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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9-14 00:55:16

유성신


파일:Chinese_dragon_asset_heraldry.svg.png 동아시아상상의 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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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전승3. 해석
3.1. 신라관련 여우 기록과의 유사성

1. 개요

劉成神.

태평광기에 수록된 천호(天狐) 중 한 마리. 대륙에서 행패를 부렸다가 고대 조선반도 국가인 신라로 쫓겨난 요호로 알려져 있다. 유성신의 전승은 조선후기의 시문집인 희암집(希菴集)에 인용되기도한다.

2. 전승

당나라 때 어떤 현령직에 있는 한 관리가 있었는데 그는 어느 날 뜬금없이 " 출가하고 싶다"라고 말하며 간절하게 불경을 염송했다. 그로부터 한 달 남짓 지났을 때, 오색구름이 현령의 집에서 피어나더니 사자 위에 앉은 보살이 나타나 현령을 찾아와 그를 격려해 주며 계속 출가를 위한 수행을 하라고 권고한 뒤 떠났다. 그때부터 현령은 문을 닫아걸고 육칠일 동안 수행을 했는데 그는 자신의 건강도 돌보지 않고 식사조차 거르며 종교활동을 했고 현령의 가족은 현령의 목숨까지 걱정해야 할 지경이었다.

때마침 나공원이란 도사가 촉 땅에서 도성으로 가다가 도중에 현령의 집에 들르게 됐는데, 현령의 아들은 자신의 아버지가 종교 수행에 목매다는 이유를 물어봤고 나공원은 그 일이 여우의 짓임을 단번에 알아차린다. 현령은 여우의 주술에 걸린 것이었다. 나공원은 이것이 여우의 짓이지만 쉽게 해결할 수 있다 보증했다.

나공원은 부적을 써 주었고 현령의 아들은 부적 한 장을 우물속에 던져 넣었다. 그리고는 마침내 문을 열어 굶주림과 피곤함에 지쳐 있는 부친을 보고 억지로 부적을 삼키게 했다. 그러다 현령은 갑자기 제정신을 차리더니 더 이상 종교에 관한 일을 논하지 않았다.

하지만 여우의 패악질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몇년 뒤에 현령은 관직을 그만두고 집에 머물렀는데 그러던 중 뽕나무 숲 아래로 어떤 귀인을 만나게 된다. 이뒤로 기병 10여명의 호위를 받는 그 모습이 꼭 왕족 같았다. 현령은 그를 피했지만 그를 호위하던 사람이 유성(劉成)이란 자가 현령을 보고자 한다고 현령에게 말했다. 현령은 어쩔 수 없이 유성과 만나게 되었고 그 유성이라는 남자는 재산을 들이대 현령을 꼬셔 현령의 딸과 결혼을 하였다. 현령은 딸까지 빼앗겨 또다시 요물에게 농락을 당한 것이다.

몇년후 현령의 아들은 나공원 도사에게 또 다시 SOS를 보내고 그 요청으로 찾아온 나공원은 현령의 집안 사람들을 농락하고 있던 여우 유성을 퇴치한다. 하지만 나공원은 유성을 제압하기만 하고 죽이지는 못했는데 이유는 그가 평범한 여우가 아닌 천호였기 때문
"이것은 천호(天狐)로서 죽일 수 없사오니 멀리 동쪽 끝으로 보내는 것이 마땅하옵니다."

사실 태평광기에는 유성뿐만 아니라 다른 천호들도 나와 인간 세계에서 패악질을 부리는 경우가 좀 있는데 이런 천호 이야기의 결말이 다 이런 식이다. 천호는 하늘나라에서 부려야 되는 공무원과도 같은 존재들이라 함부로 죽일 수 없어 죽이는 대신 힘껏 두들겨 패거나(...) 먼곳으로 쫒아 내는 식. 그리하여 유성은 한반도에 있는 국가인 신라로 쫒겨난다. 신라 사람들은 그를 유성신이랍시고 섬겼다는 결말.

3. 해석

자칭 불교 보살인 유성이 도교의 도사 나공원에게 패배하는 내용을 담고있어서 당나라 시대때의 불교의 격하와 도교의 격상을 상징하는 설화란 해석이 있다. 도교에서 유래된 신통한 여우신이 사이비 불교도로 그려지는 것 자체가 불교와 도교의 습합양상을 보여준다. 실제로 당나라가 건국되고 당 황실은 자신들과 성이 같은 노자를 숭상하면서 도교의 위상을 강화시켰으며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불교의 위상은 약화되었다. 그리고 당나라 시대를 거치면서 문화•사회현상으로서의 불교는 엄청난 팽창을 이루었으나 국가통치 이념으로서의 불교는 일부 예외를 제외하면 예전만큼의 위상을 회복하지는 못하였다. 그 반면 통일신라에선 불교의 호국적인 성격이 부각되면서 불교가 국교로 자리잡았다.

유성신을 불교 전도자로 정의하고 유성신이 신라에 건너가 숭배받은 것을 당의 불교문화 수출로 해석한다면 통일 신라의 불교 문화가 당과의 교류로 인해 비약적인 발전을 했다는 실제 신라 불교 역사하고도 얼추 잘 맞물린다. 또한 토착신이었을 법한 여우신이 불교에 귀속된 채 등장하는데 이는 후술된 신라 관련 여우 기록과도 유사하다. 물론 단순히 중국을 거쳐 한반도로 전래되고 융성한 불교나 기타 신앙을 아류사이비로 낮춰보는 의식이 깔려있는 설화일 수도 있다.

참고로 태평광기에는 유성신 이야기의 내용과 정반대로 전개되는 여우 신선 이야기도 있는데 바로 호강자의(狐剛子)의 이야기다. 이쪽은 무려 3만년이나 묵은 여우 신선이라 불교의 보살로 둔갑한 채로 나타나 자신에게 맞선 도사의 모든 도술을 무력화 시키고 도사를 완전히 굴복시킨 뒤 훈계까지 하는 위엄을 보여준다.

3.1. 신라관련 여우 기록과의 유사성

신라 관련 여우 기록에도 기이한 인물이나 여우들이 나오며 이들 또한 불교에 습합된 채 등장한다. 그리고 동물관련 토속신앙이 불교의 전파로 인해 쇠퇴하는 시대적 상황으로 해석되는 것도 유사하다.

여우로 둔갑했다는 길달은 불교 사찰인 흥륜사의 길달문을 건설했으며 유성신 처럼 여자를 홀리다 변을 당했다고 한다.

원광 법사는 흑여우의 도움을 받아 중국으로 유학을 가서 불교를 익혔다고 하며 이 흑여우는 유성신 처럼 신적인 주술을 발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