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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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속 원운동. 붉은 화살표가 구심력이다. |
구심력(求心力, centripetal force)은 물체가 원 운동을 하게 만드는 힘이다. centripetal은 라틴어로 중심이란 뜻의 centrum과 갈구한다는 뜻의 petere가 결합된 단어이다. 한자어도 공 구(球) 자가 아닌 구할 구(求) 자를 써 '중심으로 가고 싶어하는 힘'이라는 뜻이 된다. 구심력은 항상 곡률 중심[1]을 향한다는 점에서 적절한 번역이다.
1659년 네덜란드 물리학자인 크리스티안 하위헌스(Huygens, C. : 1629~1695)[2]가 구심력을 수식으로 기술한 적이 있다. 의외로 오래된 개념이다.
2. 설명
물체가 원운동을 하도록 방향을 바꾸는 역할을 하는 힘을 구심력이라고 한다. 가해지는 힘이 없는 상태라면 움직이는 모든 것은 등속직선운동을 하는데(관성의 법칙), 이걸 안쪽으로 꾸역꾸역 당겨오면서 빙글빙글 돌게 만들어주는 힘이 구심력이다.양동이 하나 들고 바닥에 수평하게 빙글빙글 돌아보자. 천천히 돌면 그 정도 구심력은 일상이라 잘 안 느껴지니 미친듯이 빠르게 돌아보자. 못하겠으면 놀이기구라도 타서 다른 사람한테 미친듯이 빠르게 밀어달라고 하고 미친듯이 돌아보자. 그러면 양동이가 미친듯이 빠르게 돌아서 손으로 잡기도 힘들 정도가 될 것이다. 여기서 팔 힘으로 양동이를 꾸역꾸역 안쪽으로 잡아와야 겨우 원운동을 하며 돌아간다는 것이 느껴질텐데, 그게 구심력이다.
구심력의 기저에는 중력, 마찰력 등 다양한 힘이 있을 수 있다. 가상적인 힘인 관성력의 일종인 원심력과는 달리 구심력은 실재하는 힘이다.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언더스티어와 오버스티어. 커브시 횡방향 하중을 타이어의 마찰력이 이기지 못해 의도하지 않은 스티어링이 생기는 것으로, 마찰력이 구심력의 역할을 해야 하는데 제대로 해 주지 못한 상황이 일어난 것이다. 더 쉽게 설명하자면, 빗길에 차가 미끄러져 제대로 코너를 돌지 못하는 상황을 생각하면 된다.
선속도가 일정할 때 구심력 [math(F_c)]가 감소하면 반지름 [math(r)]이 증가해야 한다. 따라서 [math(r)]이 증가한 만큼 회전하게 되니 차량이 도로를 벗어나 가드레일에 들이받는 것이다.
3. 공식
질량 [math(m)]인 물체를 [math(v)]의 선속력, 혹은 [math(\omega)]의 각속도로 반지름 [math(r)]인 원운동을 시킬 때의 구심력의 크기 [math(F_c)]는,[math(F_c = \cfrac{mv^2}r = \cfrac{m\{r(\omega/{\rm rad})^2\}}r = \cfrac{mr^2\omega^2/{\rm rad^2}}r = mr{\omega^2}/{\rm rad^2})] |
4. 유도
4.1. 간단한 유도
간단한 유도중심이 원점 [math(\rm O)]이고 반지름이 [math(r)]인 원 위를 운동하는 점을 상정하자. 이 점이 점 [math(\rm A)]부터 점 [math(\rm B)]까지 움직였을 때 중심에 대해 움직인 각도를 [math(\Delta\theta)](단위는 [math(\rm rad)], 단 [math(underlinetheta = theta/{rm rad})])라고 하면 점이 이동한 거리가 [math(
이 점의 속도는 일정한 속력으로 운동한다 하더라도 시시각각 방향이 바뀌므로 결론적으로 속도가 변하는 운동, 즉 가속도가 존재하는 운동이다. 관성의 법칙에 따라 원운동을 일으키는 힘이 순간적으로 사라지면 물체는 원의 접선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므로 곧 이 가속도가 구심 가속도가 된다. 점이 일정한 속력으로 운동하며 그 크기를 [math(v)]라고 하면 전술한대로 [math(v)]는 항상 원에 접하는 방향을 이룬다. 점 [math(\rm A)]에서의 속도 [math(v_{\rm A})]와 점 [math(\rm B)]에서의 속도 [math(v_{\rm B})]를 두 변으로 하는 삼각형을 만들면 나머지 한 변의 크기는 처음 속도와 나중 속도의 차이 [math(\Delta v)]이며 이 삼각형은 [math(\triangle\rm AOB)]와 닮음이므로 다음과 같은 관계식을 만족한다.
[math(\begin{aligned} \overline{\rm AB}:r &=2r\sin\frac{\Delta\underline\theta}2:r \\ &= 2\sin\frac{\Delta\underline\theta}2:1 = \Delta v:v\end{aligned} \\ \therefore \Delta v=2v\sin\cfrac{\Delta\underline\theta}2)] |
한편 이 속도가 변할 동안의 시간을 [math(\Delta t)]라고 하면 실제 물체가 이동한 거리 [math(l)]은 속력이 일정하므로 [math(l=v\Delta t)]로 나타낼 수 있고 원의 특성으로부터 [math(l=r\Delta\underline\theta)]이므로 [math(v\Delta t=r\Delta\underline\theta)]에서 [math(\Delta t=\cfrac rv\Delta\underline\theta)]가 된다. [math(\Delta v)]의 식을 [math(\Delta t)]로 나누면
[math(\cfrac{\Delta v}{\Delta t}=\cfrac{2v\sin\cfrac{\Delta\underline\theta}2}{\cfrac rv\Delta\underline\theta}=\cfrac{v^2}r\cfrac{\sin\cfrac{\Delta\underline\theta}2}{\cfrac{\Delta\underline\theta}2})] |
이제 [math(\Delta t\to0)]의 극한을 취하면 [math(\cfrac{\Delta\underline\theta}2\to0)]이며 [math(\cfrac{\Delta v}{\Delta t} \to \cfrac{{\rm d}v}{{\rm d}t}=a)]이므로
[math(a=\lim\limits_{\Delta t\to0}\cfrac{\Delta v}{\Delta t}=\cfrac{{\rm d}v}{{\rm d}t}=\lim\limits_{\frac{\Delta\underline\theta}2\to0}\cfrac{v^2}r\cfrac{\sin\cfrac{\Delta\underline\theta}2}{\cfrac{\Delta\underline\theta}2}=\cfrac{v^2}r)] |
이를 운동 방정식 [math(F=ma)]에 대입하면 구심력의 공식 [math(F=\cfrac{mv^2}r)]이 얻어진다.
한편 [math(\Delta t=\cfrac rv\Delta\underline\theta)]에서 [math(\cfrac{\Delta\underline\theta}{\Delta t}=\cfrac vr)]인데 등속 원운동에서는 [math(\cfrac vr)]이 일정하므로 좌변의 [math(\cfrac{\Delta\underline\theta}{\Delta t})] 역시 일정하다. 이 시간당 각의 변화량을 각속도 [math(\omega)]로 나타내고 [math(\underline\omega = \omega/{\rm rad})]이라고 하면 [math(\Delta\underline\theta=\underline\omega\Delta t)]로 나타낼 수 있으며 이를 전술한 [math(l)]의 식 [math(l=v\Delta t=r\Delta\underline\theta)]에 대입하면 [math(v\Delta t=r\underline\omega\Delta t)]에서 [math(v=r\underline\omega)]가 얻어지며 구심력의 공식에 대입하면 [math(F=mr{\underline\omega}^2)]이 된다.
4.2. 벡터 연산을 이용한 유도
원 궤도를 따라 이동한 미소 거리 벡터 [math(\rm d\bf l)]은 중심 [math(\rm O)]로부터의 반지름 벡터 [math(\bf r)]과 미소 각 변위 벡터 [math({\rm d}\bm\theta)]를 이용해서 [math({\rm d}{\bf l} = {\rm d}\bm{\underline\theta\times\bf r})]로 표현되며, 각 변위 벡터의 방향은 오른손 법칙에 따라 평면상의 반시계 방향 회전에 대해 평면을 뚫고 나오는 방향이 양의 방향으로 정의된다. 각속도의 크기 [math(\omega)]는 각 변위의 크기를 [math(\theta)]라고 할 때 [math(\omega = \cfrac{{\rm d}\theta}{{\rm d}t})]로 정의하고, 각속도 벡터 [math(\bm\omega)](단, [math(\underline{\bm\omega} = \bm\omega/{\rm rad})])는 [math({\bm\omega} = \cfrac{{\rm d}\bm\theta}{{\rm d}t})]로 나타내면, 선속도 벡터 [math(\bf v)]는 [math({\bf v} = \cfrac{{\rm d}{\bf l}}{{\rm d}t} = \cfrac{{\rm d}\bm{\underline\theta\times\bf r}}{{\rm d}t} = \cfrac{{\rm d}\underline{\bm\theta}}{{\rm d}t}\bm\times{\bf r})]이므로 [math(\underline{\bm\omega})]와 위치 벡터 [math(\bf r)]의 크로스곱 [math({\bf v} = \bm{\underline\omega\times\bf r})]로 나타낼 수 있다.[3] 선속도의 크기 [math(v)]는 [math(\bm\omega)]와 [math(\bf r)]이 이루는 각을 [math(\phi)](단, [math(\underline\phi = \phi/{\rm rad})])라고 하면 [math(\bm\omega \perp {\bf r})], 즉 [math(\underline\phi = \cfrac\pi2)]이므로 [math(v = \|{\bf v}\|= \|\bm{\underline\omega\times\bf r}\| = \|\underline{\bm\omega}\|\|{\bf r}\|\sin\underline\phi = \underline\omega\cdot r\sin\cfrac\pi2 = r\underline\omega)]가 된다.[4][math(\bf v)]를 [math(t)]에 대해 미분한 가속도 [math(\bf a)]는 벡터곱의 분배 법칙에 따라 다음과 같이 되는데
[math(\begin{aligned}{\bf a} &= \frac{{\rm d}(\bm{\underline\omega\times\bf r})}{{\rm d}t} \\ &= \frac{{\rm d}\underline{\bm\omega}}{{\rm d}t}\bm\times{\bf r} + \underline{\bm\omega}\bm\times\cfrac{{\rm d}\bf r}{{\rm d}t}\end{aligned})] |
제1항은 각속도의 미분에 관련된 식으로 선가속도(접선가속도) [math(\bf a_t)]를 의미하며 원운동의 가속도는 접선가속도와 구심가속도의 합임을 알 수 있다. 아울러 각 식이 의미하는 바도 유추할 수 있는데 [math(\bf a_t)]는 [math(\bf v)]의 각속도에, [math(\bf a_c)]는 [math(\bf v)]의 방향에 영향을 주는 물리량이다. 등속 원운동의 경우 각속도가 일정하기 때문에 [math({\bf a_t} = {\bf0}{\rm\,m/s^2})]이 되어 구심가속도만 남은 특수한 경우로 볼 수 있다.
구심력을 [math(\bf F_c)]라고 하고 이를 운동 방정식에 적용하면 다음과 같다.
[math(\begin{aligned}\bf F_c &= m{\bf a_c} = -m{\underline\omega}^2{\bf r} \\ F_c &= \|{\bf F_c}\| = ma_c = mr{\underline\omega}^2 = \frac{mv^2}r\end{aligned})] |
4.3. 매개변수 함수를 이용한 유도
중심 [math(\rm O)]로부터 거리 [math(r)]만큼 떨어져서 각속도 [math(\omega)]로 움직이는 물체가 있다고 하면, 직교좌표계에서 이 물체의 좌표는 시간 [math(t)]에 따른 함수로 결정되므로 다음이 성립한다.[5][math(\begin{cases}x(t) &=r\cos(\underline\omega t) \\ y(t) &=r\sin(\underline\omega t)\end{cases})] |
이 매개변수를 [math(t)]에 대해 미분하면 시간에 따른 좌표의 변화이므로 선속도가 된다.
[math(\begin{cases}v_x(t) &= x'(t)\ =\ -r \underline\omega \sin(\underline\omega t) \\ v_y(t) &= y'(t) = r\underline\omega\cos(\underline\omega t)\end{cases})] |
[math(\begin{aligned} v(t) &= \sqrt{\{v_x(t)\}^2 + \{v_y(t)\}^2} \\ &= \sqrt{\{-r\underline\omega\sin(\underline\omega t)\}^2 + \{r\underline\omega\cos(\underline\omega t)\}^2} \\ &= \sqrt{(r{\underline\omega})^2 \{\sin^2(\underline\omega t) + \cos^2(\underline\omega t)\}} \\ &=r\underline\omega\end{aligned})] |
[math(v = r\underline\omega)]에서 [math(\underline\omega = \cfrac vr)]이므로 [math(a_c)]에 대입하면 [math(a_c = r{\underline\omega}^2 = r{\biggl(\cfrac vr\biggr)}^2 = \cfrac{v^2}r)]이 된다.
각 식을 운동 방정식 [math(F_c = ma_c)]에 대입하면 [math(F = mr{\underline\omega}^2 = \cfrac{mv^2}r)]가 된다.
전자는 각속도와 반지름이 주어졌을 때 구심력을 구하는 식이며, 후자는 각속도가 아닌 반지름과 선속도가 주어졌을 때 구심력을 구하는 공식이다.
[1] 회전 축의 중심인 경우가 많다.[2] 과거엔 '호이겐스'라고 했는데 이 표기는 일본식 표기 ホイゲンス(호이겐스)에서 유래한 것이다. 네덜란드어 발음 기호로는 /ɦœyɣə(n)s/이므로 이를 그대로 받아적으면 '회위헌스' 정도로 나타낼 수 있는데 /œy/는 실제로 '아위'에 가깝게 들린다. 영어권에서도 이를 반영하여 '하이건스'(/ˈhaɪɡəns/)라고 발음한다.[3] 간단하게 [math(\underline{\bm\omega} = (0,\,0,\,\underline\omega))], [math({\bf r} = r(\cos\underline\omega t,\,\sin\underline\omega t,\,0))]으로 놓고 [math({\bf v} = \bm{\underline\omega\times\bf r})]를 계산하면 [math({\bf v} = r\underline\omega(-\sin\underline\omega t,\,\cos\underline\omega t,\,0))]이 얻어지는데, 이는 [math(\bf r)]을 [math(t)]에 대해 미분한 식 [math(\cfrac{{\rm d}\bf r}{{\rm d}t})]과 동치이다.[4] 단순히 선속도의 크기만 구하는 것이라면 이동 거리 [math(l = r\underline\theta)]를 시간 [math(t)]로 미분한 식에서 [math(r)]이 일정하므로 [math(v = \cfrac{{\rm d}l}{{\rm d}t} = \cfrac{{\rm d}(r\underline\theta)}{{\rm d}t} = r\cfrac{{\rm d}\underline\theta}{{\rm d}t} = r\underline\omega)]와 같이 구할 수도 있다.[5] 계산의 간편함을 위하여 [math(t=0{\rm\,s})]일 때의 좌표를 [math((r,\,0{\rm\,m}))]로 둔다. 꼭 [math((r,\,0{\rm\,m}))]일 필요는 없고, [math((x_0,\,y_0))]여도 문제는 없지만, 이 경우는 [math(r = \sqrt{{x_0}^2 + {y_0}^2})]로 두고 이를 만족시키는 [math(t_0)]를 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