않고 어느 사내라고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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