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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4-17 14:37:38

니트로글리세린

1. 개요2. 합성 및 안전3. 특징
3.1. 폭약3.2. 의약품
4. 매체

1. 개요

분자식 C3H5(NO3)3.분자량 227.09, 비중 1.596(15℃), 녹는점은 13.2∼13.5℃, 불안정형의 녹는점은 1.9~2.2℃의 화합물로 나이트로글리세린, 트라이나이트로글리세린, 1,2,3-트라이나이트록시프로페인, 간혹 줄여서 니트로라고도 불리지만 니트로글리세린이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고 알아듣기도 쉬운 단어다.

흔히 알프레드 노벨이 니트로글리세린을 합성했다고 알고 있는 사람도 있지만, 노벨은 그런 니트로글리세린을 이용한 다이너마이트 개발을 비롯해서 많은 화학적 개발과 연구로 유명한 것이고 실제로 첫 합성자는 이탈리아의 화학자인 아스카니오 소브레로(1847년)이다.

2. 합성 및 안전

여느 유기 니트로화합물이 그렇듯 제조에는 질산황산이 들어간다. 일반적으로는 63-70% 진한 질산과 발연황산을 섞어 혼합산을 만든 후 가능한 한 -15도 이하의 냉매로 냉각한 이중벽반응조 등 냉각 대책을 강구한 반응기에서 빠르게 교반하면서 글리세린을 매우 천천히 넣어서 합성한다. 발열반응이 일어나기 때문에 냉각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얼음물 정도가 아니라 가능한 한 드라이아이스-이소프로필알코올(IPA) 혼합 냉매 또는 액체질소-이소프로필알코올(IPA) 혼합냉매 등을 사용해야 한다.[1]

합성기작을 대략적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 H2SO4 + HNO3 ⇄ HSO4- + [H2O-NO2]+
(2) [H2O-NO2]+ → H2O + [NO2]+
(3) CH2OH-CH(OH)-CH2OH + 3 [NO2]+ + 3 H2O → CH2ONO2-CH(ONO2)-CH2ONO2 + 3 H3O+

먼저 황산과 질산이 혼합되면 질산의 전자가 황산으로 이동하여 질산 분자를 물과 니트로기가 연결된 [H2O-NO2]+이 만들어지고, [H2O-NO2]+은 너무 불안정해서 물과 니트로늄 양이온([NO2]+)으로 분해된다. 그 니트로늄 양이온들이 글리세린의 히드록시기들을 자르고 들어가면서 본 항목에서 설명하는 최종 산물인 (트리)니트로글리세린이 생성된다.

여담이지만 유튜브에 검색해보면 여러가지 합성 영상들이 나오는데, 매우 위험하다. TNT나 피라냐솔루션 등 각종 위험물을 만드는 영상들도 마찬가지다.[2] 직접 해보지 말고 그냥 보는 것만으로 만족하라는 의도로 올린 영상으로 봐야한다. 영상 대부분은 강산을 다루면서 보호용 장갑도 없이 맨손으로 실험을 한다든지,[3] 대충 봐도 배경이 뒷마당, 부엌, 세면대 같은 곳이고, 진한 질산을 사용한 실험을 하는데 후드와 같은 환기대책조차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등 매우 위험한 환경에서 실험하는 것이 많다. 반응물인 진한 질산과 진한 황산은 특유의 성질들이 있기 때문에 그냥 단순한 강산 이상으로 위험한 것들이다. 합성된 것이 제대로 된 니트로글리세린이라는 보장도 없다. 거기다 가정에서 대충 합성한 니트로글리세린은 정제가 전혀 안 되어 있기 때문에 순수한 물질보다 더 위험하다. 분리되지 않은 불순물과 니트로글리세린의 상계면 등이 전체를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만드는 것 자체는 고등학교 화학을 제대로 공부한 사람 정도라면 제조할 수 있다고 치더라도, 화학/화공 대학원에서 화학합성을 전공하기 전에는 목숨을 보장할 수 없다. 안전하게 만들 수 있다 하더라도, 이런 위험한 물질을 연구원 같은 사람이 연구주제와 관련 없고 책임자의 허가도 받지 않았으면서 자기 임의로 이 폭발물을 만든다면, 만들었다는 사실만으로 퇴학, 해고, 면직 등 심각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3. 특징

3.1. 폭약

Nitroglycerin
propane-1\
C3H5(NO3)3
분류 2종 폭발물 상온 상태 무색 액체
분자량 227.085 g/mol 밀도 1.596 g/cm3
인화점 145.7±25.2 °C 폭속 7.7 km/s
위력계수 1.5 산소 평형 +3.52%
CAS: 55-63-0
{{{#!folding [전문 정보 펼치기·접기] F of F 30 F of I 0.08
Qv 6228.46 kJ/kg V 739.80 dm3/kg
Ea 176 kJ/mol A 1019
}}} ||




니트로글리세린 폭발실험. 1분부터는 니트로글리세린보다 더 민감한 요오드화질소(NI3)[4] 폭발실험이다. 동영상을 보면 알다시피 깃털만 살짝 닿아도 터진다.(1분 47초) 동영상 자막을 보면 숨결만 닿아도 터진다고 나와있는데 이는 골드러시 시절부터 유명한 이야기. 위키피디아에 의하면 알파선방사선으로도 폭파시킬 수 있다고 한다. 여담으로 제조 자체는 상당히 쉽고 재료도 초등학교 실험실 레벨로도 충분히 구하기 쉬운지라 소량 정도라면 과학 관련 동아리나 행사에서 흥미를 유발시키기 위해 만들어서 보여주고는 한다. 과정 자체가 암모니아수를 요오드에 부어서 반응시킨 뒤 걸러내서 건조시키는 것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전문적인 지식이 없다면 아주 약간의 실수로도 중상을 입을 수 있으니 절대로 따라하지 말아야 한다. 당장 이 물질을 최초로 합성한 소브레로도 이게 뭘까 하며 중탕으로 열을 가했다가 폭발하는 바람에 크게 다쳤다.[5]

니트로글리세린이 최초로 등장한 당시에는 기존의 화약에 비해 매우 우수한 폭발력을 가지고 있어서 산업현장에서 수요가 많았으나 그 불안정성으로 인해 조금만 잘못 다루어도 폭발사고로 이어져 인명피해가 많았다. 이러한 인명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자 안정화 필요성이 생겼고 그렇게 다이너마이트가 등장했다. 당장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알프레드 노벨의 동생 에밀 노벨도 공장에서 일어난 니트로글리세린 폭발 사고로 사망했다.[6]

니트로글리세린의 불안정성은 다음과 같다.
물론 니트로글리세린을 원재료로 사용하는 폭발물과 화약은 다이너마이트 이후로도 여러가지 개발되었으며 때문에 지금도 산업용으로 니트로글리세린이 대량생산되고 있다. 그러나 폭발성이 매우 강해서 액체 상태로는 공장 출하부터 금지된다. 규조토 등에 흡수시켜 운반해야 한다.[7] 단, 이 경우에도 철도를 이용한 운반은 금지된다. 화기는 물론이고 정전기, 충격에도 폭발하며 진동에도 폭발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소홀히 다뤄서 재앙이 벌어진 대표적인 사건으로는 이리역 폭발 사고가 있다.

3.2. 의약품

이렇게 불안정하고 위험한 시한폭탄이지만 의외로 의약품으로 많이 쓰이는 물질이다. 혈관을 확장시키는 효능이 있기 때문에 잘 쓰면 암과 더불어 현대인의 사망 이유 중 톱을 다투는 심장병에 아주 좋다.[8] 발견 경위는 산업재해 때문이었는데, 노벨 화약공장에 다니던 협심증을 앓는 근로자가 회사에선 멀쩡한데, 집에 오면 협심증이 재발하는 걸 조사하다가 밝혀지게 되었다. 좀 아이러니 한게, 다이너마이트 연구 중 기화된 니트로글리세린 흡입으로 인한 두통에 시달렸던 알프레드 노벨은 말년에 협심증으로 인해 이 약을 복용했다.

혈관 확장과 함께 심장에 걸린 과부하를 낮춰주는 효능이 발견된 후 협심증 환자한테 처방하는 약으로 개발되었다. 특이하게 밑에서 녹여서 흡수시키는 설하정 형태와 피부에 붙이는 패치형으로 출하된다. 협심증 환자들은 갑자기 증상이 왔을 때 응급대책으로 니트로글리세린 정제를 투약했다. 일반적인 내복약 형태로 하면 위장에서 소화되어 효과가 없어지니 삼키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글리세롤 계열이라 그런지, 의외로 달콤한 맛이 나고, 산성 물질을 먹는 듯한 톡 쏘는 느낌이 있다. 의외로 심장병 치료뿐만이 아닌 치질 치료용으로도 쓰는데, 이때는 환부에 바르는 연고 형태로 나온다.

물론 전문의약품이므로 의사의 처방 없이는 구입할 수 없으며, 부작용으로 심한 두통이 수반된다는 보고가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이는 니트로글리세린이 특정 혈관에만 작용하는 것이 아닌지라 혈액이 순환함에 따라 체내 혈관 전체에 확장이 일어나게 되기 때문이다. 머리쪽 혈관도 예외는 아닌지라 두통이 따라온다.

이렇게 니트로글리세린이 으로 사용될 수 있는 이유는 니트로글리세린이 직접 몸 안에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혈관 내에서 일산화 질소[9]로 분해되기 때문인데, 이 일산화질소가 혈관을 확장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단 혈압을 낮추는 목적으로는 쓸 수 없는데 이는 작용시간이 짧고 확장 후에 역으로 수축을 초래하며 심장의 박동을 빠르게 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

일반적으로 협심증 환자가 흉통을 느낄 때 혀 밑에 녹여서 사용하며, 5분 간격으로 3회까지 사용 후, 그 후에도 심장 통증이 계속된다면 응급실에 가야 한다고 적혀있다. 하지만 늦기 전에 2개 사용했을 때 바로 가까운 큰 병원을 가는 게 낫다.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기 때문이다. 개인의 경과에 따라 하나를 쓰더라도 병원에 가는 게 안전하다. 심장 통증에 대한 경험이 있다는 이유로 이 약을 먹고 일을 넘기려 하면 매우 위험하다. 이 약은 치료제가 아닌 일시적인 증상 조절제기 때문이다. 달리 말해 위급한 환자의 경우 병원까지 도착할 때까지의 시간을 벌어줄 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직사광선에 변질이 되기 쉬우며, 혀 밑에 녹일 때 찌릿한 느낌이 있어야 변질되지 않은 것이다.

이렇게 니트로글리세린이 의약품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니트로글리세린 패치에 제세동기로 충격을 가하면 폭발한다는 도시전설이 있었다. 이 도시전설은 Mythbusters에서 검증한 바 있으며, 다행스럽게도 거짓으로 판명났다.

한국에는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손아귀 힘이 셌지만 문맹이어서 '어린이가 열 수 없는 안전 뚜껑. 눌러서 돌려야 열립니다.[10]' 라고 써 있는 니트로글리세린 약병의 문구를 읽지 못해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회상하는 글이 실린 적 있다. 이는 1976년 5월 리더스 다이제스트에 실렸던 글이기도 하다. 1970년대 오천석의 외국 번역 수필집 사랑은 아름다워라에 '아버지의 손'이라는 제목으로 이것의 한국어 번역판이 실려 한국에서도 이게 알려져서인지 1987년쯤에 소년중앙이현세가 연재한 단편만화에서도 당시 큰 돈인 8만원[11]이나 주고 약을 사오는데, 극중 엄마 병에 효과가 있음에도 영어로 된 약병 설명글을 알 리가 없어 눌러서 돌리는 뚜껑을 못 열고 엄마는 홀로 아퍼하며 병을 던지고 몽둥이로 치며 약병을 열려다가 그만 죽고 마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나중에 사람들이 발견할 때 이미 식은 시체였고, 약만 먹으면 충분히 살 수 있었는데....안타까워하며 나중에 방송국에서 온 딸아이는 엄마 시체를 부여안고 미치도록 통곡한다. 한글로 적지 않아 문제라고 할 수도 없는데 엄마는 까막눈이라서 한글도 못 읽었다. 게다가 원래 먹던 약이 있었고 그거라도 있었다면 살 수도 있었는데, 하필 비싸고 좋은 약이 생겼다고 그건 갖다 버려서... 딸아이는 차라리 방송 안타고 연기자가 안 되었으면 가난하게나마 엄마는 계속 살 수 있었다 통곡하고, 주인공이었던 까치(역시 고물상에 편모 슬하지만 그래도 아버지가 남겨준 트럭이 있어 고물수급은 용이했었다.)는 쓴 눈물을 흘리는 내용이었다. 대학교 교양영어 교과서에는 원어로 실렸다.

이런 일이 있다보니 요새는 글 대신 그림 표기를 선호한다. 사실 안 가르쳐주면 문맹이 아니라도 이공계가 아니면 '안전 뚜껑' 표시만 보고는 뭐가 안전한 지 알 도리가 없다. 약병에 적어 놓은 설명글은 글씨가 자잘해서 1~2mm짜리가 흔하기도 하고. 2010년대에 들어와 약병은 물론이고 건강기능식품 병뚜껑까지 안전 뚜껑으로 바뀌는 추세인데 이거 여는 법을 몰라 매번 자기 식대로 여는 이들이 꽤 있다.

4. 매체

영화드라마 만화같은 경우에도 등장하며 특히 폭력이 난무하는 액션과 범죄 그리고 미스테리 작품에서 항상 단골로 등장하고 실제로도 테러 범죄에서도 자주 쓰이며 테러리스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대표적인 액체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위의 특성을 보다시피 다루기도 힘들고, 폭발력이 더 뛰어난 다른 폭약도 많기 때문에 아무리 악당이라도 이걸 쓰는 건 현실성이 좀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골드 러시 시대가 배경이라 이게 제일 좋은 폭약이었다면 모를까... 다만 오히려 이 다루기 힘들고 위험하다는 특징을 이용해 인질 협박용으로 쓰거나 하는 제법 그럴듯한 경우도 있긴 하다.[12]


[1] 얼음물과는 열분산능력 등 냉각능력이 차원이 다르다. 당연한 얘긴데, 순수 얼음물의 온도는 제아무리 낮아 봐야 0°C 아래로는 떨어지지 못한다.[2] 다만 폭발물을 제작하려고 해도 한국에선 무자격자가 질산을 구하는 게 불가능하므로 의미가 없다. 무자격자가 제한없이 구할 수 있는 폭발물, 폭발물 원료는 흑색화약이 유일하다고 봐도 된다.[3] 여담으로 질산을 다룰 때는 니트릴 재질의 보호 장갑을 사용하면 위험하다. 니트릴이 질산과 반응해 불이 난다.[4] 아이오딘화질소라고도 함[5] 중학교에서 신는 하얀 실내화로 말린 요오드화질소를 밟아서 터트리면, 밑창이 살짝 눌어붙을 정도다.[6] 첨언하자면 에밀은 폭발한 공장의 간부로 일하고 있었다. 당연히 니트로 글리세린의 위험성과 취급 방법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이런 사고가 터진 것이다.[7] 과거엔 냉동상태로도 운송되었지만 해동과정에서 사고가 많이 발생해서 현재에는 쓰이지 않는다.[8]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질환 자체를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일시적인 '증상 조절'에 가깝다. 니트로글리세린이 협심증의 원인인 좁아지고 손상된 심혈관 자체를 정상으로 돌려놓지는 못한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임시방편이긴 하지만, 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 증상으로 인해 급사에 이를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응급처치로 자주 쓰이는 것이다.[9] NO. 체내에서 신호전달물질로 작용하는데, 이를 연구한 사람은 1998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10] 반대로 뚜껑을 꽉 쥐고 조금 세게 당겨서 돌려도 열린다. 뚜껑 쪽의 나사산이 움직이도록 되어 있는데 그걸 고정시키고 열면 열리기 때문이다.[11] 1980년대 중순 대졸자 취업이 30만원 정도였으니 지금 값어치론 6~70만원 정도. 게다가 원래 집이 찢어지게 가난해 고물을 주워 팔던 딸아이가 어쩌다 소녀가장으로 방송을 타고 이어 아역 연기자로 대박 거두면서 돈을 벌어 사준 약이었다.[12] 물론 또 진지하게 따지자면, 아무리 그래도 보관 자체도 힘든 니트로글리세린을 쓰느니 차라리 다른 폭발물을 쓴 다음 터지기 쉽게 만들어놓는 편이 더 편리할 것이다.[13] 적은 양을 튕겨서 폭발할때 의자가 쓰러지며 트럭에 싣고 최대한 천천히 운행하지만 배어나온 니트로글리세린이 트럭 적재함 모서리를 통해 몇 방울 떨어지자 현가장치가 박살난다.[14] 실제 니트로가 아닌 색깔만 비슷한 가짜였다.[15] 니트로글리세린처럼 민감도가 높아 잘못 취급하는 순간 터져 버린다. 작중 토리코가 생으로 꿀꺽 집어 삼켰다가 몸 안에서 폭발한다.[16] 다만, 후일 2(일본어로 니)+트로(트롤)이라서 그렇게 불렀다는 언급도 나온다. 아마도 이게 진짜일 듯하다.[17] 아니 애초에 강제로 극심한 두통을 유발하면 그게 테스트 일까 싶기도 하다. 드라마를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일반적인 사람이 그렇게 심하게 두통이 올리 없고, 강제로 두통을 유발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