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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姦姦蛇螺무녀가 식인 뱀 요괴를 퇴치하러 왔다가 오히려 하반신이 삼켜진 상태로 요괴의 일부가 되었다는 일본의 도시괴담으로, 상반신은 무녀, 하반신은 뱀, 심지어 여섯 개의 팔까지 달린 모습을 하기까지 한다. 게다가 실질적인 본체인 아래쪽 뱀을 본 자는 오랜 고통을 겪다가 죽게 되지만, 무녀의 모습만 봤을 경우 아직 가망이 있다고 한다.
다만 위와 같은 묘사들은 큰 뱀이랑 엮어 2차적으로 그린 모습이고, 원문인 아래 괴담에서는 늘 반인반사로 돌아다니진 않는다. 즉, 무녀가 상반신만 남은 채 팔 여섯개로 기어다닐 동안 뱀 역시 별도의 행동을 할 수 있으며, 이 상태에선 무녀 쪽보단 뱀 쪽을 봐야 확실히 죽는 듯 하다.
2. 괴담
초, 중학교 시절은 시골에서 철부지에 사고뭉치로 A, B와 특히 사이가 좋았는데 셋이서 매일같이 사고를 치다시피 하며 놀았어. 나와 A는 가족들마저도 포기한 상태였는데 B는 그래도 항상 엄마가 관심을 가져 주셨지. 겉으로는 매우 엄해 보였는데 누가 뭐라해도 B를 위해서는 뭐든지 해 주셨어.
그런 두 사람이 B가 중3이던 어느날 꽤 크게 싸웠어.
내용은 말하지 않았지만, 엄마에게 몹시 심하게 대들었나 봐. 엄마가 상처투성이가 되었을 때 아버지가 집에 돌아오셨대.
한눈에 상황을 파악한 아버지는 B를 무시한 채 아무 말 없이 그대로 엄마에게 다가가셨대.
옷도 머리도 너덜너덜한데다 죽은 물고기 같은 눈으로 방바닥을 망연하게 응시하고 있는 엄마를 보고, 아버지는 B에게 이렇게 말하셨대.
B아버지 「널 낳아 준 친어미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다니, 정녕 네놈은 사람 새끼가 아니로구나. 엄마가 얼마나 널 생각하는지 왜 몰라?!!」
아버지는 B는 보지도 않고, 엄마를 끌어안고서 말했다나 봐.
B 「시끄럽다. 꼬우면 아빠도 그리 만들어 줄 테니까 닥쳐라.」
하지만 아버지는 아무런 반응도 없이 무덤덤하게 이야기를 계속했다더군.
B아버지 「넌 세상에 무서운 게 아무것도 없는 거냐?」
B 「당연하지. 있다면 한 번 보여줘 봐라.」
아버지는 잠시 침묵한 뒤 말씀하셨대.
B아버지 「넌 내 아들이다. 엄마가 너를 얼마나 걱정하고 있는지는 잘 알고 있어. 하지만, 네가 엄마한테 이렇게밖에 못한다면 나도 생각이 있다.
이건 네 아비로서가 아니라 그저 한 사람으로서 얘기하는 거야. 먼저 분명히 말해두겠는데 내가 이걸 얘기하는 건 네가 죽어도 상관없다는 뜻이다.
그래도 좋다면 듣거라.」
B는 그 말에 뭔가 굉장한 기백같은 걸 느낀 듯 하지만, 좋으니까 이야기해 보라고 부추겼대.
B아버지 「숲속에서 출입 금지가 되어 있는 장소 알고 있지? 거기에 가서 안쪽으로 한번 들어가 봐라.
가보면 알 거야. 거기서도 지금처럼 한번 날뛰어 봐라.
할 수 있다면 말야.」
B네 아버지가 말한 숲이라고 하는 게 뭐냐면,
우리가 살고 있는 곳에는 작은 산이 있는데 그 산기슭에 있는 장소야.
주카이 숲 같은 거랄까?
산 자체는 아무렇지 않게 들어갈 수 있고, 숲 전체도 그냥 평범하지만 안에 들어가 보면 도중에 출입 금지가 되어있는 구역이 있어.
말하자면 네모판에 작은 원을 그려놓고 그 안에 출입금지라고 쓰여 있는, 뭐 그런 거.
2미터 가까운 높이의 울타리로 둘러싸여 있고 울타리에는 굵은 밧줄과 가시돋힌 철사, 울타리 전체에는 대충 만든것 같은 늘어진 흰 종이[1]가 얽혀져 있고 여러가지 방울이 무수히 달려 있는데,
군데군데 울타리가 찌그러져 있기도 하고, 어쨌든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심상치가 않아.
그리고 특정일에는 무녀도 오고, 입구에 몇 사람 모여있는 게 보이기도 하는데 그 날은 그 부근 일대가 출입 금지여서 뭘 하고 있는지는 수수께끼였어.
여러 가지 소문이 떠돌지만, 한 종교 집단의 세뇌 시설이 있다는게 제일 유명한 소문이야.
원래 거기까지 가는 것도 힘들어서인지 그 안쪽까지 갔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어.
B의 아버지는 B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 엄마와 함께 2층으로 올라가 버렸고, B는 그대로 집을 나와 함께 있던 나랑 A와 만났어.
그 때 우리도 이 얘기를 들은 거야.
A 「아빠가 그렇게까지 말하다니… 심하다.」
나 「소문으로는 사이비 종교 아지트랬나? 잡혀서 세뇌당한다며? 무섭다면 무섭긴 한데… 어떡할래? 갈 거야?」
B 「당연히 가야지. 뻔하지 뭐, 아빠가 괜히 겁주려는 거야.」
재미삼아 나와 A도 따라가기로 해서, 세 명이서 거기에 가게 됐어
이것저것 도구들을 챙겨서 시간은 한밤중… 1시가 좀 넘었었나?
의기양양하게 현장에 도착했어. 가져온 회중 전등으로 앞을 비추면서 숲으로 들어갔지.
가벼운 복장으로도 얼마든지 갈 수 있는 길이기도 하고, 우리는 언제나 지카타비(일본의 작업용 신발)를 신었으니 걷기는 쉬웠지만, 문제의 지점까지는 40분 가깝게 걸어가야 해.
그런데 , 들어가서 5분도 되지 않았을 때 쯤 이상한 일이 생겼어.
우리가 들어와 걷기 시작한 것과 거의 같은 타이밍으로, 무엇인가 소리가 멀리서 들리기 시작하는거야.
밤의 고요함이 더욱 그 소리를 강조하는 것 같았어.
처음 눈치챈 것은 B였어.
B 「야, 무슨 소리 안 들려?」
B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들어보니까 확실히 들리더라고.
낙엽을 질질 끄는 바스락 바스락 하는 소리와 가지가 빠직 빠직 하고 꺾이는 소리.
그것이 먼 곳에서 희미하게 들려 오고 있었어.
멀리서 희미하게...이기도 했고, 그다지 공포는 느껴지지 않았어.
사람이라기보다 동물이겠지 싶은 생각도 있었고. 그래서 별 상관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갔지.
동물이라 생각하고 신경쓰지 않긴 했지만, 그대로 20분 정도 걸어왔는데 또 B가 뭔가를 느껴서 나와 A가 걸음을 멈췄어.
B 「A, 너만 조금 걸어가 봐.」
A 「어?…왜?」
B 「아무튼 빨리!」
A가 어이없는 얼굴로 그렇게 혼자서 앞으로 걸어갔다가 왔어.
그걸 보더니, B가 뭔가 골똘히 생각하는 표정인거야.
A 「야, 왜 그래?」
나 「말해 봐!」
우리가 묻자, B는「조용히 해~ 잘 들어 봐.」
하면서 A에게 시켰던 것처럼 혼자서 앞으로 갔다가 돌아왔어.
두 세번 반복하자 그제야 간신히 우리도 깨달은거야.
멀리서 희미하게 들려 오고 있는 소리는, 우리의 움직임에 맞춰서 나고 있었어.
우리가 걷기 시작하면 그 소리도 걷기 시작해, 우리가 멈춰 서면 소리도 멈추는 거야.
꼭 여기의 상태를 알고 있는 것 같이 말야.
뭔가 서늘한 공기가 느껴졌어.
주위에 우리가 가진것 이외의 빛은 없어. 달이 떠 있긴 하지만 나무에 가려져서 거의 의미가 없었지.
회중 전등을 켜고 있으니까 우리가 있는 위치를 아는거야.
그…래 이상하지 않…지만…
생각해 봐.
같이 걷고 있는 우리들도, 서로의 모습을 확인하려면 자세히 봐야 되는 어둠속이란 말야.
이런 어두운 곳에서 빛도 없이 뭘 하고 있는 거지?
왜 우리랑 같이 움직이는 거야?
B 「누가 우릴 쫓아오는 건가?」
A 「가까워지는 기색은 없어. 저 쪽은 아까부터 쭉 같은 정도의 위치고.」
A의 말대로 숲에 들어오고 나서 여기까지 왔던 20분 동안, 우리와 그 소리와의 거리는 전혀 바뀌지 않았어.
가까워지는 것도, 멀어지는 것도 아니야.
쭉.. 같은 거리를 유지한 채 그대로였어.
나 「감시당하는 걸까?」
A 「그런 느낌이야…사이비 종교 같은 거면 뭔가 이상한 장치 같은 거라도 갖고 있겠지?」
소리로 보면 여럿은 아니고 한 명이 쭉 우리들을 쫓아오는 느낌이었어.
당분간 걸음을 멈추고 생각해보니 함부로 정체를 알아보는 건 위험할 것 같아서, 일단 주위를 경계하면서 그대로 앞으로 걸어가기로 했어.
그리고 쭉 소리가 따라오긴 했지만, 울타리가 보이기 시작하자 소리야 아무래도 좋아졌어.
소리보단 그 울타리의 모습이 더 이상했거든.
세 명 모두 처음 보는 거였는데, 상상 그 이상이었어.
동시에 그것까지 생각치 못했던 것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어.
평상시에는 귀신따윈 바보 취급하던 우리가 봐도, 그 앞에 있는 것은 현실적인 게 아니라고밖엔 생각할 수 없었어.
그것도 어중간한 것이 아니고 엄청난 게...
설마, 그런 의미로 소문이 무성한 곳인 건가…?
숲에 들어오고 나서 처음으로, 지금 우리가 위험한 곳에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지.
A 「이봐, 이걸 찢고 안으로 들어갈거야? 아무래도 좀 이상하잖아 이거!」
B 「시끄러워 임마, 이런 걸로 겁먹지마!」
울타리의 비정상인 모습이 무서웠던 나와 A를 혼내면서 B는 가져온 도구 이것저것으로 울타리를 박살내기 시작했어.
부수는 소리보다 울리는 무수한 종 소리가 굉장했다니까.
근데 이럴 거라고까진 생각도 못했기 때문에 가져온 도구는 너무 빈약했어.
아니, 그렇다기보단 이상할 만큼 튼튼했어. 특수한 소재라도 쓴건가 싶을 정도로, 꿈쩍도 하지 않았어.
결국엔 기어 오를 수밖에 없었지만, 밧줄 덕분에 오르는 것은 비교적 간단했지.
하지만 울타리를 넘은 순간, 격렬한 위화감을 느꼈어.
폐쇄감이라고 하는 건가, 뭔가 갇힌 것 같이 가슴이 답답했어. A와 B도 비슷한 것 같아서 걸음을 내딛는 것을 주저했지만, 울타리를 넘어 버린 이상 선택의 여지는 없었지.
앞으로 나아가려 걷기 시작하자마자, 세 명 모두 깨달았어.
쭉 항상 따라다니고 있었던 소리가, 울타리를 넘고 나서 뚝 끊겼다는 사실을...
솔직히 그런 건 이제 아무래도 좋다고까지 생각될 만큼 싫은 공기였지만, A가 한 말로 한층 더 싫은 공기가 늘어났지 뭐야..
A 「혹시 , 그 놈은…쭉 여기에 있었던 거 아냐? 이 울타리, 보기엔 출입구 같은 건 없어 보이는데.., 그래서 다가올 수 없었던 게 아닐까…」
B 「얌마, 말이 되는 소릴 해! 우리가 소리를 처음 들은 데는 여기선 안 보이잖아? 그런데 들어온 시점부터 우리 상태를 어떻게 아냐?」
사실 평범하게 생각하면 B의 말이 맞지. 금지 구역과 숲의 입구는 꽤 멀었으니까.
시간으로 40분 정도라고 썼지만, 더 걸릴 수도 있고 단지 거리상으로 그만한 시간이 걸린다는 말이야.
하지만, 현실의 존재가 아닐지도…라는 생각이 들자 A의 말을 머리로는 부정할 수가 없었어.
B만 울타리를 보고 나서 진짜 위험하다고 느끼기 시작했던 나와 A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뭔가 혼자 갑자기 강해진 것 같았어.
B 「귀신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너네 말대로라면 그 놈은 이 울타리 밖으로 못 나간단 거잖아? 그런 놈이라면 별거 아닌거네.」
하면서 안쪽으로 더 들어갔어.
울타리를 넘고 나서 2, 30분정도 걸으니, 희미하게 반대측의 울타리가 보이기 시작했는데, 이상한 게 눈에 띄었어.
6개의 나무에 제한 표지줄이 쳐져 있고 그 6개의 나무를 6개의 줄로 묶어 놓아, 육각형의 공간이 만들어져 있는거야.
울타리에 걸려있는 것과는 다르게 정식으로 만든 것 같은 지수도 걸쳐져 있었어. 그리고, 그 중앙에 새전함같은 게 딱 놓여져 있었지.
그걸 본 순간, 세 명 모두 말문이 막혀 버렸어.
특히 나와 A는, 진짜로 위험해졌다고 겁에 질려 조바심이 나기까지 했어.
멍청한 우리라도, 제한 표지줄이 보통 어떤 장소에서 무엇을 위해 이용되는 건지는 일단 어느 정도 알곤 있다고!!
여기를 출입 금지로 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이 눈앞의 이것 때문일거야.
...
우리는 결국 갈 데까지 가 버리고 만 거지....
나 「너네 아빠가 말한 게 이건가 봐.」
A 「하긴..확실히 이런데서 날뛴다든가 할 수는 없지.」
하지만, B는 강한 자세를 바꾸지 않았어.
B 「별로 이게 꼭 나쁜 거라고만 할 순 없잖아? 일단 저 상자 봐 보자고! 보물이라도 들어있을 지 누가 알아?」
B는 줄을 빠져나가 육각형 안에 들어가서 상자에 다가갔어.
나와 A는 상자보다 B가 무엇을 저지를지가 불안했지만 일단은 B를 따라갔어.
비바람을 맞은 탓인지, 상자는 녹 투성이었어. 위엔 뚜껑이 있는데 원래는 그물로 돼 있어서 안이 보이게 돼 있지만, 뚜껑 아래에 또 판이 깔려 있어서 결국 볼 수 없었어.
게다가 상자에는 분필같은 걸로 뭔가 굉장한 것이 그려져 있었어.
아마도 가문같은 의미라고 생각하지만, 전후좌우 각각의 면에 가문같은 것이 많이 그려져 있는데 전부 달라.
겹쳐지는게 한 개도 없었어.
나와 A는 되도록이면 손대지 않으려고 애쓰며, 전혀 신경쓰지 않고 만지려는 B를 말리면서 상자를 살펴 보았어.
아무래도 땅바닥에 단단히 고정되어 있는지 그다지 무거워 보이지 않았는데 들어올릴 수가 없었지.
안을 어떻게 볼 수 있는지 구석구석 살펴봤더니 뒤쪽 면만 분리가 되는 것 같더라구.
B 「여기는 떼어지나 봐! 안을 볼 수 있겠군!」
B가 상자의 한면을 떼어내자, 나와 A도 B의 뒤에서 안을 들여다 보았어.
상자 안에는 네 귀퉁이에 패트병 같은 형태의 항아리 비스무리한 게 놓여 있고, 그 안에는 뭔가 액체가 들어있는 것 같아.
상자의 중앙에, 뾰족한 끝부분이 붉게 칠해진 5센치 정도의 이쑤시개 같은 것이 이상한 형태로 놓여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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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형태로 6개. 서로 만나는 5군데만 붉게 칠해져 있었어.
나 「뭐야 이건? 이쑤시개인가?」
A 「야 패트병같은 거 안에 뭔가 들어있어. 으~ 왠지 기분 나쁘다.」
B 「여기까지 왔는데 패트병과 이쑤시개 뿐인 거야? 의미를 모르겠구만.」
나와 A는 패트병 같은 항아리를 조금 만져본 정도였지만 B는 손에 들고 냄새를 맡기까지 했어.
그걸 제자리에 놓자 이번에는 이쑤시개를 만지려고 손을 뻗는거야.
그런데, 땀이 났는지 손가락 끝에 잠깐 들러붙었는데 그 탓으로 떼어 놓을 때 형태가 어긋나 버렸어.
그 순간,
찌링찌리링! 찌링찌링!
우리들이 온 쪽과는 반대쪽, 육각형 지점에서 한층 더 안쪽으로 희미하게 보이는 울타리에서 무서운 기세로 종소리가 울렸어.
세 명은 동시에 으악~소리를 지르며 겁에 질려, 일제히 서로의 얼굴을 쳐다봤어.
B 「씨발!!!! 누구야?!!!! 장난치지 마!!!!」
B는 그 방향으로 뛰어갔어.
나 「병신아!! 그쪽으로 가지 마!!!」
A 「야 B! 가지 말라고!!!」
당황해서 뒤를 쫓아가려니까 B는 갑자기 멈춰서서, 앞쪽으로 전등을 향한 채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어.
「아 뭐야, 가는 척 한 거였어?」
하고 나와 A가 마음을 놓으며 얼른 다가갔는데, B의 몸이 조금씩 떨리기 시작했어.
「야! 왜 그래…?」
무의식 중에 전등이 비추고 있는 앞을 봤어
B의 회중 전등은, 나란히 서는 나무들중에 한 개, 그 뿌리 근처를 비추고 있었지.
거기엔....
어둠 속에서, 푸르스름한 여자의 얼굴이 이쪽을 쳐다보고 있었어.
빼꼼 얼굴 반만큼 내놓고, 눈부셔 하지도 않고 우리들을 바라보고 있었어.
위 아래의 이빨이 보이도록 입을 벌리고 눈동자는 고정되어 있었어.
「으아아아아악!!!!!!!!!!!」
누가 질렀는지 모를 비명과 동시에, 우리들은 일제히 뒤돌아 달렸어.
머릿 속은 새하얗고, 몸이 제멋대로 최선의 행동을 취한 것 같은 느낌이었지. 서로를 볼 여유도 없었고, 그저 각자 필사적으로 울타리로 향했어.
울타리가 보이자 단번에 달려들어 재빨리 기어올랐어. 위까지 오르자 또 단번에 뛰어 내려 곧바로 입구에 돌아오려고 했지.
근데, 당황했는지 A가 능숙하게 울타리를 오르지 못하고 좀처럼 여기로 오질 않는 거야.
나 「A! 빨리!」
B 「야! 빨리 와!」
A를 기다리면서 나와 B는 어쩔 줄 몰라했어.
나 「왜 그래? 어! 왜 그래!」
B 「아 시끄러워!!! 좀 닥쳐!!!」
완전 패닉상태였어.
그때,
짤랑! 짤랑짤랑짤랑!
굉장히 큰 소리로 종 소리가 울리고, 울타리가 흔들리기 시작했어.
뭐야…! 어디서 나는 거야…!
나와 B는 패닉에 빠져 있으면서도 주위를 확인했어.
입구와는 반대, 산으로 향하는 쪽 모퉁이에서 울리기 시작해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지, 소리와 울타리의 흔들림이 자꾸자꾸 더 격렬해지고 있었어.
나 「아악!! 뭐야!!?」
B 「 아직이야?! 빨리 좀 해!」
우리 말이 A를 더 당황시킨다는 건 알았지만, 재촉할 수 밖에 없었어.
A는 있는 힘을 다해 필사적으로 울타리를 기어올라왔어.
A가 겨우 다 올라왔을까 싶은 그 때, 나와 B의 시선이 향해있는건 거기가 아니었어.
덜커덩덜커덩! 덜컹!
몸에서 땀이 베어나오고 소리도 낼 수 없었어.
그걸 깨달은 A도, 울타리 위에서 우리가 보고 있을 방향을 봤어.
산쪽방향의 모퉁이로 계속 이어지는 울타리에.... 게다가 이쪽.. 바깥쪽으로 '그것'이
매
달
려
있
었
어
얼굴뿐이라고 생각한 그것은, 알몸으로 상반신까지만 있었고, 오른팔이랑 왼팔이 3개씩 있었어.
그것들로 능숙하게 밧줄과 가시달린 철사를 잡고 있었어.
입을 아 하고 벌린 채로...
마치 거미가 거미줄을 타듯이 이쪽을 향해 오고 있었어.
터무니없는 공포
「으아아아아악!」
A가 한순간 위에서 뛰어내려 B쪽으로 넘어졌어.
그제야 번쩍 정신이 든 우리는 곧바로 A를 일으켜서, 단번에 입구를 향해 달렸어.
뒤는 볼 수 없었어.
오로지 앞만 보고 필사적으로 달렸어.
전력으로 달리면 30분도 걸리지 않을 텐데, 몇 시간은 달린 것 같은 기분이었어.
입구가 보이기 시작하자 뭔가 사람의 그림자도 보이는 거야..
어라? 설마…
세 명 모두 급정지하고, 숨을 삼키며 사람의 그림자를 확인했어.
누군지 모르지만 여러명이 모여 있었어.
'그것'은 아니다!!
그렇게 확인하자마자 다시 달려가 그 사람들속으로 뛰어들었어.
「어! 나왔다!」
「설마…정말로 그 울타리 안으로 간 거야?!」
「어이! 서둘러 부인에게 연락해!!」
모여 있던 사람들은 와글와글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달려왔어. 뭐라고 말을 걸었는지 바로 바로 알아듣질 못할 만큼, 세 명 모두 머리가 새하얘져서 정신없는 상태였어.
그대로 우리들을 차에 태워서, 벌써 3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행사같은 때에나 사용되는 집회소에 데려갔어.
안으로 들어가니 우리 집은 엄마와 누나가, A는 아빠, B는 엄마가 와 있었어.
B의 엄마는 물론이고 제대로 대화해본 적 조차 없었던 우리 엄마까지 울고 있었어.
A도 이 때의 아버지의 표정은 평상시 본 적이 없는 듯해 보였어.
B어머니 「모두 무사하구나…! 다행이다…!」
B의 엄마와는 달리, 나는 엄마한테 두들겨 맞았어ㅡ,.ㅡ;;
A도 아버지에게 맞았어..
하지만, 지금까지 들은 적이 없는 따뜻한 말을 들을 수 있었지.
한동안 각자 가족들과 그렇게 있다가 B의 엄마가 말했어.
B어머니 「미안해요. 이번 일은 우리 남편 그리고 저의 책임입니다. 정말로 죄송합니다…! 정말로…」라고 몇번이나 고개를 숙이셨어.
남의 집 일이라고 해도, 아이의 앞에서 부모가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역시... 마음이 좋지 않았어.
A아버지 「이제 됐습니다 부인. 이렇게 모두 무사하니...」
우리엄마 「그래요. 당신 잘못이 아니에요.」
이후 거의 부모님들끼리 이야기가 진행되어 우리들은 멍~하니 있었어. 시간이 늦었기도 하고, 무사한 걸 서로 확인하니 끝났다…하는 느낌이었어.
이 때는 아무 설명도 없는 채로 해산했어.
하룻밤 지난 다음날 오후, 늦게까지 자고 있는데 누나가 두드려 깨웠어.
눈을 뜨니 어젯밤이 계속 이어지고 있나 싶을 정도로 누나의 표정이 무서웠지.
나 「왜?」
누님 「B의 엄마한테 전화 왔어. 뭔가... 일이 생긴 것 같아.」
수화기를 받아 전화를 받으니 굉장히 무섭게 외쳐대시는 거야.
B어머니 「B가… B가 이상해! 어젯밤 거기서 뭐 했어?! 울타리 너머에 들어가기만 했던 게 아니지?!」
도저히 전화로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라서, 일단 전화를 끊고 B의 집으로 갔어.
같은 전화를 받았는지 A도 와 있었고, 둘이서 B의 엄마에게 이야기를 들었어.
이야기에 의하면, B는 어젯밤 집에 오고 나서 갑자기 양 팔 양 다리가 아프다고 절규했대.
아파서 움직일 수 없는 건지, 양 팔 양 다리를 쭉 늘린 상태로 넘어져서 그 자세로 아픔에 몸부림쳤다는 거야.
B의 어머니가 어떻게든 해보려 해도 아프다고 소리만 지를 뿐이니 이유를 모르겠다고..
필사적으로 어떻게 방까지는 옮기긴 했지만, 쭉 그 상태라서 우리들은 어떤가하고 전화를 해 본거래
이야기를 듣자마자 2층 B의 방으로 올라갔는데, 계단에서도 외치는 게 들렸어.
아야 아파! 으아악 아파 아파!!를 반복하고 있었지.
방에 들어가 보니, 역시 손발을 쭉 뻗은 채로 몸부림치고 있었어.
나 「야! 너 왜 그래!?」
A 「정신차려! 왜 이러는 거야!?!」
우리가 아무리 불러도 아악 아파라고 소리만 지를 뿐 눈도 마주치지 않았어.
어떻게 된 거야…
나와 A는 뭐가 뭔지 전혀 몰랐어.
다시 B의 어머니한테로 돌아가니, 조금 전과는 달리 조용한 어조로 물어보셨어.
B어머니 「거기에서 무엇을 했는지 말해 줘. 그래야 알 수 있어. 어젯밤 거기에서 뭘 했니?」
무엇을 듣고 싶어하는지는 물론 알지만, 대답을 하려고 그걸 또 생각해 내야 한다는 게 고통스러워서 제대로 얘기할 수가 없었어.
아니 '그것'을 봤다는 얘기를 하는데, 정신이 없어서 대체 무엇이 원인인지에 관한 얘기가 나오질 않았던 거지.
무엇을 보았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했냐고 묻는 B의 엄마는, 그 부분을 지적한 걸 거야.
B의 엄마가 재차 묻자 우리는 어떻게든 어젯밤의 일을 생각해 내, 원인을 찾으려 애썼어.
무엇을 봤는가가 문제라면, 같은 것을 본 우리도 지금 B와 같은 처지가 되어 있어야 하지.
하지만 무엇을 했는가 하면...
음..
거의 다 같은 행동을 하지 않았나?
상자는 우리도 손댔었고, 패트병같은 것도 일단 우리도 만지긴 했잖아..
다음은…
이쑤시개…
두 사람 모두 깨달았어
이쑤시개다!
그건 B 밖에 손대지 않았고, B가 형태도 엉망으로 만들었어.
게다가 원래대로 되돌리지도 않았잖아?
우리는 그것을 B의 엄마에게 말했어
그러자 순식간에 표정이 바뀌고 떨기 시작하는거야.
그리고 곧 바로 선반의 서랍에서 어떤 종이를 꺼내더니, 그것을 보면서 어디엔가 전화를 걸더라고.
나와 A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어.
잠시 어딘가 전화해 얘기를 하고 온 B의 엄마는 떨리는 소리로 우리에게 말했어.
B어머니 「직접 방문한다면 곧바로 만나 주신다고 하니까 바로 돌아가서 준비해 둬.
너희들 부모님에게는 내가 이야기해 둘게. 너희들은 아무 말 안해도 아마 허락해 주실 테니까...
모레 다시 우리집으로 와 줘.」
무슨 뜻이지?
누구를 만나러 어디에 가는 거냐고 물어도 얼버무리기만 하고 바로 집으로 돌려보내시는 거야.
일단 두 사람 모두 곧바로 집에 갔더니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꼭 다녀오거라」라고만 하더라고.
영문도 모르는 채로 이틀 후에 나와 A는 B의 엄마와 세 명이서 어느 장소로 향했어.
B는 전날에 벌써 데려다 놓은 것 같아.
조금 먼가보다… 정도로만 생각했었는데 다른 마을인 정도가 아니라 현마저 다른 거 있지.
신칸센으로 몇 시간이나 걸리고, 역에서 또 차로 수시간.
그림에서나 볼 것 같은 깊은 산속의 마을까지 가서는 그 마을에서도 한참 떨어진 어느 저택으로 갔어. 크고 낡은 저택인데 창고도 딸려 있는 대단히 훌륭한 집이었지.
B의 엄마가 초인종을 누르자, 아저씨와 여자 아이가 우리를 마중 나왔어.
아저씨는 줄무늬의 촌스런 정장차림. 여자 아이는 우리보다 조금 연상 정도로, 소복에 붉은 바지 이른바 무녀의 모습이었어.
인사하면서 무녀의 백부인듯한 아저씨는 흔한 성씨를 자칭했지만, 무녀는「아오이 칸죠」?(나는 이렇게 들렸다)라고 했던가 하는 잘 모르는 이름을 자칭했어.
자칭이라고는 해도, 일반적인 인식과는 전혀 다른 것 같아.
잘은 모르겠는데 그 여자네 혈통은 일절 알려지지 않았다나 봐.
실제로 우리는 그 집이나 그 사람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지만, 우선 여기에서는 보기 쉽게 '아오이'라고 할게.
휑하니 넓은 다다미방에 안내되어 영문도 모르는 채로,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이야기가 시작됐어.
백부 「아드님은 안정시켜 놓았습니다. 이 아이들이 함께 있던 아이들입니까?」
B어머니 「네, 이 세 명이서 그 장소에 간 것 같습니다.」
백부 「그렇습니까... 너희들, 우리에게 이야기해 줄 수 있니? 어디에 갔는지, 무엇을 했는지, 무엇을 봤는지, 가능한 한 자세히.」
갑자기 물어오니 당황했지만 나와 A는 가능한 한 자세히 그 날 밤의 사건을 그들에게 이야기했어.
그런데
이쑤시개 얘기를 할 때,
「이 녀석들이!! 뭘 어쨌다고?」
꾸지람을 당하자 우리들은 영문을 몰라 더욱 혼란스러워졌어.
A 「네?」
백부 「너희들, 설마 그것을 건드린 건 아니겠지!?」
금방이라도 달려들 듯한 기세로 호통을 치는 거야.
그러자 아오이가 그것을 제지하고, 모기가 우는 것같은 가냘픈 소리로 얘기했어.
무녀「상자속…작은 봉과 같은 것이, 어떤 모양으로 놓여 있었을 것입니다.
그걸 만졌나요?? 건드려서 조금이라도 형태를 바꾸었습니까?」
나 「후~ 그게.... 건드려 버렸어요. 형태도 망가졌을 거예요.」
아오이 「형태를 바꾸어 버린 것은 누구인지, 기억하고 있습니까?
그저 손을 대었는가가 아닙니다. 형태를 바꾸었느냐 하는 것입니다.」
나와 A는 서로 얼굴을 보다가 B라고 했지.
그러자 아저씨는 한숨을 쉬며 B의 엄마에게 말했어.
백부 「어머님, 유감입니다만, 아드님은 이미 어쩔 도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자세하게 아는 건 아니지만 그 증상이라면 다른 원인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설마 그것을 움직였을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네요.」
「그..그런…」
뭐라 더 할 말이 있는 듯 했지만, B의 엄마는 말을 삼킨 것 같은 느낌으로, 한동안 고개를 숙이고 계셨어.
뭐라 할 순 없었지만, 우리도 같은 기분이었어.
B는 이제 어쩔 수 없다는건 어떤 의미지?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거야?
그렇게 묻고 싶어도, 말로 할 수는 없었어.
우리 세 명의 상태를 보고, 아저씨는 깊은 한숨을 쉬며 말했어.
그래.
그제서야 우리가 본 것에 관한 이야기가 시작된 거야.
속칭은「나리자라生離蛇螺」/「나리다라生離唾螺」
옛날에는「칸칸자라姦姦蛇螺」/「칸칸다라姦姦唾螺」
나리자라, 나리다라, 칸칸자라, 칸칸다라라고,
알고 있는 사람의 연령이나 집안에 따라서 부르는 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 것 같아.
현재는 제일 많이 불려지는 것은「다라」
아저씨들같은 특수한 집안에서는 「칸칸다라」라고 부르는 것 같아.
이미 신화나 전설에 가까운 이야기가 있지.
사람을 잡아 먹는 큰 뱀 때문에 골치를 썩이고 있던 마을의 사람들은, 신의 아이로서 여러가지 힘을 대대로 계승하고 있던 어느 무녀의 집에 퇴치를 의뢰했대.
의뢰를 받은 그 집은, 특히 힘이 강했던 한 명의 무녀를 큰 뱀을 토벌하러 가게 했어.
마을사람들이 숨어 지켜보는 가운데, 무녀는 큰 뱀을 퇴치할 수 있도록 혼신을 다해 정면으로 맞섰지만, 살짝 틈을 보인 사이 큰 뱀에게 하반신을 먹히고 말았지.
그런데도 무녀는 마을 사람들을 지키려고 여러가지 방법을 사용해 필사적으로 대항했어.
그런데 하반신을 잃었으니 승산이 없다고 생각한 마을 사람들은 무녀를 산 제물로 하는 대신, 마을의 안전을 보장해 주었으면 하고 큰 뱀에게 제안했지.
강한 힘을 가진 무녀를 꺼림칙하게 생각한 큰 뱀은 그것을 승낙하고, 먹기 쉽도록 마을사람들에게 팔을 잘라 떨어뜨리게 해 달마상태의 무녀를 먹어 버렸어.
그렇게 해서, 마을 사람들은 잠시 동안의 평온을 얻었지만
얼마 후, 무녀 집안의 사람들이 우려하던 일이 현실로 벌어지고 말았어.
이때의 무녀의 가족은 여섯 명이었는데 이변은 곧바로 일어났어.
큰뱀이 어느 날로부터 모습을 보이지 않게 되어 더이상 사람들을 덮치는 일이 없어졌음이 분명한데, 마을에서 차례차례로 사람이 죽어 나갔대.
마을 안에서, 산 속에서, 숲 속에서.
죽은 사람들은 모두, 오른팔·왼팔의 어느 쪽인지가 없어져 있었대.
18명이 사망하고(무녀의 가족 여섯 명을 포함)
살아 남은 것은 네 명 뿐...
아저씨와 아오이가 교대로 설명했어
백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전해져 온 것인지는 모르지만, 그 상자는 일정한 주기로 장소를 옮겨가며 공양되어 왔어.
그때마다 관리자가 바뀌었지.
상자에 가문 같은 것이 있었지? 지금까지 공양의 장소를 제공해 온 집들이야.
우리 같은 집안인데 그것을 심사하는 모임이 있어서 말이야, 거기서 결정할 수 있어.
보기 드물게 스스로 지원해 오는 바보도 있지만...
관리자 이외에 칸칸다라에 관한 이야기는 아무도 모르게 되어 있어.
부근의 주민에게는, 사정이 있다 라는 말과 함께 만일을 대비해서 연락처만이 관리자로부터 전해지지.
전하는 건 상담자, 즉 우리들같은 사람이 맡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사정을 이해하는 거야.
지금의 상담역은 우리가 아닌데 시급하다며 어제 이리로 연락이 왔던 거야.」
아무래도 그저께 B의 엄마가 전화하고 있던 것은 다른 곳인데, 이야기를 들은 상대방은 B를 위해 이 집을 찾아 서로 이야기한 결과 여기에 맡기기로 한건가 봐.
B의 엄마는 우리가 '그 곳'에 가고 있던 동안에, 이미 거기에 전화해서 어느 정도 얘기를 들었던 것 같아.
아오이 「기본적으로, 산 혹은 숲에 옮겨집니다. 보셔서 아시겠지만, 6개의 나무와 6개의 줄은 마을 사람들을, 6개의 봉은 무녀의 가족을, 네 귀퉁이에 놓여진 항아리는 살아 남은 네 명을 상징하는 겁니다.
그리고 6개의 봉이 이루고 있는 형태가 무녀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왜 이러한 형식이 취해지게 되었는지,
상자 자체에 관해서도,
언제부터 그와 같은 것이었는지도 저희 집을 포함해 누구도 현재는 전해지고 있는 것 외에는 더 이상 자세하게 알지 못할 것입니다.」
단지, 가장 많이 퍼진 설로는,
살아 남은 네 명이 무녀의 집에서 원한을 진정시키기 위한 온갖 일을 조사해 그 결과 태어난 독자적인 형식이 아닌가…라고 하는 것인 것 같아.
울타리에 관해서는 종만 형식에 따른 것으로, 밧줄이라든지는 이번의 관리자에 의해 만들어진 건가 봐.
백부 「우리같은 사람이 칸칸다라를 물리친 것은 과거에 여러 명 있었지만, 그 전원이 2, 3년 이내에 죽는거야.
어느날 갑자기 말야.
일을 일으킨 당사자도 거의 살아남지 못했어. 그 만큼 어려운 일인 거야.」
여기까지 이야기를 들으니 우리 세 명은 완전 넋을 잃고 말았어.
그저 멍하니 있을 수 밖에 없었지, 뭐.
하지만, 곧 사태는 또 완전 바뀌었어.
백부 「어머님,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는 어쨌든 아시겠지요. 아까도 말했습니다만, 봉을 움직이지만 않았어도 어떻게든 했을 텐데... B군은.. 방법이 없네요.」
B어머니 「부탁합니다. 어떻게든 해 줄 수 없을까요. 이게 다 저 때문입니다. 제가 책임질게요. 제발 부탁합니다..」
B의 엄마는 포기하지 않았어.
조금도 엄마의 탓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데, 자신의 책임으로 해서까지 고개를 숙이며 필사적으로 계속 부탁했어.
근데 운다던지 하는게 아니고 무엇인가 단단히 각오라도 한 것 같은 표정이었어.
백부 「어떻게든 해 주고 싶은 것은 우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봉을 움직인데다 '그것'을 보기까지 했다면...
너희들도 봤지? 너희들이 본 것이 큰 뱀에 잡아먹힌 무녀다. 하반신을 봤겠지? 왜 그런 모습인지 이제 알겠지?」
「…에?」
나와 A는 무슨 말인지 몰랐어.
하반신? 우리들이 본 것은 상반신뿐인데...
A 「저, 하반신이라니...? 상반신이라면 봤는데요...」
그것을 듣더니 아저씨와 아오이가 깜짝 놀라는 거야.
백부 「이봐 이봐, 무슨 말 하는거야? 너희들 그 봉을 움직였잖아? 그렇다면 하반신이 보였을 텐데?」
아오이「여러분의 앞에 나타난 그녀는, 하반신이 없었나요? 그럼, 팔은 몇 개였습니까?」
「팔은 6개였어요. 좌우 3개씩. 근데 하반신은 없었어요.」
나와 A는 서로 확인하면서 그렇게 대답했어.
그러자 갑자기 아저씨가 또 몸을 빼서, 우리에게 다가왔어.
백부 「착각한 건 아니겠지? 정말 하반신을 못 봤단 말이지?」
나 「네…」
아저씨는 다시 B의 엄마를 보고 싱긋 웃으며 말했어.
백부 「어머님, 어떻게든 될지도 모르겠네요.」
아저씨의 말에 B의 엄마도 우리도, 숨을 죽이고 주목했어.
두 사람은 말의 의미를 설명해 줬어.
아오이 「무녀의 원한에 씌이는 행동이 두 개가 있습니다.
해서는 안 되는 것은, 무녀를 나타내는 그 형태를 바꾸어 버리는 일.
봐서는 안 되는 것은, 그 형태가 나타내고 있는 무녀의 모습입니다.」
백부 「원래대로라면 봉을 움직인 시점에서 마지막인 거야. 필연적으로 무녀의 모습을 보게 되기 때문이지.
하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너희들은 그것을 보지 않았어.
움직인 본인이래도 같은 모습으로 보였을 테니까, 너희들이 보지 않았으니 그 아이도 보지 않았을 거야.」
나 「보지 않았다는건 무슨 뜻이죠? 저희가 본 것은…」
아오이 「분명 무녀를 본 것임엔 변함이 없어요. 그렇지만, 칸칸다라는 아닙니다.
여러분의 생명을 빼앗으려는 의지가 없었겠지요. 칸칸다라가 아니고, 무녀로서 나타났다는 거에요.
그날 밤의 일은 그녀에게 있어선 어쩜 그냥 장난 같은 거였겠죠.」
무녀와 칸칸다라는 동일한 존재이면서, 다른 존재이기도 하다…? 뭐 그런 얘기인 것 같아.
백부 「칸칸다라가 나오지 않았다면, 지금 그 아이를 덮치고 있는 것은 아오이가 말한 것처럼 장난 정도일 거야.
우리들에게 맡겨주면,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어떻게든 해 볼 수 있을 거다.」
긴박했던 공기가 처음으로 좀 누그러진 것 같았어.
B가 살아난다는 걸 안 것만으로 충분했고...
이때의 B의 엄마의 표정은 정말로 굉장했다구.
이 며칠 동안 대체 얼마나 B를 걱정하고 있었던 건지, 그 동안 불안했던 마음이 단번에 씻겨 내려간 듯한, 그런 환한 얼굴이었어.
그걸 보고 아저씨와 아오이도 분위기가 좀 누그러져서 갑자기 평범한 사람같이 보이더라.
백부 「그 아이는 정식으로 우리들이 맡겠습니다. 어머님께는 다음에 설명해 드릴게요.
너희들 두 명은, 일단 아오이에게 불제를 받고 돌아가라. 앞으로는 겁도 없이 아무데나 덤비지 말고」
이후 B에 대해서 조금 이야기한 후, B의 엄마는 남고 우리는 불제 받고 나서 돌아왔어.
그 후에도 그 사람들의 결정으로 B를 만나지도 못했고, 어떻게 됐는지도 몰라.
전학인 건지, 재적된 건지도 모르겠고 그냥 그 뒤로 한 번도 못 봤어.
그렇다고 죽지는 않았고, 완전히 나아서 지금은 어디선가 잘 살고 있다고 하더라.
덧붙이자면 B의 아버지는 그 소동 와중에 단 한 번도 얼굴을 보이지 않았어.
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니까..
나와 A도 비교적 빨리 안정됐어.
이유는 여러 가지 있었지만, 제일 컸던 것은 역시 B네 엄마의 모습을 봤던 탓인 것 같아.
어머니란 게 어떤 존재인 건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되더라고.
그리고 말야. 이 일 이후로 우리집도 그렇고 A네도 부모님이 우리에게 관심을 가져주기 시작했어.
물론 우리도 자연스레 바보짓은 하지 않게 됐고.
그런 두 사람이 B가 중3이던 어느날 꽤 크게 싸웠어.
내용은 말하지 않았지만, 엄마에게 몹시 심하게 대들었나 봐. 엄마가 상처투성이가 되었을 때 아버지가 집에 돌아오셨대.
한눈에 상황을 파악한 아버지는 B를 무시한 채 아무 말 없이 그대로 엄마에게 다가가셨대.
옷도 머리도 너덜너덜한데다 죽은 물고기 같은 눈으로 방바닥을 망연하게 응시하고 있는 엄마를 보고, 아버지는 B에게 이렇게 말하셨대.
B아버지 「널 낳아 준 친어미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다니, 정녕 네놈은 사람 새끼가 아니로구나. 엄마가 얼마나 널 생각하는지 왜 몰라?!!」
아버지는 B는 보지도 않고, 엄마를 끌어안고서 말했다나 봐.
B 「시끄럽다. 꼬우면 아빠도 그리 만들어 줄 테니까 닥쳐라.」
하지만 아버지는 아무런 반응도 없이 무덤덤하게 이야기를 계속했다더군.
B아버지 「넌 세상에 무서운 게 아무것도 없는 거냐?」
B 「당연하지. 있다면 한 번 보여줘 봐라.」
아버지는 잠시 침묵한 뒤 말씀하셨대.
B아버지 「넌 내 아들이다. 엄마가 너를 얼마나 걱정하고 있는지는 잘 알고 있어. 하지만, 네가 엄마한테 이렇게밖에 못한다면 나도 생각이 있다.
이건 네 아비로서가 아니라 그저 한 사람으로서 얘기하는 거야. 먼저 분명히 말해두겠는데 내가 이걸 얘기하는 건 네가 죽어도 상관없다는 뜻이다.
그래도 좋다면 듣거라.」
B는 그 말에 뭔가 굉장한 기백같은 걸 느낀 듯 하지만, 좋으니까 이야기해 보라고 부추겼대.
B아버지 「숲속에서 출입 금지가 되어 있는 장소 알고 있지? 거기에 가서 안쪽으로 한번 들어가 봐라.
가보면 알 거야. 거기서도 지금처럼 한번 날뛰어 봐라.
할 수 있다면 말야.」
B네 아버지가 말한 숲이라고 하는 게 뭐냐면,
우리가 살고 있는 곳에는 작은 산이 있는데 그 산기슭에 있는 장소야.
주카이 숲 같은 거랄까?
산 자체는 아무렇지 않게 들어갈 수 있고, 숲 전체도 그냥 평범하지만 안에 들어가 보면 도중에 출입 금지가 되어있는 구역이 있어.
말하자면 네모판에 작은 원을 그려놓고 그 안에 출입금지라고 쓰여 있는, 뭐 그런 거.
2미터 가까운 높이의 울타리로 둘러싸여 있고 울타리에는 굵은 밧줄과 가시돋힌 철사, 울타리 전체에는 대충 만든것 같은 늘어진 흰 종이[1]가 얽혀져 있고 여러가지 방울이 무수히 달려 있는데,
군데군데 울타리가 찌그러져 있기도 하고, 어쨌든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심상치가 않아.
그리고 특정일에는 무녀도 오고, 입구에 몇 사람 모여있는 게 보이기도 하는데 그 날은 그 부근 일대가 출입 금지여서 뭘 하고 있는지는 수수께끼였어.
여러 가지 소문이 떠돌지만, 한 종교 집단의 세뇌 시설이 있다는게 제일 유명한 소문이야.
원래 거기까지 가는 것도 힘들어서인지 그 안쪽까지 갔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어.
B의 아버지는 B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 엄마와 함께 2층으로 올라가 버렸고, B는 그대로 집을 나와 함께 있던 나랑 A와 만났어.
그 때 우리도 이 얘기를 들은 거야.
A 「아빠가 그렇게까지 말하다니… 심하다.」
나 「소문으로는 사이비 종교 아지트랬나? 잡혀서 세뇌당한다며? 무섭다면 무섭긴 한데… 어떡할래? 갈 거야?」
B 「당연히 가야지. 뻔하지 뭐, 아빠가 괜히 겁주려는 거야.」
재미삼아 나와 A도 따라가기로 해서, 세 명이서 거기에 가게 됐어
이것저것 도구들을 챙겨서 시간은 한밤중… 1시가 좀 넘었었나?
의기양양하게 현장에 도착했어. 가져온 회중 전등으로 앞을 비추면서 숲으로 들어갔지.
가벼운 복장으로도 얼마든지 갈 수 있는 길이기도 하고, 우리는 언제나 지카타비(일본의 작업용 신발)를 신었으니 걷기는 쉬웠지만, 문제의 지점까지는 40분 가깝게 걸어가야 해.
그런데 , 들어가서 5분도 되지 않았을 때 쯤 이상한 일이 생겼어.
우리가 들어와 걷기 시작한 것과 거의 같은 타이밍으로, 무엇인가 소리가 멀리서 들리기 시작하는거야.
밤의 고요함이 더욱 그 소리를 강조하는 것 같았어.
처음 눈치챈 것은 B였어.
B 「야, 무슨 소리 안 들려?」
B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들어보니까 확실히 들리더라고.
낙엽을 질질 끄는 바스락 바스락 하는 소리와 가지가 빠직 빠직 하고 꺾이는 소리.
그것이 먼 곳에서 희미하게 들려 오고 있었어.
멀리서 희미하게...이기도 했고, 그다지 공포는 느껴지지 않았어.
사람이라기보다 동물이겠지 싶은 생각도 있었고. 그래서 별 상관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갔지.
동물이라 생각하고 신경쓰지 않긴 했지만, 그대로 20분 정도 걸어왔는데 또 B가 뭔가를 느껴서 나와 A가 걸음을 멈췄어.
B 「A, 너만 조금 걸어가 봐.」
A 「어?…왜?」
B 「아무튼 빨리!」
A가 어이없는 얼굴로 그렇게 혼자서 앞으로 걸어갔다가 왔어.
그걸 보더니, B가 뭔가 골똘히 생각하는 표정인거야.
A 「야, 왜 그래?」
나 「말해 봐!」
우리가 묻자, B는「조용히 해~ 잘 들어 봐.」
하면서 A에게 시켰던 것처럼 혼자서 앞으로 갔다가 돌아왔어.
두 세번 반복하자 그제야 간신히 우리도 깨달은거야.
멀리서 희미하게 들려 오고 있는 소리는, 우리의 움직임에 맞춰서 나고 있었어.
우리가 걷기 시작하면 그 소리도 걷기 시작해, 우리가 멈춰 서면 소리도 멈추는 거야.
꼭 여기의 상태를 알고 있는 것 같이 말야.
뭔가 서늘한 공기가 느껴졌어.
주위에 우리가 가진것 이외의 빛은 없어. 달이 떠 있긴 하지만 나무에 가려져서 거의 의미가 없었지.
회중 전등을 켜고 있으니까 우리가 있는 위치를 아는거야.
그…래 이상하지 않…지만…
생각해 봐.
같이 걷고 있는 우리들도, 서로의 모습을 확인하려면 자세히 봐야 되는 어둠속이란 말야.
이런 어두운 곳에서 빛도 없이 뭘 하고 있는 거지?
왜 우리랑 같이 움직이는 거야?
B 「누가 우릴 쫓아오는 건가?」
A 「가까워지는 기색은 없어. 저 쪽은 아까부터 쭉 같은 정도의 위치고.」
A의 말대로 숲에 들어오고 나서 여기까지 왔던 20분 동안, 우리와 그 소리와의 거리는 전혀 바뀌지 않았어.
가까워지는 것도, 멀어지는 것도 아니야.
쭉.. 같은 거리를 유지한 채 그대로였어.
나 「감시당하는 걸까?」
A 「그런 느낌이야…사이비 종교 같은 거면 뭔가 이상한 장치 같은 거라도 갖고 있겠지?」
소리로 보면 여럿은 아니고 한 명이 쭉 우리들을 쫓아오는 느낌이었어.
당분간 걸음을 멈추고 생각해보니 함부로 정체를 알아보는 건 위험할 것 같아서, 일단 주위를 경계하면서 그대로 앞으로 걸어가기로 했어.
그리고 쭉 소리가 따라오긴 했지만, 울타리가 보이기 시작하자 소리야 아무래도 좋아졌어.
소리보단 그 울타리의 모습이 더 이상했거든.
세 명 모두 처음 보는 거였는데, 상상 그 이상이었어.
동시에 그것까지 생각치 못했던 것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어.
평상시에는 귀신따윈 바보 취급하던 우리가 봐도, 그 앞에 있는 것은 현실적인 게 아니라고밖엔 생각할 수 없었어.
그것도 어중간한 것이 아니고 엄청난 게...
설마, 그런 의미로 소문이 무성한 곳인 건가…?
숲에 들어오고 나서 처음으로, 지금 우리가 위험한 곳에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지.
A 「이봐, 이걸 찢고 안으로 들어갈거야? 아무래도 좀 이상하잖아 이거!」
B 「시끄러워 임마, 이런 걸로 겁먹지마!」
울타리의 비정상인 모습이 무서웠던 나와 A를 혼내면서 B는 가져온 도구 이것저것으로 울타리를 박살내기 시작했어.
부수는 소리보다 울리는 무수한 종 소리가 굉장했다니까.
근데 이럴 거라고까진 생각도 못했기 때문에 가져온 도구는 너무 빈약했어.
아니, 그렇다기보단 이상할 만큼 튼튼했어. 특수한 소재라도 쓴건가 싶을 정도로, 꿈쩍도 하지 않았어.
결국엔 기어 오를 수밖에 없었지만, 밧줄 덕분에 오르는 것은 비교적 간단했지.
하지만 울타리를 넘은 순간, 격렬한 위화감을 느꼈어.
폐쇄감이라고 하는 건가, 뭔가 갇힌 것 같이 가슴이 답답했어. A와 B도 비슷한 것 같아서 걸음을 내딛는 것을 주저했지만, 울타리를 넘어 버린 이상 선택의 여지는 없었지.
앞으로 나아가려 걷기 시작하자마자, 세 명 모두 깨달았어.
쭉 항상 따라다니고 있었던 소리가, 울타리를 넘고 나서 뚝 끊겼다는 사실을...
솔직히 그런 건 이제 아무래도 좋다고까지 생각될 만큼 싫은 공기였지만, A가 한 말로 한층 더 싫은 공기가 늘어났지 뭐야..
A 「혹시 , 그 놈은…쭉 여기에 있었던 거 아냐? 이 울타리, 보기엔 출입구 같은 건 없어 보이는데.., 그래서 다가올 수 없었던 게 아닐까…」
B 「얌마, 말이 되는 소릴 해! 우리가 소리를 처음 들은 데는 여기선 안 보이잖아? 그런데 들어온 시점부터 우리 상태를 어떻게 아냐?」
사실 평범하게 생각하면 B의 말이 맞지. 금지 구역과 숲의 입구는 꽤 멀었으니까.
시간으로 40분 정도라고 썼지만, 더 걸릴 수도 있고 단지 거리상으로 그만한 시간이 걸린다는 말이야.
하지만, 현실의 존재가 아닐지도…라는 생각이 들자 A의 말을 머리로는 부정할 수가 없었어.
B만 울타리를 보고 나서 진짜 위험하다고 느끼기 시작했던 나와 A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뭔가 혼자 갑자기 강해진 것 같았어.
B 「귀신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너네 말대로라면 그 놈은 이 울타리 밖으로 못 나간단 거잖아? 그런 놈이라면 별거 아닌거네.」
하면서 안쪽으로 더 들어갔어.
울타리를 넘고 나서 2, 30분정도 걸으니, 희미하게 반대측의 울타리가 보이기 시작했는데, 이상한 게 눈에 띄었어.
6개의 나무에 제한 표지줄이 쳐져 있고 그 6개의 나무를 6개의 줄로 묶어 놓아, 육각형의 공간이 만들어져 있는거야.
울타리에 걸려있는 것과는 다르게 정식으로 만든 것 같은 지수도 걸쳐져 있었어. 그리고, 그 중앙에 새전함같은 게 딱 놓여져 있었지.
그걸 본 순간, 세 명 모두 말문이 막혀 버렸어.
특히 나와 A는, 진짜로 위험해졌다고 겁에 질려 조바심이 나기까지 했어.
멍청한 우리라도, 제한 표지줄이 보통 어떤 장소에서 무엇을 위해 이용되는 건지는 일단 어느 정도 알곤 있다고!!
여기를 출입 금지로 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이 눈앞의 이것 때문일거야.
...
우리는 결국 갈 데까지 가 버리고 만 거지....
나 「너네 아빠가 말한 게 이건가 봐.」
A 「하긴..확실히 이런데서 날뛴다든가 할 수는 없지.」
하지만, B는 강한 자세를 바꾸지 않았어.
B 「별로 이게 꼭 나쁜 거라고만 할 순 없잖아? 일단 저 상자 봐 보자고! 보물이라도 들어있을 지 누가 알아?」
B는 줄을 빠져나가 육각형 안에 들어가서 상자에 다가갔어.
나와 A는 상자보다 B가 무엇을 저지를지가 불안했지만 일단은 B를 따라갔어.
비바람을 맞은 탓인지, 상자는 녹 투성이었어. 위엔 뚜껑이 있는데 원래는 그물로 돼 있어서 안이 보이게 돼 있지만, 뚜껑 아래에 또 판이 깔려 있어서 결국 볼 수 없었어.
게다가 상자에는 분필같은 걸로 뭔가 굉장한 것이 그려져 있었어.
아마도 가문같은 의미라고 생각하지만, 전후좌우 각각의 면에 가문같은 것이 많이 그려져 있는데 전부 달라.
겹쳐지는게 한 개도 없었어.
나와 A는 되도록이면 손대지 않으려고 애쓰며, 전혀 신경쓰지 않고 만지려는 B를 말리면서 상자를 살펴 보았어.
아무래도 땅바닥에 단단히 고정되어 있는지 그다지 무거워 보이지 않았는데 들어올릴 수가 없었지.
안을 어떻게 볼 수 있는지 구석구석 살펴봤더니 뒤쪽 면만 분리가 되는 것 같더라구.
B 「여기는 떼어지나 봐! 안을 볼 수 있겠군!」
B가 상자의 한면을 떼어내자, 나와 A도 B의 뒤에서 안을 들여다 보았어.
상자 안에는 네 귀퉁이에 패트병 같은 형태의 항아리 비스무리한 게 놓여 있고, 그 안에는 뭔가 액체가 들어있는 것 같아.
상자의 중앙에, 뾰족한 끝부분이 붉게 칠해진 5센치 정도의 이쑤시개 같은 것이 이상한 형태로 놓여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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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형태로 6개. 서로 만나는 5군데만 붉게 칠해져 있었어.
나 「뭐야 이건? 이쑤시개인가?」
A 「야 패트병같은 거 안에 뭔가 들어있어. 으~ 왠지 기분 나쁘다.」
B 「여기까지 왔는데 패트병과 이쑤시개 뿐인 거야? 의미를 모르겠구만.」
나와 A는 패트병 같은 항아리를 조금 만져본 정도였지만 B는 손에 들고 냄새를 맡기까지 했어.
그걸 제자리에 놓자 이번에는 이쑤시개를 만지려고 손을 뻗는거야.
그런데, 땀이 났는지 손가락 끝에 잠깐 들러붙었는데 그 탓으로 떼어 놓을 때 형태가 어긋나 버렸어.
그 순간,
찌링찌리링! 찌링찌링!
우리들이 온 쪽과는 반대쪽, 육각형 지점에서 한층 더 안쪽으로 희미하게 보이는 울타리에서 무서운 기세로 종소리가 울렸어.
세 명은 동시에 으악~소리를 지르며 겁에 질려, 일제히 서로의 얼굴을 쳐다봤어.
B 「씨발!!!! 누구야?!!!! 장난치지 마!!!!」
B는 그 방향으로 뛰어갔어.
나 「병신아!! 그쪽으로 가지 마!!!」
A 「야 B! 가지 말라고!!!」
당황해서 뒤를 쫓아가려니까 B는 갑자기 멈춰서서, 앞쪽으로 전등을 향한 채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어.
「아 뭐야, 가는 척 한 거였어?」
하고 나와 A가 마음을 놓으며 얼른 다가갔는데, B의 몸이 조금씩 떨리기 시작했어.
「야! 왜 그래…?」
무의식 중에 전등이 비추고 있는 앞을 봤어
B의 회중 전등은, 나란히 서는 나무들중에 한 개, 그 뿌리 근처를 비추고 있었지.
거기엔....
어둠 속에서, 푸르스름한 여자의 얼굴이 이쪽을 쳐다보고 있었어.
빼꼼 얼굴 반만큼 내놓고, 눈부셔 하지도 않고 우리들을 바라보고 있었어.
위 아래의 이빨이 보이도록 입을 벌리고 눈동자는 고정되어 있었어.
「으아아아아악!!!!!!!!!!!」
누가 질렀는지 모를 비명과 동시에, 우리들은 일제히 뒤돌아 달렸어.
머릿 속은 새하얗고, 몸이 제멋대로 최선의 행동을 취한 것 같은 느낌이었지. 서로를 볼 여유도 없었고, 그저 각자 필사적으로 울타리로 향했어.
울타리가 보이자 단번에 달려들어 재빨리 기어올랐어. 위까지 오르자 또 단번에 뛰어 내려 곧바로 입구에 돌아오려고 했지.
근데, 당황했는지 A가 능숙하게 울타리를 오르지 못하고 좀처럼 여기로 오질 않는 거야.
나 「A! 빨리!」
B 「야! 빨리 와!」
A를 기다리면서 나와 B는 어쩔 줄 몰라했어.
나 「왜 그래? 어! 왜 그래!」
B 「아 시끄러워!!! 좀 닥쳐!!!」
완전 패닉상태였어.
그때,
짤랑! 짤랑짤랑짤랑!
굉장히 큰 소리로 종 소리가 울리고, 울타리가 흔들리기 시작했어.
뭐야…! 어디서 나는 거야…!
나와 B는 패닉에 빠져 있으면서도 주위를 확인했어.
입구와는 반대, 산으로 향하는 쪽 모퉁이에서 울리기 시작해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지, 소리와 울타리의 흔들림이 자꾸자꾸 더 격렬해지고 있었어.
나 「아악!! 뭐야!!?」
B 「 아직이야?! 빨리 좀 해!」
우리 말이 A를 더 당황시킨다는 건 알았지만, 재촉할 수 밖에 없었어.
A는 있는 힘을 다해 필사적으로 울타리를 기어올라왔어.
A가 겨우 다 올라왔을까 싶은 그 때, 나와 B의 시선이 향해있는건 거기가 아니었어.
덜커덩덜커덩! 덜컹!
몸에서 땀이 베어나오고 소리도 낼 수 없었어.
그걸 깨달은 A도, 울타리 위에서 우리가 보고 있을 방향을 봤어.
산쪽방향의 모퉁이로 계속 이어지는 울타리에.... 게다가 이쪽.. 바깥쪽으로 '그것'이
매
달
려
있
었
어
얼굴뿐이라고 생각한 그것은, 알몸으로 상반신까지만 있었고, 오른팔이랑 왼팔이 3개씩 있었어.
그것들로 능숙하게 밧줄과 가시달린 철사를 잡고 있었어.
입을 아 하고 벌린 채로...
마치 거미가 거미줄을 타듯이 이쪽을 향해 오고 있었어.
터무니없는 공포
「으아아아아악!」
A가 한순간 위에서 뛰어내려 B쪽으로 넘어졌어.
그제야 번쩍 정신이 든 우리는 곧바로 A를 일으켜서, 단번에 입구를 향해 달렸어.
뒤는 볼 수 없었어.
오로지 앞만 보고 필사적으로 달렸어.
전력으로 달리면 30분도 걸리지 않을 텐데, 몇 시간은 달린 것 같은 기분이었어.
입구가 보이기 시작하자 뭔가 사람의 그림자도 보이는 거야..
어라? 설마…
세 명 모두 급정지하고, 숨을 삼키며 사람의 그림자를 확인했어.
누군지 모르지만 여러명이 모여 있었어.
'그것'은 아니다!!
그렇게 확인하자마자 다시 달려가 그 사람들속으로 뛰어들었어.
「어! 나왔다!」
「설마…정말로 그 울타리 안으로 간 거야?!」
「어이! 서둘러 부인에게 연락해!!」
모여 있던 사람들은 와글와글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달려왔어. 뭐라고 말을 걸었는지 바로 바로 알아듣질 못할 만큼, 세 명 모두 머리가 새하얘져서 정신없는 상태였어.
그대로 우리들을 차에 태워서, 벌써 3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행사같은 때에나 사용되는 집회소에 데려갔어.
안으로 들어가니 우리 집은 엄마와 누나가, A는 아빠, B는 엄마가 와 있었어.
B의 엄마는 물론이고 제대로 대화해본 적 조차 없었던 우리 엄마까지 울고 있었어.
A도 이 때의 아버지의 표정은 평상시 본 적이 없는 듯해 보였어.
B어머니 「모두 무사하구나…! 다행이다…!」
B의 엄마와는 달리, 나는 엄마한테 두들겨 맞았어ㅡ,.ㅡ;;
A도 아버지에게 맞았어..
하지만, 지금까지 들은 적이 없는 따뜻한 말을 들을 수 있었지.
한동안 각자 가족들과 그렇게 있다가 B의 엄마가 말했어.
B어머니 「미안해요. 이번 일은 우리 남편 그리고 저의 책임입니다. 정말로 죄송합니다…! 정말로…」라고 몇번이나 고개를 숙이셨어.
남의 집 일이라고 해도, 아이의 앞에서 부모가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역시... 마음이 좋지 않았어.
A아버지 「이제 됐습니다 부인. 이렇게 모두 무사하니...」
우리엄마 「그래요. 당신 잘못이 아니에요.」
이후 거의 부모님들끼리 이야기가 진행되어 우리들은 멍~하니 있었어. 시간이 늦었기도 하고, 무사한 걸 서로 확인하니 끝났다…하는 느낌이었어.
이 때는 아무 설명도 없는 채로 해산했어.
하룻밤 지난 다음날 오후, 늦게까지 자고 있는데 누나가 두드려 깨웠어.
눈을 뜨니 어젯밤이 계속 이어지고 있나 싶을 정도로 누나의 표정이 무서웠지.
나 「왜?」
누님 「B의 엄마한테 전화 왔어. 뭔가... 일이 생긴 것 같아.」
수화기를 받아 전화를 받으니 굉장히 무섭게 외쳐대시는 거야.
B어머니 「B가… B가 이상해! 어젯밤 거기서 뭐 했어?! 울타리 너머에 들어가기만 했던 게 아니지?!」
도저히 전화로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라서, 일단 전화를 끊고 B의 집으로 갔어.
같은 전화를 받았는지 A도 와 있었고, 둘이서 B의 엄마에게 이야기를 들었어.
이야기에 의하면, B는 어젯밤 집에 오고 나서 갑자기 양 팔 양 다리가 아프다고 절규했대.
아파서 움직일 수 없는 건지, 양 팔 양 다리를 쭉 늘린 상태로 넘어져서 그 자세로 아픔에 몸부림쳤다는 거야.
B의 어머니가 어떻게든 해보려 해도 아프다고 소리만 지를 뿐이니 이유를 모르겠다고..
필사적으로 어떻게 방까지는 옮기긴 했지만, 쭉 그 상태라서 우리들은 어떤가하고 전화를 해 본거래
이야기를 듣자마자 2층 B의 방으로 올라갔는데, 계단에서도 외치는 게 들렸어.
아야 아파! 으아악 아파 아파!!를 반복하고 있었지.
방에 들어가 보니, 역시 손발을 쭉 뻗은 채로 몸부림치고 있었어.
나 「야! 너 왜 그래!?」
A 「정신차려! 왜 이러는 거야!?!」
우리가 아무리 불러도 아악 아파라고 소리만 지를 뿐 눈도 마주치지 않았어.
어떻게 된 거야…
나와 A는 뭐가 뭔지 전혀 몰랐어.
다시 B의 어머니한테로 돌아가니, 조금 전과는 달리 조용한 어조로 물어보셨어.
B어머니 「거기에서 무엇을 했는지 말해 줘. 그래야 알 수 있어. 어젯밤 거기에서 뭘 했니?」
무엇을 듣고 싶어하는지는 물론 알지만, 대답을 하려고 그걸 또 생각해 내야 한다는 게 고통스러워서 제대로 얘기할 수가 없었어.
아니 '그것'을 봤다는 얘기를 하는데, 정신이 없어서 대체 무엇이 원인인지에 관한 얘기가 나오질 않았던 거지.
무엇을 보았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했냐고 묻는 B의 엄마는, 그 부분을 지적한 걸 거야.
B의 엄마가 재차 묻자 우리는 어떻게든 어젯밤의 일을 생각해 내, 원인을 찾으려 애썼어.
무엇을 봤는가가 문제라면, 같은 것을 본 우리도 지금 B와 같은 처지가 되어 있어야 하지.
하지만 무엇을 했는가 하면...
음..
거의 다 같은 행동을 하지 않았나?
상자는 우리도 손댔었고, 패트병같은 것도 일단 우리도 만지긴 했잖아..
다음은…
이쑤시개…
두 사람 모두 깨달았어
이쑤시개다!
그건 B 밖에 손대지 않았고, B가 형태도 엉망으로 만들었어.
게다가 원래대로 되돌리지도 않았잖아?
우리는 그것을 B의 엄마에게 말했어
그러자 순식간에 표정이 바뀌고 떨기 시작하는거야.
그리고 곧 바로 선반의 서랍에서 어떤 종이를 꺼내더니, 그것을 보면서 어디엔가 전화를 걸더라고.
나와 A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어.
잠시 어딘가 전화해 얘기를 하고 온 B의 엄마는 떨리는 소리로 우리에게 말했어.
B어머니 「직접 방문한다면 곧바로 만나 주신다고 하니까 바로 돌아가서 준비해 둬.
너희들 부모님에게는 내가 이야기해 둘게. 너희들은 아무 말 안해도 아마 허락해 주실 테니까...
모레 다시 우리집으로 와 줘.」
무슨 뜻이지?
누구를 만나러 어디에 가는 거냐고 물어도 얼버무리기만 하고 바로 집으로 돌려보내시는 거야.
일단 두 사람 모두 곧바로 집에 갔더니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꼭 다녀오거라」라고만 하더라고.
영문도 모르는 채로 이틀 후에 나와 A는 B의 엄마와 세 명이서 어느 장소로 향했어.
B는 전날에 벌써 데려다 놓은 것 같아.
조금 먼가보다… 정도로만 생각했었는데 다른 마을인 정도가 아니라 현마저 다른 거 있지.
신칸센으로 몇 시간이나 걸리고, 역에서 또 차로 수시간.
그림에서나 볼 것 같은 깊은 산속의 마을까지 가서는 그 마을에서도 한참 떨어진 어느 저택으로 갔어. 크고 낡은 저택인데 창고도 딸려 있는 대단히 훌륭한 집이었지.
B의 엄마가 초인종을 누르자, 아저씨와 여자 아이가 우리를 마중 나왔어.
아저씨는 줄무늬의 촌스런 정장차림. 여자 아이는 우리보다 조금 연상 정도로, 소복에 붉은 바지 이른바 무녀의 모습이었어.
인사하면서 무녀의 백부인듯한 아저씨는 흔한 성씨를 자칭했지만, 무녀는「아오이 칸죠」?(나는 이렇게 들렸다)라고 했던가 하는 잘 모르는 이름을 자칭했어.
자칭이라고는 해도, 일반적인 인식과는 전혀 다른 것 같아.
잘은 모르겠는데 그 여자네 혈통은 일절 알려지지 않았다나 봐.
실제로 우리는 그 집이나 그 사람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지만, 우선 여기에서는 보기 쉽게 '아오이'라고 할게.
휑하니 넓은 다다미방에 안내되어 영문도 모르는 채로,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이야기가 시작됐어.
백부 「아드님은 안정시켜 놓았습니다. 이 아이들이 함께 있던 아이들입니까?」
B어머니 「네, 이 세 명이서 그 장소에 간 것 같습니다.」
백부 「그렇습니까... 너희들, 우리에게 이야기해 줄 수 있니? 어디에 갔는지, 무엇을 했는지, 무엇을 봤는지, 가능한 한 자세히.」
갑자기 물어오니 당황했지만 나와 A는 가능한 한 자세히 그 날 밤의 사건을 그들에게 이야기했어.
그런데
이쑤시개 얘기를 할 때,
「이 녀석들이!! 뭘 어쨌다고?」
꾸지람을 당하자 우리들은 영문을 몰라 더욱 혼란스러워졌어.
A 「네?」
백부 「너희들, 설마 그것을 건드린 건 아니겠지!?」
금방이라도 달려들 듯한 기세로 호통을 치는 거야.
그러자 아오이가 그것을 제지하고, 모기가 우는 것같은 가냘픈 소리로 얘기했어.
무녀「상자속…작은 봉과 같은 것이, 어떤 모양으로 놓여 있었을 것입니다.
그걸 만졌나요?? 건드려서 조금이라도 형태를 바꾸었습니까?」
나 「후~ 그게.... 건드려 버렸어요. 형태도 망가졌을 거예요.」
아오이 「형태를 바꾸어 버린 것은 누구인지, 기억하고 있습니까?
그저 손을 대었는가가 아닙니다. 형태를 바꾸었느냐 하는 것입니다.」
나와 A는 서로 얼굴을 보다가 B라고 했지.
그러자 아저씨는 한숨을 쉬며 B의 엄마에게 말했어.
백부 「어머님, 유감입니다만, 아드님은 이미 어쩔 도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자세하게 아는 건 아니지만 그 증상이라면 다른 원인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설마 그것을 움직였을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네요.」
「그..그런…」
뭐라 더 할 말이 있는 듯 했지만, B의 엄마는 말을 삼킨 것 같은 느낌으로, 한동안 고개를 숙이고 계셨어.
뭐라 할 순 없었지만, 우리도 같은 기분이었어.
B는 이제 어쩔 수 없다는건 어떤 의미지?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거야?
그렇게 묻고 싶어도, 말로 할 수는 없었어.
우리 세 명의 상태를 보고, 아저씨는 깊은 한숨을 쉬며 말했어.
그래.
그제서야 우리가 본 것에 관한 이야기가 시작된 거야.
속칭은「나리자라生離蛇螺」/「나리다라生離唾螺」
옛날에는「칸칸자라姦姦蛇螺」/「칸칸다라姦姦唾螺」
나리자라, 나리다라, 칸칸자라, 칸칸다라라고,
알고 있는 사람의 연령이나 집안에 따라서 부르는 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 것 같아.
현재는 제일 많이 불려지는 것은「다라」
아저씨들같은 특수한 집안에서는 「칸칸다라」라고 부르는 것 같아.
이미 신화나 전설에 가까운 이야기가 있지.
사람을 잡아 먹는 큰 뱀 때문에 골치를 썩이고 있던 마을의 사람들은, 신의 아이로서 여러가지 힘을 대대로 계승하고 있던 어느 무녀의 집에 퇴치를 의뢰했대.
의뢰를 받은 그 집은, 특히 힘이 강했던 한 명의 무녀를 큰 뱀을 토벌하러 가게 했어.
마을사람들이 숨어 지켜보는 가운데, 무녀는 큰 뱀을 퇴치할 수 있도록 혼신을 다해 정면으로 맞섰지만, 살짝 틈을 보인 사이 큰 뱀에게 하반신을 먹히고 말았지.
그런데도 무녀는 마을 사람들을 지키려고 여러가지 방법을 사용해 필사적으로 대항했어.
그런데 하반신을 잃었으니 승산이 없다고 생각한 마을 사람들은 무녀를 산 제물로 하는 대신, 마을의 안전을 보장해 주었으면 하고 큰 뱀에게 제안했지.
강한 힘을 가진 무녀를 꺼림칙하게 생각한 큰 뱀은 그것을 승낙하고, 먹기 쉽도록 마을사람들에게 팔을 잘라 떨어뜨리게 해 달마상태의 무녀를 먹어 버렸어.
그렇게 해서, 마을 사람들은 잠시 동안의 평온을 얻었지만
얼마 후, 무녀 집안의 사람들이 우려하던 일이 현실로 벌어지고 말았어.
이때의 무녀의 가족은 여섯 명이었는데 이변은 곧바로 일어났어.
큰뱀이 어느 날로부터 모습을 보이지 않게 되어 더이상 사람들을 덮치는 일이 없어졌음이 분명한데, 마을에서 차례차례로 사람이 죽어 나갔대.
마을 안에서, 산 속에서, 숲 속에서.
죽은 사람들은 모두, 오른팔·왼팔의 어느 쪽인지가 없어져 있었대.
18명이 사망하고(무녀의 가족 여섯 명을 포함)
살아 남은 것은 네 명 뿐...
아저씨와 아오이가 교대로 설명했어
백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전해져 온 것인지는 모르지만, 그 상자는 일정한 주기로 장소를 옮겨가며 공양되어 왔어.
그때마다 관리자가 바뀌었지.
상자에 가문 같은 것이 있었지? 지금까지 공양의 장소를 제공해 온 집들이야.
우리 같은 집안인데 그것을 심사하는 모임이 있어서 말이야, 거기서 결정할 수 있어.
보기 드물게 스스로 지원해 오는 바보도 있지만...
관리자 이외에 칸칸다라에 관한 이야기는 아무도 모르게 되어 있어.
부근의 주민에게는, 사정이 있다 라는 말과 함께 만일을 대비해서 연락처만이 관리자로부터 전해지지.
전하는 건 상담자, 즉 우리들같은 사람이 맡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사정을 이해하는 거야.
지금의 상담역은 우리가 아닌데 시급하다며 어제 이리로 연락이 왔던 거야.」
아무래도 그저께 B의 엄마가 전화하고 있던 것은 다른 곳인데, 이야기를 들은 상대방은 B를 위해 이 집을 찾아 서로 이야기한 결과 여기에 맡기기로 한건가 봐.
B의 엄마는 우리가 '그 곳'에 가고 있던 동안에, 이미 거기에 전화해서 어느 정도 얘기를 들었던 것 같아.
아오이 「기본적으로, 산 혹은 숲에 옮겨집니다. 보셔서 아시겠지만, 6개의 나무와 6개의 줄은 마을 사람들을, 6개의 봉은 무녀의 가족을, 네 귀퉁이에 놓여진 항아리는 살아 남은 네 명을 상징하는 겁니다.
그리고 6개의 봉이 이루고 있는 형태가 무녀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왜 이러한 형식이 취해지게 되었는지,
상자 자체에 관해서도,
언제부터 그와 같은 것이었는지도 저희 집을 포함해 누구도 현재는 전해지고 있는 것 외에는 더 이상 자세하게 알지 못할 것입니다.」
단지, 가장 많이 퍼진 설로는,
살아 남은 네 명이 무녀의 집에서 원한을 진정시키기 위한 온갖 일을 조사해 그 결과 태어난 독자적인 형식이 아닌가…라고 하는 것인 것 같아.
울타리에 관해서는 종만 형식에 따른 것으로, 밧줄이라든지는 이번의 관리자에 의해 만들어진 건가 봐.
백부 「우리같은 사람이 칸칸다라를 물리친 것은 과거에 여러 명 있었지만, 그 전원이 2, 3년 이내에 죽는거야.
어느날 갑자기 말야.
일을 일으킨 당사자도 거의 살아남지 못했어. 그 만큼 어려운 일인 거야.」
여기까지 이야기를 들으니 우리 세 명은 완전 넋을 잃고 말았어.
그저 멍하니 있을 수 밖에 없었지, 뭐.
하지만, 곧 사태는 또 완전 바뀌었어.
백부 「어머님,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는 어쨌든 아시겠지요. 아까도 말했습니다만, 봉을 움직이지만 않았어도 어떻게든 했을 텐데... B군은.. 방법이 없네요.」
B어머니 「부탁합니다. 어떻게든 해 줄 수 없을까요. 이게 다 저 때문입니다. 제가 책임질게요. 제발 부탁합니다..」
B의 엄마는 포기하지 않았어.
조금도 엄마의 탓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데, 자신의 책임으로 해서까지 고개를 숙이며 필사적으로 계속 부탁했어.
근데 운다던지 하는게 아니고 무엇인가 단단히 각오라도 한 것 같은 표정이었어.
백부 「어떻게든 해 주고 싶은 것은 우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봉을 움직인데다 '그것'을 보기까지 했다면...
너희들도 봤지? 너희들이 본 것이 큰 뱀에 잡아먹힌 무녀다. 하반신을 봤겠지? 왜 그런 모습인지 이제 알겠지?」
「…에?」
나와 A는 무슨 말인지 몰랐어.
하반신? 우리들이 본 것은 상반신뿐인데...
A 「저, 하반신이라니...? 상반신이라면 봤는데요...」
그것을 듣더니 아저씨와 아오이가 깜짝 놀라는 거야.
백부 「이봐 이봐, 무슨 말 하는거야? 너희들 그 봉을 움직였잖아? 그렇다면 하반신이 보였을 텐데?」
아오이「여러분의 앞에 나타난 그녀는, 하반신이 없었나요? 그럼, 팔은 몇 개였습니까?」
「팔은 6개였어요. 좌우 3개씩. 근데 하반신은 없었어요.」
나와 A는 서로 확인하면서 그렇게 대답했어.
그러자 갑자기 아저씨가 또 몸을 빼서, 우리에게 다가왔어.
백부 「착각한 건 아니겠지? 정말 하반신을 못 봤단 말이지?」
나 「네…」
아저씨는 다시 B의 엄마를 보고 싱긋 웃으며 말했어.
백부 「어머님, 어떻게든 될지도 모르겠네요.」
아저씨의 말에 B의 엄마도 우리도, 숨을 죽이고 주목했어.
두 사람은 말의 의미를 설명해 줬어.
아오이 「무녀의 원한에 씌이는 행동이 두 개가 있습니다.
해서는 안 되는 것은, 무녀를 나타내는 그 형태를 바꾸어 버리는 일.
봐서는 안 되는 것은, 그 형태가 나타내고 있는 무녀의 모습입니다.」
백부 「원래대로라면 봉을 움직인 시점에서 마지막인 거야. 필연적으로 무녀의 모습을 보게 되기 때문이지.
하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너희들은 그것을 보지 않았어.
움직인 본인이래도 같은 모습으로 보였을 테니까, 너희들이 보지 않았으니 그 아이도 보지 않았을 거야.」
나 「보지 않았다는건 무슨 뜻이죠? 저희가 본 것은…」
아오이 「분명 무녀를 본 것임엔 변함이 없어요. 그렇지만, 칸칸다라는 아닙니다.
여러분의 생명을 빼앗으려는 의지가 없었겠지요. 칸칸다라가 아니고, 무녀로서 나타났다는 거에요.
그날 밤의 일은 그녀에게 있어선 어쩜 그냥 장난 같은 거였겠죠.」
무녀와 칸칸다라는 동일한 존재이면서, 다른 존재이기도 하다…? 뭐 그런 얘기인 것 같아.
백부 「칸칸다라가 나오지 않았다면, 지금 그 아이를 덮치고 있는 것은 아오이가 말한 것처럼 장난 정도일 거야.
우리들에게 맡겨주면,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어떻게든 해 볼 수 있을 거다.」
긴박했던 공기가 처음으로 좀 누그러진 것 같았어.
B가 살아난다는 걸 안 것만으로 충분했고...
이때의 B의 엄마의 표정은 정말로 굉장했다구.
이 며칠 동안 대체 얼마나 B를 걱정하고 있었던 건지, 그 동안 불안했던 마음이 단번에 씻겨 내려간 듯한, 그런 환한 얼굴이었어.
그걸 보고 아저씨와 아오이도 분위기가 좀 누그러져서 갑자기 평범한 사람같이 보이더라.
백부 「그 아이는 정식으로 우리들이 맡겠습니다. 어머님께는 다음에 설명해 드릴게요.
너희들 두 명은, 일단 아오이에게 불제를 받고 돌아가라. 앞으로는 겁도 없이 아무데나 덤비지 말고」
이후 B에 대해서 조금 이야기한 후, B의 엄마는 남고 우리는 불제 받고 나서 돌아왔어.
그 후에도 그 사람들의 결정으로 B를 만나지도 못했고, 어떻게 됐는지도 몰라.
전학인 건지, 재적된 건지도 모르겠고 그냥 그 뒤로 한 번도 못 봤어.
그렇다고 죽지는 않았고, 완전히 나아서 지금은 어디선가 잘 살고 있다고 하더라.
덧붙이자면 B의 아버지는 그 소동 와중에 단 한 번도 얼굴을 보이지 않았어.
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니까..
나와 A도 비교적 빨리 안정됐어.
이유는 여러 가지 있었지만, 제일 컸던 것은 역시 B네 엄마의 모습을 봤던 탓인 것 같아.
어머니란 게 어떤 존재인 건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되더라고.
그리고 말야. 이 일 이후로 우리집도 그렇고 A네도 부모님이 우리에게 관심을 가져주기 시작했어.
물론 우리도 자연스레 바보짓은 하지 않게 됐고.
2.1. 진실
사실 본 괴담에는 숨겨진 결말이 따로 존재한다는 설이 있다.[2] 마지막 부분에서 B의 아버지가 보이지 않는 이유가 있다. 처음 아이들이 금지된 장소에 들어갔을 때 뒤따라오던 발소리는 사실 아이들을 위험한 장소에 보낸 B의 아버지가 걱정이 되어 따라오던 것.이후 아이들이 칸칸다라가 있는 곳으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한 B의 아버지는 마을로 돌아가 마을 사람들을 전부 불러모은다. 그래서 아이들이 돌아왔을 때 마을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또 그 뒤로 B의 아버지가 보이지 않는 이유와 아이들이 무녀의 모습밖에 보지 못한 이유는 바로, B의 아버지가 마을 사람들을 모은 후 아이들이 바꿔놓은 문양을 원래대로 돌려놓기 위해 상자가 있는 장소로 들어가 문양을 바꾸었지만, 이 때 자신을 쫓아온 칸칸다라와 그만 마주치고 말았기 때문이다.
B의 어머니가 결의에 찬 모습을 보이는 것과 B의 아버지가 사라지고 남은 가족이 멀리 떠난 이유도 바로 그 때문.
3. 기타
수인의 모에요소도 있고 사람들을 잡아먹는 거대 뱀과 싸우다가 그 지키려던 대상에 의해 배신당해 요괴로 변한 안타까운 사연때문에 픽시브에서 모에화된 그림이 나온다.- 이누야샤의 미도리코도 어느 정도 칸칸다라를 모티브를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 차이점이라면 지키려는 사람들에게 배신당하지 않고, 요괴 융합체와 싸우다 동굴까지 몰려 급기야 하반신이 먹히자 최후의 발악으로 융합체의 혼을 자신의 혼 속으로 빨아들여 공멸했고, 이후 혼 덩어리는 사혼의 구슬로 재탄생했다.[3]
- 일본의 괴담들을 19금물로 승화시킨 상업지인 '팔척팔화쾌락순례 ~이형괴기담~'에도 등장. 해당 에피소드의 주인공인 소년과 칸칸다라가 성관계를 하고 그 소년은 부모님과 친구들에게 구출되었으나 칸칸다라의 전설을 들은 후 칸칸다라에게 다시 가서 그녀를 끌어 안는 걸로 끝이 난다. 이후는 열린 결말.
- 다크 소울 3 보스 중 하나인 신을 먹는 자 엘드리치는 검은 태양 그윈돌린의 하반신을 먹은 상태로 자신의 일부로 만들었다.
- 괴이증후군 3의 챕터 3의 보스로 등장하는데 도트 그래픽 때문에 잘 나와있지 않아서 그렇지, 여기서는 하반신이 지금까지 죽여온 사람들의 팔들을 이어붙어서 마치 '뱀'의 꼬리처럼 되어있는 그로테스크한 외형을 하고 있다. 이후 보스전에서 코구레 신이치에 의해 제거 당한다. 여담으로 위 이야기에 나온 백부와 아오이라는 무녀도 나온다.
- 이세계 피크닉에선 미군이 진입한 엔트리 포인트에 진을 치고 있던 괴이로 미군을 구출하는 계획 중 만나게 된다. 소라오의 오른눈으로 본 본래 모습은 6개의 각목이 얽혀있는 형태였고 총을 쏴도 그저 각목에 총알 자국만 나며 효과가 없었지만, 토리코가 몰고 온 지뢰탐지차량의 사벨에 찍히면서 본 모습인 각목이 박살나고 무력화되었다.
- 데미는 이야기하고 싶어의 스핀오프인 오컬트 짱은 말할 수 없어에서 등장. 툴파[4]라는 괴이의 일종으로 등장하며, 정확히는 칸칸다라 전승에서 등장하는, 마을 사람들에게 배신당한 무녀의 원념에서 탄생한 툴파인 것으로 나온다. 다만, 동시에 마을 사람들을 수호하려고 했던 마음에서 탄생한 아이 모습을 한 툴파가 한 명 더 있어, 잠시 동안 칸칸다라 툴파에게서 목표물을 지켜주기도 하나, 원념에서 비롯된 툴파 쪽이 보다 강한 탓에 이기지는 못하여 희생자는 결국 몸을 빼앗긴다.
- 만화 레이와의 다라 씨에서는 위 괴담항목에 나오는 설정과 유사한 칸칸다라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수백년전 작품의 배경이 되는 마을 주민들의 의뢰로 무녀자매가 거대한 뱀 요괴외 싸워 이겼지만 자매 중 동생이 칸칸다라가 되는데, 처음부터 무녀의 언니와 마을사람이 짜고 동생을 배신하기로 해서 그리된것. 뱀 요괴와 싸워 지친 동생무녀를 주민들이 뒤에서 습격해 움직이지 못하게 한 다음 팔다리를 자른다. 거기다 평소부터 동생을 시기한 언니무녀가 동생의 입을 칼로 찢고 얼굴을 난자하며 모욕까지 하고 죽기 직전인 동생을 뱀요괴와 합체시켜 식신[5]으로 부리려고 한다. 입막음을 위해 언니 무녀가 마을 주민들을 학살하는 도중 증오가 극에 달한 동생이 자신에게 저주를 걸어 뱀 요괴와 합신해 칸칸다라가 된다. 언니가 생각한 것과 전혀 다른 요괴인 칸칸다라가 된 동생은 언니와 마을사람을 몰살시킨다.
[1] 흰 종이를 번개모양(피카츄 꼬리모양)으로 접어 달아놓은 지수(紙垂)라고 하는 것인데, 한국의 고목나무같은 데 둘러놓는 새끼줄과 같다고 보면 된다.[2] 2ch에는 따로 이 사실이 기술되어있지 않다.[3] 히구라시 카고메가 전국시대로 처음 가게 됐을 때 처음으로 접한 요괴의 모습 또한 칸칸다라와 비슷하다. 단 그 요괴는 지네요괴로 하반신인 뱀인 칸칸다라와는 조금 다르다.[4] 티베트 밀교의 비법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분신의 일종. 실제로는 존재하는지조차 알 수 없으나, 작중에서 설명되기로는 상상친구의 강화판이며, 인간의 상상이 극도로 리얼해졌을 때 만들어진다. 그런데 문제는 툴파는 창조자의 마음을 엿볼 수 있고, 창조자에게서 일단 태어나면 자아를 가지기 때문에 결국 툴파의 존재가 불편해지기 시작하고 툴파는 폭주하여 창조자의 몸을 뺏으려 한다. 그런데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툴파가 생성된 후 창조자가 죽어도, 툴파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작중 등장인물 중 한명인 카미무라 교수의 선배는 심령 현상의 일부는 사망 직전의 인간이 무의식적으로 만들어낸 '안전한 자신의 모습을 리얼하게 상상한 결과 탄생한' 툴파라고 보고 있으며, 이미 창조자가 사망한 상태이기 때문에 폭주하는 게 아닐까 추측한다.[5] 작중에선 식귀라고 적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