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2. 특징3. 작중 행적
3.1. 본편
4. 능력5. 소지품6. 인간관계7. 평가8. 작가 블로그에서 공개된 설정9. 기타3.1.1. 4권 두 번째 이야기 <칠석야의 연인>3.1.2. 6권 다섯 번째 이야기 <달이 없는 숲>3.1.3. 7권 첫 번째 이야기 <사몽의 궁전>3.1.4. 7권 두 번째 이야기 <도깨비의 왕>3.1.5. 7권 세 번째 이야기 <신룡맞이>3.1.6. 7권 네 번째 이야기 <천명(天命)>3.1.7. 7권 여섯 번째 이야기 <하늘에서 온 여우>
3.2. 외전3.2.1. 1부 두 번째 이야기 <맹동각시>3.2.2. 1부 세 번째 이야기 <나례놀이>3.2.3. 1부 네 번째 이야기 <맞거울 괴담>3.2.4. 1부 여섯 번째 이야기 <악몽병동>
3.3. 특별단편3.3.1. 어느 날의 이야기 <몽유(夢遊)>
3.4. 진혼기1. 개요
小柳반월당의 기묘한 이야기의 등장인물. 천호 백란의 신라 시절 소꿉친구이자 주인공인 유단의 전생. 어릴 때 백란과 만났는데 어릴 적에는 백란이 자주 괴롭혀서 매우 싫어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친해져서 늘 붙어다니는 절친이 된다. 친해진 뒤에는 도깨비들이 백란의 장난에 분노할 때도 란아는 그냥 장난치는 거라 감싸줄 정도.
소류라는 이름은 본명이 아니라 백란이 붙인 애칭으로, 중국의 애칭으로 샤오(小)를 이름에 넣어 부르듯이 그의 이름인 류(柳)에다 소(小)를 애칭으로 붙인 것이다. 버드나무는 귀신을 쫓는 신목(神木)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정작 본인의 정체를 생각한다면 아이러니한 부분. 왕버들과 관련된 해석도 있는데,[1] 왕버들은 물가와 습한 곳을 선호해 왕버들 고목은 대부분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는데, 이렇게 생긴 구멍과 관련하여 도깨비 이야기가 있으며[2] 한자 이름도 귀신이 사는 버들이란 뜻으로 귀류鬼柳 또는 개울 옆에 잘 자란다고 하여 하류河柳라 부른다.
소류는 백란과 친해진 뒤에는 애칭으로 아이(兒)를 붙여 란아(蘭兒)라 불렀다.
존재 자체가 반월당의 기묘한 이야기의 중요 스포일러이다.
2. 특징
소류의 정체는 다름 아닌 삼국유사에 나오는 전설로 유명한 비형랑(鼻荊郞)이다. 백란의 정체도 다름 아닌 길달. 정확히는 둘 다 본인들의 이명이다.
서기 582년 전후[3]~598년 전후[4]로 추정.
'삼왕자'는 문자 그대로 셋째 왕자라는 뜻인데, 1왕자와 2왕자가 누군지는 불명. 진평왕은 원전에서 아들이 없어 딸인 선덕여왕과 조카인 진덕여왕, 외손자인 (천명공주의 아들) 태종 무열왕이 왕위를 이어받았으므로 1왕자와 2왕자도 진평왕의 아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독자들은 정황상 김춘추의 아버지인 김용수가 위의 왕자라고 추정하는데, 원전의 비형랑 설화는 김용수와 주로 동일시되지만 소류는 김용수와 동일인물일 가능성이 없으므로 본작의 김용수는 소류의 형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5]
작가 Q&A에 따르면 소류의 본명은 김소류도 김비형도 김유단도 아니고 따로 설정되어 있으며 외전에서 풀릴 예정이었다고 하는데, 외전 1부에서는 나오지 않았다. 전근대 시절에는 휘 말고도 아명, 자, 아호 등의 여러 이름이 있었고 왕족 등 상류층 사람들에게는 봉호나 시호 등이 붙는 경우도 있었음을 생각해 보면 (단 시호는 사후에 지어진다) 소류는 애초부터 여러 이름을 가지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단 진지왕의 아들인 만큼 환생인 유단이 유(柳)씨인 것과 달리 신라계 소(蘇)/김(金)씨임은 확실하다.[6]
세계관이 다르기는 하지만 통일신라를 배경으로 한 진혼기에서 '비형랑'의 이름이 언급되는 것으로 보아 세간에서는 주로 삼국유사에 기록된 이름인 비형랑으로 불렸던 것으로 보인다. 독자들 사이에서는 소류가 나이가 많지 않았던 점과 랑(郞)이라는 호칭, 화랑도에서 비형랑이 귀신을 부렸다는 일화가 당연시되었다는 점을 들어 해당 진혼기의 비형랑은 화랑이라는 추측이 많고,[7] 반월당 세계의 소류도 화랑이 아니었냐는 추측이 있다.
당시 신라 왕실에서 소류는 존재 자체가 왕실의 치부이자 괴물이라서 진평왕이 소류의 힘에 눈독을 들여 자기 딸과 나이가 비슷한[8] 사촌동생을 거두기는 했지만 백란이 왕궁 사람들이 소류를 너무 박대한다고 깐 것과 외전 1부에서 소류가 비정한 왕궁에서 백란을 형제처럼 의지했다고 회상한 것으로 보아 소류의 왕실 내부에서의 취급은 매우 박했던 걸로 보이며 서로 애착도 없던 모양. 하지만 아들이 없던 진평왕의 다음 왕위 계승을 두고 물밑에서 벌어지던 살벌한 후계자 다툼에 비형랑도 예외일 수 없던 정치적 상황과[9] 백란이 소류의 환생을 위해 마련한 건물 이름을 굳이 월성에서 따온 반월당으로 지었던 것과 백란이 진평왕을 회상한 게 마냥 나쁘지만은 않았던 걸 보면 진평왕이 비형랑을 어느 정도는 챙겼을 수는 있다.[10]
백란이 만난 최초의 괴이로, 그 당시 인세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 중 하나로써 도깨비의 왕을 당해낼 수 있는 존재는 거의 없었고[11], 이매망량과 수많은 도깨비들의 군세를 자유자재로 다루며 무고한 인간을 괴롭히지 못하도록 어둠을 지켰다고 한다. 또한 백란이 유단에게 전해 준 태고의 도깨비의 뿔도 본래 비형랑의 물건이었으며, 백란과 유단이 어릴 적 발견한 고대 도깨비의 유해를 수습해 주면서 그 대가로 받게 된 물건이라고 한다. 다만 정성스럽게 유해를 수습해 준 소류와 달리 백란은 그 당시 도깨비의 정체에 대해 딴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도깨비 본인에게 미움을 사서 뿔을 제대로 만지지도 못하는 상태가 되었다고.
도깨비의 왕이자 반인반귀지만 두두을신 신앙과 관련된 점이나 여러 정황상 반신으로도 볼 수 있다. 도깨비는 원래 영적인 존재이며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신으로도 요괴로도 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특이하지는 않다. 도깨비는 땅에 속하고, 어둠에 속하고, 뿔이 있지만 백란은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12]이자 빛 속성이라는 걸 감안한다면 당시 천계에서 둘을 반대한 건 천사와 악마(내지는 악마로 격하된 신)의 친목질(?) 반대로도 볼 수 있다.
검은 머리에 검은 눈을 한 사람으로, 천안의 힘을 쓸 때는 양쪽 눈이 붉게 변한다. 하지만 작화상으로는 그냥 적안으로 묘사된다. 주로 검은 옷을 입고 다니며 날카로운 인상에 유단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외모로 묘사된다. 직접적인 언급은 없지만 독자들은 잘생겼다는 평이 많다. 주로 검은색과 붉은색이 강조되는데, 독자들은 소류를 전등이 없던 시절 밤의 어둠 속에서 대단히 눈부셨을 횃불 내지는 등불 같은 이미지라고 평했다.
키는 불명인데, 고대인이라 현대인보다 작지 않나 싶을 수도 있지만 독자들은 정황상 백란과 키가 비슷했거나 더 컸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창작물에서는 고증을 무시하는 경우가 많은 데다 신라의 김씨 왕족들은 고대인임에도 불구하고 유독 현대인들 못지않게 키가 크다고 기록된 사람들이 많아서[13] 장신이라도 이상하지 않다. 근친혼의 누적으로 요절 징크스를 달고 살았음에도 장신이 많았다는 점에서 고구려 고씨 왕가가 장수 유전자를 소유했듯이 신라 왕가가 장신 유전자를 소유했으리라 추정되기 때문.
성격은 유단보다 훨씬 진중한 사람으로 추정되지만, 어릴 때 기린 사건이라던가 어릴 때 백란과 말싸움하는 게 유단이 백란에게 말싸움하는 것과 별 차이 없는 걸 보면 근본적으로는 유단과 비슷한 성격이고 엉뚱한 면도 있던 모양. 하지만 유단이 종종 잡요괴들에게 보이는 카리스마나 여러 정황을 보면 도깨비들의 우두머리 노릇할 정도의 카리스마는 있었을 것으로 본다. 유단은 괴이에 홀린 사람을 돕고자 위험을 자초하는 면이 있지만 악마나 두억시니 같은 순수 악이나 지나치게 타락한 존재에게는 가차없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것도 소류의 성격이 유전된 것으로 추정된다.
반월당 스토리 자체가 유단의 시점에서 진행되고 백란이 어지간하면 소류의 이야기를 잘 안 하려 하는지라 자세한 묘사가 드물지만, 여러 정황을 보면 (어쩌면 백란보다 더) 소류가 백란을 어떤 의미로든 매우 사랑한 건 확실하다.[14] 팔목귀에 의해 백란을 죽이고 인생이 망가진 뒤부터 오로지 백란만을 위해 살았고 환생체가 소류의 기억을 각성하자 백란을 죽였다는 죄책감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할 정도였는데, 백란을 죽인 것이 소류의 자아를 완전히 붕괴시킬 정도로 큰 충격을 주었음을 알 수 있다. 유단도 그 기억을 떠올리자 자해할 뻔했다가 백란이 말려서 겨우 진정할 정도.
3. 작중 행적
3.1. 본편
3.1.1. 4권 두 번째 이야기 <칠석야의 연인>
아득히 먼 견우성. 찬란히 빛나는 직녀성. 곱디고운 흰 손을 들어 찰칵찰칵 베를 짜네. 종일 짜도 끝이 없어 눈물만 비 오듯 흐르네. 맑은 은하수 깊지도 않건만 서로의 거리 멀지도 않은데 찰랑찰랑 강물을 사이에 두고 하염없이 바라만 보네. 『문선文選』 |
웹소설 79~82화, 웹툰
어린 시절의 모습으로 첫 등장. 이때는 소류라는 게 나오지 않았다가 나중에 소류라는 것이 밝혀진다.
3.1.2. 6권 다섯 번째 이야기 <달이 없는 숲>
그때 내 나이는 겨우 예닐곱 살이었다. 사촌들이 산으로 글을 읽으러 간다기에 따라나섰다가 길에서 매우 참혹한 사람을 보았다. 문둥병을 앓는지 온몸이 썩어 문드러졌는데, 들짐승에게 이곳저곳을 물어뜯기기까지 하여 차마 눈 뜨고 볼 수가 없었다. 우리는 한참이나 그 사람을 바라보다가 불쌍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해서 그냥 돌아왔다. 나중에 집안 어른께서는, 그런 자는 큰 죄를 저질러 천벌을 받는 천형죄인天刑罪人이니 가엾게 여길 필요가 없으며, 혹여 또 마주치더라도 절대 말을 걸거나 쳐다보지 말라고 신신당부하셨다. 내 나이 예순에 이르매 크고 작은 일들은 희미해졌으나 어릴 때의 그 기억만큼은 아직까지도 생생하다. 『남륜일기南倫日記』 |
웹소설 166~171화, 웹툰
3.1.3. 7권 첫 번째 이야기 <사몽의 궁전>
김국오金國旿는 재상의 아들로 우대독자였다. 열두 살 때 어느 날 잠자리에 들었는데 모친이 들어와 신신당부하기를, “만약 붉은 너울을 쓴 여인과 황포돛배를 타고 가는 꿈을 꾸게 되거든, 어디에라도 머리를 들이받아 반드시 꿈에서 깨어난 후 즉시 어미를 찾아오라.”고 하였다. 세월이 흘러 김국오는 과거에 급제해 벼슬길에 오르게 되었다. 어사화를 머리에 꽂은 바로 그날 밤, 그는 배를 타고 강을 건너는 꿈을 꾸었다. 의아하여 자세히 보니 배에는 누런 황포 돛이 걸렸으며, 뱃전에는 붉은 너울을 쓴 여인이 앉아 있었다. 김국오는 모친의 당부를 상기하고 눈앞의 돛대를 힘껏 들이받았다. 그 순간 딱 소리가 나며 이마가 선뜩하여 눈을 번쩍 뜨고 보니, 잠결에 찻주전자를 들이받아 피가 흥건했다. 그는 상처를 싸맨 후 곧바로 혼자 말을 타고 모친에게 가서 방금 일어난 일을 이야기했다. 그러자 모친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세상에는 사람을 저주하여 죽이는 사몽死夢이라는 꿈이 있다. 너는 열두 살 때 그 꿈의 앞부분을 꾸었고 오늘밤 그 뒷부분을 꾼 것이다.” 그리고 모친의 모습은 붉은 너울을 쓴 여인으로 변하였다. 『인정집仁庭集』 |
웹소설 178~182화, 웹툰
3.1.4. 7권 두 번째 이야기 <도깨비의 왕>
……도화녀의 남편이 죽고 열흘 후, 왕이 생시와 똑같은 모습으로 찾아와 이레를 머물렀다. 그러자 항상 오색구름이 집을 뒤덮고 방 안에 향기가 가득하였다. 도화녀는 곧 잉태하였고, 천지가 진동하는 속에 아들을 낳아 그 이름을 비형이라 하였다. 진평대왕이 이 기이한 이야기를 듣고 아이를 데려다 궁에서 길렀는데, 아이는 매일 월성을 날아 넘어 서쪽으로 가 황천 언덕 위에서 도깨비 무리를 거느리며 놀았다……. 『삼국유사三國遺事』 |
웹소설 183~187화, 웹툰
어릴 적 도깨비들에게 왕으로 추앙받던 삼왕자는 막 하늘에서 내려와 인세에 적응하지 못하던 어린 천호와 함께 자라나며 친해지게 되었고, 함께 인간과 요괴가 어울릴 수 있는 이상향을 만들자는 꿈을 품을 정도로 동지의식을 지니게 되었다.[15]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인지 소류가 백란을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지고, 온 몸이 토막 난 백란이 간신히 신체를 수복해
원전의 천호는 하늘의 관리라서 아무리 사고를 쳐도 인간이 죽일 수 없어 두들겨 패고 쫓아내는 게 한계인 존재라고 묘사되며 이 때문에 중국에서 사고 쳐서 신라로 쫓겨난 유성신의 전설이 있을 정도이니 소류가 천호를 토막쳐 죽인 건 당시 천지만물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컬처쇼크급 대형사고였을 가능성이 높다. 백란이 사고 쳐서 이렇게 된 것도 아니니 당연히 천벌을 때린 것. 문제는 평소 그렇게나 천호를 끼고 돌던 소류가 왜 갑자기 돌변해서 천호를 토막 쳤는지에 대해 '인간이니까 통수쳤겠지'라고 어림짐작한 병크를 터뜨린 것.
한편 소류는 천벌을 받았다고만 나올 뿐 어떻게 죽었다는 서술이 없는 것으로 보아 이때 바로 소류가 죽은 건 아니고 다른 이유로 죽었으리라 추측되는데, 신화에서 비형랑의 말로가 기록에 아예 남지 않은 점과 다른 세계관이기는 하지만 통일신라 시대가 배경인 진혼기에서 '비형랑의 최후는 아무도 모른다'고 언급되는 것으로 보아 해당 사건 이후 얼마 안 가 죽었거나 세간에서 실종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후 환생 묘사를 보면 이후 소류는 어찌어찌 인간으로 돌아오고 제정신을 되찾은 것으로 보이는데, 그 과정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미스터리로 남았다.
참고로 도깨비의 왕이 이 꼴이 난 탓에 당대 도깨비라는 종족 전체가 연좌 크리를 먹고 몰락했으며, 이들의 환생이 흑요, 도운룡, 채설, 채우다. 여기에 대해서는 독각귀와 도깨비의 동일시, 도깨비가 요괴로 못박히고 일본의 오니 전승과 섞인 게 이것과 관련되었다는 설도 있다. 도깨비는 영적인 존재라서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신도 요괴도 될 수 있기 때문.[16] 도깨비는 양기의 이미지가 강한데 굳이 해가 떠서 닭이 울자 사라진다는 서술을 소류가 달(백란)을 떨어뜨려 하늘(아침/태양)에 추포당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백란은 100년 뒤 지상에서 자신의 존재가 잊히고 요괴 취급을 당하거나 희귀 생물이라는 이유로 사냥당할 뻔하는 등 각종 고생을 하면서도 비형랑에게 반드시 진실을 듣겠다는 일념으로 남몰래 비형랑의 환생을 찾아다녔고, 천형죄인으로 고통받고 있던 비형랑의 환생을 발견하자 주저앉아 뭘 말하려는 순간 첫 번째 환생은 누군가에게 살해당했고, 두 번째도 마찬가지였다. 그제서야 백란은 자신들에게 이런 짓을 한 흑막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복수를 결심하고 이매망량을 모아 수하로 두고, 떠돌아 다니며 사람들을 도와 정보를 모으고, 반월당을 건립해 자리를 잡았다. 팔목귀가 비형랑의 영혼을 아무리 갈갈이 찢어놓아도 끝내 영혼을 수복하고 환생했고, 기억상실로 인해 힘을 쓰지는 못할지언정 권능은 건재했기 때문에 이를 경계한 팔목귀가 각성하기 전에 그때마다 족치고 있었던 것이다.[17]
그렇게 14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참혹하게 죽음을 당하면서도[18] 천형죄인이 되고 영혼이 매번 산산조각나면서도 수복하고 지상에서 영혼이 붙들린 채 환생을 반복하는 현상 자체를 '하나의 괴이'라고 정의했다.[19] 외전의 묘사를 보면 살아있을 때는 인간으로 존재하다 죽고 나면 비형랑의 자아가 각성해서 영혼을 수복하고 비형랑의 형상을 한 귀신이 되었는데, 유단은 괴이의 성질을 보이지 않는 그냥 인간인 걸 보면 비형랑의 귀신 상태일 때만 괴이인 듯.
하여간 비형랑의 환생은 매번 반월당에 자리잡은 백란에게 아무것도 모른 채 찾아갔고, 그때마다 팔목귀에게 살해당하자 백란의 멘탈이 한계가 와서 대한제국 시절 살해당한 환생에게 "더 이상 찾아오지 말고 편해져라"고 말하고 인연을 끊었다.[20] 이후 백 년이 넘게 비형랑이 찾아오지 않는 것에 안도하면서도 비형랑의 행방을 걱정했지만 결국 찾지 않고 수하들에게도 숨긴 채로 혼자서 팔목귀를 추적하던 도중, 21세기가 되어 오른쪽 눈을 잃고 많은 것이 달라진 채로 아무것도 모른 채 찾아온 환생인 유단과 조우하게 된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비극이 있는데, 사실 본편에서 유단은 칠석날 편에서 시간의 뒤틀림을 통해 칠석날 새끼 기린을 납치하던(...) 어린 시절의 소류를 만난 적이 있다. 이때는 서로 못 알아봤지만 잠깐 대화를 하기도 했는데, 이로 인한 타임 패러독스 때문에 인과율이 고정되어 소류는 팔목귀에게 당하기 전 수백 년간 자신들에게 일어나게 될 비극을 예지몽으로 보고도 미래를 바꿀 수 없었다. 소류도 내심 짐작했는지 팔목귀 때는 백란에게 아무 말도 안 하고 혼자 싸우러 갔다가 잠깐 멘탈이 흔들린 사이에 정신조종에 걸려서 털렸다. 이때까지는 인간을 망량화시킨다는 개념 자체가 없었다고.
3.1.5. 7권 세 번째 이야기 <신룡맞이>
……는 곰의 가죽을 뒤집어쓰고 황금으로 된 네 개의 눈을 가지고 있으며 검은 옷에 붉은 치마를 입고 창을 들고 방패를 휘두르며 백 명의 노예를 거느리고 나례를 주관하여 역귀를 퇴치한다. 『주례周禮』 |
웹소설 188~193화, 웹툰
유단의 꿈을 통한 과거회상에서 나온다.
3.1.6. 7권 네 번째 이야기 <천명(天命)>
……한밤중에 자리에 막 누웠는데 바깥에서 커다랗게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왔다. 드디어 잡았구나 싶어서 서둘러 가보았는데, 뜻밖에도 호랑이가 아니었다. 사람도 아니고 짐승도 아니고, 걷는 것도 아니고 기는 것도 아닌 괴이한 형상에 나도 모르게 몸서리를 치면서 저것이 무엇인고? 하고 물었더니 뭇사람들이 대답하기를 도깨비라 하였다. 나는 도깨비를 처음 보았기에 대복이 만류하는 것을 뿌리치고 가까이 가서 관찰하였다. 도깨비는 매우 흉포하고 난폭하여 장대로 건드릴 때마다 누런 이를 드러내며 물어뜯으려 하였는데 딱! 딱! 소리에 귀가 아플 지경이었다. 그러다 어떤 이가 덥수룩한 머리털을 홱 젖히자 머리칼에 엉겨 붙은 나무 비녀가 드러났다. 그것을 보고 다들 안색이 파리해지며 뒷걸음질을 쳤다. 왜들 그러는지 물었더니, 저것은 사람이 변하여 된 ‘인도깨비’라는 것이었다……. 『완당일록緩堂日錄』 |
웹소설 194~201화, 웹툰
직접 등장하지는 않고 언급으로 나온다.
유단은 이때 어릴 적의 소류가 착각해서 납치한 기린 중 막내와 재회했는데, 다 늙어 죽고 막내만이 노구로 살아있었고 기린은 소류의 환생임을 알아보며 다가갔다.[21]
3.1.7. 7권 여섯 번째 이야기 <하늘에서 온 여우>
천리 바깥의 일을 능히 알 수 있으며, 사람을 미혹하여 넋이 나가게 만들 수도 있다. 천 년을 살게 되면 하늘과도 서로 통하니, 이를 천호天狐라 한다. 『현중기玄中記』 천호는 꼬리가 아홉 달렸으며 털이 황금빛이다. 일월궁日月宮에서 임무를 맡아 일하며, 부적이나 제사를 통하여 음양의 이치에 통달할 수 있다. 『유양잡조酉陽雜俎』 |
웹소설 209~214화, 웹툰
어쩌다 팔목귀에게 당해서 백란을 죽이게 되었는지가 묘사된다.
팔목귀 처단에 성공하고 지상에 돌아오자 천계에서는 공식적으로 소류의 천형죄인 자격을 취하하고 환생체인 유단에게 시랑의 벼슬을 내리려 했지만, 빡친 유단은 필요없으니 다시는 오지 말라며 전령으로 온 동방청제를 쫓아내 버렸다. 이후 백란은 소류의 제사를 지내며 과거를 정리한다.
“어렸을 때 처음으로 친구를 사귀면…… 어른이 되어 사귀는 것과는 다르지요. 마치 세계의 전부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드디어 한 세계가 끝났군요.” - 백란
백란은 소류를 자신에게 있어서 한때 세계의 전부였던 존재라 회상한 뒤, 이걸로 끝났다며 천계로 돌아가겠다 유단에게 말하고는 그날로 야반도주하고 유단에게 구두로 반월당 점주 자리를 넘겨버린다.3.2. 외전
외전 1부의 최종보스가 소류와 깊은 연관이 있다 보니 소류가 자주 언급된다.3.2.1. 1부 두 번째 이야기 <맹동각시>
서 아무개라는 자에게는 금이야 옥이야 기른 외동딸이 하나 있었다. 딸이 남몰래 어느 가난한 청년과 백년가약을 맺자, 그는 화가 나서 마을 사람들과 작당해 청년을 죽여 물속에 던져버렸다. 딸은 이 사실을 알고 통곡하다 뒤따라 목숨을 잃었다. 그런데 그날 밤 죽은 딸이 곱게 단장한 새색시 모습으로 아버지 앞에 나타나더니 "체면만 따지고 사람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이 눈은 내가 가둬가겠다."라며 눈을 뽑아 죽였다. 곧이어 이 일에 관여했던 마을 사람들도 전부 똑같이 눈이 뽑힌 채 죽었다. 이 변고가 있고 난 뒤부터 마을에는 걸핏하면 곱게 단장한 새색시 귀신을 만나 눈을 빼앗기고 죽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맹동(盲洞)이라는 지명은 바로 여기서 유래하였다. 민간에 전하기로는, 귀신이 눈을 빼앗기는 것을 막는 방법이 하나 있는데…… 『북헌야담(北軒野談)』 |
웹소설 외전 8~15화, 웹툰
3.2.2. 1부 세 번째 이야기 <나례놀이>
호랑이가 사람을 한 번 잡아먹으면 그 혼령은 창귀 굴각(屈閣)이 되어 호랑이의 겨드랑이에 붙어 다닌다. 굴각은 호랑이를 민가의 부엌으로 끌어들이는데, 호랑이가 부엌에 있는 솥을 핥으면 집주인은 갑자기 허기가 져서 부인을 부엌으로 보내게 된다. 호랑이가 사람을 두 번 잡아먹으면 그 혼령은 창귀 이올(彝兀)이 되어 호랑이의 광대뼈에 붙어 다닌다. 이올은 높은 곳에 올라가 대신 망을 봐주며 만약 호랑이를 잡으려는 함정이나 쇠뇌가 있다면 먼저 가서 쓸모없게 만들어 버린다. 호랑이가 사람을 세 번 잡아먹으면 그 혼령은 창귀 육혼(鬻渾)이 되어 호랑이의 턱에 붙어 다닌다. 육혼은 호랑이에게 자신이 생전에 알았던 친구들의 이름을 모조리 알려준다. 『호질(虎叱)』 |
웹소설 외전 16~26화, 웹툰
3.2.3. 1부 네 번째 이야기 <맞거울 괴담>
'백룡지(白龍池)'는 한때 하얀 용이 노닐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 연못은 예로부터 신령하여 요물이 사람과 아무리 비슷하게 둔갑하더라도 그 본모습을 바로 비춰 보였다. 어느 날 한 서생이 백룡지에 빠져 허우적거리다가 우연히 어떤 물건이 손에 쥐여지길래 움켜쥐고 나와 봤더니 거울 반쪽이었다. 이 거울에는 요물과 귀신의 정체를 분간하는 힘이 있었기에, 비로소 연못의 신통력이 바로 이 물건에서 왔음을 알게 되었다. 서생이 거울로 큰돈을 벌자 이웃에 살던 한량은 샘이 나서 그 길로 연못에 뛰어들어 나머지 거울 반쪽을 찾아냈다. 한량도 곧 큰돈을 벌게 되었으나, 날이 갈수록 욕심이 생겨 이 신비한 거울을 독차지하고 싶은 마음에 서생의 거울을 몰래 훔쳐내기에 이르렀다. 한량이 두 거울을 나란히 놓고 하나로 합치려 하는데 갑자기 하늘에서 벼락이 치며 크게 꾸짖는 소리가 들려왔다. 부인이 놀라 달려왔더니 남편이 거울 안에 들어가 있었다. 한량은 꺼내 달라고 고함을 질렀으나 거울을 아무리 깨부수려 해도 부서지지 않았다. 반나절이 지나자 거울 속 한량의 모습은 홀연히 사라져 그 후로 아무도 그의 행방을 알지 못하게 되었다. 『만유원담(萬有原談)』 |
웹소설 외전 27~39화, 웹툰
3.2.4. 1부 여섯 번째 이야기 <악몽병동>
이씨 성을 가진 어느 별좌(別坐)가 급사했을 때 그자의 약지를 찔러 피를 내어 이마 위에 '귀(鬼)'자를 쓰면 다시 살아난다고 하였다. 그 말을 듣고도 선뜻 믿지 못하였는데, 마침 어떤 이가 중악(中惡) 병증으로 갑자기 죽게 되었다. 숨이 끊어진 지 이미 반나절이나 지나 시신의 심장 밑이 싸늘하게 썩었는데, 왼손 약지를 찔러보자 한참 후 피가 나오기에 한번 비방대로 해보았다. 그랬더니 죽은 이가 정말로 다시 살아났다는 것이었다. 듣자 하니 이 비방을 통해 살려낸 이가 세 명이나 된다고 하였다. 비록 어찌된 이치인지는 밝혀내지 못하였으나, 효험을 보았다고 하니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패관잡기(稗官雜記)』 |
웹소설 외전 56~70화, 웹툰
본편에서 나오지 않은, 오른쪽 천안을 잃은 원인이 밝혀진다. 본편에 나오지 않은 이유는 본편 최종보스인 팔목귀와 전혀 상관없는 사유 때문이라 추측된다.
3.3. 특별단편
3.3.1. 어느 날의 이야기 <몽유(夢遊)>
원성왕 11년 을해년, 당나라에서 사신이 와 서라벌에 한 달간 머물다 돌아갔다. 그런데 다음날, 어느 두 여인이 왕궁에 찾아오더니 왕 앞에 고하였다. "저희는 동지(東池)와 청지(靑池)에 사는 용들의 부인인데, 당나라 사신이 하서국(河西國) 사람 두 명과 함께 와서는 저희 부군들과 분황사 연못에 사는 또 다른 용에게 주술을 걸어 작은 물고기로 만들어 통에 담아 잡아갔습니다. 대왕께서는 부디 그 두 사람을 꾸짖으시어, 저희의 두 부군과 분황사의 용이 다시 호국룡(護國龍)이 될 수 있도록 하시옵소서." 『삼국유사(三國遺事)』 |
웹소설 특별단편 1~7화
어린 시절 과거회상이 나오는데, 한창 백란과 티격태격하던 당시가 묘사된다.
3.4. 진혼기
“(전략) 국선께서는 분명 말씀하셨습니다. ‘귀신을 부리는 잡기를 익힌 자는 모두 끝이 좋지 못했다.’”
“그러하다. 강력한 힘에만 눈이 멀어 마귀를 불러냈다가 죽거나, 영혼을 빼앗겨 망량이 되고 만다.”
“하지만 모두가 그랬다고는 할 수 없지 않습니까? 예외가 있습니다. 우리 화랑들 중에서 가장 먼저 귀신을 부렸던 자. 비형랑 말입니다.”
국선은 말문이 막혔다.
“비형랑이 어떻게 됐습니까? 아무도 모릅니다. 끝이 좋지 않았을까?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닐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모두가 끝이 좋지 못했다’고 하기에는 어폐가 있다는 겁니다.”
국선은 침묵했다. 그는 매우 고지식했다. 설영이 말꼬리를 잡는다고 느끼기는 했으나, 어쨌든 그 말에 객관적인 증거를 들어 반박할 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결국 인정했다.
“설영랑의 말이 틀리지 않았다. 화랑이 주술을 쓰면 안 되는 규율이 있는 것도 아니고, 주술을 쓴 모든 자의 끝이 안 좋았다고 할 수도 없다.”
진혼기 1. 악월(惡月) 3화 中
“그러하다. 강력한 힘에만 눈이 멀어 마귀를 불러냈다가 죽거나, 영혼을 빼앗겨 망량이 되고 만다.”
“하지만 모두가 그랬다고는 할 수 없지 않습니까? 예외가 있습니다. 우리 화랑들 중에서 가장 먼저 귀신을 부렸던 자. 비형랑 말입니다.”
국선은 말문이 막혔다.
“비형랑이 어떻게 됐습니까? 아무도 모릅니다. 끝이 좋지 않았을까?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닐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모두가 끝이 좋지 못했다’고 하기에는 어폐가 있다는 겁니다.”
국선은 침묵했다. 그는 매우 고지식했다. 설영이 말꼬리를 잡는다고 느끼기는 했으나, 어쨌든 그 말에 객관적인 증거를 들어 반박할 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결국 인정했다.
“설영랑의 말이 틀리지 않았다. 화랑이 주술을 쓰면 안 되는 규율이 있는 것도 아니고, 주술을 쓴 모든 자의 끝이 안 좋았다고 할 수도 없다.”
진혼기 1. 악월(惡月) 3화 中
같은 작가가 쓴 진혼기 3화에서 비형랑이 언급된다. 설영이 흉신이라는 누명을 써서 화랑도에서 쫓겨날 위기에 놓이자 설영이 국선에게 항의할 때 언급된다. 설영이 어릴 적 요괴들에게 배운 주술을 쓰고 귀신을 부린다는 점을 들어 귀신을 부리는 잡기를 쓰는 자는 모두 끝이 좋지 않았다며 쫓아내려 하자 비형랑은 귀신을 부렸지만 그 최후를 '아무도 모르기에' 모두가 끝이 좋지 못했다는 말에는 어폐가 있다고 물고 늘어지자 국선이 그 말 자체는 맞다 인정하고, 설영은 누명을 벗기 위해 도성의 변고를 백의화랑으로 해결하겠다고 자처하여 집행유예를 받아 여정을 떠났다 자하를 만나는 것이 스토리의 시작이다.
진혼기의 세계는 반월당의 기묘한 이야기 세계선과 정연 작가 공인 다른 세계관이라 못박아 놓았으므로 이 세계의 비형랑은 유단의 전생이 아닌 다른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22] 하지만 진혼기 세계에서도 비형랑의 말년은 아무도 모른다는 불길한 암시를 남겼기 때문에 별 차이가 없을지도. 원작은 몰라도 웹툰에서는 평행세계의 동일인물이 맞는지 외모가 소류와 완전히 동일하고 버드나무에 백란으로 추정되는 여우 인간의 실루엣까지 있다.[23] 웹툰에서는 "과연 그는 끝내 불행했을까요?"라고 대사가 바뀌었는데 소류가 마냥 불행하기만 한 건 아니었다는 걸 생각하면 아이러니한 부분.
한편 진혼기에서 설영이 불교 이전의 토착신으로 두두을신을 소환한 적이 있는데, 두두을은 비형 신화에서 유래한 것으로 여겨지므로 주인공인 설영과 자하는 비형랑과 간접적으로 연이 있다. 반월당 작가 블로그 외전에서 서우인 의식으로 인해 유단과 백란이 진혼기 세계로 날아가 설영과 자하를 만난 건 이런 간접적인 인연 때문일지도 모른다.
4. 능력
본편과 외전에서 일부 묘사되는 소류의 힘을 보면 엄청나게 강했다는 게 절대로 허튼 소리가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24] 멘탈이 일시적으로 흔들린 사이에 팔목귀가 세뇌하지 않았으면 역으로 팔목귀가 털렸을 수준으로, 괜히 팔목귀가 편집증적으로 소류의 환생들을 죽인 게 아니다.소류의 육체는 보통 인간으로 수명도 보통 인간과 다를 게 없었지만 영혼은 인간도 망량도 아닌 상태로 늘 경계를 자유롭게 오갔다고 한다. 하지만 팔목귀의 망량화 때는 이 점을 악용당해서 쉽게 변질되었고 기운도 크게 달라지지 않아서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사후 귀신이 된 뒤에는 귀신 상태일 때에 한해서는 괴이이며[25] 신체 일부만 가지고도 하나의 괴이가 될 정도다.
이외에도 왕권의 대리자이자 고대 제사장의 권한으로 제례를 관장할 수 있다는 언급을 보면 제사장의 권한도 가지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주변인의 언급이나 과거회상을 보면 종합적으로 고대 신라(한반도 남부)의 무속+불교+도교 계열의 힘으로 보인다.
4.1. 천안(天眼)
단순한 영안이 아닌 생사의 이치를 꿰뚫어보는 천고의 보물. 워낙 보기 드문 눈이라 하늘의 존재부터 사물령까지 어떻게 그 눈을 가지고 있냐고 신기해한다. 눈 자체가 워낙 대단하다 보니 이놈 저놈이고 다 노리고 있어서 외전에서도 천안을 탐내고 덤벼드는 놈들이 많으며, 모종의 이유로 다른 힘은 다 못 쓰는 상태에서도 천안만은 쓸 수 있는 경우가 많다.소류였던 시절부터 영혼에 깃든 눈으로 환생할 때마다 가지고 있었으며, 다른 힘은 다 잃어도 이것만은 아까워할 정도로 본인도 애지중지하는 능력이다. 1500년 동안 천형죄인으로 고통받으면서도 그 힘을 선행에만 베풀었기에 천안의 힘은 시대가 지날수록 점점 강해졌으며 평범한 수단으로는 없앨 수 없다.
단순히 귀신이나 괴이를 보는 눈이 아닌 상대의 사념을 읽어서 과거나 미래를 볼 수도 있고 사용이 능숙하면 그 자체로 고성능 탐지기로 쓸 수 있다. <무구리 인형> 편에서는 피해자의 사진을 보고 피해자가 납치당한 장소를 간파하는 등 간접적인 단서로도 찾아낼 수 있다. 덕분에 환생체인 유단은 천안을 "유서 깊은 신라 시대 고성능 생체 탐지기"라고 부른다.
외전 1부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왼쪽 눈과 오른쪽 눈의 힘은 각각 타고났고 약간 차이가 있다. 탐지는 왼쪽 눈이 특화되었고 오른쪽 천안은 정신 간섭이나 영혼 포박 등의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고. 또 천안은 AI 비슷한 것이 있는데, 왼쪽 천안은 <귀화> 편에서는 귀화의 힘을 탐지하고 유단을 무의식적으로 이끌기도 했고 오른쪽 천안은 괴이화된 상태이기는 했지만 명확하게 의지가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천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氣)를 통해 일종의 폭풍을 일으키는 것도 가능한데 이건 일종의 폭주 모드라서 아무 때나 가능한 건 아닌 듯.
소류는 양쪽 눈에 다 갖고 있었지만 대한제국 시대 모종의 사고로 괴이가 되어버리자 오른쪽 천안을 스스로 포기해서 현생인 유단일 때는 왼쪽 눈에만 남았다. 대신 7살 때 팔목귀에게 살해당할 뻔했을 때 초대 이후 처음으로 완전히 개안(開眼)했다. 하지만 유단은 본편 초반까지는 힘을 제대로 쓰지 못했고 어설프게 사용했다가 고장 나서 <바람의 소원> 편에서는 며칠 동안 치료를 받아야 했다.
진혼기에도 영사라는 능력이 나오지만, 이건 영안을 매개로 한 주술이며 위력도 편의성도 천안이 훨씬 위다.[26] 하지만 진혼기 세계에서는 천안이 존재하지 않거나 어지간히 보기 드문지 귀신과 요괴들과 어울려 자랐던 설영은 물론이고 상선인 자하조차 특이한 영기가 깃든 눈 정도로밖에 생각을 못했다. 세계의 이물질로 취급되어 대부분의 힘이 봉인된 상태에서 천안만은 제대로 작동한 걸 보면 개념 자체가 없다기보다는 너무 보기 드물어서 몰랐던 모양.
외전 1부에서 오른쪽 천안의 형태를 보고 도깨비 눈 같다고 유단이 평한 걸 보면 도깨비 눈의 형상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4.2. 예지몽
꿈을 통해 천기를 읽고 미래를 내다본다. 팔목귀에게 당하기 전 수백 년 이상 자신의 수하들(반월당 요괴들의 전생)과 자신이 흩어진 채 고통받을 것임을 내다보기도 했다.본래 천기누설은 그 특성상 미래를 바꿀 수 없고, <귀신의 신부> 편에서는 실제로 위험을 내다보았음에도 바꾸지 못했지만 <망량선> 편에서는 백란이 망량선에서 썰려 죽을 것을 내다보고 얼떨결에 바꿔서 하늘에서 동방청제가 강림해 천사추심이 일어나기도 했다. 천사추심 자체는 <요마화필> 사건을 통해 무마되지만, 이후 <천명> 편에서 일어난 일 때문에 사실 망량선 사건 자체가 천명 편을 위한 천의(天意)의 중간 과정으로 일어난 사건이라는 해석도 있다. 한 마디로 B의 미래를 유도하기 위해 일부러 A의 미래를 보여줬다는 식.
4.3. 무술
소류는 검을 늘 차고 다녔는데 절대 폼으로 달고 다니던 게 아니라서 외전의 회상에서는 초인적인 신체능력을 발휘하며 괴물을 썰어 죽이기도 했다. 천계에서 동방청제에게 검술을 배웠다는 걸 보면 천계의 무술을 구사 가능했던 걸로 보인다. <액신제> 편에서 요괴화 상태의 유단이 초인적인 신체능력을 발휘할 때 익숙함을 느낀 걸 보면 인간의 육체인 것과 별개로 초인적인 신체능력의 소유자였던 것으로 보인다.외전에서는 전생의 도씨에게 배운 궁술을 발휘하기도 하는데 눈 감고도 필중시킬 수 있는 신궁의 레벨로, 도깨비인 전생의 도씨에게 배웠다는 걸 보면 도깨비의 무술인 듯.
4.4. 소환술
소류가 각종 도깨비들과 귀신들에게 추앙받았다는 점에서 이들을 부리는 건 당연하고, 백란이 본편에서 데리고 다니는 이매망량들도 본래는 소류의 부하였다. 백란이 이매망량들을 모은 것도 흑막을 죽이기 위한 세력이 필요해서 소류의 흉내를 냈다고 하며, 도깨비는 아니지만 정황상 웬만한 잡요괴들 정도는 복종시킬 수 있던 걸로 추정된다.간접적으로 묘사되기는 하지만 유단이 본편에서 무의식적으로 백란을 부르기 위해 백란을 재우고 꿈을 통해 두억시니의 심상세계로 데려오거나, 본편 마지막에 도깨비들의 영혼을 지옥에 불러 지옥을 탈출하기 위한 귀교를 만들거나, 외전 1부에서 천지령을 사용해서 중국 신화에 나오는 각종 신수들을 연달아 소환하는데도 전혀 지치지 않는 걸 보면 소환술이 만렙으로 추정된다. 진혼기에 나오는 소환술사인 설영도 명함을 못 내밀 정도.
5. 소지품
5.1. 고대 도깨비의 뿔
기원을 알 수 없는 최초의 도깨비이자 고대 도깨비의 왕의 유해로, 도깨비왕이라 불렸던 소류가 도깨비의 유해를 정성껏 매장한 대가로 손에 넣었다. 이 과정에서 백란은 딴 생각 하다가 미움을 사서 건드리지도 못하게 되었지만. 소류가 도깨비의 왕이 된 것은 이 때문인 것도 있는 걸로 보인다.약간의 지능이 있어서 유단의 분노에 반응하기도 하며, 퇴마에 특화된 불꽃을 만들거나 길이를 조절해서 검처럼 휘두르는 것도 가능하다.
5.2. 검
소류의 회상에서 늘 차고 다니는 검. 고대 제례 의식과 관련이 있으면 작가 말에 따르면 소류가 제례용 장검을 갖고 있던 건 모종의 의미가 있다고 한다. 보통 무기로는 죽일 수 없는 천호인 백란을 토막쳐버릴 수 있는 무시무시한 물건이며, 그르매를 단검으로 찔러 죽인 걸 보면 영체를 베어버리는 것도 가능한 모양. 불꽃 무늬가 그려진 아주 화려한 검이라고 서술된다.장검은 평소 소류가 차고 다니는 검으로 외전의 회상에서 지네인지 뱀인지 모를 괴물 하나를 썰어 죽일 때 쓰는 모습이 나온다. 하지만 소류가 백란을 죽일 때 사용한 이후 행방불명되었다가 본편 막바지에 팔목귀가 갖고 있었음이 밝혀진다. 하지만 팔목귀를 퇴치하고 지옥에서 탈출한 이후로는 다시 행방이 묘연하다.
단검은 현재 백란이 소지 중이다.
5.3. 천지령(天地鈴)
외전 1부에서 손에 넣게 되는 물건으로, 도깨비 뿔을 제외하고 소류가 가진 신구(神具) 중에서 유일하게 현존하는 물건이다. 나머지는 소류가 천형죄인이 되었을 때 모두 파괴되었다고. 고대에는 천지령을 가지고 방울을 울리며 도깨비들에게 나례놀이를 해주기도 했고, 천지령을 통해 중국과 한반도 전승에 나오는 주요 신수와 영수들을 연속으로 소환하는 것도 가능하다. 도깨비 뿔과 마찬가지로 약간의 지능이 있어서 서촌 도깨비들을 거부하고 소류의 환생을 불러달라 요청하거나 자기 의지로 악귀들을 두들겨 패기도 한다.서촌 도깨비들이 우연히 발굴한 뒤 보관하고 있다가 본편에서 팔목귀 결전 전후에 각성했고 외전 1부에서 서촌 도깨비들이 도깨비들을 노린 창귀의 습격으로 인해 유단에게 천지령을 가지고 나례놀이를 해달라고 부탁해서 유단에게 소유권이 넘어간다. 나례놀이를 한 것은 긴 세월 동안 천지령이 힘을 많이 잃어서 힘을 되찾기 위한 것도 목적이었다. 이후 도깨비 뿔과 뜻이 잘 맞아서 종종 합체해서 변신한 뒤 악귀들을 두들겨 패고 다닌다.
6. 인간관계
- 진지왕 : 친아버지지만 여러 정황상 좋은 감정은 없을 가능성이 높다.
- 도화랑 : 친어머니. 특별단편에서 도화랑이 준 물건을 어린 시절의 백란이 훔쳐가자 화를 내며 돌려달라고 말한 걸 보면 사가 시절에는 꽤 사이가 좋았던 걸로 추정된다. 입궁할 당시 사가에 남겨졌는지 이미 사망했는지는 불명.[27]
- 진평왕 : 아버지뻘 되는 사촌형이자 본인 생전의 신라 국왕. 소류 생전의 신라 왕은 진평왕뿐이었기 때문에 소류에게 있어서 '신라 대왕'은 진평왕 그 자체였을 것이다. 소류가 어릴 때 궁에 데려와서 일단 정식 왕자로 대우해주기는 했고[28] 여러 정황상 적어도 겉으로는 그렇게 나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지만 소류는 진평왕에게 공적인 감정 이상의 호감은 없었을 것으로 보이고 진평왕도 마찬가지였을 것으로 보인다.
- 흑요, 도운룡, 채설, 채우 : 생전 소류를 충성스럽게 따르던 도깨비 부하들로, 소류가 천형죄인이 되고 도깨비들도 연좌로 피해를 보면서 이들도 형을 살아야 했다고 한다. 수백 년에 걸쳐 수많은 생을 반복하면서 이들은 죄업을 청산하고 각각 구렁이 요괴, 조선시대 도깨비, 동자삼 요괴들로 환생하고 백란을 주군으로 삼다가 소류의 환생인 유단을 통해 간접적으로 재회한다.
- 동방청제 : 천계에서 백란과 소류의 스승이자 보호자 노릇을 하던 천신. 동방청제의 반응을 보면 천계에서 둘이 엄청 사고를 치고 다녀서 골머리를 앓았던 모양이다. 그래도 동방청제가 소류에게 보인 태도와 백란이 '둘이 잘 따랐다'고 회상한 걸 보면 일종의 유사 부자지간이 아니었나 싶다.
6.1. 백란
비형랑과 길달 설화의 모티브가 된 관계. 독자들에게 굉장히 애절하고 열렬한 브로맨스라는 평을 듣는다.지상에 막 내려왔던 어린 백란에게 형제같은 소꿉친구가 되어준 인물로, 외전 1부에서 소류는 백란을 '비정한 왕궁에서 형제처럼 의지한 친우'라고 회상했다. 백란은 소류를 '세상의 전부와도 같았던 친구'라고 회상했는데, 어린 시절 철없던 백란에게 지상과 인간에 대해 가르쳐주고 인요의 화평이라는 이상을 추구하게 만든 게 소류였다는 걸 감안한다면 백란에게 있어서 소류는 지상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본인에게 있어 단순한 친구라기보다는 부모, 스승, 형제를 비롯한 모든 인간관계의 표본과도 같은 존재였다고 볼 수 있다. 소류도 백란의 성격을 어느 정도 교정한 것과 별개로 백란이 가진 순수함도 비인간적인 면도 모든 것을 포함해서 아껴주었다.
어릴 때부터 상대를 구별하던 백란이 먼저 호감을 갖고 어린아이의 본성을 드러내며 끈질기게 접근했던 '인간'으로, 어린 시절의 소류는 백란의 괴롭힘과 어리광에 질색했지만 점차 나이가 들어가며 심리적으로 의지할 데 없던 백란의 순수한 애정에 위안을 받았는지 늘 함께 다닐 정도로 친해진 모습을 보인다. 소류에 대한 묘사는 대체적으로 간접적이거나 잠깐 스쳐 지나가듯이 나오지만, 유단을 통해 암시되는 정황을 보면 당시 '란아'가 소류에게 가진 감정이 단순히 어린아이가 좋아하고 따르는 감정이라면 소류가 란아에게 가졌던 감정은 상대적으로 성숙하고 복잡화된 내면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과잉보호를 하는 감도 있었는지 백란이 그것 때문에 소류에게 대련할 때마다 너무 봐준다, 그러다가 나를 약점으로 잡혀서 위험해지면 어쩌려는 거냐고 항의하기도 했는데 결국 최악의 결과를 불렀다.
이런 이들의 관계는 팔목귀에게 조종당한 소류가 백란을 죽이면서 최악의 형태로 파탄을 맞이했고, 소류는 천형죄인이 되고 수십 번이나 팔목귀에게 환생할 때마다 영혼이 산산조각나면서도 백란을 만나 진실을 전하고 팔목귀를 없애서 백란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했다. 백란을 죽인 게 소류에게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이었는지 초반 환생이 소류의 기억과 동화되었다가 백란을 보자 플래시백을 일으켜 자살해버렸고 모든 것이 밝혀지고 팔목귀도 소멸한 외전 1부 시점에서도 유단이 당시의 기억과 동화되자 자해하려다 백란이 '그저 살아있기만 하면 된다'고 말하자 진정할 정도. 둘의 관계는 문자 그대로 서로가 서로에게 있어서 모든 것이었고 그걸 위해 1400년 동안 발버둥친 관계로 요약 가능하다.
백란은 소류에게 살해당했을 때도 진상을 알기 위해 백 년에 걸쳐 고통스럽게 두 번은 불가능한 소생을 기어코 성공시켰고 첫 번째 환생을 발견했을 때도 복수하려던 게 아니라 진실을 알아내고자 했을 정도로 소류를 믿었다. 결국 백란은 흑막이 있다는 걸 깨닫고 긴 세월 동안 누구에게도 밝히지 않은 채 홀로 흑막을 쫓다가 대한제국기 때 멘탈에 한계가 와서 절연했지만, 소류가 끝내 포기하지 않고 오른쪽 천안까지 포기하면서 백란을 쫓은 끝에 유단이 백란과 만나고 팔목귀를 쓰러뜨리는 것으로 결말을 본다. 팔목귀가 소멸하자 백란은 염원하던 소류의 제사를 올리고 '이걸로 하나의 세계가 끝났다'며 반월당을 유단에게 넘기고 천계로 야반도주해 버리지만, 외전에서 나온 진상(유단이 소류의 기억으로 자멸하는 걸 막는 것)과 백란이 소류의 환영을 보고 경직된 걸 보면 아직 복잡한 감정인 듯.
반월당은 신라의 반월성에서 따온 이름으로 원래 소류의 것이지만 자신이 대신 맡고 있었기에 유단에게 넘겼다는 백란의 말과 도깨비들의 나례를 소류가 주관하는 것에 백란이 동행한 것, 둘이서 괴물 퇴치를 한 것, 결정적으로 신룡맞이의 묘사[29]를 보면 '신라 대왕'과 별개로 '하늘의 전령'인 천호가 선택한 왕은 소류였던 걸로 보인다. 신라는 갈문왕처럼 제후왕 제도가 있었고 소류는 '도깨비왕', 즉 지상에 있는 도깨비와 망자들의 왕이지 인간의 왕은 아니지만 이 때문에 역사에서 길달이 단순히 비형랑에게 죽은 여우로만 남은 건 이게 문제가 되어 의도적인 기록말살이 행해진 게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 자세한 건 과거편이 나와야 알 수 있을 듯.
불가사의 학교 편의 묘사를 보면 '백란'과 소류의 관계는 대한제국기 때 끊어진 게 맞지만, 어린 시절의 '란아'와의 인연의 실은 아직 건재한 것으로 묘사된다. 하지만 소류 또한 백란을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환생에게 넘기고 본인의 인격이 잠적해야 했던 건 마찬가지였다. 백란이 팔목귀가 소멸하자 소류의 제사를 지낸 건 소류가 정신적인 의미로 완전히 죽었음을 받아들이고 멈추었던 성장을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유단이 자신이 소류든 아니든 상관없다고 외전 1부에서 정의하면서 이 문제는 해결될 여지가 보이지만.
6.2. 유단
첫 번째 생과 1400년 뒤 수십 번의 환생 끝에 도달한 환생으로 같은 사람이지만 다른 사람.7. 평가
백란이 '판을 짜고 오답을 피한다'면, 유단은 직감으로 '정답을 쥐는 사냥꾼'이라는 평을 듣는다. 이는 소류도 마찬가지로 추측되는데, 팔목귀 때는 오판해서 파멸했지만 오른쪽 눈을 버려야 이길 수 있다는 것을 직감으로 깨닫고 도박을 했고 결국 성공한 것과, 어차피 인과율 때문에 유단까지의 전생은 어쩔 수 없었다는 걸 고려한다면 소류 또한 뛰어난 감의 소유자라 볼 수 있다.- 어린 왕자의 왕자
유단과 백란의 관계가 어린 왕자에 나오는 어린 왕자와 여우의 관계가 모티브가 아니냐는 추측이 있다. 전생인 소류까지 고려하면 어린 왕자의 장미도 백란이라 볼 수 있다. 어린 왕자는 생텍쥐페리가 기른 사막여우에서 따와 밀색 털이라고 묘사되지만 종족은 붉은여우로 취급되는 경우가 많은데, 밀색 털을 가진 붉은여우라는 점이 백란과 일치한다. 백란의 까다로운 성격과 식물로 비유된다는 점에서 아름답지만 가시투성이인 장미와도 유사하다.
그저 별을 좀먹을 뿐인 바오밥나무(자연에서 난 재앙)을 제거하며 단 한 송이 피어있는(천호라는 종족의 희귀성) 장미를 기르던 어린 왕자의 행성은 소류의 세상과 유사하다. 여우가 먼저 서로에게 유일하고 특별해지기를 원했기에 먼저 어린 왕자에게 접근한 점, 어린 왕자와 장미의 관계와 갈등 등등이 소류와 백란의 관계와 유사하다. 엔딩이 몸을 버리고 자기 별로 돌아간다는 엔딩은 소류의 최후와도 연이 있는데, 차이점이 있다면 소류는 죽었지만 환생에서 자신의 장미이자 여우인 백란과 끝내 재회했다는 점이다.
유단 또한 어머니가 죽은 뒤 고립된 세계에서 괴이들에 시달리며 살다가 우연히 장미(백란)와 만났고 서로 갈등과 화해를 겪으며 가까워졌고, 백란과 서로 특별한 관계가 되었지만 결국 엔딩에서 헤어졌다는 특징이 있다. 다만 구도는 반대인데, 유단이 첫 만남부터 백란에게 반해 서로 특별해지기를 원해 접근했고, 떠난 것도 백란이었지만 결국 외전에서 유단을 위해 백란이 유단에게 돌아왔기 때문.
- 무속적 해석
무당이라는 묘사는 없지만 굿(강신술)이나 점복을 쓰지 않을 뿐 귀신을 성불시키거나 마귀를 퇴치하고 전생에는 도깨비왕으로서 나례놀이를 하거나 신룡맞이 때는 왕권의 대리인이자 고대 제사장의 권한으로 의식을 집행한 걸 보면 고대 신관(세습무) 계통의 무당으로도 볼 수 있다. 본편에서도 두억시니의 기억을 구현한 세계에서 굿하는 장면을 빌려 백란을 무당의 강신술로 소환하는 등, 유단은 무속적 능력을 가진 캐릭터다. 참고로 나례는 상술했듯 방상씨 의식에서 유래된 것으로, 소류가 도깨비들에게 나례놀이를 하는 것은 방상씨의 의식을 물려받은 제사장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한 독자는 반월당 본편의 이야기는 '청산', '씻김굿'이라 표현했다. 새로 앞으로 나아가기에 앞서 짓밟혀 죽어버린 과거와 억울함과 원한을 씻어낸다는 뜻. 백란이 소류의 부하였던 망량들을 모은 것도 일종의 한풀이, 살풀이로도 볼 수 있다. 많은 선행을 베풀었음에도 단 하나의 잘못으로 인해 천형죄인이 된 그를 기리고 하늘의 심판을 바꾸기 위한 1400년에 걸친 증명이었던 셈.
또 삼국유사에서는 김용수의 증손자인 신문왕 대의 일화인 만파식적을 소류가 주술로 만들어 부는 게 가능한데, 후술할 양류관음과 만파식적은 국가의 위난을 구해주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만파식적은 강력한 왕권을 확인하는 신물이기도 한데, 유단의 전생인 소류가 신라의 왕자지만 도깨비의 기준에서는 왕이었다는 걸 생각한다면 도깨비의 왕을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다.
소류는 검은 호랑이로 변신하는 힘이 있는데, 호랑이는 고대부터 근대까지 식인 맹수로서 호환의 상징이었지만[30] 동시에 산군(山君)이라 불리며 단군 신화에도 등장할 정도로 유서 깊은 토템 신앙의 대상이기도 했기에 비형랑이 후세에 두두을신과 동일시되었듯 소류의 신성(神性)을 나타내는 설정이라 볼 수 있다.
- 불교적 해석
진혼기와 마찬가지로 무속계임에도 불구하고 불교와 관련된 설정과 능력도 많이 보이는데, 이는 당대 신라 왕실이 법흥왕 이후 진덕여왕 때까지 불교에서 왕족의 이름을 따오며 전륜성왕을 자처할 정도로 불교와 연관이 깊었던 걸 고려한다면 이상하지 않다. 당시에는 불교가 자리잡으면서 무속과 결합되기 시작하던 시기였기 때문.[31]
백란이 모은 소류의 부하 망량들을 '명부마도'의 무리라 불렀는데, 명부마도는 아수라도라는 뜻도 있다. 선하기도 악하기도 하고 지혜와 힘을 가졌지만 아직 번뇌를 버리지 못해 서로를 물어뜯으며 악착같이 싸우는 이들, 그보다 위로 가기엔 아직 악업이 남아있으나 그 아래로 떨어지기엔 분명한 선행을 하는 이들이라는 뜻이라고. 어떤 무고와 핍박을 받아도 묵묵히 선행을 이어갈 정도로 선한 사람이지만 퇴마의 과정에서 많은 업을 쌓았던 소류 및 유단의 캐릭터성과 일치한다.
관세음보살의 육항상서六向六誓[32] 아약향도산(我若向刀山) 도산자최절(刀山自催折) 아약향화탕(我若向火湯) 화탕자소멸(火湯自消滅)아약향지옥(我若向地獄) 지옥자고갈(地獄自枯渴) 아약향아귀(我若向餓鬼) 아귀자포만(餓鬼自飽滿) 아약향수라(我若向修羅) 악심자조복(惡心自調伏) 아약향축생(我若向畜生) 자득대지혜(自得大智慧) 내가 칼산지옥을 향해 나아가면 칼산지옥이 저절로 소멸되며 내가 화탕지옥을 향해 나아가면 화탕지옥이 저절로 소멸되며 내가 지옥을 향해 가면 지옥이 저절로 말라 없어지며 내가 아귀가 있는 곳으로 가면 아귀의 배가 저절로 불러지며 내가 아수라의 세계로 가면 악한 마음이 저절로 조복되며 내가 축생의 세계로 가면 축생 스스로 큰 지혜를 얻으리라. |
유단이 퇴마를 하는 행적을 관세음보살과 결부시켜 해석하기도 한다. 보면 알겠지만 본편에서 유단이 퇴마를 한 대상들과 연관이 있다. 또 <넋보자기> 웹툰에서 나미아가 유단에게 "네가 구세주처럼 보이겠지"라는 대사에서 유단의 뒤에 광배가 비친 모습으로 묘사되는데, 불교의 광배 묘사와 동일하다. 보살의 사전적인 의미는 보리(깨달음)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나 부처와 달리 만인을 구제하기 위해 경지에 도달하거나 도달할 수 있음에도 지상에서 윤회를 겪으며 사람들을 구제하고 수행하는 사람을 뜻하기도 하는데, 백란과 인간들을 구하기 위해 온갖 오욕을 감수하고 고통스러운 윤회를 반복했던 소류의 행적과도 맞아떨어진다. 반월당의 불교적 모티브를 해석한 독자의 말에 따르면 유단과 소류는 무속 신화에서 유래된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두두을신의 원형 중 하나가 비형 신화다) 불교풍이 강한 캐릭터라고.
백란이 대한제국기에 '소류'의 인연을 끊는 것으로 유단은 무연無緣이라는 불교적 경지로 백란과 마주했고, 사람을 구하는 과정을 통해 팔목귀를 파훼하는 불교적 경지에 도달하게 되었고 유단이 팔목귀의 궤변을 파훼하는 대사를 불교의 사상과 연관지어 해석한 독자가 있는데, 소류의 본명이 관세음보살의 응신應神 중 하나인 양류관음(楊柳觀音)이며 유단의 대에 이르러 허무를 반박하는 공(空)의 깨달음에 도달했다고 얻었다고 해석한다.[33] 양류관음은 관세음보살의 33화신 중 하나로 버들가지와 정병을 든 관세음보살의 형상인데 바이샬리에서 대규모 역병이 돌자 사람들이 열심히 기도했고, 관세음보살이 노파의 형상으로 나타나 사람들의 역병을 치유하자 사람들이 양류관음이라 부르며 병고를 없애고 중생을 구제하는 보살로 믿은 데서 유래되었다.[34]
관세음보살은 보살이지만 <관음삼매경觀音三昧經>, <천수다라니경千手陀羅尼經>, <무량수경無量壽經>에서는 전생에는 석가모니불과 아미타여래의 스승인 정법명왕여래(正法明王如來)였으나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스스로 보살이 되었다고 여겨지는 등 굉장히 격이 높은 보살이다. 신라에서는 관세음보살뿐만 아니라 각종 보살이 여러 화신으로 나타나 중생을 계도하거나 구제하는 설화가 많은 등 보살 화신 관념이 강했는데 소류는 백란과 함께 서라벌과 신라 각지를 오가며 인요의 화평이라는 이상을 꿈꾸고 각종 이능으로 퇴마를 하는 등 신라 백성들에게 왕자보다 구세주에 가까운 존재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런 소류에게 '중생을 구제하는 보살'의 이름을 진평왕이 지어줘도 이상하지는 않다. 다만 버드나무는 무속적 의미도 강하기에 무속적인 의미로 버드나무에서 유래된 이름을 가졌다가 불교적 의미가 덧붙었을 수도 있다.[35][36]
추가로 백란은 유독 빛나는 것으로 번뇌를 사라지게 한다는 묘사(무량광無量光)와 요괴라서 흉내내는 거지만 부처의 힘을 흉내낼 수 있다는 점, 팔목귀 퇴치 때 서방정토 운운한 점에서 무량광불無量光佛, 즉 아미타불이 모티브 중 하나라고 추측하는데 둘을 합치면 그 유명한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南無阿彌陀佛 觀世音菩薩이 된다.
도깨비도 천호(여우 신앙)도 본래는 불교의 전래로 인해 영락한 무속 신앙이지만, 동시에 불교와의 습합으로 공존하며 현대까지 명맥이 유지되었다는 점에서 이 둘이 무속적인 면 이상으로 불교적 특성이 강한 건 당연할지도 모른다.
뜬금없이 웬 치우냐 싶을 수도 있지만, 작중 포지션이 치우와 은근히 겹친다는 평도 있다.
모 독자는 <천명> 편에서 유단이 황제(黃帝)(황제皇帝가 아니다)에게 심문받는 장면을 치우 신화를 결부시켜 해석하기도 했다. 본작 세계관에서 방상씨는 "황제의 사목을 빌린 황금사목"이라 백란이 언급하고 황제가 우리가 그런 악귀를 만들었냐고 화내는 장면이 있다. 오체분시당해 죽어 단풍으로 화했다는 치우를 죽인 건 황제인데, 황제에게 처형당한 치우, 팔목귀에게 당한 소류와 백란, 천계로 끌려와서 무고로 처형당할 뻔한 유단의 포지션을 비교한 것.
<불가사의 학교> 사건이 사실 치우의 부활을 꾀한 사건으로 해석하기도 했다.[37]
8. 작가 블로그에서 공개된 설정
- 신은 어떤 추상적인 관념으로 형체가 정해진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다르게 보일 수 있다. 유단은 동방청제를 젊은 인간 남자의 얼굴로 인식하는데, 유랑화사와 외모 묘사가 다른 건 사람마다 다르게 보이기 때문. 백란처럼 본체가 여우로 고정된 경우는 제외. 정황상 소류도 비슷하게 인식하지 않았을까 싶다.
- 소류는 장발이었다. 본편과 외전의 회상에서 긴 머리카락을 묶었다는 서술이 나온다.
- 소류는 본인의 출생과 힘 때문에 절대로 편하게 살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팔목귀로 인해 천형죄인이 되지 않았으면 백란과 소류는 훨씬 나은 삶을 살 수 있었다.
- 소류의 환생인 유단이는 소류와 외모와 성격이 닮은 점도 있고 다른 점도 있다. 고대 왕의 유복자에 반인반귀였던 소류와 현대 일반 서민으로 성장했던 유단의 성장환경 차이를 감안하면 당연하다. 이 때문에 백란은 유단을 볼 때마다 소류와 닮은 점과 다른 점을 떠올린다.
- 소류가 백란에게 만들어준 인형은 백란이 다 좋아했지만 그중 사람들이 이렇게 저렇게 생활하는 모습을 웃기게 표현한 토우(인형)를 특히 좋아했다.
- 소류의 본명은 김소류도 김비형도 김유단도 아니다. 본명은 따로 설정되어 있다. 다만 진지왕의 아들이라는 설정상 성은 김(金)씨일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 중이다.
9. 기타
환생인 유단이 주로 고양이로 묘사된다면 소류는 검은 호랑이로 변신하는 등 호랑이와 연관이 깊었다.어린 시절 개념 없던 백란을 소류가 어느 정도나마 개념 박힌 성격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어떤 의미로 대단하다는 평을 듣는다. 소류가 아니었으면 백란은 남북국시대에 인간들의 혐성질에 시달렸을 당시 인간혐오가 박혀서 본편보다 사람을 덜 도왔을 것이라는 추측이 많다.
묘사가 많지 않음에도 캐릭터성이 워낙 좋아서 주인공인 유단, 백란 못지않게 인기가 많다. 2차 창작에서도 유단x백란 못지 않게 소류x란아 조합이 많을 정도. 유단과 백란이 현대 고등학생과 비슷한 정신연령인 백란과 풋풋하고 티격태격하는 느낌이 강하다면 소류와 란아는 어린아이같은 란아를 소류가 챙겨 주면서도 그 이면에는 비극이 서린 진중한 연출이 많다.
유단은 성에 버드나무가 들어감에도 단(丹)이 모란(牡丹)과 이름이 겹쳐서 2차 창작에서 모란으로 비유되는 경우가 많은데, 모란이 화중지왕(花中之王)이라 비유될 정도로 고귀한 신분을 뜻하는 꽃이다 보니 소류도 모란으로 비유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1권에서 "백란은 푸른색과 붉은색 모란꽃을 좋아한다"라는 서술이 있기 때문에 관련이 없지는 않은 듯.
[1] 양楊이 왕버들처럼 하늘을 향해 뻗는 버드나무라면 류柳는 보통 버드나무 하면 떠올리는 땅을 향해 처진 버들을 의미한다.[2] 용화실못 동쪽 수문 옆에 있는 왕버들의 고목의 구멍 속에서 죽은 곤충이나 설치류의 인의 자연발화로 푸른 불꽃이 번쩍이는 걸 도깨비불로 여긴 사람들이 도깨비나무라고 불렀다.[3] 비형랑 전설은 진지왕 사후 3년 뒤에 진지왕의 귀신이 도화랑(桃花娘)에게 나타나 아들을 가졌다는 전설인데 진지왕은 서기 579년에 사망했다.[4] 비형랑은 삼국유사에서 15세에 집사가 되었다고 하며, 소류와 또래라는 설정인 백란이 17세일 때 해당 사건이 일어났으므로 소류의 나이도 비슷했을 것이다. 하지만 작중에서는 세는 나이를 쓰기 때문에 (고 1 당시 유단이 17세로 나오는데, 만으로는 15~16세다.) 실제 해당 사건 당시 나이는 연 16세 정도로 추정된다.[5] 나머지 한 명은 누구냐는 문제가 있는데, 비담과 김용수의 이름이 부파 불교의 교의학자 아비달마와 대승 불교의 창시자 나가르주나에서 유래되었다는 점을 들어 둘이 형제라는 가설이 있으므로 비담일 가능성이 있다.[6] 김씨는 잘 알 것이고, 소씨는 훈독을 병행하던 신라 시대에서 쇠에서 유래된 김씨의 훈독 표기다. 어째서인지 신라뿐만 아니라 당대 가야에 속한 여러 나라의 왕가가 쇠에서 유래한 김씨를 쓰는 경우가 많았는데, 금관국과 반파국 왕가가 김씨였고 삼국유사의 6가야 전승을 고려하면 더 많았을 것이다.[7] 진혼기에 나오는 화랑은 이름의 뒤에 ~랑(郞)이라는 명칭을 붙이는데 (예를 들면 주인공인 설영은 자하를 비롯한 화랑도에서 주로 설영랑이라 불린다) 이는 비형랑과 작명법이 같다.[8] 설화에서 비형랑을 거두어 키웠다는 진평왕의 딸인 선덕여왕과 천명공주는 생년을 역산하면 580년대로 추정되므로, 비형랑은 자기 5촌 조카와 또래고 사촌형인 진평왕의 아들뻘이 된다.[9] 본인이 가만히 있어도 존재 자체만으로 재수 없이 왕위 다툼에 엮여서 죽는 게 왕족의 운명이다. 조선 시대에 왜 그렇게 많은 왕족들이 자기는 가만히 있었는데 역모에 거론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죽어야 했는지를 생각해 보자.[10] 진평왕의 입장에서 김용수와 비담을 견제할 수 있으면서 외척도 없고 조정에서 경원시당해 의지할 데가 진평왕밖에 없는 데다 권력에 관심 없이 봉사활동만 열심히 하는 성격인 비형랑은 마음 편히 부려먹을 수 있는 패라서 굳이 학대할 필요가 없다. 굳이 따지면 비형랑의 궁내 취급을 방치하면서 간접적으로 학대에 기여했을 수는 있다.[11] 오방대제의 수장인 황제조차 일개 악귀가 그 비형랑을 조종한다는 게 말이 되냐고 코웃음 칠 정도면 천계에서도 그 강함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있었던 듯하다. 청제가 검술을 가르쳐줬다는 것으로 보아 비형랑이 천계와 모종의 연이 있었던 건 확실하다.[12] 원래 천사라는 단어는 고대 중국에서 하늘의 사자라는 뜻으로 사용되었다.[13] 남자들은 물론이고 진성여왕처럼 여자임에도 키가 어지가한 남자 못지 않았다고 기록된 사람도 있다.[14] 동성애자라는 뜻이 아니라 넓은 의미로의 사랑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독자들은 소류가 백란에게 가진 감정이 단순한 단순한 친구나 의형제보다는 동성애가 맞다는 추측이 많다. 연애를 하는 무성애자를 보면 알겠지만 연애감정이라는 게 꼭 성적인 의미를 가지지는 않기 때문.[15] 하지만 비형랑은 귀태로 태어났다는 점으로 인해 인간들은 하늘과 땅과 저승의 중개자였던 그를 추앙하면서도 동시에 괴물 취급하며 멸시했고, 특히 왕궁에서의 취급이 좋지 않아서 어린 시절의 백란은 그런 왕궁 사람들에게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16] 이는 도깨비의 왕인 소류가 단순한 반귀가 아니라 후대에 두두을신으로 신격화될 정도로 반신의 면모를 띄었던 이유로도 해석할 수 있다.[17] 참고로 백란은 한 번 죽었다가 억지로 몸을 이어붙인 후유증으로 성장이 멈췄으며 머리카락도 더 이상 자라지 않았다고 한다. 잘려나간 꼬리는 어찌 붙였지만 무의미해졌기 때문에 평소에는 꼬리 하나로 다니며 꼬리 1호를 개조한 게 본편에서 사용하는 창이다. 정신적으로도 성장하지 않았다는 정황이 있으니 문자 그대로 성장이 멈춰버린 것. 어느 독자 말에 따르면 여우꼬리라는 이름의 열대식물의 꽃말이 '동심'인 것과 결부시키기도 한다.[18] 관세음보살이 전생을 보여주지 않았던 것은 참혹한 죽음을 가엾게 여겨 그것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서였다.[19] 대한제국 시절 잃어버린 오른쪽 천안 자체가 하나의 괴이가 되어 살인사건을 벌인 걸 보면 괴이가 되었다는 말은 허튼 소리가 아니다.[20] 매번 천형죄인의 형벌에 시달렸던 초반 환생과 달리 이 시기로 가면 비형랑의 외모와 영혼이 많이 변질되었는지 대한제국 시절의 환생은 죽을 때까지 천형죄인의 형벌을 겪지 않았다.[21] 전설에 따르면 기린의 수명은 천년이기 때문에 1400년이면 정말로 장수한 것이다. 기린은 생명을 해하지 않는 존재이기에 소류의 환생인 유단에게 다가간 것을 소류의 무고를 반증하는 것이며, 중국에서 기린은 사후세계의 수호자로 여겨지기 때문에 환생이라도 소류의 영혼을 물려받은 유단을 소류와 동일시한 건 그리 특이한 게 아니다. 한국에서는 기린을 왕의 호위로 여겼기 때문에 신라의 왕자이자 도깨비의 왕이었던 소류에게 다가간 건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갔다는 의미도 있다. 너무 늙어서 반월당 패밀리에 합류한 건 아니지만, 여러 의미가 있는 장면.[22]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 나오는 피터 1, 2, 3이 둘 다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지만 배우와 캐릭터성에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을 떠올리면 알기 쉽다.[23] 여담으로 웹툰판에 나온 비형랑은 굉장히 살벌한 포스를 자랑하는데 괜히 인간과 요괴귀령에게 공포의 대상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24] 당장 같은 세계관은 아니지만 세계관이 유사한 진혼기의 등장인물 중 소류 수준의 힘을 가진 인간은 아무도 없다. 주인공인 설영과 자하도 마찬가지.[25] 다만 살아있는 상태일 경우에는 보통 인간으로 판정된다고 한다.[26] 당장 영사는 매개체가 있어야 한다는 조건하가 있으나 천안은 그런 능력을 발동시켜야 하는 조건이 없다.[27] 도화랑은 실존했을 경우 사량부 귀족 출신으로 추정되지만 본작의 도화랑은 사량부 출신인 걸 빼면 별 볼일 없었던 걸로 보인다.[28] 사실 원 역사에서 신라 왕의 서자 취급을 생각해본다면 소류의 취급은 엄청난 거 맞다. '서자 출신'이라 명확하게 기록된 효공왕의 사례가 매우 특이한 경우.[29] 천호가 하늘의 대리인으로서 유단을 왕이자 제사장의 역할로 수도에서 신룡맞이 의식을 본편에서 했는데 과거에도 했다는 언급과 천호가 천계에 항의할 당시 '소류가 정녕 자신을 배신한 게 맞다면 이번 신룡맞이가 성공할 수 없었다'고 말한 걸 보면 고대 신룡맞이 때도 천호가 왕의 역할을 맡긴 건 소류였을 가능성이 높다.[30] 정작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한반도는 근대까지 호랑이보다 표범이 더 많이 살아서 식인 호랑이보다 식인 표범이 더 많았을 거라고 추측한다. 조선 시대까지도 정부가 아닌 민간인들은 호랑이와 표범을 구별하지 못해서 무늬를 대충 섞어 그림으로 그렸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다 싸잡아서 범(虎)이라 불렀기 때문.[31] 정연 작가의 한국 기담은 불교에서 따온 설정과 테마가 굉장히 많은데, 진혼기도 여기에 들어간다.[32] 천수경에 나오는 6가지 서원으로, 관세음보살이 중생이 부른다면 어느 곳이든 가서 도와주겠다는 내용이다. 또는 내가 어떤 곳에 갔을 때, 관세음보살의 힘으로 벗어날 것이라는 확신이다.[33] 오해와 달리 불교의 공 사상은 허무주의에 빠지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는데 방상씨 둘이 팔목귀로 타락한 원인이 허무주의에 빠진 것을 생각하면 된다. 팔목귀의 정체인 방상씨 2인조가 중국 출신이며 도교와 연관된 캐릭터고, 중국보다 한국과 일본에서 훨씬 방상씨탈 의식 등 방상씨 신앙이 성행한 걸 생각하면 재미있는 부분. 방상씨가 중국에서 신라로 건너온 것도 방상씨 신앙의 전파와 관련된 것일 수도 있다.[34] 관세음보살의 원어인 ‘아바로키테슈바라(Avalokitesvara)’는 산스크리트로 남성명사이며 부처의 전생을 엮은 본생담(本生譚)에 나오는 547편의 보살 이야기와 초기 관세음보살상이 남성적으로 표현되는 등 본래 남성이 맞았지만 후대에 여성적인 인상으로 바뀌었고 한자 문화권에서는 주로 여성으로 숭배되었다. 하지만 소의경전(所衣經典)인 관음경(觀音經)에 따르면 관세음보살은 남성이기도 하고, 때에 따라서는 여성이 되기도 하며 천(天), 용(龍), 야차(夜叉), 건달바(乾闥婆), 아수라(阿修羅), 동남(童男), 동녀(童女) 등 32응신(三十二應身)으로 변화하여 나타나는 등 보살에게 있어서 성별은 꼭 구별할 필요가 없다.[35] 당대 신라 성골은 전륜성왕 내지는 석가모니의 가족 이름에서 따왔으며, 불교에서 이름을 따온 진골로는 부파 불교의 아비달마에서 따온 비담과 대승 불교의 창시자 나가르주나에서 따온 김용수(김춘추의 아버지)가 있다. 나가르주나는 용수보살이라 불릴 정도의 고승이기 때문에 진지왕의 서자지만 이능 때문에 (따돌림과 별개로) 특별대우를 받았던 소류의 이름도 불교의 고승에서 유래되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36] 관세음보살은 현대에도 '중생을 구제하는 보살'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릴 정도로 인지도가 높은 보살이다. 관세음보살은 석가모니와 아미타여래의 스승인 정법명왕여래(正法明王如來)가 중생 구제를 위해 스스로 부처에서 보살로 내려왔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로 널리 숭배되었고, 관세음보살은 여러 설화에서 여러 화신의 모습으로 나타나 중생에게 가르침을 주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소류는 고승은커녕 전문적으로 불교를 배우지도 않은 아닌 (무속)사제이자 퇴마사지만, 불교와 무속이 습합되어 가던 당대 신라 백성들에게 있어 사람들을 구제하는 요괴귀령의 중개자였던 소류를 화신으로 인식해도 이상하지 않다.[37] 소류와 백란의 출신인 신라와는 별 상관이 없지만, 치우 신앙은 중국 동북지방에서 오래 믿어왔으며 요동에 많은 영토를 거느렸던 고구려에도 숭배되었다고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