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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0-23 12:24:05

손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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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전승

1. 개요

손돌(孫石, 孫乭)은 음력 10월 20일경 불어오는 손돌바람(孫石風) 전설[1]에 등장하는 인물이자 바람의 신이다.

원한을 품고 죽은 인물이라는 점에서 원귀로 꼽을 수 있고, 동시에 원한을 품고 죽어 신으로 모셔진 인물로써 전형적인 무속의 인격신이기도 하다.

2. 전승

전설에 의하면 손돌은 고려 때의 뱃사공으로 국왕이 강화도로 피난을 가던 때에[2] 왕의 뱃길을 안내하게 되었는데, 바닷길과 바람에 밝았던 손돌은 안전한 초지와 여울로 배를 몰았지만 풍랑은 더욱 거세질 뿐이었고, 왕은 손돌이 일부러 잘못된 길로 가는 줄 의심하고 손돌을 처형하게 했다. 아무런 항변도 못한 채 죽음을 선고받은 손돌은 죽기 직전에 내가 죽으면 박을 물에 띄워 따라가면 적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뒤 처형되었다.

손돌의 말대로 박을 띄워 그대로 따라가니 왕은 무사히 강화도에 도착할 수 있었다.[3] 왕은 손돌의 충성심에 감복하고 자신의 경솔함에 후회하면서 지금의 경기도 김포시 대곶면 대명리 덕포진의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그의 무덤을 만들고 후하게 장사지내어 손돌의 영혼을 위로하였다.[4] 이후 해마다 손돌이 죽은 날인 음력 10월 20일경[5]이 되면 원혼에 의해 매서운 강풍이 불기 시작하니 이 바람을 '손돌바람'이라 불렀다. 이 날이 되면 뱃사공과 어부들은 바다에 나가는 것을 삼가고 평민들은 겨울옷을 준비하는 풍속이 생겼다고 한다. 손돌이 죽은 곳은 이후 '손돌목'이라 불렀다.

손돌바람 전설은 강화도 지방을 중심으로 전국으로 퍼져나가 다양한 변이 형태로 전승되었는데, 경기도 안성 지방에는 손돌이 힘센 장사로 등장하며, 충청북도 영동 지방에서는 악귀로 변형되어 손돌귀신으로 불렸다. 안성 지방에서의 전승은 강화도와는 조금 다른 게, 스승의 명령으로 겨울옷을 사러 나갔다가 날씨가 그날따라 겨울치고는 훈훈하길래 이번 겨울은 안 춥겠네? 겨울옷이 없어도 되겠네? 라며 겨울옷 대신 절구통을 사왔지만 날은 더욱 추워졌고 절구질을 하면서 추위를 버티다 결국 10월 20일날 얼어죽고 말았다는 꽤나 깨는 전설이라... #

소설가 김영하는 손돌 전설에 나오는 손돌에 대해서[6] 누군가는 손돌을 고려 고종 때 사람이라고 하고, 누군가는 조선 인조 때 사람이라고 하는 것을 보면 실존인물이기에는 약간 어려울 수도 있다며 손돌목(孫乭項)이나 손돌바람이라는 말은 이미 오래 전부터 전해오던 것인데 후대 사람들이 말의 유래를 몰라 적당히 갖다 붙인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평하면서도, 손돌 전설이 그토록 오래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일단 이야기 세팅이 좋았고 설득력 있는 배경 설정과 함께 구체적인 지명이 사실감을 더해주었으며 독자들이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인물을 배치해 그 인물의 운명이 좌우되는 이야기 구성을 가지고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평하고[7] 그리고 손돌의 이야기는 강화도나 김포 즈음에 사는 어부는 소설 즈음 되면 배를 띄우지 말라는 기본 정보와 함께 권력자를 만나면 조심하고 일단 피하라는 중요한 교훈도 전달한다고 평했다.#


[1] 지금의 경기도 김포시와 강화도 사이의 좁은 물목인 손돌목의 지명 유래에 대한 전승이다. 손돌목은 오늘날에도 한국에서 물살이 가장 빠른 곳 가운데 하나로 꼽히며 조선 말기 광성보 전투가 이곳에서 벌어졌다.[2] 강화도에 온 고려왕이라고 하는 데서 대부분은 여몽전쟁 때의 고종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쪽이나 남한의 구종서 박사의 설에 따르면 희종이 강화도로 유배되었을 때의 일이라는 전승도 있는 듯 하다. 조선 영조 때에 편찬된 여지도서(1760년)에는 공민왕이라고 적고 있다.### 여담으로 희종과 고종 모두 강화도에 묻힌 군주이기도 하다.[3] 또 다른 전설에서는 손돌을 죽인 후에 더욱 세찬 바람이 불고 물살이 급해졌기 때문에 하는 수 없이 싣고 가던 의 목을 베어 제사를 모셨더니 파도가 잠잠해졌다고도 한다.[4] 손돌의 묘는 현재 경기도 김포시 대곶면 신안리에 있으며, 해마다 손돌의 영혼을 진혼하는 제사를 지내고 있다고 한다.# 병인양요 때에도 양헌수 장군이 강화도로 상륙하기 직전 음력 9월 28일에 손돌묘에 무운을 기원했다고.[5] 절기로는 소설(小雪)에 해당한다.[6] 본업인 소설(小說)에 대해 검색하다가 소설(小雪)이라는 절기도 같이 뜨면서 정말 우연히 손돌 전설에 대해 알게 되었다고...[7] 나라가 평화로우면 왕이 사람을 죽일 리가 없다(그리고 국왕 가운데 물을 가까이 했던 왕이나 배를 탄 왕이 없었다)→ 그런 왕이 쫓겨서 강화도로 가고 있는 상황이니까 당연히 성질이 급해져 있다→손돌은 자신이 잘하든 잘못하든 트집 잡혀 죽을 수밖에 없다. 여기서 독자의 마음은 자연스레 이 재수 옴붙은 가엾은 뱃사공 손돌에게 쏠릴 수밖에 없고 필연적으로 손돌의 편이 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