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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한국의 여우 설화에서 전해지는 요괴. 백여우와 함께 구미호계열의 설화에서 많이 등장하는 여우이다. 뜻은 Fire fox가 아니라 Red fox다. ‘붉다’의 붉+여우에서 ㄱ이 탈락해 불여우가 되었다.2. 특징
오십 년 가까이 살면 불여우가 되고 백 살을 넘기면 백여우가 되고 거기서 더 살면 구미호가 된다는 설명도 있었으나, 이는 최근 구미호 붐에서 파생된 근거 없는 정보이다. 사실 설화에 나오는 구미호, 백여우, 불여우의 명칭 선택은 채록본의 화자 멋대로라 보면 된다. 또한 백여우, 불여우와 구미호 사이의 구분이나 레벨의 차이점은 최근에 중국의 고문헌 "현중기(玄中記)"가 알려지면서 변용된 내용으로 보인다.- 여우가 50년을 살면 여성으로 둔갑한다.
- 100년째 부터 성별에 구애받지 않는 둔갑을 하게되며 영력과 미모를 갖춘 무녀로 변할 수 있다.
- 1,000년을 살면 천호(天狐)가 된다.
즉 황금색[1] 털을 지녔다는 천호를 제외하면 50년이건 100년이건 그냥 타고난 색깔을 지닌다는 의미다.
한국의 불여우는 인간으로 변신해 남자를 홀리거나 못된 장난을 치고 간을 빼먹는 등의 통상적인 요호의 역할을 하는 대표주자로 알려졌는데 설화에 따라 흡사한 내용의 같은 역할에서 백여우(백여시), 매구, 구미호등의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운다. 구미호와 매구에서도 언급되지만 이런 불분명한 명칭들의 혼용은 한국의 여우설화가 보이는 특성이다. 중국이 산해경이나 태평광기, 현중기 같은
3. 민담
설화에서 확실히 "불여우"라 언급되는 것으로 현재 네이버 백과사전에 몇개가 올라와있다. 불여우라는 이름 자체는 본래 평범한 붉은여우에 대한 명칭이기도 하며 너무 흔했기 때문인지 오히려 설화에서 귀신이나 요괴의 역할이 되는 것은 주로 백여우인 경우가 많다. 하얀 동물은 본래 길조의 상징이지만 여우는 예외였던 것이다.- 소금장수와 불여우
줄거리는 소금장수(혹은 지나가는 사람 )가 우연히 여우가 노파로 둔갑하는 모습을 보고 그 뒤를 잔치집(혹은 그냥 가정집이나 혼삿집)까지 따라가 여행에 쓰이던 작대기로 때려 잡아 사례를 받았는데 다른사람이 그를 섣불리 흉내내다 살인을 해서 망했다는 기승전병의 결말을 보여준다. 한국 여우설화에서 여우누이만큼 많이 퍼진 유형으로 불여우가 아닌 그냥 여우라 하는 경우도 많다. 백여우도 이런식의 설화가 많기에 사실상 백여우와 불여우의 전승상의 차이는 없다고 봐도 된다. 백여우 버전은 여기로. 소금장수와 욕심쟁이 친구
- 여우골짜기
여우가 사람으로 둔갑하는 모습은 없지만 불여우 한쌍 중 한마리를 죽임으로 인해 저주가 내려 마을사람들이 간이 없어지는 병으로 죽어가다 고사를 지내어 겨우 저주를 벗어난다는 괴담 다운 내용이다. 그러나 사람이 죽는 저주는 벗어났지만 마을의 계곡 식물들이 붉게 말라 죽고 결국 산사태로 골짜기가 무너져 사라졌다는 묘하게 새드엔딩 스러운 결말도 특징.
- 여우굴
이쪽은 여우가 인간을 일방적으로 희롱하는 내용이다. "환술"을 이용해 담력을 자랑하던 청년을 아기를 칼로 죽인 살인범으로 만든뒤 살생의 업보를 중이 되어 평생을 사죄하라는 승려의 말로 스스로 머리를 빡빡 밀게 하고 환술을 거둬 얼이 빠지게 만든다.
- 육미호(六尾狐)
금대마을 박진사의 어여쁘기로 소문난 딸 "반야"가 16세가 되어 혼사처를 찾기 시작하자 많은 청년들이 박진사의 집에 찾아오게 된다. 그러나 무슨 변고인지 그 청년들은 다 죽게되고 평판이 떨어진 박진사댁은 흉가처럼 사람들이 떠나가게 된다. 이 소문을 들은 "김공"이란 사내가 찾아와 자신이 귀신을 처치할테니 반야아씨와 혼인시켜 달라 청하자 박진사는 허락한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 귀신은 바로 반야 아가씨였으며 본래 여우인 자신을 딸로 거둬준 박진사를 사모했지만 시집을 보내려 해서 연쇄살인을 저질렀음을 실토한다. 반야는 잘못을 빌지만 김공은 후환을 없애기 위해 여우를 바위굴에 가둬 굶어 죽게 만든다. 이 설화의 제목은 "여우굴"이지만 혼동을 피하기 위해 제목을 변경하였다. 이름처럼 반야의 정체가 꼬리가 여섯인 수천년 묵은 불여우이기 때문이다.
4. 분석
중국이나 일본이라면 하급신 정도는 되었을 수천년 묵은 여우들이 일반인에게도 쉽게 죽는 것이 한국 요호들의 특징인데 이는 짐승이나 요물이 사람을 뛰어넘는 신위를 보여 신앙의 대상이 되는 것을 경계한 유교적 풍조의 영향으로 보인다. 한국은 가장 뛰어난 영물 중 하나인 용조차도 고려와 조선조에 이르러 신(神)의 면모를 잃고 승려에게 설교를 듣고 물러나거나 일반인의 도움을 받는 처지가 된다.여우가 해를 끼치는 요물로 알려진 이유에 대해 디지털 고령 문화대전의 한 백여우 설화에서는 이렇게 분석하고 있다.
옛날부터 여우가 사람을 속인다는 이야기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유형화되어 있다. 이는 여우의 식생활 때문이다. 여우는 자기가 잡은 동물의 고기를 일단 땅 속에 묻어 뒀다가 파내서 먹는 습성이 있다. 땅속에 묻혀 있던 사체에서는 인 성분이 타면서 도깨비불이 발산된다. 이 불을 보고 여우들이 모여든다는 말이 나돌았다.
물론 여우는 대개 사냥한 설치류를 산체로 잡아먹는데다 땅에 먹이를 파묻는 습성이 여우만의 것은 아니기에 무작정 믿기엔 무리지만 가능성은 있는 가설이다. 그러나 여우가 사라지고 멧돼지들이 민가에 까지 자주 출몰하는 요즘은 젯밥 냄새를 맡은 멧돼지가 무덤을 풍비박산을 내놓는 사례들이 있어 과거의 여우들의 악명이 과연 정당한 것이었나 의심이 되기도 한다.
한편 전통부적문화에서 이 붉은여우의 자궁으로 만든 부작[2]은 같은 여우부작들 중에서도 효과가 좋다고 하는데 기생에게 도화살적인 남복(男福)을, 도박판에서는 운을 트여주는 물건으로 믿어졌다. 동양권에 흔히 있는 성근신앙의 하나로 여우부작은 음양화합과 소원성취의 의미를 지닌다. 이 여우부작은 어이없게도 현대에 와서 북극여우의 것으로 바뀌어 시중에서 암암리에 팔린다.
5. 기타
[1] 헌데 위 이미지를 보면 알겠지만.....불여우의 색 자체가 개체에 따라 황색에 가깝거나 그렇게 보일 경우가 많다. 종교대학사전에 나온 중국의 고문헌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는 여우의 색을 황색으로 보고 있다.[2] 넓은 의미의 부적으로 장신구와 자물쇠도 부작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