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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0-27 12:31:04

데이노수쿠스

데이노수쿠스
Deinosuchus
파일:데이노수쿠스.jpg
학명 Deinosuchus
Holland, 1909
분류
<colbgcolor=#FC6> 동물계Animalia
척삭동물문Chordata
계통군 석형류Sauropsida
악어목Crocodilia
상과 앨리게이터상과Alligatoroidea
데이노수쿠스속Deinosuchus
  • †데이노수쿠스 하트케리(D. hatcheri)모식종
    Holland, 1909
  • 데이노수쿠스 루고수스(D. rugosus)
    Emmons, 1858
  • †데이노수쿠스 리오그란덴시스(D. riograndensis)
    Colbert & Bird, 1954
  • †데이노수쿠스 스크윔메리(D. schwimmeri)
    Cossette & Brochu, 2020
파일:frederic-wierum-christian-flores-deinosuchus2-5 (4).jpg
복원도

1. 개요2. 화석 관련
2.1. 종류와 형태
3. 특징
3.1. 생김새3.2. 생태
4. 등장 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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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중생대백악기 후기 북아메리카에서 살았던 거대한 악어. 악어목에선 가장 오래된 속 중 하나로 분류되며, 생존시기는 약 82,000,000년 전에서부터 73,000,000년 전까지라고 한다. 분류상 앨리게이터상과(Alligatoroidea)에 속하며, 현생 앨리게이터카이만과는 다른 계통에 속하기 때문에 직계 조상은 아니지만 상당히 가깝다.[1]

2. 화석 관련

최초 발견은 1858년 지질학자인 에버니저 이먼스(Ebenezer Emmons)가 발견한 치아 화석 두 점이었는데, 당시에는 장경룡폴립티코돈(Polyptycodon)[2]의 한 종으로 분류되었다. 그 후 1903년에 존 벨 해처(John Bell Hatcher)에 의해 몬태나 주에서 골편 화석이 발견되었는데, 처음엔 곡룡류 공룡에우오플로케팔루스의 것으로 여겨지다가 뒤이어 여러 화석들이 발견되면서 악어의 한 종류라는 것이 거의 확실시되었다.[3] 해처는 이듬해에 장티푸스에 걸려 급사했는데, 그의 사후에 동료가 해당 표본들을 데이노수쿠스 하트케리(Deinosuchus hatcheri)라고 정식으로 명명했다.

그 외에 1940년에 미국 자연사박물관 소속 화석 탐사대가 텍사스 주에서 더 많은 표본을 발견했는데, 발견 당시에는 포보수쿠스 리오그란덴시스(Phobosuchus riograndensis)로 명명되었다가 데이노수쿠스 속의 새로운 종으로 인정받게 되었다.[4]

2.1. 종류와 형태

파일:17558.ngsversion.1421960669676.adapt.1900.1.jpg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실린 팔레오아티스트 라울 마틴(Raul Martin)의 데이노수쿠스 팔레오아트.[5]

화석 발견 지역들을 보면 서식 범위가 상당히 넓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북미 전역의 10개 주에 걸쳐서 발견된 바 있으며, 멕시코 북부에서도 발견된 전례가 있다. 또한 발견되는 지역에 따라 형태상의 차이가 조금씩 있기 때문에 여러 종이 존재했던 것으로 추정되는데, 과거에는 내륙해로 동쪽의 애팔래치아에 살았던 루고수스종(D. rugosus)와 내륙해로 서쪽의 라르아미디아에 살았던 리오그란덴시스종(D. riograndensis) 두 종으로 구분되었으나[6] 루고수스종은 이빨로만 알려져 있고, 별개의 종으로 분류되기에는 부족함이 많아[7] 현재는 유효하지 않은 학명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논문에 의하면 서부의 하트케리종(D. hatcheri)리오그란덴시스종(D. riograndensis), 그리고 새롭게 분류된 3번째 종인 동부의 스크윔메리종(D. schwimmeri)이 인정된다고 한다. 이 3종은 서식 지역도 확연히 구분되고 형태상의 차이점도 상당히 분명하다고 여겨지기에 별개의 종들로 분류될 여지가 충분하다고.[8]

분류상 앨리게이터에 매우 가까운 동물인 만큼, 생김새나 습성 또한 꽤나 유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윗턱에 홈이 있어서 입을 다물었을 때 아랫턱의 이빨(4번째 이빨)이 바깥쪽으로 드러났는데, 이는 현생 악어종들 중 크로커다일에게만 해당하는 특징이다.[9] 이 때문에 두개골을 위에서 봤을 때 크로커다일처럼 주둥이 양 옆에 홈이 있으며, 앨리게이터처럼 매끈한 U자형이 아니다. 또한 대부분의 악어들은 주둥이가 길쭉하고 좁거나(longirostrine)[10] 상대적으로 짧고 넓적한(brevirostrine)[11] 형태로 구분되지만, 데이노수쿠스는 특이하게도 주둥이가 길쭉하면서도 넓적한 형태였다. 현생 악어들과 비교하면 바다악어미시시피악어보다 주둥이가 길쭉하며 가비알류에 버금가는 수준인데, 데이노수쿠스의 주둥이는 넓고 끝이 펑퍼짐했기 때문에 면적에선 비교가 안 된다. 즉 두개골 크기에 비해서도 주둥이가 유독 거대한 인상이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코뼈 부근은 유독 확대되어 있어서 주둥이 끝에 혹이 달린 것 같은 인상이었다. 또한 전상악골(앞위턱뼈)에 전상악창(premaxillary fenestrae)이라고 불리는 큰 구멍이 두 개 뚫려 있었는데, 정확한 용도는 불명이지만 호흡계와 연결이 되어 있었기에 체온 조절이나 발성에 쓰이는 기관이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12] 두개골 마루의 정수리 양 옆에도 상측두창(Supratemporal Fenestrae)라고 불리는 큼지막한 구멍이 한 쌍 뚫려 있었으며[13] 생전에는 혈관이 발달한 연조직으로 덮여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콧구멍(비공)도 악어치곤 유달리 큰 편이다.[14] 두개골에 이렇게 큼지막한 구멍들이 뻥뻥 뚫려 있는 이유는 열을 보다 효과적으로 발산하기 위해서였을 가능성이 큰데, 데이노수쿠스와 같이 덩치가 엄청나게 큰 악어들은 거대항온성 덕분에 체온이 일성 수준 이하로는 떨어지지 않았을 터이지만, 반대로 과열되기 쉬웠을 것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악어들과 마찬가지로 몸이 골편으로 덮여있었는데, 이 골편들은 나이가 들수록 큼지막하게 덩어리져 볼록하게 튀어나온 형태가 되었기 때문에 현생 악어들의 가죽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고생물학자 마크 위튼의 표현에 의하면 흔히 생각하는 악어가죽보다는 달렉의 갑주와 같은 모습이었을 것이라고. 또한 골편의 형태로 보건대 거구에도 불구하고 지상에서 보행하는 것이 가능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덩치에 비해 대퇴골이 짧은 편인데, 현생 악어들도 사지가 짧은 편이지만 데이노수쿠스는 그보다도 더 숏다리였을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덩치가 큰 개체일수록 다리가 더 축소된 경향을 보이는 편. 현생 악어들 중에는 가비알이 이와 비슷한 비율을 지니고 있는데, 가비알은 현생 악어들 중 가장 수생성이 강한 종으로 물 밖에 나가는 일이 드물며, 물 밖에서는 배를 깔고 미끄러지는 정도로밖에 움직이지 못한다. 이처럼 데이노수쿠스 또한 거구를 지탱하기 위해 대부분의 시간을 물 속에서 보냈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에 따라 다리가 다소 퇴화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현생 악어들에 비해 덩치가 매우 거대했으며, 역사상 가장 거대했던 악어류로 거론되는 대표주자 중 하나이다. 비슷한 크기로 알려진 악어류로는 백악기 전기에 아프리카에서 살았던 사르코수쿠스신생대 마이오세남아메리카에서 살았던 푸루스사우루스, 그리고 마이오세인도에서 서식했던 람포수쿠스 등, 그 외에도 상당수 존재하나 고생물의 크기를 확실히 추정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확한 비교를 하기는 힘들다.[15] 다만 현재 학계에선 데이노수쿠스의 최대 사이즈를 적어도 10m 이상에 체중은 5t 이상으로 보고 있으며, 정확한 크기에 이견은 있어도 악어상목을 통틀어도 최대급 사이즈였다는 사실 하나는 분명하다. 당시 공존했던 육식공룡들보다도 기본적으로 더 무거운 편이며, 모사사우루스과같은 해양 육식동물들까지 포함해도 당대의 육식동물 중에선 최대급에 속하는 사이즈였다.

대다수의 고생물이 그렇지만, 현재까지 발견된 화석 표본들은 워낙 단편적인지라 추정밖에 할 수 없는 상태. 최대 길이의 경우, 현생 미시시피악어와 체형이 비슷하다는 전제 아래 서로 다른 개체들끼리 비교해서 얻어진 신체 비율을 적용한 것이다.[16] 예를 들어 131cm 정도의 두개골을 가진 한 개체는 길이가 9.8m에 달했을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고, 텍사스 주에서 발견된 한 대형 개체(TMM 43632-1)는 두개골 길이만 147.5cm에 육박하는데, 평균적인 미시시피악어와 같은 비율을 지녔을 것이라고 가정했을 시 몸길이는 10.6m에 달했을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또한 2002년에 나온 연구에 따르면 커다란 해체리종의 척추뼈 표본에 더 작은 개체와 같은 비율을 적용했을 시, 몸길이가 12m에 달한다는 결과가 나왔으며, 이는 아직 부정된 적은 없다. 이 척추뼈는 정기준표본(Holotype)인 CM 963의 것으로, 현재까지 발견된 개체들 중 가장 거대한 개체 중 하나로 추정되지만, 표본 자체가 워낙 부분적이라 자세한 추정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 추정치에는 몇 가지 맹점이 존재하는데, 먼저 데이노수쿠스의 두개골은 기존에 추산되었던 것보다 더 길었다. 위에서 언급된 두개골 길이 추정치들은 미시시피악어의 두개골과 비슷한 형태로 복원했던 2000년대의 복원도를 기준으로 한 것인데, 실제 데이노수쿠스의 두개골은 길쭉한 주둥이 때문에 이보다 약 35% 정도 더 길었다. 즉 위에서 언급한, 147.5cm로 추정되었던 대형 개체의 두개골은 현재의 복원도에 맞췄을 시 무려 1.98m 정도의 길이었을 것으로 보인다.[17] 그 외에도 미국자연사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개체들 중에는 부분적인 두개골 파편들만 존재하지만, 두개골 길이가 못해도 160cm는 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개체가 있다.

이를 감안하면 미시시피악어와 같은 신체 비율을 적용하는 것도 부정확할 수 있는데, 미시시피악어의 두개골 길이 대 몸길이의 비율이 약 1:7 정도이며 이는 대부분의 현생 악어들에게 통용되는 공식으로 알려져 있지만, 가비알처럼 주둥이가 특출나게 길거나, 난쟁이악어처럼 주둥이가 특출나게 짧은 종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가비알의 경우, 성체의 두개골 길이 대 몸길이의 비율이 1:6 ~ 1:6.8 정도. 이 비율을 적용해도 가장 거대한 데이노수쿠스 개체들은 12 ~ 13m에 근접하거나 넘었을 것이라는 결과가 나온다. 12m짜리 데이노수쿠스의 몸무게는 8.5t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간혹 몸길이가 15m라는 추정치가 떠돌아다니고는 하는데, 위에서 언급되었듯이 발견 초창기의 잘못된 추정 방법으로 나온 수치다. 이 때는 데이노수쿠스가 앨리게이터와 유사하게 생겼던 친척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있지 않았기 때문에 크로커다일을 토대로 복원을 했는데, 당시 발견된 화석이 하필 주둥이 끝부분이었던게 문제. 주둥이 끝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크로커다일의 머리 형태에 맞춰 나머지 두개골을 복원하다보니 자연스레 그 크기가 실제보다 엄청나게 부풀려졌던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올바른 복원도가 알려지고, 기존에 발견된 표본을 제대로 된 형태에 맞춰 복원하니 두개골 크기가 팍 줄어든 것이다.

다만 지역에 따라 개체군 사이에 크기 편차가 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동부에서 발견되는 슈위메리종(D. schwimmeri)은 다른 개체군에 비해 덩치가 확연히 작은 편이었는데, 이 종에 해당되는 표본들 중에는 10m급에 가까웠을 것으로 추정되는 개체가 한 마리도 없으며, 두개골 길이는 1미터 언저리에 커다란 바다악어서뱌너슨악어와 비슷한 크기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언급한 대형 개체들은 미국 서부에서 발견되었는데, 표본이 수백 점이나 발견된 슈위메리종에 비하면 다소 희귀한 편이다. 또한 표본의 보존율도 슈위메리종이 더 좋은 편이다.

3. 특징

3.1. 생김새

파일:데이노수쿠스 두개골 복원.png
파일:deinosuchus-gallery01.jpg

위 사진은 데이노수쿠스의 화석 중 가장 잘 알려진 두개골 표본. 실제로 두개골 전체가 발견된 적은 없고, 단편적인 파편을 모아 추측으로 메꿔놓은 것인데 현재는 잘못된 것으로 간주된다. 사진에서 색이 어두운 부분만 실제 화석이고, 색이 옅은 나머지 부분은 회반죽인데 사실상 주둥이 끝만 제외하고 상상의 산물인 셈. 아래의 사진이 올바른 형태다.

발견 초기엔 형태학적이나 분류학적으로 제대로 된 정보가 없어서 크로커다일의 일종인 쿠바악어를 참조해서 적당히 복원했는데, 실제 데이노수쿠스와는 판이하게 다른 형태가 나와버렸다. 실제론 앨리게이터처럼 주둥이 끝이 넓고 펑퍼점했는데, 하필이면 주둥이 끝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세모꼴 형태의 머리를 가진 크로커다일을 바탕으로 복원해버렸던 것. 그러는 바람에 두개골 전체의 크기가 심하게 부풀려졌다.
파일:Deinosuchus Skull Schwimmer 2002.jpg
파일:Deinosuchus 2020 brochu.png
위는 2002년의 복원도, 아래는 현재의 복원도

이후 더 많은 표본들이 발견되자 복원이 대폭 수정되었으며, 2002년에 고생물학자 데이비드 슈위머(David R. Schwimmer[18]) 교수가 저서 『악어들의 왕(King of the Crocodylians)』에서 데이노수쿠스를 앨리게이터와 유사한 형태로 복원한 것이 한동안 정설로 통용되어 왔다. 하지만 이후 더 많은 화석이 발견되며 정확한 복원이 가능하게 되었는데, 슈위머의 복원도 꽤 정확하긴 했으나 주둥이 길이를 너무 짧게 복원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실제로 데이노수쿠스는 가비알류와 비슷할 정도로 길쭉한 주둥이를 가졌으며[19] 두개골이 기존에 예상되었던 것보다 약 35% 더 길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또한 볼록한 코뼈를 가졌다.
파일:olddeinosuchus.jpg파일:데이노수쿠스_슈위머 복원도.jpg 파일:arvalisdeinosuchus.jpg
1954년 기준 구 복원도슈위머 교수의 구 복원도2002년 기준 구 복원도[20]

3.2. 생태

1999년에 나온 연구에 의하면 성장 곡선의 형태는 현생종 악어들과 유사했지만, 덩치가 거대한 만큼 최대 사이즈에 이르기까지 더 오랜 기간에 걸쳐서 자랐다고 한다. 성체로 자라는데도 더 오래 걸리고 그만큼 수명도 더 길었을 것이라고 한다.[21] 동시대에 살았던 대형 공룡들은 데이노수쿠스보다 훨씬 더 빠르게 자라고 수명도 짧았을 것이라고 하며, 저자의 표현에 따르면 데이노수쿠스의 일생 동안 주변의 공룡들은 세대가 몇 차례씩 교체되었을 것이라고 한다. 현시대로 치면 수명비유에 있어서 데이노수쿠스를 인간이나 혹은 코끼리, 당나귀랑 포지션이 비슷하고 공룡들은 어지간한 다른 동물들과 포지션이 비슷한 셈이다. 다만 2002년에 나온 연구에 따르면 이는 데이노수쿠스의 골편에 남아있는 테가 1년 단위로 생기는 나이테였을 경우에만 맞아떨어지며, 2년 단위로 생기는 나이테였을 경우에는 현생 악어들과 수명이 별 차이 없는 대신 성장하는 속도만 훨씬 빨랐을 것이라고 한다.

주 서식지는 해안가의 소금기 있는 해변하구(河口)의 습지였을 것으로 보이며, 유속이 느린 기수(汽水)역을 선호했을 것으로 보인다. 때때로 화석이 해양 퇴적층에서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 현대의 바다악어아메리카악어처럼 바다를 오가는 생활을 했을 가능성도 높지만, 단순히 유해가 바다로 흘러들어갔을 가능성도 있기에 확실치는 않다. 다만 연구에 따르면 대량의 바닷물을 섭취했을 것으로 보이는데, 현생 앨리게이터들과는 달리 염분 조절 능력이 어느 정도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22]

현생 악어와 마찬가지로 까다롭지 않은 기회주의적인 포식자였을 것으로 추정되며, 물가를 얼쩡대는 육상동물을 먹이로 삼기도 했는데 그 스케일에 어울리게 공룡을 사냥했다. 데이노수쿠스와 동시대, 동지역에 살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수각류[23] 하드로사우루스과 공룡들의 화석 중에 악어 특유의 치흔이 남아있는 것들이 있는데, 현생 악어의 치흔과 비슷하지만 그 스케일이 다르다고 한다. 이 뼈들은 굉장한 치악력으로 잘근잘근 씹혀서 박살난 상태였다고 하며, 이를 묘사한 논문의 저자에 의하면 완전히 헐어버릴 때까지 씹힌 개껌같았다고. 또한 악어가 공격하기 쉬운 꼬리나 발목 부위에 이빨자국이 나 있기 때문에 스캐빈징이 아닌 포식 행위의 흔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참고로 2012년에 나온 측정치에 의하면 저작력최소 18,000뉴턴에서 최대 100,000뉴턴(2~10톤)에 달할 정도로 티라노사우루스에 필적하거나 능가하는 수준. 다른 악어들에 비해 유달리 거대한 콧구멍(비강)을 가진 것도 가공할 치악력으로 두개골에 가해지는 엄청난 힘을 분산시키기 위한 구조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2014년에 나온 연구에 의하면 현생 악어처럼 먹이를 물고 회전하는 데스 롤(Death roll)을 시전하는 것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후 밝혀진 바에 따르면 주 식단은 다름 아닌 거북이었을 것으로 보이며, 실제로 데이노수쿠스의 치흔이 남아있는 화석 중에는 공룡 뼈보다도 거북 껍질 화석이 훨씬 많다. 해변가에서 이 녀석의 것으로 추정되는 분화석도 발견되었는데, 그 내용물은 당시 바다에 살았던 옆목거북의 등껍질 화석이었다고.[24] 당시에는 데이노수쿠스처럼 거대한 포식자조차 배를 채울 수 있을 정도로 민물거북이나 바다거북의 개체수가 많고, 사이즈도 컸을 것으로 보인다.
파일:Illustration-of-the-hypothetical-Deinosuchus-on-pleurodire-bite-based-on-the-position.png
거북을 사냥하는 데이노수쿠스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는 데이노수쿠스의 이빨이다. 주둥이 앞쪽에 난 이빨은 뾰족한 원뿔형이었지만, 입 안쪽으로 갈수록 이빨이 짧고 뭉뚝해졌는데 이는 고기를 찢기보다는 뼈를 씹어 부수기에 알맞은 구조였으며, 거북을 주식으로 하는 현생종 악어들의 치아와 유사하다. 그리고 데이노수쿠스의 치아는 전반적으로 닳고 손상된 흔적이 꽤나 심한 편인데, 특히 입 안쪽에 난 이빨일수록 더 많이 닳아있으며, 이는 고기보다는 딱딱한 먹이를 주로 먹었을 것이라는 증거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현생 악어들은 강한 치악력에도 불구하고 이빨의 법랑질(琺瑯質, Enamel)이 얇은 편인데[25] 데이노수쿠스 이빨은 법랑질이 매우 두꺼운 특징을 보이고, 이빨이 닳을수록 단단한 법랑질이 노출되는 구조인데 이는 특이하게도 풀을 뜯어먹는 초식 포유류와 어느 정도 유사한 구조다. 즉 데이노수쿠의 이빨은 단순히 뼈를 으스러뜨리는 것을 넘어 잘근잘근 씹는 용도에 특화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가공할 치악력도 그렇고 여러모로 거북을 사냥하기에 특화된 셈. 다만 거북만 전문적으로 사냥했으리라고 보기엔 앞서 언급했듯이 데이노수쿠스의 치흔이 남아있는 공룡 화석도 있고, 앞쪽에 난 이빨들은 길고 뾰족해서 여느 악어들처럼 살에 박아넣기에 알맞은 모양이었다. 즉 주식은 거북이었으나, 기회가 닿는 대로 다른 먹이도 사냥했을 것으로 보인다. 거북을 잡아먹을 땐 뾰족한 앞니가 손상되지 않도록 입 안쪽으로 거북을 굴려넣고, 거대한 호두까개마냥 입을 다물어서 안쪽의 뭉뚝한 이빨로 껍질을 부숴서 으깼을 것이다.

내륙 지방에서도 발견되지만 육상동물과 자주 마주치기는 힘든 환경인 해안가나 하구를 선호했기 때문에, 주로 수생동물로 배를 채웠을 가능성이 높다. 당시 강과 하구에는 히보두스과의 롱키디온(Lonchidion)이나 수염상어과의 상어들, 현생 톱가오리와 유사한 민물가오리 등의 연골어류와 현생 가아나 아미아고기의 친척들 등 다양한 민물고기가 서식하고 있었다. 또한 등딱지 길이 80cm의 대형 민물거북 아도쿠스(Adocus)와 대형 자라, 장수거북과의 거북, 앨리게이터상과에 속하는 소형 악어 브라키캄프사(Brachychampsa), 여룡류인 캄프소사우루스, 3 ~ 4 m 정도의 소형 모사사우루스과 파충류인 할리사우루스 등 다양한 수생 파충류들도 있었기 때문에 데이노수쿠스의 먹잇감은 충분했다.

다만 서식 지역에 따라 식단이 조금 달라졌을 수도 있는데, 동부 지역의 개체군은 다양한 먹이를 사냥했으나 서부 지역의 개체군은 공룡들을 더 선호했기에 덩치가 상대적으로 커졌으리라는 추측도 존재한다.[26]
파일:dinner-for-deino_20200815015159-1.png 파일:tfg2ohzknyx31.jpg
애팔래치오사우루스를 습격하는 데이노수쿠스 티라노사우루스과 수각류 두 마리에게 습격당하는 데이노수쿠스

또한 데이노수쿠스가 생존했을 당시 북미에는 이녀석을 확실히 능가하는 크기의 육식공룡이 없었던지라, 당시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 노릇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데이노수쿠스의 개체수가 많았던 동부에는 대형 육식공룡이 애팔래치오사우루스밖에 없었다. 반면 서부에는 타나토테리스테스, 리트로낙스, 디나모테로르, 테라토포네우스, 고르고사우루스, 다스플레토사우루스 등 쟁쟁한 티라노사우루스과 수각류들이 득실거렸는데, 아직은 훗날 북미 서부를 주름잡을 초거대 수각류[27]가 등장하기 이전이라 데이노수쿠스보다 큰 육식공룡은 없었으나, 당시 데이노수쿠스와 공존했던 종들만 하더라도 한 덩치 하던 중형 ~ 대형 수각류들이었다. 서부의 개체군이 개체수가 상대적으로 적고, 덩치가 다소 거대화된 경향을 보이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았으리라 보인다. 현생 사자, 호랑이같은 육상 맹수들이 대형 악어들과 아웅다웅하며 살아가듯이 데이노수쿠스도 티라노사우루스상과 수각류들과 경쟁하며 살아갔을 수도다.

또한 바다를 오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동시대에 서부내륙해로에 서식했던 해양 포식자들과의 접점 또한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 특히 대형 상어크레톡시리나의 경우, 민물 혹은 기수역을 가끔 오갔다는 설도 있어서 현생 바다악어황소상어가 이따금 마주치듯이 데이노수쿠스와 얼굴을 마주칠 일이 있었을지도. 단 동시기에 살았던 틸로사우루스모사사우루스같은 대형 모사사우루스과는 대양을 선호했을 것으로 보이기에 딱히 접접이 없었을 것이다.

북미 전역에 걸쳐 번성하던 속이었으나 캄파니안절이 끝나갈 무렵 멸종했다. 이유는 불명. 다만 데이노수쿠스의 먹이였던 수생거북이나 초식공룡은 캄파니안절 이후로도 매우 다양했기 때문에 환경적인 이유로 추측된다. 이후 마스트리히트절에는 보레알로수쿠스(Borealosuchus), 브라키캄프사(Brachychampsa) 등의 소형 악어류밖에 발견되지 않는데, 둘 다 현생 미시시피악어 이하의 사이즈로 데이노수쿠스에 비하면 굉장히 작은 사이즈였다.[28][29]

창작물이나 다큐멘터리, 팔레오아트 등에서 강가에 물을 마시러 오는 공룡을 습격해 잡아먹는 모습으로 자주 묘사되는데, 심지어 티라노사우루스트리케라톱스를 공격하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한다. 이런 식으로. 다만 데이노수쿠스는 티라노사우루스나 트리케라톱스와 생존시기가 겹치지 않았으므로 이는 사실상 재현 오류에 해당한다.[30] 어느 서적에서는 티라노사우루스의 화석에서 데이노수쿠스가 문 흔적이 발견되었다고 설명하는데 이는 티라노사우루스가 아니라 티라노사우루스상과의 화석에서 데이노수쿠스의 치흔이 발견되었다는 정보가 와전된 것이다.

4. 등장 매체

파일:The_isle_deinosuchus_new_2020.jpg
* The Isle에서 플레이 가능한 캐릭터로 나온다. 예고편에서 티라노사우루스와 대치하는 모습이 나온다.


[1] 즉 앨리게이터의 원시적인 친척이기 때문에 앨리게이터라고 부를 수는 없다.[2] 백악기까지 살아남은 몇 안 되는 플리오사우루스류의 일종이다.[3] 그런데 정작 발견자는 자신이 발견한 것이 공룡이 아닌 악어라는 사실을 알자마자 급 흥미를 잃어버렸다고...[4] 참고로 포보수쿠스라는 학명은 현재 폐기되었다. 서로 그다지 유연 관계가 가깝지 않는 여러 종들을 한데 몰아넣은 유효하지 않은 학명이었기 때문이다.[5] 다만 해당 복원도는 좀 오래된 것이라 현재 알려진 데이노수쿠스 특유의 불룩한 코를 묘사하고 있지 않다. 또한 해당 삽화에서 데이노수쿠스의 습격을 받는 공룡은 티라노사우루스가 아니라 고르고사우루스 또는 다스플레토사우루스로 추정된다. 데이노수쿠스는 백악기 후기 캄파니안절, 티라노사우루스는 백악기 최후반기인 마스트리히트절에 살았던 생물이기 때문이다.[6] 2002년에는 각 지역의 개체군 사이의 차이점이 크기 외에는 없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한 종으로 통합될 뻔했으나, 통합을 주장한 학자 본인이 2010년에 주장을 번복하여 수그러들었다.[7] 루고수스종만의 특징으로 여겨졌던 이빨의 형태가 실은 다른 데이노수쿠스 종들도 모두 지닌 특징이라는 점이 밝혀졌기 때문. 다만 기존에 루고수스종에 배정되었던 일부 개체들의 경우 새로운 종으로 분류될 여지가 충분하다고 여겨져 신종인 스크윔메리종으로 재배정되었다.[8] 다만 하트케리종은 모식종임에도 불구하고 표본이 워낙 부분적이라 추후 연구가 진척되면 리오그란덴시스종에 통합되어 말소될 가능성도 존재한다.[9] 현생 앨리게이터들은 입을 다물었을 때 아래 이빨이 보이지 않는다.[10] 가비알처럼 주로 물고기나 덩치가 작은 동물을 잡아먹는 종들이 이렇게 생겼다. 물론 악어상목 중에는 사르코수쿠스마키모사우루스처럼 주둥이가 길고 좁은데도 공룡급의 거대한 먹이를 잡아먹던 악어류도 있다.[11] 앨리게이터, 카이만과 상당수의 크로커다일이 여기에 해당한다.[12] 참고로 콧구멍이 아니다. 콧구멍은 더 위쪽에 있다.[13] 이는 티라노사우루스와 같은 공룡들이나 현생 악어들도 가지고 있으며, 동일한 기능(체온 조절)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데이노수쿠스는 두개골 사이즈를 감안해도 구멍의 크기가 유독 큰 편이다.[14] 이는 데이노수쿠스와 마찬가지로 앨리게이터상과에 속하는 초대형 악어들인 푸루스사우루스모우라수쿠스에게도 나타나는 특징이다.[15] 다만 악어상목인 사르코수쿠스는 근연속들과의 비교를 통해 길이가 상당히 너프당했다.[16] 실제로 현생 악어들과 계통상, 생태상 꽤 가까운 동물이고, 당시엔 사실상 크기만 부풀려진 앨리게이터나 마찬가지로 복원되었다.[17] 참고로 데이노수쿠스와 유사하게 주둥이가 길쭉한 초대형 악어상목이었던 사르코수쿠스의 최대 크기 두개골이 약 1.6m다. 현존하는 악어들 중 두개골이 가장 길었던 말레이가비알의 두개골 길이가 84cm다. 또한 가장 큰 바다악어 두개골의 길이가 74cm인데, 현생 악어들 중 최대종이지만 가비알 종류보다 주둥이가 확연히 짧아서 두개골 길이에선 밀린다.[18] 배우 데이비드 슈위머와는 미들네임이 다르다.[19] 다만 주둥이가 긴 대신 폭이 좁은 가비알류와는 달리, 데이노수쿠스의 주둥이는 앨리게이터처럼 납작하고 넓기 때문에 인상은 많이 다르다.[20] 출처. 사우리안의 컨셉 아티스트의 작품이다.[21] 또한 리오그란덴시스종이 슈위메리종보다 덩치가 더 큰 만큼 더욱 장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22] 미시시피악어와 같은 현생 앨리게이터들은 염분샘이 퇴화되었으며, 크로커다일들과는 다르게 바다에서 헤엄치지 못한다.[23] 정확한 종류는 불명이나, 발견 장소가 동부인 것으로 보아 애팔래치오사우루스의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다만 미성숙한 개체였을 것으로 보이며, 몸길이는 5 ~ 6 m 정도다. 현재 알려진 애팔래치오사우루스 골격 표본은 7m짜리 개체의 것인데, 이것도 다 자라지 않은 개체로 보이기 때문에 성체는 더 컸을 것이다.[24] 링크. 참고로 악어들은 뼈까지 소화시키기 때문에 분변에 내용물이 잘 안 남는 편이다.[25] 법랑질은 척추동물의 신체조직에서 경도가 가장 높다. 딱딱한 음식을 씹을 때 충격을 흡수하기 때문인데, 보통 치악력이 강한 동물일수록 법랑질이 두꺼운 편이나 현생 악어들은 동물계 최강의 치악력을 자랑하는데도 의외로 법랑질이 얇은 편이다. 그 이유는 이빨이 다시 자라기 때문에 치아 손상이 별로 문제가 되지 않고, 먹이를 씹을 일이 없기 때문.[26] 물론 동부의 슈위메리종도 공룡을 사냥하긴 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언급된, 데이노수쿠스에게 물린 수각류의 뼈 화석도 동부에서 발견된 것이다.[27] 렉스 종에 한정. 므크라이엔시스 종은 전술했고 추가로 후술하겠지만 생존 시기가 겹쳤을 가능성이 있어 므크라이엔시스 종이 가장 거대한 육식공룡으로 군림했을 것이다.[28] 둘 다 게임 사우리안에서 등장한다.[29] 참고로 데이노수쿠스가 나타나기 이전 백악기 초기의 북미에는 델타수쿠스라는 악어류가 서식했는데, 이 쪽도 데이노수쿠스만큼은 아니지만 커다란 사이즈였다. 두개골 길이가 80cm였는데,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큰 바다악어 두개골과 가장 큰 서뱌너슨악어의 중간쯤 되는 사이즈로 몸길이는 7 m를 넘었을 것으로 보인다.[30] 데이노수쿠스는 83,000,000년 전 부터 72,000,000년 전인 캄파니안절까지 생존했고 티라노사우루스는 바로 그 다음부터 6천 6백만 년 전까지에 해당하는 마스트리히트절에 생존했었다. 즉, 티라노사우루스가 등장했을 무렵에는 이미 데이노수쿠스는 씨가 말랐다는 것이다(...).[31] 색깔은 주황과 빨강 사이다.[32] 노로 물을 쳐 먹잇감이 물을 마시는 것으로 착각하게 만들었다. 처음에는 고기로 유인하려 했으나 그놈의 트로오돈 때문에....[33] 물론 2006년에 나온 다큐멘터리라 당시 기준으로는 오류가 아니다.[34] 특히 다스플레토사우루스알베르토사우루스같은 대형 티라노사우루스과는 사자 정도의 조직력까진 아니어도 코모도왕도마뱀마냥 무리지어 사냥했을 것이라는 학설이 꽤 유력하다.[35] 트리케라톱스가 주인공이고 이토 아키오라는 만화가가 그린 만화다. 작화는 좋은 편이고 국내 도서관에도 보이는 책이긴 한데 좀 마이너한 옛날 만화라서 그런지 찾아보기 다소 어려운 편.