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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3-26 13:59:04

장화훤요


1. 개요2. 전승
2.1. 용재총화에 기록된 이야기

1. 개요

장화훤요(張火喧鬧: 붉을 밝히고 시끄럽게 떠든다는 뜻)는 하늘을 뒤덮을 정도로 거대한 나무의 형상을 한 요괴다. 용재총화에 기록되어 있다.

하늘이 흐리면 휘파람 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밤에는 가끔 빛을 발하며 시끄럽고 수다스러운 말소리를 내기도 한다. 그 말하는 내용은 바람직한 것이 아니며, 앞을 지나가는 사람에게 해를 끼치기도 한다. 또한 자신을 공격하려는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힘도 있다. 이렇게 미친 사람은 동쪽으로 뻗은 복숭아 나뭇가지로 만든 칼로 목 베는 시늉을 하면 고칠 수 있다.

조선 때 용재총화의 저자 성현(成俔)의 외숙이 지금의 파주 땅인 서원에서 보았다고 한다.

2. 전승

2.1. 용재총화에 기록된 이야기

공이 서원(瑞原) 별장에 오랫동안 있을 때에 길 옆에 고목 한 그루가 있었는데, 그 크기가 몇 아름 되고 높이가 하늘을 찌를 만했다. 하늘이 흐리면 귀신이 휘파람을 불며 밤이면 불을 켜놓고 시끄럽게 떠들었으며, 공이 매를 놓아 꿩을 쫓다가도 그 숲에 들어가면 찾을 수가 없었다. 마을의 어떤 소년이 용기만 믿고 가서 그 나무를 자르다가 귀신이 붙어 밤낮으로 미쳐 날뛰니 온 동네 사람들이 당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공의 이름만 들으면 빨리 보이지 않는 곳으로 달아나 피하였다. 공이 그 집에 가서 문 밖의 평상에 앉아 사람을 시켜 머리털을 나꾸어 끌어 내도록 하니 소년은 안색이 검어지며 애걸하였다. 공은 꾸짖기를, “너는 마을에 있는 지 2백여 년이 되는데 불을 켜놓고 해괴한 행동을 하며 내가 지나가도 걸터앉아 불경한 짓을 하고 매를 놓으면 숨겨두고 내놓지 않더니, 지금은 또 이웃집을 괴롭히니 무엇을 얻고자 하는 짓이냐.” 하니, 소년이 이마를 땅에 대고 공손히 사죄하였다. 공이 동쪽으로 뻗은 복숭아 나뭇가지를 잘라 장도(長刀)를 만들어 거짓 그 목을 베니, 소년이 몸을 굴러 길게 울부짖고 죽은 것처럼 땅에 엎드려 깊이 잠들었다가 3일 만에 비로소 깨어나더니 광태가 갑자기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