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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4-01 20:20:49

이닝 이터

1. 개요2. 역사3. 희귀성4. 유명한 이닝이터들
4.1. KBO4.2. 해외

1. 개요

"이닝(inning)을 먹는 사람(eater)". 말 그대로 이닝을 잘 먹는 투수를 일컫는 말이다. 선발 투수로 뛰면서 긴 이닝을 소화해 주며 불펜의 과부하를 막는 투수들을 가리킬 때 주로 쓰인다.

불펜투수 중에도 많은 이닝을 던지는 이닝이터 타입의 선수가 있는데, 미국에서는 보통 Rubber Arm(고무팔)이란 용어를 쓴다. 한국에서도 강철팔, 고무팔 등의 용어를 쓰기도 하며 주로 노예라는 표현을 쓴다. 그리고 이건 지나치게 자주 나오는 계투에게 쓰는 말이고, 출장이 일정하고 이닝을 많이 소화하는게 기본인 선발 대상으로는 거의 쓰지 않는다.

2. 역사

초창기의 야구에서는 구원투수라는 개념이 없고 선발 투수완투하는 경우가 일상이었으며[1], 야수들의 전체적인 수준차가 컸기 때문에 투구수 관리가 쉬워 선발이 많은 투구를 하기 용이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타격의 상향평준화와 보직 분업화로 선발 투수가 경기를 끝까지 책임지는 모습은 점차 보기 어려워지고 있다. 정확한 잣대는 없지만 팀이 가진 경기 수(즉, 규정이닝) 1.5배 이상에 해당하는 이닝을 던진 경우 이닝이터로 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렇게 계산하면 5선발 체제인 한국과 미국에서는 경기당 7.5이닝을 소화해야 하며, 6선발 체제로 운용되는 일본프로야구의 경우 평균 9이닝에 가까운 피칭... 즉, 전 경기 완투를 할 각오로 던져야한다... 시즌 전체로 보자면 162게임을 치르는 MLB의 경우 243이닝이라는 충공깽스러운 수치가 나온다. 게다가 현 MLB 사이영 컨텐더들이 대체로 200~240이닝 사이로 던진다는걸 생각하면 1.5배라는 수치는 현대야구에서는 지나친 조건이라 보는게 맞다. 최근엔 이닝이터들이 워낙 줄어들다보니 MLB에서는 규정이닝의 1.25배인 200이닝을 던지면 이닝이터로 대접해주는 편. 예를 들어 2012년에는 200이닝 투수가 MLB 전체에 31명이었는데, 이는 한 팀당 한 명 꼴이란 말로 곧 한 팀의 에이스 노릇을 했다고 할 수 있는 수치다. 물론 ERA 등의 비율스탯을 파고들어가면 꼭 그런 건 아니지만.

게다가 200이닝이라는 기준도 쉬운게 아니다. 현재 메이저리그에서도 에이스급 선발 투수라도 출장할수 있는 경기는 최대가 35경기다. 그나마 이론 상 그런거고 부상이 없다고 해도 실제로는 30경기 전후, 많아야 33경기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200이닝을 넘었단 소리는 출장한 경기에서 적어도 6이닝 이상씩 던졌다는 소리다. 게다가 선발이라도 초반부터 대량실점을 하면 내릴수 밖에 없으니 실점 역시 탱킹팀 탱킹장군이라 하더라도 아무리 적어도 n이닝 n실점 이하 정도로 어느정도 억제해야 한다. 즉, 한 시즌동안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으면서 전경기 퀄리티 스타트까지는 아니어도 n이닝 n실점 이하는 할 정도로 던져야 한다는 것. 퀄리티 스타트의 최소 조건인 6이닝 3자책점은 경기 하나만 놓고 보면 현대야구 기준으로 선발 투수로써 평균, 본전 정도의 경기 내용이긴 하다. 다만 어떤 날은 약한팀 만나서 완봉도 하지만 어떤날은 강타선을 만나 평소보다 많은 피안타와 실점을 기록할 때도 있는식으로 경기마다 경기내용이 얼마든지 달라질수 있는 선발투수의 특성상 이러한 본전치기를 시즌내내 계속한다는건 분명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에 이닝이터 소리를 듣는 투수는 스터프의 부족으로 인해 에이스(1~2선발)는 못 하더라도 선발 투수로 뛰는데는 부족함이 없는(3~4선발) 투수라고도 할 수 있다.

162경기를 소화하는 메이저리그에서 규정이닝의 약 1.25배인 200이닝이 이닝 이터의 기준이라면 KBO에서도 같은 비율로 계산했을 경우 144경기 체제에서는 약 180이닝이 이닝 이터의 기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2] 초창기에는 비상식적인 투구 이닝을 보여준 경우[3]를 제외하더라도 현재 시점에서도 이닝 이터라고 불릴 수 있을 있을 정도의 이닝 소화력을 보여준 선수들이 6구단에서 18명이 넘었으나, 타자의 수준이 올라가고 투수의 분업화, 선발 투수의 관리 등의 이유로 이닝 이터의 수가 점점 줄어들어서 현재는 팀당 1명 정도 된다. 다만 외국인 농사를 잘한 팀은 일시적으로 3~4명까지 늘어나기도 한다. 현재 144경기 체제 하에서 불펜의 위상이 다른 리그보다 높은 현 KBO에선 160이닝을 넘기면 이닝 이터로 쳐주는게 보통이다. 투수 분업화 시대에 KBO의 경기수를 고려할 때 200이닝 투수가 많아진다는 것은 리그가 엄청난 투고타저이거나 리그를 평정할만한 투수들이 무더기로 등장한게 아닌 이상 그거대로 선발 혹사당했다는 점에서 문제라고 볼 수 있다.

21년도에는 더 심각해져서 메이저리그에서조차 200이닝 넘긴 투수가 단 4명에 불과하다. 5년전인 16년도의 15명, 10년전인 11년도 39명에 비해 10분의 1로 줄어든 추세. 그나마 22년도 샌디 알칸타라가 등장해서 조금은 나아졌다지만 여전히 심각하다. 23년도에는 21년도처럼 매우 심각해서 200이닝을 먹은 투수가 단 5명에 그쳤다.

3. 희귀성

이닝이터가 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절대 많이 던질 수 있다고 이닝이터가 되는게 아니다. 제아무리 강철팔을 지닌 투수라도 투구수가 일정 개수를 넘어가면 갈수록 구속이든 구위든 현격히 떨어지는 만큼 많은 이닝을 먹으려면 투구수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물론 로이 할러데이처럼 120구 이상 던지는게 일반적이라는 괴수들도 있지만 그런 선수들도 구위 떨어지는건 어쩔수 없는 일이다. 과거 다니엘 리오스가 9회까지 강속구를 뿌려대자 김성근 감독이 "정상이 아니다. 9회까지 150㎞의 공을 던진다는 게 믿을 수 없다"며 의혹을 제기한 적이 있다. 문제는 로저스도 비슷한 퍼포먼스를 15시즌에 보이자 저 말을 싹 잊은듯 행동한것. 금강벌괴님 전성기 시절에는 가능했다.물론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리오스는 이 다음해 일본에 진출해서는 약물판정을 받았으며, 복용 후 1년 정도는 양성반응이 나오는 특성으로 한국에서도 약물을 사용했다고 여겨진다.

이외에 경기운용능력과 내구성도 중요하다. 제아무리 막 올라온 선발투수라도 대량실점을 하게되면 당연히 내릴수밖에 없다. 바꿔말해 이닝 이터 소리를 들으려면 실점은 해도 대량실점은 피할수 있게 집중타는 안 맞는 요령이 필요하다는 소리. 게다가 제아무리 한 경기에서 많은 이닝을 소화한다해도 경기수 자체가 적으면 시즌 전체의 이닝소화력은 떨어질수 밖에 없으니 한 시즌을 완주할수 있는 내구성과 회복력도 필요하다. 1경기 100구, 4일 휴식의 개념은 현대 야구의 선발운영의 기준중 하나지만 체력이 안돼서 4일 쉬고 나왔을때 100% 회복이 안되면 그런 선수는 장기적으로 팀의 중심 선발이 될 수 없다.

이런 이닝 이터는 당연히 선발에 가장 적합하며 투수를 아끼는 데 가장 도움이 되는 중요한 전력 중 하나라고 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론 투수를 혹사시킨다고 감독을 까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하며 선수의 선수생명을 감축시키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실제로, 기량이 대폭발한 선수가 무리하게 그 시즌에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가 다음 시즌 그 여파를 제대로 맞아 구위가 감소해 난타당하는 일이 종종 생겨나는데, 대표적으로 2020년 롯데 자이언츠의 댄 스트레일리와 2022년 마이애미 말린스의 샌디 알칸타라.

이닝이터가 나올 수 있는 조건도 전체적으로 어려워지는 추세이다. 투수가 많지 않아 몇 구를 던지던 되도록 완투에 3~4일 간격 등판이 기본이었던 예전과 달리, 요즘 야구계는 투구수 관리, 선발 로테이션제, 투수 분업화 등 혹사 방지를 위한 관리야구가 대세인데다 예전만큼 투수가 부족하지도 않기 때문에[4], 예전만큼 선발 투수에게 많은 경기출장을 요구하지 않고, 과도한 이닝소화를 지양하고 있다. 등판기회가 예전보다 많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200이닝+ 투수가 밥먹듯 나왔던 예전보다는 그 수가 줄어들었고[5], 현 KBO 리그에서는 200이닝 이상 던진 투수가 배출되지 않는 시즌도 많아지고 있다. 이 때문인지 KBO 리그에서는 150~170이닝대만 기록해도 이닝이터로 쳐 주는 등 그 기준이 NPB보다는 다소 완화된 편이다.[6]

4. 유명한 이닝이터들

4.1. KBO

4.2. 해외



[1] 야구 도입 초창기 미국이나 일본의 레전드급 투수들 중에는 완투하지 않는 것을 수치스럽게 여기는 태도를 보이던 이들도 있었다.[2] 같은 비율로 계산할 경우 과거 경기 수에서 100경기에서는 125이닝, 126경기에서는 158이닝, 133경기에서는 167이닝이 이닝 이터의 기준이라고 볼 수 있다.[3] 장명부의 427.1이닝 등[4] 이는 예전에 비해 투타겸업 선수나 중무리 투수가 나오기 힘들어진 이유이기도 하다.[5] 정확히는 자질은 충분하나 그 자질이 관리야구가 대세인 현 상황에 따라 봉인되는 경우가 많다고 볼 수 있을듯.[6] 이는 MLB가 162경기 하에서 200이닝을 던지면 이닝 이터로 분류해주는 것을 감안하면 같은 비율로 따졌을 때 144경기에서 180이닝이 나오므로 170이닝을 이닝 이터로 분류하는 것이 그나마 합리적인 분류라고 볼 수 있다.[7] 특히 2006~2007년에는 2년 연속으로 무려 230이닝 이상씩을 투구했다! 여담으로 이 시기는 팀당 126경기 체제였기 때문에 지금으로 치면 엄청난 이닝을 소화한 셈.역시 킬경문[8] 주형광도 세는 나이로 20~21세에 연속 200이닝을 돌파하긴 했지만 빠른 생일로 입학하여 세는 나이 19세에 프로에 데뷔했다. 즉 프로 2~3년차에 200이닝을 돌파한것.[9] 특히 35세 이후로 접어든 2015~2016년은 각각 194이닝, 180이닝을 소화해냈다.[10] 린드블럼은 2년동안 롯데에서 풀시즌을 뛰었고 2017년에는 딸의 수술로 미국으로 돌아가서 시즌 중간에 롯데로 복귀했다가 2018년 연봉협상이 결렬되면서 두산으로 이적하였다.[11] 다만 승리투수가 되지 못해서 공식 기록으로는 남지 않았다.[12] 이것도 4월 한달을 코로나 때문에 팀에 늦게 합류하느라 등판을 하지 못해서 적어진 기록이다[13] 다만 이걸 꼭 지켜야 하는 건 아니다. 특히 이닝 이터가 희귀해진 2010년대부터는 10완투를 못 지키는 선수가 더 많다.[14] 할러데이는 딱 16년 뛰고 은퇴한 반면, 가령 아래의 매덕스와 클레멘스는 각각 23년, 24년을 선수로 활동했다. 물론 그것도 대단한 것이지만.[15] 은퇴시 나이가 무려 46세였다.[16] 하지만 후반기에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준 제이크 아리에타에 밀려 사이 영 상 수상에는 실패하였다.[17] 구위 자체는 2016 시즌까지 리그 최고를 유지하였다.[18] 하지만 랜디 존슨은 오히려 젊은 시절엔 별로 주목받지 못했었고 30대에 들어서며 본격적으로 질주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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